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레이] 코코
리 언크리치 감독, 벤자민 브랫 외 목소리 / 월트디즈니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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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토요일 커텐까지 친 깜깜한 거실을 극장삼아, 오전에는 신과함께를 결제해서 티비로 보고, 오후에는 코코를 결제해서 봤다. 

아직 개봉중이라, 겨울왕국 스페셜과 같이 비싸게 결제해서는 여섯살 딸이랑-아홉살 아들과 열세살 딸은 시큰둥하더니 보질 않더라- 둘이 봤다. 남편은 아예 신과함께도 관심 밖이라며 보지 않았다. 


놀랍도록, 가족적이라 충격을 받았다. 

멕시코의 가족사업-구두를 만든다-이 묘사되고, 가족 내에서 반대하는 가수가 되려는 소년이 등장한다. 
결국 사후세계는 상상일텐데, 신과함께,와 코코가 연결되면서, 각각의 현실공간을 연결시킨다. 
인간은, 왜 사후세계를 상상하게 되었을까. 
신과함께의 사후세계가 현실을 심판하는 징벌적인 공간인데 비해, 코코의 사후세계는 현실이 길게 이어지는 공간이다. 살아있는 사람이 잊는 순간, 사후세계에서도 소멸해버리는 공간. 
멕시코 사람들도, 동양의 사람들도, 사후세계를 현실로부터 상상해낼 수밖에 없었을 테고, 현실에서 선을 권하기 위해서 이런 저런 사후세계의 제약을 만들었을 거 같다. 
죽었는데도 나를 기억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내가 좋은 사람이어서였을 것이다. 작은 사회에서는 그걸로도 충분히, 현실의 선함을 권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사회가 복잡해진다면, 그걸로는 부족해진다. 나는, 구두를 만드는 가족기업이 아니라, 마약을 파는 가족기업을 연상해버렸거든. 가족 안에서 좋은 사람이 사회에서는 안 좋은 사람일 수도 있는 거니까 -예를 들면 MB?- 다른 사후세계가 필요해지는 거다. 
법이나 사회제도 이전에 인간에게는 자기 내면에 기준이 이미 있고, 그 기준으로 상상하는 징벌적 사후세계가 현실을 더 평화롭게 할 수 있는 거라는 생각을 한다. 평화를 위해서 개인이 받는 통제를-총기소유의 금지, 같은- 수용하게 할 수 있다고도 생각한다. 죽은 뒤에도 나를 기억해주고, 그 기억 속에서 사후세계를 살아가는 존재를 상상하는 것보다, 살아 있는 날들의 옳고 그름이 그 모든 평가받지 못한 죄들이 죽음 뒤에는 가려질 거라고 상상하는 것이, 그런 상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좀 더 같이 살기에 좋은 사람이라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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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The Boss Baby (보스 베이비) (2017) (지역코드1)(한글무자막)(DVD + Digital HD)
Dreamworks Animated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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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엄마는 둘째인 나에게 네가 태어나면서 언니가 젖도 금방 끊어야 했다고 언니한테 잘 해주라고 한 적이 있다. 그 얘길 내가 전하자 동생은 나에게, 햇수로는 1년 터울인 큰언니와 나보다, 2년터울인 동생과 내가 개월 수로는 훨씬 짧다고 말해주었다. 엄마의 말에 고개를 주억거렸던 나는, 동생의 말을 듣고는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었다. 

첫째는 억울한 게 많다. 부모조차도 어리석은 처음 부모노릇에, 동생이 태어나면서 나눠주게 된 사랑에 미안함을 가진다. 내가 부모가 되어서도 그리 다르지는 않다. 

첫 아이를 키우는 어리석은 부모는 주는 건 모두 다 사랑인 줄 알고, 아이가 둘이면 유한한 사랑을 반으로 줄이는 것처럼 생각한다. 

영화는 그런 첫째들의 마음, 어리석은 부모들의 마음을 보여준다. 더하여, 회사로 가정을 비유하기 시작한 복잡한 자본주의 세상을 보여준다. 아이들이 보여달래서, 올레티비 결제로 봤다. 

동생이 생긴 딸에게, 동생이 생겼던 자신이 동생을 받아들인 과정을 어떤 모험담으로 묘사한다. 

그러나 나는, 저 모험담은 어떤 현실을 반영하는가, 상상한다. 사랑이나 관심이 철회되었다고 생각하는 첫째가 갓난아기인 동생을 겉모습만 아기인 어른으로 상상하면서 괴롭히는 건가. 공연히 거대해지는, 저 환상들은 다 뭐지, 싶은 거다. 

아기들의 나라,는 회사처럼 묘사되고, 회사에서 애완견회사의 마케팅부서에서 일하는 부모를 정탐하기 위한 스파이 아기는 이 일만 잘 해결되면 아기들의 나라에 돌아가서 커다란 중역사무실을 받게 될 거라고 한다. 첫째는 아기를 도와주기 시작하고, 결국 아기들의 나라에 위협이 되고 있는 언제나 멍멍이계획을 무산시킨다. 파이그래프로 사랑이 어떻게 나뉘는지 보여주고, 이 계획을 무산시키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묘사하는데, 둘째인 나는, 세 아이의 엄마인 나는, 사랑은 할수록 커지는 거라서, 저 도표가 얼마나 무용한지 생각한다. 첫 아이처럼 어리석은 부모의 온전한 사랑 대신, 훈련된 부모의 노련한 사랑을 받은 둘째인 나는, 동생이 나고서도 내 사랑이 부족하다는 자각없이 자란 나는, 사랑은 어쩌면 훈련을 통해 자라는 거라서, 가족이 커질수록 사랑도 자란다고 생각하는 거다. 가족은 다른 계산방식으로 작동한다. 

학교와 회사가 삶이고, 경쟁이 가치의 전부이고, 전망좋은 통유리의 중역 사무실이 성공의 척도인 미국에서 남자 어른이 동생이 생긴 자신의 딸에게 동생이 생긴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결과는 가족의 사랑이지만, 이야기는 전부 사랑을 두고 경쟁하는 것이다. 백마디 말을 하고도, 끝말이 다르면 마지막 말만 진실이라고도 하지만, 백마디 말들이 보여준 다른 이야기는 어디에도 남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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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토피아 - 한국어 더빙 수록
리치 무어 외, 샤키라 (Shakira) 외 / 월트디즈니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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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나는 이걸, Btv구매로 봤다. 내가 보고 싶어서-호평 일색이라서 궁금했다-, 아이들과 같이 보려고 결재했다. 그러니까, 여기 디비디를 링크건 건 미안합니다. 게다가 나쁜 말들을 할 거니까. 


도시가 아닌 곳에 살고, 아이들을 키우는 나는, 이 영화가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재생산이 불가능한 도시가 청년을 착취하기 위해 유인하는 영화'라고 단정했다. 쥬디의 부모가 자신의 직업(농업)을 묘사하는 방식에 뜨악해하고, -요새는 내가 너무 곧이 곧대로 듣는 성정이 문제인가 싶기도 하지만, 아이들은 더 그렇지 않나요? 그러니까 그게 시니컬한 농담인 건가, 싶기도 하지만- 영화에 전반적으로 드러나는 어떤 태도들을 끔찍해한다. 주디가 경찰학교 수석졸업인 게, 무엇을 증명하는가, 싶고. 그러니까, 생활인인 나는 훌륭한 수사관의 자질은 차라리 그 지역에 오래 살고, 많은 사람들을 아는 것이라서, 학교에서 성적이 좋은 것은 그러니까 성실성, 말고는 증명할 게 없다고 생각하는 거다. 그 성실성에 시간이 더해진다면, 나중에 능력,이 될 수도 있겠지만. 경찰학교 수석졸업인 주디에게 주차딱지를 떼라는 것은 그렇게 부당한 건 아니라고 생각하는 거다. 그 상황에서 주디가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기 위해 타이머가 울리자마자 달려가 주차딱지를 떼는 게 경멸스럽다. 지금 세상이 끔찍해지는 게, 학교, 그러니까 현재의 위계적이고 성과주의로 가득 찬 학교가 사회로 팽창되고 있는 건 아닐까,라고 생각하는 나는-아, 나는 여전히 성과연봉제에 사로잡혀 있다- 영화 내내 단순화시켜 명량하게 흘러가는 묘사들이 명랑하게 흘러가지지가 않는 거다. 농업은 지루하고, 경찰은 멋지고, 경찰의 일에도 멋진 일-심각한 연쇄 실종사건의 수사-과 멋지지 않은 일-주차딱지 떼기-이 있고. 

게다가 내가 문명, 자체를 꺼리는 심사도 있어서, 큰 주제에도 그리 동의가 안 되었다. 본능을 꾹꾹 눌러가면서, 도대체 왜 그렇게까지 살아야 하지, 싶은 거다. 그게 좋은 세상인가, 싶기까지. 

쥬디와 닉의 관계는 그저 그런 로맨스물처럼 전형적이라 싫고, 질문하는 여자, 대답하는 남자, 어리바리 여자, 안내하는 남자, 친구는 초식동물은 여자, 육식동물은 남자,인 설정이 싫다고 했다. 아, 것도 좀 그렇네, 싶고. 

웃긴 부분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주제도, 희망이라고 명명한 것에도 나는 동의가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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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6-07-05 0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쓰려는 영화감상평을 별족 님이 대신 쓰셨군요.

역시 글에서 실천가의 면모가 돋보입니다. 저 역시 비슷한 생각을 했다는 점에서 이론가의 일면만 강조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별족 2016-07-05 09:27   좋아요 0 | URL
문명과 자연,은 균형을 잡아야 하는 문제 같습니다.
다르지 않은데, 왜 그렇게 페미니스트,를 적대하시는지는 여전히 의문입니다만 ^^

마립간 2016-07-05 11:27   좋아요 1 | URL
별족 님은 스스로 페미니스트라고 선언하셨는데, 제가 별족 님을 적대시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런 느낌을 받으셨다면 사과드리면서 오해를 푸시라고 말씀드려야겠네요.

제 글이 (적대적보다 더 적합할지 모르는) 공격적이었다면, 상대의 더 거칠은 공격에 방어하기 위한 반작용이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제가 페미니즘의 반대하는 사람은 (세련된) 여성 혐오자라는 글도 있고, 제 글을 통해 `일간베스트`나 `컴밍아웃`이란 용어도 튀어나왔으니까요.

제 의견은 별족 님의 다른 페미니스트를 선언한 분에 동의하지 않는 것과 같이 제가 그 분들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은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별족 2016-07-05 12:11   좋아요 0 | URL
저,를 적대시한다는 생각은 안 드는데, 마립간 님이 언제나 `페미니스트`라는 말을 써서 묘사하시니까, 페미니스트인 저도 그런 느낌을 받는 거죠. 일반화가 가지는 폐해죠, 머.
 
지나 데이비스의 앤지 - Angie
영화
평점 :
상영종료


보고 있으면 심난한 여자주인공에 마음도 가고, 이해도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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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극의 칼 - The Blade
영화
평점 :
상영종료


무협이란 이렇게 쓸쓸하고 허무한 거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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