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다 리어(Linda Lear)가 쓴 레이첼 카슨 평전은 완성도 높은 책이다. 리어는 단조로워 보일 수 있는 카슨의 삶에 그녀에게 영향을 준 주변 인물과의 관계, 카슨이 마주한 과학계의 유리 천장(glass ceiling)과 차별 등을 엮어 입체적으로 서술했다.

    

 

 

 

 

 

 

 

 

 

 

 

 

 

 

* [품절] 린다 리어 레이첼 카슨 평전: 시인의 마음으로 자연의 경이를 증언한 과학자(샨티, 2004)

 

    

 

리어는 카슨과 관련된 모든 자료를 소장하여 관리하고 있다. 그녀는 카슨이 가장 좋아했던 친구이자 연인인 도로시 프리먼(Dorothy Freeman)에게 보낸 편지까지도 가지고 있다. 카슨은 독신으로 살았지만, 이미 결혼한 도로시와 단둘이서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했다. 카슨은 도로시에게 보낸 편지에 나의 흰 히아신스라고 표현했을 정도로 그녀를 향한 애정을 숨김없이 드러냈다.

 

 

 

 

 

 

히아신스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아름다운 소년 히아킨토스(Hyakintos)에서 유래된 꽃 이름이다. 히아킨토스는 태양의 신 아폴론(Apollon)의 사랑을 받을 정도로 외모가 아름다운 소년이다. 아폴론은 히아킨토스를 사랑했다. 그는 만사를 제쳐두고 아미클라이(Amyclae, 스파르타로부터 남쪽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도시)에 사는 히아킨토스를 만나기 위해 스파르타에 자주 갔다. 두 사람은 함께 사냥개를 데리고 산속을 누비고 다녔다. 그러던 어느 날, 아폴론과 히아킨토스는 원반던지기 시합을 한다. 불행하게도 아폴론이 먼저 던진 원반은 땅에서 튕겨 올라 히아킨토스의 얼굴을 가격했다. 얼굴에 치명상을 입은 히아킨토스는 아폴론의 품속에 숨을 거둔다. 히아킨토스의 상처에 흘러나온 피에서 꽃이 피었고, 그 꽃이 바로 히아신스다.

    

 

 

 

 

 

 

 

 

 

 

 

 

 

 

 

* 메릴린 옐롬, 테리사 도너번 브라운 여성의 우정에 관하여: 자매애에서 동성애까지, 그 친밀한 관계의 역사(책과 함께, 2016)

 

    

 

예로부터 예술가들은 아폴론과 히아킨토스의 에로틱한 동성애에 초점을 맞춰 두 사람의 모습(아폴론이 죽어가는 히아킨토스를 안은 모습)을 묘사했다. 히아킨토스를 사랑해서 본인이 직접 그에게 다가간 아폴론처럼 카슨은 도로시에게 만나자고 적극적으로 표현했다. 그리고 카슨은 도로시가 사는 지역 근처에 갈 일이 생기면 두 사람이 묵을 호텔 방을 예약했다. 하지만  가지 정황만 가지고 카슨과 도로시를 동성애자로 규정하는 것은 과대 해석이다. 여성의 우정을 동성애로 치부하는 해석은 관계 속에서 피어난 두 사람의 지적 열정을 가린다[주]. 두 사람 모두 숲과 바다를 좋아했고, 함께 생물을 관찰했다

 

여성의 우정에 관하여는 친밀한 관계 형성과 깊이 있는 소통을 지향한 여성들의 우정과 사랑을 소개한 책이다. 이 책에 따르면 유럽 중산 계급 여성들 사이에 성애와 무관한 로맨틱한 우정’이 유행한 시기가 있었. 특히 독신 여성은 한 발 더 앞서 나가 결혼의 대안으로 여성끼리 모여 사는 공동체를 만들기도 했다. 이러한 사례로 비추어 볼 때 카슨과 도로시의 관계는 로맨틱한 우정에 가깝다. 카슨은 도로시와 오붓하게 지낼 수 있는 별장을 마련했고, 도로시와 함께 별장 근처에 있는 숲과 바다를 산책했다. 비록 도로시는 남편과 함께 살면서 카슨을 만나러 다니는 이중생활을 했지만(남편은 도로시가 카슨을 자주 만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오히려 남편은 두 사람의 관계를 지지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자연을 좋아하는 감정으로 이어진 두 사람의 우정은 더욱 돈독해졌다. 별장, 숲과 바다는 자연에 대한 애정을 마음껏 발산할 수 있는 두 사람만의 아늑한 장소였다.

 

카슨의 적극적인 구애는 외로움을 달래보려는 노처녀 인기 작가의 몸부림으로 봐서는 안 된다. 도로시를 향한 애정 표현으로 가득한 카슨의 편지를 보고난 다음에 침묵의 봄》의 논리 정연한 문체를 보면 묘한 괴리감이 생긴다. 하지만 도로시를 만날 때마다 마음이 들떴을 그녀의 모습은 과학자이자 작가로서의 평판을 떨어뜨리지 않는다. 오히려 그녀의 순수한 모습이 인간적으로 느껴진다.

 

친구 같은 어머니 마리아 카슨(Maria Carson)이 세상을 떠난 후 카슨과 도로시가 함께 있는 시간은 더 늘어났다. 암 투병에 지친 카슨에게 인생의 진정한 동반자를 찾는 일은 정말 중요한 문제였다. 도로시 프리먼은 카슨의 글을 좋아한 열혈 팬이 아닌 카슨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친구, 연인, 엄마와 같은 존재였다.

 

 

 

 

 

[] 독자에게 오해를 줄 수 있는 문장이라는 비판적인 의견이 있어서 이를 바로 잡기 위해 주석을 달았다.

 

동성애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동성애자라고 하면 정상적이지 않은 성적 취향의 변태를 떠올린다. 카슨과 도로시의 관계를 연인 관계, 동성애로 보는 관점이 틀렸다고 할 수 없다. 하지만 카슨 평전을 쓴 린다 리어도 그렇고, 지금까지 카슨 평전을 쓴 몇몇 저자는 두 사람의 관계를 사랑인지 우정인지 명확하게 구분하기 어려운 복잡한 관계로 중립적으로 바라볼 뿐 동성애에 초점을 맞춰 진술하지 않았다. 동성애에 대한 편견을 가진 사람이 여성의 우정을 동성애로 본다면 그녀들의 깊이 있는 정신적 교류보다 육체적 관계에 더 주목한다따라서 필자는 카슨과 도로시의 관계를 동성애로 보는 견해에 비판적인 입장을 밝혔다.

 

내 견해가 동성애적 관계는 여성의 우정보다 지적으로 열등하다로 읽혀질 수 있다는 의견을 받았다. 정확한 지적이다. 그러므로 주석을 통해 동성애자의 열등함을 전제 하에 여성의 우정을 강조한 것이 아님을 분명히 밝혀둔다. 성소수자의 역사를 돌아보면 지식인이나 예술가로 활동한 동성애자들이 있었다. 필자가 이 사실을 본 글에 언급하지 않았다. 내 실수다. 혹시 이 글을 읽고 조금이라도 기분이 상한 성소수자 독자가 있다면, 이 자리를 빌려 사과드린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20-12-03 21: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20-12-03 22:19   좋아요 2 | URL
syo님, 어서 오시고요. 글만 안 썼을 뿐이지 책을 꾸준히 읽었어요.. ㅎㅎㅎㅎ

지금은 동성애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과 편견이 과거보다 덜한 편이지만, 그래도 동성애라고 하면 사람들은 성적인 관계를 떠올립니다. 동성애자를 변태 취급하는 거죠. 그래서 성소수자 운동가나 페미니스트들이 동성애 차별을 비판할 때 동성애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제일 먼저 하는 말이 동성애자가 많아지면 HIV/AIDS가 퍼지면서 나라가 망한다고 말합니다.

미국과 유럽의 여권신장론자들이 등장할 때 사람들은 그녀들을 동성애자라고 조롱했어요. 이제는 흔한 단어인 ‘퀴어’가 과거에는 원래 동성애자를 부정적으로 가리키는 단어였듯이 동성애자라는 명칭 역시 그런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되었던 거죠. 남성 중심 사회에서 여성의 우정은 크게 주목받지 못했고, 오히려 부정적인 시선이 많았어요. 시간이 지나고 여권 신장에 대한 여성들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여성의 우정과 연대가 주목받기 시작했어요.

저는 카슨과 도로시의 우정이 ‘에로틱한 동성애 관계’로 비춰지면서 해석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뜻에서 말한 것이지 “동성애자는 지적으로 떨어진다”는 전제로 우정에 초점을 맞춘 것은 아닙니다. 성소수자의 역사를 돌아보면 지적으로 뛰어나고 예술적 감수성이 풍부한 동성애 커플이 있었어요.

syo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동성애 관계 속에서도 지적 열정의 교환이 가능하다는 전제”를 언급하지 않으면 잘못 읽혀질 수 있겠어요. 오랜만에 정말 좋은 의견을 받았어요. syo님의 의견을 수렴해서 수정하겠습니다. 고마워요. ^^

이하라 2020-12-03 2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셨어요? 별일 없으시죠.. 제가 못보고서 딴소리하는 건지도 모르겠는데 한동안 리뷰를 못뵌 것 같아서 안부인사 드립니다..

cyrus 2020-12-03 22:21   좋아요 2 | URL
이하라님이 못 본 게 아니에요. 5개월 동안 제가 알라딘 서재에 접속하지 않았어요. 무언가에 미친 듯이 하다가 갑자기 하는 걸 멈추는 사람이 있잖습니까? 제가 그런 사람입니다... ^^;;
 
레이첼 카슨 평전 - 시인의 마음으로 자연의 경이를 증언한 과학자
린다 리어 지음, 김홍옥 옮김 / 샨티 / 2004년 11월
평점 :
절판


 

 

 

 

평점

4.5점    ★★★★☆    A

 

 

 

 

 

두 개의 명제로 새로운 하나의 결론을 도출하는 형식을 삼단논법(syllogism)이라 한다. 우스갯소리로 유명한 책 중 하나인 침묵의 봄(Silent Spring)을 삼단논법으로 설명하면 이렇게 된다.

 

 

대전제: 고전은 지루하다.

 

소전제: 침묵의 봄은 고전이다.

 

결론: 침묵의 봄은 지루하다.

 

 

삼단논법이 틀리지 않으려면 대전제와 소전제 모두 정확해야 한다. 둘 중 하나라도 잘못되면 오류를 범하거나 억지 결론이 나온다. 똑똑한 사람은 이 삼단논법이 엉터리라는 것을 알아차린다. 고전을 읽는 경험이 생소한 사람들은 고전은 지루하다라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고전은 지루하다는 대전제는 개인의 주관적인 판단이며 편견이다. 논리적으로 정확하지 않다. 반면 소전제는 문제없다. 침묵의 봄20세기 환경 운동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고전이다.

 

그래도 침묵의 봄을 한 번쯤 읽어본 독자들은 읽는 내내 지루하다고 느꼈을 것이다. 그들의 반응을 충분히 이해한다. 그렇다면 침묵의 봄을 재미있게 읽을 방법이 있을까? 나는 있다고 생각한다. 침묵의 봄을 쓴 R. 카슨(Rachel Carson)의 일생, 그리고 침묵의 봄》 집필 과정을 알면 침묵의 봄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진다.

 

침묵의 봄(에코리브르, 2011)의 서문을 쓴 린다 리어(Linda Lear)1997년에 출간된 레이첼 카슨 평전(Rachel Carson: Witness for nature)의 저자다. 번역본은 2004년에 나왔는데 절판되었다. 린다 리어의 카슨 평전은 침묵의 봄을 이해하기 쉽게 만든 방대한 주석이다. ‘방대한이라는 형용사를 쓴 이유는 평전이 두껍기 때문이다. 700쪽이 넘는 벽돌 책이다. 무리한 요구일 수 있겠지만, 침묵의 봄》을 읽으려는 독자에게 카슨 평전을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리어가 쓴 침묵의 봄의 서문은 카슨 평전을 요약한 글이다. 서문에 언급된 카슨의 일대기와 업적은 평전에 담긴 내용의 반에 불과하다.

 

이제는 카슨과 그녀의 대표작 침묵의 봄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생각보다 그녀가 어떻게 살아왔고, 침묵의 봄을 어떻게 썼는지 제대로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예전에 나도 카슨과 침묵의 봄을 표면적으로 알고 있었는데, 평전을 읽으면서 카슨이 정말 뛰어난 글쓰기 실력을 가진 작가이자 숲과 바다를 좋아한 과학자라는 사실을 알았다.

 

침묵의 봄을 함께 읽으면서 만나고 있는 지인이 있는데, 그가 모임 후기를 썼다. 그는 후기에 침묵의 봄》이 출판되면서 카슨은 세상으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했다라고 식으로 썼다. 대중이 침묵의 봄》에 주목하자 기자와 학자들은 카슨의 성별과 외모를 트집 잡아 비난했다. 하지만 카슨과 침묵의 봄은 전문가와 대중에게 철저히 외면 받을 정도로 부당한 평가를 받지 않았다. 침묵의 봄이 카슨의 대표작으로 알려지다 보니 어떤 사람은 카슨이 침묵의 봄을 써서 명성을 얻었다고 생각한다. 절대 그렇지 않. 침묵의 봄을 쓰기 전에 카슨은 이미 베스트셀러 작가로 알려졌다. 카슨을 유명하게 만든 책이 우리를 둘러싼 바다(에코리브르, 2018).

 

카슨은 생태계에 관한 글이나 책을 쓰면서 조류학자와 생태주의자들을 자주 만났다. 자연을 사랑한 이들은 화학 살충제의 유해성을 경고한 카슨을 지지했고, 카슨이 책을 쓰는데 필요한 자료를 수집하는 데 큰 도움을 줬다. 카슨 사후에 침묵의 봄이 전 세계 환경 운동에 미친 파급 효과가 상당히 커서 그렇지 카슨이 살아있던 당시에도 침묵의 봄의 긍정적인 영향력은 높았다. 카슨이 여자라는 이유만 가지고 침묵의 봄에 흠집 내려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실제로 카슨은 그런 비난만 받으면서 고통스럽게 작가 활동을 하지 않았다. 지인이 카슨 평전을 읽었다면 카슨의 삶을 제대로 소개했을 것이다.

 

알면 사랑한다라는 말이 있다. 책을 쓴 저자를 알면 알수록 사랑하게 되고, 저자가 쓴 책이 더욱 재미있어진다. 카슨 평전을 읽으면 침묵의 봄에 드러나지 않은 카슨의 매력을 발견할 수 있다. 읽는 순서가 어떻든 간에 침묵의 봄과 카슨 평전을 함께 읽으면 평전이 더 재미있다고 느낀 독자가 있을지도 모른다. 카슨을 알면 알수록 재미있다.

 

 

 

 

 

 

 

Mini 미주알 고주알

 

 

* 29

 

 목사의 두 딸 가운데 공부를 더 잘한 마리아 맥린은 1997 우등으로 졸업하더니 다시 워싱턴 대학의 고등 과정에 입학했다.

 

 

정확한 연도는 1897이다.

 

 

 

* 37

 

 카슨은 한 살 때부터 어머니와 함께 숲과 과수원을 거닐면서 봄 날씨를 즐기기도 하고 꽃이나 새, 곤충의 이름을 익히기도 했다. 모녀가 야외에서 보내는 시간은 갈수록 더 길어졌다. 장녀 마리안과 장남 로버트가 없는 시간이면 둘은 함께 집안일을 하고, 이야기도 나누고, 책도 읽고, 그림도 그리고, 피아노도 치고, 마리아가 <엄마 거위>라는 시에 곡을 붙인 노래도 불렀다. 두 사람은 숲에서 본 것, 특히 새에 관해서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마더 구스(Mother Goose)는 구전 동요 모음집의 제목이다. ‘Mother’를 직역하면 엄마지만, 가장 많이 알려진 마더 구스의 우리말 제목은 거위 아줌마.

    

 

 

 

* 362

 

 카슨의 답변은 자신의 종교적 신념을 물어온 것에 대한 공식 대응으로서, 고심 끝에 내놓은 교묘한 절충안이었다. 이 답변에서 카슨은 자신의 깊은 영성을 숨기는 한편, 창조자와 진화 과정에 대한 생각 단순화해서 표현하고 있다.

 

 

의 오자.

 

 

      

* 493

 

 시민의 항의가 끊이지 않았음에도 주 정부 기관이나 연방 정부 기관은 코방귀도 뀌지 않고 이듬해에 살포 계획을 확대 강행하기로 했다.

 

 

콧방귀의 오자.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막시무스 2020-12-03 1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시민작가님의 알릴레오북스에서 침묵의 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내일방송 듣고나서 저도 읽을 계획인데 이렇게 좋은 글이 더 해져서 깊이 있는 독서가 될 것 같은 즐거운 예감입니다!ㅎ 좋은글 감사합니다!ㅎ

cyrus 2020-12-03 19:53   좋아요 0 | URL
막시무스님의 독서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막시무스님이 언급한 방송을 봐야겠어요. ^^

syo 2020-12-03 22: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런 꼼꼼이 같으니... 미주알고주알 코너의 고정팬입니다.

cyrus 2020-12-03 22:57   좋아요 0 | URL
언제 조기 중단될지 모릅니다... ㅎㅎㅎ
 
우치다 선생이 읽는 법 - 뾰족하게 독해하기 위하여
우치다 다쓰루 지음, 박동섭 옮김 / 유유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평점

 

2.5점    ★★☆    B-

 

 

 

 

이 글을 보려는 분들에게 한 가지 여쭤보고 싶다. 지금까지 살면서 만화책을 봤어만화책을 읽었어중에 가장 많이 들어본 말 또는 해본 말은 무엇이었는가?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대뜸 질문해서 죄송하다. 대답하지 않아도 된다. 솔직하게 말하면 나도 이런 질문에 대답하지 못한다.

 

책을 읽는 것책을 보는 것은 동일한 행위다. 우리는 두 눈()으로 시각적 텍스트를 받아들이고 이해하는데, 이러한 과정은 책을 읽는 행위책을 보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분명 어떤 사람은 만화책을 읽다라는 말을 했을 것이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만화책을 읽다라는 표현을 쓴 사람을 본 적이 없다. 그런 사람이 있을 텐데 내가 못 봤거나 기억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아무튼 만화책을 보다라는 표현을 더 많이 들어본 것 같다.

 

만화의 정의는 다양하다. 그러므로 만화를 한마디로 정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단순하게 만화를 정의하자면 한 편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연속적인 그림과 글의 조합이라 할 수 있다(권경민, 만화학개론참조). 우리는 그림을 눈으로 본다. 미술에 관심 있는 사람들, 즉 회화 속에 무궁무진한 이야기가 들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림을 읽다라는 말을 자주 사용한다. 그러나 일상에서는 그런 말을 잘 쓰지 않는다. 누군가는 그림에 문자 한 개도 없는데 어째서 그것을 읽을 수 있느냐고 반문할 수 있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틀린 말은 아니다. 물론, 따지는 걸 좋아하는 나로선 그림을 읽는행위를 받아들이지 않는 입장을 반박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설치미술가 바바라 크루거(Barbara Kruger)는 사진과 문자 텍스트를 결합한 작품을 선보이는데, 그녀의 작품 속에 문구가 항상 들어가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바바라 크루거의 미술 작품을 보고 있다고 표현해야 하나, 아니면 읽었다고 표현해야 하나? 그림 속에 있는 문자는 관람객들이 그림을 해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열쇠가 된다. 그러므로 그림을 읽다라는 표현이 잘못됐다고 볼 수 없다. 각설하고 만화책에 그림이 글보다 제일 많다. 그래서 사람들은 만화책을 읽다라는 말이 잘 쓰지 않는 것 같다.

 

뭐든지 읽으면 재미있다는 우치다 다쓰루(內田樹)라면 만화책을 읽다라는 표현을 어색하게 느끼지 않을 것이다. 우치다 선생은 책뿐만 아니라 만화책도 읽는다. 그는 만화책의 대사, 전시회의 그림, 광고에 적힌 문구 등을 읽는 것도 독서라고 말한다. 그렇다고 해서 우치다 선생이 주장하는 독서의 의미를 단순히 눈으로 훑어보는 행위와 동일한 것으로 이해하면 곤란하다. 우치다 선생이 말한 독서의 정의를 한마디로 정리하면 이렇다. 책이든 만화책이든 분야와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뭐든지 온몸으로 읽으면서 강렬한 신체적 쾌감을 느꼈다면 제대로 읽었다고 할 수 있다. ‘강렬한 신체적 쾌감은 독서를 통해 지식을 습득하면서 얻는 정신적 만족감 또는 우월감이 아니다. 책을 읽으면서 재미있다’, ‘책에 있는 내용을 더 자세히 알고 싶다라고 반응하는 감정들이 생겼다면 신체적 쾌감을 느낀 것이다.

 

우치다 선생이 읽는 법은 뭐라고 분류하기 어려운 책이다. 우치다 선생은 오랫동안 책, 독서 행위, 무예(武藝), 일본의 현실 등 다양한 주제의 잡문을 자신의 블로그에 공개했다. 책 제목만 보고 다독가의 책 읽는 방법론이라고 성급하게 판단하지 말 것. 이 책은 제목만 교양 에세이집인 블로그 글 모음집이다. 그래도 잡문이라고 해서 가볍게 봐선 안 된다. 이 책에 수록된 두 편의 글, <현실 각성><배우는 힘>은 지적 우월감에 사로잡혀 자만에 빠지거나 배움을 게을리 하는 독자들을 일깨우는 뾰족한 바늘과 같은 글이다. 나머지 글은 일본 저자의 책에 관한 내용이 주를 이루는데, 아마도 국내 독자들에게는 낯설고 생소할 것이다. 책을 보다가 흥미 없는 글이 나오면 과감히 건너뛰시라.

 

귀찮더라도 어떤 책을 읽을 땐 뾰족하게 독해(본 책의 부제)해야 한다. 저자도 완벽할 수 없는 사람이다. 저자가 책을 쓰다 보면 상식에 벗어난 주장을 할 수 있고, 잘못된 정보를 독자들에게 전달할 수도 있다. 본 책에 수록된 <토크빌 선생과 잡담>뾰족하게 독해’해야 할 내용이 있어서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글이다.

 

일단 먼저 <토크빌 선생과 잡담>에 대한 칭찬부터 하자면, 글의 전개 방식이 신선하고 재미있다. 우치다 선생은 이 글에서 자신이 미국을 분석한 책(제목은 저잣거리의 미국론’)을 쓰게 된 목적을 밝힌다. 그는 비전문가가 이해할 수 있는 미국론을 쓰기 위해 알렉시스 드 토크빌(Alexis de Tocqueville)미국의 민주주의를 참고했다. 우치다 선생은 토크빌이 무덤에서 살아 돌아온다는 가정을 해서 그를 독자로 상정한 미국론을 썼다고 한다. 글 중반부에 우치다 선생과 토크빌의 가상 대화(우치다는 토크빌과의 잡담을 망상이라고 표현했다)가 나온다. 두 사람은 국익을 위해 지배 야욕을 드러낸 미국의 추악한 역사에 대해 대화를 나눈다. 다음에 나올 문장은 두 사람의 가상 대화의 일부다.

 

 

 결국 일본열도를 원자폭탄(이라는 굉장한 병기를 미국인이 발명했지요) 두 방으로 초토화하고 그 후에 한반도를 불바다로 만들고 인도차이나반도를 불바다로‥…. (249)

 

 

인용문의 발언자는 우치다 선생이다. 토크빌은 20세기에 미국이 한 일을 잘 모르기 때문에 우치다 선생은 19458월에 미국이 일본에 원자폭탄을 두 번이나 투하한 일과 미국이 참전한 6·25 전쟁과 베트남 전쟁을 설명해준다.

 

그런데 미국인이 원자폭탄을 발명했다는 우치다의 말은 사실과 다르다. 우치다 선생이 현대 문명을 잘 모르는 토크빌을 위해서 쉽게 설명했다고 해도, 이렇게 단순하게 설명하면 곤란하다. 어차피 토크빌은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서 우치다 선생의 설명을 알지 못한다. 하지만 망상이나 다름없는 가상 대화를 지켜보고 있을 독자들을 생각하면, 우치다 선생의 발언은 문제가 있다.

 

원자폭탄이 미국에서 개발되었다. 이건 틀림없는 사실이다. 2차 세계 대전 당시 미국 정부는 비밀리에 맨해튼 계획(Manhattan Project)을 진행하여 핵무기를 개발했다. 맨해튼 계획에 참여한 연구 시설 중에는 영국, 캐나나 대학들이 포함되었으며 전 세계 과학자들이 미국이 주도한 극비 무기 개발 계획에 합류했다. 맨해튼 계획에 합류한 학자 중에 덴마크 출신의 닐스 보어(Niels Bohr)가 있었다. 역시 맨해튼 계획에 합류한 엔리코 페르미(Enrico Fermi, 이탈리아 출신)존 폰 노이만(John von Neumann, 헝가리 출신)은 미국으로 귀화한 학자들이다.

 

우치다는 본 책 서문(13)복잡한 문제를 복잡한 채로 다루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역사를 바라볼 때도 마찬가지다. 역사적인 사건을 입체적으로 해석하지 않으면 편파적인 오류를 범할 수 있다. 원자폭탄의 개발 역사를 면밀히 살펴보면 미국인이 원자폭탄을 만들었다라고 말할 수 없게 된다. 원자폭탄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정치적 및 외교적 이해관계와 원자폭탄 개발에 참여한 과학자들의 속사정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다. 자세한 내용은 원자폭탄 만들기2(마이클 로즈, 사이언스북스, 2003)을 참조하시라.

 

 

그 다음 문장(251)은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우치다: 그러고 보면 맥아더 원수도 필리핀에서 철수할 때에 “I Shall return”이라고 했으니까요.

 

토크빌: “잠깐만 그 사람은 누구야?”

 

우치다: 전쟁 전에는 필리핀의 임금 같은 존재였고 일본이 전쟁에서 진 후에 최고사령관으로 온 사람입니다.

 

토크빌: ‥… 식민지 총독 같은 사람이구먼.”

 

우치다: 그렇지요.

 

 

1940년대 일본은 대동아 공영권을 내세워 동아시아 국가들의 침략과 지배를 정당화했다. 토크빌의 고국 프랑스는 영국과 함께 제국주의 열강으로 부상하면서 아프리카 대륙과 인도차이나반도의 동부 지역을 식민지로 삼았다. 토크빌은 제국주의를 옹호한 인물이다. 이러한 사실들을 생각하면 맥아더(Douglas MacArthur)를 식민지 총독과 같은 사람이라고 평가하는 두 사람의 말에 맞장구치고 싶지 않다. 19세기 미국의 식민 정책과 대외적으로 패권적인 지배를 행사한 팍스 아메리카나(Pax Americana)의 실상은 비판받아야 한다. 하지만 누가 누굴 보고 미국을 욕하고 있는가.

 

우치다가 의도한 것인지 알 수 없으나 맥아더를 식민지 총독과 같은 사람으로 보는 그의 입장은 일본의 과거사를 은근슬쩍 회피하고 부정하는 뉘앙스를 드러낸다(물론 내가 지적한 문제의 내용만 가지고 그를 극우라고 판단할 수 없다). 일본의 극우는 미국의 침략 행위를 비판하는 동시에 일본을 식민지와 동일한 선상에 있는 전쟁 피해국의 위치에 놓으면서 과거사를 왜곡한다. 그렇게 되면 전범국가 일본의 동아시아 침략에 대한 관심은 줄어들며 이에 대한 국제적 지탄을 면피할 수 있다.

 

우치다 선생은 <독자와 책 구입자>라는 글에서 (자신을 향한) 비판이 옳다면 나는 반론할 수 없고 해서도 안 된다라고 밝혔다(377쪽 참조). 우치다 선생은 자신의 글을 뾰족하게 독해한 내 의견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나는 일본어를 쓸 줄 모르며, 우치다 선생은 한국어를 모른다.

 

 

    

 

 

 

Mini 미주알 고주알

 

 

* <비인정한 세 남자> 124

 

  아무리 시적이라 해도 땅 위를 뛰어다니고 돈 계산을 잊어버릴 틈이 없다. 셸리가 종달새 소리를 듣고 탄식한 것도 무리는 아니다.[]

 

 

[] 나스메 소세키(夏目漱石)풀베개머리말에 있는 문장이다. 셸리(Percy Bysshe Shelley)는 영국의 시인이며 종달새에게 또는 종달새에 부쳐라는 제목으로 알려진 시 To a Skylark를 썼다.

 

 

 

 

* <에크리튀르> 467

 

  미셸 푸코는 2천 명의 독자를 상정해서 언어와 사물[]을 썼음을 확실히 밝혔다.

 

 

[] 언어와 사물의 국내 번역본 제목은 말과 사물(민음사, 2012)이다. 본 책 484쪽에 미셸 푸코는 말과 사물을 출판할 때 책의 내용을 이해할 수 있는 독자를 프랑스 국내에서 최대 2천 명으로 보았다라는 문장이 나온다. 언어와 사물말과 사물은 같은 책이다. 말과 사물의 원서명은 ‘Les mots et les choses’이다. ‘mot’는 말, 단어를 뜻하는 프랑스어다. 언어를 뜻하는 프랑스어는 ‘langue(랑그). 랑그는 파롤(Parole)과 함께 소쉬르(Ferdinand de Saussure)의 언어학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이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3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카스피 2020-12-04 03: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치다란 사람이 맥아더 장군을 식민지 총독으로 말한것은 과거사를 회피하기 위한 발언일수도 있지만-물론 이것이 맞겠지요-제가 알기로는 실제 맥아더 장군의 부친이 과거 필리핀 임 미국 식민지 시절에 주둔한 사령관인지 총독인지로 있었던 것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인것 같습니다.

cyrus 2020-12-04 10:58   좋아요 0 | URL
우치다가 맥아더를 “전쟁 전에는 필리핀의 임금 같은 존재”였다고 언급했는데 이 문장만 보고 몇몇 독자는 맥아더가 필리핀 육군 원수였다는 사실을 한눈에 알아차리지 못했을 것입니다. 밀리터리 덕후가 아닌 독자들은 맥아더가 한 일을 모르고 지나쳤을 거예요. 제가 가상 대화의 전개에 초점을 맞춰서 읽다보니 맥아더에 대해서 알아보지 못했어요. 맥아더의 아버지가 필리핀의 군정 총독이었다는 사실을 이번에 처음 알았어요. ^^

페크pek0501 2020-12-04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뵙습니다. 반갑습니다.
저도 이 저자의 책을 두 권 가지고 있어요. 생각난 김에 찾아봐야겠네요.

앞으로 cyrus 님의 왕성한 서재 활동을 기대합니다.
 

 

 

미주(尾註)알 고주(考註)

 

EP. 1

 

 

미주알 고주알: 아주 사소한 일까지 속속들이

미주알: 항문에 닿아 있는 창자의 끝부분

고주알: 미주알과 운을 맞추기 위해 만들어진 의미 없는 단어

 

 

미주(尾註): 논문 따위의 글을 쓸 때, 본문의 어떤 부분의 뜻을 보충하거나 풀이한 글을 본문이나 책이 끝나는 뒷부분에 따로 달아놓은 것

 

고주(考註): 깊이 연구하여 해석하거나 풀이함 또는 풀이한 주석

 

 

 

 

 

 

 

 

 

 

 

 

 

 

 

 

 

 

 

 

* 레이첼 카슨 침묵의 봄(에코리브르, 2011)

 

 

 

 

침묵의 봄(Silent Spring)1962년에 나온 책이다. 2022년은 침묵의 봄출간 60주년이다. 아직 오지 않은 그해에 독자들은 어떤 작가의 책, 어떤 분야의 책을 선호할지 섣불리 예상할 수 없다. 그래도 나는 독자와 전문가들이 침묵의 봄에 주목할 것이라고 예상해본다. 올해 읽은 것을 포함하면 나는 침묵의 봄을 네 번 읽었다. 고등학생이었을 때 교내 과학도서 독후감을 쓰기 위해서 읽은 책이 침묵의 봄이었다. 나는 침묵의 봄환경 운동을 촉발한 고전이면서도 대중적인 과학책이라고 보는데, 이미 오래전부터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2010년대에 들어서 침묵의 봄》을 두 번 읽었고(한 번은 자발적인 독서였다. 그다음은 알라딘 과학도서 리뷰 대회에 응모하려고 읽었다), 최근에 독서 모임 필독서로 선정돼서 다시 책을 펼쳤다.

 

이제 사람들은 침묵의 봄을 안 읽어도 이 책의 핵심 내용이 뭔지 다 안다. 침묵의 봄무분별한 화학 살충제 사용으로 파괴된 생태계의 실태를 고발한 책이다. 어떤 사람들은 침묵의 봄에 이런 반응을 드러낼 것이다. “화학 살충제의 유해성을 모르는 사람이 없는데 이 책을 꼭 읽어야 하나요?” “카슨이 침묵의 봄을 쓰지 않았으면 지금쯤 아프리카에 사는 사람들이 말라리아에 걸려 죽지 않았을 거예요.” 이러한 반응을 보인 사람들의 공통점이 있다. 침묵의 봄을 굳이 읽을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어쩌면 이 사람들은 침묵의 봄을 안 읽었을 것이다. 아니면 한 번 읽은 적이 있는데 침묵의 봄이 왜 중요한 책인지 인식하지 못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는 그런 사람의 독서가 문제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누구나 처음엔 다 그렇다.

 

침묵의 봄살면서 한 번 정도 읽어야 할 책이 아니다. 인간의 욕심으로 생태계가 줄어드는 상황이 이어진다면 이를 심각하게 여긴 과학자와 환경운동가들이 생태계 보전의 필요성을 강조할 것이다. 그럴 때 자주 거론되는 책이 바로 침묵의 봄이다. 이 책은 1962년부터 현재까지 대중에게 생태학적 경각심을 일깨워주고 있다. 카슨의 업적을 부정하는 사람들은 그녀를 아프리카인을 죽인 살인자로 여긴다. DDT 사용이 전면 금지되면서 말라리아 원충에 감염된 모기의 개체 수가 증가했고, 이로 인해 수많은 아프리카인이 말라리아와 같은 전염병에 걸려 사망했다. 지금도 말라리아와 티푸스 감염을 막기 위해서 인도, 스리랑카, 중국 일부 지역은 DDT를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DDT에 저항성을 나타내는 모기들이 늘어나고 있다. DDT에 저항성을 가진 모기는 이미 1950년대에도 확인됐다. 모기는 계속 진화를 거듭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DDT가 언제까지 효과를 볼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중요한 사실은, 카슨은 살충제를 전면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았다. 침묵의 봄을 안 읽었거나 침묵의 봄이 어떤 책인지 대충 아는 사람들은 카슨을 화학 물질 자체를 혐오한 사람으로 취급한다. 그녀를 향한 부정적인 평가 중 상당수는 침묵의 봄을 오독하거나 왜곡하고 있다. 침묵의 봄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 보면 카슨이 화학물질의 위험성을 알고, 제대로 사용하자라고 강조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화학 살충제의 전면적인 금지를 주장하려는 것은 아니다. 내가 지적하려는 것은, 독성이 있고 생물학적 문제를 일으킬 잠재성을 가진 살충제를 그 위험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의 손에 쥐어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수많은 사람에게 이 독성물질을 다루도록 허락했다. 그들에게 어떤 동의를 구하거나, 안전한 사용을 위해 필요한 지식을 알려주지도 않은 채 말이다. (37, 밑줄은 필자가 문장을 강조하기 위해서 한 것)

 

 

본의 아니게 침묵의 봄서평과 비슷한 글을 쓰고 말았다(서평 형식은 아니지만, 이번에 쓴 글을 포함하면 세 번째로 쓴 침묵의 봄서평이다). 사실 이 글을 쓴 진짜 목적은 침묵의 봄을 읽으면서(두 달 동안 읽었으니 꽤 오래 읽었다) 내가 기록한 주석(註釋)들을 모아 공개하는 것이다. 이 글이 이제 막 침묵의 봄을 읽으려는 독자와 침묵의 봄을 읽어본 적이 있는 독자들 모두에게 유용한 정보가 되길 바란다.

 

 

 

 

 

침묵의 봄 제사(題詞)

 

나는 인간이라는 종()에 관해 비관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

인간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너무나도 교묘하게 행동한다.

인간은 자연을 투쟁의 대상이자 굴복시켜야 할 상대로 인식한다.

인간이 이 지구를 무시하고 마구잡이로 대하는 대신

지구에 순응하고 감사하게 생각한다면

우리의 생존 가능성은 조금 더 높아질 것이다.

 

- 엘윈 브룩스 화이트(Elwyn Brooks White)[]

    

 

    

 

 

 

 

 

 

 

 

 

 

 

 

* [절판] 윌리엄 사우더, 레이첼 카슨: 환경운동의 역사이자 현재(에코리브르, 2014)

    

평점: 4점   ★★★★   A-

 

 

     

[] 살충제 문제에 관한 신문기사를 일상적으로 스크랩하고 최근 이슈를 꾸준히 파악해온 카슨은 이미 살충제에 관한 자료를 수북하게 확보해놓은 상태였다. 카슨은 독성 화학물질의 사용 확대에 따른 문제를 파헤칠 누군가가 롱아일랜드 소송에 대해 보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법정은 해안이 아닌 만큼, 자신이 직접 그곳을 방문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대신 그 일을 맡아줄 적임자다 싶은 사람을 접촉했다. 바로 <뉴요커>의 편집자 E. B. 화이트였다. 카슨은 화이트에게 롱아일랜드 소송에 대해 들려주며 <뉴요커>가 그 문제를 좀 다뤄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카슨은 몇 년에 걸쳐 화학 살충제가 인간의 행복에 위협이 된다는 것을 확신했노라고 말했다. 그리고 화이트에게 이 사실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연구 결과 및 보고서를 수십 편보내주겠다고 제의했다. 화이트는 즉시 카슨에게 답장을 띄웠다. 그리고 살충제 문제는 다른 촉각을 곤두세우는 중요한 관심사이자 걱정거리라고 맞장구쳤다. 화이트는 살충제 사용과 관련된 논의에서 늘 어떤 특정 집단이나 이해 관계자들만 고려할 뿐 결코 지구 자체를고려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에 불안을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당시 그는 화학 살충제의 유해성 문제와 관련된 재판 보도 건을 떠맡기는 너무 바빴다. 그래서 대신 카슨의 편지를 <뉴요커>의 윌리엄 숀에게 다시 보내 그 일을 맡을 만한 누군가를 찾아볼 의향이 있는지 알아보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화이트가 진짜 염두에 둔 것은 카슨 자신이 직접 그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화이트는 당장 <뉴요커>에 지면을 할애하지는 않았지만, 숀이라면 그녀의 제안을 귀담아 들을 거라 확신했다. (윌리엄 사우더, 레이첼 카슨, 370~372쪽 본문 발췌)

    

 

 

 

 

감사의 글, 7

 

  1958, 뭇 생명이 사라져버린 작은 세계에 관한 아픈 경험을 담은 허킨스(Olga Owens Huckins)[]의 편지를 읽고, 나는 오랫동안 관심을 가져오던 문제에 대해 다시 한 번 주의를 환기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 책을 써야겠다는 절실함을 느꼈다.

 

    

 

 

 

 

 

 

 

 

 

 

 

 

 

* [품절] 린다 리어 레이첼 카슨 평전: 시인의 마음으로 자연의 경이를 증언한 과학자(샨티, 2004)

 

 

평점: 4.5점   ★★★★☆   A

    

 

 

[] 롱 섬 소송 건은 많은 사람들이, 특히 1957년 봄과 여름에 자신의 소유지에 살포를 당한 경험이 있는 펜실베이니아 주, 뉴욕 주, 뉴잉글랜드 지방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았다. 농무부와 몇몇 주 기관들은 매미나방, 천막벌레나방 유충, 모기의 습격을 퇴치하기 위해 연료유에 DDT를 섞어 그 일대를 살포했었다. 뉴햄프셔 주 힐스보로에 사는 유기 원예가이자 자연주의자인 베아트리체 트럼 헌터 역시 그 피해자 중 한 사람으로 이 박멸 조치에 유난히 비분강개하고 있었다. 헌터의 성난 편지는 또 한 사람, 뉴잉글랜드 인으로 올가 오웬스 허킨스의 동참을 이끌어냈다.

  허킨스는 작가이자 연사요 전 보스턴 포스트의 문학 담당 편집자였다. 그녀와 남편은 매사추세츠 주 덕스베리의 자신들 집 부근에서 거대한 새 보호 구역을 운영하고 있었다. 허킨스가 보스턴 포스트우리를 둘러싼 바다에 대해 근사한 서평을 실어줘 카슨이 감사 편지를 보냈던 1951년 이래 둘은 이따금씩 소식을 주고받는 사이였다. 덕스베리에 있는 허킨스의 땅 역시 뉴햄프셔의 헌터 여사 땅처럼 1957년 여름 모기 박멸을 이유로 여러 차례 살충제 세례를 당했다. 그 일로 많은 새가 죽고 새들의 보금자리, 연못, 목욕통이 오염되었다. 공중 살포는 비인간적이고 비민주적이고 아마도 위헌적인 행위일 것이라고 생각한 허킨스는 헌터의 보스턴 해럴드편지 사본을 카슨에게 보냈다.

헌터의 편지는 각계로부터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이런 의견들 역시 보스턴 해럴드에 실렸다. 그 첫 번째는 매사추세츠 주 와밴에 사는 R. C. 코드맨의 것이었다. 주의 살포 계획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신원을 밝힌 그는 주의 조치를 지지했고 야생 동식물에 해를 입힌다는 사실을 극구 부인했다. 코드맨은 헌터의 주장을 깎아내리면서 중독반대위원회 회원들을 이성을 잃었다고 몰아붙였다.

  이 일로 더욱 발끈한 허킨스는 보스턴 해럴드에 신랄한 반박 편지를 써 보냈다. 그리고 카슨에게는 이 편지의 사본과 함께 자기 새들이 입은 피해 사례를 적어 보내주었다. 허킨스의 편지는 카슨의 관심에 더욱 불을 지폈다.

허킨스에 따르면 참을 수 없는 최악의 상황을 해결하는 방법은 간단했다. “생물학적 과학적으로, 즉각적 장기적으로 야생 동식물과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가 낱낱이 밝혀질 때까지 공중에서 독을 살포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는 것이었다. 카슨도 진심으로 박수를 보내고 싶은 주장이었다. (린다 리어, 레이첼 카슨 평전, 493~495쪽 본문 발췌)

 

    

 

 

 

서문, 14

 

  레이첼 카슨은 자연학습운동[]에 적극적인 동조자이던 어머니 덕분에 어려서부터 자연과 친하게 지냈다.

 

 

[] 마리아 카슨은 여성들만 있는 집안에서 자라났다. 어머니는 자기 의견이 확실하고 독립적인 여성이었다. 두 딸은 이런 어머니의 기질을 물려받았다. 어머니는 밀어주긴 하되 결코 간섭은 하지 않는 남편의 후원을 등에 업고 정력적으로 자녀 교육과 사회생활을 해나갔다. 마리아는 책을 열심히 읽었다. 그녀는 여가 시간은 자기 자신과 아이들의 삶의 질을 향상하는 데 써야 한다고 믿었고 또 그렇게 했다. 그녀가 가장 관심을 보인 분야는 자연사였다. 당시에 이런 열정을 가진 사람은 비단 그녀만이 아니었다. 식물 연구, 조류 관찰, 자연 공부는 1900년을 전후해 아마추어 자연주의자들, 특히 교육 받은 중산층 여성 사이에서 선풍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킨 분야였다. 여성지, 문학잡지, 아동 서적에서는 새 이야기를 빈번하게 다뤘다. 새의 습성을 알아가면서 자연을 사랑하고 자연 보호에 정서적으로 공감하게 된 젊은 독자들에게 새에 관한 지식 쌓기가 각별한 관심사가 되었다. 유능한 여성 작가들은 살아있는 생명체, 특히 새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비범한 책과 논문을 잇달아 발견했다. 이런 경향은 1875년에 시작되어 제1차 세계대전 뒤까지 이어졌다. (린다 리어, 레이첼 카슨 평전, 32~33쪽 본문 발췌)

 

    

 

 

 

2장 참아야 하는 의무, 30

 

 모든 생명체의 에너지원이 되는 태양 빛에도 해로운 방사능이 존재한다.[]

 

 

[] 항공 승무원 1096명의 방사선 피폭량이 원자력 발전소 종사자 평균의 10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타 방사선 관련 직군 중 월등히 높은 상황이지만 이에 대한 관리와 예방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원자력발전소 종사자의 평균 피폭량은 0.43mSv(시버트). 일반적으로 100mSv 내에서는 방사선 피폭에 의한 유의미한 기능부전이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보지만 장기간 꾸준한 노출에 따른 암 발생율의 증가 등은 보고되고 있다. 승무원 중 방사선 피폭량이 가장 많은 운항 승무원의 5(2015~2019)피폭량은 25.44mSv, 객실 승무원의 피폭량은 22.02mSv에 달한다. 이는 항공편이 방사선이 급증하는 태양 폭발(태양 폭풍: 태양의 흑점이 폭발하여 100억 톤의 방사능 물질[우주 방사선, 우주선]과 자기장이 방출되는 현상, 이로 인해 지구의 모든 전자기기는 고장이 나며 심하면 대규모 정전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 경보 발령 시에도 고위도에서 고고도 운항을 한 까닭으로 해석된다. 태양 폭발 경보 때 고고도 비행은 방사선 피폭 위험성을 높인다. 이때 고고도 운항을 한 항공기는 북극 항로가 아닌 우회 항로를 이용한다는 이유로 고도를 낮추지 않았는데 우회 항로는 방사선 피폭량을 크게 줄이지 못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항공기 승무원, 원전 종사자 10배 넘는 방사능 노출되지만 대책 없다] 여성신문, 2020. 9. 23, 발췌 요약)

 

 

 

2장 참아야 하는 의무, 32

 

  스프레이, 분말, 에어로졸 형태의 이런 화학제품들은 농장 정원 가정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는데,[] 해충은 물론 익충까지 모든 곤충을 무차별적으로 죽였고 노래하는 새와 시냇물에서 펄떡거리며 뛰놀던 물고기까지 침묵시켰다. 모든 생물을 위험으로 몰고 가지 않는 적절한 양의 화학물질만이 살포된다고 믿는 사람이 있을까. 이런 화학물질은 살충제(insecticides)가 아닌 살생제(biocides)라고 해야 할 것이다.

 

 

[] DDT의 용도는 무궁무진했다. 분말 형태로도, 여러 가지 액상 스프레이 형태로도, 분무기 형태로도 사용할 수 있었다. 1945년부터 주부들은 백화점에서 DDT를 분무기 형태로 구입하기 시작했다. 이 분무기는 나중에 오존층을 파괴하는 물질로 밝혀진 프레온을 추진제로 사용했다. (윌리엄 사우더, 레이첼 카슨, 21~22)

 

    

 

 

 

2장 참아야 하는 의무, 32

 

  다윈이 제창한 적자생존론(survival of the fittest)[]을 증명하듯, 곤충은 살충제에 내성을 지닌 놀라운 종으로 진화해갔다. 그러다 보니 이런 곤충에 사용하기 위한 더욱 강력한 살충제가 나오고 그다음엔 이보다 독성이 더 강한 살충제가 등장하는 악순환이 계속되었다.

 

 

[] 적자생존이라는 용어를 처음 쓴 사람은 다윈이 아니라 허버트 스펜서(Herbert Spencer). 다윈은 종의 기원개정 5판에 이 용어를 처음 언급했다.

 

 

 

 

3장 죽음의 비술, 40

 

  합성 화학 살충제 산업의 급작스러운 부상과 놀랄 만한 확장이 문제의 원인이다. 이 산업은 제2차 세계대전의 산물이다. 화학전에 사용할 약제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몇 종류의 물질은 곤충에 치명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발견은 우연하게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인간을 죽음에 이르게 할 약제를 시험하는 데 곤충류가 자주 사용된[] 때문이었다.

 

 

[] 어색한 표현이므로 사용되었기라고 써야 한다. 이 책을 여러 번 읽고 나서야 오자를 발견했다.

 

    

 

 

3장 죽음의 비술, 57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마법사 메데이아(Medea, Medeia)는 남편 이아손(Iason)의 애정을 가로 챈 연적의 등장에 분노를 느낀 나머지, 이 새 신부에게 마법의 약물이 묻은 웨딩드레스를 선물한다. 이 옷을 입은 신부는 고통스러운 죽음을 맞게 된다. 이런 간접 살인은 오늘날의 침투성 살충제와 흡사하다. 이 물질은 식물이나 동물체에 흡수되면 메데이아의 옷처럼 강한 독성을 발휘한다.[] 즉 독이 들어 있는 수액이나 혈액을 곤충이 빨아먹음으로써 박멸될 수 있다는 것이다.

 

    

 

 

 

 

 

 

 

 

 

 

 

 

 

 

 

 

 

* 게르하르트 핑크 Who: 그리스 로마 신화 속 인물들(예경, 2012)

    

평점: 3점   ★★★   B

 

 

 

[] 이아손과 아르고호 영웅들을 도와 황금 양털을 얻을 수 있게 해주었으나 배은망덕한 이아손이 자신을 버리자 잔인하게 복수했다. 이아손의 아내가 된 메데이아는 그의 아버지를 젊어지게 했고, 펠리아스의 왕위를 빼앗은 후 그 딸들에게 그들의 아버지도 젊게 해주겠다고 속여 펠리아스를 죽이도록 만든다. 생명의 위협을 느낀 메데이아는 남편 이아손과 함께 코린토스로 망명해 두 아들을 낳고 한동안 행복하게 살았다.

 그러나 소름 끼치는 메데이아에게 싫증이 난 이아손은 새로운 짝을 찾기 시작했고, 코린토스의 왕인 크레온의 딸 글라우케를 새로운 신부로 맞이하기로 결심해 그녀와 약혼한다. 크레온은 콜키스 출신 여자는 그리스인과 정식으로 결혼할 권리가 없다는 관례를 들어 메데이아를 이아손에게서 떼어놓은 다음 아예 나라에서 추방시키려 하였다. 아무리 애를 써도 남편의 마음을 돌릴 수 없었던 메데이아는 결국 버림받은 아내가 될 자신의 운명에 순응하지 않았고, 젊은 신부에게 화려한 드레스를 선물로 보냈다. 그러나 신부가 이 옷을 걸치는 순간 옷이 불타오르기 시작했고, 글라우케와 딸을 구하기 위해 달려온 그녀의 아버지는 불에 타 죽고 말았다. 메데이아는 이아손에게 큰 괴로움을 주기 위해 자신의 두 아들을 칼로 찔러 죽이고는 용이 끄는 마차를 타고 아테네로 날아갔다. 아테네 왕 아이게우스는 그녀를 따뜻하게 받아주고 아내로 삼아 아들도 하나 두게 된다. (게르하르트 핑크, Who: 그리스 로마 신화 속 인물들, 예경, 102~103쪽 발췌 요약)

 

 

카슨은 피부에 스며드는 살충제의 유해성을 독이 묻은 옷에 비유했지만, 그리스 로마 신화 원전에 묘사된 옷의 독극물은 발화성 물질이다. 그리고 남편 이아손의 애정을 가로 챈 연적의 등장이라는 표현도 그리스 로마 신화 원전에 나온 내용과 다르다. 카슨이 말한 연적은 글라우케를 가리키는데, 이아손은 코린토스의 왕을 차지하기 위해 글라우케에게 적극적으로 접근한 끝에 약혼에 성공했다.

 

 

 

 

9장 죽음의 강, 165

 

  삼림을 보존하면서 동시에 물고기를 살리는 방법이 분명히 존재한다. 모든 강이 죽음의 강으로 변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자포자기적인 태도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는 지금까지 알려져 있는 대안들을 좀 더 폭넓게 활용해야 하며 지식과 자원을 총동원하여 새로운 대안을 개발해나가야 한다. 가문비나무벌레[]의 억제에서는 기생충을 활용하는 방법이 살충제보다 효과적이었다는 사례가 기록으로 남아 있다. 이런 자연 방제를 최대한 사용할 필요가 있다.

 

 

[] 생물종에 대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국가생물지식정보시스템에 가문비나무벌레라는 이름을 가진 곤충이 등록되어 있지 않다. 이름에 가문비나무가 들어간 곤충은 총 6종이다. 가문비나무좀(학명: Polygraphus subopacus), 가문비애나무좀(학명: Cryphalus piceae), 가문비가는나무좀(학명: Crypturgus pusillus), 북방가문비애나무좀(학명: Pityophthorus jucundus), 가문비나무잎말이진딧물(학명: Mindarus abietinus), 가문비뿌리나무좀(학명: Dryocoetes autographus)이다. 여섯 종 모두 산림 해충으로 분류되어 있다.

 

가문비나무벌레로 번역된 원문은 ‘spruce budworm’이다. 이것은 사과잎말이나방(학명: Choristoneura longicellana)의 일종인 ‘eastern spruce budworm(학명: Choristoneura fumiferana)이다. 우리말 이름이 없어서 번역하기 쉽지 않다. 구글에 ‘Choristoneura fumiferana’을 검색하면 가문비나무잎말이나방이라는 이름도 같이 나오는데, 학계가 정식으로 지정한 이름은 아니다. 그래서 역자는 가문비나무벌레라고 번역했다(‘spruce’는 가문비나무를 뜻하는 단어다).

 

 

 


댓글(8) 먼댓글(0) 좋아요(3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20-12-02 13: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20-12-02 16:54   좋아요 1 | URL
네, 저는 잘 지내고 있어요. 글만 안 썼지 책을 꾸준히 읽으면서 지냈어요. ^^

stella.K 2020-12-02 1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 몇달 안 보이더니 이제 또 막 쏟아내는구나.
진정한 독서가다운 면모가 돋보이는군.
사람들은 말하지. 코로나 펜데믹은 생태계를 지속적으로
파괴해 온 인간에 대한 자연의 심판이다.
인간과 자연이 분리하기 위한 거라는 시각도 있고.
그러면서 레이첼 카슨의 책이 다시 한 번 주목 받기도 하고.
읽긴 읽어야 할 것 같은데 선뜻 손이 안 가기도 해.ㅠ

cyrus 2020-12-03 13:29   좋아요 0 | URL
또 언제 사라질지 모릅니다... ㅎㅎㅎ

<레이첼 카슨 평전>에 <침묵의 봄>의 집필 과정이 나와요. 책이 만드는 과정과 카슨의 삶을 알고난 후에 <침묵의 봄>을 읽으면 지루하고 어렵지 않을 거예요. ^^

syo 2020-12-03 2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논문입니까....
....숭배해도 될까요??

cyrus 2020-12-03 23:00   좋아요 0 | URL
논문이라기보다는 ‘노트’라고 보시면 돼요.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쓰고 싶은 내용이 있으면 쓰는 노트요. ^^

옛날에 경전에 주석을 다는 사람들이 있었잖아요? 요즘 제가 주석가의 역할에 대해 관심이 생겼어요. 그래서 ‘주석을 다는 독자‘ 콘셉트로 글을 써보려고 해요.

막시무스 2020-12-07 1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침묵의 봄을 한창 읽고 있는데, 시루스님이 이 글에서 써주신 침묵의 봄 제사가 살충제의 위험성보다 레이첼 카슨이 이 책에 담고자 했던 궁극적인 메시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좋은글 감사합니다!ㅎ

cyrus 2020-12-07 13:22   좋아요 1 | URL
엘윈 브룩스 화이트가 <샬롯의 거미줄>을 쓴 작가에요. 이 분도 생태주의에 관심이 많았어요. 비약한 상상이지만, 만약에 카슨이 화학 살충제 조사를 제안한 것을 화이트가 받아들였다면, <침묵의 봄>의 내용과 저자 이름이 달라졌을 거예요. ^^
 
피보나치의 토끼
애덤 하트데이비스 지음, 임송이 옮김 / 시그마북스 / 2020년 9월
평점 :
절판


 

 

평점

 

2점    ★★    C

 

 

 

 

과학 혁명(scientific revolution)은 이과 계열 사람들이 익숙하게 느끼는 용어이지만, 그들은 수학 혁명이라는 표현을 잘 쓰지 않는다. ‘수학 혁명은 국어사전에 등록된 단어가 아니며 학계에서 정식으로 사용하는 용어도 아니다. 피보나치의 토끼(Fibonacci’s Rabbits)의 부제는 수학 혁명을 일으킨 50가지 발견이다. 이 책은 혁명이라고 불릴 정도로 획기적인 수학자들의 업적을 알려 준다. 책을 읽다 보면 수학 교과서를 공부하면서 만난 공식과 기호들이 나온다. 이 녀석들이(수학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공식과 기호를 가리켜 이렇게 표현했을 것이다. 참고로 나는 수학을 싫어하지 않는다) 독자의 눈앞에 들이대면서 문제를 어서 풀라고 요구하지 않으니 걱정 마시라. 수학 문제가 단 한 개도 나오지 않으므로 수학을 어려워하는 독자라도 이 책을 문제없이 읽을 수 있다. 책의 저자는 시대별로 (수포자를 괴롭힌) 수학 공식과 기호들이 탄생되는 과정을 소개한다. 그는 과거의 수학적 발견이 없었다면, 그 다음에 나온 수학자들이 새로운 발견을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저자는 어째서 책 제목을 피보나치의 토끼라고 정했을까? 피타고라스(Pythagoras), 유클리드(Euclid), 뉴턴(Newton), 오일러(Euler), 가우스(Gauss)와 같은 쟁쟁한 수학자들을 제치고 당당히 책 제목의 일부가 된 피보나치는 누구일까? 피보나치는 1202년에 산술에 관한 책을 썼다. 이 책의 인지도는 수학책 하면 가장 많이 거론되는 기하학 원론수학의 정석보다 매우 낮다. 하지만 산술에 관한 책덕분에 우리는 매우 쉽고 간편한 숫자를 쓸 수 있게 되었다. 피보나치는 이 책을 통해 인도에서 전해져 온 아랍의 숫자 체계를 유럽에 소개했다. 그가 아랍의 숫자 체계를 배우지 않았다면 우리는 지금도 헷갈리기 쉬운 로마식 숫자를 쓰고 있을지도 모른다.

 

산술에 관한 책에서 가장 유명한 내용이 피보나치의 토끼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문제. ‘피보나치의 토끼문제는 다음과 같다. 한 농장에서 갓 태어난 한 쌍의 새끼 토끼가 사육되기 시작했다고 하자. 한 쌍의 토끼는 생후 1개월 뒤 번식하며 한 달 후에 다시 한 쌍의 토끼가 태어난다. 그렇다면 태어난 토끼가 죽지 않고 계속 산다면 일 년 동안 태어난 토끼는 몇 쌍이 될까. 피보나치는 한 쌍의 토끼가 계속 새끼를 낳을 경우 몇 마리로 불어나는지 알아보다가 수열을 발견했다. 수열은 피보나치 이후에 등장한 수학자들을 흥분시킨 수학적 패턴이었다. 수열을 연구하는 데 푹 빠진 수학자들은 자연과 우주가 수열로 이루어졌을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했다.

 

피보나치의 토끼수학사를 50개의 파일(file)로 압축한 책이다. 소제목을 먼저 확인한 뒤에 관심 있는 파일 몇 개 골라서 읽어도 된다. 과거의 수학적 발견을 먼저 알아야 이해할 수 있는 수학 개념과 공식이 있다. 저자는 친절하게도 과거의 수학적 발견에 대한 내용이 몇 쪽에 있는지 알려준다. 하지만 책에 이런 장점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결이 너무 많다. 글자 크기가 작은 게 흠이다. 글자 크기가 작으면 오자나 오류를 찾기 어려울 거라고 생각하는데, 천만의 말씀! 글자가 작아도 다 보인다.

 

다음에 나올 내용은 저자 또는 역자가 고쳐야 할 문장과 신중하게 읽을 필요가 있는 문장들이다. 내용이 많아서 관심 없는 독자는 안 봐도 된다. 그 대신 이 책은 여러 모로 부족한 점이 많고, 문과 계열에 속한 독자들에게 추천할 수 없다는 점만 알아두시라.

 

    

 

 

* 12

  드물게 뼈 화석에서 초기 형태의 수학적 증거가 발견되기도 한다. 이런 뼈에는 초기 인류가 남긴 V 모양 새겨져 있다.

 

 

‘이’ 하나가 빠졌다.

     

    

 

* 29

  기원전 5세기, 그리스의 철학자 제논(Zenon)은 유명한 몇 가지 역설에서 무한이라는 개념을 다루었다. 그중 가장 유명한 역설은 아킬레스와 거북이의 경주다.

 

 

제논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한 고대 그리스 철학자는 총 다섯 명이다. 역설을 고안한 제논은 현재 이탈리아 남부에 있는 지역인 엘레아(Elea) 출신이라서 엘레아의 제논(Zeno of Elea)이라고 부른다. 꼼꼼한 저자나 역자는 어느 출신의 제논이라고 쓴다.

    

 

 

 

 

본 책 31쪽에 코크 눈송이에 대한 저자의 설명이나 역주가 없다. ‘코크 눈송이라고 해서 하얀 코카인을 떠올리면 곤란하다. 광고에서 북극곰이 즐겨 마시는 코카콜라도 코크 눈송이와 관련이 없다. ‘코크 눈송이의 코크는 코카인의 속어(coke)와 코카콜라의 별칭(Coke)이 아닌 사람 이름이다. 코크의 정체는 스웨덴의 수학자 헬게 폰 코흐(Helge von Koch)이다. 많이 알려진 명칭은 코흐 눈송이또는 코흐 곡선이다. 코흐 눈송이는 고전적인 프랙털(fractal, 자기유사성) 모형이다. 프랙털에 대한 설명은 정재승의 과학 콘서트(정재승, 동아시아, 2020, 개정증보 2)를 참조.

 

    

 

* 41

  아르키메데스가 남긴 엄청난 일화 중 하나는, 자신이 개발한 독창적인 도르래 장치를 이용해서 한 손으로 작은 손잡이를 밀어 4000톤이나 나가는 배 시라쿠사(Syrakusa)를 움직였다는 사실이다.

 

 

시라쿠사는 이탈리아 시칠리아 섬에 있는 도시로, 아르키메데스(Archimedes)가 태어난 곳이다. 아르키메데스가 활동했던 당시 시라쿠사는 고대 그리스 도시 국가였다. 커다란 배를 움직였다는 도르래에 관한 일화는 오랜 세월동안 전승하는 과정 중에 윤색될 가능성이 있다. 아르키메데스 도르래의 실제 모습은 남아있지 않기 때문에 지금까지 알려진 아르키메데스 도르래의 용도는 추측에 가깝다. 도르래는 시라쿠사를 노린 로마 군함들을 침몰시키는 데 사용한 무기(거대한 갈고리)의 부속품이었을 수도 있다(참조: 유식의 즐거움 8: 유쾌한 과학사, 아셔 셧클리프, 휘닉스드림, 2006). 저자의 설명을 보면서 생긴 한 가지 의문점이 있다. ‘시라쿠사라는 이름의 배가 실제로 존재했을까? 원서를 확인해보지 않았으나 시라쿠사는 배 이름이 아니라 시라쿠사 군인들이 전시에 사용한 배 아니면 무역선을 가리키는 것일지도 모른다.

 

    

 

* 59

  피보나치 수열은 예술과 건축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했다. 피보나치 수열에 등장하는 숫자가 황금 비율과 관련 있기 때문이다. 피보나치 수열에서 아무 숫자나 뽑아서 그 앞 숫자로 나누면, ‘황금 비율1.168과 비슷하다. [중략]

  황금 비율은 심미적인 만족감을 준다고 여겨졌고, 고대 그리스부터 현대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Le Corbusier)까지 널리 사용했다. 또한 레오나르도 다빈치(Leonardo da Vinci)부터 살바도르 달리(Salvador Dali)까지 많은 예술가들이 이용했다.

 

 

황금비는 완벽한 아름다움을 구현하려는 고대인의 비술또는 심미적인 만족감을 주는 비율로 알려졌으나, 이러한 통설을 반박한 견해들이 있다. 앵무조개 껍데기는 황금비가 적용된 자연물로 유명한데, 이 또한 사실과 다르다. (<EBS 다큐프라임> ‘황금 비율의 비밀편 참조)

    

 

 

* 63

  존 네이피어(John Napier)1550년 스코틀랜드의 머치스톤 성에서 태어났다. 현재 그곳은 에딘버그 네이피어 대학교 머치스톤 캠퍼스의 일부다.

 

 

에딘버그의 정확한 표기는 에든버러(Edinburgh).

 

    

 

* 80

네덜란드의 과학자 크리스티안 호이헨스     

    

 

과거에 사용된 표기명은 호이겐스호이헨스. 현재 외래어표기법에 맞춰 하위헌스(Huygens)라고 써야 한다.

    

 

 

* 89

  베르누이의 원리, 혹은 베르누이의 방정식은 1730년경 스위스의 수학자 다니엘 베르누이(Daniel Bernoulli)가 발견했으며, 현재까지 유체의 흐름에 대해 가장 근본적인 통찰력을 보인 방정식 중 하나다. [중략]

  처음 이 원리를 발견했을 때 베르누이는 갓 30세가 되었고,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황제 예카테리나 1 밑에서 일하고 있었다.

 

 

다니엘 베르누이는 1700년에 태어났다. 그가 서른 살이 된 해는 1730년인데, 이 시기에 예카테리나 1(Ekaterina I)는 살아 있지 않았다. 예카테리나 1세는 1727년에 사망했다. 물론 예카테리나 1세의 짧은 재위 기간(1725~1727)에 베르누이는 그녀 밑에서 일하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베르누이는 1725년부터 차르(tsar)의 지원을 받으면서 상트페테르부르크 과학 아카데미 수학 교수로 일했다. 이 과학 아카데미는 예카테리나 1세의 남편이자 전임 차르였던 표트르 대제(Peter I)가 세웠다. 1730년에 왕위에 오른 차르는 두 명이다. 예카테리나 1세의 뒤를 이은 표트르 2(Peter II, 1727~1730. 1)안나 이바노브나(Anna Ivanovna, 1730. 1~1740).

 

    

 

* 91

1737 유체역학(Hydrodynamics)

 

 

다니엘 베르누이가 쓴 책인데, 정확한 출판 연도는 1738이다.

 

 

 

* 94

  1772년 라그랑주는 L4L5라는 점을 더 발견했고, 이 점은 태양과 지구를 잇는 축과 각도를 이루어 삼각형을 형성하고 있다. 이 두 점은 아주 안정적이어서 그리스 소행성과 트로이안 소행성을 포함한 우주의 먼지나 소행성이 그곳에 머물고 있다.

 

    

그리스 소행성’, ‘트로이 소행성이라는 명칭이 무엇인지 설명한 내용이 없다(과학 비전공 독자들을 위해 세심하게 알려주지 않는 저자와 역자의 무성의한 번역은 이 책의 장점을 깎아내리고 있다). 세부 설명이 없으면 독자들은 그리스트로이를 소행성의 이름으로 착각할 수 있다.

 

그리스트로이소행성군()의 이름이다. 서로 비슷한 궤도를 도는 소행성들이 모여 있는 것을 소행성군(asteroid group)이라고 한다. 이름의 유래는 트로이 전쟁을 일으킨 그리스와 트로이(Troy). 라그랑주 점(태양과 지구 또는 지구와 달 같은 두 천체의 중력이 더 작은 천체에 작용하는 원심력과 정확히 균형을 이루는 한 지점, 총 다섯 개의 라그랑주 점이 발견되었다. 본 책 93쪽 참조) L4L5에 있는 소행성군을 목성 트로이(소행성)이라 한다. L4에 있는 소행성들은 목성 트로이군 그리스 측(camp)’, L5에 있는 소행성들은 목성 트로이군 트로이 측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리스 측에 있는 소행성들의 이름은 트로이 전쟁에 참전한 그리스 군인들의 이름이다. 당연히 트로이 측의 소행성들은 트로이 군인들의 이름이 붙여졌다. 그런데 예외가 있는데, 트로이 총사령관의 이름을 딴 소행성 ‘624 헥토르L4 그리스 측 소행성군에 있다. 이에 맞춰 L5 트로이 측 소행성군에 소행성 ‘617 파트로클로스가 있다. 파트로클로스(Patroklos)아킬레우스(Achilleus)의 절친한 친구이며, 헥토르(Hektor)의 창에 찔려 전사한다.

 

 

  

 

* 104쪽 일러스트

 

 

 

 

 

프랑스의 수학자 마리 소피 제르맹(Marie-Sophie Germain)에 대한 내용 옆에 있는 일러스트다. 이 일러스트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남성 중심의 학문 세계에서 인정받지 못한 제르맹의 삶을 의미한다. 그런데 일러스트에 나온 남자 두 명은 수학자가 아니다. 일러스트 왼쪽 두 번째 인물은 미국의 대통령 시어도어 루스벨트(Theodore Roosevelt). 맨 오른쪽에 있는 인물도 미국 대통령인데 해리 트루먼(Harry S. Truman)이다. 나머지 세 명은 누군지 모르겠다. 다섯 명의 남자들 사이에 살짝 보이는 여성(붉은색 화살표로 가리켜져 있다)은 제르맹이 아니라 러시아의 수학자 소피야 코발렙스카야(Sofia Vasilyevna Kovalevskaya).

 

인터넷 검색창에 시어도어 루스벨트’, ‘해리 트루먼’, ‘소피야 코발렙스카야를 입력하면 이 세 사람의 모습을 찍은 사진들이 나온다. 많은 사진들 중에 이 책의 일러스트로 사용된 것이 있다.

 

    

 

* 118

모리츠 코르넬리스 에셔(Maurits Cornelis Escher)

 

 

마우리츠라고 써야 한다. ‘모리츠로 표기되는 이름 또는 성의 철자는 ‘Moritz’.

 

    

 

 

* 130

아일랜드 수학자 조지 불(George Boole)

 

 

조지 불은 영국 잉글랜드 링컨셔 주 링컨에서 태어났다. 그의 국적은 영국이지만, 수학자로서 두각을 나타나기 시작했을 때 그는 아일랜드에 있는 퀸스 칼리지(Queen’s College)의 수학 교수로 일하고 있었다.

 

    

 

* 135쪽 일러스트

 

 

    

 

독일의 수학자 에미 뇌터(Emmy Noether) 뒤에 있는 남자는 시어도어 루스벨트. 앞에 내가 언급한 104쪽 일러스트를 다시 살펴보시라. 좌우로 반전이 된 사진을 사용했다. 왜 자꾸 수학자가 아닌 사람을 일러스트로 사용하는 것일까?

 

    

 

* 162, 163

MC 에셔

 

 

‘MC’는 래퍼 앞에 붙는 명사(: MC 스나이퍼, MC 메타). 네덜란드의 화가 마우리츠 코르넬리스 에셔(Maurits Cornelis Escher)의 이름 약칭은 ‘M. C. 에셔로 쓴다. 점 두 개를 찍어야 한다.

 

 

 

저자는 자신이 쓴 두 권의 책, 파블로프의 개슈뢰딩거의 고양이친구라고 소개했다(책 앞날개 참조). 두 권의 책도 피보나치의 토끼와 같은 출판사가 펴냈다. 이 두 친구들의 상태가 좋은지 확인해봐야겠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