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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비저블 - 자기 홍보의 시대, 과시적 성공 문화를 거스르는 조용한 영웅들
데이비드 즈와이그 지음, 박슬라 옮김 / 민음인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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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언덕 꼭대기에 서서

소리치지 말라.
물론 네 말은

옳다, 너무 옳아서

말하는 것이

도리어 성가시다.
언덕으로 들어가,

거기 대장간을 지어라,

거기 풀무를 만들고,

거기 쇠를 달구고,

망치질하며 노래하라!
우리가 들을 것이다,

듣고,

네가 어디 있는지 알 것이다.

 

(울라브 H. 하우게  「언덕 꼭대기에 서서 소리치지 말라」)

 


세상은 두 부류의 인간으로 나뉜다. 소셜 네트워크를 사용하는 무리와 사용하지 않는 무리. 스마트폰이 열어젖힌 광대한 대륙인 소셜 네크워크에는 새로운 정보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난다. 대륙에 정착한 소셜 네크워크 접속자들은 셀 수 없이 많은 애플리케이션들을 갈아타면서 정보와 네트워킹의 세계를 탐험한다. 와이파이의 전파를 온몸에 적실 수 있는 곳이라면 그들을 막을 장벽은 아무것도 없다. 인터넷이 소통에서 아주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오늘날, 소셜 네트워크 대륙에서 연줄이 없는 사람은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외톨이라는 걸 인증이라도 하는 듯하다. 많은 사람들과 쉽게 연결될 수 있고, 시공간 제약이 최소화된 상태에서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사람과 쉽게 소통할 수 있는 상황이 오히려 역설적으로 사람을 더 외롭게 만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타인의 능력이나 의견에 대한 정보를 알고 싶어도 쉽게 알 수 없었던 예전에 비해 서로 경쟁적으로 자기가 어떻게 하고 있으며 어떤 의견을 가지고 있는지 온갖 SNS를 통해 알릴 수 있다. 자신에 대한 정보를 상대방에게 필요 이상으로 노출하는 이른바 ‘홍보 과잉 시대’라고 할 수 있다. 홍보 과잉 시대 속 소셜 네크워크 접속자는 언덕 꼭대기 위에 올라가 외치는 사람과 같다. 자신에 관한 모든 내용을 상대방이 알아주고 귀 기울여 들어주길 원한다. 페이스북 접속자는 보이지 않는 확성기를 들면서 ‘소통’을 명분으로 업적을 과시한다. 만인에게 공개되는 SNS에는 본질적으로 자신의 ‘좋은’ 모습만 보이고 싶어 하고, 조금이라도 더 멋있게 감동적으로 보일 수 있는 수단을 찾게 된다. 이런 반복되는 환경에 절대다수는 뒤처지고 있다는 불안감과 자괴감에 시달린다. 마케팅 목적이 아니더라도 일정 수준 이상의 친구를 거느리면 읽고, 응대하고, 사진을 올리는 등 홍보와 관리는 상당히 시간을 잡아먹는 피곤한 노동이 된다. 본인 이야기만 있는 ‘페이스북 친구’의 게시물이 성가시게 느껴진다.

 

한때 소셜 네크워크는 다양한 정보 콘텐츠를 공유하면서 인맥을 형성할 수 있는 최적의 블루오션으로 각광받았지만, 지금은 허세스럽고 선동적인 게시물이 넘쳐나는 레드오션이 되었다. 홍보에 눈이 멀어 과도하게 게시물을 올리는 ‘관종’(관심병 종자의 줄임말)이 소셜 네크워크를 지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들에 대해 “관심을 바라는 마음의 병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리기도 한다.

 

거기 대장간을 지어라,

거기 풀무를 만들고,

거기 쇠를 달구고,

망치질하며 노래하라!

 

노르웨이의 시인 하우게는 언덕 꼭대기에 소리치지 말고, 대장간을 짓고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하라고 충고한다. 이것은 데이비드 즈와이그가 강조하는 ‘인비저블(Invisible)’의 정의와 일맥상통하다. 인비저블은 자기 홍보의 소음이 가득한 레드오션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안다. 이들은 타인의 인정이나 관심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의 기량을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일에 있어서도 지독할 정도로 꼼꼼해 사소한 부분까지 집중해 완벽하게 처리한다. 업무를 완벽하게 완수하는 데 기쁨을 느낀다. 주연이 아니라 조연으로 남는 것을 즐길 만큼, 일 자체에서 얻는 만족감을 중요하게 여긴다. 특정 작업을 진행할 수 있는 탁월한 기량을 유지하면서 남들의 시선에 띄지 않으려고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성공의 결과만을 누리려고 하고 거기까지 가는데 필요한 책임을 떠맡는 것을 기피하는 반면 인비저블은 막중한 책임을 지며 그것을 즐기는 경향을 가진다.

 

자기 과시와 명성의 시대 속에 조용히 자기 일과 삶을 즐기는 인비저블이 되려면 가장 중요한 기본자세가 자존심을 버려야 한다. ‘빈 수레가 요란하다’라는 속담이 있듯이 자기관리를 하지 않은 채 홍보에 집착하면 전문가가 될 수 없다. 자기 일에 집중해야 한다. 직업적인 성공과 내적 성취감을 지향하는 인비저블의 모습은 장인 정신과 비슷하다. 하지만 저자가 소개하는 인비저블에 부합하는 인물들을 보면 우리가 생각하는 소박한 장인으로서의 모습과 거리가 멀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세계적으로 성공한 캘빈 클라인의 남성용 제조한 조향사, 124층 높이의 상하이타워를 짓고 있는 수석 구조 공학자, 유엔 최고 동시통역사 등은 모두 대중들로부터 크게 눈에 띄는 일을 하지 않더라도 중견·고위급 직업에 해당한다.

 

미국의 빈곤층이나 개발도상국에서 힘겹게 일하는 무명의 노동자들과 달리 인비저블은 대부분 직업적으로 크게 성공하고, 탁월한 전문성과 실적에 힘입어 관련업계와 동료들 사이에서 높은 평가와 인정, 존경을 받는 사람들이다. (18쪽)

 

저자는 직업적으로 크게 성공한 고위직 전문직 종사자에 국한해서 인비저블의 정의를 규정하여 빈곤층 노동자와 명백한 차이가 있음을 밝힌다. 그렇다면 빈곤층이나 힘겹게 일하는 무명의 노동자들은 인비저블이 될 수 없다는 말인가? 고위직 전문직 종사자에 비하면 빈곤층 노동자는 경제적 보상 같은 외적 요인을 누릴 경험이 적다. 경제적 보상에 따른 동기 부여가 이루어져야 업무 성취를 높일 수 있다. 책 속에 나오는 인비저블들도 경제적 보상을 충분하게 받은 상태에서 작업을 수행하여 자신의 기량을 발전시킬 수 있었고 타인의 인정을 받는 데 성공했다. 칭찬, 보상 같은 외적 요인을 배제하면서 일을 하는 과정에 내면적 만족감을 찾는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일을 수행하는 열정을 구실로 더 낮은 급여를 주는 '열정페이'로 마음의 상처를 입은 노동자들이 사회 문제로 대두된 지금, 이 사회에 과연 내면적 만족과 외면적 풍요를 조화시키는 삶, 일을 통해 지속적인 행복과 성취를 얻는 삶이 가능한 지 좀 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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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5-03-29 0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기개발서를 너무 질색하는..저는 어쩌나요?!^^ 이 편견부터..어째야할텐데...앞에있음 읽으면서..찾아서 사서 부러 보게는 안되는...

붉은돼지 2015-03-29 13:09   좋아요 1 | URL
저도 예전엔 자기개발서 종류는 질색을 했는데 어쩌다 몇 권 읽어보니 괜찮은 것도 있더라구요.
요즘은 자기개발서에 대한 편견은 없어진것 같아요

도서관에서 한두권 빌려보세요~~^^

cyrus 2015-03-29 16:02   좋아요 0 | URL
붉은돼지님 말씀이 맞아요. 저도 자기개발서를 안 읽는 편인데 책의 목차를 직접 확인해서 내용이 마음에 들면 읽어봅니다. 읽다가 제가 생각했던 것과 다르면 그냥 읽지 않습니다. 저자의 메시지는 주로 서문이나 책 맨 끝장에 나오는데 자기개발서만큼은 정독을 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핵심내용만 발췌해서 읽습니다.

[그장소] 2015-03-29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주 안보는건 아니랍니다.어쩌다 넘겨봐서 맘에들면 읽어요. 편식이 편견보다..더 한 지도...ㅎㅎㅎ

낭만인생 2015-03-29 1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카로운 지적입니다. 사회적 약자들은 보려고 해도 보이지 않으니 그들이 진짜 인비저블이죠.

cyrus 2015-03-29 18:03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우리가 몰라서 그렇지 묵묵히 자기가 맡은 일을 수행하고 능력을 발휘하는 인비저블이 많이 있을 겁니다. 인비저블의 정의를 설명하는 과정에 ‘빈곤층’을 언급하면서까지 계층이라는 기준을 내세우는 저자의 발언이 불편했습니다.
 
공감하는 능력 - 관계의 혁명을 이끄는 당신 안의 힘
로먼 크르즈나릭 지음, 김병화 옮김 / 더퀘스트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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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이들이 하는 말을 듣는 것만이 아니라, 말로 하지는 않지만 전달되는 그들의 경험, 희망, 소망, 고난과 걱정도 들을 수 있어야 한다”

(프란체스코 교황)

 

 

 

상대방의 감정과 의견을 함께 나누는 공감(Empathy)은 이제 현대사회를 이끄는 새로운 힘이다. 이 각박한 세상에서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고 함께 느끼고 싶어 한다. 우리는 언젠가부터 감동적이거나 위로가 되는 글이나 사건을 보면 메시지를 보내고 네트워크를 통해 공유하고 공감하고자 한다. 그래서 제러미 리프킨은 자신의 저서 『공감의 시대』에서 인간을 공감하는 존재(homo empathicus)로 파악했다. 그는 인간은 다윈이 주장한 것처럼 적자생존의 경쟁으로 치닫는 존재가 아니라 공감의 본성을 가진 존재로 보았다. 이견이 있겠지만, 사회적 공간에서 다른 사람과의 발전할 수 있는 유대감을 가장 고차원적인 욕구로 지향할 수 있는 존재가 인간인 것은 틀림없다.

 

영어사전에서 '공감'은 'Empathy'와 'Sympathy'로 나온다. 어원을 따져보면 'pathy'는 그리스어의 'Pathos'라는 말에서 나왔다. 이성적 판단이 로고스(Logos)라면 그 반대 지점에 있는 인간의 감정은 파토스다. 파토스라는 말 자체가 고대 그리스어'paschein(받다)'라는 동사에서 왔기 때문에 외부의 자극으로부터 인간의 마음이 받은 상태를 의미한다. 거기에 '함께'라는 뜻의 'sym'이 더해지면 바로 공감을 뜻하는 Sympathy가 된다. 슬퍼하는 사람의 감정을 알아채고 함께 슬퍼한다. Empathy에서 'em'은 '내부'를 의미한다. 단순히 감정을 함께하는 것을 넘어 나 역시 상대의 감정 안으로 들어간다.
 
그러나 『공감하는 능력』의 저자 로먼 크르즈나릭은 'Sympathy'를 공감의 의미와 별개로 구분한다. 상대방에 대한 연민은 공감이 아닌 '동정심'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동정과 연민은 다른 사람의 감정에 대한 공감이지만 그것이 궁극적으로는 내 감정이 될 수 없기에 한계가 있다.

 

세월호 침몰 사고에 우리 사회는 한때 슬픔의 공감에 빠졌다. 희생자와 유가족의 고통에 깊이 공감하는 많은 사람이 사고 소식을 전하는 뉴스를 차마 보지 못했다. 웃고 떠드는 즐거운 자리를 잠시 미루고, 슬픔을 함께 나눴다. 기업도 마케팅이나 홍보를 자제하고 차분한 가운데 애도 분위기에 동참했다. TV에선 예능 프로그램들이 자취를 감췄다. 예상치 못한 큰 어려움을 당했을 때 이런 사회적 공감은 시련을 이겨내고 더 나은 내일로 나가는 힘이 되어준다. 우리가 함께 겪은 슬픔의 연대는 다시는 우리 아이들에 이런 어처구니없는 희생이 일어나는 일이 없도록 다짐한다.

 

소셜 네트워크의 발전으로 공감하는 능력을 갖춘 인간이 과거 어느 때보다도 타인과 공감할 수 있는 소통의 수단을 가지게 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페이스북이나 카카오톡을 이용하면 평상시에 잘 모르는 사람들이라도 함께 모여 정보나 감정을 공유하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

 

그러나 소셜 네트워크의 발전가능성을 공감하는 인간인 우리가 잘 활용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우리는 어딘가에 접속해 있지만, 익명성을 즐기며 깊은 교류를 꺼린 채 살아간다. 온라인 공간 속에서 개인은 지나치게 자신의 집단에 대한 편애와 타자를 구분한다. 내 편이 아닌 사람과 집단에게는 비방과 공격적인 댓글을 퍼붓는다. 이런 사회에서는 공감의 지속을 통해 생성되는 신뢰를 기대할 수 없다.

 

"(미디어)이미지는 마비시킨다"고 말한 수잔 손택의 지적은 손쉽게 공유되고 전달되는 소셜 네트워크의 이미지에 마비되어 나타나는 '공감피로' 증상을 예언하고 있다. 세월호 침몰이 우리 사회의 심장을 할퀴면서 생긴 고통을 일부러 피하거나, 알지 않으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이들은 대형 사고나 우울한 사건에 무감각하다. 공인이나 타인의 죽음을 애도하는 대중의 반응에도 별다른 감정을 느끼지 않는다.

 

크르즈나릭이 강조하는 공감은 일차적으로는 다른 사람의 감정을 잘 알아채는 데 있겠지만 궁극적으로는 그 감정을 함께 느끼고 나누는 능력을 말한다. 다른 사람의 고통과 슬픔을 알아챘더라도 그것이 내 이해관계와 상충할 때 바로 등을 돌리게 된다면 그것은 진정한 의미에서 '공감', 그리고 사회가 필요로 하는 관계지향성과 거리가 멀다.

 

우리는 'homo empathicus'이다. 잃어버린 공감 능력을 되찾을 수 있다. 물론 선천적으로 공감이 잘 안 된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을 우리는 흔히 사이코패스라고 부른다. 공감의 능력이 병적으로 결핍되어 상식적으로 이해되기 어려운 비이성적 행동과 반인륜적 범죄를 저지른다. 그러나 대부분 사람들에게 공감의 능력은 교육과 훈련을 통해 분명히 향상시킬 수 있다.

 

가장 먼저 기본적으로 공감능력을 향상할 수 있는 자세가 바로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그를 이해하는 것이다. 내 입장에서, 내 방식대로, 내 감정대로 이해하는 것과는 다르다. 공감을 제대로 할 수 없는 경우 대부분 선입관, 편견이 작용하기 때문에 상대방 입장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지 못하게 된다. 상대방의 감정을 좀 더 이해하고 싶은 좋은 훈련법으로는 평소와 다른 새로운 체험을 시도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낯선 사람들에 대한 호기심을 가져야 한다. 타인의 말에 귀 기울여 듣는 대화법을 배운다면, 조율과 타협 능력이 향상된다. 책과 예술작품 같은 간접경험도 도움이 된다. 잠시 스마트폰과 컴퓨터 전원을 끄고 안락의자에 앉아서 책을 읽는 시간을 들인다면 집에서도 공감여행을 할 수 있다.

 

 

 

 

 

지난해 실시한 한국인의 의식 가치관 조사에 따르면 우리 사회를 더 좋은 사회로 만드는 데 필요한 가치로 가장 많은 사람이 꼽은 것이 ‘상대방을 향한 배려’였다. 우리 사회가 배려에 목말라하는 까닭은 과도한 경쟁 속에서 상대방을 돌아볼 여유가 없어서이다. 자기 자신의 안위만을 생각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상대방의 상황과 감정에 공감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이런 사람은 자신의 의견과 생각만 강하게 밀어불인다.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리턴 사건'은 공감능력이 부족한 리더십의 문제점을 여실히 드러냈다. 자신의 말과 행동이 상대방에게 어떤 상처를 줄지 예상하지 못한다. 모든 상황을 자신의 기준으로 생각하므로 상대방의 형편을 생각하지 않는다. 배려심 없는 이기적인 태도를 방관한다면 그 대가를 치르게 된다.

 

공감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가장 기본적 능력의 하나다. 상대방의 필요를 미리 알고 있다가 소리 없이 한 손을 건네주는 사람, 따뜻한 말 한마디로 격려해주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면, 타인의 삶에 잔잔한 변화를 일으키고 행복한 인간관계를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프랑스 속담에 ‘사람들은 친절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게 된다’는 말이 있다. 친절한 공감으로 맺어진 인간관계는 서로 소통하고 배려할 수 있다. 그 속에서 자신에 대해 개방할 수 있는 친밀감과 정서적 유대를 얻게 된다. 공감은 건조하고 외로운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가 지향해야 할 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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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양물감 2014-12-12 2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읽고 있어요.
요즘 공감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는 중입니다.

cyrus 2014-12-12 23:22   좋아요 1 | URL
이 책을 읽으면서 지금까지 제가 생각했던 공감에 대해서 반성할 수 있었어요. 물론 글로 공감 능력을 배운다는 게 이상하지만, 이런 책이 많이 읽혀졌으면 좋겠어요. 특히 땅콩 부사장에게 추천하고 싶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12-12 23: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공자가 말했잖아요. 인간이 갖춰야 할 가장 큰 덕목은 측은지심이라고. 측은지심이 바로 공감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cyrus 2014-12-12 23:24   좋아요 0 | URL
제가 좋아하는 공 선생님의 말씀입니다. 맞아요. 동정심마저 느끼지 못한다면 상대방의 감정이나 처한 상황을 알려고 하지 않죠.

수이 2014-12-12 2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다. 좋아요_를 누르거나 라이크를 누를 때마다 정말 좋아하는건가 의구심에 사로잡혀 버릇처럼 누를 때도 있는데_ 좋아서 좋아요 대신 댓글_

cyrus 2014-12-13 20:03   좋아요 0 | URL
저도 좋아요만 누르는 것보다 댓글이 달린 것이 더 좋아요. ^^

나와같다면 2015-02-16 2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이메일 주소... Sympathy 예요...

cyrus 2015-02-17 16:49   좋아요 0 | URL
정말 좋은 의미가 있는 주소명입니다. ^^
 
젊은 장인, 몸으로 부딪쳐! - 열혈 청춘을 위한 진로 이야기
강상균.조상범 지음 / 탐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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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cene #1  자신에게 자기 인생을 건 젊은 장인들

 

‘물건 만드는 것을 업으로 하는 사람.’ 장인(匠人)의 사전적 의미다. 이처럼 사전에는 딱 한 문장으로 정의한다. 사전적인 의미와는 달리 우리들에겐 한 분야에서 오랜 시간 동안 내공을 가지고 묵묵히 일하는 존경 받을 만한 사람들에게 붙는 영예스런 칭호다. 보통 ‘장인’의 칭호는 나이 지긋한 분들이 많지만 2, 30대도 ‘장인’으로 불릴 만한 사람들을 찾을 수 있다. 남들과 차별되는 아이디어와 도전하는 정신으로 무장한 젊은 장인들이 있다.

 

『젊은 장인, 몸으로 부딪쳐!』(줄여서 ‘젋은 장인’)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젊음을 불태우는 열혈 청춘 장인 6명의 인생 스토리를 담았다. 방송사를 그만두고 유럽여행을 하다가 수제노트의 매력에 푹 빠져 수제노트 1인 기업 복면사과노트컴퍼니를 설립한 김영조 대표, 파스타를 파는 포장마차로 이름을 알리고 지금은 건대 근처 심야식당으로 유명해진 ‘소년상회’의 채낙영 셰프, 국내에서 거의 찾아보기 어려운 ‘손으로 만드는 자전거’ 장인 김두범, 최연소 장제사(裝蹄師, 말의 편자를 만들고 발굽에 부착하는 사람) 윤신상 & 장원, 최연소로 대목수 시험을 합격한 김승직 대목수. 이들은 일상의 궤도를 벗어나면서 자신의 열정을 바칠 수 있는 대상을 찾아다녔다. 그리고 그것을 발견한 순간 엄청난 노력가로 변신했다. 타자가 아닌 자신에게 자기 인생을 걸었다. 평탄치 않은 삶 속에서 자신의 열정을 진정 하고 싶은 일에 바쳤다.

 

 

 

 Scene #2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는 진로 이야기  

 

 

 

 

 

 

『젊은 장인』속 이야기는 2005년에 나온 일본 저널리스트 다치바나 다카시의 『청춘표류』(예문, 품절)를 떠오르게 한다. 『청춘표류』는 다치바나 다카시가 11명의 젊은이를 만나 인터뷰를 나누고 쓴 책이다. 원숭이 조련사, 산속에서 매를 부려 사냥하는 수할치, 레코딩 엔지니어, 나이프 제작자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젊은이들이 등장한다.

 

다치바나 다사키는 자신의 꿈을 쫓아가는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생 선배다운 충고를 한다. 자신 있게, 그리고 대담하게 살라고. 인생에서 자신이 살고 싶은 대로 살 수 있는 시기는 그리 길지 않다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이다. 그리고 몸은 청춘이면서도 정신은 '노인'이 되어버린 청년들을 따갑게 질책한다.

 

반면, 『젊은 장인』은 젊은 독자들을 향해 훈계하는 책이 아니다. 그렇다고 방황하는 청춘을 위로하고 용기를 북돋우는 달콤한 사탕 같은 책도 아니다. 『젊은 장인』의 공동 저자는 뻔한 진로희망을 위해 취업 준비하는 청춘들에게 또 다른 인생의 진로가 있음을 보여준다. 단순히 독자에게 청년 장인들의 진솔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독자가 직접 그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도록 ‘인터뷰 픽션’이라는 생소한 형식으로 구성되었다. 책 속에 등장하는 6명의 청년 장인들과의 인터뷰를 소설의 전개 방식으로 변형시켜 한 편의 이야기를 보는 느낌이 든다. 한창 진로에 고민을 많이 하게 될 고등학생 3학년 수험생인 주인공 민우는 6명의 청년 장인들을 만나 진짜 꿈에 대한 의미를 찾게 된다.

 

그리고 이 책을 읽고 난 뒤에 청년 장인들이 걷는 길에 흥미가 있는 도전적인 독자를 위해 직업 관련 정보도 소개하고 있다. 책 제목처럼 새로운 진로에 흥미를 느낀 독자들이 장인의 세계 안으로 들어가 직접 몸으로 부딪힐 수 있게 도와준다. 이처럼 『젊은 장인』은 민우와 같은 고등학생 독자에게 유용한 교육 도서의 장점을 가지고 있다. 애니메이션을 제작한 경력이 있는 스토리텔링 전문가와 <타짜, 신의 손> 시나리오 작가가 의기투합하여 만든 재미있는 진로 이야기다. 

 

 

 

 Scene #3  내가 걷고 있는 길이 진짜 '진로'(進路)일까, '험로'(險路)일까? 

 

진로를 정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진로는 곧 어른이 되기 위한 어려운 관문을 지나가기 위한 길이기도 하다. 진로라는 길은 혼자 가기에 순탄하지 않다. 도전의 패기가 넘치는 청년이 창업하겠다면 “대기업 취업이나 해라”고 핀잔을 듣는다. 가족부터 한사코 뜯어말린다. 가족은 자식이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는, 안정적인 직업을 가지는 것을 원한다. 그럴싸한 아이디어를 내도 사회에서 푸대접을 받기 일쑤다. 정부는 “창업이 창조경제의 핵심”이라고 강조했지만, 한편에선 창업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이러한 부정적인 인식은 부실한 보상체계와 지원 탓이 크다. 실패에 대한 부담이 큰데도 그에 따른 사회의 평가와 대가는 형편없다는 인식에 기반을 둔다. 이렇다보니 창업의 ‘도전’이 사라지고 있다. 미래를 책임질 청년들은 실업의 공포에 떨며 안정된 직장을 붙잡는데 사활을 건다.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승부해야할 젊은이들이 너나없이 공무원 임용과 대기업 취업에만 목을 매는 사회는 미래가 어두워진다.

 

우리 청년들은 꿈을 잃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 당연하면서도 쉬운 생각임에도 우리는 어렵고 무모한 도전으로 치부한다. 우리는 ‘취업진로’라는 길에 너무나도 익숙해져버렸다. 조금만 더 주위를 돌아보면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새로운 길이 있는데도 차마 그 쪽으로 발을 내딛는 것을 꺼려한다. 한 치의 고민도 없이 내가 가고 있는 ‘취업진로’를 향해 직진만 할 뿐이다. 벌써부터 자신에게 찾아오지 않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내가 서 있는 이 길이 ‘진로’(進路)가 맞는지 고민해야 한다. 고민도 없이 남들이 가고 있는 ‘진로’를 따라 간다면 내가 원하는 직업이라는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을까? 똑같은 길을 가는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아 지나갈 틈이 없다. 시간만 허비하고 발전은 더디게 된다. 어른들은 이것을 미래를 위한 성장통이라고 위로를 하지만, 그것이 우리 인생을 더 방황하게 만드는 험로(險路)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모른다. ‘취업진로’를 지나가고 있는 우리 또한 마찬가지다.

 

젊은 자전거 장인 김두범은 청년들이 선택하는 진로가 진짜 좋아하는 길인지 아니면 험난한 길인지 스스로 고민해보라고 조언한다.

 

“네가 좋아하는 일을 해보면 그것이 올바른 길인지 고민이 시작될 거야. 그게 중요해. 그냥 좋아하는 일을 하라는 건 무책임할 수 있거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 버는 게 즐거울 수도 있어.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입히며 부자가 되는 게 바람직한 일일까? 언제낙 자신도 당할 수 있는데? 결국 옳은 일을 하지 못하면 하고 싶은 일, 할 수 있는 일 모두 무의미해지는 거야. 남들이 잘못된 길을 가고 있으면 그 길을 맞지 않는다고 얘기하고 싸우고 흔들어 깨울 수 있어야 해. 그러니까 내가 그런 길을 가고 있는지 항상 자신을 돌아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지.” (124~125쪽)

 

누군가는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고 말한다. 이미 세상을 발을 내딛는 어른도 아이처럼 늘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누구나 다 흔들리기 때문에 도망치거나 망설이거나 휘둘리지 말고 정확하게 바라본 뒤 할 수 있는 것을 찾으라고 한다. 그렇지만 어른의 진동은 자연스럽게 생각하면서도 내가 가고 있는 길이 맞는지 아닌지 스스로 흔들려고 하지 않는다. 자전거 장인의 말처럼 자신을 솔직하게 돌아본 뒤에 잘못된 길을 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면 어떻게든 붙잡고 흔들어야 한다.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되는 것이 아니다. 잘못된 길을 걷는 나를 대담하게 한 번이라도 제대로 흔들어야 좋은 직업을 가진 어른이 될 수 있다.  


내가 가고 있는 길을 확실하게 정했다면 이제 두려움 없이 직진하면 된다. 실패를 미리 겁먹을 필요 없다. 도전에는 실패가 따르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실패를 영원한 실패로 치부하면 낭비다. 실패 경험은 미래 성공 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다. 실패한 이도 지원을 받을 기회가 있어야 하는 이유다. 우리 사회는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라고 수없이 강조하지만, 실패를 성공을 위한 경험의 밑거름으로 보지 않는다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싹 틔우기가 어려운 황무지로 남을 것이다. 실패해도 자유롭게 다시 도전해 성공을 꿈꿀 수 있다. 실패를 통해 얻는 노동의 가치는 소중한 발전을 위한 자산이 될 뿐만이 아니라 훗날 1인 창업을 위해 도전하는 청년들을 위해 길을 밝혀주는 빛나는 자산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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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스티븐 코비 지음, 김경섭 옮김 / 김영사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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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평소 많이 연락하는 친구들 중에 나처럼 독서를 좋아하는 성격을 가진 이가 없다. 그 친구들은 학창 시절부터 책과 공부에 담을 쌓았고, 술 먹고 노는 것을 좋아한다. 어느 날 친구 한 명이 나에게 한 권의 책을 선물로 줬다. 그는 내가 독서를 좋아하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 친구는 독서를 잘 하지 않는다. 노는 것 엄청 좋아하는 친구인 줄 알았는데 나에게 책 선물을 할 줄이야. 그런데 나에게 책을 선물하게 된 이유를 더 자세히 알게 된 순간, 감동의 여운은 오래가지 않았다. 친구가 일하는 회사가 직원들에게 독서를 권장하기 시작했는데 회사가 매달 책 한 권을 직원들에게 제공해준단다. 그러면 월말에 회사에서 지정한 책에 대해서 직원들이 모여 간단히 독서토론을 한다. 책을 읽고 독서토론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인사고과에 반영한다. 친구는 회사에서 주는 책을 더 이상 읽을 이유가 없기 때문에 굳이 가지고 있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그래서 책을 좋아하는 나에게 책을 준 것이다. 선물인듯 선물 아닌 선물 같은 책이다. 

 

친구가 나에게 준 책 선물 1호는 스티븐 코비의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개정증보판이다. 친구는 농담으로 내가 성공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면서 이 책을 줬다. 사실 집에 1994년에 나온 구판을 가지고 있었는데 운이 좋게도 개정증보판도 가지게 되었다. 이 책은 CEO들이 가장 많이 추천하는 자기계발서의 고전이다. 나는 구판을 중학생 때 처음 읽었다. 초등학생, 중학생 학급문고에 이 책이 꽂혀 있을 정도로 인기가 많은 책이었다. 그런데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내용은 어린이들이 읽기에는 수준이 높다. 기업 같은 사회조직의 구성원이 된 어른이 되어서야 이해할 수 있는 책이다.

 

도대체 나는 어떤 분야에 '성공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기에 이 책을 읽었을까?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읽었던 것 같다. 어렸을 땐 세상 물정을 잘 몰랐기에 '성공'의 의미를 단순하게 생각했다. 돈만 많이 있으면 성공한 인생이라고 생각했고, 그런 어른이 되고 싶었다.

 

그런데 어른이 된 지금, '성공'의 의미를 되짚어보면 딱히 무엇이라고 정의내리기 어렵다. 성공의 사전적 정의는 ‘목적이나 뜻을 이룸’이다. 낮은 자가 높은 지위를 얻게 되고 가난한 자가 부자가 되며, 시합에 나가 좋은 성적을 거두어 부와 명예를 가진 것도 성공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고 경제적 여유가 생기면서 성공에 대한 개념이 바뀌기 시작했다.

 

먹고사는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자 생리적 욕구, 안정의 욕구, 소속의 욕구를 뛰어넘어 타인에게 존중받고 싶어 하고 자신의 자아실현을 하고 싶은 욕망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돈보다 명예를 원하고, 자신이 잘하는 것보다는 좋아하는 일에 충실하려고 한다.

 

7가지 습관의 핵심은 원칙중심의 가치관 확립과 개인차원의 신뢰성 확보에서부터 출발한다. 여기서 원칙이란 과거 수백 년 전에도 현재도 그리고 수백 년 후에도 변하지 않을 가치로써 인간행동의 지침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정직·성실·신용 등이 될 것이다. 신뢰성의 기준은 성품과 역량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어떤 사람을 신뢰하는 기준은 그 사람의 능력과 성품의 조화를 보고 판단한다고 할 수 있다. 코비는 인간에게 있어서 남에게 보이는 능력도 중요하지만 내면의 성품은 더욱 중요하다는 점을 이 책을 통하여 강조하고 있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자신을 변화시켜 내면으로부터 시작된 성공을 외부로 이끌어내는 접근법이다. 외적 대인관계에서의 승리를 이끌기 전에 자기 자신에 대한 ‘개인적 승리’가 앞서야 한다는 것이다. 개개인의 패러다임을 이러한 내적 성품 효과성 원칙에 맞춘다면 잠재역량과 능력을 키울 뿐만 아니라 인생을 더욱 풍요롭고 만족스럽게 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인생의 성공은 자아 정체성의 확인에서 출발해 ‘우리’라는 공동체적 가치관의 중요성에 따라 이해당사자 간 타협이나 절충보다 상호 협조적인 승(勝)을 위한 제3의 대안을 찾아내고 관계 개선에 기여함으로써 집단의 응집력을 증대시키는 데 있다.

 

인생의 풍요로움은 타인에 대한 따뜻한 관심과 배려를 바탕으로 사회에 공헌하고 헌신하는 삶에서 꽃필 수 있다. 여기에 개인적으로 신나고 의미 있는 일들을 수행할 때 인생의 풍요로움은 배가된다. 급변하는 환경과 개인이 우선시되는 사회 풍조 속에서 우리 모두의 승리를 주장하는 이 책의 가치는 남다르다. 내가 성공하고 싶어서 이 책을 읽는다면 과연 그 '성공'이 '나'에게만 초점을 맞춘 것인지 아니면 '나를 포함한 전체'를 위한 것인지 먼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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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쟁이 피터 - 인생을 바꾸는 목적의 힘
호아킴 데 포사다.데이비드 S. 림 지음, 최승언 옮김 / 마시멜로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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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cene #1  인생의 목적이란 무엇인가?

 

“나는 왜 이 세상에 존재하는가?” 사람들은 이 질문 앞에서 누구나 가슴이 먹먹해짐을 느낀다. 그 어떤 질문보다 원초적이고 본질적인 질문임에도 불구하고 가급적 피하고 싶은 질문이기 때문이다.

 

또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필요한 가장 실제적이고 현실적인 물음이다. 내가 누구인지, 내가 살아갈 세상은 어떤 곳인지, 내가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내게 주어진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알아야 진정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삶을 제대로 살 수 있는 까닭이다.

 

『죽음의 수용소』의 저자 빅터 프랭클은 “왜 살아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그 어떤 상황도 견딜 수 있다”는 니체의 말을 인용하며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떤 시련 속에서도 삶의 의미와 목적을 찾아야 한다고 설파한다. 이렇듯 중요한 인생의 목적이란 무엇이고, 왜 그리 중요하며, 어떻게 찾을 것인가?

 

인생의 목적은 우리가 누구이고, 어디에서 왔으며, 어디로 가는지, 즉 존재의 이유와 나아가는 방향에 대한 깊은 의식이다. 그것은 정체성, 소명, 가치와 신념, 욕구 등이 망라된 우리의 존재와 삶을 규명하는 본질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의미이고 방향이며 최종 목적지이다. 그리고 성취, 직업, 인간관계 등 우리 삶을 통제하는 근원이며 에너지의 원천이다. 인생의 목적은 이처럼 중요하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먹고살기에도 바쁘다는 이유라든가 특별한 사람이나 가지는 것으로 별로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

 

톨스토이의 소설 『이반 일리치의 죽음』은 부와 신분상승이 인생의 목적이었던 한 남자의 이야기다. 모든 것을 이룬 순간 오직 죽음이 기다리고 있었다. 자신의 삶의 의미와 목적도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모두가 가는 길을 맹목적으로 따라가는 자신의 삶이 옳지 않았음을 뒤늦게 깨달았기 때문이다.

 

누구나 인생에서 실패와 좌절을 겪고 희망을 잃을 때가 있다. 그런 상황이 찾아오면 목적지에 도착하지 못한 표류하는 배처럼 방황의 연속일 것이다. 이 책의 주인공 ‘피터’ 역시 그랬다.

 

피터는 불행했다. 가난하고 무식한 부모에게서 태어났기에 나면서부터 가난과 사투를 벌여야 했다. 게다가 그는 선천적으로 키가 작았다. 유전적 질병은 아니었지만 또래 아이들에 비해 현저하게 키가 작았던 그를 친구들은 난쟁이라고 놀려대며 왕따를 시켰다. 또한 분노조절장애가 있어 ‘욱’하는 성격으로 놀려대는 친구들과 싸움질하기 일쑤다. 그래서 친구도 없다. 설상가상으로 유일하게 그의 편이었던 엄마마저 아빠를 대신해 생계를 꾸려가다가 뜻하지 않은 사고로 먼저 세상을 떠났다. 아빠는 툭하면 술을 마시고 손찌검을 해댔다. 희망이 보이지 않았다. 세상을 살아갈 이유가 없었다. 힘든 거리 생활을 하게 됐지만, 그의 주변에는 그를 돕고자 하는 많은 이들이 생기게 된다.

 

끊임없이 독서를 권하는 학교 선생님부터 삶의 의미를 깨닫게 해주는 알렉스 경 등 피터를 지지하고 독려하는 소중한 존재들이 피터를 어둠으로부터 끌어낸다. 낮에는 택시운전을 하고 밤에는 대학에서 법학 공부를 하며 피터는 사람들에게 인생의 궁극적인 목적지가 서로 사랑하며 함께 사는 것이라고 깨닫게 된다. 또한 피터는 우리가 사는 데 있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단어들을 모아 드림 카드를 만들어 사람들에게 인생의 궁극적인 목적지가 서로 사랑하며 함께 사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피터는 노숙자에서 택시 운전사가 되기까지, 그리고 하버드 출신 변호사가 되기까지 수많은 사람들을 감동시키며 다른 사람들을 위해 헌신한다. 그리고 마지막엔 아버지를 용서하고 화해한 피터는 어느새 진정한 거인이 돼 있었다. 예컨대, 피터의 무료 법률사무소는 노숙자들에게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실제 해결을 못한다 해도,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한 노숙자 출신의 변호사가 자신들의 말을 들어준다는 사실 자체가 그들에게 큰 위안을 주는 부분도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피터는 처음의 목적, 즉 낮은 곳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 살겠다는 인생의 목적을 차근차근 이뤄 간다.

 

 

 

 Scene #2  우화 형식 자기계발서의 등장

 

『난쟁이 피터』는 전작 『바보 빅터』 이후로 3년 만에 나온 호아킴 데 포사다의 신작이다. 지금으로부터 8년 전에 출간한 『마시멜로 이야기』가 국내에서 빅히트를 친 이후 인생에 교훈을 주는 우화 형식의 자기계발서가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마시멜로 이야기』가 성공한 것은 흡입력 있는 깔끔한 우화 형식의 이야기가 가진 힘도 있었지만 출판사 한국경제신문(한경BP)의 철저한 마케팅의 덕분이다.

 

처세서나 실용서, 그리고 우화는 모두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를 어떻게 새로운 이야기로 들려주느냐가 관건이다. 그런 점에서 『마시멜로 이야기』는 ‘잘 참고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뻔한 이야기를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바꿔냈다. 성공한 갑부 조나단이 운전사 찰리에게 들려주는 성공의 비결에 따라 찰리가 스스로 삶의 방식을 바꾸는 과정을 실감나게 진행된다. 대가없이 도움을 주는 후견인이 생겼으면 하는 ‘키다리 아저씨’의 환상도 충족시켜준다.

 

『마시멜로 이야기』는 아나운서 정지영 씨의 대리번역 논란 이후로 판매량이 주춤할 듯 했으나 새 번역자와 새 출판사(21세기북스)로 옮겨 지금도 판매되고 있다. 그리고 『바보 빅터』는 한경BP에서, 이번에 나온 『난쟁이 피터』도 한경BP 소속 계열의 출판사인 ‘마시멜로’에서 출간되었다.

 

포사다의 신작 『난쟁이 피터』에 관한 언론과 독자의 관심이 높아서, 역시 ‘마시멜로 열풍’을 일으킨 저자의 인기를 다시 한 번 실감케 한다. 현재 4월 1일 기준으로 알라딘 에세이 분야 주간 베스트셀러 4위, 교보문고 종합 베스트셀러 11위로 출간된 지 1주일 만에 상위권에 진입했다. 

 

 

 

 Scene #3  『바보 빅터』『난쟁이 피터』, 다르면서도 같은 이야기

   

그러나 냉정하게 이 책에 대해서 따져보자.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누구다 다 아는 이야기를 새로운 이야기처럼 들려줘야 독자의 흥미를 유도할 수 있다. 너무 뻔하게 느껴지는 이야기는 절대로 감동을 주지 못한다. 그런데 과연 『난쟁이 피터』가 포사다의 전작들과 비교해서 ‘누구나 다 알면서도 흥미진진한 새로운 이야기’라고 할 수 있을까?

 

『마시멜로 이야기』『바보 빅터』『난쟁이 피터』에는 불행한 일을 겪는 주인공을 돕는 인물이 등장하는데 그들은 주인공에게 진짜 성공의 의미를 알려준다. 이들은 책에서는 조연 역할을 하고 있지만, 주인공이 성공의 해피엔딩으로 이끄는 중요한 인생의 멘토 또는 조력자로 나온다. 『마시멜로 이야기』에는 갑부 조나단, 『바보 빅터』는 문학교사 레이첼 그리고 『난쟁이 피터』는 크리스틴 선생님, 알렉스 경, 윌리엄 교수 등이 있다. ‘성공한 자’와 ‘성공을 원하는 자’의 인물 구도는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나가면서도 독자들이 마지막까지 극적 긴장감을 놓지 않도록 이끈다. 그러나 비슷비슷하면서도 단순한 플롯은 우화라는 형식에서 볼 수 있는 한계이기도 하다. 우화는 장르적으로 보면 서사적인 것과 교훈적인 것이 절충된 단순 형식이라 할 수 있고, 그들이 가르치는 교훈은 비교적 저차원적인 사리 분별을 위한 것이나 실용주의적인 것이다. 그만큼 글의 밀도가 떨어지고, 자칫 가볍게 읽혀질 수 있다.

 

그리고 『난쟁이 피터』는 포사다의 두 번째 전작 『바보 빅터』의 인물과 플롯이 유사하다. 『바보 빅터』의 주인공 빅터는 IQ 173의 천재적인 두뇌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난히 수줍음 많고 말도 더듬은 자신감 없이 살아가는 인물이다. IQ 테스트에서 담임선생님의 실수로 73이 나오자 아이들로부터 아예 ‘바보 빅터’로 낙인찍힌다. 그는 학교를 자퇴하고 온갖 허드렛일을 하며 진짜 바보로 살아간다. 또 다른 주인공 로라의 상황도 비슷하다. 부모는 물론이고 주변 사람들조차 그녀를 못난이라고 부른다. 그녀는 예뻐질 수 없다는 자괴감에 늘 우울해하며 매사에 비관적이다. 결국 결혼생활마저도 실패하고 만다. 『난쟁이 피터』의 피터처럼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면서 유년기 시절은 절망과 고통 속에서 살아간다.

 

『바보 빅터』의 빅터와 로라, 『난쟁이 피터』의 피터는 주변 사람들의 도움에 힘입어 열등감과 자괴감이라는 감옥에 스스로 빠져 나온다. 그리고 자신의 숨어있는 잠재력과 재능을 서서히 발견하게 된다. 이들은 이때부터 그동안의 상처를 함께 치유하며 새로운 긍정과 희망의 씨앗을 심기 시작한다. 두 책 다 이미 수많은 자기계발서에서 볼 수 있었던 ‘희망적인 삶을 위한 긍정의 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 인생에 가장 필요하고도 중요한 교훈이지만 자기계발서 열 권 중에 두 세 권 정도만 읽어도 나오는 흔한 내용이다.

 

 

 

 Scene #4  전작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신작   

 

출판사는 이 책이 ‘『바보 빅터』이후 400만 독자가 기다려온’ 최신작이라고 홍보를 하고 있지만, 실제로 출판사가 말한 그 ‘400만 독자’는 『난쟁이 피터』에 만족했을지 의문이 든다. 포사다가 쓴 책을 한 번 이상 읽어보고, 그의 신작을 정말 기다리는 독자라면 기대에 못 미쳐 실망하지 않았을까.

 

나는 자기계발서를 많이 읽는 편이 아닌데다 ‘베스트셀러’ 딱지가 붙어도 잘 읽지 않는다. 운 좋게도 출판사로부터 포사다의 신작을 무료로 제공받아 읽게 됐는데, 사실 포사다의 책은 『난쟁이 피터』가 처음이다. 그 다음에 『마시멜로 이야기』『바보 빅터』순으로 읽어나갔다. 세 권 다 읽으면서 왜 우리나라 독자들이 자기계발서에 열광하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책의 교훈적인 주제는 정말 우리가 살아가면서 한 번 곱씹어 봐야 할 좋은 내용인 것은 사실이다. 책을 읽다보면 성공한 명사의 격언이나 밑줄 긋고 싶은 문장으로 가득하다. 그러나 지극히 주관적이고, 좀 박하게 보일지 모르겠지만 이 책을 준수한 정도인 별 3개의 평가를 주고 싶지 않다. 읽는 내내 허전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미 알고 있었던 내용이라서 그런지 나의 가슴을 울컥하게 해주는, 그런 감동이 밀려오지 않았다.

 

자기계발서를 읽고 나면 지금보다 나은 성숙한 삶으로 계발하고 발전하기 위한 실천이 꼭 따라야만 한다. 책을 덮고 나서 진부하게 중요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하거나 인상 깊은 구절로 채우는 서평을 쓴다고 해서 제대로 된 자기계발서 독서라고 보기 어렵다. 책의 내용을 평가하는 정도에 그친다면 자기계발서를 읽었던 그 시간은 낭비에 불과하다. 심장으로 교훈을 느꼈으면 머리로 행동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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