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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메뉴 : 혼자 덩그러니 남겨진 초코칩 쿠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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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당연한 말
마음 속에 지워지지 않을 말
나약한 내가 입에 담지 못하는 말
모른 척 하고 마는 말
지극히 개인적이며
동시에 온 세계적인 말
"심심해. 나랑 놀자."

 


저랑 함께 식후 커피라도 하지 않겠습니까?

 

 

From. 레스토랑 셰디 총 주방장
비스무리 셰디 바르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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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메뉴 : 피투성이 체리 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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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심히 절망적이게도
나를 둘러싼 사람들의 세계에
수만 가지 상처를 내며 살아왔고
지금도 수만 가지 상처를 주고 있으며
수만 가지 상처를 내가 죽을 때까지 남에게 주고 있으리라.
그게
나의 꼴사납고 아니꼬운 운명이리라.

 

 

하지만 이런 나라도 다른 사람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힘이 있다면
어두운 암흑 같은 운명 속에서 천연색으로 빛나는 꽃밭을 걸을 수 있으리라.

 

 

 

맛있게 드세요.

 

 

From. 레스토랑 셰디 총 주방장
비스무리 셰디 바르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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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더16. 안녕, 마음아(3)

 

 

 


 헤일로, 루어의, 부하인 것, 같아. 손질하지 않은 딱딱한 말들의 열매들이 내 안으로 들어왔다. 나무와 흙, 모래의 감촉을 한데 섞은 촉감을 가진 그 열매의 과육을 삼키느라 내 이가 고생 좀 했다. 말의 열매들은 삼키고 난 후에도 내 신체 전부에 떨림을 주는가 하면, 뜻 모를 두통을 나에게 가져와서는 나를 괴롭혔다. 결국 난 그 견딜 수 없는 두통을 잠재우기 위해서 ‘부정’이라는 상비약을 먹을 수밖에 없었다.
 그 모든 과정이 지나가고 나서 나는 겨우 정신을 차리고는 앞에 있는 보이더에게 말했다.

 “..... 정말?”
 “응. 정말...... 너에게는 참 유감스럽지만.”
 보이더는 소화 안 되는 말들을 삼키느라 힘을 다 써버린 나를 걱정스럽게 바라보며 말했다.


 “거짓말.”
 “정말이야.”
 “거짓말.”
 “진짜라니까.”


 “그럼 네가 어떻게 그런 걸 아는 거야?”
 “난 기억을 읽을 수 있는 초능력자라고 했지?”
 “그런 걸 들은 것도 같아.”
 “... 예전에 헤일로의 기억을 한번, 딱 한번 읽은 적이 있어.”
 “아, 그래?”
 나는 그저 흥미가 없다는 것을 가장하고 보이더에게 대답했다. 



 “헤일로와 맨 처음 만났을 때, 난 그 애의 기억을 읽어버리고 말았어.”
 “아.... 그래?”
 “응.”
 “....... 그래서 ... 그 애에게서 무슨 기억을 읽었는데.”
 “...... 말해도 되니?” 


 “... 할 수 있다면 나에게 조금만 시간을 주겠어?”
 “알았어.”
 나는 보이더에게 조금 뿐인 마음의 휴가를 얻었다. 정말 부탁이니 이 상태로 시간이 영영 멈춰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시간은 흘러, 흘러 보이더가 말을 했다. 


 “이제 말할게.”
 “..... 응.”
 “그 때 헤일로가 생각한 건 ‘루어님. 박선우의 기숙사 방에 무사히 도착, 그 계집과 무사히 계약을 성공했습니다. 이게 다 루어님 때문입니다. 감사합니다.’ ...... 야.”
 
 “..... 그거, 정말이지?”
 “응.”
 “헤일로의 생각인 거지?”
 “내가 저런 생각을 할 리가 없잖아. 난 널 ‘계집’이라고 부를 리가 없어.”
 “..... 그러네.”
 ‘부정’의 상비약이 이제는 듣지 않는다. 검은 뚜껑은 열려졌고 그 속에 있던 흉물스러운 ‘현실’이 나를 향해 그 끈적거리는 입을 벌린 채로 웃고 있었다.
 아, 아, 아. 어째서? 도대체 왜? 어째서 너는 너이고 나는 나여만 해? 왜 너는 루어의 부하고 나는 그저 평범한 고등학생인 걸까? 왜 넌 있는 그대로의 너이고 왜 난 있는 그대로의 나일까?
 왜 우리는 이런 존재인걸까.
 

 “너, 괜찮아?”
 “응.”
 “정말?”
 “응.”
 “..... 정말? 너, 울고 있는데?”
 볼에 흐르고 있던 눈물이 그제야 느껴졌다. 왜 이게 흐르고 있는 거지? 나는 내 눈에서 흐르고 있던 눈물을 그저 타인의 것처럼 인식했다.
 “신경 쓰지 마.”
 “아, 알았어. 그렇지만 네가 위험하다 싶을 때는 태클 걸어도 돼지?”
 “맘대로 해.”
 애증의 보이더. 그 말이 경멸스러우면서도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나는 보이더에게는 조금도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려 애썼다. 


 “저기 선우.”
 “왜?”
 “잠깐 손 좀 대볼래?”
 “손?”
 나는 보이더에게 내 손을 내밀었다. 그리고는 자기의 손을 내밀더니 힘 있는 목소리로 외쳤다. “워먼덱스, 비상워프캡슐 2개.” 내 안경과 보이더의 손 위에서 빛이 나더니 이윽고 그 빛이 사라진 곳에는 작은 알약 두 개가 보이더의 손에 있었다. 보이더는 알약을 내 손에 쥐어 주며 말했다.
 “이 알약은 혹시나 계약자들이 워먼덱스에 급히 가야할 때를 위해 각 워먼덱스에 2개씩 지급된 워먼덱스 자동 워프 캡슐이야. 만약에 밖에서 워먼덱스에 급히 가고 싶을 때 이걸 먹으면 계약자의 워먼덱스로 자동 워프되고, 워먼덱스를 벗어나고 싶을 때 또 이걸 먹으면 밖으로 보내주지.”
 “이 알약이?”
 “응.”
 “근데..... 이걸로 뭐하라고?”
 “너에게 이 일을 하라는 것은, 좀 잔혹할 지도 모르겠지만 친구로서 부탁을 할게.”
 “.. 빨리 알려줘. 후딱 해치우자.”
 보이더는 내 태도에 흠칫 놀라면서 말을 하기 시작했다. 



 “최대한 빠른 시기에, 헤일로의 워먼덱스에 들어가 볼래?”
 “..... 내가?”
 “응. 워먼덱스는 철통 보안이라서 계약자 이외의 다른 사람은 출입불가라서 말이야. 선우가 조사할 수밖에 없어.”
 “내가?”
 “..... 으응.”
 보이더는 자기가 무슨 잘못을 지은 사람처럼 나에게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말을 했다. 나는 그런 보이더를 바라보며 담담한 어조를 흉내 낸 채로 보이더에게 말했다. 한시 바삐 보이더를 워먼덱스에 보내고 싶었다. 그래서 잠시 동안 보이더의 얼굴을 보고 싶지가 않았다. 


 “알았어.”
 “해, 주는 거야?”
 “안 할 수가 없잖아. 슬비를 데려와야 되니까 말이야. 어차피 해야 되는 거라면 빨리 해버리는 게 낫잖아.”
 나는 있는 힘을 모아서 보이더에게 웃어보였다.
 “내일 헤일로의 워먼덱스를 한번 조사해 볼게. 안 그래도 기막힌 작전이 떠오른 참이었거든.”
 “알았어.... 믿어도, 괜찮겠지?”
 “이래봬도 명색이 네 주인이고 머리 잘 돌아가는 청소년이여. 날 믿어봐.”
 “으응... 선우. 나 들어가 볼게.” 


 보이더는 나에게 웃음을 지어보이며 말했다. 그리고는 빛과 함께 안경에 들어가 버렸다.



 바람이 불어왔다.

 그래. 이제 내가 잘해야지. 슬비의 목숨이 나에게 달려있어. 결코 실패라는 것은 용납하지 않아. 내가 잘해야 돼. 이게 마지막 기회일 지도 몰라.
 내가 잘해야 돼.
 잘해야 돼.
 ..... 응. 내가 해야 돼.



 꾹꾹, 잘 눌러놓은 슬픔이 내 눈 속에 차오른다. 그리고 마치 수도꼭지가 터진 듯이 눈물이 흐른다.
 현실이란 차가운 얼음 바닥을 맨발로 걷는 것이다.
 왜야! 왜 내가 그 짓을 해야 되는 거지? 왜 내가 헤일로를 속여야 되는 거지? 왜.... 헤일로와 루어가 아는 사이지? 그것도 긴밀한 사이! 억울함과 분노와 슬픔만이 나를 지배했다. 내가 이런 끔찍한 일을 해야 돼? 우리는 정말 이대로 끝낼 수밖에 없어? 내 이런 생각이 보이더에게 들리지 않기를 바라며 나는 울었다. 쏟아내! 쏟아내! 나는 오늘 오빠의 장례식에서처럼 다 쏟아낼 작정으로 울고 또 울었다. 그 때 어딘가 저 멀리서 보이더의 울음소리를 들은 것 같았다.
 그 뒤로 나는 내 방에서 나가지 않고 멍하니 벽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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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곡

 

지선 - 안녕, 마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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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메뉴 : 우울의 티라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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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다음 중 제일 무섭다고 생각하는 우울에 체크하시오.

 


 ⼝ 우울
 (무슨 일을 계기로 해서 일어나는 일반적인 우울. 그 강도가 세고 지속 시간도 아래의 두 항목에 비해 대체적으로 길다. 보통 사람의 다른 감정에 잘 반응하기 때문에 이 우울을 겪고 있는 동안에는 자기 마음에 신경을 잘 써야한다고 일컬어짐.)

 

 

 ⼝ 주기적 우울
 (주 몇 회, 아니면 달 몇 회에 걸쳐서 강도가 높지 않은 중간정도의 우울을 맛보는 현상. 치료하는 것은 쉽지만 잊을 만하면 찾아오는 그 특성 때문에 제일 성가시다고 느껴지는 감이 있음.)

 

 

 ⼝ 안개형 우울
 (영구적 우울. 우울의 강도는 세지 않음. 무언가 행동을 열심히 하면 금방 사라짐. 하지만 이 우울을 방치한 상태에서 큰 사건이 일어나면 한 사람의 인생을 통째로 함몰시킬 수 있는 위력을 가짐.)

 

 

 ⼝ 이런 것들 하나도 안 무서워!

 

 




맛있게 드세요.

 

 

From. 사립 이모션 대응 학교 시험관
비스무리 셰디 바르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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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메뉴 : 엄청나게 매워서 그 맛이 잊혀질 수 없을 것 같은 불자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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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그림자가 희미해진다고해도
나는 희미해진게 아니니까
나는 너를 향해 확성기를 들어
"나는 여기에 있어!!"

 

 


맛있게 드세요!!!! 아, 매워!!

 

From. 레스토랑 셰디 총 주방장
비스무리 셰디 바르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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