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l version="1.0" encoding="utf-8"?><?xml-stylesheet href="https://blog.aladin.co.kr/blog/rss/rssUserXSL.aspx" type="text/xsl" media="screen"?><rss version="2.0"><channel><title>뒤죽박죽 뒹굴뒹굴 (별족 서재) &gt; 이야기들, 내가 좋아하는</title><link>http://blog.aladin.co.kr/hahayo/category/83625714</link><language>ko-kr</language><description>후회하지 않기로, 행복하기로, 결심합니다.insta&gt;@hahayoii친구에게만 공개하는 글은 없습니다.</description><copyright /><generator>Aladdin RSS(Alss) v0.9</generator><lastBuildDate>Fri, 07 Aug 2026 20:36:31 +0900</lastBuildDate><image><title>별족</title><url>https://image.aladin.co.kr/Community/myface/pt_773157183450263.jpg</url><link>http://blog.aladin.co.kr/hahayo/category/83625714</link><width>100</width><height>100</height><description>별족</description></image><item><author>별족</author><category>이야기들, 내가 좋아하는</category><title>도미의 처</title><link>https://blog.aladin.co.kr/hahayo/15653772</link><pubDate>Sun, 30 Jun 2024 07:4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hahayo/15653772</guid><description><![CDATA[개루왕(蓋婁王)은 도미의 아내가 아름다울 뿐 아니라 의리와 절행(節行)이 높다는 말을 듣고 이를 의심한다. 그러자 도미는 자신의 아내가 죽더라도 마음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 단언하였다. 이에 개루왕이 도미 처의 정절(貞節)을 시험하고자 도미를 궁에 머물게 하고, 도미 처에게 의복과 사람을 보내 “너의 아름다움을 듣고 도미와 내기를 하였다. 너를 불러 궁인을 삼을 것이니 이제 네 몸은 나의 소유다.”라는 말을 전하게 하였다. 개루왕이 도미의 처를 취하려 하자, 도미의 처는 “따르지 않을 수 없는 명령이라 옷을 고쳐 입고 뒤따라 들어갈 터이니 왕께서 먼저 방에 들어가 계시라.”라고 말하고, 계집종을 자신의 모습처럼 꾸민 후 자신 대신 개루왕의 수청(守廳)을 들게 하였다.후에 개루왕은 속았음을 알고 화를 내며, 도미의 두 눈을 멀게 하고 사람을 시켜서 강에 배를 띄워 보냈다. 그리고 개루왕은 도미의 부인을 데려다 성관계를 강제로 맺으려 했다. 그러나 도미의 처는 월경(月經)을 핑계 삼아 다른 날 모시겠다고 말한 후 도망쳤다. 도미의 처는 도망치다가 강어귀에 이르렀는데, 강을 건너갈 수 없어 하늘을 부르며 통곡했다. 그때 홀연히 배 한 척이 도미의 처 앞으로 왔다. 도미의 처는 그 배를 타고 가 천성도(泉城島)에 도착했고, 그곳에서 죽지 않고 살아남은 남편을 다시 만났다. 두 사람은 풀뿌리를 캐 먹다가, 함께 작은 배를 타고 고구려 산산(䔉山)으로 갔다. 고구려 사람들이 도미 부부에게 옷과 음식을 주었다. 도미 부부는 가난하게 살다가 객지(客地)에서 일생을 마쳤다.(&nbsp;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77449&nbsp;)<br>이 이야기를 나는 언제 읽었을까. 초등학교 도서관에 두꺼운 삼국유사나 삼국사기 같은 이야기들을 읽었던 거 같은데, 달 밝은 밤에 정분이 나는 신라시대 복색의&nbsp;처녀총각 삽화가 있었던 것도 같다.&nbsp;이런 이야기들로 어른의 세계를 엿보는 애였던 거다. 권력과 사랑과 인간에 대한 이야기.&nbsp;<br>이 이야기를 계속 생각하는 순간이 있었다.&nbsp;그리고, 이야기 속의 도미부인이 나는 좋았다.&nbsp;&nbsp;<br>그런데도, 도미부인 이야기를 좋아했다고 쓰는 건 망설여지는 일이다.&nbsp;검색하고, 이야기에 대해 다시 듣고, 더하여 '정조를 강조하기 위해' 이 이야기가 쓰였다는 것도 본다. 그래서 나는 내가 이 이야기를 정조에 대한 이야기,로 들었던 걸까 생각했다.&nbsp;이 이야기는 정조나 정절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마음에 대한 이야기다.&nbsp;내 마음. 이익과 합리와 그게 무엇이든 설득할 수 없는 강경한 내 마음에 대한 이야기.&nbsp;<br>왕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졌다고 추정되는 세계, 속에서 왕이 취하고자 하는 여자를 취하려 하는 걸 벌할 법은 없었겠지.여자가 남자의 소유였다고 추정되는 세계, 속에서 아내를 걸고 내기를 하는 남편을 벌할 수는 없었겠지.&nbsp;남편이 내기를 했건, 안 했건, 왕이 폭력이었건, 설득이었건, 도미의 처가 고분고분했다면 이야기가 없었겠지. 남편이 눈을 뽑히지도 않았을 테고.&nbsp;도미 부인은 자기 마음을 지키기로 한 사람이니까, 이야기가 되어 남았다. 이름이 남은 도미는 형체를 잃었지만, 이름을 남기지 못한 부인은 천년 뒤의 누군가에게 '내 마음을 지키겠어! 이유로 설득하지 못 해도 싫은 건 싫은 거야! '라고 마음을 단단히 하게 하는 버팀목이 되어 주는 거지.이야기가 되어 남는 그 강경한 마음의 선택이 섬에 떠밀려 온 쪽배 위에 눈 먼 장님과 그 남자를 건사할 자신 뿐이라고 해도 말이다.&nbsp;&nbsp;]]></description></item><item><author>별족</author><category>이야기들, 내가 좋아하는</category><title>누룽지</title><link>https://blog.aladin.co.kr/hahayo/15278323</link><pubDate>Sun, 04 Feb 2024 07:3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hahayo/15278323</guid><description><![CDATA[치과에서 진료를 기다리면서 꺼낸 그림책에서 보고 반가웠다. 어디선가 들었거나 본 적이 있는 내가 좋아하는 이야기다.<br>양반이 머슴을 부린다.&nbsp;세경 주는 게 너무 아까워서 실컷 부려먹고는 딱딱한 누룽지를 세경대신 준다.&nbsp;머슴은 별 말없이 누룽지를 받는다.&nbsp;전쟁이 터지고, 양반과 머슴은 귀한 것들을 챙겨 피난길에 오른다.&nbsp;집문서와 땅문서와 금붙이를 챙긴 양반과 그 동안 받은 누룽지를 챙긴 머슴은 고된 피난길을 함께 걷는다.&nbsp;피난길에 양반은 집문서와 땅문서와 금붙이를 누룽지와 바꿔 먹는다.&nbsp;전쟁이 끝나고, 이제 누룽지는 그렇게 귀하지 않고, 양반은 집문서와 땅문서와 금붙이가 아쉬워서 다시 머슴에게 말한다.&nbsp;<br>"그건 돌려줘야 하지 않겠느냐."".....그러지요."<br>언제나 그러지요,라고 대답할 수 있는 머슴이 좋다.&nbsp;]]></description></item><item><author>별족</author><category>이야기들, 내가 좋아하는</category><title>엄마랑 나]스키틀즈</title><link>https://blog.aladin.co.kr/hahayo/15252224</link><pubDate>Fri, 26 Jan 2024 06:3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hahayo/15252224</guid><description><![CDATA[어린 날, 티비를 보고 있었다.&nbsp;엄마가 같이 있었지만 같이 봤는지는 모르겠다.&nbsp;티비에서 스키틀즈 광고가 나왔다.&nbsp;평범하게 걷던 사람들이 스키틀즈를 입에 넣고는 춤을 추며 걸었다.&nbsp;나는, 엄마에게 "저런 거 먹고 싶네."라고 말했다.&nbsp;"뭔데?""먹으면 기분이 좋아져서 춤을 추네.""...... 그런 건 마약 아니라니?"광고에 깜빡 속을 뻔 했다.&nbsp;그저 광고일 뿐인데, 그런 게 있으면 먹고 싶다고 생각했고, 정말 그런 건 마약이 아니냐는 엄마 말에 깜짝 놀랐다. 그런 건 있을 수 있지만, 좋은 게 아니다.&nbsp;엄마가 그걸 그렇게 간파하다니 대단하다고 생각했다.&nbsp;<br><br>]]></description></item><item><author>별족</author><category>이야기들, 내가 좋아하는</category><title>진리</title><link>https://blog.aladin.co.kr/hahayo/15232823</link><pubDate>Thu, 18 Jan 2024 17:0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hahayo/15232823</guid><description><![CDATA[세상에절대적인 진리,는 없어.&nbsp;정말.&nbsp;딱 하나 있어.&nbsp;???그건, 모든 것은 변한다,는 거야.&nbsp;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대.&nbsp;그것 말고는 물리법칙도 땅도, 바다도, 하늘도, 내 마음도 다 절대적이지 않아.&nbsp;진리,가 언제나 참,을 의미한다면 그런 건 없는 거지.&nbsp;<br>언제나 참,인 건 세상에 딱 하나.&nbsp;<br>모 든 것 은 변 한 다.&nbsp;]]></description></item><item><author>별족</author><category>이야기들, 내가 좋아하는</category><title>아는 것</title><link>https://blog.aladin.co.kr/hahayo/14876558</link><pubDate>Fri, 01 Sep 2023 13:3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hahayo/14876558</guid><description><![CDATA[어린 날, 집에 굴러다니던 잡지에 들어있던 짧은 이야기.&nbsp;<br>잘 차려입은 교수가 식당에 밥을 먹으러 들어갔다.&nbsp;손가락이 하나 없는 종업원이 서빙을 했다.&nbsp;교수는 주인을 불러서 저런 종업원을 고용하는 것은 손님들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다고 조언한다.&nbsp;식당의 주인은 교수의 말을 가만히 듣고 나서, "저는 배운 걸 실천하고 있는 겁니다."라고 대답한다.&nbsp;<br>그 배움이란 것이 사람을 외모로 차별하지 말라는 거였던가.&nbsp;<br>많이 배웠어도 하나도 실천하지 못하는 삶보다 적게 배웠더라도 배운 것들을 실천하며 사는 삶이 멋지다고 생각했다.<br>]]></description></item><item><author>별족</author><category>이야기들, 내가 좋아하는</category><title>칼 고르기</title><link>https://blog.aladin.co.kr/hahayo/14661157</link><pubDate>Wed, 14 Jun 2023 10:3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hahayo/14661157</guid><description><![CDATA[어릴 때 집에 페르시아 민담집,이 있었다.&nbsp;<br>괴물에게 잡혀간 공주를 구하기 위해 왕자가 길을 나서고, 적과 대적할 왕자에게 힌트를 준다.&nbsp;힌트를 주는 사람은 공주였을까, 조력자였을까.&nbsp;싸움을 앞두고 적이 칼을 고르라고 하면, 반짝이는 칼 말고 검고 낡아보이는 칼을 고르세요.잊지 마세요. 반짝이는 칼 말고, 썩은 칼!왕자에게 칼을 고르라고 의기양양 내미는 괴물은 왕자가 반짝이는 유리칼 대신, 녹슨 철칼을 골랐을 때 울고 싶었을까. 그건 괴물이었을까, 마녀였을까.&nbsp;반짝이는 유리칼 말고 녹슬어 볼품없어도 쇠칼이지.<br>]]></description></item><item><author>별족</author><category>이야기들, 내가 좋아하는</category><title>충분하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hahayo/14515807</link><pubDate>Tue, 18 Apr 2023 11:3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hahayo/14515807</guid><description><![CDATA[세계를 정복하고 돌아온 제국의 왕이, 이름난 철학자를 찾아 나섰다.철학자 앞에 선 왕이,&nbsp;자신과 함께 세계를 경영하자고 제안한다.초라한 거처 앞에 철학자는 자신은 그걸 원하지 않는다고, 지금 자신이 바라는 것은 내게 오는 햇빛을 당신이 가리지 않는 거라고 말한다.&nbsp;<br>알렉산더와 철학자 디오게네스,에 대한 이야기라고 한다.&nbsp;디오게네스,가 멋지다고 이야기를 마음 속에 품었다.]]></description></item><item><author>별족</author><category>이야기들, 내가 좋아하는</category><title>노힐부득과 달달박박</title><link>https://blog.aladin.co.kr/hahayo/14401973</link><pubDate>Sun, 05 Mar 2023 07:1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hahayo/14401973</guid><description><![CDATA[노힐부득과 달달박박은 친구다. 인생의 의미와 살아가는 이치를 깨닫기 위해 불교를 배운다.&nbsp;두 친구는 멀지도 그렇다고 너무 가깝지도 않게 산 중에 따로 암자를 지어 수행정진을 하고 있다.&nbsp;어느 추운 밤 박박의 작은 암자에 여인이 하룻밤 묵기를 청한다.&nbsp;수행하는 수행자로 여인을 들인다는 것에, 박박은 청을 거절한다.&nbsp;여인은 멀지도 그렇다고 너무 가깝지도 않은 부득의 암자에 가서 묵기를 청한다.&nbsp;부득은 여인을 들여 묵을 수 있게 한다.&nbsp;만삭의 여인은 해산을 하고, 몸을 씻고는, 그 물에 부득도 씻기를 권한다. 그 물에 몸을 씻은 부득은 부처가 된다.&nbsp;박박은 아마도 거절하지 못하고 여인을 들였을 부득을 비웃어주기 위해 찾아와서 황금빛의 부처가 된 친구를 본다. 부처를 알아보지 못한 자신이 부끄러워서, 늦었지만 도움을 청하고 부득은 박박이 목욕물에 들어가기를 권한다. 박박도 목욕물에 들어가 부처가 된다.&nbsp;<br>http://www.ibulgyo.com/news/articleView.html?idxno=90240<br>https://www.gunwi.go.kr/fun/samguk/page.htm?mnu_uid=1354&amp;msg_no=36886&amp;md=4&amp;v_no=61&amp;se_key=0&amp;se_text=&amp;msg_ca_no=0&amp;wztp=<br>나는 이 이야기를 아이를 봐 주시던 아주머니가 주신 책으로 봤다. 삼국유사에 실려있었다는 이야기니, 내가 참으로 늦게 안 거네, 싶다. 아이들의 그림책으로까지 만들어졌으니, 많이들 좋아하는 이야기일 텐데.&nbsp;나는 박박이 부처가 되는 대목을 좋아한다.&nbsp;계를 어겼을 친구를 비웃어주러 왔는데, 계를 어기고도 성불한 부득을 미워할 수도 있었다. 그렇지만, 스스로의 어리석음을 한탄하고, 도움을 구하고, 목욕물에 몸을 씻고 자신도 성불한다. 그런 기회가 있다는 게 좋았다. 알아보지 못하고 놓칠 수 있는 기회가 있는데, 되돌릴 수 있는 기회가 있다.&nbsp;]]></description></item><item><author>별족</author><category>이야기들, 내가 좋아하는</category><title>남자와 여자</title><link>https://blog.aladin.co.kr/hahayo/14023241</link><pubDate>Wed, 19 Oct 2022 14:0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hahayo/14023241</guid><description><![CDATA[그러자 그 머리 없는 사람의 목구멍에서 소리가 흘러나왔다.&nbsp;"이 몸은 성이 하(夏)요, 이름은 경(耕)이올시다. 그대는 지금 어디로 가시는 길이오?""저는 여자국으로 가고 있습니다."하경이 또 목구멍에서 소리를 내며 물었다.&nbsp;"그곳에 가서 무슨 일을 하시려오?"경진이 이유를 설명하자 하경이 말했다.&nbsp;"내가 이런 일이 생길 줄 알고 여기서 기다린 것이오. 그대는 이곳에서 잠시 기다리시오. 이 몸이 빨리 돌아와 전해줄 테니 그대는 절대 여자국으로 가서는 안 될 것이오."그렇게 말하면서 하경은 두 손으로 창과 방패를 들고 위세를 부렸다. 경진은 치밀어 오르는 부아를 가만히 삭이면서 물었다.&nbsp;"이 몸이 여자국으로 가서 그들과 장부국을 결혼시키면 한쪽은 없던 남편이 생기고 한쪽은 없던 부인이 생기니, 이 보다 아름다운 일이 또 있으리오? 그런데 귀하는 어째서 이렇게 굳이 오셔서 이 몸을 막으시는지 모르겠습니다."하경은 이 말을 듣더니 매우 화난 듯이 목구멍에서 그렁그렁하는 소리를 내며 말했다.&nbsp;"남녀를 맺어준다는 것은 애초부터 당치도 않은 무슨 천제인가 하는 작자가 만든 것이오. 애초에 혼돈이 처음 나뉘었을 때, 하늘에서는 회의를 열어 인간을 만드는 기준을 논의했소. 우리 당(黨)에서는 사람을 만들되 평등하게 하고 남녀를 구분해서 갖가지 폐단이 생기는 일은 절대 만들지 말자고 주장했지요. 그렇지만 천제가 말을 듣지 않고 궤변을 늘어놓으면서 '세상에는 남녀가 있어야 사랑이 있고 사랑이 우주에 넘쳐야 세계라고 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와서는 그놈의 사랑의 감정이 외로움으로 변하여, 남자는 여자를 못 구하고 여자는 남자를 못 구해서 우울해하다가 병이 나서 자살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모를 지경이 되었단 말입니다. 남자는 마음에 안 드는 여자를 맞아들이고 여자도 마음에 안 차는 남자에게 시집가서 서로 반목하고 질시하다가 죽는 일이 얼마나 많은가 말이오! 또 남자는 이미 아내가 있고 여자도 이미 남편이 있는데도 돌연 또 다른 남자나 여자가 마음에 들어서 몰래 정을 통하는 일도 많지 않습니까? 아내 말고도 아내가 있고 남편 이외에 또 남편이 있으니 서로 질투하고 죽이는 일은 또 얼마나 많은지!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가정이 생기면 자유롭게 아내가 남편을 사랑하고 남편이 아내를 사랑할 수 없습니다. 인생에 얼마나 많은 일들이 가정을 지키느라 희생되는지, 연생에 얼마나 많은 책임이 가정으로 인해 더해지는지 모릅니다. 그래서 가정의 맛은 처음에는 달지만 나중에는 쓰고, 부부의 맛은 처음에는 진하지만 나중에는 옅어지지요. 만약에 남녀의 구분이 없다면 부부관계도 없고 모든 근심이나 알력이나 고통도 전부 사라지니 어찌 오묘한 일이 아니겠습니까? 아이를 낳지 못해서 대가 끊기는 것이 걱정일 따름이오. 이제 우리는 혁명을 해서 이전의 구법을 모두 없애고 우리 방법으로 바꾸려 하오. 아이를 낳는 일 또한 남녀가 결합할 필요 없이 혼자서 할 수 있소. 우리가 여러 번 해봐서 이미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단 말이오. 천상에 여기씨(女岐氏)라는 여신이 계시오. 그 분은 남편 없이 아들 아홉을 낳았으니, 바로 우리 생각을 실현할 수 있는 표본이라 할 수 있소. 우리는 여기씨를 초대해서 이 방법을 하계에 전파하려고 여자국을 세웠고, 고심 끝에 왕맹을 고립시켜 남자들이 애를 낳고 기를 수 있도록 장부국을 세워 긴 세월이 흘러 효과를 보았지요. 이 방법과 생각을 온 천하에 전파하여 인류의 근심, 알력, 고통을 없애서 우리의 방법과 생각이 좋은지, 아니면 당치도 않은 엉터리 천제의 옛날 방식이 좋은지 보게 하려고 했단 말입니다. 그런데 당신들이 그들을 결합시킬 방법을 모색하고, 우리 정책에 반기를 들고 우리 계획을 망치려 하니 어찌 용서할 수 있겠소? 빨리 이곳을 떠나시오. 그러지 않으면 죽음을 면치 못할 것이오."말을 마치자 그는 다시 창과 방패를 흔들며 위용을 과시했다.&nbsp;경진이 듣고 생각해보니 그가 입만 열면 천제에게 반대하는 것으로 보아 분명히 태진부인이 말한 천상의 흉악한 혁명분자임에 틀림없었다. 그렇다면 섣불리 대적하기보다 얼른 돌아가서 상의를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p354~356, 산해경, 예태일, 전발평 편저, 서경호, 김영지 역]]></description></item><item><author>별족</author><category>이야기들, 내가 좋아하는</category><title>다른 사람들</title><link>https://blog.aladin.co.kr/hahayo/13996366</link><pubDate>Sun, 09 Oct 2022 07:2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hahayo/13996366</guid><description><![CDATA[어디서 봤는지 기억하지 못하는 이야기다.&nbsp;<br>한 사람이 비바람이 몹시 부는 날, 숙소를 찾아 헤메다가 여관에 들어갔다. 방이 딱 하나 남았는데, 아래층에 굉장히 까다로운 손님이 들어갔으니 주의해달라는 말을 듣는다. 조용히 잠만 자고 나오겠다고 겨우 방을 구해서 들어가서는 침대에 걸터앉아서 신발을 벗다가 떨어뜨린다. 깜짝 놀라서, 조심조심 다른 신발을 벗고, 잠자리에 들었다.&nbsp;다음 날 아침, 숙소에서 나오는데, 눈이 퀭한 사람이 자신을 빤히 쳐다보면서 도대체 신발 한 짝은 언제 벗었느냐고 묻는 거다. 신발이 떨어지는 소리를 듣고 놀라서는 다음 신발 한짝이 떨어지기를 기다리느라 잠들지 못했다는 아래층 손님이다.&nbsp;<br>누구 잘못도 아닌 이야기, 그래서 우스운 이야기,다.&nbsp;의도와 결과는 일치하지 않는다.&nbsp;]]></description></item><item><author>별족</author><category>이야기들, 내가 좋아하는</category><title>나, 라는 것</title><link>https://blog.aladin.co.kr/hahayo/13903079</link><pubDate>Sun, 04 Sep 2022 10:4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hahayo/13903079</guid><description><![CDATA[어떤 사람이 남의 심부름으로 멀리 가서 빈방에 혼자 있는데, 밤중에 귀신이 송장 하나를 메고 와서 그의 앞에 던진다. 이내 뒤를 이어 다른 귀신 하나가 따라와서 앞의 귀신을 꾸짖되 "이 시체는 나의 것인데 어째서 네가 메고 왔느냐?"하니, 앞의 귀신이 답하기를 "이것은 나의 것이므로 내가 메고 왔다"하였다. 그러나 나중의 귀신이 말하기를 "이 시체는 실로 내가 메고 왔다"고 하여 마침내 두 귀신이 서로 시체의 팔을 하나씩 잡고 다투다가 먼저 귀신이 이렇게 제의를 했다.&nbsp;"여기 인간이 하나 있으니 그에게 물어보자."이 말에 따라 나중의 귀신이 물었다.&nbsp;"이 시체는 누가 메고 왔는가?"그 사람이 생각하기를 "이 두 귀신은 힘이 센데, 사실대로 말해도 내가 죽음을 당할 것이요, 거짓을 말해도 죽음을 당할 것이다. 어차피 죽음을 당할 것이라면 거짓말을 해서 무엇하랴" 하여 사실대로 "그 시체는 앞의 귀신이 메고 왔다"고 하였다.&nbsp;그러자 나중의 귀신이 화를 내어 그 사람의 팔을 뽑아 땅에 던져 버리니, 먼저 귀신이 시체의 팔 하나를 뽑아다가 그에게 붙여주어 멀쩡하게 되었다. 이와 같이 하여 두 팔, 두 다리, 머리, 허리 등 온몸을 모두 시체의 것과 바꿔놓은 뒤에 두 귀신은 뽑아 버린 사람의 몸을 다 먹고 입을 닦으면서 어디론가 가 버렸다.&nbsp;이 때 그 사람이 생각하였다. "나는 지금 어머니가 낳아 주신 몸을 몽땅 두 귀신에게 먹히고, 나의 이 몸은 몽땅 저 시체의 것이니, 나는 지금 몸이 있는 것인가, 몸이 없는 것인가? 몸이 있다고 하자니 모두 귀신에게 먹히었고, 몸이 없다고 하자니 지금 이렇게 존재하고 있지 않은가?"이렇게 걱정하기를 마치 미친 사람 같더니, 이튿날 아침에 길을 떠나 가다가 목적한 국토에 이르렀는데 불탑과 스님들이 있었다. 그는 찾아가서 다른 말은 하지 않고 오직 "자기의 몸이 있는가, 없는가?"만을 물었다. 비구들이 도리어 묻기를 "그대는 누구인가?"하니, 그는 "나도 사람인지 사람이 아닌지 모르겠소"라고 하면서 지난 일을 자세히 이야기하였다.&nbsp;비구들은 그 사람이 무아의 도리를 잘 알아서 제도하기 쉬울 것을 알고 그에게 말했다. 그대의 몸은 본래부터 항상 나가 없었다.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 다만 사대가 화합하기 때문에 내 몸이라는 생각을 내었을 뿐이니, 그대 본래의 몸이 지금의 것과 다름이 없다." 비구들이 제도해 주니, 도를 닦아 번뇌를 끊고 곧 아라한을 이루었다. 이것이 때로는 남의 몸에 대하여 나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너와 나를 구분하여 나가 있다라고 말하지 못하는 도리이다.&nbsp;<br>- 龍樹 造, 鸠摩羅什 譯 《大智度論》, 제12권,&nbsp;《大正藏》&nbsp;용수 조, 구마나집 역&nbsp;《대지도론》, 제12권,&nbsp;《대정장》p146~147, 동서양의 인간이해, 한자경 지음]]></description></item><item><author>별족</author><category>이야기들, 내가 좋아하는</category><title>엄마한테 들은 이야기]아이들</title><link>https://blog.aladin.co.kr/hahayo/13648203</link><pubDate>Fri, 03 Jun 2022 06:1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hahayo/13648203</guid><description><![CDATA[책에서 본 게 아니고 엄마한테 들은 이야기다.&nbsp;나는 한살 터울의 언니, 두 살 터울의 여동생, 다섯살 터울의 남동생이 있는데 엄마가 내게 이 이야기를 들려줄 때 형제들은 없다.&nbsp;모두 같이 자는 안방에 엄마랑 나 둘만 있고, 낮인지 밤인지도 모르겠다. 엄마가 들려준 이야기는 이런 거다.&nbsp;부잣집 노마님이 가을걷이 끝난 들판에 나갔다가 너무 재밌는 웃음소리가 들려서, 두리번거리다가 쌓아놓은 낟가리 뒤에 키득거리는 거지 엄마와 아이를 찾았다. 이 낟가리가 다 노마님의 건데도, 웃을 일 없는 노마님은 정신없이 웃고 있는 아이와 엄마를 보면서 마음이 아팠다던가.&nbsp;엄마는 가진 것과 웃을 일은 다른 거라고 했던가.&nbsp;아이가 웃게 하는 존재라고 했던가.&nbsp;]]></description></item><item><author>별족</author><category>이야기들, 내가 좋아하는</category><title>혼돈</title><link>https://blog.aladin.co.kr/hahayo/13608252</link><pubDate>Thu, 19 May 2022 06:3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hahayo/13608252</guid><description><![CDATA[신화와 비슷한 것으로 우언(寓言)이라는 것이 있는데, '천문'보다 조금 이른 시기에 나온 "장자(壯子)에 기록되어 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nbsp;남해의 천제(天帝)를 숙(儵 *)이라 하고, 북해의 천제는 홀(忽)이라 하며, 중앙의 천제는 혼돈(混沌이라 한다. 숙과 홀은 자주 혼돈에게 놀러갔는데, 혼돈이 그들을 대접하는 것이 매우 은근하고도 치밀하였다. 어느 날 숙과 홀이 어떻게 하면 혼돈의 은덕에 보답할 수 있을까 하고 의논하기를, '사람은 모두 다 눈,코,귀,입 등 일곱 개의 구멍이 있어 보고 듣고 음식을 먹고 하는데, 혼돈에게는 구멍이 하나도 없으니 뭔가 부족함이 있지. 우리가 가서 그를 위해 구멍을 몇 개 뚫어주는 게 어떨까'라고 말하였다. 그래서 둘은 도끼와 끌 등을 가지고 가 혼돈에게 구멍을 뚫어주게 되었는데 하루에 하나씩 구멍을 뚫어 이레 만에 일곱 개의 구멍을 다 뚫게 되었다. 그러나 불쌍한 혼돈은 그의 친구들이 구멍을 뚫어주자 도리어 가엾게도 영원히 잠들어 버렸다.&nbsp;- p20, 중국신화전설 1, 위앤커, 전인초/김선자 옮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16)<br>寓言 살우, 말씀언&nbsp;<br>*儵 빠를 숙&nbsp; &nbsp; 잿빛(靑黑繪), 남해임금(南海帝), 독화당하다(禍毒), 갑자기(忽), 빠르다(速)&nbsp; &nbsp; 攸(바 유) + 黑(검을 흑)&nbsp; &nbsp;&nbsp;** 忽 소홀히 할 홀&nbsp; &nbsp; &nbsp; 잊다, 홀연, 돌연, 문득, 다하다, 멸하다, 올(누에 입에서 나오는 실)&nbsp; &nbsp; &nbsp; 勿(말 물) + 心(마음 심)*** 混沌 섞일 혼, 어두울 돈&nbsp; &nbsp; &nbsp; 混 [혼]섞이다(雜), 흐리다(濁), 합하다(合), 덩어리지다(氣末分)&nbsp; &nbsp; &nbsp; &nbsp; &nbsp;[곤]오랑캐이름(西戎名)&nbsp; &nbsp; &nbsp; &nbsp; &nbsp; 水(물 수) + 昆(맏 곤, 형 곤)&nbsp; &nbsp; &nbsp; 沌 [돈]어둡다(不明貇), 기운 덩어리(元氣未分), 혼돈(混沌), 엉기다(不開通貌), 물기운(水勢形容), 돌다(轉轉), 막히다(不通塞)&nbsp; &nbsp; &nbsp; &nbsp; &nbsp; 水(물 수) + 屯(진칠 둔)<br><br>]]></description></item></channel></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