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 그림책은 내 친구 1
앤서니 브라운 글 그림, 장미란 옮김 / 논장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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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약간 괴기스럽고 음침한 그림책이다. 어른들이 읽으면 나름 재미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어린이용으로는 별로라고 생각된다.
그림책의 이야기 내용은 그저 그런 답답한 한 가족의 동물원 나들이를 묘사하고 있다. 주위 사람들에게 둔감하고 뻔뻔스럽고, 일방적인 아버지와 휴일 나들이 이후에 또 다시 저녁 준비와 설겆이가 기다리고 있는 어머니, 그리고 그 사이에서 먹을 일만 머리 속에 담겨져 있는 나와 동생. 씁쓸한 현시대의 겉도는 한 가족의 이야기이며, 사실 우리 주위의 거의 모든 가정들이 이런 식으로 삭막하게 살아가고 있다.

그림책의 그림은 여러가지 재미있는 숨은 그림들을 갖고 있다. 사람들의 모습을 동물의 형상으로 집어 넣기도 하고, 아버지를 화면 가득히 묘사한 것에는 흰 구름이 뿔로 나타나고, 심지어 웃도리 가운데 위로 보이는 가슴의 털은 여성의 치모로까지 묘사해 놓았다. 어른인 나는 이런 그림들을 보면서 낄낄거리고 웃고 말지만, 아이들에게 이런 그림이 과연 얼마만한 재미와 의미를 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나라면 이렇게 오랜만에 나들이 나가서 아빠하고 엄마하고 툴툴거리고 자기들 멋대로 다 하면서 그럴거라면 차라리 안나가고 집에서 혼자 노는게 더 좋을 것 같다. 그렇지만 내가 어렸을 때 우리 부모님은 이 정도는 아니었다. 나도 우리 아이에게 자상하고 싹싹한 부모가 되서 아이가 언제나 즐겁고 명랑하게 지낼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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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토마토 절대 안 먹어 (팝업북) 찰리와 롤라 13
로렌 차일드 글 그림, 조은수 옮김 / 국민서관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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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아이들은 자라면서 자아 발달 과정에서 무조건 부정을 하고 거부 의사를 나타내는 시기가 있다고 한다. 
20개월된 우리 아이도 무슨 말을 하면 먼저 머리부터 흔들며, 아직 제대로 된 말을 못하지만 "안~으" 란 소리를 낸다.
"무조건 싫어", "아냐", "안 할래", "안 먹어" 소리부터 먼저 한다는 것이다. 이럴 때 아이들을 달래서 음식을 골고루 먹게 하는 것은 꽤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  바로 이런 장면을 포착해서 그림책으로 만든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어린 동생에게 그럴 듯하게 꾸며서 여러가지 음식을 골고루 맛있게 먹게 한 그림책의 내용은 재미와 미소를 함께 주고 있지만, 이 책을 보면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그것은 바로 선의의 거짓말에 대한 허용여부와 유용성에 대한 문제이다. 만약 이 부분이 꼼꼼히 생각되지 못한 상태에서 이 책을 아이들에게 읽어 준다면, 아이들은 ’결과만 좋다면 적당히 거짓말을 하고 넘어가도 괜찮은 것이구나’라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동생에게 거짓말을 하는 오빠의 모습에 대한 평가나 토론이 꼭 필요한 책이라고 생각된다.

이 책을 보면서 반찬투정하는 아이를 둔 부모들은 나름대로 어떤 해결책을 얻을 수도 있을 지 모르겠다. 단조롭고 상투적인 식단을 식재료나 조리 방법, 음식의 구성 등을 바꿔봄으로써 아이들의 입맛을 유혹해 볼 수 있지 않을까도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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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나무 국민서관 그림동화 67
디디에 레비 지음, 최윤정 옮김, 티지아나 로마냉 그림 / 국민서관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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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책 읽는 나무>를 읽으면서 어른인 나도 책이 나무로 만들어진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읽는 도중에 문득 책이 더 많이 생산될 수록 그만큼 나무가 많이 훼손되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두가지 생각이 드는데, 우선 첫째로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들은 한정된 수명이 있지만, 그 수명이 다 된 이후에도 새로운 형태로 바뀌어 우리 곁에 또는 세상에 계속 존재해 나갈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들은 단절되고 파편화 된 것들이 아니라 시간적으로 과거가 현재와 이어지고, 또 현재도 미래로 이어져 나갈 것이라는 것을 알게 모르게 이 책을 통해서 은유적으로 아이들에게 가르쳐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이런 면에서 이 책은 좋은 책이라고 생각이 된다.

그러나 또 다른 면이 생각되어 지는데, 그것은 그러한 변화와 영속의 과정이 너무 사람 멋대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번개에 탄 나무를 종이로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그 나무 자체의 의사나 의지는 전혀 보여지고 있지 않다. 물로 그 나무가 평소 책을 좋아했다고는 하지만, 그 나무를 책으로 만들어 나가는 과정은 사람들의 일방적인 개발이요, 이용일 뿐이다. 이런 측면에서 어쩌면 자연은 사람 뜻대로 아무렇게나 다루어도 괜찮다는, 더 나아가서는 그렇게 개발되고 이용되는 자연도 그렇게 되서 좋아할 것이라는 그릇된 관념을 알게 모르게 아이들에게 심어주게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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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에서 - 셀레스틴느이야기 3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35
가브리엘르 벵상 / 시공주니어 / 199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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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밥을 먹고 산다는 것이 참 힘들다. 특히 인문학을 공부한 사람들은 더욱 그렇다.
이 책에서는 아기 생쥐 셀레스틴느의 곰 아저씨 에르네스트가 무슨 일을 했었는지 구체적으로 서술되어 있지는 않지만,
미술사를 읽고 싶다고 한 것으로 보나, 박물관을 주의 깊게 둘러보고 있는 것으로 보아, 아마도 아저씨는 인문학을 전공한
이후에 실업자로서 전전긍긍하면서 살고 있는 형편인 것 같다.

이 책을 아이들에게 읽어 주면서 여러가지를 이야기해 줄 수 있을 것 같다. 직장을 구하고 돈을 버는 것이 얼마나 고단하고
눈치를 봐야 하는 것인지, 박물관이라는 곳은 어떤 곳이며, 그런 곳에 가서는 길을 잃거나 어른 손을 놓치지 않기 위해
주의를 해야 한다는 점, 그리고 셀레스틴느가 두려워 했던 것처럼, 부모나 보호자가 만약 없어지게 된다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도 아이가 한 번쯤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아이들에게는 재미있고, 예쁜 것만 이야기해주거나 보여줘서는 안된다. 
인생의 힘들고 험한 것들도 사실 그대로 조금씩 알려주고 납득시켜 나가야 한다. 
그런면에서 이 책은 잔잔하고 부드러우면서도 아이들에게 많은 것을 남겨줄 수 있는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http://book.interpark.com/blog/jdrlee/12198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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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빠가 제일 멋져! 국민서관 그림동화 81
로스 콜린스 지음, 김영선 엮음 / 국민서관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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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사람은 짐승과 달리 무리를 지어, 즉 사회생활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자신이 필요로 하는 모든 먹을 것, 입을 것, 쓸 것들을 스스로 혼자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서로 나누어 생산하고 분배하면서 서로 돕고 협력하면서 살고 있다. 그 생산과 분배의 과정과 결과가 불공평하든, 부정의 하든 아니든 간에 어쨌든 모든 사람들이 모든 것을 다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나누어 맡아서 자기 할 일들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린 아이들에게 보모가 하고 있는 일, 사회에서 어른들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해서 어떤 입장과 느낌을 갖도록 지도해 주어야 할 것인가. 물론 더 좋은 직업도 있고, 더 돈벌이가 좋은 일도 있고, 부모가 바라는 자식의 앞날도 있을 것이지만, 그보다 먼저 가장 선행되어야 할 것은, 사회의 모든 일과 직업은 모든 것이 다 필요로 되는 것이고 다 소중한 것이라는 기본 인식이 아닐까.

그런면에서 보았을 때, 이 그림책의 결말은 아이들에게 잘못된 가치관을 심어줄 수 있다고 본다. 모든 최고의 동물들에게 최고의 방법을 가르쳐주는 선생님이기 때문에 쩍쩍이는 아빠에 대해서 자부심을 가질 수 있었다는 것은 결국 최고나 일등만이 전부라는 강박관념을 아이들에게 심어주게 될 것이라고 본다.

부모가 선생님이나 목사, 교수와 같은 집에서는 이런 책을 자녀들에게 좋다고 읽어 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럴수록 아이들의 어깨는 무거워 질 것이라고 본다.

http://book.interpark.com/blog/jdrlee/1219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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