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딩은 방학, 초딩은 아직 방학이 아니다. 

중딩 점심을 챙기러 점심시간에 나왔다. 

장날이라 닭강정이 있는데, 주차가 자신없어서 사가지고 못 갔다. 

"혹시 엄마 회사 들어갈 때 같이 나가서 사 가지고 올래?"

"그래."

여태 잠옷이다가 외출하려고 옷을 갈아입어면서 묻는다. 

"추워?"

"몰라."

"밖에서 들어왔잖아, 왜 몰라. 나는 아예 나가질 않았는데?"

"너는 안 나가 봐서 모르고, 나는 네가 아니라서 모르겠네."


애가 어떻게 입어야 하는지 날씨를 물어봤는데 대답해주기 어렵다. 

이미 여러 번 불평을 들었다. 


나는 추운데, 아이는 아닌 날들과 나는 더운데 아이는 아닌 날들. 

내가 이래야 한다고 생각하는 아이의 차림새와 정작 아이가 선택한 아이의 차림새. 

그러니까, 대답이 몰라, 다. 

나는 네가 아니라서, 모르겠다. 네가 알아서 해라. 

이런 엄마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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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입니다!
올 한 해도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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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4-01-01 18: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별족님 새해복많이받으세요.^^

별족 2024-01-02 06:39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도요!!!
 

출근길에"오늘 동지네. 동지가 무슨 날인지 알아?"라고 했더니 

(중1) "엄청 추운 날?"
(아빠)"추운 날은 소한, 대한, 같은 거고. 동지는 밤이 제일 긴 날." 
(중1)"그러세요~ 그럼 밤이 제일 짧은 날도 있겠네요~"
(엄마)"있어! 하지."
(아빠)"그런데 밤이 제일 짧은 날이라고 안 하고 낮이 제일 긴 날이라고 하지."
(엄마)"동지라서 오늘 회사 점심에 팥죽 나온다고 했는데. 팥죽은 왜 먹는 지 알어?"
(중1)"귀신을 물리치려고?" 
(초4)"팥죽할머니가 호랑이 물리친 이야기가 있지 않나?"
(엄마)"아, 그 왜, 호랑이가 잡아 먹으려고 하니까, 팥죽 끓여준다고 하고, 그 사이에 친구들이 호랑이 뚤뚤 말고, 때려가지고 쫓아낸 얘기." 
"그래, 그렇지." 
재미난 대화였다.

그런데, 정말 팥죽은 왜 먹는 거지. 찾아봐야겠다.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85XX2280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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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피닷 2024-01-01 01: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별족 2024-01-01 06:51   좋아요 1 | URL
루피닷님두요!!!
 

한겨레 칼럼 [한채윤의 비온 뒤 무지개]'시대는 달라졌는데 끝나지 않은 길채와 장현의 싸움'(https://v.daum.net/v/20231129163006011)을 봤다. 

애초에, 나는, 장철의 태도가 젊은 여자애들을 앉혀놓고 분노를 부채질하는 어떤 이론가나, 젊은 남자애들을 모아 너의 가난이 사회와 제도 탓이라고 또 분노를 부추기는 어떤 이론가와 같은 게 아닌가, 생각했었다. 그런데, 칼럼은 장철을 보수주의자로, 지금의 넥슨 이슈를 거짓 이슈라고 생각한다. 


이미 GS 손가락 포스터 논란도 있었고, 충분히 문제제기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나는,칼럼의 태도를 수용할 수 없었다. 


아이템의 인벤토리 '기어코 또 터져버린 '그 손 모양'' https://www.youtube.com/watch?v=U1SGOLMIzPQ 도 보았다. 


그러고도, 한겨레와 경향의 뒤늦은 이슈화와 이어지는 민우회의 집회, 계속되는 반박에 나는 다시 질문한다. 계속 말하면 그게 바뀔 수도 있나?


나는 무엇이 문제라고 생각한 걸까. 


혐오표현은 검열이나 억압으로 무력화시킬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이미 쓴 다음( https://blog.aladin.co.kr/hahayo/15033625), 게임에서 집게손가락 이슈가 터졌다. 혐오표현을 금지로 막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데, 지금 상황에 뭐라고 할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 말을 못 했다. 


나는 넥슨의 발빠른 대응이 맞다고 생각한다. 넥슨도 뿌리도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댓서라는 일러스트 팀장도 사과해야 한다고, 달노도도 사과해야 한다고. 


그런데, 지금 열심히 말하니까, 진짜로 이게 넥슨의 갑질인 것처럼 사람들이 믿네, 싶어서 당황하고 있다. 나는 뭘 보고, 넥슨의 발빠른 사과가 필요했다고 생각하는 거였던가. 내가 이 사건에서 싫어한 건 뭐였나. 


여자들은 조직에 관심없어서 조직 내 높은 자리에 오르기 힘들다, 라는 유튜브를 본 적이 있다. (결국 그건 못 찾고 그 사람의 다른 유튜브다. https://www.youtube.com/watch?v=KsyhoSyyCUU )

조직생활을 오래 하고 있는 나도 내가 조직에 관심 없는 내 자신을 자각한다. 

댓서는 조직에 속해서 일러스트를 그리는 심지어 팀장이면서, 자신의 트위터에 문제가 될 만한 말을 썼다. 사상의 자유가 있으니까 그래도 된다고 생각한 걸까. 조직에 관심이 없고, 자신은 그림만 잘 그리면 다른 건 상관없다고 생각한 걸까. 

유리천장에 대해 말해 줄 거라고 생각하고 여성 고위직을 찾아 온 젊은 여직원들 앞에서 그 여자 임원은 '여자들은 일만 잘 하면 다른 건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그게 문제라고 말했던 것도 같다. 일을 잘 한다는 것에 얼마나 많은 것들이 포함되어 있는지 보지 못한다. 연구자의 일에는 연구비를 따는 것도 있고, 개발자의 일에는 하지 못하는 걸 설명하는 능력이 필요하기도 하다. 

조직의 목표에 동의하지도 않으면서, 조직의 일을 하고, 그 일을 잘 했다고 스스로 능력있는 거라고는 할 수 있을까. 


나는 공무원에게 정치의 자유가 없고, 공무원에 준해서 공공기관 임직원에게도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없다는데 불만을 가졌었지만, 지금은 그게 필요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좁고 나는 모르는 전장이 펼쳐진다. 

집게손가락,을 남성혐오표현으로 쓰면서 한남,이라고 소추,라고 조롱하는 여자들이 뭉쳐서 낄낄거린다. 그걸 여기 저기 '은근슬쩍 스리슬쩍' 넣었는지 안 넣었는지 알 수 없지만, 그걸 아는 사람들은 모든 손가락을 의심할 수 있다. 

절집의 만(卍)자가 외국인 관광객을 놀라게 할 수 있어서 표식을 바꾸는 중이라면, 우리는 조심할 수 있다. 

의도해서 들어간 게 아니라고, 남자가 그렸다고 변명하는 대신, 죄송하다, 이런 일이 없게 하겠다,고 말할 수 있는 게 아닌가.

이게 왜 여성노동권의 침해고, 페미니즘 백래시인가. 

그저 이 싸움을 찻잔 속의 싸움으로 보잘 것 없는 것으로 만들고 싶다. 

그렇지만, 일베를 축출했던 기억이 있어서, 적어도 집게손가락에 그저 없던 일처럼 할 수만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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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풍오장원 2023-12-19 16: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언제나 느끼는 바이지만 별족님은 우리가 살아가며 필연적으로 마주칠수 밖에 없는 모호함에 대한 태도, 그리고 좋든 싫든 결국 이 세상을 꾸역꾸역 살아가야 한다는 것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해 주시는것 같아 감사합니다.
요즘 알라딘에 올라오는 글들은 마치 한 사람이 다른 닉네임으로 같은말만 반복하는 것들이 너무 많아 참 읽기 힘든데(이상할 정도로 비슷합니다), 별족님의 글은 참 반갑습니다.

별족 2023-12-20 06:37   좋아요 1 | URL
제가 아빠한테 양비론자다!라고 했던 것처럼 이런 모호한 태도는 인기가 없죠. ㅋ
 

무대에서 끝내지. 

이상한 엔딩이네. 

"야, 아빠가 애들을 패면 애들이 가출하고, 아빠가 다정하면 애들이 저 나이가 되도록 독립을 안 하는 거라니?"

아이들이 보는 드라마라 같이 봤는데, 아이들한테 이런 소리나 하게 되더라. 

무인도에서 15년을 버티고 살아남은 목하나, 폭력적인 친부로부터 도망쳐서 살아남은 기호나, 이제 아빠가 필요없을 나이인데도 왜 그렇게까지 하는 걸까. 애도 아닌데. 그렇게까지 했어야 할까. 


검사실의 대질신문 장면에서, "아, 솔로몬의 재판에서 아이를 찢어 달라던 여자가 생모일 수도 있었겠네." 그랬다. 희박하다고 해도 그럴 수도 있겠네. 아이를 보호할 사람에게 아이를 맡겨야 한다는 면에서, 솔로몬의 재판은 다른 이야기일 수도 있겠네. 싶었다. 


기이하게 다정한 새 아버지의 묘사 가운데, 그 아버지가 목하에게까지 다정한 아버지가 되어 주고, 드라마의 마지막이 목하와 기호의 새롭고 독립된 가족이 아니라, 목하까지 포섭한 그 아버지의 가족이라는 것에 놀랐다. 


친구에게 '너는 원가족에 유대가 약해?'라고 질문 받았을 때 '유대의 강약이 문제가 아니라, 거기서는 내가 쫄따구니까 대장이 하고 싶었다고!' 라고 대답했던 터라. 저 기이한 행복의 묘사에 좀 무서웠다. 

나는 이제 아이가 아니라 부모니까, 내가 아이들을 너무 다정하게 대해서 독립하지 않는다면 큰일인데,라는 생각을 했다. 내가 대장인 이 가정에서 아이들이 안정감도 만족감도 느꼈으면 좋겠지만, 그렇다고 아이들이 독립해서 대장이 되어 보겠다고 결심하지 않는다면 너무 무섭다.

다정한 부모도 폭력적인 부모도 답은 아니고, 적당한 부모가 되어야 하고, 아이는 자랐으면 어른이 되어야지!!! 무슨 아이처럼 이 행복이 영원했으면,으로 끝을 냈을까, 싶은 결말이었다. 


서목하의 공연무대로 끝내는 편이 나는 더 좋았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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