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는 법정에 서지 않는다 변호사 고진 시리즈 5
도진기 지음 / 황금가지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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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읽으라고 쓴 책이 아니구나, 하면서 그래도 막장드라마나 뭐 실제상황 보듯이 빠르게 읽었다. 

여성에 대한 묘사가 여성인 나의 호감을 일으키지 않는다. 

범인이 밝혀지는 순간에도, 도대체 왜 사건을 이렇게 복잡하게 만들었을까 싶었다. 낚싯줄이 한국산이 아니었다면, 상황은 좀 달랐을 텐데. 바쁜 건 이해가 되지만 모스크바에서 샀어야지, 싶었다. 

가족의 탄생,에서는 법에 대한 호기심이나마 불러일으켰었는데 이건 뭘까 싶다. 

악마,로 묘사되는 피해자의 어떤 태도는 친구를 대하는 태도에서는 알 수 없었던 걸까, 의심이 든다. 젊은 어떤 날, 매력적인 젊은 여성을 중심으로 뭉친 네 명의 친구,들이라는 묘사는, 누구의 환상인 걸까. 우정이란 그런 것인가? 한 여자를 좋아했다고 전혀 다른 성정의 네 사람이 모이는 게 가능해? 그 네 명이 '친구'기는 합니까? 남자들의 우정은 그러합니까? 묻고 싶은 지경이었다. 

여성인 내가, 청혼한 네 명의 남자에게 달리기시합을 시키는 여자에게, 저 한심한,이라는 말을 날릴 때, 남자들은 '그래, 그 성정을 좋아하지'라는 것인가, 싶은 묘사였다. 네 남자 중 누구에게도 그런 확신은 없고, 함께 있는 순간이 좋아서, 누군가를 선택함으로써 갈등을 일으키고 싶어하지 않는 여자라니!!! 우와! 그럼 아무도 안 골라도 되잖아! 달리기 시합을 시키다니!!! 미친 거잖아!!! 달리기시합을 하고, 거기서 졌다고 같이 술 퍼먹고 꽐라된 여자를 두고 가는 남자들이라니, 하, 그런 게 사랑이라니. 그 상황에서 강간한 남자랑 그래 결혼하다니, 하하하, 역시 미쳤구나. 그런 여자를 모래지옥이나 늪처럼 묘사하는 피할 수 없는 매력으로 묘사하는 것에, 책 날개를 펼쳐 도대체 언제 씌여진 책인지 확인하는 것이다!!!! 도대체, 언제적 감수성이냐. 

남자들이 극구 칭찬하는 여자를,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여자가 되어, 책 속의 다른 여자들처럼 '시샘이나 질투로 비난하'는 여자가 된 것인가. 차라리 직접 죽였어야 해! 그러면 차라리 나았어, 라는 게 나의 생각. 도대체 남자 네 명이나 어장관리 하다니, 하. 그렇게 남자가 꼬이는데, 고르지도 않다니. 결혼이 장난이냐. 남자들은 도대체 얼마나 순종적인 여자를 원하는 것인가. 여자들의 환상 속의 남자를 묘사하는 로맨스들처럼, 가끔 이렇게 남자들의 환상을 응축해놓은 여자도 가끔은 참아내야 하는 것일까. 이건 날 보라고 쓴 소설은 아닌데, 남자가 이런 소설을 읽고 어디서 이런 여자 찾아 나서면 평생 결혼은 못하겠구나, 싶다. 뭐, 책 속의 남자들도 그 지경이니.

단언컨데, 그렇게 순종적인 여자는 과거에도, 현재에도 없고 미래에도 없습니다. 그런 여자는 일찍 죽어 만날 수도 없습니다. 이미 자기 자신을 지키는데 실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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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탄생 진구 시리즈 3
도진기 지음 / 시공사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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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이 변호사가 되었을 때, 아빠는 화투장을 떼면서, '이제, 사기꾼 되는 거지'라고 말했다. 법을 다루는 사람은 일생에 안 만나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 나도, 법을 다루는 일을 아마도 아빠처럼 생각하는 것도 같다. 


오랜만에 추리소설인데, 다 읽고 생기는 감상은 '법은 참 바보같구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판까지 가게 되면 달라지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했다. 

죽음이 임박한 자산가의 가족들이 곧 발생가능한 상속재산을 두고 다투는 이야기이다. 수없이 많은 이야기들이 있고 어디선가 들어봤음직한 상황들이다. 세 자매를 둔 늙은 자산가는 당뇨 합병증으로 죽음이 목전에 닥쳤는데, 막내딸이 교통사고로 죽었고. 막내사위는 그 사고가 의심스럽다면서, 처형들이 범인인 거 같으니, 상속이 그 쪽으로 가지 않도록 해 달라고 탐정을 고용한다. 상속자격이 있는 사람은 다섯-늙은 자산가의 젊은 아내(큰 딸보다 한 살 더 많다는), 큰딸, 둘째딸, 죽은 셋째 딸 대신 상속하게 되는 사위와 5개월?된 딸-이다. 탐정이 해결한 방식은 단순한데, 상속자격이 있는 사람이 다른 상속자를 살해할 때 자격이 박탈된다,는 법논리를 사용한다. 늙은 자산가의 젊은 아내가 바람나서 생긴 태아를 두 딸들이 낙태하도록 도운 것이다. 사위는 호기롭게 낙태죄로 고발해서, 세 사람의 상속자격을 상실하게 한다. 나는, 그 사위가 가족을 바꿔 끼우면서 이루려던 꿈이 아니라, 저 상황에 더 집중해서는, 그렇더라도 박탈되지는 않을 거야,라고 생각하는 거다. 실제 재판까지 가지 않을까, 그 때 이미 늙은 자산가가 생식능력이 없음을 확인한다면, 그 태아에게 상속능력이 없음이 입증되는 게 아닐까, 쓰면서도 정말 이런 판례가 있을까, 궁금하다. 계속, 입양도 있고, 다른 방식-그러니까, 난자기증,이나 정자기증-이 있음을 고려한다면, 혼인관계의 자녀에게 생기는 상속능력은 그냥 '자동'일 수도 있겠다 싶은 거다. 쓰면서는 재판까지 가서 질 수도 있겠다. 싶다.  

정말 재판이 있었을까? 이겼을까? 졌을까? 궁금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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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족 2019-10-26 0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ttps://news.v.daum.net/v/20191023060031434 재밌는 기사가 보여서 여기 걸어둠.
https://news.v.daum.net/v/20191026050101529
친절하고 따뜻한 입법취지며 판결이라는 생각이 든다. 알면서도 십년을 키운 아버지다. 부부사이가 틀어졌다고 해도, 참으로 아픈 가정사다. 댓글들이 다 판결에 대해 부정적이라 슬프다.
 
플라스틱 여인 - 제39회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 당선작
김비 지음 / 동아일보사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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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feminismwithoutborders2018.wordpress.com/2018/06/29/10-%EC%82%AC%EB%9E%91%EB%A7%8C%EC%9D%B4-%EC%9D%B4%EA%B8%B4%EB%8B%A4/

이 글이 좋았다. 이 글이 좋아서, 소설가라길래 소설을 찾아 읽었다.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8/08/28/0200000000AKR20180828005900009.HTML 이 기사도 보았다. 양육가설과 심층마음의 연구를 함께 읽고 있을 때라서 뭐라 설명하기 힘든 기분이 되었다. 


나는 무얼까, 내 몸이란 한계를 가진 나를 나는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정의할 필요가 있을까. 정의하기 전에 변해버리는 나의 몸과 나는 잘 조응하고 있는가. 


지금의 나는 예전의 나와 다르고, 나의 정체성은 변화하고 있고, 내 마음은 내 몸으로 한계지우기에는 더 크다,고 생각한다. 


소설 속의 연이 상처받으면서도 사람들을 돌보는 것에 고개를 갸우뚱하고, 마지막에 그러고도 결국 떠나는 것에 의아해한다. 어쩌면, 연보다는 그 소동 가운데 결국 단순한 필요로 연을 받아들이는 반응이 나는 지나치게 이기적이다 생각하는 지도 모르겠다. 지금의 내가 가장 공감한 연이의 모습은 남자의 옷도 여자의 옷도 버리는 순간이었다. 남자의 옷도 여자의 옷도 편하지는 않았다고 말하는 연이는 다른 모든 모르겠는 연이보다는 알 것 같았다. 그래도, 소설보다 에세이 같은 걸 읽었으면 더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아홉살 소년의 커밍아웃을 마주한다면, 나는 기다려도 된다고, 지금은 확고해도 시간이 지나면 어떻게 될 지 알 수 없다고 말해주고 싶다. 시간을 두고 기다려서 무리 가운데 숨어서, 크게 말하지 않고도 네 존재는 달라지지 않는다고. 기다려도 된다고. 살아가는 가운데, 살아남은 가운데. 그렇게 살아남으라고 말해주고 싶다. 내 몸이 나를 한계지우지 못하는 것처럼 그 어떤 정의도 나를 한계지우지는 못하니까, 너무 일찍 자기 자신을 정의할 필요는 없다고. 표현하지 못할 만큼 복잡한 존재라고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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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ID는 강남미인 1~2 세트 - 전2권
기맹기 지음 / 온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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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래미가 자꾸 드라마를 보고 싶어했다. 

나는, 설정자체에 거부감이 들어서 보라고 하고 싶지 않았다. 

'미녀는 괴로워'(http://blog.aladin.co.kr/hahayo/247707)에서 느꼈던, 예쁘고도 착한 여자에 대해 주어지는 어떤 태도가, 이야기들의 흐름과는 달리 결국 강화하게 되는 어떤 것들이 괴로웠거든. 예쁜 적이 없어서 성품은 위축되고, 기술을 이용해서 지금은 예뻐진 성형미인에 대한 이야기는 싫었다. 드라마를 보고 싶어하는 딸과 1화 정도 같이 보고, '왜 드라마에서 결국 전에 얼굴을 안 보여주겠어? 모두에게 '성형해야 하는 얼굴'이란 없기 때문이야. 누구는 안 예쁘다는 얼굴이 누구 눈에는 매력적으로 보일 수도 있고 말이지. 그런 절대적 얼굴은 없는데, 그런 절대적 얼굴을 구현하지 못하니까 안 보여주는 거야.'라고 말했다. 딸은 웹툰에는 이전 얼굴이 있어,라고 했다. 그래서, 나는, 드라마 방영을 하면서 재연재하는 웹툰을 보기 시작한 거다. 

작가의 연재동기처럼, 이건 성형을 옹호하기 위한 이야기는 아니다. 성형까지 할 정도로 타인의 시선을 자신의 시선으로 동일시하고, 스스로를 괴롭히던 사람이, 자기 자신의 문제를 깨닫고 자라는 이야기이다. 처음 들어가는 새로운 공간에서, 친구를 만들고 익숙해지는 이야기이다. 학교라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성희롱, 작은 위계 가운데서 일어나는 폭력, 처음 만나는 사람들 가운데 질투,  아름답거나 아름답지 않거나 갇혀버린 시선의 감옥,들이 묘사된다.   


나는, 이야기의 불균형 가운데, 성형 전의 강미래가 신기했다. 스스로 못생겼다는 자각이 없는 사람이었다. 대학교에 들어가기 전, 성형하기 전에 아홉번의 고백을 모두 차였다.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이 자신 때문에 놀림을 당한다. 남자처럼 생겼다고 화장실에 갇힌다. 단 한 번의 고백조차 얼마나 많은 용기가 필요한지 기억하는 나는, 그저 세대차이인지 그 용맹함에 놀란다. 단 한 번의 거절조차 얼마나 사람을 뒤로 밀어내는지 기억하는 나는, 그 아홉이란 숫자에 또 놀란다. 못생겼다는 건 타인의 표정으로 아주 어렸을 때부터 자각할 수 있는 건데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웹툰 보는 사람들의 공감을 끌어내기 위해 이러저러한 단점들을 끌어모은 듯한 성형 전 얼굴도, 좀 더 자주 본다면 괜찮을 거라고도 생각했다. 고통을 극대화시키고, 성형을 합리화시키기 위한 설정이 나에게는 다른 상상을 불러일으켰다. 강미래, 성형 전 얼굴로 주인공했으면 엄청 멋있었을 거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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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이승의 선지자
김보영 지음 / 아작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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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한국과학문학상수상작품집에는 기성작가의 초청작이 붙어있었다. 그 때 읽은 그 소설('고요한 시대', 근 미래 언어 대신 마음을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장비로 새로이 소통하는 시대의 이야기다)의 설정이나 전개가 꽤나 멋져서, 작가의 이름을 기억했다 이 책을 샀다. 

읽다가, 내가 예전에 이슬람 소개서 같은 걸 읽고 했던 상상(http://blog.aladin.co.kr/hahayo/8372861)이 떠올랐다. 작가는 저 이승의 불사불멸의 존재들에게, 중국 신화 속의 복희씨나 죽은 자가 건넌다는 도솔천 같은 종교적 이름을 주었다. 그리고, 이 생의 삶이 거대한 하나면서 잘게 쪼개지는 여럿인 저 불사불멸의 존재들이 만들어놓은 가상의 공간의 시뮬레이션 게임이나 학교라고 설정했다. 종교 중에서도 동양의 종교 속의 묘사였고, 이 생의 삶이 전부라고 주장하는 돌출한 선지자는 서양의 종교 같았다. 여러 책들을 읽고 있는 중이라, 그런 대립이나 묘사가 흥미진진했다. 그런데, 그 결말에 과연 내가 동의하는가,는 모르겠다. 

'심층마음의 연구'를 읽고 있는 나는, 묘사되는 결말에 의문을 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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