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 좋은 []

 

EP. 20

 


과학책방 갈다

2023129일 토요일











갤러리 <페레스 프로젝트>에서 40분 정도 전시회 작품을 바라봤다. 삼청동 골목을 걸어서 <과학책방 갈다>로 향했다이곳 방문은 처음이 아니다. 올여름에 세 번이나 방문했으니, 이번이 네 번째다내가 책방에 들어서는 순간, 구스타브 홀스트(Gustav Holst)의 관현악 모음곡 행성』에서 가장 유명한 목성이 이제 막 스피커에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갈다>에 판매되는 과학 도서들은 물리학’, ‘화학’, ‘수학’. ‘생물학’, ‘뇌 과학등 여러 분야로 정갈하게 분류되어 있다. 분야별 책장을 쭉 훑어보면 예전에 읽은 책 한두 권 보인다. 물론 사 놓고도 안 읽은 책들도 눈에 띈다. 지금 책방에 가면 한국천문연구원에서 발행된 ‘2024년 천문 달력을 구매할 수 있다. 천문 달력은 탁자용과 벽걸이용으로 판매되고 있다. 나는 탁자용 천문 달력을 사고 싶어서 책방에 갔다.






















* 마이클 셔머, 김성훈 옮김 천국의 발명: 사후 세계, 영생, 유토피아에 대한 과학적 접근(arte, 2019)

 

* [개정판] 앤드루 슈툴먼, 김선애 · 이상아 옮김 왜 우리는 세계를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는가?: 과학적 인식을 가로막는 직관의 한계에 대하여(바다출판사, 2023)

 

* [구판 · 절판] 앤드루 슈툴먼, 김선애 · 이상아 옮김 사이언스 블라인드: 왜 우리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는가?(바다출판사, 2020)



서평

 

천국의 발명

<천국을 즐기자> 201948일 작성

https://blog.aladin.co.kr/haesung/10784758

 

사이언스 블라인드

<과학이 주는 냉철한 위로’> 202114일 작성

https://blog.aladin.co.kr/haesung/12275790





<갈다>에서 구매한 책은 천국의 발명왜 우리는 세계를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는가?. 두 권 모두 예전에 읽은 책이다.


천국의 발명의 저자 마이클 셔머(Michael Shermer)유사 과학과 창조론을 비판한 과학적 회의주의자. 저자는 이 책에서 사람들이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덜어내기 위해 죽음 너머 세계인 천국을 만들었다고 주장한다. 그는 또 천국에 대한 지나친 믿음으로 인해 사이비 종교와 임사 체험을 의심 없이 받아들이는 비과학적인 풍조가 생겨났다고 분석한다.


왜 우리는 세계를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는가?도 과학적 회의주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 책은 예리한 회의주의와 논리적인 과학으로 철저히 무장한 전문가들 또한 직관의 함정에 빠진다고 지적한다. 2020년에 출간된 사이언스 블라인드의 개정판이다다만 달라진 게 있다면 구판 부제의 세상세계로 바뀐 점이다. 사이언스 블라인드의 부제가 개정판 제목이 되었다. ‘사이언스 블라인드는 얼핏 보기엔 과학적으로 보이지만, 실질적으로 과학적인 인식을 가로막는 맹점을 뜻한다. 구판에 오자와 비문이 있었다개정판에 고쳐졌는지 확인해 봤는데, 한 군데도 고쳐지지 않았다예전에 쓴 글에서도 강조했듯이 구판에 남아 있는 오역, 비문, 오자를 고쳐지지 않은 개정판은 개판이다.


























* 장홍제 나노 화학: 10억분의 1미터에서 찾은 현대 과학의 신세계(휴머니스트, 2023)

 

* 피터 앳킨스, 전병옥 옮김 화학이란 무엇인가: 세상에서 가장 쓸모 있는 과학의 핵심(사이언스북스, 2019)


* [개정판] 로베르트 융크, 이충호 옮김 천 개의 태양보다 밝은(다산북스, 2023)




서평

 

나노 화학

<작은 것이 이롭다> 202367일 작성

https://blog.aladin.co.kr/haesung/14644459

 

화학이란 무엇인가

<알고 보면 흥미로운 화학의 세계> 202024일 작성

https://blog.aladin.co.kr/haesung/11481859


천 개의 태양보다 밝은

<열정과 고통을 가까이해 온 과학자들> 2018년 9월 4일 작성

https://blog.aladin.co.kr/haesung/10322332


 

   


최근에 아태이론물리센터(APCTP) 선정 올해의 과학 도서열 권이 공개됐다. 그중 한 권이 6월에 읽은 나노 화학이다. 나노 화학근처에 꽂힌 화학이란 무엇인가는 화학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도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의 저자는 화학 교재를 집필한 화학자다. 그는 자기가 하는 일을 원자들의 만남과 이별을 연구하는 커플 매니저로 비유했다. 저자가 표현한 원자들의 만남원자들이 결합해서 분자가 되는 현상을 의미한다천 개의 태양보다 밝은이라는 제목의 책은 오펜하이머(J. Robert Oppenheimer)를 비롯한 원자 폭탄 개발에 참여한 과학자들의 삶과 업적을 조명한 책이다. 절판된 책이었으나 영화 <오펜하이머>가 개봉되면서 다시 출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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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3-12-12 1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점이 멋지네. 서울인가? 대구에도 삼청동이 있나?
<왜 우리는 세계를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는가?> 읽어보고 싶네.^^

cyrus 2023-12-12 20:25   좋아요 0 | URL
삼청동, 서울에 있는 그곳 맞아요.. ㅎㅎㅎ
지난주 토요일에 서울 갔어요. ^^

stella.K 2023-12-12 20:29   좋아요 0 | URL
ㅎㅎ 좋았겠군.
갑자기 네가 크리스마스를 어떻게 보낼지 알 것 같다.
미리 크리스마스! ㅋㅋ

cyrus 2023-12-13 06:33   좋아요 0 | URL
크리스마스에 문 여는 책방 있으면 거기서 책 읽거가 글을 쓰고 있겠죠? ㅎㅎㅎ 누님도 미리 크리스마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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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19


일글책, 직립보행

2023년 10월 14일 토요일






Sence #1


이번 주말에 무조건 꼭 읽어야 할 책 한 권이 있다. 프랑스 철학자 미셸 푸코(Michel Foucault)말과 사물이다. 다음 주 토요일은 푸코 읽기첫 번째 모임 날이다푸코 읽기2022니체 읽기모임에 이어 카페 <스몰 토크>(대구 페미니즘 독서 모임 레드스타킹의 아지트이기도 하다) 김완 사장이 올해 새롭게 진행하는 철학책 읽기 모임이다.
















[카페 <스몰 토크> 푸코 읽기 모임 선정 도서]

* 미셸 푸코, 이규현 옮김 말과 사물(민음사, 2012)




말과 사물1부를 읽어야 하는데, 분량이 꽤 많다. 다른 책들을 쫓다 보니 말과 사물을 너무 소홀히 했다





Sence #2


토요일 오전에 진행되는 <일글책> 고전 읽기 모임이 끝나면 말과 사물을 읽으려고 했다. <일글책>은 주말에 오후 6시까지 펼쳐져 있다. <일글책>이 덮을 때까지 1부 끝까지 다 못 읽더라도 절반 분량은 읽어야 했다.
















* 이창현 (), 유희 (그림) 익명의 독서중독자들 1(사계절, 2018)

* 이창현 (), 유희 (그림) 익명의 독서중독자들 2(사계절, 2023)




나를 포함한 <일글책> 고전 읽기 모임에 꾸준히 참여하는 여덞 명의 정회원 모두 독서중독자. 일단 <일글책> 주인장이 독서중독자’다. 그분이 회원들에게 익명의 독서중독자들 추천했다. 나는 <일글책> 주인장이 구매한 익명의 독서중독자》를 빌려서 읽었다. 독서중독자들이 모여서 대화하면 당연히 책 이야기를 하게 되고, 상대방이 어떤 책을 읽었는지도 알게 된다.


















* 크리스티앙 보뱅, 김도연 옮김 그리움의 정원에서(1984Books, 2021)




<일글책> 고전 읽기 모임 회원 한 분이 자신이 예전에 읽은 프랑스 작가 크리스티앙 보뱅(Christian Bobin)그리움의 정원에서가 좋았다면서 추천했다. 그분은 이 책을 <일글책>에서 샀다. 요즘 나는 보뱅과 같은 나라 출신 작가인 파스칼 키냐르(Pascal Quignard)의 글에 푹 빠져 완전히 젖은 상태다. 보뱅의 글도 어떤지 한번 적셔보고 싶었다그리움의 정원에서를 구매하여 <일글책>이 다 덮을 때까지 그 자리에서 읽었다. 작고 얇은 그리움의 정원에서가 갑자기 훅 치고 들어오는 바람에 정작 읽어야 할 말과 사물은 가방 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Sence #3


그리움의 정원에서에 프랑스 샹송 가수 에디트 피아프(Edith Piaf)의 노랫말이 인용되어 있다. 노래 제목은 Non, je ne regrette rien(아뇨나는 아무것도 후회하지 않아요).

















* [절판] 에디트 피아프 마르셀 세르당, 강현주 옮김 마르셀 세르당과 에디트 피아프의 편지(은행나무, 2003)




종이에 흘러나온 에디트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마르셀 세르당과 에디트 피아프의 편지를 읽어보고 싶어졌다. 마르셀 세르당(Marcel Cerdan)은 에디트가 가장 사랑했던 남자다. 에디트와 마르셀은 서로 멀리 떨어진 채 살아야 했고, 두 사람 사이에 길게 이어진 그리움 위에 사랑을 편지 위에 띄워 주고 받았. 하지만 불행하게도 마르셀은 에디트를 만나러 가기 위해 비행기에 탑승했다가 추락 사고로 세상을 떠난다. 마르셀 세르당과 에디트 피아프의 편지는 마르셀이 사망하기 직전에 두 사람이 쓴 편지 글을 모은 책이다.





Sence #4


저녁에 <직립보행>에 갔다. 직립보행 부부는 다른 지역의 책방에 가는 것을 좋아한다. 그들이 자주 가는 책방 중 한 곳이 인천의 헌책방 <아벨 서점>이다. 추석에 <아벨 서점>에 가서 총 50권의 책을 샀다고 했다.

 

<직립보행> 주인장이 내게 서울 여정이 어땠는지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했다. 기분이 들뜬 나는 이야기를 시작하면 적어도 한 시간은 걸린다면서 호언장담의 허세를 부렸다. 나는 입을 열면 버퍼링이 심하다. 입에서 나온 이야기는 한 시간은커녕 30분을 넘기지 못했다. 내 이야기는 구멍이 뻥뻥 뚫린 채 나왔다


<책 바>가 있는 망원동을 망월동이라고 잘못 말하기도 했다. 내 말을 듣고 있던 <직립보행> 주인장은 오류를 정확히 짚어냈고, ‘망월동은 광주에 있는 동네라고 알려줬다. 말보다는 글로 나 자신을 표현하는 일이 익숙하다.





Sence #5



내 입에서 나온 이야기는 중간중간 끊어져서 엉망진창이 되고 말았다. 포기하지 않고 계속 말했다. 그런데 말하는 도중에 책방에 손님이 왔다.

 

<직립보행>은 삼덕동에 있는 책방이라서 이 동네를 지나가는 연인들이 심심찮게 책 보러 온다. 부부 책방 주인장은 <직립보행>데이트 필수 코스라고 대놓고 홍보한다. 독서중독자 성향의 연인은 직립보행 부부가 가장 좋아하는 유형의 손님이다. 오늘 온 연인은 독서중독자 정도는 아니었다.

 

부부 책방 주인장은 책을 유심히 고르는 연인의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다가 자연스럽게 말을 걸기 시작하고, 본격적으로 책 큐레이팅을 한다. 이게 <직립보행>만의 영업 방식이다남편 책방 주인장은 나의 허술한 이야기를 듣다가 갑자기 연인에게 말 걸기 시작했다. , 또 시작이군. 연인에게 프랑스의 작가 로맹 가리(Romain Gary)를 소개하면서 그가 쓴 대표작을 추천했다. 여기서 또 프랑스 작가를 만나네.

 

남편 책방 주인장은 내 말을 중간에 끊어서 미안하다고 했다. 불쾌하지 않았다. 오히려 연인이 독서에 몰입하는 데 방해되지 않게 목소리를 최대한 낮춰서 얘기했다. 그렇지만 이미 끊어져서 잘게 부서진 이야기를 이어 붙여서 말하자니 너무 힘이 빠지고 버거웠다. 말 잘하는 책방 주인장들이 부럽다.





epilogue


결국 오늘 읽어야 할 책을 읽지 못했다

하루만 남은 주말에 전력투구하듯이 책을 읽어야 한다.

이러면 일요일에 해야 할 일들이 다음 주말로 미뤄진다.

하지만 후회하지 않는다.

 


아뇨, 나는 아무것도 후회하지 않아요.

사람들이 내게 했던 좋은 일도 나쁜 일도 내겐 모두 똑같답니다.

아무것도 아니고, 별것도 아니에요.

나는 아무것도 후회하지 않아요.

내 삶, 내 기쁨은 오늘 당신과 함께 시작하니까요.



(그리움의 정원에서에서 인용된 

에디트 피아프의 Non, je ne regrette rien노랫말, 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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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깨비 2023-10-15 1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ㅠㅠ 저 이 책 읽었는데 ㅠㅠ 그리고 여기다 후기까지 썼는데 ㅠㅠ 왜 에디트 피아프의 노래가사가 나온게 완전히 기억에서 사라졌을까요. ㅠㅠㅠㅠ 이건 분명 인셉션에서의 임팩트가 너무 커서 다른데서 들어도 이렇게 책에 나와도 시간이 지나면 인셉션만 떠오르는 것이다! 라고 변명을 생각해봤습니다만. ㅡㅡ;;

cyrus 2023-10-17 21:49   좋아요 1 | URL
에디트의 노래가 영화에 나왔군요. <인셉션> 정말 유명한 영화죠. 이때 영화 개봉 당시 책을 엄청나게 좋아했던 시절이라 영화를 보지 못했어요. ㅋㅋㅋㅋ

서니데이 2023-10-15 1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cyrus님 주말 잘 보내셨나요. 오늘 페이퍼의 제목을 보고 에디트피아프를 생각했는데, 그 노래에서 온 게 맞았네요. 인셉션에서 많이 나오긴 했지만, 이전부터 유명한 곡이긴 했어요. 프랑스어 번역된 가사도 좋았던 것 기억나고요. 페이퍼에 가사도 소개해주셔서 잘 읽었습니다. 이제 10월이 되어서인지 아침 저녁으로는 기온이 많이 내려가네요. 편안한 주말 보내세요.^^

cyrus 2023-10-17 21:51   좋아요 1 | URL
책을 읽거나 글을 쓸 때 항상 유튜브로 음악을 켜요. 요즘 에디트 피아프의 노래를 듣고 있어요. 저녁은 완전 가을 날씨에요. 서니데이님, 감기 조심하시고, 편안한 밤 보내세요. ^^

새파랑 2023-10-15 2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cyrus님은 진정한 독서중독자 이십니다. 책을 좋아하신다는게 글에서 확 느껴집니다~!!

cyrus 2023-10-17 21:54   좋아요 1 | URL
여러 권의 책을 한꺼번에 읽다 보니 완독한 책이 거의 없어요. 그래도 슬럼프에 빠져서 글 한 편 쓰는 것조차 버거웠던 2년 전에 비하면 지금은 많이 나아진 상태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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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18


환상문학







<환상문학>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genre.fiction/





애서가는 책방지기와 친하게 지낼수록 좋다. 책방지기는 동종업계 소식에 관심이 많다. 전국의 특색 있는 책방뿐만 아니라 생긴 지 얼마 안 된 아가 책방까지 알고 있다. 작년 말에 나의 주말 친구인 <직립보행> 책방지기는 방천시장 안에 있는 책방 <북셀러>를 소개해줬다(한 번 방문한 적 있다. 방문 후기는 다음에 공개하겠다). <일글책> 책방지기는 동성로에 새롭게 문을 연 <환상 문학>을 알려줬다.

 

<환상문학>장르문학 전문 서점이다. 장르문학의 범주는 정해진 건 없지만, 대체로 추리(미스터리), SF, 판타지, 스릴러, 로맨스, 호러(공포문학), 그래픽노블, 라이트노벨 등이 포함된다. 장르문학 도서만 만날 수 있는 대구 책방은 <환상문학>이 처음이다. 올해 213일에 연 아가 책방이다.

 

대부분 책방은 가 오픈(임시 개장)’ 기간 동안 문을 열어 손님들을 맞이한다. 책방지기는 책방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임시 개장 사실을 알리는데, 완전하지 않은 형태의 책방 내부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책방의 임시 개장은 예행연습(리허설) 또는 스포츠의 시범 경기로 비유할 수 있다.










그런데 <환상문학>은 임시 개장 없이 212일에 정식 개장 사실을 인스타그램 계정으로 공지했다. 책방지기가 손님들을 맞을 준비를 거의 완벽하게 갖춰진 책방을 열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직접 가보니 신생 책방에서만 볼 수 있는 미비한 점들이 보이지 않았다. 물론, 이미 <환상문학>에 다녀간 몇몇 사람들은 실망할 수도 있겠다. 그렇지만 엽기부족이라는 닉네임의 장르문학 전문 파워블로거가 <환상문학>에 다녀갔고, 그분이 <환 문학> 큐레이션을 좋게 평가한 후기를 남기셨으니 내가 책방의 좋은 점을 더 이상 말하지 않아도 되겠다. 일단 너무 좋다. 대구에도 장르문학 마니아를 위한 책방이 생겨서.

 

<환상문학>나만 아는 공간이 아니라 장르문학을 좋아하는 모든 독자를 위한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정기적으로 자주 가야겠다. 대낮보다는 저녁에 찍힌 책방 사진이 확실히 멋져 보인다. 밤에 꼭 가보길 추천한다. 밤에 열린 책방은 사진보다 직접 보는 게 훨씬 매력적이다. <환상문학>은 정기 휴무일인 목요일을 제외한 평일과 주말에 밤 9시까지 연다


재미있게도 내가 자주 가는 이자카야가 <환상문학>에서 바로 멀지 않은 곳에 있다. 이런, 카드값이 확 올라가는 지점이 또 생겼다. 여기에 한 번 오면 책에 취하고, 술에 취하겠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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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3-04-03 22: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대구에 좋은 책방이 많은거 같아요. 장르문학서점이라니 궁금하네요~!!

cyrus 2023-04-05 21:22   좋아요 1 | URL
다른 지역에 비하면 책방 수가 적은 편이지만, 일 년마다 새로운 책방이 하나둘씩 생겼어요. 제가 아직 안 가본 대구 책방이 몇 곳 있어요. ^^

바람돌이 2023-04-04 15: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cyrus님덕분에 또 좋은 서점을 알았네요.
장르문학 전문서점이라니, 이렇게 장르별로도 특화된 서점이 생기는거 너무 좋은거 같아요. 저런 서점들이 곳곳에 많이 생기고 장사도 잘되고 그랬으면 좋겠는데 말이죠. 저는 우리 동네 서점으로 일단 갑니다. ^^

cyrus 2023-04-05 21:26   좋아요 0 | URL
<환상 문학>은 정말 잘 됐으면 좋겠어요. <환상 문학>은 책만 파는 곳인데 커피를 팔지 않고서 책 팔기가 정말 쉽지 않은 일이거든요. <환상 문학>이 생긴 덕분에 최근에 장르문학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어요. 제가 소설을 안 읽은 지 꽤 오래됐는데 책방이 제 독서 욕구를 부추기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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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17



2022년 10월 15일 토요일

직립보행






 토요일 오후 모두 다 기다리던 시간 그냥 보낼 수 없잖아요. 오늘 하루는 하던 일 잠시라도 잊고 춤을 춰보아요


(김완선 노래, <기분 좋은 날> 중에서)




금요일에 책을 주문(알라딘)하면 불안하다. 그다음 날인 토요일에 책을 받을 수 있다고 되어 있지만, 간혹 배송이 늦어지면 다음 주 월요일에 책을 받을 때도 있다. 오후 3시가 지났는데도 주문한 책이 알라딘 서점에 도착했다는 카톡 메시지가 오지 않았다. 포기하면 편하다고 했다. 오매불망 기다리기만 하면 해야 할 일(책 읽기와 서평 쓰기)을 못 한다.

 

오랜만에 동부도서관에 갔다. 니체(Nietzsche)횔덜린(Holderlin)과 관련된 책 다섯 권을 빌렸다. 니체를 읽고 난 이후부터 너무 오랫동안 잠잠했던 고전문학에 관한 관심이 솟아났다. 특히 내가 주목하고 있는 작가가 독일 낭만주의 시인으로 분류되는 횔덜린과 하인리히 하이네(Heinrich Heine).








                              평점

       4점  ★★★★  A-







* 베르너 슈텍마이어, 홍사현 옮김 니체 입문》 (책세상, 2020)









                               평점

       4점  ★★★★  A-







* 레지날드 J. 홀링데일 니체: 그의 삶과 철학(북캠퍼스, 2018)


















* 프리드리히 니체, 이진우 옮김 비극의 탄생, 반시대적 고찰(책세상, 2005)





니체는 대학 시절인 횔덜린에 대한 평론을 썼다. 그 당시에 횔덜린의 진가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이 글에서 니체는 독일인의 속물근성과 편협한 애국심을 비판한 횔덜린을 옹호한다. 니체의 글을 검토한 지도 교수는 그것이 잘 쓴 작품이라고 인정하면서도 다음과 같은 충고를 남겼다고 한다.



 “나는 학생이 좀 더 건강하고, 명확하고, 좀 더 독일적인 시인을 가까이하는 것이 좋을 거로 생각하네.”

 

(니체: 그의 삶과 철학, 47)



지도 교수도 그렇고, 당시 독일인들은 횔덜린이 조국을 부당하게비판한 독일적이지 않은시인으로만 기억했다니체는 반시대적 고찰 1에서 횔덜린을 불운하지만 훌륭한 시인으로 평가한다.

















* 프리드리히 니체, 박찬국 옮김 이 사람을 보라(아카넷, 2022)

 

* 프리드리히 니체, 이동영 옮김 이 사람을 보라: 어떤 변화를 겪어서 어떤 사람이 되었는지(세창출판사, 2019)

 

* 프리드리히 니체, 백승영 옮김 바그너의 경우, 우상의 황혼, 안티크리스트, 이 사람을 보라, 디오니스소 송가, 니체 대 바그너(책세상, 2002)




니체가 좋아한 또 한 명의 독일 시인은 하이네. 니체는 하이네가 자신에게 서정 시인에 대한 최고의 개념을 선사해주었다고 말한다. 니체는 언젠가 사람들이 독일어를 사용하는 최초의 예술가가 자신과 하이네라면서 말하게 될 거라고 주장한다(이 사람을 보라, 이동영 옮김, 나는 왜 이토록 영리한지).









                              평점

      4점  ★★★★  A-






* 하인리히 하이네 독일, 어느 겨울 동화(시공사, 2011)




하이네도 횔덜린처럼 당대의 독일을 비판한 시인이다. 1847년에 발표된 운문 서사시 아타 트롤, 한여름 밤의 꿈》(독일어느 겨울 동화》에 수록)은 이념에 맹목적으로 사로잡힌 독일의 지식인들(구체제를 지키려는 보수주의자와 현실성이 결여된 사회 변혁을 추진하는 급진주의자들)을 비판한 작품이다.

 

내가 주문한 책이 책방 직립보행에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있어서 책을 빌린 다음에 바로 그쪽으로 향했다그 한 권의 책을 확인만 해보려고 책방에 간 거였는데‥…
















* 한강 작별하지 않는다(문학동네, 2021)




보행 쌤이 읽고 있던 책은 한강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였다. 보행 쌤의 남편인 책방지기가 무슨 책을 읽고 있는지 제대로 보지 못했다.







                             평점

      4점  ★★★★  A-






* 움베르토 에코 추의 역사(열린책들, 2008)




사실 내가 금요일에 주문한 책이 움베르토 에코(Umberto Eco)추의 역사. 예전에 몇 번 읽은 적이 있고 서평도 썼는데, 결국 사게 됐다. 그냥 사고 싶어서 산 게 아니고, 서평을 쓰기 위해 필요한 정보를 확인하고 싶어서 샀다. 내가 이 책을 샀다고 하니까 책방지기는 책 속에 있는 도판 대부분이 무서워서 웬만하면 잘 펼쳐보지 않는다고 했다. 오히려 추의 역사》를 즐겨 읽은 내가 신기하다고 했다. 그럴 만도 하다. 이 책에 흉측하게 생긴 괴물이나 악마가 그려진 삽화뿐만 아니라 실제로 잘려 나간 사람의 목이 나오는 사진도 있다.


책방지기와 니체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책방지기는 아포리즘(aphorism) 위주로 된 니체의 글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 이유는 짧은 문장을 보면 볼수록 니체가 뭘 말하려고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 에밀 시오랑 태어났음의 불편함(현암사, 2020)


* [구판 절판] 에밀 시오랑 지금 이 순간, 나는 아프다: 태어남의 불행에 대해(챕터하우스, 2013)

 


그러면서 에밀 시오랑(Emil Cioran)지금 이 순간, 나는 아프다(개정판: 태어났음의 불편함)가 아포리즘 형식으로 되어 있어서 읽는 데 애먹었다고 했다.

 

부부 책방지기는 좋은 책을 알아볼 줄 아는 나의 안목과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는 나의 독서 편력을 대단하게 여기는데, 두 분의 독서 이력과 비교하면 한참 멀었다. 직립보행에 있는 책들 대부분은 부부 책방지기가 최소 한 번은 읽었다. 그런데 나는 그런 책들을 사놓고도 조금이라도 읽을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부 책방지기는 내가 구매했지만 안 읽은 책들에 대한 자신의 감상을 밝히는데, 나는 그게 스포일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내게 자극을 준다. 책을 적극적으로, 그리고 제대로 읽게 만들도록 해준다.


책방에서 망중한을 즐기는 중에 주문한 책이 알라딘 서점에 도착했음을 알리는 메일이 왔다. 원래 카톡 메시지도 같이 오는데, 어제 일어난 카톡 오류 사고 때문인지 카톡 메시지는 오지 않았다. 책방에 세 시간 정도 있다가 오후 6시경에 알라딘 서점에 갔다. 책방에 책 한 권이라도 사지 않으면 내 머릿속에 가시가 돋는다. 도서관에서 빌린 책 다섯 권, 주문한 책이 다섯 권, 총 열 권의 책을 가방에 넣고 다니면 어깨가 편하지 않다. 마침 책방에 하이네 시 선집이 있어서 그거 딱 한 권만 샀다.


진짜로 일어난 일로 이 글을 마무리한다. 사실 이게 어제 하루 중에 나를 가장 즐겁게 한 일이다. 알라딘 서점에 가기 위해 경북대학교 의과대학 주변의 길을 걷다가 천 원짜리 지폐를 주었다. 지금도 그걸 어떻게 주웠는지 신기하다. 이미 해가 져서 하늘은 어두웠고, 땅에 떨어진 지폐는 길에 세워둔 차의 앞바퀴 밑에 있었다. 그리고 지폐는 네 번 정도 접힌 상태였다. 만약에 주문한 책이 어제 알라딘 서점에 도착하지 않았으면 경북대학교 의과대학 주변을 지나갈 일이 없었다. 아니, 지나갔다고 해도 지폐를 못 봤을 것이다. 운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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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22-10-16 15: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추의 역사 있습니다. 보기 힘든 사진이 많아서 저도 ㅠ 서평 기대할게요. 에밀 시오랑의 저 책은 구판 표지가 훨씬 예쁜데 새로 나왔네요.
직립보행 찾아보니 인문학 헌책방이네요.
책방지기 부부와의 대화 분위기가 느껴져요.
하이네 시집도 사고 거금까지 행운 가득합니다 ^^
 





전망 좋은 []

 

EP. 16



2022102일 일요일

직립보행





오랜만에 대구 중구 삼덕동에 있는 책방 직립보행을 방문했다. 마지막으로 이곳에 간 날이 언제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군. 책방 안에 손님은 없었고, 부부 책방지기는 책을 읽고 있었다. 아직도 두 분의 성함을 모른다. 남편분은 사모님을 보행이라고 부르던데, 그렇다면 남편분에게는 직립이라고 불러야 하나. 그런데 발음이 어려워. 남편분은 책방지기’, 사모님을 보행 쌤이라고 부르겠다.






                              평점


           1점  ★  F





* [절판] 에드거 앨런 포 우울과 몽상(하늘연못, 2002)




책방지기는 에드거 앨런 포(Edgar Allan Poe)의 단편소설 전집 우울과 몽상을 읽고 있었다. 우울과 몽상은 절판되기 전만 해도 번역이 안 좋은 책으로 정평이 나 있었다보행 쌤이 읽고 있는 책은 확인하지 못했다. 보행 쌤은 철학 분야의 책을 주로 읽는다. 이름만 들어도 현기증이 나는 하이데거(Heidegger)들뢰즈(Deleuze)의 저서를 무난하게(!) 읽을 정도로 철학에 조예가 깊다.


부부 책방지기와 나, 이 세 사람은 만나자마자 이야기의 꽃을 활짝 피웠다. 대화의 시작은 니체(Nietzsche)였다. 니체의 철학에 관해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대화의 주제가 기독교로 바뀌었다. 그러다가 사이비종교(신천지)까지 언급하게 됐다


세 사람 모두 최근에 신천지 교인을 만난 적이 있다내가 책방 방문이 뜸했던 시기에 포교 목적으로 책방에 자주 방문한 교인이 있었다고 한다. 처음에 그 사람은 자신이 읽고 있던 책을 책방에 팔았다. 그러면서 자기는 이제부터 오로지 성경 한 권만 읽겠다고 하면서 자신을 신천지 교인이라고 밝혔다. 부부 책방지기는 신천지 교인에게 포교 목적으로 책방에 오지 말라고 했지만, 계속 찾아왔다고 한다. 심지어 교인 한 명과 같이 책방을 방문하기도 했다. 다행히 지금은 신천지 교인이 책방에 오지 않는다고 한다.


세 사람은 사이비종교를 비판하는 대화를 한참 나누다가 동성애에 반대하는 기독교까지 비판했다. 101일 토요일에 대구 퀴어 문화 축제가 열렸다퀴어 문화 축제가 열리면 기독교 단체들은 동성애와 퀴어 문화 축제 반대 시위를 벌인다. 그들은 여전히 동성애를 인류를 타락시키는 질병이라고 주장하며 종교의 힘으로 동성애자를 정상적인 인간으로 되돌릴 수 있다고 믿는다(탈동성애 운동). 하지만 동성애에 반대하기 위해 그들이 내세우는 논거는 이미 20년 전에 과학적인 연구와 조사를 통해서 오류로 밝혀졌다.

 








                               평점


        4점  ★★★★  A-







* [개정판] 유시민 국가란 무엇인가(돌베개, 2017)




책방지기는 유시민의 국가란 무엇인가에 대한 자신의 감상을 밝혔는데, 이 책이 타 국가 및 민족에 배타적인 태도를 보이는 국가주의의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아서 아쉽다고 말했다. 이렇게 우리의 대화는 책으로 시작해서 책 밖에 있는 세상으로 대화 범위를 확장하다가 다시 책으로 돌아왔다.


책방에 왔으니 그냥 갈 수 없다. 세 권의 책을 샀다.
















 

* [절판] 피에르 카반느 마르셀 뒤샹: 피에르 카반느와의 대담(이화여자대학교출판문화원, 2002)

 

* 페퍼 슈워츠, 마사 켐프너 인간의 성에 관한 50가지 신화(한울아카데미, 2019)




피에르 카반(Pierre Cabanne)은 예술 비평가로, 그가 쓴 책 몇 권이 국내에 번역되었다. 1966년에 이루어진 카반과 마르셀 뒤샹(Marcel Duchamp)의 대담을 정리한 책은 1967년에 출간되었고, 십 년 후에 2, 1995년에 3판이 출간되었다번역본은 3판을 저본으로 삼았다뒤샹의 예술관과 본인 작품에 대한 뒤샹의 해설을 확인할 수 있다.


인간의 성에 관한 50가지 신화성에 관한 잘못된 통념 50가지와 이를 반박하는 연구 결과들을 소개한 책이다. 앞서 언급한 동성애를 질병으로 보는 믿음과 탈동성애 운동 역시 여전히 사라지지 않은 비과학적인 통념이다.








[절판] 샤를 보들레르, 박은수 옮김 《보들레르 시 전집》 (민음사, 1995)




마지막 한 권은 좀처럼 구하기 힘든 희귀본이다. 박은수 전 숙명여대 불문학과 교수가 번역한 보들레르 시 전집이다. 보들레르(Baudelaire)의 시집 악의 꽃 뿐만 아니라 보들레르가 젊은 시절에 쓴 미발표 시까지 수록되어 있다. 보들레르 시 전집의 번역 대본은 보들레르 연구의 권위자 클로드 피슈아(Claude Pichois)가 엮은 시 전집이며 플레야드 총서(Bibliothèque de la Pléiade) 1권이다. 여러 학자의 연구 성과가 반영된 상세한 주석을 담은 결정판이다.


마르셀 뒤샹: 피에르 카반느와의 대담보들레르 시 전집은 희귀본이라서 가격이 정가보다 높게 책정되어 있었다. 마르셀 뒤샹: 피에르 카반느와의 대담4만 원, 보들레르 시 전집363백 원이다. 그리하여 책 세 권의 총합 가격은 98,200원이다.

 






                             평점


       4점  ★★★★  A-






* [개정 증보판] 에드워드 사이드 오리엔탈리즘(교보문고, 2015)




나는 비싼 책을 고르면 책값을 깎아달라는 식의 가격 흥정을 절대로 하지 않는다. 정직하게 98,200원을 냈다. 책방지기는 비싼 책만 고른 내게 미안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그러더니 에드워드 사이드(Edward Said)의 오리엔탈리즘을 덤으로 주셨다사 놓고 안 읽은 책이 엄청 많아서 이제 책을 놔둘 자리가 없다. 그래도 좋은 책을 우연히 만나면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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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10-03 14: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동성로집회사진 봤어요. 문구도 부끄럽고 , 차별반대법이 통과되지 못하는 것이 속상하고 ㅠㅠ 귀한 책들 사셨네요. 오리엔탈리즘 한 권만 아주 예전에 읽어봤습니다 ~~ 신천지포교 이제는 대놓고 하더리고요. ㅠ

cyrus 2022-10-04 22:10   좋아요 1 | URL
제가 만난 신천지 교인은 본인이 심리상담사라고 하면서 상담을 무료로 해준다고 했어요. 상담사는 자신과 상담하면 신학이나 성경에 대해서 질문할 수 있다고 말했어요. 처음에 그 말을 듣고는 의아했지만, 신학에 큰 거부감이 없어서 대수롭지 않게 여겼어요. 다음에 만났는데 상담사가 자신이 신천지 교인이라고 밝혔어요. 그다음부터는 만나지 않았고, 연락 차단했어요.

감은빛 2022-10-03 15: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내를 ˝보행˝이라고 부른다니 독특하네요.

이번에 다루신 책들은 접해 보지 못한 책들이 많네요. <오리엔탈리즘>은 대학생 때 문화인류학 수업을 들으며 읽었던 기억이 있고, 유시민의 <국가란 무엇인가> 는 서점에서 들춰봤던 기억이 나네요. 다른 책들은 모두 처음 들어봐요.

처음 이 글을 읽기 시작할 때 에드거 앨런 포의 책이 평점 1점이길라 의아했는데, 번역 문제 때문이었군요.

cyrus 2022-10-04 22:13   좋아요 1 | URL
다음에 만나면 두 분 성함을 알아야겠어요. 책방에 자주 갔는데, 정작 두 분 성함을 모르고 있었어요. ^^;;

감은빛 2022-10-03 15: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저 얼마전에 동네에서 기후정의행진 홍보하는 피켓을 들고 지하철 역 앞에 서 있었는데, 그 근처에서 포교하던 신천지 교인들 중 한 명이 저에게 와서 말을 걸더라구요. 얼굴이 동그란 느낌의 중년 여성이었는데, 어디서 왔는지, 그러니까 무슨 단체 소속인지를 무지 궁금해하며 여러 번 묻더라구요. 제가 별 말을 하지 않았더니 자신도 그리고 자기 교회도 기후문제에 관심이 많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교회에서 많이 알려달라고, 그리고 토요일 기후정의행진도 나오시라고 했더니 웃으며 본인이 있던 자리로 돌아갔어요. 요즘 부쩍 동네에 신천지 포교활동이 활발한 느낌이네요.

cyrus 2022-10-04 22:19   좋아요 1 | URL
아마도 그 신천지 교인은 감은빛님에 관한 개인 정보를 확인해서 포교 대상으로 적합한지 아닌지 판단했을 거예요. ^^;;

바람돌이 2022-10-03 16: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방에 가서 책을 사고 책방지기님들과 책에 대한 대화를 나누고 좋네요.
뭔가 굉장히 행복한 하루일듯 해요.
오리엔탈리즘은 다 읽은 책인지 저도 딱 오리엔탈리즘만 읽었네요. ㅎㅎ

cyrus 2022-10-04 22:20   좋아요 2 | URL
정말 즐거웠습니다. 오랜만에 애서가를 만나서 대화를 했거든요. ^^

새파랑 2022-10-03 17: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대학교때 에드거 엘런 포 <우울과 몽상> 저책으로 읽었었는데 이렇게 보니 반가우면서도 번역이 안좋은 책이었다는 사실을 이제서야 알게되었습니다 😅

cyrus 2022-10-04 22:24   좋아요 2 | URL
제가 알기로는 오역 몇 개 있었고요, <저승과 진자>라는 소설의 결말을 엉터리로 번역했어요. ^^;;

stella.K 2022-10-03 20: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비기독교 진영에서는 기독교가 왜 동성애를 반대하고 있는지를
그렇게 알고 있구나. 좀 충격적인데? 그거 아닌데...
암튼 신천지도 그렇고 단순한 사항은 아니다.ㅠ

안 보는 동안 너의 책방 탐방은 계속되고 있었군.

cyrus 2022-10-04 22:29   좋아요 2 | URL
올해 여름부터 책방 방문이 뜸해졌는데 사실 일부러 책방에 안 간 거예요. 왜냐하면 책방에 가면 책을 사게 되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