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남자들이 생각하는 '그것' 

  

 

 

 

예전에 인터넷 서핑 중 한 글자도 적혀 있지 않는, 완전히 백지로만 구성된 책이 영국에서 베스트셀러를 기록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었다.   

그 책 제목은 바로 What Every Man Thinks About Apart From Sex, 직역하면 ' 섹스를 제외하고 모든 남자들이 생각하는 것 ' 이다.   가격은 4.69파운드, 원화로는 약 8540원이다.  

책 분량은 200페이지 정도인데 사진에서도 알 수 있듯이 글자 한 자도 찾아볼 수 없는 백지뿐이다. 책이 아니라 일반 연습장이나 다름없는 형식의 틀을 깨뜨린 파격적인 형식의 책인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인 셰리던 시무브의 집필 의도가 재미있다. 수 십 년의 연구 끝에 그가 얻은 결론은 남자들은 섹스 이외에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  그래서 이 책을 낸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다음 목표는 남성과 똑같이 섹스를 제외하고 모든 여성들이 생각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연구하는 것이란다.    

이 책은 영국에서만 판매부수를 10만 권을 넘겼으며 특히 젊은 학생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이런 독특한 책이 국내에서 발간되었다는 사실은 카스피님의 서재를 통해서 알게 되었다.  제목은 ' 남자는 섹스 말고 무슨 생각을 하는가 ' .  제목이 노골적이면서도 한편으로는 남성 독자들의 정곡을 제대로 찌르고 있다.     

 

' 남자는 섹스 말고 무슨 생각을 하는가 ' 서지정보

   

카스피님 말씀대로 정말 이 책이 우리나라에서 몇 부 정도 팔리는지 기대되지만 무엇보다도 만약에 이 책을 구입하게 된다면 어떤 용도로 사용할지 궁금하다.  영국의 학생들은 연습장으로 사용한다고 하던데 한창 성적 호기심과 욕구가 충만한 혈기왕성한 젊은이들이 이 책을 단순히 공부하거나 일반적인 낙서 용도의 연습장으로 사용했을까?  

 

   

  막가는 우리나라 대학생들의 성 문화    

이 독특한 구성의 책을 쓴 저자가 괴짜로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저자가 결혼을 내린 ' 남자가 항상 먼저 생각하는 것 = Sex ' 는 이미 그 전에 수많은 연구에서도 증명되어 온 발칙한(?) 진리다.  예전에 이성과의 첫 소개팅에서 남자의 머리 속에 제일 먼저 생각하는 것이 섹스라는 연구 결과를 소개한 기사를 본 적이 있었고 내 주위 동성 친구들의 모습을 봐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인 것은 확실하다.  

방금 백지로 된 책의 용도에 대해서 무척 궁금하다고 밝혔는데 개인적인 상상이지만 영국 학생들, 특히 남학생들은 이 책을 단순한 연습장으로 사용하지 않을거 같다.    정말 책 제목대로 백지로 된 책에 자신들의 성경험을 일기 형식으로 기록한다거나 야한 그림을 그려 넣을 수도 있다.   

좀 과장된 상상을 하자면 사드 후작에 견줄만한 노골적이면서도 포르노를 방불케하는 글도 쓰지 않을까 생각도 해본다.     

섹스와 관련된 남성들의 또 다른 특징은 자신의 성경험을 동성에게 거리낌없이 이야기할 줄 안다. 이성과의 하룻밤을 전쟁에 승리한마냥 자랑스럽게 생각하게 된다.  여성들에게는 불쾌한 비유일 수도 있지만 이런 남자들에게 성 경험 상대 이성은 전쟁을 통해서 얻게 되는 전리품과 똑같은 것이다.    

이런 남성의 사고방식은 여성보다 성에 관심이 많이 가지게되는 자연스러운 본능에 기인하고 있지만 이를 더욱 부채질하는 또 다른 부차적인 원인으로는 어렸을 때부터 고착화된 성에 대한 왜곡된 인식도 간과할 수 없다.  

실제로 우리나라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는 70%가 혼전 성관계를 당연하다고 인식하고 있으며 심지어 자신의 성경험을 공공연하게 포털 사이트에 게시할 정도로 성에 대한 우리나라 대학생들의 인식이 심각하다.

 

   
 

 

'하룻밤' 후기에 인증샷까지… 막가는 대학생 性문화   

조선일보 2011년 7월 16일

 
   

 

  

  문제는 대한민국 남자가 아니라 대한민국 성교육이다  

우리나라도 성에 대한 인식이 개방적으로 변화한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방관적인 태도로 일돤해서는 안 된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올바르고 제대로 된 성교육에 대한 제도가 체계적으로 도입하지 않는 이상 그것은 풍기문란한 행위에 불과하다.   

'막장' 성 문화는 결국에는 '막장' 성 범죄를 일으키게 된다.  최근 우리나라에는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으며 잔악무도한 성 범죄가 발생하고 있다.  처음 만난 이성을 제대로 서 있지 모할 정도로 만취한 상태로 만들어놓고 은밀한 신체 부위를 휴대폰 카메라로 찍어 포털 사이트에 올린다거나 한 때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킨 고려대 의대생 성추행 사건이 대표적인 예이다. 

성 범죄 사건을 줄이기 위해서 성범죄자 신상공개 사이트가 개설되었고 화학적 거세 제도 도입에 대한 논의가 재조명되기도 했다.   하지만 성 범죄를 줄이기 위한 정부가 내놓안 방안들은 현재 제도 도입의 효과에 대해서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며 이미 발생한 행위를 이제와서 막아보려는듯한 사후약방문(死後藥訪問)의 뉘앙스를 지울 수가 없다.  

깨진 독항아리에서 새는 물줄기를 막으려고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독항아리가 또 다시 깨지지 않게 하는 것도 중요한 법.

화학적 거세를 통해서 성 범죄자들의 지나친 성적 욕구들을 억제할 수 있겠지만 제대로 배우지 못한 성교육을 접해보지 못한 채 왜곡된 성에 대한 지식과 인식을 한꺼번에 바꾸기가 어렵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는 여전히 부모가 아이에게 해주는 성교육이라고 하면 부담스럽고, 막막하고 불안해하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성에 대한 인식이 건강하고 밝은 생각보다는 민망하고 부끄러운 생각을 많이 갖고 있기 때문이다.  성교육이 필요한 줄 알면서도 방법을 잘 몰라서 제대로 교육을 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단순히 남들에게 떳덧히 자랑한다고해서 우리나라 성문화가 개방적이라고 할 수 없다. 몸을 소중하게 인식하는 것부터가 바른 성 가치관이 기본적으로 확립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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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2011-08-05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훠! 저책 발간되었군요^^ 얼마나 팔렸는지 갑자기 매우 심하게 궁금하네요.

그런데 제 주위에 있는 남성분들은 모두 도를 닦는 듯한 자세로 살던데 그게 다 내숭이었을까요? 역시나 심하게 궁금하네요^^

cyrus 2011-08-05 15:17   좋아요 0 | URL
대대적인 홍보가 없는 이상 꽤 많이 팔려나갈지 않을거 같아요.
연령별대로 남성의 마음이 조금씩 차이가 있다고하던데 그래도 공통점은 남성은
여성보다 이성에 대한 관심이 많은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인거 같아요. 군 복무 시절때도 그렇고 제 주변 또래 남자들을 보면 성경험을 자랑스럽게 여기거나 성을 주제로 대화를 많이 하거든요. ^^;;

카스피 2011-08-06 0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대 의대생의 성추행 사건에서 볼수 있듯이 이른바 지성이라고 할 수 있는 대학생들의 성에 관한 의식이 아직도 음성적이고 포르노적인것을 알수 있는데 그건 아무래도 기성세대의 성에 대한 비뚤어진 의식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청소년기에 성에 대한 제대로된 교육을 하지 않으므로써 청소년과 성을 떨어뜨려 놓을수 있을 거란 생각을 하나본데 참 어의없는 생각이지요.요즘 인터넷 몇번만 클릭해 보면 그렇고 그런 포르노를 아주 쉽게 볼수 있는 세상인데,그런 음성적 정보에만 매달리다 보면 결국은 비뚤어진 성의식만을 갖게 되기 때문이죠.
cyrus님 말씀처럼 제대로된 성교육을 통해서 보다 건정한 성 윤리관을 갖게 하는 것이 필요한데 글쎄 국내 교육환경상 그게 가능할지 모르겠군요ㅡ.ㅡ

cyrus 2011-08-07 00:07   좋아요 0 | URL
요즘엔 인터넷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으로도 성인물을 쉽게 볼 수 있다더군요.
우리나라 교육이 입시제도 위주라서 정말 제대로 된 성교육이 도입되는데 현실상 불가능할거 같아요. ^^;;

맥거핀 2011-08-06 0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쓸데없는 생각이겠지만, 저는 이 글을 읽으니 영화 <방자전>에서 '송새벽'이 맡았던 배역의 대사가 떠오르네요. '저는 인생의 목표가 단순해요. 최대한 많은 여자랑 자는 것.'이라고 했던...아마도 그 대사를 들으면서 찔리는 남자들이 꽤 여럿 있었을듯한 것은 저만의 생각이겠지요?
그건 그렇고, 조선일보의 저 기사는 쓸데없이 자세하네요. 요즘 조선일보 포탈에 오른 제목들을 보면, 이게 일간지인지, 삼류찌라시인지 모를 지경이던데...저런 기사를 올리는 그 속이 빤합니다.;;

cyrus 2011-08-07 00:11   좋아요 0 | URL
짧은 한 줄의 대사가 뼈가 있는데요. 좀 우스운 이야기지만
제 주변 친구 한 명이 카사노바 유형이 있거든요. ^^;;

비로그인 2011-08-06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그" 생각만 하고 사는건지.. 그건 아닌 것 같은데, 그래도 재밌는 책이네요. ㅎㅎ

cyrus 2011-08-07 00:13   좋아요 0 | URL
어느 정도 팔릴지는 모르겠지만,, 참으로 아이디어가 돋보인 책인거 같아요.
^^

노이에자이트 2011-08-06 1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문제는 노인들의 성병문제입니다.약 10여년전 정부에서 파고다 공원 등 노인들이 많이 모이는 곳의 남자노인들의 성병감염 실태를 조사했는데 그 감염률이 엄청났다고 하더군요.주로 남자노인들이 나이들고 은퇴한 매춘여성들과 성관계를 맺기 때문이죠.성병이 걸렸으면서도 계속 성을 사는 남자노인들 이야기를 들으면 성욕은 슬프다는 생각이 들어요.요즘은 홀로 된 노인들의 재혼도 많은데 이런 성병보균자들은 새로 얻은 할머니에게 성병을 옮기니까 이것도 문제지요.노인들은 아무래도 병에 대한 저항력이 젊은이나 중년보다 약하니까요.

cyrus 2011-08-07 00:17   좋아요 0 | URL
노자님 말씀에 공감합니다. 내용이 확실하지 않지만 올해 최근 기사에서 성 범죄자 연령대별 조사 결과 노인들의 성범죄율이 두드러지게 높아졌다는 것을 본 적이 있거든요. 좀 지나친 과장일지도 모르겠지만 독거노인이 많아지고 있는만큼 정상적인 성생활을 할 수 없어서 결국에는 사창가로 향할 수 밖에 없는거 같아요.
그리고 우리나라 부부들은 나이가 들수록 성생활도 줄어드는 것도 한 몫하고
있고요.

노이에자이트 2011-08-07 14:49   좋아요 0 | URL
현직 매춘여성들은 늙은 남자 별로 안 좋아해요.결국 은퇴해서 나이든 전직 매춘여성들이 공원같이 노인들 많이 나오는 곳을 어슬렁거리다가 쇼쇼숑~ 하는 거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젊은 여자들이 남자노인들에게 성추행당했다는 이야기를 점점 많이 들어볼 수 있습니다.

아이리시스 2011-08-07 0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아이디어 짱!!! 근데 두께가 어느 정도인지는 몰라도 요즘 연습장도 비싸요. 아마 두껍다면 종이만으로도 그 가격 나올 듯.ㅋㅋㅋ 남자들은 정말 그 생각만 하는지 한때 저도 무척 궁금했어요. 그럼 닉쿤도, 현빈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cyrus 2011-08-07 00:57   좋아요 0 | URL
맞아요, 1학기 때 나름 공부한답시고 연습장 몇 권 사뒀는데 별로 쓰지도 못했어요, 그래서 다음부턴 정리가 필요한 과목을 듣지 않는 이상 다음부턴
연습장을 구입 안 하려고해요.

현빈이란 닉쿤은,,ㅋㅋ 글쎄요..? ^^;;
 

   

  안녕하세요, 쿠르베씨 

 

 

지난 주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위원 박경신이 자신의 블로그에 남자 성기사진을 올린데 이어 여성의 음부를 그린 귀스타브 쿠르베의 <세상의 근원>을 게재해 논란이 된 적이 있었다.  

그러자 진중권은  자신의 트위터에 “ 촌스럽게 아직도 이런 것 갖고 논쟁해야하나? ” 라며  “쿠르베의 그림은 원래 정신분석학자 자크 라캉이 소유하고 있던 것이며 라캉 사후 유족이 상승세 대신 국가에 헌납했고 지금은 오르세 미술관에 걸려있다” 라며 박경신의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박경신 관련한 비방 기사들은 21세기에 참으로 한심한 일이며 " 평소엔 ’하의실종‘ 어쩌고 선정적으로 기사를 쓰다가 왜 이런 맥락에서 갑자기 유교 탈레반으로 돌변하는 건지“ 라고 덧붙였다.

이어 진중권은 “방통심의위원들을 위한 현대예술” 이란글과 함께 남녀 성기가 묘사되거나 이미지가 대입된 명화들을 트위터에 게재하며 “방통심의위 자체를 해체시켜야 합니다. 21세기에 그런 검열기관이 왜 필요한지..대한민국이 무슨 탈레반이 지배하는 아프가니스탄 영토도 아니고..” 라고 전했다. 
  

  

 귀스타브 쿠르베 <만남 (안녕하세요, 쿠르베씨)>  1854년 

화가 자신의 후원자인 알프레드 브뤼야스를 만나는 장면을 그린 것이다.  오른쪽에 고급스럽게 잘 차려 입고 옆에 하인까지 대동한 사람이 알프레드 브뤼야스이며 왼쪽에 허름한 복장에 등에 휴대용 화구를 메고 있는 사람이 화가 쿠르베이다. 쿠르베는 단지 특별한 것이 없는 경험적인 순간을 화폭에 담아냈지만 출품 당시 관객들로부터 냉담한 반응과 조롱을 받아야했다. 자신보다 높은 지위에 속한 후원자 앞에서 격조 없이 당당하게 그려져 있는 그림 속 화가의 모습이 불편했기 때문이었다. 쿠르베의 저 당당한 모습은 파리 부르주아들의 눈에는 상당히 도발적인 자세로 보였던 것이다. 

  

남자 성기 사진 게재 논란이 일어나면서 논란의 진상을 두 눈으로 확인하기 위한 수많은 사람들 덕분에 박경신이라는 이름 석 자가 한동안 포털사이트 검색 순위에 올랐지만 '박경신 블로그' 보다 더 흥미로웠던 것은 수백 년 전에 태어난 화가 쿠르베가 자신의 그림 <세상의 근원>과 함께 최고 3위까지 오르는 등 검색어 순위에 랭크되었다.  그것도 자신의 조국이 프랑스도 아닌, 남의 나라 대한민국에서. 

비록 검색어 순위에 등장한 순간은 오래 가지는 못했지만 자신과 동시대에 살았던 유명한 프랑스 츨신의 화가들인 에두아르 마네, 클로드 모네, 오귀스트 르누아르도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 Top 10 축에도 껴보지도 못했던 것을 쿠르베는 자신이 그림 그림 한 장과 한국 네티즌들 덕분에(?) 사후 130여 년 만에 첫 인기 검색어 순위에 오르게 되었다.    

나 역시 화제의 논란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어서,,, ^^;;   

직접 문제가 된 박경신 블로그의 글을 읽어봤다.   역시 진중권이 왜 이 논란에 대해서 비웃었는지 알 것 같았다.   쿠르베의 그림이 올려진 글에는 수천개의 댓글이 달려져 있었는데 그림의 출처도 모르는채 그저 음란한 그림이라고 규정한 댓글이 많았다.   박경신이 이전에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던 진짜 남자 성기 사진처럼 포르노에서 볼 수 있는 '리얼' 여성 음부의 사진이었다면 분명 문제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박경신과 진중권이 언급했지만 음란한 그림이라고 규정한 여성의 음부 그림은 프랑스의 사실주의 화가 쿠르베의 작품이며 현재 프랑스 인상주의 화가들의 작품이 즐비한 오르세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쿠르베라는 화가와 그가 그린 여성 음부 그림을 네티즌들이 모른다치더라도 더 웃긴 것은 이에 대한 언론매체들의 기사 내용이다.   쿠르베의 그림을 기사 원문에 게재해 당당히 기사 제목에 '음란사진' 이라고 올린 기사 내용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자신의 주장, 즉 표현의 자유를 위해서 남성 성기 사진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박경신의 태도는  '오바' 였지만 이보다 더 '오바' 스러운 것은 단지 예술 작품인데도 불구하고 남자 성기 사진과 같이 음란그림이 아닌, 그것도 '음란사진' 이라고 호들갑 떨었던 언론매체의 과민한 반응이었다. 

 

  

 

  서양화에 여성 누드가 많은 이유

   

  

 

 

 

 

   

   

 

19세기 인상주의 이전 서양의 화가들이 화폭에 담은 여성의 모습에는 그저 '남성적인' 시선이 많이 반영되었다.  그 남성적인 시선에는 여성을 남성보다는 한 단계 낮은 피지배적이며 인간이 아닌 타자의 대상이었다.    그래서 오늘날에 볼 수 있는 (비록 복제품이지만) 고대 그리스 시대에 만들어진 조각상을 보면 대부분 남성 누드가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때만큼 여성이라는 존재는 '인간' 이라는 존재 규정에 벗어난 연약하면서도 별개의 존재로 인식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성 누드로 그림을 그릴 수도, 조각상으로 만들 수도 없었다. 이런 남성 모델 중심의 고대 미술의 취향은 근대 미술에서도 오랫동안 이어지게 된다.   

고전주의와 귀족의 취향에 맞춰져 있는 미술 학교에서는 누드 실기를 시행하게 되면 무조건 남성 모델을 사용해야 했으며 절대로 여성 모델을 그릴 수 있는 기회조차 마련되지 못하게 할 정도였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점점 여성의 신체에 대한 아름다움이 각광받으면서 본격적으로 여성 누드화가 등장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오랫동안 유지되었던 예술의 터부를 깨는 것이 쉽지 않았을 터. 그래서 화가들은 여성의 몸을 표현하기 위해서 선택한 방법이 바로 신화와 종교라는 주제를 빌린 것이다.  고대 신화에 등장하는 미의 여신 비너스나 성녀와 같은 고전적이면서도 신성한 대상을 그린답시고 세속적인 여성의 몸을 간접적으로 표현할 수 있었다.

영국의 비평가이자 소설가인 존 버거는 남성적인 소유의 욕망을 제대로 구현할 수 있으며 자본주의에 가장 적잘한 장르가 정물화라고 말했는데 존 버거의 말을 그대로 비유하자면 여성의 누드화는 여자의 몸에 대한 남성들의 성적 욕망을 간접적으로 표출할 수 있는, 그리고 남성중심 사회에 가장 적절한 장르였던 것이다.     전시회에 찾아오는 남성 관객들은 화가의 여성 누드화를 구경함으로써 자신들의 성적 욕망을 충족시킬 수 있었다. 

 

  

 

  마네, 그림으로 파리 상류 사회를 도발하다    

근대 사회에 접어들수록 여성 누드화는 '남성' 화가들뿐만 아니라 그들의 그림을 구입하고 후원하는 '남성' 패트런(patron)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1865년, 살롱전에서도 이전의 전시회와 다름 없이 벌거벗은 여인의 그려진 그림 한 점이 출품되었는데 관객들은 그 그림을 보는 순간, 온갖 야유와 비난을 쏟아냈다. 
 

 

 

에두아르 마네 <올랭피아> 1863년 

이전에는 <올랭피아>의 모델이 창부로 알고 있었다. 하지만 예전에 KBS 1TV <명작 스캔들>이라는 프로그램을 시청하면서 알게 되었는데 <올랭피아>의 진짜 모델은 <풀밭 위의 점심>의 누드모델로 나선 빅토린 뫼랑이라는 사실이다.  빅토린 뫼랑은 <풀밭 위의 점심>뿐만 아니라 마네의 다른 그림 몇 점에도 등장하는 모델이다. 오늘날 쿠르베의 그림에 대한 음란성 논란처럼 <올랭피아> 역시 세상에 공개되자마자 '노골적인 나체 그림' 으로 조롱을 받아야했다.  수백년 전 '노골적인 나체 그림'은 쿠르베의 <세상의 근원>과 함께 파리 오르세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논란의 그림이 바로 에두아르 마네의 <올랭피아>였다.  평소에 벨라스케스와 같은 선대의 화가들을 모방했던 마네는 여성 누드화의 고전적인 구도를 자신의 누드화에 차용했고 남성 관객들이 좋아할만한 여성의 몸을 그렸음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의 차디찬 반응을 피할 수 없었다. 

살롱의 관객들인 마네의 <올랭피아>에 민감하게 반응했던 이유는 마네가 <올랭피아>에서 표현한 묘사법에 있었다.    

별로 아릅답지도 않은 여자가 홀랑 나체를 드러내고, 그녀의 발치에는 검은 고양이가 눈을 번뜩이고 있다.  그리고 그녀 옆에는 흑인 여자가 전달된 꽃다발을 든 채 들어오고 있다.  

벌거벗은 여자, 검은 고양이 그리고 하녀로 보이는 흑인 여자.  

관객들은 <올랭피아>에 당시 파리 상류 사회의 어두운 단면이 폭로되어 있다고 생각하여 분노를 터뜨린 것이다.  밤이 되면 남성 고객을 위해 몸을 파는 창부의 나체였고 창부의 방을 거쳐간 고객들 중에는 상류층 귀족들, 일명 사회지도층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마네가 그린 <올랭피아>의 모델은 여성 미의 상징인 비너스가 아니다.  관객들의 눈에는 아름다운 비너스의 누드가 아닌 이름 없는 싸구려 창녀의 누드가 그려진 음란한 그림으로 보였다. 자신들이 은밀하게 보던 창부의 나체를 고급스럽고 격조 높은 살롱 전시회에서 적나라하게 보게 될 줄 생각하지 못했고 적잖이 당황스러웠을 것이다.  자신들이 숨기고 감춰왔던 은밀한 성적 욕구의 감정이 <올랭피아> 한 점 때문에 만천하에 공개된 것이다.   

 

  

에두아르 마네 <풀밭 위의 점심> 1863년 

 

 

그러나 파리 상류 사회에 대한 마네의 도발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2년 전에도 여성의 누드를 그렸다는 내용으로 커다란 물의를 빚기도 하였다.  마네는 이 그림을 구상하면서 자신에게 미술적 영감을 제공해준 벨라스케스의 기법을 모방하였으며 그저 단순히 목욕하는 여인이 그려진 그림을 제작하려고 염두하고 있었다.   

하지만 살롱의 반응은 냉담했으며 끝내 거절당하여  마네는 낙선전에 재출품하는 굴욕을 맛봐야했다.   거절당한 이유는 2년 후에 자신이 그리게 될 <올랭피아> 때 반응과 유사했다.  

여자의 누드가 너무 '사실적' 이라서.  

여성의 누드가 정중앙에 배치한 것도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관객들이 이 그림을 불쾌하게 본 또 다른 이유는 여성의 누드를 둘러싼 남자 모델들이었다.   당시 파리 남성들이 입고 있었던 댄디 스타일 복장을 입은 채 중앙에 위치한 벌거벗은 여인에 둘러싸 앉아 있는 남자 모델들의 모습이 남성 관객들에게는 자신을 보는 '거울' 이었던 것이다.  2년 후에 <올랭피아>를 본 반응처럼 말이다.  어두컴컴한 밤이 되면 감출줄만 알았던 자신들의 성적 욕구가 많은 사람들이 보는 대낮에 공개되는듯한 불쾌감을 느꼈던 것이다.  

 

그러나 재미있는 사실은 마네는 그림으로 파리 상류 사회를 도발할 의도는 없었다. 자신의 절친한 친구이자 시인인 보들레르에게 보낸 편지에서 자신의 그림에 대한 관객들의 냉담한 반응에 대한 괴로운 심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후로 마네는 자신의 이름을 화단에 널리 알려질 수 있었다. 그에게도 자신의 미술을 후원하는 패트런이 등장하게 되었는데 마네의 패트런은 르조슨 사령관이라는 군인이었다.   르조슨 사령관은 파리의 정계의 유력 인사들과 인맥을 맺고 있는 거물급 인사였다.  그는 마네의 그림 한 점을 구입하여 자신의 작업실에 걸어놓았는데 그의 작업실에 방문하는 유명 사회지도층과 귀족들은 르조슨 사령관이 구입한 그림 한 점을 통해서 마네의 예술적 가치를 알게 되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르조슨 사령관이 구입한 그림이 바로 여성 누드를 사실적으로 그렸다고해서 혹평을 받았던 <풀밭 위의 점심>이었다.

 

 

  박경신 블로그 사태에 대한 나의 생각  

우리나라의 과거를 되돌아보면 대중매체 또는 예술의 음란성 기준에 대해서 사회적인 논란이 많았다.  1992년에 마광수의 <즐거운 사라>에서 시작되어 96년 장정일의 <내게 거짓말을 해봐>, 2003년 이현세의 <천국의 신화>까지 음란물로 규정받아 법정에서 곤욕을 치러야 했다. 오늘날에는 청소년들이 듣는 아이돌 가수들의 음악 가사에 성적 뉘앙스가 있다고 판단되면 청소년유해매체물로 판정되기도 한다.    

하지만 박경신이 블로그에 올렸던 말대로 " 현재 대한민국의 음란기준이 무엇인지를 아는 것 자체가 불가능 "  하다.  음란한 목적에 올린 사진이라면 그것을 보는 사람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어서 공공성에 위반되는 행위이지만 예술의 입장에서 보면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행위로 보게 된다.  우리나라는 표현의 자유가 인정될 수 있는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최근에 불거진 논란에 대해서 ' 내 생각은 이렇다 ' 라고 주장하고 싶은 여지는 없다.    

이번 박경신 블로그 사태를 보면서 느꼈던 점은 표현의 자유가 허용될 수 있는 기준의 의미에 대한 합일점을 찾으려한다기 보다 그저 '야하고 음란하다 ' 는 이유만으로 예술을 음란물로 매도하는 대중과 언론의 경박스러운 태도가 마네의 <올랭피아> 스캔들을 불러일으킨 19세기 말에 무지한 파리 대중들의 모습을 재현하고 있다는 것이다.    

쿠르베는 " 자신은 천사를 그리지 않는다. 실제로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 라고 말함으로써 실재하는 현실을 주관적으로 왜곡하지 않고 객관적으로 충실하게 표현하는 것이라며 사실주의 미술을 강조하였다.  그가 실제로 에로티시즘에 의도하여 그렸는지 우리는 알 수 없다. 다만  사실주의 미술에 대한 쿠르베의 예술적 신념과 '세상의 근원' 이라는 제목을 통해서 쿠르베는 자궁이 만들어낸 생명 탄생의 경험을 암시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던 것일 수도 있다.   

구차하게 쿠르베의 그림을 싸잡아서 음란사진으로 규정하여 일방적으로 매도하는 것은 여성의 음부를 그저 '음란한 대상' 으로만 보이는, 혼자서 은밀하게 즐기려는 폐쇄적인 성 문화에 갇힌 우리들의 어두운 치부를 자신 스스로 만천하에 공개하는 꼴인 셈이다.    

 

 

 

P.S> 요즘 사회적 논란에 대해 개인적인 감상을 나름 주저리한 글입니다.  그래서 비논리적인 내용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 내용이 있다면 필자의 취약한 문제라고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제 생각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 

빵가게재습격님의 말씀을 빌리자면  저는 대학원생이 아니고, 논리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지 못한 어느 지방대학에 다니고 있는 학부생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지적으로 많이 부족해서 독서나 알라딘 서재에 만나는 분들과의 소통을 통해서 배우고 있는 많이 모자란(?) 학생입니다. ^^;; 

가끔 제 댓글에 저를 대학원생이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있어서 사족을 남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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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04 01: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8-04 23: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8-06 01: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saint236 2011-08-04 1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버자이너 문화사와 함께 읽어보면 재미있겠네요. 그리고 쿠르베의 그림은 홍상수 감독의 밤과 낮 포스터에도 등장해서 정면에 걸려 있죠. 다만 초점이 살짝 빗나가게 처리되어 있는데 만약 초점이 맞았다면 큰일날 뻔 했네요. 비 오는데 사이러스님 조심하시길..

cyrus 2011-08-04 23:55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예전에 <명작 스캔들>이라는 심야에 방송되는 교양 프로그램에는
마네의 <올랭피아>를 소개했는데요, ^^;; 세인트님도 비 비해 없으시고
더위 조심하세요 ^^

마녀고양이 2011-08-04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박경신 씨 논쟁은 진짜 우습죠... 그리고
그런 용기를 낸 박경신 씨에게 저는 박수를 보냈답니다. 요즘
우리의 언론 통제, 문화 통제 진짜 우스워요.. 이리 갈팡 저리 갈팡.
코에 끼면 코걸이, 귀에 끼면 귀걸이.. 그런데 실제는 팔찌였다는 이런 상황 처럼요.

cyrus 2011-08-04 23:56   좋아요 0 | URL
확실한 기준 없이 음란으로 규정하는 것도 문제가 있죠.
이에 대한 기준의 획일점을 찾아가는 것이 참 어려운거 같습니다.

아이리시스 2011-08-07 0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식의 미술관]은 전부터 보고싶던 건데.. 쿠르베 그림 구경 좋고, 이 페이퍼 좋아요. 저는 미술사를 진짜 제대로 공부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거든요. 박경신님이 올린 사진의 의미가 그런 거였군요. 저는 제대로 보지 않고 그냥 넘겼었는데 뭐 사실 음란물의 기준도 그렇고, 사실 음란물이라서 문제가 아니라 그걸 대하는 사람들의 관념이 더 문제인 것 같은데요.

cyrus 2011-08-07 00:54   좋아요 0 | URL
<지식의 미술관> 강추합니다. 저자가 이주헌 씨라서 그런 것도 있지만
미술사에서 많이 다루고 있는 개념들을 지루하지 않게 잘 설명해주고 있거든요. 저는 전에 글을 올리면 그림도 같이 올리다보니 저 역시 저절로
미술사에 대해서 공부해보고 싶더라고요, ^^
 

 

 

 

 

 

 

 

 

 

  

  햄릿을 다시 만나다      

이번 달만해도 <햄릿>을 4번 읽었다. 독서모임 때문에 펭귄클래식판 2번, 이미 소장하고 있었던 민음사판 2번씩 읽었다.     

이렇게 열심히(?)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경제적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 어제 독서모임에 참석하지 못했다.  2주 연속 불참이다.  어제 모임이 1기 독서모임 마지막이었는데,,,  어제 참석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 지금도 아쉽게 느껴진다.  그리고 온갖 사정으로 인한 잦은 불참에도 너그러이 이해해주셨던 같은 독서모임 조원분들께 죄송스럽다.   

햄릿이 '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 로 고민했다면 나는 며칠 전부터 모임에 참석할까 말까 고민했다. 모임에 참석하기 위한 교통 경비를 확보하기 위해서 손에 쥐고 있던 용돈을 아껴썼지만 서울을 왕래하는데 비용이 조금은 부족했다.  목요일에 헌책방에서 만 원을 썼던게 화근이었다.  서울을 왕래하는 기차를 탑승할 때 드는 비용은 그렇다치더라도 12시가 넘는 심야시간에 집으로 돌아오는데 드는 택시 비용은 무시할 수 없다.   기본 요금 2200원에 심야 할증까지 붙게 되면 5천원 정도 잡아야한다.   결국 택시비가 발목을 잡았다.  역시 돈이 없으면 뭐든지 할 수 없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깨닫는 순간이었다.    

 

각설하고 다시 <햄릿>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면 셰익스피어의 대표작 <햄릿>은 언제나 다시 읽어도 지루하지 않고 새롭다.  특히 복수를 하자니 겁도 나고, 부조리를 알게 되면서 분노하는 한편으로는 생의 무의미함에 시달리기도 하는 햄릿이라는 사내의 내면 묘사는 흥미진진하다.  

햄릿은 책을 멀리하는 사람이라도 이름만 대면 다 알고 있는 괴테가 창조해낸 베르테르와 더불어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는 문학작품 속 주인공이다.  비록 햄릿은 우유부단한 사람, 베르테르는 자살 모방자의 대명사로서 조금은 불명예스러운 의미로 왜곡된 채 대중들이 그들을 기억하고 있다는 점이 흠이지만.     

  

 

  작년에 썼던 리뷰 속 오류 지적

<햄릿>을 다시 읽다보니 작년에 작성한 리뷰도 다시 한 번 읽게 되었다. 

항상 느끼지만 예전에 썼던 리뷰를 읽게 되면 부끄럽고 민망하다.  꼭 앨범 사진첩에 보관된 벌거벗은 채 찍은 신생아 시절의 모습이 담긴 나의 모습을 보는 것처럼 말이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을 했었구나하고 다시 한 번 상기하게 되지만 대부분 다시 읽어보면 헛점이 그대로 보일 정도로 민망한 내용이 많다.  

작년 여름 이맘때 쯤에 민음사판을 읽고 리뷰를 썼는데 내용을 간략히 소개하자면 햄릿과 그의 어머니 거트루트의 성격에 대한 주관적인 분석와 감상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런데  그 내용 중에 잘못 소개된 부분을 발견하게 되었다.   

 

햄릿 이외에도 그의 어머니인 거르루트에도 흥미로운 심리 상태를 가지고 있다.
거트루트는 자신의 재혼을 합리화시키기 위해서 아들 햄릿에게
‘곱고 애정어린 말’ (제1막 제2장 121행)을 언급하면서
과거에 선왕이 살아있을 때처럼 지내길 바라면서 햄릿을 설득한다.

  

최종철 연세대 교수가 번역한 민음사판 <햄릿>의 제1막 2장에는 아버지의 죽음에 괴로워하는 햄릿의 마음을 달래주기 위해서 삼촌과 그와 결혼한 햄릿의 어머니 거르루트는 과거처럼 함께 살기를 설득하는 장면이 있다.   작년에 쓴 리뷰에서는 1막 2장 121행인 ' 곱고 애정어린 말 ' 을 햄릿을 가리키는 거트루트의 대사로 설명하고 있지만 이것은 잘못된 내용이다.  

최근에 다시 한 번 읽으면서 알게 되었는데 121행의 대사는 거트루트가 아니라 삼촌인 왕의 대사 였던 것이다. 그리고 ' 곱고 애정어린 말 ' 이 아니라 ' 곱고 애정어린 답 ' 이었다.  거트루트의 성격에 대한 감상에 대한 근거를 설명하다보니 내용상 착오가 있었다.   다시 말하자면 거트루트가 자신의 재혼을 합리화하기 위해서 아들을 설득하는 것은 타당하지만 대사 속에서 ' 곱고 애정어린 말 ' 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은 것이다.   

자기가 쓴 글을 글을 쓴 당사자 본인이 직접 지적하는 꼴이 우습지만 나뿐만 아니라 이름 모르는 독자들에게 혼동을 주지 않기 위해서 새로 작성하게 된 페이퍼에서나마 리뷰 속 내용의 오류를 언급하게 되었다.  만약에 독서모임을 위해서 <햄릿>을 읽지 않았더라면 잘못된 실수를 영영 알지 못했을 것이다.

 

  

  햄릿은 진짜 미쳐버렸는가?    

 

 

 

 

  

  

  

 

 

<햄릿>은 세계문학사에서 창조된 수많은 인물들 중에서 심리적 반응과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인물일 것이다.  그렇다보니 지금도 셰익스피어 연구가들 사이에서는 햄릿의 심리나 성격을 다양한 관점으로 분석하고 있다.  

로쟈의 <책을 읽을 자유>에는 햄릿과 관련된 도서를 다루고 있는 페이퍼가 있다. 페이퍼 내용에 의하면 일본의 셰익스피어 전문가인 가와이 쇼이치로<햄릿의 수수께끼를 풀다>(시그마북스, 2009)라는 책에서 햄릿을 헤라클레스 신화와 연관지어 설명하고 있다.  쇼이치로는 이 책에서 햄릿이 삼촌의 범죄를 알게 된 이후부터 헤라클레스와 같은 영웅이 되고 싶어했으나 자신의 격정적인 성격 때문에 헤라클레스로서의 변신을 포기하고 세상의 섭리대로 '인간' 처럼 행동하며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인다고 주장하고 있다.   

<햄릿>을 읽게 되면 선왕을 위한 복수의 광기에 사로잡힌 덴마크 왕자의 모습을 보게 된다. 삼촌의 음모로 인한 선왕의 억울한 죽음 그리고 삼촌과 재혼하게 됨으로써 형성하게 된 어머니에 대한 배신감에 맞물리면서 자신의 절친한 벗인 호레이쇼 이외에는 자신을 둘러싼 모든 이들에 대해 반감을 가지게 되며 평소에 사랑했던 오필리아에게도 냉정하게 대한다.  이런 반감의 골이 깊어가면 갈수록 햄릿은 자신을 둘러싼 세상에 대해서 냉소적이면서도 회의적인 태도를 가지게 된다. 

햄릿의 알 수 없는 행동을 지켜보는 클로니어스와 왕비 거트루트 그리고 오필리아의 아버지인 재상 폴로니어스는 햄릿이 오필리아에 대한 사랑이 지나친 나머지 미쳐버렸다고 성급하게 결론을 내린다.  

하지만 햄릿은 자신에게 닥쳐온 비극적인 상황에 대한 정신적인 충격으로 미쳐버린 것은 아니다. 그는 단지 삼촌의 복수를 위해 '미친 척' 한 것뿐이다.   

1막 5장에서 햄릿은 수소문 끝에 드디어 선왕의 유령을 목격한다. 그리고 선왕의 유령을 통해서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삼촌의 음모도 알게 된다.  햄릿은 자신의 절친한 충신인 호레이쇼에게 선왕과의 만남을 비밀로 유지할 것을 당부하게 되는데 여기서 햄릿이 선왕의 복수를 위해서 이미 미친 척하기로 염두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니, 그것을 손님으로 환영해 주게나. 호레이쇼, 천지간에는 자네의 학문으로는 상상도 못 할 일들이 있다네.  그건 그렇고. 여기서, 아까처럼, 결코 발설하지 말게.  그럼 하느님이 자비를 내릴 걸세.  내가 아무리 이상야릇하게 행동해도 - 혹시 내가 이제부터 필요에 따라 어릿광대 짓을 할지도 모르거든.  

 - 셰익스피어 <햄릿> 제1막 5장 중 햄릿의 대사, 펭귄클래식코리아, pp 132 -   

 

이 대사 이후로 다음 막에서 햄릿이 본격적으로 비정상적인 행동을 하게 된다.  조울증에 가까운 증세에다 의미를 알 수 없는 말을 해대는 햄릿의 행동에 대해서 호레이쇼를 제외한 주변 인물들(클로디어스, 거트루트, 폴로니어스, 오필리아 등)은 왕자가 정신적으로 이상 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햄릿의 '어릿광대 짓' 에 속아넘어간 클로디어스는 그의 비정상적인 행동을 막기 위한 조치라는 명분을 삼아 햄릿를 제거하기 위해서 영국으로 파견 일원으로 보내려고 한다.  하지만 햄릿은 이미 삼촌의 계략를 이미 알아차린 터.   햄릿을 영국으로 보내려는 클로디어스의 조치는 복수로 이글이글 타오르고 있던 햄릿의 심장에 도리어 기름질을 부은 셈이 되었다.  

  

 

  불안에 시달린 햄릿 

햄릿이 충동적인 모습에다가 삶에 대한 허무주의적 태도를 보였던 것은 단지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한 불안에 사로잡힌 나머지 생긴 심리적인 갈등을 하고 있는 한 인간의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현실은 어떤 의미에서는 항상 위험한 곳이다. 그래서 현실 속에 존재하는 우리도 불안감에 시달린다.  프로이트는 불안을 ‘ 현실적 불안, 신경증적 불안, 도덕적 불안 ’ 으로 분류했다.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일상적인 현실적 불안은 자신을 위협하게 만드는 상황 속 위험이 실제로 존재하게 되면 경험하게 된다.  자신의 친형을 죽이고 스스로 왕위를 차지하게 된 클로디어스의 계략을 선왕의 유령으로부터 알게 된 햄릿은 자신도 언젠가는 삼촌의 손에 죽을 것이라는 현실적 불안감에 휩싸인다. 
 
나머지 두 가지 불안은 앞에서 언급했던 현실적 불안에서 파생된 것이다.  신경증적 불안은 어떤 욕망을 충족시키려 했을 때 올 수 있는 위험을 그러한 행동을 하기 전에 미리 경험하는 불안이다.  

햄릿이 왕비 거트루트와의 대화 도중에 휘장 뒤에 숨어있는 폴로니어스를 삼촌인줄 알고 충동적인 성격을 억누르지 못한 채 죽이게 되는데 그가 찌른 사람은 자신이 사랑하는 오필리아의 아버지였다. (제3막 2장)     

결국 폴로니어스의 살해는 오필리아는 미쳐버리게 만드는 원인이 되고 만다.  햄릿은 자신의 행동이 오필리아를 미쳐버리게 될 줄은 예상은 못했더라도 자신이 삼촌을 죽이게 도면 괜히 죄 없는 어머니까지 미쳐버릴지 않을지 자신의 복수로 인해 마주하게 될 또 다른 파국국을 위시하여 신경증적 불안감을 한 번쯤은 가질 법하다.  이로 인해서 햄릿은 자신의 계획에 대해서 또 한번 혼자서 고민에 빠지게 된다.    

 

매사가 나를 고발하며 내 무딘 복수심을 채찍질하는구나!  (중략) 

생각이란 걸 사등분하면 그중 하나만 지혜롭고 나머지 셋은 비겁함에 불과해.  난 왜 ' 이 일을 해야 한다. ' 고 뇌까리고만 있는 거지?  그럴 만한 명분, 의지, 힘, 수단을 다 갖췄으면서도 말이야,  

 - 같은 책, 제4막 4장 중 햄릿의 대사, pp 236 -  
 

 

도덕적 불안은 자신의 욕구나 욕구 충족을 위한 행동이 자신의 도덕 기준에 맞지 않을 때 경험하는 불안이다.  쉽게 말하면, 양심이라는 도덕 기준에 의해 생기는 비난을 두려워하는 불안이다.
햄릿은 스스로 부정하고 있지만 삼촌 클로디어스가 어머니와의 결혼이 성립됨으로써 법적으로는 자신의 아버지이며 덴마크의 국왕이다.  자식이 아버지를 죽인다면 패륜아로 낙인 찍히게 될 것이고 주위의 신하들의 반응도 그리 좋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어머니는 그런 아들의 행동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햄릿은 삼촌을 증오하고 죽이고 싶지만 그와 결혼한 어머니가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복수가 초래하게 될 결과에 대한 도덕적 불안감을 느끼게 된다. 

불안은 어떤 종류이든 그 자체가 즐거운 것이 될 수 없으며 불안이 어느 수준을 넘어서면 현실을 파악하는 자아의 기능이 무너질 수가 있다.  그래서 인간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불안을 억제하려고 한다.  햄릿의 무의식에 내재되어 있는 불안감은 햄릿의 자아 기능을 조금씩 갉아먹게 되며 그가 꾸민 선왕을 위한 복수는 햄릿이 고민하면 할수록 지체된다.  극 후반부로 갈수록 햄릿은 판단력이 저하되면서 자신이 처한 현실에 확고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헤라클레스가 되고자 했던 '인간' 햄릿

불안의 개념을 통해서 본 햄릿의 심리적인 반응에 대한 설명은 사실 작년에 쓴 리뷰에 이미 기록했던 내용이다.    예전에 쓴 리뷰를 다시 읽으면서 새롭게 알게 된 감상을 덧붙여 다시 한 번 페이퍼로 정리해봤다.    

가와이 쇼이치로의 분석대로라면 햄릿은 선왕의 명예를 되살리기 위해서 클로디어스에게 복수를 함으로써 덴마크의 위대한 왕 아니 헤라클레스가 되고 싶어했을 것이다.  하지만 헤라클레스가 되기에는 햄릿은 야망은 품고 있었지만 자신의 행동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부족했다.  하지만 의지가 부족한 햄릿을 어리석고 나약한 인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 하느님, 나는 호두 껍데기 속에 갇혀도 스스로 무한한 우주의 왕이라고 자처할 수 있어. 다만 악몽만 꾸지 않는다면.  

 - 같은 책, 제2막 2장 중 햄릿의 대사, pp 155 -

 

햄릿의 저 대사처럼 예상치 못한 비극을 낳게 된 복잡한 상황이 악몽처럼 닥쳐오지 않았다면 햄릿의 복수는 조금 수월하게 이루어질 수 있었을 것이다.   그가 피하고자 했던 악몽은 왕비가 보는 앞에서 폴로니어스를 살해함으로써 끝내 이루어지고 말았다.  폴로니어스가 살해되지 않았더라면 햄릿은 주위 사람들부터 더 이상 미친 척 할 필요도 없었고 자신의 연인 오필리아도 비극적인 죽음을 맞지 않았을 것이다.     

폴로니아스와 오필리아의 죽음으로 인해 레어티스마저 자신을 위협하게 되는 상황까지 오게 된다.  이렇듯 상황이 더욱 복잡해질수록 햄릿은 혼자서 감당하기에는 정신적으로 괴로울 수밖에 없다.  아무리 절친한 충신 호레이쇼가 곁에 있다하더라도 자신이 스스로 표현한대로 햄릿에게는 덴마크, 즉 세상은 외부와 단절된 '감옥' 이었다.    

어쩌면 '감옥' 같은 세상이 덴마크의 '외톨이' 왕자 햄릿의 불안감을 더욱 증폭시켰을 것이다. 불안감에 집착한 나머지 헤라클레스가 되고자 했던 햄릿은 삶에 대한 허무주의로 가득한 인간이 되어버렸다.  가슴 속에 품고 있던 자신의 야망을 힘껏 펼치지 못한 채 햄릿은 그렇게 덴마크라는 감옥 안에서 비극적인 최후를 맞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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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1-07-24 2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3년 전쯤에 박근형이란 연극계에선 알아주는 연출가의
햄릿을 본적이 있어요. 무대를 최대한 간소화해서,
관객들이 배우에게만 집중할 수 있게 하고,
어려운 부분은 과감하게 뺏다고 합니다. 근데 뭘 뺐는지 잘 모르겠더만요.
뭐 그만큼 집중도를 높였다는 뜻이겠죠.
나름 몰입도도 좋았고, 인상 깊었습니다.
세익스피어의 작품은 365일 하루도 쉬는 날 없이 언제, 어디선가 계속
공연되고 있다는 게 새삼 신기해요.
그 할배는 천국에서도 아, 이 놈의 인기...!하며 행복한 한숨을 쉴 것 같습니다.ㅋㅋ

cyrus 2011-07-25 17:00   좋아요 0 | URL
햄릿을 연극으로도 보고 싶어요, 아마도 셰익스피어의 작픔 중에서
가장 많이 연극으로 상연되는 것이 햄릿과 로미오 & 줄리엣일거 같아요.^^

양철나무꾼 2011-07-24 2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드 레벤펠드가 쓴 '살인의 해석'이 맞나?
그 책을 보면 햄릿의 명대사를 프로이트와 융의 입장해서 해석한 게 나왔었어요.
New Trolls도 생각나고 말이죠~^^

cyrus 2011-07-25 17:02   좋아요 0 | URL
고등학생 때 그 책 나왔을 때 한 번 읽어봤는데 분량이 두껍고
프로이트와 융에 대한 내용이 있어서 도중에 읽다 포기했어요.
나무꾼님 말씀 듣고보니 다시 한 번 읽어봐야겠습니다. ^^

New Trolls를 몰라서 방금 검색해보니, 가수였군요 ^^;;

2011-07-25 02: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7-25 17: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대구대 14일 오후 8시 분규대학 'U턴']

 

 

오늘 아침에 신문을 보다가 썩 달갑지 않은 기사를 접하게 되었다. 

지난주 목요일에 그동안 연기되었던 사학분쟁조정위원회(사분위)의 학교 정상화 운영 결정이 난 것이다.  하지만 구 재단 측 인사들로 구성된 정이사 선임을 공식 의결시켰다는 사실이다.  대구대뿐만 아니라 그동안 사학분쟁이 있었던 동덕여대와 대구미래대 역시 구 재단 측 인사들이 절반 이상 포함돼 사실상 옛 재단이 학교 경영에 복귀하게 되었다.  

사립대학 내 비리의 유형은 족벌경영, 교비 무단 사용, 학사비리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이로 인해 경영진과 학내 구성원 간의 갈등을 빚는 경우가 허다하다.  대구대 같은 경우에는 1994년에  교비 무단 전용 등이 발각되어 최근에 정이사 체제 명단이 확정되기까지 무려 17년 간 임사 이사 체제로 운영되어 구재단측과 학교 정상화를 추진했던 범대책위원회 간의 갈등이 이어져왔다.   

이 과정에서 고액의 등록금을 낸 학생들만 고래싸움에 새우 등 터진 격으로 피해를 당하고 있다. 전국의 대학생들이 반값 등록금 요구를 위한 시위를 하고 있었을 때 대구대 학생들은 반값 등록금보다는 구재단 복귀 반대 시위를 펼쳐야했다. 이런 대학들에게까지 혈세로 반값등록을 적용해서는 안된다는 여론이 나오기도 한다.  

사립대 비리는 일차적으로 교과부측에 있다고 봐야 한다.  철저한 지도감독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솜방망이 처벌을 하거나 시간이 지난 뒤에 슬그머니 사면해주는 등 비리 사립대를 감싸주기까지 한다.  최근에 학교 정이사 운영을 결정한 사분위는 교과부 산하에 소속되어 있다.  사분위는 앞서 공금횡령, 부정입학 등의 비리로 물러났던 세종대, 조선대, 상지대, 광운대의 구 재단 인사들에게도 길을 터준 바 있다.     

 

 

 

 

 

 

 

 

 

이번에 선임된 이사회 명단에 보면 3명이나 구재단 측 인사가 포함되어 있어서 정이사 체제로 운영된다고하더라도 구 재단측과 범대책위원회 간의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분위의 결정이 대학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제니퍼 위시번의 <대학 주식회사><후마니타스, 2011>라는 책에는 기업처럼 사유화되어가는 미국 대학의 사례를 들어 이에 대한 문제점을 소개하고 있다.  비록 미국 대학교 이야기이지만 사학재단의 등장으로 대학교에서 대학 '주식회사' 로 변하고 있는 우리나라 대학교의 행보를 생각하면 이 책 속에 있는 내용이 먼 나라 이야기는 아니다.   아직 목차만 간단히 훑어봤지만 이 책을 통해서 기업의 상업화에 물든 대학교의 문제점과 앞으로 마주하게 될 운명에 대해서 알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사학재단의 복귀 관련 소식은 대학개혁에 역행하는 잘못된 결정 사례로 남게 될 것이다. 그러나 반값 등록금 문제가 대학가 사이에서 가장 먼저 시급해야 할 문제로 확산되어 있는 실정으로 봐서는 이번 사분위의 결정 소식은 조용히 묻힐 분위기다.

대학은 설립자의 전유물이 아니라 나라의 인재를 양성하는 공기로서 제 역할을 다하도록 투명하고 건전하게 운영되어야 한다. 대학 스스로 책임지고 경영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당국이 나서서 바로잡는 것이 필요하다.  반값 등록금을 위한 다양한 재원 확보와 체계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을 검토하는 것도 좋지만 이를 도입하는데 걸림돌이 되는 사학재단의 존재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재고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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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19 11: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7-19 20: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감은빛 2011-07-19 2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대학 다닐때,
온갖 비리를 저질렀다가 쫓겨난 이사장이 다시 복귀하려는 걸 막으려고
총장실 점거도 하고, 학교 안에 갖혀보기도 하고, 뭐 여러가지 고생을 좀 했었습니다.
전국적으로 이런 일이 엄청 많은 것 같아요.
게다가 비리 재단의 복귀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별로 없어보이구요.

cyrus 2011-07-20 00:08   좋아요 0 | URL
저는 구재단 반대 시위에 한 번도 참여해본적은 없어요.
구차한 변명일지도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학점, 스펙이 우선되는 현실을 순응할 수 밖에 없는 처지를 무시할 수 없더군요, 잠깐 시위하는건 살짝
구경만 했어요,,^^;; 비록 적극적은 저항은 못하더라도 잘못된 현실에
대해서는 알아가려고 해요, 사실 저희 학교에 구재단 반대에 대해서
남 일이다듯이 관심이 없다거나 아예 모르는 학생들도 상당하거든요.

오늘 뉴스에서 대구대 구재단 복귀 관련 소식을 봤는데
이번 사분위의 결정에 대해서 강력히 반대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고 하네요.
글쎄요,, 저 역시 이미 비리재단이 복귀한 이상 이를 타개할 방법은
미미하다고 봅니다.

마녀고양이 2011-07-20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리 사학 재단의 복귀로 지금 와글거리지요.
덕성여대도 그렇지요? (여대인데, 이름이 가물하네요...)
ㅎㅎ, 반값 등록금 어쩌구 하면서, 사학 비리 척결을 외치더니 머하는건지 모르겠습니다.

cyrus 2011-07-21 20:42   좋아요 0 | URL
네, 덕성여대 맞아요. 진정 학생을 위한게 맞는건지 모르겠습니다. -_-
 

 

   

  Scene #1  성적표 공개

 

오늘 1학기 성적 석차가 발표되었다.  

열심히 공부한만큼 성적은 목표를 두고 있었던 점수보다는 나오지 못했지만 다행히 학과에 소속된 2학년 학생 41명 중에 2등이라는 조금은 만족할만한 성적표를 받게 되었다.   종합 평점은 4.08  

간신히 4점대 영역을 넘을 수 있었다.  운이 좋았다.  이 점수만으로도 장학금은 물 건너 간 줄알았는데 2등 할 줄이야...   사실 등수에 걸맞지 않은 성적표에 대해서 약간은 부끄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제대로 시험을 준비하지 못한 아쉬움이 느껴진다.  

특히 6과목 중에 정말로 열심히 공부한 행정학이 B학점이라는게 옥의 티이다.  아무래도 전공이 행정학이고 과목 특성상 행정학에 대한 기본 내용을 전반적으로 다루고 있는 것이라서 이 과목만큼은 정말 열심히 공부해서 A+를 받고 싶었다.

그런데 복학하기 전에 미리 복학을 한 선배와 동기들에게 전공과목에 대해서 조언을 부탁한 적이 있었는데 대부분 S 교수님의 행정학 수업을 듣지 말 것을 권하였다.  문제를 어렵게 출제하며 아무리 열심히 공부해도 점수를 잘 받아봤자 B라는 것이다.  그리고 A+은 많아야 두, 세 명 정도 줄 정도로 학생들 사이에서는 악명이 높았다.    그리고 어떤 이는 S 교수님이 담당하는 수업 자체를 피하라고 말할 정도였다.  그만큼 아무리 열심히 해도 좋은 성적을 받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학년 전공과목인 행정학 수업에 대해서 자신감이 있었다. 4년 전에 S 교수님으로부터 1학기에는 행정학원론, 2학기에는 행정학각론이라는 전공기초과목을 수강했는데 좋은 성적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특히 그 분의 강의 스타일 그리고 시험문제와 과제 유형 그리고 수업시간에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내용들을 날카롭게(?) 파악하는 평소의 학습 스타일을 고려해서 A+를 받기 위해서 나름 전략적으로 공부하였다.  

학습 방법은 분명히 좋았다.  주위 친구들도 내가 행정학 과목 1등 후보로 지목할 정도였다. ^^;;  

하지만 기말고사 점수가 중간고사 점수보다 낮게 나오는 바람에 상대평가 시스템에서 불리한 점수를 받게 되었고  만점 받을 것으로 예상했던 과제 점수는 20점 만점에서 10점, 그것도 과제 점수 중 꼴찌라는 예상치 못한 최악의 성적을 받아야했다. 

기말점수가 생각보다 낮게 나온 것보다는 과제 점수가 만점이 아니라는 사실이 더 충격이 컸다.  

이번 학기 과목을 포함해서 그동안 수강했던 과목의 과제 점수가 만점이었고 비록 한 개의 과제이지만 각종 신문기사를 인용하면서 나름 열심히 준비했건만 꼴찌나 다름없는 행정학 과목의 과제 점수를 쉽게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평소에 과정보다는 결과를 중시하는 나로써는 이번만큼은 과제 점수에 대해서 교수님에게 이의를 제기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의제기를 하지 않았다.  

성적이의제기를 해봤자 성적을 올려 받아서 득을 본 학생을 실제로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내가 지금까지 한 번도 성적이의제기를 해본 적이 없어서 어떻게 교수님에게 과제 점수의 불만에 대해 설명하는지도 몰랐던 것도 있었다.   무턱대고 낮은 점수에 대한 불만을 가진 채 이의제기를 하게 되면 자신이 왜 이런 점수를 받게 된 이유를 논리적으로 설명을 못하기 때문이다.   즉, 대부분 학생들은 상대평가에 따라서 받게 된 점수에 대해서 제대로 생각해보지도 않은 채 무조건 자신의 점수가 못마땅하게 느껴지게 되고 성적이의신청기간만 되면 평소에 말도 걸어보지도 않은 교수님에게 전화를 한다거나 이메일을 보낸다. 

나는 점수에 대해서 이의제기를 하기 전에 다시 한 번 과제 내용을 훑어봤다.  하지만 지금도 가끔씩 과제 초안을 여러번 꼼꼼히 보고 있지만 이 과제 내용이 왜 10점을 받아야하는지 아직 알아내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이의제기를 떳떳이 할 수가 없었다.     

   

   

  Scene #2  시험 컨닝보다 더 심각해진 학점 흥정

예전에는 시험 기간만 되면 뉴스에서 종종 나오는 것이 대학교 시험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불법 컨닝에 관한 것이다.  

대학교 학부생 시절을 경험해본 사람들 중에 분명 한 번은 컨닝을 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특정 학과에서 전해내려 오고 있는 전공 교수님 시험 족보보다도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친절하게(?) 알려주는 것이 기상천외한 컨닝 방법이다.  

나는 지금도 생생히 기억한다.  4년 전 대학교 새내기 시절에 친분이 있는 선배에게 그 때 당시 선배가 배우고 있던 전공과목에 대해서 물어본 적이 있었다.  아마도 내가 이번 1학기 때 배웠던 행정통계론이었을 것이다. 그러자 선배는 자신이 배우고 있는 과목과 교수님에 대해서 상세히 알려줬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내 동기는 다른 선배에게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었다.    

 

 " 선배, 대학교 시험에는 대부분 컨닝한다던데,,  교수님에게 걸리지 않는  

   컨닝하는 비결이 있나요? " 

 

그런 질문을 받은 선배는 당연하다는듯이 자신의 컨닝 노하우를 전수하였다.   컨닝 비결을 선배에게 물어본 그 동기는 지금도 시험을 치게 되면 항상 작은 컨닝 페이퍼를 손에 쥐고 있다.  그리고 후배에게 컨닝 노하우를 전수받은 선배는 졸업반 4학년이 되어서도 여전히 컨닝 페이퍼를 애용하고 있다.  

 

대학교 내에서 학생들 사이에서 컨닝이라는 불법 행위가 너무 쉽게 용인되어서 시험 기간만 되면 시험감독이 되어야하는 교수님들이 혼자 불법 행위를 근절하기에는 감당하기 힘들다.  그리고 이제는 시험 기간이 끝나도 교수님들은 쉴 겨를이 없이 피곤하다.  성적을 종합적으로 산출하고나면 학생들이 수도 없이 교수님들에게 학점을 올려달라고 이의제기, 즉 흥정을 하기 때문이다.

 

[‘학점 흥정’에 교수들은 괴롭다]

동아일보  7월 13일자


 

 

교수님들이 제일 싫어하는 것이 시험 컨닝, 과제 무단 도용 및 표절이다.  특히 과제(레포트) 표절은 지금도 모든 대학 교수님들이 골치 아파하는 학생들이 저지르는 심각한 문제이다.  지금도 과제를 대신 써준다거나 적은 가격으로 논문이나 과제를 구입할 수 있는 인터넷 사이트들이 운영된다. 단 몇 백원만 구입만 하면 과제는 5분만에 끝낼 수 있다.  학생들은 나름 좋은 내용의 과제를 구입하여 자신이 쓴 것처럼 이름만 살짝 바꿔 제출한다.   

그런데 최근에는 성적 이의제기하는 방법에 대한 내용이 인터넷에 소개될 정도이니 학점 흥정도 교수님들을 피곤하게 만드는 대학교 내 새로운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Scene #3  시험지가 도난당하게 된다면,,,?

학점에 대한 지나친 집착으로 인해 시험을 치뤄지면 부정 행위가 발생하게 되고 학생들에게는 컨닝이 좋은 성적을 쉽게 얻을 수 있는 ' 악마의 유혹 ' 이다.   

몇 년 전에 대학수학능력 시험에서 휴대폰 문자를 이용한 불법 행위를 저지른 수험생들이 무더기로 적발되어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주기도 했다.  대학수학능력은 수험생들이 다니게 될 대학교를 결정지을 수 있는 중요한 입시제도이다.  그래서 대학수학능력 시즌이 다가오게 되면 수십명의 출제위원이 한 달동안 합숙하면서 시험문제를 만들기도 하며 시험 전날에 박스로 단단히 밀봉한 시험문제지가 전국의 각 시험 고사장으로 배송될 정도로 그야말로 시험문제가 국가적 일급 기밀이다.   

예전에 수능 출제위원으로 활동했던 교사가 자신의 아들이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서 일부러 시험문제를 알려줘서 큰 파장을 불러일으킨 사건은 있었지만 만약에 대학수능 시험문제지가 감쪽같이 도난당하거나 사라지는 사건이 일어난다면 자못 흥미로우면서도(?)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되는 최악의 상황이다. 

단, 명탐정 셜록 홈즈라면 이런 사건에 대해서 쌍수를 들고 환영했을 것이다.  
 

 

 

 

 

 

 

 

 

 

 

명탐정 셜록 홈즈를 창조한 아서 코난 도일(1859~1930)은 홈즈와 왓슨 박사가 활약하는 내용을 담은 단편소설집을 남겼는데 그 중에 1905년에 발표된 <셜록 홈즈의 귀환(The Return of Sherlock Holmes)>에 수록된 총 13편의 단편 중에 [세 학생]이라는 제목의 소설이 있다. 

소설 내용을 간략히 소개하자면 다음 날 치뤄지게 될 그리스어 시험문제지가 교수의 개인 연구실에서 감쪽같이 사라지게 되면서 홈즈와 왓슨 박사가 사건 해결에 나서게 된다.  홈즈는 교수의 증언과 사건 현장인 교수의 연구실 내부를 관찰한 결과를 종합하여 그리스어 시험문제를 훔친 용의자를 곧 그리스어 시험을 치룰 예정이었던 세 명의 학생으로 압축하게 된다.  

셜록 홈즈을 열광하는 셜록키언에게는 이 단편소설이 다른 작품보다 비중 있게 조명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여기서도 홈즈의 뛰어난 추리력과 관찰력이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는 에피소드이다. 

하지만 이 단편소설에서 다음 날 곧 치뤄지게 될 그리스어 시험과 시험 용의자 후보로 선상에 오른 학생들의 묘사가 흥미롭다.  

특히 용의자 후보인 세 학생 중에 마일즈 맥랄렌이라는 인물이 있는데 시험지 도난 사건과 관련되어 유력한 용의자 후보로 거론되었다. 그 이유는 과거에 컨닝 때문에 퇴학당할뻔한 좋지 않은 이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홈즈가 사건 해결을 위해서 기숙사에 위치한 그의 방을 방문하려고 하자 마일즈 맥랄렌은 내일 그리스어 시험이 있아서 아무도 만나기 싫다고 소리를 질러댄다.   

세 명의 용의자 후보인 학생들에게 그리스어 시험은 정말 중요하다.  이 시험에서 합격을 하게 되면 졸업할 때까지 학비 일체를 대주는 장학 제도의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세 명의 학생이 당연히 그리스어 시험 문제지 도난 사건과 관련하여 용의자 후보가 될 수 밖에 없었고 그 중의 한 명은 성적에 대한 욕심에 눈이 먼 나머지 충동적으로 시험지를 훔치게 된다.

 

  

  Scene #4  대학생들만의 숫자, 학점

  

 

 

 

  

 

 

  

 

생 텍쥐페리의 <어린 왕자>에 보면 이런 구절이 나온다.

 

어른들은 숫자에 애정을 갖고 있다.  내가 새로운 친구를 사귀었다고 말하면 그들은 중요한 것에 대해서는 결코 물어보지 않는다.  예를 들자면 이런 것들 말이다.  

" 그 애 목소리가 어떻든? "   . " 그 애는 어떤 놀이를 좋아하니? "  . " 그 애도 나비를 수집하니?" 

오히려 이런 것들만 물어본다. 

" 나이가 몇 살이니? " , " 형제는 몇 명? " ," 그 애의 아버지는 월급을 얼마나 받니? "  

그런 것들을 알고 난 다음에야 상대를 제대로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현대인들은 그 사람의 가치를 내면의 정신이나 성품 그리고 노력과 같은 행위를 먼저 보는 것보다는 정확히 수치로 산출할 수 있는 결과만 따지고 평가의 잣대로 사용한다.   특히 그 사람의 재산이 얼마 가지고 있으며 그가 살고 있는 집은 몇 평이냐 따져봄으로써 그 사람이 잘 사는지 못 사는지 자가 결정한다.    

재산을 1억 넘게 보유하면 되고 어마어마한 크기를 자랑하는 100평대의 집에서 살면 상대방은 당신의 능력에 대해 감탄하면서 우러러 보게 된다.   그리고 좋은 대기업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학점을 잘 받아야 한다.  무조건 평점은 3.0 정도는 넘어줘야 하며 TOEIC 기본 점수는 717점이 되어야한다.    결국 우리 사회에서 외부로부터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숫자의 단위가 높으면 되며 모든 것은 숫자의 수치에 따라 그 가치가 좋으냐 안 좋으냐 판가름하게 된다.

  

오늘 예비군 훈련을 하게 되어서 오랜만에 대학 동기들을 만나게 되었다.  

그런데 만나자마자 대부분 나에게 건네는 첫 마디. 

 " cyrus야, 시험 평점 얼마 나왔어?   , " 너, 석차 몇 등 나왔냐? "  

남 성적 알아서 뭐 하려고,,,   학점이 잘 나오면 열심히 공부한 노력의 과정을 칭찬을 해주는 것도 아니고 반대로 학점이 못 나오면 열심히 공부했는데 시험을 못 쳤다고 한순간에 바보로 만들어 수군거리는 것이 상대방 시험 점수에 대한 그들이 느끼는 극명한 반응들이다.  

 

친구들에게 자랑하고 싶고, 장학금을 받아서 부모님께 효도하고 싶고, 그리고 좋은 직장을 다니기 위해서 지금도 전국의 모든 대학생들은 시험 기간만 되면 도서관에서 열심히 공부를 한다거나 또는 정성들여 컨닝 페이퍼를 작성하기도 한다.   

학점은 대한민국 학생들이 성공적인 학교 생활을 했는지 안 했는지 알 수 있는 기준이 되어버렸다.좋고 나쁜 과정을 선택하든간에 그 선택에 따른 결과는 결국에는 상대방이 나 자신을 바라보는 기준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학점은 대학교에서 배우게 되는 과목에 대한 학생들의 이해 수준을 평가하는 단위일뿐이다.   학점이 높다고해서 그 학생이 성공적인 학교 생활을 했다고 말할 수 없다.  빌 게이츠는 하버드 대학을 중퇴하여 자신이 좋아하던 컴퓨터와 관련된 일을 하였으며 앨런 그린스펀 前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은 대학생 시절에 경제학 점수가 형편없을 정도로 교수들 사이에서는 형편없는 실력의 학생으로 알려지기도 하였다.

학점이 낮다고해서 섣부르게 인생이 끝났다는 식으로 단정적으로 생각하지 말고 왜 자신의 학점이 낮은지에 대해서 스스로 자신의 학습 전략에 대해서 반성하여 다음 시험에서만큼 이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나올 수 있는 자기 자신의 능력을 더욱 자극하여 도전 의지를 형성해줘야 한다.   그리고 정당한 노력에서 얻은 결과는 참되고 값진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공부를 해야하는 참된 의미를 깨닫게 되고 이를 영양분 삼아 좋은 노력의 결실이 맺어지게 될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성공적인 대학 생활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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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YLA 2011-07-14 0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한학기 동안 수고하셨어요 궁디퐈오파포포퐝
이제 진짜 방학인가요?? 열심히 공부한만큼 열심히 놀아야죠 ^^

cyrus 2011-07-14 21:08   좋아요 0 | URL
대학교 방학 기간이 짧아서 이번 기회에 많이 놀려고 해요 ^^

Forgettable. 2011-07-14 0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의외로(?) 대학생이셨군요. 어쩐지 대학원생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ㅎㅎㅎ 페퍼를 정독안했나봐요^^;;
열심히 하신만큼 방학땐 즐겁게 지내시길!!!

cyrus 2011-07-14 21:11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Forgettable님 ^^
올해 복학한 대학생이에요. 축하 인사 남겨주셔서 고맙습니다.

순오기 2011-07-14 05: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애들은 이런 성적표를 받아보지 못해서 신기하고 놀라워요!
그동안 열공하느라 수고 많으셨어요.^^

cyrus 2011-07-14 21:12   좋아요 0 | URL
그래도 자녀분들 순오기님처럼 책 많이 읽으실거 같은데요 ^^

굿바이 2011-07-14 0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짝짝짝짝짝!!!!!!
제 성적표는 아니지만 보기만해도 좋은데요^^
이제 방학인가요? 뭐든 신나고 알차게 보내세요~!

cyrus 2011-07-14 21:16   좋아요 0 | URL
네, 격하게 축하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무해한모리군 2011-07-14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저는 저런 성적표를 단 한번도 받아보지 못했어요 대단!

cyrus 2011-07-14 21:16   좋아요 0 | URL
저는 마녀고양이님처럼 올 A+ 성적표 받아봤으면 좋겠어요 ^^;;

다락방 2011-07-14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정말 대단한 성적이네요. 저는 저런 성적표는 구경해본 적도 없어요. 제 친구들도 다 저랑 같은 성적을 받는 아이들이어서..전 대학시절 내내 A를 한번도 받아보질 못했는데 진짜 대단하시네요. 마음같아서는 제 성적표도 올려서 보여드리고 싶어요. 학사경고 받았던 그때, F 다섯개 D 세개였던 바로 그때의 성적표를 말입니다.

그냥 지나갈 수 없게 하는 성적표에요.

cyrus 2011-07-14 21:19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다락방님 ^^

사실은 저희 과가 공부를 열심히 하는 학생이 많이 없는 편이에요 ^^;;
다른 학과에 저 성적이라면 10등 안에 들어가지도 못할껄요.


stella.K 2011-07-14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주 훌륭한 학생이세요.
그 와중에도 이처럼 좋은 책도 소개시켜주시고.ㅋㅋ
저 학교 땐 감히 상상도 못한 광경이어요.
어디 감히 교수님한테 학점 흥정을 합니까.ㅜ
요즘 학생들 적극적이어서 좋긴한데
그들도 어쩔 수 없을 거예요.
사회가 그렇게 만든 걸 어쩌겠습니까?
학점 안 좋으면 취직이 안 되는 걸...참 씁쓸하네요.

그래도 뭐 시루스님 2등이면 아주 잘한 거죠.
원래 1,2,3등중 2등이 가장 없어 보이는 등수라고 하는데
그건 말이 안 되는 거죠. 2등도 훌륭합니다.
장학금 받을 수 있으면 된 거지.
축하해요.^^


cyrus 2011-07-14 21:23   좋아요 0 | URL
제가 1학년 때는 컨닝이 심했는데,, 요즘은 컨닝보다는
학점 흥정이 교수님들 입장에서는 까다로운 문제이더군요.
그래서 수업 오리엔테이션 때부터 교수님들이 대부분은
자신은 학점 흥정뿐만 아니라 학점 이의제기를 허용하지 않는다고
미리 학생들에게 알려주기도 해요. 괜한 흥점 때문에
정작 이의제기마저도 허용되지 않아서 씁쓸하기도 합니다.

마녀고양이 2011-07-14 16: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루스님 고생하셨어요! ^^

시루스님도 저처럼, 술수에 대한 강박이 있으군요. ㅋㅋ. 고생하시겠어요!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좋다 생각합니다..) 저희 학교의 동아리 주요 과제가
인터넷으로 출제되는 퀴즈 같이 풀기랍니다. 그것때문에 저는 결국 탈퇴했잖아요.
영..... 기분이 별로인지라, 욕도 먹으면서 탈퇴를.

여하간, 멋지세요!

cyrus 2011-07-14 21:26   좋아요 0 | URL
사실 저도 마고님처럼 A+ 많은 성적표 받아보고 싶었는데,,
그런 성적표 나오는게 쉽지 않네요 ^^;;

그런데 동아리 과제가 어떻길래 탈퇴하셨나요??

마녀고양이 2011-07-16 01:03   좋아요 0 | URL
저희는 사이버 대학이잖아요.
1-2주에 한번씩 퀴즈가 나오는데, 이게 성적 반영되는거거든요.
그랬더니 모여서 풀어서 만점 받기 대작전을 하더라구요.
제가 속이 좁아서, 그런건 잘 못 참거든요,, 꿍수 같은거요~ ㅎㅎ

감은빛 2011-07-19 2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대단한 성적표네요!
저는 늘 선동렬 방어율에 가까운 성적을 받았던 터라,
어떻게 하면 저런 숫자가 나오는지 무척 궁금합니다.
제 목표는 오로지 학사경고를 피하는 것이었죠.
D만 받아도 좋으니, F만은 면하자. 뭐 이런거요. ^^

그나저나 요즘은 학점흥정이란 걸 한다니 충격적이네요.
학생들이 교수들에게 그런 어처구니 없는 요구를 한다니!

시루스님의 전공선택 중에 제 전공과목이 있네요. ^^

cyrus 2011-07-20 00:13   좋아요 0 | URL
예전 대학교 학점에는 D가 있었군요. 위에 다락방님도 D 받았다고
하셨던데,, ^^;; 요즘 제 또래들도 F만은 면하자는 식으로
공부를 하더군요 ㅎㅎ F 받으면 또 수업을 재수강해야되니까요.

교수님들이 수업 첫 시간 전에 학점흥정을 절대로 안 봐준다고 누누이
강조하시던데,, 얼마나 심각했으면 첫 수업부터 방어적인 자세로
나올까요? 학점흥정을 해서 성적이 올라가면 꼭 누군가는
떨어져야하는데,, 지금도 생각하면 학점흥정하는 사람 보면
못마땅합니다. ^^;; 그런 사람 때문에 정작 열심히 공부해서
성적을 받은 사람만 억울하게되니까요.

알로하 2011-07-26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성적 좋으시네요! 대학원생이신줄만 알았어요. 공부 잘하실 줄은 알았지만!^^ㅋ

cyrus 2011-07-26 16:34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알로하님. 닉네임이 참 이쁘시네요 ^^
올해 복학하고 이제 2학년 1학기 마쳤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