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클래식출판사에서 나온 홈즈 전집은 두 종이 있다. 하나는 번역가 단체 베스트트랜스가 옮긴 구판(반양장본, 양장본)이다. 다행히 구판은 절판되었다.  

 

 

 

 

 

 

 

 

 

 

 

 

 

 

또 하나는 송성미 씨가 번역한 개정판(양장본, 미니북)이다. 장르 불문하고 번역물을 다작한 번역 팀은 베스트트랜스바른번역이다. 이 글에서는 베스트트랜스에 대해 중점적으로 설명하겠다. 인터넷서점 Yes24국내 작가항목에 보면 베스트트랜스를 소개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세계 여러 곳에 숨겨진 작품을 발굴 · 기획하고 번역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번역뿐만 아니라 창작 집필을 하며 우리 콘텐츠를 국외에 알리는 일에 열정을 쏟고 있다. 베스트트랜스는 기존의 번역가가 번역한 작품을 편집자가 편집하는 방식을 탈피한 새로운 번역 시스템을 도입하였다. 번역가와 편집자가 한 팀을 이뤄 잘 읽히는 작품으로 다듬기 위한 번역과 책임편집이 동시에 이뤄지는 방식이다. 번역 단계에서는 직역직해가 아닌 원문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우리말의 장점을 살려 좀 더 매끄럽고 유려한 문장으로 손보기 위해 심혈을 기울인다. 그다음 편집 단계에서는 교정 교열자 두세 명이 한 팀을 이뤄 양질의 작품으로 가다듬기 위한 문장 손질 작업이 이어진다. 크로스 체크는 기본으로 하고, 체크를 마친 작품이라고 해도 출간 직전에 가제본을 만들어 베스트트랜스 서평단 독자와 저명한 교수, 기자, 작가 등의 감수·검열을 거친다.

 

(http://www.yes24.com/24/AuthorFile/Author/145948)

    

 

이 소개 글만 보면 베스트트랜스가 번역 활동을 열심히 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과정이 아니라 결과가 중요한 법. 지금까지 베스트트랜스가 펴낸 번역물 전부가 다 그렇지 않겠지만, 어떤 책은 단체명이 무색할 정도로 수많은 오역으로 점철되어 있다. 그중 한 권이 바로 코난 도일의 배스커빌 가의 개. 이 번역본에 발견된 오역과 원문 누락은 지그동안 풍문으로만 들리던 집단 번역의 심각한 문제를 여실히 보여준다. 구판 수준이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주기 위해 원문, 개정판 문장을 비교해봤다.

 

 

  

 

 He now took the stick from my hands and examined it for a few minutes with his naked eyes. Then with an expression of interest he laid down his cigarette, and carrying the cane to the window, he looked over it again with a convex lens.

“Interesting, though elementary,” said he as he returned to his favourite corner of the settee. “There are certainly one or two indications upon the stick. It gives us the basis for several deductions.”

    

 

* 더클래식 (구판, 10)

홈즈는 지팡이 가까이로 다가갔다. 그러고는 잠시 후, 흥미로운 것을 발견한 듯 피우던 담배를 내려놓고 창가로 가더니 확대경으로 꼼꼼히 한 곳을 살폈다.

역시 단서가 두어 군데 보이는군. 몇 가지 추리가 가능해.”

홈즈는 늘 즐겨 앉은 구석자리 긴 의자에 앉더니 손바닥을 비볐다.

 

    

* 더클래식 (개정판, 10)

그는 내 손에서 지팡이를 받아 들고 몇 분 동안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그리고 흥미를 느끼는 듯 창가로 가더니 담배를 내려놓고 확대경을 통해 그것을 다시 들여다보았다.

별 것은 아니지만, 재미있군.”

홈즈는 늘 즐겨 앉는 구석자리 긴 의자에 앉더니 손바닥을 비볐다.

역시 단서가 두어 군데 보이는군. 몇 가지 추리가 가능해.”

    

 

 

베스트트랜스는 원문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매끄럽고 유려한 문장으로 다듬는작업을 지향한다. 그래서 베스트트랜스가 손질한 번역문은 원문과 다르고, 사소한 원문의 문장 한두 개가 빠지는 경우가 있다. 구판에는 1번 문장이 없다.

 

홈즈는 기분이 좋을 때 손바닥을 비비는 버릇이 있다. 베스트트랜스는 2번 문장에 홈즈의 버릇을 묘사하는 내용을 첨가했다. 직역하면 홈즈는 의자가 있는 쪽으로 향했다라고 쓸 수 있다.

 

 

 

      

 

“Mortimer, James, M.R.C.S., 1882, Grimpen, Dartmoor, Devon.

House-surgeon, from 1882 to 1884, at Charing Cross Hospital.

Winner of the Jackson prize for Comparative Pathology,

with essay entitled ‘Is Disease a Reversion?’ Corresponding

member of the Swedish Pathological Society. Author of

‘Some Freaks of Atavism’ (Lancet 1882). ‘Do We Progress?’

(Journal of Psychology, March, 1883). Medical Officer

for the parishes of Grimpen, Thorsley, and High Barrow.”

    

 

* 더클래식 (구판, 13)

제임스 모티머

1882년 영국 외과 의사회 회원이 됨. 현재 데번 주 다트무어 그림펜 거주. 1882년부터 1884년까지 채링 크로스 병원 가정 외과 레지던트로 재직. 논문 <질병도 유전되는가?>로 비교병리학 부문 잭슨 상 수상. 스웨덴 병리학회 통신 회원. <유전에 의한 돌연변이>(란셋, 1882) 집필, <우리는 진화하는가?>(심리학 저널, 18833) 등의 논문 발표.

    

 

* 더클래식 (개정판, 13)

제임스 모티머

1882년 영국 외과 의사회 회원. 현재 데번 주 다트무어 그림펜 구에 거주하고 있음. 1882년부터 1884년까지 차링 크로스 병원 가정 외과 레지던트로 근무. 논문 <질병도 유전되는가?>로 비교병리학 부문 잭슨상 수상. 스웨덴 병리학회 통신 회원. <유전에 의한 돌연변이>(란셋, 1882) 집필, <우리는 진화하는가?>(심리학저널, 18833) 등의 논문 발표. 그림펜, 소슬리, 그리고 하이배로 교구의 의무관.

 

 

 

홈즈의 인명사전에 적힌 제임스 모티머(사건 의뢰인)의 경력이다. 구판에 마지막 문장 한 줄이 빠졌다.

    

 

 

      

 

This from Hugo Baskerville to his sons Rodger and John,

with instructions that they say nothing thereof to their sister Elizabeth.

 

* 더클래식 (구판, 개정판 26)

- 휴고 배스커빌의 후손 로저와 에게,

누이 엘리자베스에게는 비밀로 해라.

    

 

교정 교열자 세 명이 있었는데도 아무도 (John)’의 오식을 못 봤단 말인가.

 

 

 

 

 

 

Holmes stopped him at the head of the stair.

“Only one more question, Dr. Mortimer. You say that before Sir Charles Baskerville’s death several people saw this apparition upon the moor?

“Three people did.”

“Did any see it after?”

“I have not heard of any.”

“Thank you. Good-morning.”

    

 

* 더클래식 (구판, 41)

모티머 씨, 잠깐만요!” 홈즈는 계단을 내려가는 닥터 모티머를 불러 세웠다.

찰스 배스커빌 경이 죽은 뒤 그 개를 봤다는 사람이 더 있었나요?”

아뇨, 없었습니다.”

알았습니다. 어서 가 보세요.”

    

 

* 더클래식 (개정판, 42)

홈즈는 층계참에서 그를 불러 세웠다.

모티머 씨, 한 가지만 더 묻겠습니다. 찰스 배스커빌 경이 사망하기 전에 황무지에서 유령을 본 사람들이 있다고 했지요?

세 사람이요.”

찰스 배스커빌 경이 죽은 뒤에도 그것을 본 사람이 있었나요?”

아뇨, 없었습니다.”

알았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의역을 위해서 1번 문장을 뺐던 것일까? 가독성을 위해서 원문의 문장 한두 개 가볍게 무시하는 번역 작업에 회의적이다. 1번 문장은 정말 초보적인 것이다. 우리말로 옮겨서 읽는 데 아무 문제 없다. 베스트트랜스는 지나치게 많이 의역을 시도한다.

 

 

 

     

 

“Sir Henry, has anything else of interest happened to you since you have been in London?”

“Why, no, Mr. Holmes. I think not.”

“You have not observed anyone follow or watch you?”

“I seem to have walked right into the thick of a dime novel,” said our visitor. “Why in thunder should anyone follow or watch me?”

    

 

* 더클래식 (구판, 57)

그런데 헨리 경, 런던에 온 뒤로 다른 일은 없었나요?”

, 특별한 일은 없었던 것 같은데요.”

혹시 누가 미행하거나 감시하는 것 같은 느낌은 없었나요.”

도대체 누가 왜, 무슨 이유로 날 미행하거나 감시한다는 겁니까?”

    

 

* 더클래식 (개정판, 58~59)

그런데 헨리 경, 런던에 온 뒤로 다른 일은 없었나요?”

, 홈즈 선생. 특별한 일은 없었던 것 같은데요.”

혹시 누가 미행하거나 감시하는 사람은 없었나요.”

내가 갑자기 무슨 탐정 소설의 등장인물이 되기라도 한 것 같군요.” 손님이 말했다. “도대체 누가 왜, 무슨 이유로 날 미행하거나 감시한다는 겁니까?”

 

   

‘dime novel’삼류 소설’, ‘싸구려 소설을 의미한다. 다른 역자들은 이 단어를 탐정 소설’, ‘모험 소설로 옮겼다.

 

 

 

   

 

“I tell you, Watson, this time we have got a foeman who is worthy of our steel. I’ve been checkmated in London. I can only wish you better luck in Devonshire. But I’m not easy in my mind about it.”

    

 

* 더클래식 (구판, 83)

왓슨, 제대로 상대를 만난 것 같네. 아쉽게도 런던에서의 게임은 내가 참패했지만 데번셔에선 절대지지 않겠어. , 그런데 마음이 안 좋군.”

    

 

* 더클래식 (개정판, 86~87)

왓슨, 상대를 제대로 만난 것 같네. 나는 런던에서 놈에게 보기 좋게 당한 거야. 자네가 데번에 가게 되면 좀 더 운이 좋기를 바라네. 하지만 나는 아직 걱정이 되는군.”

 

 

 

홈즈는 범인이 준비한 계략에 걸려 큰 소득을 얻지 못한다. 설상가상으로 홈즈가 아직 해결되지 않은 사건 하나를 맡고 있어서 당장 런던을 떠날 수 없다. 그래서 왓슨이 홈즈 대신에 데번셔로 향하게 된다. 홈즈는 사건 현장에 혼자 보내는 친구를 걱정하는 마음에 행운을 빌어주는 말을 한다. 홈즈는 데번셔에 갈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런던에서는 내가 범인에게 졌지만, 데번셔에서 (범인을 만날 땐) 절대 지지 않겠어라는 번역문은 원문을 무시한 오역이다.

 

 

 

 

 

Baskerville shuddered as he looked up the long, dark drive to where the house glimmered like a ghost at the farther end.

“Was it here?” he asked in a low voice.

“No, no, the yew alley is on the other side.”

The young heir glanced round with a gloomy face.

“It’s no wonder my uncle felt as if trouble were coming on him in such a place as this,” said he. “It’s enough to scare any man. I’ll have a row of electric lamps up here inside of six months, and you won’t know it again, with a thousand candle-power Swan and Edison right here in front of the hall door.”

    

 

* 더클래식 (구판, 92~93)

우리는 부르르 몸을 떨며 다시금 진저리를 쳤다. 금방이라도 뭔가가 나타날 것만 같았다.

여깁니까?” 헨리 배스커빌 경이 긴장한 목소리로 물었다.

그 길은 정원 옆으로 나 있습니다.”

닥터 모티머의 말에 헨리 배스커빌 경이 침통한 표정으로 말했다.

직접 보니 삼촌이 겁에 떨었던 이유를 알겠군요. 누구라도 겁먹기 십상이지. 모티머 씨, 아무래도 정문에서 현관까지 램프를 세워야겠어요. 환하게 불을 밝히면 훨씬 나을 겁니다.”

    

 

* 더클래식 (개정판, 97~98)

배스커빌은 길고 어두운 진입로를 바라보며 부르르 몸을 떨며 다시금 진저리를 쳤다. 진입로 끝에 서 있는 저택이 유령처럼 희미한 빛을 발했다.

이 자리입니까?” 배스커빌이 나지막하게 물었다.

아니요. 주목 산책로는 저쪽에 있습니다.”

헨리 배스커빌 경이 침통한 표정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누구라도 이곳에 오면 기분이 이상해지겠네요. 아무래도 정문에서 현관까지 전기 가로등을 세워야겠어요. 현관 문 바로 앞에는 촛불 천 개의 밝기를 가진 전등을 달 거예요. 그러면 이곳 분위기는 훨씬 나아질 겁니다.”

 

 

shudder : (공포추위 등으로) 몸을 떨다, 전율하다

 

 

 

 

 

 

 

And yet it was not quite the last. I found myself weary and yet wakeful, tossing restlessly from side to side, seeking for the sleep which would not come. Far away a chiming clock struck out the quarters of the hours, but otherwise a deathly silence lay upon the old house. And then suddenly, in the very dead of the night, there came a sound to my ears, clear, resonant, and unmistakable. It was the sob of a woman, the muffled, strangling gasp of one who is torn by an uncontrollable sorrow. I sat up in bed and listened intently. The noise could not have been far away and was certainly in the house. For half an hour I waited with every nerve on the alert, but there came no other sound save the chiming clock and the rustle of the ivy on the wall.

    

 

 

* 더클래식 (구판, 98)

몹시 피곤했지만 잠은 오지 않았다. 이리저리 뒤척이며 잠 못 이루고 있자니 어디선가 서럽게 우는 여자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나는 벌떡 일어나 귀를 기울였다. 소리는 곧 잦아들었다. 그 뒤로 신경을 바짝 곤두세우고 귀를 기울였지만, 삼십 분이 넘도록 담쟁이덩굴의 바스락대는 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 더클래식 (개정판, 103)

그러나 그것은 아직 마지막이 아니었다. 몹시 피곤했지만 잠은 오지 않았다. 눈이 말똥말똥해서 잠이 오지 않았다. 잠을 청해 보려고 이리저리 뒤척였다. 멀리서 시계가 십오 분마다 종을 쳤지만 그것만 빼면 죽음 같은 적막이 오래된 저택을 지배했다. 그런데 그 밤중에 어디선가 귓가에 선명하게 소리가 들려왔다. 그것은 여자의 울음소리 같았다. 나는 벌떡 일어나 그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울음소리는 먼 곳에서 나는 것 같지 않았다. 그것은 분면 집 안에서 나는 소리였다. 그러나 그 소리는 잠깐 들렸을 뿐이다. 나는 삼십 분 정도 온몸의 신경을 바짝 곤두세우고 귀를 기울였지만, 담쟁이덩굴의 바스락대는 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 현대문학 (주석판, 119~120)

하지만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나는 지쳤는데도 잠이 오지 않아서 이리저리 뒤척거렸다. 잠을 청했지만 쉽사리 올 것 같지 않았다. 멀리서 괘종시계가 15분마다 종을 치는 것 말고는 이 오래된 집은 쥐 죽은 듯 조용했다. 그리고 그때 갑자기, 적막을 뚫고 내 귀에 들려오는 소리가 있었다. 분명하고 낭랑해서 절대 잘못 들을 수는 없었다. 한 여자가 흐느끼고 있었다. 소리를 죽이고 있지만 억제할 수 없는 슬픔에 마음이 찢어지는 사람에게서 나오는 그런 이상한 흐느낌이었다. 나는 침대에 일어나 앉아서 귀를 기울였다. 멀리서 나는 소리는 아니었다. 분명 이 집 안에서 나는 소리였다. 30분가량을 나는 온몸 세포 하나하나를 곤두세우고 기다렸지만 더 이상의 소리는 없었다. 시계가 다시 종을 치고 담벼락의 담쟁이가 사각거릴 뿐이었다.

 

 

 

베스트트랜스는 이 긴 문장을 의역하면서 시계종이 울리는 장면을 삭제했다. 그렇다 보니 마지막 문장은 원문과 다른 문장이 되어버렸다. 2번 문장을 해석하면 왓슨은 시계 종소리(chiming clock)와 담쟁이덩굴이 바스락거리는 소리(the rustle of the ivy on the wall)를 동시에 들었다고 되어 있다(현대문학 주석판 참조).

 

rustle : 바스락거리다

    

 

 

 

 

“Did he ever strike you as being crazythis brother of hers?”

“I can’t say that he ever did.”

“I dare say not. I always thought him sane enough until today, but you can take it from me that either he or I ought to be in a straitjacket. What’s the matter with me, anyhow? You’ve lived near me for some weeks, Watson. Tell me straight, now! Is there anything that would prevent me from making a good husband to a woman that I loved?”

    

 

* 더클래식 (구판, 135~136)

스태플턴이 닥터 왓슨에게도 그렇게 미친 듯이 달려든 적이 있나요?”

아니요. 한 번도 없습니다.”

그러니까요. 내가 뭐 대단히 잘못했나요? 닥터 왓슨은 지난 몇 주 동안 나와 함께 지냈으니 솔직히 말씀해 보세요. 내가 좋은 남편감이 못될 이유가 있습니까?”

 

* 더클래식 (개정판, 148)

그 오빠라는 사람 말입니다. 박사는 그 사람이 제정신이 아니라고 생각한 적 있습니까?”

아니요. 그런 적은 없습니다.”

나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늘까지는 그자가 항상 정상이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그 사람과 나, 둘 중의 하나는 반드시 정신병원에 가야 해요. 도대체 나에게 문제가 무엇이라는 건지? 왓슨 박사. 박사님은 몇 주 동안 나와 함께 지냈으니 솔직히 말씀해 보세요. 내가 사랑하는 여자에게 좋은 남편감이 못 될 이유가 있습니까?”

 

 

straitjacket : (정신병 환자나 난폭한 죄수 등에 입히는) 구속복

 

 

 

 

 

 

* 더클래식 (구판, 181~182)

프랭클랜드 씨가 망원경을 살펴보더니 기뻐서 소리쳤다.

서두르게, 왓슨 선생! 언덕 너머로 사라지기 전에 봐야 해!”

망원경으로 정말 한 아이가 짐 꾸러미를 들고 언덕을 넘어가는 게 보였다. 그때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허름한 차림의 남자가 나타나서는 아이가 들고 온 짐을 받아들었다. 다음 순간 그들은 황무지를 가로질러 돌 오두막이 있는 언덕으로 사라졌다. , 이번만큼은 행운의 여신이 저버리지 않았다. 그동안의 노력이 결실을 보는 순간이었다.

내가 서둘러 돌 오두막이 있는 언덕에 도착했을 때는 벌써 해가 지고 있었다. 멀리 지평선이 붉게 물들며 벨리버와 빅슨 바위산이 황홀한 자태를 드러내고 있었다.

    

 

* 더클래식 (개정판, 201~203)

프랭클랜드 영감은 망원경에 눈을 붙이고서 만족스러움이 느껴지는 탄성을 질렀다.

어서, 박사, 어서. 그 아이가 언덕을 지나가기 전에 말이오.”

분명하게도 그 작은 아이는 어깨에 작은 짐 꾸러미를 지고, 언덕을 천천히 힘겹게 오르고 있었다. 그 아이가 산마루에 올랐을 때 나는 차가운 푸른 하늘 아래로 투박하고 남루한 아이의 옷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아이는 쫓기는 것을 두려워하는 듯한 모습으로 은밀하게, 슬며시 주변을 살폈다. 그러고서 그 아이는 언덕 너머로 사라졌다.

보시오. 내 말이 맞지 않소?”

확실히 그렇군요. 저 아이는 비밀스러운 심부름을 하고 있는 것 같군요.”

그 심부름이 무엇인지는 경찰조차도 알 수 있을 것이오. 그러나 어느 누구도 나를 통해 이 이야기를 듣지 못할 거요. 그러니 박사도 이를 비밀에 부쳐 주시오. 한 마디도 해서는 안 되오! 알겠소?”

영감님이 원하시는 대로 하겠습니다.”

그들은 나를 수치스럽게 대했소, 수치스럽게. 프랭클랜드 대 레지나 소송 사건의 진실이 알려진다면 나라 전체가 분개할 것이오. 그러나 내가 경찰을 돕는 일은 결코 없을 거요. 펀워시의 악당들이 내 허수아비가 아니라 나를 말뚝에 묶고서 화형을 해도 경찰 놈들은 그저 가만히 있었을 것이오. 벌써 집에 가시려고 하나? 이 위대한 일을 기념하여 나와 함께 포도주나 한 잔 하고 가시오.”

하지만 나는 그의 권유를 거절하고서, 그가 거처까지 동행해주겠다고 제안하는 것까지 극구 사양하였다. 나는 그의 시선이 따르는 곳까지만 길을 따라 걷다가 황무지로 발길을 돌려 그 아이가 사라진 바위 가득한 언덕을 향해 갔다. 모든 것이 나의 편에 있는 듯했고, 나는 행운의 여신이 나에게 던져 준 기회를 인내심을 갖고 꼭 잡겠다고 다짐했다.

내가 바위산 언덕에 도착하였을 때, 벌써 해가 지고 있었다. 발밑, 긴 산비탈의 한쪽은 온통 황금빛과 녹색이었고, 다른 한쪽은 회색빛 어둠이 깔려 있었다. 벨리버와 빅센 바위산의 황홀한 모습이 두드러지게 나타난 먼 곳의 지평선 위로 낮게 실안개가 가득했다.

 

 

구판에 굵은 표시를 한 내용이 없다. 프랭클랜드와 왓슨이 나눈 대화 일부가 사라진 셈이다.  

 

 

 

 

 

 

“No, Watson, I fear that I could not undertake to recognize your footprint amid all the footprints of the world. If you seriously desire to deceive me you must change your tobacconist; for when I see the stub of a cigarette marked Bradley, Oxford Street, I know that my friend Watson is in the neighbourhood.”

    

 

* 더클래식 (구판, 188)

아니. 내가 신도 아니고 어떻게 발자취만으로 자넬 알아보겠나? 혹여 다음에 내가 눈치채지 못하게 숨고 싶거들랑 담배부터 끊어야 할 걸세. 이 담배꽁초가 길가에 떨어져 있더군, 그걸 보고 난 내 친구가 온 걸 알았지.”

    

 

* 더클래식 (개정판, 209)

왓슨, 그렇지 않네. 나는 신이 아니야. 어떻게 발자국만을 보고서 자네인 줄 알겠는가. 혹여 다음에 내가 눈치채지 못하게 숨고 싶거든 담배부터 다른 것으로 바꿔야 할 걸세. <옥스퍼드 가, 브래들리>라는 글씨가 적힌 이 담배꽁초를 보고서야 나의 친구 왓슨이 온 걸 알았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change your tobacconist(담배 가게를 바꾸다)’금연으로 번역했을까? 아무리 농담이라고 해도 왓슨보다 더한 골초로 악명 높은 홈즈가 친구에게 금연하라고 말하는 모습은 터무니없다.

 

 

 

 

 

 “Who is the gentleman with the telescope?”

“That is Rear-Admiral Baskerville, who served under Rodney in the West Indies. The man with the blue coat and the roll of paper is Sir William Baskerville, who was Chairman of Committees of the House of Commons under Pitt.

    

 

* 더클래식 (구판, 207)

망원경을 든 저분은 누굽니까

, 서인도제도 로드니 제독 밑에서 일한 배스커빌 해군 소장입니다. 파란 코트에 두루마리를 든 분은 윌리엄 배스커빌, 그 옆은 하원 의장을 지낸 윌리엄 피트입니다.”

 

* 더클래식 (개정판, 235)

망원경을 든 저 신사는 누구입니까?”

, 서인도 제도의 해군 로드니 제독 밑에서 일한 배스커빌 해군 소장입니다. 파란 코트에 종이 두루마리를 든 분은 윌리엄 배스커빌, 피트 총리 시절에 하원 의장을 지냈지요.”

 

 

홈즈가 배스커빌 가 선조들의 단독 초상화를 쭉 바라보면서 질문하고 있는 장면이다. 홈즈가 가리킨 윌리엄 배스커빌은 윌리엄 피트 총리 시절에 하원 의장으로 활동했다. 그런데 베스트트랜스는 윌리엄 배스커빌과 피트 총리가 함께 있는 2인 초상화인 것처럼 번역했다. 이건 당연히 오역이다.

 

 

 

 

 

 

 

“We have him, Watson, we have him, and I dare swear that before tomorrow night he will be fluttering in our net as helpless as one of his own butterflies. A pin, a cork, and a card, and we add him to the Baker Street collection!”

 

 

* 열린책들 (209~210)

왓슨. 잡은 거나 다름없어. 장담하지. 내일 밤이 되기 전 그자는 우리 그물에 걸려 자신이 잡은 나비처럼 버둥거리게 될 걸세. 핀을 꽂고 코르크에 박아 이름표까치 부착한 다음 바스커빌가의 채집 목록에 추가해 주자고.”

 

* 더클래식 (구판, 209)

그는 완전히 그물에 걸려들었어. 내일 밤, 그는 자기가 꾸민 덫에 발목이 붙들리겠군. 포충망에 걸린 나비처럼 퍼덕여봐야 빠져나갈 구멍이 없다는 걸 알게 되겠지. 그를 꼼짝 못하게 만들 핀과 이름표만 있으면 그를 영원히 배스커빌 가문의 표본실에 가둘 수 있겠는걸.”

 

* 더클래식 (개정판, 237)

왓슨, 그자는 우리 그물 안에 들어왔네. 그자는 자신이 휘두르는 포충망에 걸린 나비처럼 우리가 꾸민 덫에 발목이 붙들리겠군. 우리에게 핀과 액자, 이름표만 있으면 그자를 영원히 베이커 가의 수집품 목록에 넣을 수 있겠는걸.”

 

 

 

 

 

 

 

 

 

 

 

 

 

 

 

 

열린책들 출판사의 번역본에도 원문의 ‘Baker Street collection’을 오역한 표현이 있다.

 

 

 

 

 

I placed my hand upon the glowing muzzle, and as I held them up my own fingers smouldered and gleamed in the darkness.

“Phosphorus,” I said.

“A cunning preparation of it,” said Holmes, sniffing at the dead animal.

    

 

* 더클래식 (구판, 230)

나는 그것의 몸을 손가락으로 만져 보았다. 그러자 내 손도 어둠 속에 푸른 빛을 내며 발광하는 게 아닌가.

인이로군.” 내가 말했다.

머리를 좀 썼군.” 홈즈는 헨리 경을 일으켜 세우며 말했다.

 

* 더클래식 (개정판, 259~260)

나는 번쩍거리는 그 주둥이를 손으로 만져 보았다. 그러자 내 손도 어둠 속에 푸른빛을 내며 발광하는 게 아닌가.

인이로군.” 내가 말했다.

머리를 좀 썼군.” 홈즈는 죽은 짐승의 냄새를 맡으며 말했다.

 

 

sniffing :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는.

 

 

 

 


댓글(15)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데미안 2017-08-03 14: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요즘 그리수안 조르바-더 클래식을 읽고 있는데 진지하게 고민했습니다. 번역가들은 무슨 의도를 갖고 이렇게 번역했을까? 그래서 삼분의 이 쯤 읽다가 다름 출판사 번역을 구해 읽을까 고심중애 있습니다. 그 와중에 이 글은 제게 상당한 도움이 되었습니다.

cyrus 2017-08-03 19:52   좋아요 0 | URL
저작권이 지난 외국 작품들은 번역 ᆞ출판하기 쉽습니다. 이렇다 보니 독자들이 많이 찾는 스테디셀러를 우후죽순 펴내는 출판사들이 많아졌습니다. 그리고 많이 팔려고 책값을 낮춰서 책정해요. 이런 책들 중에 번역의 질이 떨어진 것이 있어요. 독자들은 그것도 모르고 구입합니다. 출판사는 엉터리 번역본을 내놓은 사실을 알리지 않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개정판을 내놓습니다. 이러한 출판사의 행보는 구판을 산 독자들을 바보로 만듭니다.

2017-08-03 14: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8-03 19:59   좋아요 0 | URL
인지도 높은 전문 번역가와 아마추어 번역가를 비교해보면 경제적 수입뿐만 아니라 능력의 격차까지 심각할 정도로 벌어져 있습니다.

2017-08-03 14: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8-03 20: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나와같다면 2017-08-03 18: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번역된 책을 읽다보면, 원서가 궁금해질 때가 있어요.
아주 아름다운 문장을 만났을때,
불편하고 어색한 문장을 만났을때..

cyrus 2017-08-03 20:01   좋아요 1 | URL
요즘 저는 후자의 상황을 참을 수 없어서 때안 봐도 되는 원서를 보고 있습니다. 정말 힘들어 죽겠습니다.. ㅎㅎㅎ

qualia 2017-08-03 20: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초등학교 때 읽었던 몇 안 되는 책들 가운데 하나가 『바스커빌(배스커빌) 가의 개』였습니다. 한 어린이 잡지의 별책부록으로 딸려 나온 축약본이었죠. 그때 이 소설을 읽으면서 으스스한 공포감과 어떤 트라우마 때문에 읽다 말다 중간중간 독서를 중단했던 기억이 납니다. 어떤 트라우마란, 제가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 훨씬 더 어렸을 때, 집에서 키우던 아주 큰 검정개가 있었는데요. 그 검정개가 쥐약을 먹고 큰집 마루 밑으로 기어들어가(쫓겨들어가) 죽었던 일이 있었죠. 그 ‘우리집 검정개’의 죽음에 대한 경험이 일찍부터 일종의 트라우마로 기억됐던 것이죠. 그런 트라우마 때문에 (늑대를 연상시키는) 큰 개 삽화가 그려진 『바스커빌 가의 개』를 읽을 때면 어릴 적 집에서 키우던 검정개가 겹쳐 떠올라 그 으스스한 공포감이 더했던 것 같습니다. 아무튼 이런저런 연유 때문에 cyrus 님의 『배스커빌 가의 개 』 번역 비교·비판 작업은 제 관심과 흥미를 더욱 더 많이 끕니다. 시간적 여유가 나면 저도 원전을 구해 좀 더 자세히 꼼꼼하게 읽고 의견을 드리고 싶은데, 워낙에 쫓기고 있는 일들이 많아 본격 참여는 (만약 하게 된다면) 다음으로 미뤄야 할 듯합니다. 왠지 cyrus 님께 감사드려야 할 것 같은 기분이 자꾸 들어요. 어쨌든 『바스커빌 가의 개』는 어린 시절 제 추억의 책이니까요. 그 추억에 다시 한번 젖어들게 만들어주셨으니까요. 만약 제가 『바스커빌 가의 개』 번역판과 원전을 비교·대조하며 번역 비판 작업을 하게 된다면, 그건 정말 예측할 수 없는 삶의 의외성 혹은 수수께끼라고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낯선 계기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어어져 해독할 수 없는 놀라움, 신비로운 사건들과 마주치게 합니다.

cyrus 2017-08-04 12:31   좋아요 1 | URL
저는 어렸을 때 어미 잃은 새끼 참새를 키운 적이 있어요. 그런데 실수로 새끼 참새를 발로 밟고 말았습니다. 그 일 이후로 동물을 집에서 돌보는 일을 꺼리게 됐습니다. 작년에 어머니가 인공 부화기로 알을 까는데 성공해서 병아리 다섯 마리를 집에서 키웠습니다. 병아리를 좋아하지만, 병아리가 저를 따라올 때마다 불안했어요. 잘못 하면 병아리를 밟는 참사가 일어날 수 있거든요. 그래서 병아리가 가까이 있으면 정말 천천히 걷습니다. 발을 완전히 떼지 않고, 질질 끌듯이 걸어갑니다. ㅎㅎㅎ

언제든지 의견을 받고 있습니다. 개인 작업이고, 제가 전문적으로 번역 일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분명히 제 글에도 부족한 점이 있을 겁니다. ‘삶의 의외성’이라는 표현이 정말 마음에 듭니다. 원문과 다른 번역본을 같이 번갈아 보는 일이 힘들어도 막상 하다보면 평소에 읽었을 때 보지 못했던 것을 발견합니다. qualia님의 댓글을 보니까 힘이 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

transient-guest 2017-08-04 01: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솔직히 ˝원문을 훼손하지 않는 한도내에서의 유려한˝ 의역은 미리 오역을 대비한 핑계 같습니다. 직역을 기준으로 해서 한국어에 맞는 표현으로 번역하는 것이 올바른 방법 같고, 의역을 표방하면서 자기 멋대로 문장을 짜집기하거나 바꾸고 누락하는건 개번역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 모로 싫어하는 출판사가 저 더클래식입니다..

cyrus 2017-08-04 12:32   좋아요 2 | URL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을 아주 정확하게 말씀하셨습니다. ^^

카스피 2017-08-04 12: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우 직접 영어원문과 번역을 대조하신 cyrus님이 참 대단하단 생각이 들면 이정도면 원문을 훼손하지 않는 한도내에서의 유려하게 번역했다는 번역팀의 말이 참 낯간지러운 이야기란 생각이 팍 드는군요^^;;;

transient-guest 2017-08-04 12:33   좋아요 1 | URL
뭐 그냥 개소리죠...

cyrus 2017-08-04 12:37   좋아요 1 | URL
문예춘추사, 엘릭시르 출판사의 홈즈 전집은 의역을 시도한 번역본입니다. 간혹 원문의 의미와 살짝 다른 번역문이 보이긴 합니다만, 읽는 데 전혀 문제가 없었습니다. transient-guest 님의 말씀대로 베스트트랜스의 ‘의역’은 오역 지적을 피하기 위한 핑계처럼 느껴집니다.
 
배스커빌 가의 개 (반양장) 더클래식 셜록 홈즈 시리즈 3
아서 코난 도일 지음, 베스트트랜스 옮김 / 더클래식 / 2012년 5월
평점 :
품절


 

 

 

 

직역을 선호하는 편이라서 과감한 의역을 좋아하지 않는다. 베스트트랜스는 원문의 의미를 바꿔가면서 문장을 다듬거나 문장 한두 개를 빼버리는 의역을 시도한다. 이러한 의역도 장점이 있는데, 가독성이 높다. 하지만 원문과 가독성,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댜가  원문의 정확성이 떨어지고, 엉터리 문장이 나온다.

 

베스트트랜스의 의역은 원문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를 넘어서고 말았다. 특히 왓슨과 프랭클랜드가 나눈 대화 일부(181~182)가 빠진 부분집단 번역의 문제점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는 부분이다.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더클래식 출판사에 나온 홈즈 전집을 발견하면 번역자가 누군지 꼭 확인해야 한다. 구판은 베스트트랜스번역이고, 개정판은 송성미 씨다. 개정판이 구판보다 훨씬 낫다.

 

 

 

구판에서 발견한 번역의 문제점을 정리한 글

http://blog.aladin.co.kr/haesung/9504682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tella.K 2017-08-03 1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정말...?
책 표지는 나름 마음에 들어 본다면 이 책이 어떨까
생각했는데 아니네.
번역을 왜 그렇게 했을까? ㅉ
그렇지 않아도 품절이네.
번역에 문제있으면 차라리 품절이 낫지.

cyrus 2017-08-03 19:44   좋아요 0 | URL
더클래식 출판사에 나오는 책들의 가격이 싸요. 가격이 싼 책을 믿으면 안 됩니다. 이런 엉터리 책이 있거든요.

카스피 2017-08-04 12: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 제가 오래전에 집단번역의 문제점에 관해서 글을 쓴 기억이 나는데 그떄도 더 클래식의 셜록홈즈를 지적한 것 같습니다^^;;;;

cyrus 2017-08-04 12:39   좋아요 0 | URL
카스피님의 글이 없었으면 이 글을 쓸 시도를 하지 않았을 겁니다. 설마설마했는데 직접 확인해보니까 정말 어이가 없었습니다... ^^;;
 

 

 

 

 

 

 

과연 셜록 홈즈약점이 있을까? 홈즈는 좀처럼 자신의 약점을 드러내지 않는다. 하지만 그와 함께 생활하면서 홈즈를 일거수일투족 지켜본 왓슨은 홈즈의 약점을 잘 알고 있으리라. 왓슨은 홈즈의 결점뿐만 아니라 그가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 실수하는 상황까지도 사건일지에 공개한다. 하지만 이것만 가지고 홈즈의 두뇌를 무력화할 수 있는 약점으로 보기 어렵다. 왓슨은 친구의 약점을 공개하지 않은 선에서 사건일지를 기록했다. 홈즈의 약점이 만천하에 공개되면 홈즈의 목숨을 노리는 악의 세력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홈즈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어떻게든 홈즈의 약점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홈즈를 연구한다고 해서 그들이 홈즈를 열렬히 숭배하는 홈지언(Holmesian), 셜록키언(Sherlockian)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홈즈의 추리 방식을 비판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홈즈를 절친한 동료 왓슨을 속이면서까지 자신의 사생활을 철저히 숨기는 냉소적 인물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나도 홈즈의 언행에 이해가 되지 않은 점이 발견되면 비판하는 입장이다.

 

 

 

 

 

 

 

 

 

 

 

 

 

 

 

 

* 바스커빌 가문의 개(황금가지, 2002)

* 배스커빌의 개(시간과공간사, 2002)

* 바스커빌의 개(동서문화사, 2003)

* 바스커빌 가문의 개(펭귄클래식코리아, 2010)

* 바스커빌 가의 개(열린책들, 2010)

* 바스커빌 가의 사냥개(문예춘추사, 2012)

* 주석 달린 셜록 홈즈 6 : 바스커빌 씨네 사냥개(현대문학, 2013)

* 배스커빌 가의 개(더클래식, 2014)

* 바스커빌 가의 사냥개(코너스톤, 2016)

* 바스커빌 가문의 사냥개(엘릭시르, 2016)

 

 

 

바스커빌 가의 개(The hound of the Baskervilles)는 홈즈 시리즈 4대 장편 중 작품성이 뛰어난 걸작으로 손꼽힌다. 하지만 눈썰미가 좋은 연구가들은 이 소설의 사소한 문제점 하나 놓치지 않는다.

 

 

 

다음 내용은 작품의 줄거리 및 결말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홈즈와 왓슨은 습지가 많은 지역 다트무어(Dartmoor)전설로 알려진 바스커빌 가의 저주의 실체를 밝혀내기 위해 분주하게 노력한다. 바스커빌의 저주에 따르면 지옥 개로 알려진 거대한 사냥개가 바스커빌 가의 사람들의 목숨을 위협한다. 하지만 밝혀지지 않은 것이 너무나도 많다. 게다가 젊은 상속인 헨리 바스커빌 경을 호시탐탐 노리는 수수께끼의 인물이 꾸민 계략에 천하의 홈즈도 당하고 만다. 홈즈는 런던에서 해결해야 할 사건을 맡고 있어서 런던 밖으로 떠날 수 없는 상황이다.(이 내용을 기억해둘 필요가 있다) 그리하여 왓슨이 대신 바스커빌 경 일행과 함께 다트무어로 향하게 된다. 왓슨은 바스커빌 가의 저택에 머물면서 겪었던 기이한 사건들, 그리고 다트무어에 거주하는 인물들의 모습을 관찰한 것 등을 편지로 기록하여 홈즈에게 전달한다.

 

왓슨이 보낸 보고서를 참고하면서 추리한 홈즈는 본격적으로 수사를 펼치기 위해 왓슨과 바스커빌 경 일행 몰래 다트무어에 들어온다. 황량한 황무지에서 극적으로 왓슨과 해후한 홈즈는 바스커빌 가의 저주를 꾸민 악당과 그가 조종하는 사냥개를 생포하기 위해 런던 경시청 소속의 레스트레이드 경감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안개가 짙어서 어두컴컴한 밤에 세 사람은 악당의 집 주변 바위 뒤에 숨어 악당이 등장하기를 기다린다. 악당의 집에는 악당과 대화를 나누는 헨리 바스커빌 경이 있었다. 사실 헨리 경은 악당의 덫에 걸린 상황이다. 악당은 저택으로 돌아가는 헨리 경을 죽이기 위해 이미 사냥개를 풀어놓고 있었다.

 

이 무지막지한 괴물 사냥개는 밤길을 걷는 헨리 바스커빌 경을 덮친다. 괴물의 날카로운 송곳니가 헨리 경의 목덜미를 뚫기 직전에 홈즈와 왓슨은 권총을 꺼내 괴물을 향해 발포한다. 간발의 차이로 헨리 경은 살아남을 수 있었고, 여러 개의 총알을 맞은 사냥개는 그 자리에 즉사한다.

 

 

 

 

 

홈즈 정전을 분석한 로버트 키스 레빗헨리 경을 구출한 홈즈의 행동이 상당히 위험했다고 지적한다. 홈즈는 사냥개가 헨리 경을 쓰려뜨려 덮쳤을 때 권총을 발포했다. 사냥개가 헨리 경에게 다가서고 있을 때 미리 쏠 수 있었다. 그리고 스티븐 패럴은 사냥개의 옆구리를 향해 발포한 홈즈의 사격술을 의심한다. 사냥개를 향해 총을 쏘는 홈즈의 자세는 시드니 패짓의 그림에 잘 나타나 있다. 사냥개의 옆구리를 맞춘다고 해서 사냥개가 즉사할 정도의 치명상이 생기지 않는다. 오히려 명중이 실패하면 헨리 경이 총상을 입을 수 있다.

 

나도 홈즈의 사격술을 의심하는 사람들의 주장에 동의한다. 독자들이 알아차리지 못했던 홈즈의 약점 중 하나가 사격술이다. 그리고 내가 주장하고 싶은 홈즈의 또 다른 약점이 . 지금부터 홈즈의 약점이 있다고 주장할 수 있는 근거들을 하나씩 열거해보겠다. 소설 속 장면 및 내용을 가지고 필자가 상상한  것도 있으니 재미로 봤으면 한다.

 

 

 

다음 내용은 작품의 줄거리 및 결말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근거 1.

셜록 홈즈의 특이점(SHERLOCK HOLMEShis limits.)’

홈즈의 사격 실력에 대한 언급이 없다.

 

 

 

 

 

* 주홍색 연구, 네 명의 기호(시간과공간사, 2002)

 

 

 

진홍색 연구(A Study in Scarlet) 편에 왓슨은 홈즈가 알고 있는 지식의 범위와 그의 특기를 종이에 적는다. 다음 내용은 정태원 번역의 주홍색 연구, 네 명의 기호(시간과공간사, 2002) 29~30쪽에 있다.

 

 

셜록 홈즈의 특이점

 

1. 문학 지식 : 전혀 없음.

 

2. 철학 지식 : 전혀 없음.

 

3. 천문학 지식 : 전혀 없음.

 

4. 정치에 대한 지식 : 조금 있음.

 

5. 식물학 지식 : 일정하지 않음. 벨리도나, 아편, 그 밖의 일반 독물에 대해서는 박식하지만 원예에 대해서는 전혀 모름.

 

(중략)

 

9. 범죄학 지식 : 해박함. 금세기에 일어난 범죄는 전부 자세히 아는 것 같음.

 

10. 바이올린을 능숙하게 연주함.

 

11. 봉술, 권투 및 검술의 달인.

 

12. 영국 법률의 실질적인 지식이 많음.

 

 

왓슨은 홈즈의 사격 실력에 관해서 언급하지 않았다. 이때 당시 왓슨은 홈즈를 만난 지 얼마 안 됐다. 그래서 그가 홈즈의 사격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몰랐을 것이다. 아니면 왓슨이 홈즈의 사격술이 영 좋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데도 홈즈의 특이점을 사건일지에 공개했을 때 일부러 언급하지 않았거나 사격 실력을 지적한 내용을 삭제했을 수도 있다. 왓슨이 눈치 없이 홈즈의 사격술이 형편없다고 언급했으면 홈즈의 체면이 구겨질 게 뻔하다.

 

 

 

 

근거 2.

홈즈는 틈만 나면 사격 연습을 했다.

 

 

홈즈는 평소에 범상치 않은 행동을 하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사격 연습이다. 이러한 홈즈의 모습은 머즈그레이브 가 전례문(The Adventure of the Musgrave Ritual, 셜록 홈즈의 회고록수록) 나온다. 홈즈는 베이커가 하숙집 한쪽 벽을 표적지 삼아 권총을 쏜다.

 

 

 

 

 

 

 

 

 

 

 

 

 

권총 사격 연습은 두말할 나위 없이 언제나 야외에서 심심풀이로 해야 한다는 게 내 지론인데, 홈즈는 기분이 언짢을 때면 방아쇠가 민감한 권총과 100발의 복서 탄약통을 갖고 안락의자에 앉아 맞은편 벽에 총알-곰보 자국을 내서 애국적인 V.R.(‘빅토리아 여왕의 약자)를 새기곤 했다. 그럴 때면 나는 집 안 꼴도 공기도 개선되긴 영 글렀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석 달린 셜록 홈즈 2 : 셜록 홈즈 회고록183)

 

 

홈즈의 사격 연습을 괴팍한 행동으로만 봐야 할까? 홈즈가 집 안에서 사격 연습을 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 자신의 약점을 노출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왓슨 말대로 사격 연습은 밖에서 해야 한다. 그렇지만 홈즈는 야외 사격장에서 사격 연습하는 자신의 모습이 런던의 악당들이 알게 될까 봐 위기감을 느꼈다. 홈즈를 신뢰하는 허드슨 부인 덕분에 그녀의 동의를 받고 집에서 사격 연습을 할 수 있었다. 

 

 

 

 

 

근거 3.

홈즈는 명중률을 높이기 위해

악당의 머리에 재빠르게 총을 들이대는 연습을 했다.

 

 

 

 

 

 

홈즈의 사격 방식을 지적했던 로버트 키스 레빗은 악당에게 총을 겨누는 홈즈의 자세를 유심히 살펴보면서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홈즈는 악당의 공격을 미리 방어하기 위해서 악당에게 날렵하게 다가가 총을 들이대는 연습을 했다. 홈즈는 시력이 상당히 좋은 편이다. 그러나 사격 실력이 늘어날 수 없었다. 왜냐하면 아편 및 모르핀 복용의 후유증으로 손 떨림 증상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그래서 홈즈는 명중률을 높이는 자신만의 사격 방식을 생각해냈고, 사건이 없는 날이면 악당의 머리에 총을 들이대는 연습을 했다.

 

 

 

 

근거 4.

홈즈는 개에게 물린 사고의 충격을 잊지 못했다.

덩치가 큰 개를 만나면 공포증이 생겼고,

그것을 극복하지 못해 헨리 경을 공격한 사냥개를 향해 어설프게 발포했다.

 

 

글로리아 스콧 호(The Adventure of the Gloria Scott, 셜록 홈즈의 회고록수록)에 홈즈는 왓슨에게 친구 빅터 트레버를 알게 된 사연을 들려준다.

 

 

 

 

 

 

 

 

 

 

 

 

 

내가 빅터 트레버 얘기를 한 적 없지?” 그가 물었다. “내가 대학에 다니던 2년 동안 그는 유일한 친구였어. 나는 영 사교성이 없었거든. 차라리 방에서 뭉그적거리며 생각하는 방법이나 연구하길 좋아하는 바람에 동급생들과는 딴판이어서, 우리는 전혀 공통점을 찾을 수가 없었지. 내가 아는 학생은 트레버뿐이었는데, 그와 사귀게 된 것도 어느 날 아침 내가 교회에 갈 때 그의 불테리어가 내 발목을 물고 늘어진 우연한 사고 때문이었어.” (주석 달린 셜록 홈즈 2 : 셜록 홈즈 회고록153)

 

 

 

불테리어의 공격으로 병원 신세를 지게 된 홈즈는 그 사고 이후부터 개 공포증이 생겼을 것이다. 그 사고에 대한 기억은 홈즈가 쉽게 지울 수 없는 트라우마로 작용하다 보니, 성인 남성의 체격에 맞먹는 사냥개의 정체를 밝혀야 하는 사건(바스커빌 가의 개)상당히 위험한 사건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홈즈는 런던에 아직 해결되지 않은 사건이 있다는 핑계를 둘러댔고, 왓슨이 홈즈를 대신해서 사건 현장에 갔다. (앞서 소개한 바스커빌 가의 개줄거리를 참조할 것.) 홈즈는 런던에 있는 동안 사냥개를 단숨에 해치울 수 있도록 사격 연습을 했다. 그러나 사냥개의 공격을 받는 헨리 경을 살려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던지 홈즈는 사냥개의 옆구리 쪽으로 어설프게 총을 쏘고 말았다.

 

 

 

 

 

 

 

 

 

 

 

 

 

* 주석 달린 셜록 홈즈 1 : 셜록 홈즈의 모험(현대문학, 2013)

 

 

 

권총으로 공격성이 강한 사냥개를 단번에 죽이려면 급소라 할 수 있는 머리에 정확히 겨누어야 한다. 너도밤나무 집(The Adventure of the Copper Beeches, 셜록 홈즈의 모험수록) 편에 나오는 왓슨처럼 말이다.

 

 

 

홈즈는 러캐슬을 덮친 사냥개의 모습을 보고 겁에 질려서 총을 꺼내 들 생각이 나지 않았다. 왓슨의 빠른 대처가 없었으면 루캐슬은 목숨을 잃었다.

 

 

 


댓글(9) 먼댓글(0) 좋아요(2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페크pek0501 2017-08-02 1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재밌어라... ㅋ 스포일러의 글을 좋아합니다.

저도 어린 시절에 이웃 친구의 집에서 개에 물린 적이 있어서 큰 개를 보면 아직도 무서워해요.
평상시 사람을 절대 물지 않는 개였는데 왜 물었는지 모르겠어요. 아마도 제가 개를 빤히 쳐다봤을 것 같고 그걸 공격의 표시로 알았는지...


cyrus 2017-08-02 19:08   좋아요 1 | URL
요즘은 개와 친하게 지내려면 감정을 표현하는 개의 행동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

2017-08-02 12: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8-02 19: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8-02 19: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8-02 19: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8-02 19: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transient-guest 2017-08-03 0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출전이 기억나지 않는 홈즈버젼에서 홈즈가 복싱과 펜싱, 그리고 유도와 사격의 달인이라는 표현을 본 것 같아요. 정확하지는 않지만, 그래고 홈즈의 사격실력이 별로라는 생각을 해보지는 못했네요. 손떨림-사격을 연결시켜볼 생각은 못 했어요.

cyrus 2017-08-03 13:03   좋아요 0 | URL
말씀하신 내용의 출전이 80년대에 나온 동서문화사 홈즈 전집일 겁니다. 《진홍색 연구》를 번역한 《빨강글자의 수수께끼》 해설에 나온 내용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 전집을 가지고 있습니다. 주말에 확인해봐야겠습니다. ^^
 

 

 

죽은 모리아티가 라이헨바흐에서 꿈꾸며 기다린다

(1, 2017713일 작성)

http://blog.aladin.co.kr/haesung/9457819

 

    

 

1부의 글에서 홈즈의 숙적 모리아티 교수의 정체와 그의 죽음을 둘러싼 여러 가지 가설을 소개해봤다. 2부는 모리아티에 대한 필자의 생각을 정리한 글이다.

 

 

 

 

 

 

 

 

 

 

 

 

 

 

 

 

 

 

 

 

 

 

 

 

 

 

 

 

 

 

 

 

* 셜록 홈즈 전집 6 : 셜록 홈즈의 회상록(황금가지, 2002)

* 셜록 홈즈 전집 6 : 셜록 홈즈의 회상(시간과 공간사, 2002)

* 셜록 홈즈의 회상록(문예춘추사, 2012)

* 주석 달린 셜록 홈즈 2 : 셜록 홈즈 회고록(현대문학, 2013)

* 셜록 홈즈의 회고록(코너스톤, 2016)

* 셜록 홈스의 회상록(엘릭시르, 2016)

 

 

    

 

모리아티는 홈즈의 도플갱어(Doppelgänger).

 

 

홈즈와 모리아티의 외모를 비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홈즈가 처음으로 등장하는 주홍색 연구(A Study in Scarlet)에 왓슨이 홈즈의 모습을 묘사한 내용이 나온다.

 

 

 

 

 

 

 

 

 

 

 

 

 

 

 

 

 

 

 

 

 

 

 

 

 

 

 

 

 

* 셜록 홈즈 전집 1 : 주홍색 연구(황금가지, 2002)

* 셜록 홈즈 전집 3 : 주홍색 연구, 네 명의 기호(시간과 공간사, 2002)

* 진홍색 연구(문예춘추사, 2012)

* 주석 달린 셜록 홈즈 1 : 주홍색 연구, 네 사람의 서명(현대문학, 2013)

* 주홍색 연구(코너스톤, 2016)

* 주홍색 연구(엘릭시르, 2016)

    

 

키는 6피트가 넘었지만 너무 말라서 6피트보다 더 커 보였다. 그의 두 눈은 남을 꿰뚫어 보는 것 같이 날카로웠다. 홈즈의 가느다란 매부리코는 그가 항상 경계하고 있고, 결단력이 있는 사람처럼 보이게 했다. 그의 턱 역시 결단력이 있는 사람임을 나타내는 듯이 돌출되어 있었고 각이 져 있었다. (주홍색 연구중에서, 정태원 역, 26)

 

6피트는 180cm 이상.

    

 

홈즈는 누구를 경계하고 있었을까. 홈즈가 두려워하는 인물, 모리아티 교수다. 홈즈는 왓슨을 만나기 전부터 또 하나의 자신모리아티의 존재를 이미 알고 있었고, 그가 전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범죄를 일으킬까 봐 두려워했다.

 

 

 

 

 

 

 

 

시드니 패짓이 그린 모리아티의 모습은 늙은 홈즈를 연상시킨다. 홈즈와 모리아티가 서로 대치하는 상황을 묘사한 그림을 보자. 이 두 사람은 마른 체형, 움푹 들어간 날카로운 눈빛, 그리고 비상한 두뇌를 가진 것까지 서로 이상하리만치 닮았다.

 

 

 

 

 

 

 

 

 

 

 

 

 

 

 

 

 

 

 

* 다케루베 노부아키 판타지의 주인공들(들녘, 2000)

* 구사노 다쿠미 환상동물사전(들녘, 2001)

*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상상동물 이야기(민음사, 2016)

 

 

 

도플갱어 현상을 경험한 사람은 결국 죽음에 이른다는 미신이 있다. 스코틀랜드의 미신에 의하면 죽음을 앞둔 사람은 자신과 닮은 영혼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정신의학에서는 도플갱어를 정신적으로 불안정할 때 생기는 일종의 정신질환으로 보고 있다. 이것을 자기상 환시(Autoscopy)라고 한다. 자기상 환시에 시달리면 육체적 · 정신적 피로에 시달린다. 피로를 풀기 위해 알코올 또는 약물에 의존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알코올과 약물에 의존할수록 더 피로해지고, 자신의 모습이 보이는 환각 증상을 경험한다.

 

홈즈는 약물 중독자. 사건 의뢰가 뜸할 때 코카인이나 모르핀을 팔뚝에 찌른다. 네 개의 서명(The Sign of Four)은 다소 충격적인 내용으로 시작된다. 홈즈가 7%의 코카인 용액이 있는 주사기를 혼자서 투약하는 장면이 나오기 때문이다.

 

 

 

 

 

 

 

 

 

 

 

 

 

 

 

 

 

 

 

 

 

 

 

 

 

 

 

 

 

 

* 셜록 홈즈 전집 2 : 네 사람의 서명(황금가지, 2002)

* 네 개의 서명(문예춘추사, 2012)

* 네 사람의 서명(코너스톤, 2016)

* 네 사람의 서명(엘릭시르, 2016)

    

 

셜록 홈즈는 벽난로 선반 구석에서 병을 내리고, 예쁜 모로코 가죽 케이스에서 피하 주사기를 꺼냈다. 하얗고 긴 손가락을 신경질적으로 움직여 주사기에 약을 채우고, 정교한 바늘 끝을 다듬고 나서 셔츠 왼쪽 소매를 걷어 올렸다. 한순간 생각에 잠긴 그의 시선이 수많은 주사 바늘 자국으로 뒤덮인, 힘줄이 불거진 팔뚝과 손목에 쏠렸다. 이윽고 날카로운 바늘 끝을 피부에 푹 찌르고 작은 피스톤을 누르더니 만족스런 한숨을 길게 내쉬며 벨벳을 씌운 긴 의자에 깊숙이 파묻었다. (정태원 역, 205)

    

 

홈즈는 무료할 때면 시간을 때우기 위해 약물을 즐긴다고 말하지만, 사실 그는 모리아티에 대한 검고 깊은 두려움을 떨쳐내려고 약물에 손댔고, 결국 심각한 중독 수준에 이르고 말았다. 홈즈는 도플갱어의 미신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비과학적인 현상을 무시하는 냉철한 현실주의자였던 홈즈도 자신 주변을 배회하는 죽음의 그림자를 두려워했다. 홈즈는 피할 수 없는 파멸을 막을 방법을 생각해냈다. 모리아티를 직접 쓰러뜨리는 것. ‘모 아니면 도라는 심정으로 분신과의 혈전을 치르기 위해 왓슨과 함께 런던을 떠나게 되고, 고심 끝에 홈즈가 선택한 결전 장소가 스위스의 라이헨바흐 폭포.

 

내 주장에 대한 다음과 같은 반론을 예상할 수 있다.

 

 

모리아티가 정말로 홈즈의 도플갱어라면, 홈즈를 아주 완벽하게 닮은 모습이어야 한다. 그런데 모리아티는 홈즈보다 나이가 많다. 그리고 홈즈와 전혀 닮은 구석이 없다.” (리더스북다이제스터)

 

 

흔히 도플갱어라면 닮은 정도가 거의 완벽한 쌍둥이라고 생각하지만, 꼭 그렇지만 않다. 자신의 미래 모습을 닮은 영혼을 만나는 것도 도플갱어 현상으로 볼 수 있다. 21세의 괴테8년 후 자신의 모습을 닮은 영혼을 만났다고 한다. 사람들은 괴테가 정확히 8년 후에 세상을 떠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괴테는 도플갱어의 저주를 피했고, 83세까지 장수했다. 괴테의 사례를 볼 때, 모리아티는 홈즈의 미래 모습과 흡사한 도플갱어이며 홈즈도 도플갱어의 저주에서 벗어났다.

 

 

도플갱어는 인간의 몸에서 빠져나간 영혼이다. 그렇다면 영혼을 잃은 육체나 다름없는 홈즈가 가까스로 살아남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정말로 모리아티가 폭포수 아래로 추락해서 사망했다면, 홈즈는 두 번 죽는 상황이 된다.” (시이쏘우)

 

 

홈즈와 모리아티는 무기도 없이 맨손으로 싸웠다. 서로 부둥켜안으면서 몸싸움을 벌였다. 그 과정에서 중심을 잃은 두 사람이 동시에 절벽 아래로 추락했다.

 

 

 

 

두 사람이 껴안은 상태로 떨어지는 중에 모리아티는 홈즈의 몸속으로 들어가게 됐고, 비로소 완전한 영혼을 가진 홈즈는 살아남으려는 의지를 느꼈다. 도플갱어로서의 위력이 상실된 모리아티는 죽은 거나 다름없다. 위기에서 벗어난 홈즈는 필사적으로 절벽을 기어올라 탈출하는 데 성공한다. (빈 집의 모험[The Adventure of the Empty House] 참조)

 

 

 

 

 

 

 

 

 

 

 

 

 

 

 

 

 

 

 

 

 

 

 

 

 

 

 

 

 

 

 

 

 

 

* 더 레이븐 : 에드거 앨런 포의 그림자(RHK, 2012)

* 에드거 앨런 포 단편선(민음사, 2013)

* 붉은 죽음의 가면(더스타일, 2013)

* 에드거 앨런 포 소설 전집 2(코너스톤, 2015)

* 포 단편집(지만지, 2015)

    

 

 

도일은 근대 추리소설을 확립한 에드거 앨런 포(Edgar Allan Poe)의 영향을 받아 셜록 홈즈를 만들어냈다. 코난 도일이 모리아티를 홈즈의 도플갱어로 설정했다면, 도플갱어가 등장하는 포의 윌리엄 윌슨을 참고했을 것이다. 윌리엄 윌슨은 생년월일과 외형이 똑같은 2의 윌슨을 알게 된다. 그런데 화자로 설정된 진짜 윌슨은 악인이고, ‘2의 윌슨은 선인이다. 화자는 2의 윌슨에 대한 증오심을 드러낸다. 실제로 도일은 유령, 심령술을 진지하게 믿었다. 그는 신비한 초자연적 현상에 쩔쩔매는 인간홈즈의 모습을 한 번쯤은 묘사해보고 싶었을 것이다. 모리아티는 홈즈의 죽음을 겨냥해 만들어진 초자연적 존재라고 상상해볼 수 있다.

 

 

 

 

 

 

 

 

 

 

 

 

 

 

 

 

 

 

* 러브크래프트 전집 1(황금가지, 2009)

* 하워드 필립스 러브크래프트 : 크툴루의 부름 외 12(현대문학, 2014)

 

 

글의 제목은 러브크래프트크툴루의 부름에 나오는 고대 주문을 패러디한 것이다. 원문은 Ph'nglui Mglw'nafh Cthulhu R'lyeh Wgah'nagl Fhtagn. (판글루 글루나파 크툴루 르뤼에 가나글 파탄. 죽은 크툴루가 그의 처소 르뤼에[리예]에서 꿈꾸며 기다린다.)

 

모리아티와 크툴루는 지배자의 위치에 있는 막강한 캐릭터다. 모리아티는 범죄의 나폴레옹이라면 크툴루는 위대한 옛 존재(Great old one)’이다. 그런데 이 최종 보스급인 두 캐릭터가 죽는 과정은 안습 그 자체. 그렇지만 이들은 언제든지 부활할 수 있다. 라이헨바흐 폭포수 속에 잠들었던 모리아티는 백 년이 지난 후에야 눈을 뜨는 데 성공했다. 그는 셜록의 강력한 적수 짐 모리아티로 부활했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7-07-14 16: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7-14 18:14   좋아요 1 | URL
아동용 번역본에는 홈즈의 약물 중독에 대한 언급이 없을 것이다. 저도 홈즈의 약물 중독을 처음 알았을 때 충격 받았습니다. 순화된 ‘아동용 홈즈’에 익숙해지다가 까칠한 ‘성인용 홈즈’를 만나니까 기분이 묘했습니다. ^^;;

레삭매냐 2017-07-14 16: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토믹 블로든 개봉에 즈음해서 제임스 매카보이(!)
의 프로필을 뒤지다가 작년에 나온 <빅터 프랑켄슈타인>
이라는 비교적 덜 알려진 영화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그 영화에서 모리아티를 보고 어찌나 반가웠는지요.

리뷰하고는 별로 관계 없는 내용입니다만.

cyrus 2017-07-14 18:19   좋아요 0 | URL
홈즈와 아르센 뤼뺑이 같이 나온 이야기가 나왔듯이(도일은 그걸 싫어했지만) 홈즈를 다른 작품에 접목시키는 시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홈즈가 드라큘라와 크툴루를 만나는 이야기도 있다고 합니다. ^^;;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는 일찍 종영한다. 드라마 작가는 울며 겨자 먹는 심정으로 극을 끝내야 한다. 이렇다 보니 극 전개 과정에 깔아놓은 복선이 종영을 앞두고 허무하게 풀려버리고, 황당하게 끝을 맺는다. 급하게 결말을 짓다 보니 이야기가 흐지부지되고 극의 완성도는 떨어진다. 이런 경우를 소드마스터 야마토라고 부른다.

 

 

 

 

 

 

 

 

 

 

 

 

 

 

 

 

 

* 마스다 코스케 개그만화 보기 좋은 날 5(대원씨아이, 2009)

 

    

 

소드마스터 야마토개그만화 보기 좋은 날 의 한 에피소드에서 유래된 말이다. 에피소드의 주인공 유메노 카게라(국내판 이름은 오로지 꿈마니’)는 잡지에 만화 소드마스터 야마토를 연재한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여러 가지 사정에 부딪히는 바람에 만화를 완결한다. 작가는 결말을 내기 위해 막강해 보이던 최종 보스를 죽인다. 그래서 사람들은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급하게 결말이 나는 망작(망한 작품)’을 비꼬아 말할 때 소드마스터 야마토를 언급한다.

 

 

 

 

 

 

 

 

 

 

 

 

 

 

 

 

 

 

 

 

 

 

 

 

 

 

 

 

 

 

* 셜록 홈즈 전집 6 : 셜록 홈즈의 회상록(황금가지, 2002)

* 셜록 홈즈 전집 6 : 셜록 홈즈의 회상(시간과 공간사, 2002)

* 셜록 홈즈의 회상록(문예춘추사, 2012)

* 주석 달린 셜록 홈즈 2 : 셜록 홈즈 회고록(현대문학, 2013)

* 셜록 홈즈의 회고록(코너스톤, 2016)

* 셜록 홈스의 회상록(엘릭시르, 2016)

    

 

 

코난 도일마지막 사건(The Final Problem)망작의 반열에 오르지 않았지만, 작품의 충격적인 결말은 소드마스터 야마토식 결말로 볼 수 있다. 마지막 사건의 결말은 홈즈 시리즈를 즐겨 읽은 독자들을 황당하게 만들었다. 이 작품에서 홈즈가 숙적 모리아티 교수와 격투 끝에 사망했기 때문이다. 소설이 1893<스트랜드 매거진>에 공개되자마자 독자들의 항의가 빗발쳤다고 한다. 영국 독자들은 홈즈의 죽음에 울었고 분노로 들끓었다. 마지막 사건발표 이후 수천 명의 <스트랜드 매거진> 구독자들이 구독 취소를 했다. 한 독자는 도일에게 홈즈의 부활을 염원하는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홈즈를 좋아하는 미국 독자들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그들은 도일에게 항의하는 편지를 보냈다. 독자들의 성화를 이겨내지 못한 도일은 1903년 홈즈가 살아서 돌아오는 내용의 빈집의 모험(The Adventure of the Empty House)을 발표한다.

 

도일은 자신에게 부와 명성을 가져다 준 홈즈를 끔찍이 싫어했다. 그는 홈즈 시리즈 집필을 그만두고, 완성도 높은 역사소설을 쓰고 싶어 했다. 도일은 홈즈를 죽일 결심으로 홈즈에 대적할만한 악의 제왕모리아티 교수를 등장시켰다. 소설을 잘 읽어보면 모리아티 교수가 도일이 급하게 만든 악당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홈즈와 모리아티가 죽는 극적인 장면이 허술하다.

 

모리아티 교수는 최후의 결전지 라이헨바흐 폭포에서 홈즈가 오기를 기다린다. 비열한 악당이라면 무기 하나는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그는 홈즈를 쓰러뜨리기 위한 무기도 없이 그냥 맨주먹으로 싸운다. 홈즈 연구가들은 모리아티의 죽음을 의심한다. 경찰이 물 위에 떠올라야 할 모리아티의 시체를 건지지 못한 점 등의 이유를 들어 모리아티도 살아 있다고 주장하는 연구가도 있다.

 

소드마스터 야마토식 결말을 받아들이지 못한 연구가들은 지금도 모리아티의 정체의 죽음을 둘러싼 수많은 가설을 제기하고 있다. 기상천외한 내용의 가설들을 대화체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어떤 가설은 황당한 것도 있는데, 놀랍게도 실제로 공식 발표된 것들이다.

    

 

* 머니데이 :

모리아티는 살아 있어. 홈즈는 죽었고, 그의 역할을 모리아티가 대신한 거야. 왓슨은 모리아티를 실제로 본 적이 없어서 홈즈로 분장한 모리아티를 알아차리지 못했어.

 

* 곰곰심각하는발 :

모리아티는 그야말로 불멸의 존재. 그는 드라큘라 백작이어서 죽을 수가 없어.

 

* 가을호랑이 :

말도 안 되는 소리! 모리아티는 홈즈가 꾸며낸 가상 인물이야. 홈즈는 탐정 일을 그만두고, 런던을 떠나 어딘가에서 혼자 지내고 싶었어. 그래서 왓슨에게 거짓말을 하면서 잠적한 거야.

 

* 오락방 :

왓슨은 홈즈가 해결한 사건의 경과를 기록해서 책으로 발표했어. 왓슨이 자신의 책을 더 많이 팔려는 욕심에 모리아티가 등장하는 사건을 실제로 일어난 일인 것처럼 쓴 게 아닐까?

 

* mureka00 :

홈즈는 모리아티 교수를 죽이는 데 실패했어. 그는 모리아티의 계략에 속았어. 실은 홈즈가 폭포에 떨어뜨린 사람은 모리아티가 아니라 그의 친척이거나 부하였어.

 

 

 

 

 

 

죽은 모리아티가 라이헨바흐에서 꿈꾸며 기다린다 (2)

http://blog.aladin.co.kr/haesung/9459920

 

 

 


댓글(7)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yo 2017-07-13 1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저양반들ㅋㅋㅋㅋㅋㅋ

cyrus 2017-07-13 18:31   좋아요 0 | URL
혹시 syo님이 아시는 분들인가요? ^^

syo 2017-07-13 21:01   좋아요 1 | URL
평소에 제가 흠모해 마지않는 분들이십니다. 과연 이름에 걸맞는 고견들을 제시하시네요.

2017-07-13 16: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7-13 18:31   좋아요 1 | URL
뭔가 비슷하게 보셨다면 기분 탓입니다. ㅎㅎㅎ

겨울호랑이 2017-07-13 1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호랑이 공식에 공감 하나 추가요^^: ㅋㅋㅋ

cyrus 2017-07-13 18:33   좋아요 1 | URL
진짜가 나타났다! 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