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네가 사랑한 정원 - 화가이자 정원사, 클로드 모네의 그림과 정원에 관한 에세이
데브라 N. 맨코프 지음, 김잔디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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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파 화가는 시간에 쓰러져가는 존재의 풍경을 날카롭게 포착한 사람들이다. ‘인상이란 단어는 중요하지 않다. 클로드 모네가 주목한 것은 모든 존재는 허물어진다는 사실이었다. 보이는 모든 것은 사라져 곧 안 보이게 된다. 그가 순간적으로 잡아낸 것은 아름다움의 진실이다. 모네는 생애 말년에 수련 연작을 발표하면서 화가의 열정을 불태웠다. 파리에 멀리 떨어진 지베르니에 정착한 모네는 센 강 물을 끌어들여 연못을 만들고 손수 수련을 키우며 그것을 즐겨 그렸다.

 

 

 

 

모네의 정원을 보기 전에는 모네를 이해할 수 없다. 모네의 걸작들은 모두 그가 살던 지베르니 정원에서 그려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네는 자신의 그림을 보려는 손님들이 아틀리에를 찾으러 오면 가장 먼저 정원을 구경시켰다. 걸작을 눈앞에서 직접 보고 싶었던 손님들은 정원을 자랑하는 화가의 태도가 못마땅했다. 그렇지만 정원을 둘러보는 일은 모네의 그림을 이해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단계다. 수련은 여름에 피는 꽃이다. 모네의 수련 그림에서 넘실거리는 아련한 물너울은 여름의 열기를 닮았다. 어쩌면 모네는 일반 사람의 눈과 마음으로 단번에 사로잡을 수 없는 눈부신 빛의 아우라를 그림으로 완벽히 재현했음을 자랑하고 싶었는지 모른다.

 

 

 

 

모네는 자신의 삶에 따사하게 비춰주는 빛이 간절한 사람이었다. 모네는 부질없이 사라지고 마는, 끊임없이 달아나는 빛을 붙잡고 싶어 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말년의 모네는 절망적이었다. 사랑하는 아내를 두 명이나 먼저 떠나보냈고, 유일한 혈육인 아들의 건강마저 좋지 않았다. 아폴론 신은 빛과 태양의 약동을 관장하고, 시와 음악을 사랑했다. 아마도 신은 빛을 모조리 그림에 담는 비범한 능력을 갖춘 지상의 화가에 질투심을 느꼈을 것이다. 폴 세잔이 격찬했다는 모네의 위대한 눈은 백내장에 손상되고 말았다. 그러나 모네는 정원에게서 위로와 희망을 찾으려고 했다. 그는 하얀 캔버스에 옮긴 빛의 아우라에 영원성을 부여했다. 시력이 많이 약해진 이후로 색채에 대한 감각도 변했다. 모네의 수련 그림은 점점 더 추상으로 다가갔다. 이 시기에 그린 지베르니의 연못 풍경은 형상이 거의 사라진 채 색채와 터치만 남아 불꽃이 일렁이는 듯한 에너지로 꽉 차 있다.

 

 

 

     

수련은 모네가 평생 추구한 빛과 색채의 철학을 집약한 마지막 정화다. 그는 하늘과 주변 풍경이 잠긴 거울 같은 물 위에 무리 지어 뜬 채 빛과 대기의 움직임에 반응하는 수련에 매혹됐다. 그것은 빛과 물, 대기의 흐름을 끈질기게 탐구해온 그에게 최상의 소재가 됐다. 지베르니 정원은 깊은 슬픔에 빠지지 않기 위한 수단이자 예술가로서 마지막 에너지를 쏟아부을 수 있는 모네의 유일한 안식처다. 말년에 그려진 모네의 그림에서는 사람보다 정원 풍경이 더 많다. 자연을 향한 애정과 빛을 향한 열정이 모네를 거장의 반열에 올렸다. “날씨가 참 좋군요. 먼저 정원을 둘러보겠소?” 정원을 찾아오는 손님에게 하는 모네의 첫인사말이다. 이제는 빛의 안내자의 부드러운 인사도, 화초를 심는 늙은 화가의 애틋한 모습은 없다. 그가 일평생 화폭에 옮기려고 애쓴 빛의 마술이 찡하게 느껴진다. 지금도 정원의 빛은 먼지가 되어 공중 분해된다. 그렇지만 모네의 그림 속에 있는 빛은 푸른 불꽃이 되어 내뿜고 있다.

 

 

초판 1쇄의 230쪽에 모네의 딸 마르테 오슈데 버틀러의 생몰 연도가 잘못 나왔다. 버틀러의 출생연도가 ‘864’로 되어 있다. 숫자 1이 빠졌다.

 

그림 이미지는 위키아트(http://www.wikiart.org/)에서 가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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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16-07-18 2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네가 소실점과 입체감을 무시한 평면적 그림의 선구자라고 하던데요. 그림을 봐선 당최 모르겠습니다. ㅠㅠ

syo 2016-07-18 21:15   좋아요 1 | URL
말씀하신 화가는 아마 마네일거에요^^

북다이제스터 2016-07-18 22:12   좋아요 0 | URL
네 맞습니다. 마네입니다. 제가 좀... ㅠㅠ

syo 2016-07-18 22:20   좋아요 2 | URL
마네의 ˝올랭피아˝하고 티치아노의 ˝우르비노의 비너스˝를 비교하면 궁금하신 부분에 대한 답을 얻으실수 있으실거같아요. 그 두개 비교해주는 책이 많더라구요ㅎㅎ

북다이제스터 2016-07-18 22:28   좋아요 0 | URL
정말 진짜 감사합니다. 티치아노 그림은 퍼득 떠오르지 않네요. 꼭 찾아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yureka01 2016-07-18 2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사진 찍기 전엔 모네 그림을 이해 못했죠..
그런데 빛에 따라 변하는 그의 그림스타일이
놀랍더군요.

cyrus 2016-07-19 16:51   좋아요 0 | URL
예전에 서울에 열린 인상파 그림 전시회에 가서 직접 그림을 본 적이 있었습니다. 책으로 보는 것과 완전히 느낌이 달랐습니다. ^^

표맥(漂麥) 2016-07-18 2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베르니 정원길을 보니 문득 <검은 수련>이 떠 오릅니다. 아무 것도 읽기 싫을 때 한번 읽어 보시길... 모네의 지베르니 마을이 무대입니다...^^

cyrus 2016-07-19 16:52   좋아요 0 | URL
좋은 책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꼭 읽어보겠습니다. ^^

프레이야 2016-07-19 0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고 싶었던 지베르니 수련이 핀 정원과 연못을 보고 와서 더욱 감회가 ^^
책 담아갑니다. 무더위도 즐거이 누리시길요 ^^

cyrus 2016-07-19 16:54   좋아요 0 | URL
오랜만입니다. 프레이야님. 잘 지내시죠? 프레이야님도 건강 조심하시고, 7월 마지막 여름 잘 보내세요. ^^
 

 

 

 

※ 이 글을 작성하는 데 영감을 준 Postumus님과 syo님께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호모소셜은 우리말로 옮기면 ‘동성 사회성’이라고 한다. 미국의 비평가 이브 세지윅이 사용한 것으로 같은 성(性)끼리 독특한 가치 문화 체계를 공유하는 것을 의미한다. 남성 동성사회적 유대가 강조할수록 여성 혐오에 대해 도덕적으로 나쁘게 판단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동성 사회성’을 바탕으로 반복적인 학습을 통해 여성의 존재를 미미하게 바라보기 때문이다. 우에노 치즈코는 여성을 남성과 동등한 성적 주체로 인정하지 않는 여성의 객체화를 여성 혐오라 정의한다.

 

 

남자가 군대에 가기 전에 ‘다 같이 한번 가자!’라는 말을 듣는 순간 첫 경험을 하게 된다. 그때 안 간다고 빠지면 친구들은 절대로 있어서 안 되는 분위기로 몰고 간다. 다행히 나는 친구들보다 군대를 늦게 들어가게 돼서 훈련소 가기 전날에 부모님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남자들은 혼자보다는 다른 남자들과 어울리는 과정을 통해 성매매하러 간다. 친구 따라 사창가에 가는 날은 남성성이 발현되고, 남성 간의 유대감을 확인시켜주는 의미가 있다. 성매매 경험이 있으면 동성 사회성이 강한 군대 생활에 유리하다. 여자와 잤던 경험은 ‘여자를 정복한 남자’라는 사실을 증명해주는 훈장과도 같다. 입대 전에 획득한 훈장의 개수가 많은 남자는 선임에게 ‘유능하고 멋진 군인’으로 인정받는다. 선임들은 여자 경험이 없는 군인에게 ‘총각 딱지’라는 수치스러운 훈장을 수여한다.

 

 

 

 

 

 

 

 

 

 

 

 

 

 

 

 

 

 

동성 사회성은 남자 어른들이 모여 있을 때 형성되는 것이 아니다. 청소년기에 동성 사회성이 본격적으로 발현되기 시작된다. 특히 남중, 남고로 이어지는 남자들의 틈바구니에서 자라면 여자를 전혀 모르게 된다. 남성은 여성보다 사회집단 내에서 인정받으려는 성향이 강하다. 사춘기에 들어선 남자아이들은 자신의 힘과 능력을 또래들에게 과시하고 싶어 한다. 교실에 남자들이 서로 어울리다 보면 ‘강한 남자’와 ‘약한 남자’의 관계가 자연스럽게 성립된다. 힘이 센 친구는 자신보다 약한 친구를 상습적으로 괴롭히거나 마음대로 부릴 수 있는 ‘꼬붕’(부하를 뜻하는 은어)을 만든다. 힘이 센 친구 주변에 그를 충실히 따르고, 같이 어울리는 녀석들이 있다. 이들이 모이면 끈끈한 우정으로 만들어진 권력을 한껏 과시한다. 자신들이 교실에서 높은 위치를 차지하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지나친 우월감에 빠지면 종종 무모하고도 대범한 행동까지 한다. 제자들이 보는 앞에 선생님의 말씀을 무시한다. 친구들 잘 만나서 담배의 맛을 일찍 알게 된다. 담배를 피우면서 어설픈 어른 흉내를 내본다. 소년들은 또래 앞에서 어른처럼 행세한다. 그래서 약한 친구만 골라 괴롭히고, 선생님에게 대들고, 수업을 밥 먹듯이 빠진다.

 

 

힘센 친구들의 무리에 속하지 않는 소년들은 그들의 행동이 잘못한 것을 알면서도, 용기와 대범함에 부러워한다. ‘아, 나도 덩치가 크고, 힘셌으면 저들과 같이 어울릴 수 있을 텐데.’ 힘센 친구들의 괴롭힘을 받는 소년들도 그들을 부러워한다. 이때부터 동성 사회성의 무시무시한 위력을 알게 된다. 그래서 비도덕적 행동을 한번 따라 해보고 싶은 자유분방한 행동으로 착각하게 되는데 탈선행위의 위험성을 전혀 깨닫지 못한다. 아이들은 학교 폭력을 목격하면서도 이 사실을 은폐하려는 경향이 있다. 내부 고발자로 알려지면 학교 폭력을 행사하는 놈들에게 보복당할까 봐 의도적으로 피한다. 학교 폭력의 피해자는 평범한 친구들과 같이 어울리지 못해 늘 배제된다. 폭력을 행사하는 가해자는 자신과 피해자 간의 동등한 관계를 인정하지 않는다. 이처럼 부당한 상황을 지켜본 친구들은 자신도 피해자처럼 된다는 두려움 때문에 일부러 못 본 척한다.

 

 

 

 

 

 

 

 

 

 

 

 

 

 

 

 

 

 

인지 관련 연구 전문가인 맥스 베이저만은 하나의 집단 내에서 벌어지는 부도덕한 사건을 무시하고, 도덕적 책임을 회피하는 경향을 ‘동기화 맹시’라고 말했다. 청소년기부터 어른이 될 때까지 동성 사회성에 익숙해진 남자는 동기화 맹시에 쉽게 빠진다. ‘남자다움’과 끈끈한 유대감이 동기화 맹시를 유발한다. 그래서 여성 혐오와 성매매, 성희롱이 잘못되었다고 누누이 말해줘도 남자들은 이해하지 못한다. 동성 사회성을 반복적으로 학습하는 남자들이 계속해서 생겨나고, 그들의 가치관이 바뀌지 않는 이상 여성 혐오와 성폭력이 완전히 근절하기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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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07-17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문열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의 한대목에도 나오죠.

cyrus 2016-07-17 17:58   좋아요 0 | URL
원래 이문열의 소설과 전상국의 《우상의 눈물》까지 언급하려다가 내용이 길어져서 뺐습니다. 두 편의 소설이 청소년기의 동성 사회성을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을 놓치고 있는가 -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하버드 관찰 수업
맥스 베이저만 지음, 김태훈 옮김 / 청림출판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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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얼 카너먼의 《생각에 관한 생각》, 리처드 탈러의 《똑똑한 사람들의 멍청한 선택》을 읽었으면 이 책을 읽을 필요가 있을까? 여러 가지 사례들을 통해 알 수 있는 한 가지 교훈은 인간이 합리적인 동물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부제에 있는 ‘하버드 관찰 수업’은 독자들을 끌어들이려는 미끼에 불과하다. ‘하버드 수업’이라고 해서 특별한 내용을 기대하지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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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17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놈의 하버드 마케팅은 끝이 없군요. ^^

cyrus 2016-07-17 15:53   좋아요 0 | URL
이제는 식상한 문구가 되어버렸어요. ^^

transient-guest 2016-07-17 2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책 소개 읽고나서 그냥 그렇군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버드는 역시 좋은 미끼네요

cyrus 2016-07-18 16:50   좋아요 0 | URL
요즘에는 제목이 아닌 부제에 ‘하버드’가 많이 들어갑니다.
 
독서기록 160715 악어 프로젝트

 

 

토마 마티외의 만화(악어 프로젝트)와 관련된 마립간님의 글에 대한 반론입니다.

 

 

 

 

 

 

 

 

 

 

 

 

 

 

 

 

 

반론을 펼치기 전에 악어 프로젝트를 아직 안 읽은 분들을 위해 책을 간략하게 소개하겠습니다. 이 만화에서 남성은 악어로 그려졌습니다. 여기서 악어인 남성은 여성을 성희롱하고, 위협하는 포식자로 묘사되었습니다. 만화가는 왜 남성을 못된 악어로 묘사했을까? 만화를 보면 그 의미를 알 수 있습니다. 성폭력, 성희롱을 경험한 여성들은 모든 남성이 무시무시한 포식자인 악어로 느껴집니다. 그렇다고 피해 여성들이 모든 남성을 잠재적 범죄자인 마냥 대하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남성을 악어로 묘사한 게 절대로 아닙니다. 성폭행은 피해자에게 절대로 잊을 수 없는 트라우마가 되며 많은 고통을 줍니다. 성폭행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피해 여성들은 길거리에 마주치는 남자에게도 두려움이 느껴집니다. 그래서 악어를 묘사한 만화가의 의도를 이해하려면 여성의 입장에 서서 만화를 봐야 합니다.

 

 

 

마립간님의 주장 1)

 

남자를 악어로 표시한다고 했다. 내가 탐탁지 않게 생각하지만 글쓴이 나름의 의도가 있을 것이다. 그런데, 악어 얼굴이 같기도 하고 코뿔소같기도 하고, 그리고 웃는 얼굴이 귀엽거나 우스꽝스럽거나 멍청해 보인다. 주제에 맞게 그린다면 좀 공포스럽게 그러야 하지 않나.

 

 

누군가가 저에게 이런 질문을 합니다. “악어 프로젝트에 나오는 악어 중에 무섭게 생긴 것이 있습니까?” 그러면 저는 서민 교수님의 유행어(?)를 빌려서 이렇게 답했을 겁니다.

 

우글우글합니다.”

 

 

      

     

 

 

13쪽에 있는 그림입니다. 저는 이 그림에서 호모소셜’(Homo Social)이 떠올렸습니다.

 

 

 

 

 

 

 

 

 

 

 

 

 

 

 

 

 

호모소셜은 너를 남자로 인정한다는 남성 사이의 유대를 의미합니다. 남자들만의 유대감이 강화될수록 여성 또는 동성애자를 향한 혐오 의식이 형성됩니다. 남자가 성적 주체로 인정받기 위해서 여자를 소유해야 합니다. 호모소셜의 경계 속에 자란 남자는 여자를 자신의 욕망에 종속되는 열등한 존재로 인식합니다. 만약 악어 무리 중 한 마리가 걸레라는 표현을 쓰는 것을 거부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나머지 악어들이 그를 공격할지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호모소셜을 거부하는 악어는 남자다움의 정체성을 잃어버린 상태가 되기 때문입니다. 호모소셜은 성적 주체가 되지 못한 남성을 배제합니다. 저는 악어 떼가 무섭게 느껴졌습니다. 제가 호모소셜 속에 있었다면, ‘걸레표현을 단호히 거부하기가 힘들었을 겁니다.

 

 

 

 

                  

 

 

33쪽에 나오는 악어 그림도 무서웠습니다. 악어의 행위는 여성에게 성적 수치심을 유발합니다. 이런 상황에 당황한 여성들은 악어의 행위에 문제 삼기 전에 실제 자신이 느끼는 두려움과 수치심, 불안감을 애써 누릅니다. “과도하게 반응하면 안 돼라며 문제를 피하려고 합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여성들은 두려워합니다. 여성이 겪는 고충을 이해한다면, 악어 그림이 상당히 무섭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마립간님의 주장 2)

 

p13  “으으, 웬일이니. 재 좀 봐.” “정말 아니다. ” “그러게

이 말은 여성이 한 말이다. 남성이 했다면 충분히 성폭력에 해당하는 말이다.

 

 

마립간님이 인용한 문장이 있는 만화 한 장면을 공개합니다.

 

 

 

       

 

 

지하철에 탄 여자 두 명이 못생긴 외모의 악어로 묘사된 남자를 쳐다보면서 속닥거립니다. 여자들은 우두커니 서 있는 남자의 외모가 마음에 들지 않은 것 같습니다. 만약에 남성 두 명이 여성의 외모를 지적한다면 이는 성폭력에 해당할까요? 저는 남성이든 여성이든 상대방의 외모에 '못생겼다'라고 표현한 말이 성폭력이라고 보지 않습니다. 물론, 외모 비하는 상대방에 불쾌감을 유발하는 올바르지 않은 언행입니다. 저는 외모 비하가 성폭력으로 적용되는지 궁금했습니다.

 

 

 

 

 

 

 

 

 

 

 

 

 

 

 

 

 

 

형법에서는 성폭력에 대한 범죄 유형을 강간, 유사강간, 강제추행, 준강간, 준강제추행, 미성년자 등에 대한 간음,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간음, 미성년자 의제 강간죄 등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된 자세한 내용이 있는데, 이야기가 옆길로 샐 수 있기 때문에 간단히 언급만 하겠습니다. 지금 여기 페미니즘에 보면 성폭력의 정의를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설명했습니다.

 

 

성폭력은 헌법에서 규정하는 강간이나 성희롱, 성추행 등의 성적 폭력뿐만 아니라, 여성에 대한 폭력 일반을 가리키는 개념으로 사용한다. 이는 여성억압을 지속시키는 태도 및 관행, 실천들을 모두 포괄하는 개념이다. 성폭력이란 여성을 인격체로 대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성욕을 표출하여 폭력을 가하는 행위이다.” (지금 여기 페미니즘39, 43쪽 요약)

 

 

13쪽에 여자들이 대화하는 말을 살펴보면, 남자의 못생긴 외모를 문제 삼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느 신체 부위를 가리키는지 파악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성적 수치심이 유발하는 표현도 없었습니다.

 

 

 

   

마립간님의 주장대로라면 가수 요조가 여성 스태프의 외모를 비하한 태도는 성폭력으로 비난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요조의 태도를 ‘외모 비하’라고 비판했지, 성폭력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습니다. (사진 출처: YTN 2016년 3월 24일)

 

 

그러니까 단순히 못생겼다라는 말은 외모 비하로 볼 수 있지만, 성폭력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특정 신체 부위와 관련된 성적 표현을 써가면서 외모를 비하했으면 언어 성폭력에 가깝습니다.

 

지하철 좌석에 앉은 두 명의 남자가 서 있는 여자들을 보면서 이런 대화를 했다고 상상해봅시다.

 

 

저 여자 다리 봐. 완전히 코끼리 다리야. 저런 여자랑 자고 싶지 않아.”

 

, 저기 몸매 좋은 년 있어. 옆에 있는 년은 친구 같은데. 그런데 두 년 가슴의 빈부 격차가 너무 심한데. 몸매 좋은 여자는 딱 내 스타일이야. 넌 옆에 가슴 작은 년이랑 잘 어울리겠다.”

 

 

남자들끼리 있으면 이런 말을 서슴없이 주고받습니다. 지금 여기서 반성하는 의미에서 고백한다면, 저도 철없던 시절에 동성 친구들과 했던 대화 중에는 성희롱이라고 해도 할 말이 없는 부적절한 표현이 많았습니다. 그때는 그냥 가벼운 농담으로 생각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부끄럽습니다. 여성을 향해 성적 표현을 쓰는 말은 절대로 해서는 안 되고, 여기에 동조해서도 안 됩니다. 그리고 성적 표현이 없더라도 이성의 외모를 가지로 상대방을 무시하고, 조롱하는 외모 비하는 바람직하지 않은 언행입니다.

 

 

 

페미니즘 또는 성폭력을 주제로 한 글은 신중하게 생각하면서 써야 합니다. 표현을 잘못 쓴다거나 주장 논리가 정립되지 못하면, 피해자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는 표현이 될 수 있고, 본의 아니게 여성 혐오, 반페미니즘에 동조하는 논리로 비판받을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 저는 이 글을 쓰느라 나름대로 생각을 많이 했으며 지금까지 읽었던 책들을 다시 살펴봤습니다. 그러나 제 능력이 부족하여 비판받을 대목이 있을 거로 생각이 듭니다. 비판은 언제나 환영합니다. 저와 마립간님의 생각에 대해 반박하셔도 좋습니다. 다만, 비판하려면 닉네임을 밝혀야 합니다. 제 블로그에는 비로그인 댓글기능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비판하되, 상대방을 무시하거나 깔보는 표현은 자제해주셨으면 합니다. 그건 상대방을 불쾌하게 만들고, 서로 간에 의미 없는 설전이 일어납니다. 제 글에 반박하는 분을 모욕하거나 무시하는 댓글, 댓글 싸움의 원인인 편 가르기를 유도하는 댓글은 용납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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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6-07-16 2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cyrus 님의 반론이 기대되었습니다.

cyrus 의 반론이 최소한 제게는 설득적이지 않군요.

1) 악어의 그림은 전칭이라기보다 특칭입니다. 그 예가 cyrus 님이 포스팅한 그림입니다. 그 그림은 cyrus 님의 글을 읽고도 여전히 제게 악어로 보이기보다 말로 보입니다.

2) 외모비하와 성폭력
단어의 엄밀성을 보면 `외모 비하`와 `성폭력`은 차이가 있겠지만,
(제가 직장인이라서 받게 된) 성범죄 예방 교육에 의하면, 헤어스타일을 변화를 언급한 것조차 성희롱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성폭력을 성폭력을 비롯한 성희롱, 여성비하, 성차별을 혼용하여 사용한 것은 인정합니다. 남성이 여성 외모에 대해 평가하는 것을 여성은 성폭력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은 잘 납득되지 않는군요. (역시 전칭아니라 특칭입니다.)

“저 여자 다리 봐. 완전히 코끼리 다리야. 야, 저기 몸매 좋은 여자 있네, 옆에 있는 여자는 친구 같은데. 몸매 좋은 여자는 딱 내 스타일이야. 넌 옆에 키 작은 여자랑 잘 어울리겠다.” ; 이 말에는 외모 평가만 있습니다. 여성에 입장에서 성폭력에 관점에서 중립적으로 받아들일까요?《지금 여기 페미니즘》 인용구에 의하면 오히려 성폭력이 더 합당할 듯 합니다. (법률 용어로는 또 다른 의미를 가집니다.)

이 책은 성범죄(특히 street harassment)의 관점에서 쓴 책입니다. p4~5의 머릿말에는 성폭력의 언급이 성차별 등 다른 용어보다 집중되고, `몇몇 경험담은 상대적으로 편안하게, 또는 성차별이나 성폭력과 무관하게 여겨지`나 이 책의 목적이 성폭력이란 관점을 다시 환기합니다.

제 글의 맥락을 통해 제가 쓴 단어 `성폭력`이 성차별을 포함한 것을 암묵적으로 알 수 있다는 것은 제 글에 달린 알라니너의 댓글을 통해 아실 수 있을 것입니다.

cyrus 2016-07-16 21:09   좋아요 0 | URL
1) 마립간님이 악어의 얼굴이 우스꽝스럽고, 멍청해보인다고 말씀을 하신 것도 `특칭`에
해당되는 것 아닌가요? 저는 만화 속에 무섭게 묘사한 장면이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논점에서 벗어난 내용일 수 있지만, 만화가가 모든 악어를 흉악스럽고, 무섭게 그렸다면 (만화를 읽어보지 않은) 남자들의 불만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2) 사실 13쪽의 장면을 어떻게 봐야할지 고민했습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저는 여자들의 대화를 보면서 `외모 비하`로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성폭력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를 알아보려고, 판례까지 찾아보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법학을 잘 알지 못해서 마립간님의 2번 주장을 뒷받침해주는 근거, 그리고 마립간님의 2번 주장을 반박할 수 있는 근거 둘 다 못 찾았습니다. 무엇이라고 정확하게 판단할 수 없어서 제가 알고 있는 선에서 `외모 비하`로 판단했습니다. 다른 분들의 의견을 더 듣고 싶은데, 지금은 오늘 밝힌 마립간님의 재반박 의견에 수긍합니다.

마립간님이 제가 만든 `언어 성폭력`의 유형에 `외모 평가`만 있다고 말씀하신 점은 의아스럽습니다. 왜냐하면, 두 가지의 말 속에 `여성을 인격체로 대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성적 욕구를 표출하는` 표현이 있습니다. 다리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저런 여자와 자고 싶지 않다는 말은 성적 욕구와 관련 있습니다. 만약에 `저 여자 다리는 코끼리 다리야`라고만 말했으면, `외모 평가`입니다.

`가슴의 빈부 격차`는 여성의 가슴 크기를 비교하는 것을 돌려 말하는 성적 표현입니다. 젊은 사람들은 `슴부격차`라고도 씁니다. `가슴`과 `빈부격차`를 조합한 은어입니다. 저는 이 표현도 성희롱에 근접하는 부적절한 단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두 개의 말이 `언어 성폭력`이라고 밝혔습니다.

제가 잘못 설명한 내용, 이해가 되지 않는 내용이 있으면 알려주세요. ^^

마립간 2016-07-16 21:52   좋아요 1 | URL
1)번에 관해서는 관점이 다른 것 같구요.

2)번에 관하여 직장 성범죄(성희롱)에 관련하여 강사에게 판례들을 물어봤는데, 판례가 거의 없습니다. 특히 강간과 같이 명백한 증거를 남기지 않고 당사자의 주관이 관련된 성희롱에 관해서 원칙만 언급하고 실제 사례를 잘 모르시더군요.

언어 성폭력에 외모 평가만이 있는 것이 아니고 외모 평가가 언어 성폭력에 포함된다고 이야기한 것입니다. 언어 성폭력이 필요조건이고, 외모 평가가 충분조건입니다.

cyrus 2016-07-16 22:11   좋아요 0 | URL
1)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마립간님의 주장이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2) 성희롱 관련 판례가 없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습니다. 그러면 성희롱 피해자가 가해자의 강력 처벌을 원해도 명확한 증거 또는 판례가 없어서 형량이 낮아지는 경우가 있겠어요. 혹시 성폭력 문제를 법적 관점으로 분석하는 책이 있을까요? 더 자세히 알고 싶어졌습니다.

Postumus 2016-07-16 2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군 복무 중에 느낀건데, 제 또래 남성간의 언어수위가 정말 심하더라고요;;더 큰 문제는 그들이 그걸 잘못이라고 인지하지도 못한다는 점인거 같아요.

cyrus 2016-07-17 12:35   좋아요 0 | URL
네, 남자들끼리 하는 야한 대화에 끼지도 못하면 무시합니다. 제가 군대에 있을 때 고생했습니다. 동기나 선임들은 여자 만나는 경험담을 주고받으면서 서로 우정이 돈독해집니다. 하지만 저는 그런 경험이 없고, 그런 얘기를 듣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서 선임들이 절 재미없는 후임으로 생각했습니다. 표현을 안 해서 그렇지 저랑 야간 근무 함께 서기 싫었을 거예요. ^^

Postumus 2016-07-17 12:53   좋아요 0 | URL
저도 그런 대화에 끼어들거나 하지 않았는데, 거기다대고 한다는 소리가 ˝너 게이냐?˝ 이정도 수준이었죠;;선임놈이라 뭐라고 하지도 못하고...;아무튼 좀 불편한 경험이었어요

cyrus 2016-07-17 12:58   좋아요 1 | URL
맞아요. 저도 선임이 무시하는 태도를 생각하면 짜증나요. 군대 들어오기 전에 총각 딱지 안 떼었다고 비웃기도 했고, 어떤 동기는 그런 제가 딱하게 보였고, 대화 소재가 없어서 그런지 연애 특강(이라기보다는 설교에 가까웠습니다)까지 하더군요. 수치스러운 상황이 여러 번 있었지만, 구타를 당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syo 2016-07-17 0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토론의 장이 펼쳐지는군요.....두 분 의견 다 일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논제와도 조금 어긋나 있기도 하고 제 개인적인 견해일 뿐이라서 조심스럽습니다만,
만약 `언어 성폭력`의 본질이 대상을 인격체로 대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면, 저는 `외모 비하`발언이 성폭력의 범주에 들어가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언어 성폭력과 동등한 수준의 폭행으로 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섣부르게 보편화할 수는 없겠지만, 남자들은 언어로 대상을 포획하려는 욕구가 좀 있는것 같습니다. 언급하신 `호모소셜`과 비슷한 내용인 것 같은데요. 꼭 다른 `사람`을 대상으로 하지 않더라도, 자신의 경험이나 업적을 부풀려 말한다거나 지어낸다거나 하는 경우를 볼 수 있잖아요? 저는 이런 허세들을, 자신이 실제로 갖지 못한 것들을 언어 차원에서 포획하여 그 발화공간의 구성원 사이에서 자신의 위치나 권위, 권력 따위를 확보하려는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말들 자체가 진실에 얼마만큼 가까운지가 문제가 아니라, 그 말들을 자신의 권위를 구성하는 데 갖다 썼다는 데 중점을 두고 보면, 외모 비하 발언도 비슷한 맥락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내 앞을 지나가는 사람의 외모가 못났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요. 미의 기준은 각자의 것이고, 생각의 발생은 일일이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니까요. 하지만 생각에서 그치지 않고 일행에게 그런 말을 꺼내는 것은, 단순히 대상의 외모가 못났다는 정보를 전달하는 차원에서 벌어지는 일이 아닐 겁니다. 많은 경우 그런 대화는 둘 사이의 연대감을 일순간일지라도 증가시킵니다.

또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은 알게 모르게 우월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야, 저기 가는 쟤 진짜 못생기지 않았냐?˝ 라는 말을, 이런 말을 하게되서 굉장히 송구스럽다는 마음가짐이나 말투로 꺼내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저 외모를 못생겼다고 말할 수 있음으로써 확보되는 나의(혹은 내가 연인으로 만들 수 있는 이의) 외모 수준에 대한 자부심 같은 것들이 부지불식간에 스쳐가지요.

이렇게 놓고 보면 결국 외모 비하 발언은 그 발언이 이루어지는 공간의 구성원 사이에서는 경험이나 물건 등을 이용한 허세와 거진 비슷한 기능을 하는 건 아닐까요? 만약 그렇다면 외모 비하 발언은 성적 뉘앙스를 품지 않아도 충분히 대상을 경험이나 물건에 준하는 비인간적인 방식으로 소비한거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제 개인적으로 그렇게 본다는 거지만요.

cyrus 2016-07-17 12:52   좋아요 0 | URL
토론의 장이라기보다는 대화의 장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누가 맞고, 틀리는지 따지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니까요. 의견을 소신 있게 밝히기가 힘들었을 텐데 댓글을 남겨주셔서 고맙습니다. ^^

오늘 오전에 외모 비하가 언어 성폭력 또는 성희롱에 볼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인터넷을 검색해봤습니다. 성적 함의가 없어도 피해자가 수치심을 불러일으킨다면 성희롱으로 규정할 수 있다는 내용을 보긴 했습니다만, 출처와 근거가 명확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어제 마립간님의 말씀하신 내용과 오늘 syo님의 말씀을 듣고 보니 외모 비하 발언을 언어 성폭력과 동등하게 보는 생각에 긍정적으로 보게 되었습니다. 외모 비하를 성폭력으로 볼 수 없다는 주장에 대한 타당한 근거가 부족해보여서 철회하기로 했습니다. syo님이 호모소셜을 중심으로 외모 비하를 언어 성폭력과 연관시켜서 설명하신 의견이 신선했습니다. 제가 생각하지 못했던 내용입니다.

마립간 2016-07-18 07:56   좋아요 0 | URL
시기심, 남을 부러워하는 것이 두 가지 방향으로 작용하는데,

1) 남과 같이 자신을 자질, 능력, 품격을 높이는 것
2) 남을 나보다 아래로 끌어내리기 위해 비난, 모략, 흑색 선전하는 것.

많은 사람이 후자를 택하죠.
 
악어 프로젝트 - 남자들만 모르는 성폭력과 새로운 페미니즘 푸른지식 그래픽로직 5
토마 마티외 지음, 맹슬기 옮김, 권김현영 외 / 푸른지식 / 2016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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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를 보면서 악어가 무섭게 느껴졌습니다.

 

길거리 성폭력의 심각성을 모르는 악어들이 무섭고,

내가 언제 어디서 악어로 돌변하게 될지 몰라서 무섭고,

악어가죽을 벗기려고 하면 다른 악어들이 조롱할까 봐 무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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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6-07-16 20: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무지한 악어들은 저도 무섭습니다만, 항상 대비하려 합니다.

제가 언제든지 악어로 돌변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대개의 경우 돌변하는 상황이 있기에 최소한 그런 상황은 피합니다.

저는 악어 가죽을 벗기는 것은 실천가의 몫으로 생각하고 우선 비평가의 입장에 서 있습니다. 호모 소셜에 의한 다른 악어들의 조롱을 평생 들어왔기 때문에 무섭고 안 무섭고 할 것 조차없습니다. 그리고 알라딘 호모 소셜도 경계합니다.

cyrus 2016-07-16 21:15   좋아요 0 | URL
제 입으로 자신있게 말하기가 부끄럽지만, 실천가의 입장에 서고 싶습니다. 제가 실수로 여성을 비하했거나 성차별에 가까운 말을 했으면 문제의 심각성을 바로 인지하여 반성할 겁니다. 반성 없는 태도는 벗기기 힘들 정도로 악어 가죽을 더욱 두껍게 만듭니다.

마립간 2016-07-18 07:54   좋아요 0 | URL
이론가와 실천가를 겸하고 싶은 것은 저의 소망이기도 했지만, 저는 접었습니다. 제가 못 이룬 꿈이지만, cyrus 님은 바람을 꼭 이루시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