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거 : 몸과 허기에 관한 고백
록산 게이 지음, 노지양 옮김 / 사이행성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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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에리직톤은 대지의 여신 데메테르를 욕보인 죄로 아무리 먹어도 허기를 시달리는 저주를 받았다. 그가 워낙 탐욕스럽게 먹어치우다 보니 나중엔 음식 구할 돈이 남아 있지 않았다. 그러자 자신의 딸을 팔아 식탐을 채웠다. 그러고서도 배고픔을 억제하지 못해 자신의 몸을 뜯어먹었다.

 

에리직톤만큼은 아니지만 지금도 식욕을 억제하지 못해 고민에 빠진 사람이 많다. 그들은 땀이 비 오듯 내릴 정도로 뛰기도 하고,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굶기도 한다. 그래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기란 쉽지 않다. 해도 해도 끝이 없는 나 자신과의 전쟁. 아마도 여성들이 다이어트에 대해 느끼는 감정일 것이다. 아름답고 멋지게 보이고 싶다는 원초적인 욕망에는 남녀노소가 없다. 역사적으로 보면 아름다움의 기준은 절대적이지 않다. 남의 시선을 의식하고 살아야 하는 보통사람들이 동시대가 규정하는 아름다움의 조건에서 자유롭기는 쉽지 않다. 특히 TV 브라운관에서 뿜어내는 강력한 영상에 나만의 빛깔로 대항하기란 역부족이다. 개성에 주목하는 사회가 돼 가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외모는 우리 사회에서 사람을 판단하는 데 중요한 요소인 것이 변함없는 사실이다.

 

음식과 여성은 떼려야 뗄 수 없다. 여성들은 먹는 것 앞에서 환호하고 먹는 것 앞에서 절망한다. 음식과 여성은 애증이 교차하는 관계다. 먹어도 먹어도 또 먹고 싶다. 처음에는 배가 고파 허기진 듯이 먹었고, 그다음에는 많이 먹고 기운을 차려 일을 열심히 하겠다고 먹었으나 이제는 먹고 싶어서 먹는다. 먹고 또 먹다가 보니까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비만이 되었고, 비만이 되다가 보니까 끝없이 음식이 당겨 먹지 않고는 견딜 수 없게끔 됐다. 한때 끊임없는 자기혐오로 스스로 자신의 마음에 상처를 낸 록산 게이가 그러했다. 그녀는 과거 몸무게가 261kg까지 나간 적이 있다. 《헝거》(사이행성, 2018)는 사람들의 쏟아지는 시선에 고군분투하는 자신의 몸에 확대경을 들이댄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의 몸을 저주받은 몸뚱이로 훑지 않는다. 그녀는 몸과 허기진 욕망을 덤덤하면서도 진지하게 고백하면서도 궁극적으로 자신을 ‘당당한 여성’으로 보듬는다.

 

 

이 책을 쓰는 건 고백을 한다는 것이다. 나의 가장 추하고, 가장 연약하고, 가장 헐벗은 부분을 드러내겠다는 말이다. 나에겐 이런 진실이 있다고 털어놓는 일이다. 그럼에도 이것이 (내) 몸에 대한 고백이라고 말하는 일이다. 왜냐하면 대체로 내 몸과 같은 몸의 이야기들은 무시되거나 묵살되거나 조롱받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내 몸과 같은 몸을 보고 쉽게 단정해버린다. 왜 저 사람이 저런 몸이 되었는지 안다고 생각한다. 아니, 그들은 모른다. 나의 이야기는 승리의 이야기가 아니지만 적어도 지금보다는 더 말해야만 하고 더 들어야만 하는 이야기다. [1]

 

 

그녀는 왜 뚱뚱해졌는가? 따지고 보면, 비만은 그녀의 잘못만이 아니었다. 그녀는 열두 살에 성폭행을 당했다. 그녀는 그 끔찍한 기억이 할퀴고 간 자신의 삶을 이렇게 표현한다.

 

 

내 인생은 두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별로 깔끔하지 않지만 반으로 나누어져 있다. ‘비포’가 있고 ‘애프터’가 있다. 몸무게가 늘기 전. 몸무게가 늘어난 후. 강간을 당하기 이전. 강간을 당한 이후. [2]

 

 

‘애프터(after)’가 된 삶은 하루하루가 전쟁이었다. 어린 게이는 홀로 상처를 감당해야 했다. 학교에서 거의 매일 놀림을 당했다. 결국, 친구보다 ‘적’이 더 많아졌고, 늘 혼자였다. 그녀는 그 일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어른이 돼서도 치유의 시작도 못 한 영혼은 여전히 열두 살에 머물렀다. 그때마다 찾아오는 절망과 공허감에 외로웠다. 그 허기를 자연스레 먹는 것으로 채웠다. 그녀는 스트레스를 식탐과 폭식으로 메웠다.

 

식탐은 마음의 허기가 원인이다. 일부에선 살찐 사람을 단순히 절제력이 없다며 힐난한다. 그러나 세상살이의 억울함, 분노를 외부로 발산하지 못한 채 먹는 것으로 푸는 경우도 많다. 게이는 자신의 몸을 ‘감옥’ 또는 ‘성벽’으로 비유한다. 몸이 비대해지면 다른 사람들의 공격적인 시선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그녀는 살을 찌우기 시작하면서 많은 것을 잃어야 했다. 특히 누군가를 좋아하고, 누군가로부터 사랑받으며 인정받을 수 있는 진심 어린 애정을 포기한 적도 있다.

 

《헝거》는 비만을 혐오하거나 동정하는 시선들을 고스란히 보여주면서 저자가 고통을 무릅쓰고 다이어트를 결심하게 되는 경위를 독자에게 털어놓는다. 뚱뚱한 사람은 게으르며 덜 지적으로 여겨지는 반면 몸매 좋은 사람을 그 반대로 본다는 건 타인의 몸을 바라볼 때마다 빠지지 않는 고정관념이다. 그러고 보면 뚱뚱한 사람을 힘겹게 만드는 것은 무거운 체중만이 아니다. 사회적 편견과 냉대는 더 무서운 칼이 된다. 여성은 무수히 쏟아지는 음식 광고, ‘먹방’ 등 식탐을 조장하는 환경 속에 살면서 미디어로부터 날씬하기를 요구받는다. 끊임없이 자기 몸을 검열하며 다이어트에 몰두하고, 호시탐탐 몸을 찢고 보형물을 삽입할 궁리를 해야 하는 여성은 괴롭다. 록산 게이는 이런 모순된 환경 속에서 여성들은 삶의 무게를 가중하는 우울증에 짓눌리고, 자기혐오에 빠지게 된다고 지적한다.

 

록산 게이의 꿈은 소박하다. 다른 사람들처럼 마음대로 먹고, 옷을 입고, 글을 쓰면서 활동하는 것이다. 보통 사람에게는 ‘별것 아닌 일’이 그녀에게는 꼭 하고 싶은 꿈이다. 그러려면 자신의 몸을 자기만의 감옥이나 성벽에 가둘 필요가 없다. 나만을 위한 삶을 살기 위해선 그것들을 무너뜨려야 한다. 남의 눈에 평생이 좌우되는 삶보다는 내 몸과 내 운명에 만족스러운 삶을 살아가는 방식을 배워야 한다. 그녀는 새로운 삶의 방식을 배움으로써 열두 살 이후로 잊어버린 ‘목소리’를 찾아내는 데 성공한다. 인간의 실체를 외모지상주의와 성적 대상으로서의 가치만 바라보는 세상 속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무너지지 않는 나’를 찾는 일이다. 그것은 다름 아닌 내 몸에 눈뜨는 일, 그리고 더 나아가선 나의 세계를 건강하게 짓는 일이다. 그 세계를 보게 만드는 거울이 바로 이 책, 《헝거》이다.

 

 

 

 

 

[1] 23쪽

[2] 3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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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17 16: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8-04-17 18:49   좋아요 0 | URL
허기를 지울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는지 고민해야겠습니다.. 저는 책을 읽으면서 허기를 잊으려고 하는데요, 이 방법만으로는 안 되겠어요.. ㅎㅎㅎ
 
책 읽다가 이혼할 뻔
엔조 도.다나베 세이아 지음, 박제이.구수영 옮김 / 정은문고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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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각각 다른 공간에서 살던 남녀를 하나의 공간으로 합쳐 놓는다. 사람만 결합하는 게 아니다. 남자가 수집한 피겨(figure)는 공동의 공간으로 오고, 여자와 함께 살던 반려동물이 이사 온다. 취미가 같은 사람들의 경우엔 어떨까. 둘 다 작가인 남편 엔조 도와 아내 다나베 세이아는 독서를 좋아하는 부부이다. 결혼하면서 각각 소장하고 있던 책을 모두 공동의 공간으로 가져왔다. 그러나 책은 부부의 갈등을 유발하기도 한다. 서로 완전히 다른 독서 취향이 문제가 된 것이다.

 

 

독서 취향이 전혀 맞지 않는다. 타니스 리의 은빛 연인이란 소설은 내가 정말 좋아하는 작품인데 남편에게 읽으라고 추천해봤지만 표지 일러스트만 보는 등 마는 등하더니 얼렁뚱땅 넘겨버렸다. 용서 못 해! (다나베 세이아, 14쪽 각주)

 

 

아내는 괴담, 도시 전설, 환상 괴기 소설 등을 선호한다. 반면 남편은 순수문학, 과학, 역사, 인문학 등 제목만 봐도 머리가 지끈거리는 분야의 책들을 읽는다. 남편은 괴담, 도시 전설을 잘 믿지 않는다. 아내가 괴담과 도시 전설 등을 모을 때마다 싸늘한 눈빛을 보낸다. 부부는 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목적으로 부부 교환 독서를 시작한다. 부부는 번갈아 가며 상대에게 권하고 싶은 책 한 권을 정한다. 상대가 권한 책을 읽고 서평을 쓴다. 책 읽다가 이혼할 뻔(정은문고, 2018)은 책 읽는 부부가 서평을 주고받으면서 부부 싸움 하는 과정을 엮은 책이다. 서평으로 부부 싸움을 하다니. 이 말이 선뜻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책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부부는 책을 읽고, 서평을 쓰면서 부부 싸움을 하고 있다. 이 책의 제사(題詞)는 부부 교환 독서가 지향하는 바를 명확하게 드러내고 있다.

 

 

이 글은 부부가 상대방을 이해하기 위해

서로에게 책을 추천해온 격투의 궤적이다.

 

 

책 읽다가 이혼할 뻔은 부부가 공동으로 집필한 서평집이 아니다. 극과 극으로 나뉘는 독서 취향을 둘러싼 전쟁의 경과를 기록한 책이다. 남편은 무서운 그림을 싫어한다. 남편의 말에 따르면 무서운 표지의 책이 눈에 띄지 않게 딴 곳에 숨기거나 책을 뒤집어 놓는다고 한다. 남편이 스스로 폭로(요샛말로 자폭이라고 한다)한 약점을 파악한 아내는 서평 말미에 남편에게 가벼운 선전포고를 날린다.

 

 

이전 연재에서 남편은 표지가 무서운 책이 싫다고 폭로한 바 있다. 그렇다면 내가 아는 한 가장 무서운 표지의 책을 골라야지. 참고로 현재 남편은 아파서 이불 안에서 끙끙거리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읽는 쿠조(스티븐 킹의 소설-cyrus )는 또 다른 맛이 있지 않을까. (다나베 세이아, 43)

 

 

부부는 상대의 독서 취향에 볼멘소리하는 전쟁 같은 글쓰기로 서평을 연재하기 시작한다. 특히 서평 본문 밑에 부부가 각주를 달면서 아웅다웅하는 모습이 이 책의 백미. 그러나 어차피 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 부부 교환 독서의 목적은 상대를 이해하기. 부부에게 책은 자신의 분신이다. 부부는 애지중지하게 여기면서 읽은 분신과 같은 책을 서로 바꿔 읽는다면 서로를 더 잘 이해할 거로 믿는다. 릴레이 서평이 거듭될수록 부부는 함께 살면서 알지 못했던 상대의 새로운 면을 조금씩 확인한다. 아내는 친분이 있는 편집장으로부터 처음으로 남편이 닭똥집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녀는 남편에 대해서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살아왔다는 사실에 적잖이 당황스러워한다. 그녀는 복잡한 감정을 서평에 솔직하게 드러낸다.

 

 

남편을 얼마나 알고 있는지 자신이 없어졌다. 그런 관계라고 생각한 건 나뿐인가. 결혼식 피로연 때 한 편집자의 엔조 씨 하면 닭똥집을 좋아하는 분으로…‥라는 말을 듣고서야 남편이 닭똥집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으니, 어쩌면 남편에 대해 아무것도 모를지도. 이 연재로 부부 사이가 나빠졌다는 것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때때로 남편은 아무 말 없이 기분이 나빠져 있는데, 그것도 분명 원인이 있겠지. 아무튼 되도록 빠른 시일 내 사과해야겠다. 미안해. (다나베 세이아, 87)

 

 

각자 오랜 취향에 익숙했던 두 사람에게 이 작업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공통의 취미를 가진 사람들의 결합은 마이너스보다는 플러스가 많은 법이다. 부부는 상대의 취향을 이해하기보다는 인정한다. 직업이 같고, 취미도 같은 부부도 여느 부부와 다를 것 없이 크고 작은 갈등이 있다.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만나 결혼으로 맺어진 부부는 안 통하는 것이 정상이다. 공통의 취미만으로 서로를 사랑하면서 살아갈 수 없다는 건 결혼을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부분이다.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지만, 부부는 한 남자와 한 여자의 결합임을 인정하고 서로 존중하는 존재이다. 부부가 인생을 함께 걸어가려면 서로 다름을 받아들여야 한다. 결혼이 가슴에 와 닿지는 않는 비혼주의자에게 부부 생활은 남의 나라 일처럼 느껴진다. 강 건너 불구경하듯이 편하게 이 책을 읽었다. 그렇지만 나는 이 책이 독서라는 공통분모로 하나가 되고 싶은 애서가 부부에게 유용한 책이 될 거로 생각한다. 이 책에 부부가 언급하는 일본 서적 대부분이 국내 독자 입장에선 상당히 낯설다. 부부가 읽는 책 내용을 아는 게 중요한가? 책 읽다가 이혼할 뻔》은 서평집이 아니다. 이 책을 '서평집'이라고 생각하면서 펼치치 마시라. 부부가 책과 서평을 매개로 어떻게 서로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이해하는지 살펴보시라. 이 책 제목을 처음부터 책 읽다가 더 사랑할 뻔이라고 정했으면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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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깨비 2018-04-01 15: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리보기가 없어서 내용이 많이 궁금했었는데 사이러스님 덕분에 궁금증이 풀렸습니다. 재밌을 것 같아요. 일단 보관함으로 모셨습니다. ㅎㅎ

cyrus 2018-04-01 19:26   좋아요 1 | URL
이 책에 대한 독자들의 평가가 좋지 않아요. 부부가 언급한 책 중에 번역된 것이 많지 않아서 우리나라 독자 입장에서 보면 서평에 공감하기 어려워요. 사서 읽는 것보다는 도서관에 빌려서 읽는 것이 좋습니다. ^^

북프리쿠키 2018-04-01 18: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사랑하는 사람일수록 고유의 영역을 침범하지 말고 더욱더 존중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물론 그러한 실천들이 무관심으로 흘러가지 않는다면요.흔히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취향‘조차 닮아야 된다는 건 넌센스고 욕심아닐까요^^

cyrus 2018-04-01 19:27   좋아요 1 | URL
네, 맞습니다. 배우자의 취향을 무시하는 것도 이혼 사유가 될 수 있어요.. ㅎㅎㅎ

AgalmA 2018-04-01 19: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앤 패디먼 <서재결혼시키기>랑 또 다른 책이네요^^
이곳 다른 분들도 그렇겠지만 책을 그냥 물성으로 보지 않는 터라 같은 책이어도 다른 사람 책은 다른 사람 책이죠! 분명 읽은 책이어도 남의 책으로 보면 정말 낯설어요;;

cyrus 2018-04-01 19:33   좋아요 1 | URL
저도 앤 패디먼의 책이 생각났어요. 가까이 지내는 부부도 서로 추천한 책들을 읽지 않는다고 해요. 예전부터 그래왔지만 저는 상대가 책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제가 읽은 책은 추천하지 않아요. 저도 상대가 추천한 책을 잘 안 읽어요. 결국, 애서가는 본인 알아서 책을 읽는 사람들입니다. ^^

stella.K 2018-04-02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장)읽게될 것 같지는 않지만 재밌을 것 같네.ㅋ

cyrus 2018-04-02 16:15   좋아요 0 | URL
부부가 소개한 책들이 국내에 번역되지 않은 것이라서 서평 내용에 공감하기 어려울 거예요. ^^;;


페크pek0501 2018-04-02 14: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편과 저도 책 취향이 달라서 각자 사 보는 편입니다. 가끔 둘 다 읽는 책이 낄 때가 있으면 반갑지요. 책 취향이 같다면 책 값 절약이 될 터인데, 하고 생각한 적 있지만
어찌 보면 서로 다른 게 좋은 것 같아요. 각자 고유의 영역이 있는 게 좋기도 하고
나만의 책, 이란 게 좋기도 하거든요.

cyrus 2018-04-02 16:20   좋아요 1 | URL
독서 취향이 같은 사람끼리 계속 만나면 지루해요. 그리고 책을 고르는 선택의 폭이 좁아져요. 알라딘 서재/북플 활동에 익숙하면 낯선 사람과의 친밀도를 유지하기가 수월해요. ‘좋아요‘와 ‘댓글‘을 서로 주고 받는 사람끼리 친해지기 쉽죠. 그런데 이런 분위기가 늘 좋은 것만 아니에요. 요즘 독서모임을 하면서 독서 편력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온라인 관계의 한계를 느꼈습니다.
 
그르니에 선집 1
장 그르니에 지음, 김화영 옮김 / 민음사 / 199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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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그르니에《섬》(민음사, 1997)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누군가의 리뷰를 읽는 것보다 마음에 드는 글을 골라서 여러 번 곱씹어 읽는 것이 좋다. 이 책이 도대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불평 섞인 리뷰를 읽은 적 있다. 물론, 《섬》이 술술 읽히는 책은 아니다. 김화영 교수의 번역은 불친절하다. 이 책에 언급된 프랑스 작가들이 누군지 알려주는 주석이 없고, 간혹 독자가 이해하기 힘든 표현 몇 개 보인다. (특히 알베르 카뮈가 쓴 서문에 ‘지드적인 감동’(5쪽)‘멜빌이 「화요일」 속에서 보여준 순례’(8쪽)의 의미는 무엇일까. 이 단어가 들어간 문장을 이해한 독자는 과연 몇 명일까?) 그러나 책에 명확한 주제가 드러나 있지 않다고 말하는 건 읽는 이의 노력의 문제일 수 있다. 《섬》을 반복해서 읽으면 처음에 읽었을 때 스쳐 지나간 문장들이 눈동자 속으로 들어온다. 그 경험의 과정에서 독자 자신에게 어울릴만한 ‘특별한 주제’를 발견하는 것이다.

 

자기 자신을 되찾기 위한 여행(『행운의 섬들』), 비밀스러운 삶을 갖는 즐거움(『케르겔렌 군도』) 등을 강조한 내용이 이 책의 핵심 주제라고 믿는 독자가 있겠지만, 적어도 그르니에가 특별히 강조하려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이 책의 주제는 글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독자의 마음가짐 속에 있다. 그르니에는 원래의 인식을 뛰어넘어 새롭게 인식하게 만드는 사유 방식을 통해서 자신의 삶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다. 익숙한 대상을 다른 각도에서 보는 것. 이 경험은 새롭게 현실을 지각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 특별한 경험은 결코 저절로 생기지 않는다. 새롭게 현실을 지각하는 법을 아는 독자들은 그르니에의 《섬》에 쉽게 도달할 수 있다.

 

그르니에는 공(空), 고양이, 비밀스러운 삶, 여행, 인도(India) 등의 소재에 대해 차분한 어조로 풀어낸다. 그가 바라보는 것들은 삶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김질하게 해준다. 삶에 대해 의문을 품는 태도는 ‘삶 읽기’의 근원이다. 그렇게 그르니에의 사유는 시작된다.

 

 

나는 사물들이 지니고 있는 현실성이란 실로 보잘것없다는 사실에 대하여 생각을 되씹어보기 시작했다. 우리의 삶 가운데 일어나는 여러 사건들은 내부의 가장 깊숙한 곳에 감춰져 있던 것이 차례차례 겉으로 드러나는 일에 지나지 않은 것임을 나를 확신하고 있는 터이니까 말이다. 나는 그냥 살아간다기보다는 왜 사는가에 의문을 품도록 마련된 사람들 중의 하나였다. (『공의 매혹』 28쪽)

 

 

이 알쏭달쏭한 삶 속에서 생각의 꼬리에 꼬리를 물고 도는 작가는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찾으려고 한다. 『고양이 물루』는 작가가 물루라는 이름의 고양이 한 마리를 만나면서 실존의 의미를 찾아내는 과정을 보여주는 글이다. 우리는 고통을 피하려고 한다. 그렇지만 고통은 우리 곁에 찾아온다. 즐거움이 끝난 다음 찾아오는 고통이 있는가 하면, 엎친 데 덮친 것처럼 찾아오는 고통도 있다. 또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는데 불쑥 찾아오는 고통도 있다. 그르니에는 특이하게도 밤에 대한 끝없는 공포에 전율한다.

 

 

황혼녘, 대낮의 그 마지막 힘이 다해 가는 저 고통의 시각이면 나는 내 불안감을 진정시키기 위하여 고양이를 내 곁으로 부르곤 했다. 그 불안감을 뉘에게 털어놓을 수 있으랴?나를 진정시켜 다오」하고 나는 그에게 말하는 것이다.나는 하루에 세 번 무섭다. 해가 저물 때, 내가 잠들려 할 때, 그리고 잠에서 깰 때. 확실하다고 굳게 믿었던 것이 나를 저버리는 세 번…‥. 허공을 향하여 문이 열리는 저 순간들이 나는 무섭다」 (『고양이 물루』 41~42쪽)

 

 

그르니에는 어떻게 고통을 견뎌내고 삶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었을까. 이에 대한 해답은 고양이에게 말을 거는 그의 모습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르니에는 고양이 앞에서 고통을 진솔하게 고백한다. 고통을 받아 절망과 포기에 무너지는 존재는 왜소하게 보인다. 그러나 고통을 직시하는 용기는 인간만이 보여줄 수 있는 모습이다. 그르니에가 고양이에게 말 거는 모습이 우스워 보일 수도 있겠지만, 그의 고백은 진솔하다.

 

이 책 전체를 어느 고독한 남자의 긴 독백이라고 보고 싶다. 그르니에의 글을 읽으면서 고통이 아니라 ‘고통에 대한 태도’가 우리 삶의 방향을 결정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평범한 것들로부터 삶의 진실을 발견하는 그르니에의 사색은 ‘사라지는 것에 대한 의문’이 있기에 가능했다. 왜 사는지 되씹어보면서 살아간다는 건 넓디넓은 세상 속에서 우리의 편협한 시선을 뒤집어 자기 자신을 본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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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요정 2018-02-21 1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시 읽어야겠네요. 저도 이 책이 문구들이 참 좋은데 뭔가 불친절하다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물론 깜냥이 안 되는 것도 있지만, 저의 자세 또한 불량했던 것 같아요~ 명절 잘 보내셨어요?

cyrus 2018-02-21 21:12   좋아요 0 | URL
저는 잘 지냈어요. 꼬마요정님도 연휴 잘 보내셨는지요? ^^

내일 독서모임이 있는데 선정도서가 바로 이 책입니다.. ㅎㅎㅎ

분량이 얇아서 금방 읽을 줄 알았어요. 생각보다 쉬운 글이 아니었어요.
 
문주반생기
양주동 지음 / 최측의농간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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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당 최남선, 춘원 이광수, 벽초 홍명희는 식민지 시대 조선의 ‘3대 천재라 일컬었다. 그들이 천재로 군림하던 시대에 이 세 사람을 능가하는 새로운 천재가 등장했다. 무애 양주동. 어려서부터 익힌 한학에 능통했던 그는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향가 25수 전편을 해석했다. 선생은 생전에 스스로 천재이자 국보임을 내세웠다. 그의 언행을 요샛말로 하면 자뻑(자화자찬을 의미하는 은어)’에 가까운 셈이다. 그렇지만 선생은 자칭 국보라고 불릴 만큼 공부의 깊이나 재능이 비상한 사람이었다.

 

데카르트(Descartes)는 천재란 후천적 노력으로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천재를 이미 태어날 때부터 선험적으로 알고 있던 지식을 통해 능력이 발휘되는 존재로 보았다. 그러나 양주동 선생처럼 후천적 노력으로 천재가 된 사람들도 있다. 선생의 수필집 문주반생기(최측의농간, 2017)를 선생을 위해서 제목을 다시 짓는다면, 나는 어떻게 천재가 되었는가라고 붙여주고 싶다. 천재성의 바탕에는 포기를 모르는 학구열이 있었다. 소년 시절 선생은 영어를 독학했는데 ‘3인칭이 이해되지 않아 겨울날 아침 20(7km)를 걸어 일본인 교사를 찾아간 일이 있었다. 교사의 설명을 듣고 집으로 돌아온 선생은 ‘3인칭의 뜻을 잊지 않기 위해 메모를 하고, 반복해서 읽었다.

 

문주반생기를 읽어야지 한평생 문학의 숲에서 자유롭게 노닌 문학인의 진득한 진지함에 공감할 수 있다. 이 책의 주인공은 단언 양주동이지만, 그의 삶에 거쳐 간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도 흥미진진하다. 선생은 이 책에서 2, 30년대 문인과 문단의 다채로운 풍경을 생생하게 되살려놓는다. 대구에서 항일 운동을 펼친 시인 백기만, 선생의 술 동무 횡보 염상섭, 잊힌 요절 시인 이장희, 선생이 사랑했던 문학소녀로 알려진 강경애 등 그와 함께 문학에 대한 열정을 나눈 문인들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그동안 문주반생기는 문고본 형태의 발췌본으로 남아 있어서 술을 중심으로 한 문인들의 일화를 담은 회고록 정도로 알려졌다. 사실 문주반생기범인(凡人)’으로서의 독자들이 읽기 힘든 책이다. 한시, 동양고전, 서양문학 등을 인용 · 언급한 문장은 선생의 박람강기한 재능을 보여주고 있으나 독서 몰입을 방해하는 단점이 있다. 요즘 잘 쓰이지 않는 우리말과 한문은 상세한 설명 없이는 도저히 그 뜻을 알 수 없다. 그리하여 최측의농간 출판사는 초판본 문체를 그대로 유지하되 문장 이해를 돕는 1,996개의 각주를 달았다.

 

지금은 조금 가라앉혔지만, 작년 출판계에 초판본 복간 열풍이 불었다. 저렴한 비용으로 원본의 진본성에 다가갈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으나 눈으로 보는 책의 근본적 한계도 여실히 드러났다. 초판 복각본은 독자가 소유하고 싶은 책일 뿐이다. 독자의 초판본 소유욕이 읽는 욕구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고 보기 어렵다. 최측의농간이 새롭게 편집한 문주반생기초판본 복간작업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볼 수 있다. 이 책은 세대 불문하고 '읽는 독자를 위한 초판본이다. 문주반생기편집을 위해 출판사 관계자들은 오랜 세월 걸쳐 옛 판본을 읽었다. 수많은 국어사전, 참고문헌을 활용하며 꼼꼼한 교정을 거친 출판사의 노력을 이해하기 위해 우리 독자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읽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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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7-12-27 16: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었구나. 그런데 좀 어려웠나 보군.
그러니까 나도 좀 주춤해지네.
그냥 너의 리뷰로 만족해야 할 것 같다.

cyrus 2017-12-27 16:18   좋아요 0 | URL
어렵다기 보다는 읽기가 힘들었어요. 선생이 너무 많이 인용을 하셔서... ㅎㅎㅎ

2017-12-27 16: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12-27 16:21   좋아요 2 | URL
양주동 선생이 아주 어린 나이에 한문을 떼고(조금 과장된 면이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다섯 살 때부터 술의 맛을 알기 시작했을 정도면 조숙한 천재의 기질이 있었을 것입니다. 술을 많이 마시면 기억력이 떨어진다고 하던데, 애주가로 유명한 선생이 문장을 달달 외우는 것을 보면 선천적으로 타고난 천재인 건 확실합니다. ^^;;
 
고마워 영화 - 배혜경의 농밀한 영화읽기 51
배혜경 지음 / 세종출판사(이길안) / 2017년 11월
평점 :
품절


 

 

 

수필의 장점은 그 어떤 장르보다도 글 쓰는 주체의 사유와 정서의 무늬가 투명하게 드러나는 매력이다. 엄격한 자기통제와 문학적 수련이 담보되지 않았을 경우, 수필은 어느 순간 지리멸렬한 졸문이 된다. 자신에 대한 치열한 성찰과 타인과의 진지한 대화로 이루어진 탁월한 수필은 그 자체로 매혹적인 문학적 경지라고 할 수 있다. 배혜경의 두 번째 수필집 고마워 영화를 읽으면서 나는 오랜만에 탁월한 글을 읽는 즐거움을 느꼈다. 고마워 영화에는 첫 번째 수필집 앵두를 찾아라(수필세계, 2015)와는 또 다른 작가의 면모와 사유의 흔적, 영화에 대한 생각 등이 흥미롭게 표출되어 있다.

 

영화는 답답한 현실에서 나를 탈출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이다. 낯선 문화, 다양한 삶의 현장을 통해 세상을 배운다. 작가 특유의 소박한 필치로 영화라는 해방구를 통해 내다본 삶의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고마워 영화는 영화감상의 특별한 안목이 보인다든가 대단한 해석이 있는 건 아니다. 그런 이점은 많고 많은 영화비평에서 찾으면 된다. 이 수필집은 똑같은 산과 강을 둘러봤더라도 그 쓰인 문체와 감상에 따라 읽는 맛이 달라지는 기행문처럼 그런 재미로 읽어 볼만한 책이다. 영화에 방점이 찍히는 책이라기보다는 산문이되 다만 그 소재가 영화가 되었을 뿐이다. 그래서 작가의 글들은 읽는 이들에게도 편안함을 준다. 카페에 앉아 내가 본 그 영화는 좋았어.”라고 대화를 나누는 기분이다.

 

작가의 영화 이야기는 우리들이 흔히 보는 그런 소모적이고, 읽고 나면 내 삶의 그 어느 한구석도 위안이 안 되는 그런 글들이 아니다. 그녀는 글을 얼마나 꼼꼼하게 쓰고 다듬었던지 읽는 내가 온몸에 힘을 주면서 읽을 정도였다. 그녀가 서문에서 인용한 영화 대사 삶은 디테일이다라는 말은 독자에게 영화 읽기의 가치를 일깨워준다. 별 볼 일 없는 것 같은 영화 장면까지 살펴보는 작가의 시야는 아마, 그녀의 진지하고 정직한 자기 성찰과 세상에 대한 뿌리칠 수 없는 따뜻한 애정에서 오는 듯하다. 그녀는 <더 리더, 책을 읽어주는 남자><레볼루셔너리 로드>에 연기한 케이트 윈즐릿(Kate Winslet)의 맨발을 주목한다. 작가는 배우의 맨발에서 영화에 잘 드러나지 않은 영화 속 인물의 표정을 읽어낸다.

 

사람은 다른 동물에 비교해 희로애락에 대한 감정 표현이 풍부하다고 한다. 다양한 예술 장르로 나타낼 수 있는 감정의 표현 방법 중에서 문학이 가장 근본적이며, 그것은 모든 사람이 가지고 있는 시심(詩心)에서 비롯된다고 한다. 따라서 시심이 메마르면 인간사회는 그만큼 무미건조해지고 오히려 살벌해지기까지 하다. 우리네 삶에서 시심이 실종되는 순간 감동적인 글은 더 이상 쓸 수 없으리라. <일 포스티노>를 소개한 글인 시인의 의무는 오랫동안 마음속 깊이 잠들어 있던 독자의 시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이 글은 문정희 시인의 시 가을 우체국으로 시작해서 파블로 네루다(Pablo Neruda)의 시로 끝이 난다. 영화와 문학이 정교하게 이어질 수 있는가 하는 점을 아름답게 보여주고 있는 글이다.

 

좋은 영화를 혼자만 숨겨두고 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낯선 영화를 함께 보며 친구의 우정은 더욱 무르익어가고, 같은 영화를 보았던 낯선 이는 어느덧 친구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고마워 영화는 그런 소박한 행복과 잔잔한 감동을 주는 책이다. 작가는 마음속에 간직해온 영화라는 보물을 끄집어내 공유한다. 이 책을 읽는다면 아름답고 향기로운 삶을 누릴 수 있는 멋진 영화 한 편 보고 싶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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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19 22: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12-20 12:08   좋아요 1 | URL
맞습니다. 프레이야님처럼 글을 써보고 싶습니다. ^^

2017-12-20 08: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12-20 12:10   좋아요 0 | URL
오히려 제가 프레이야님의 책을 읽으면서 더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책을 너무 좋아해서 책 속에 파묻히다시피 살아갔습니다. 그래서 저 자신의 성격이 꽉 막혔다는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프레이야님의 글을 읽으면서 책의 지식을 습득하는 삶보다 사람 간의 정을 느끼는 삶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레삭매냐 2017-12-20 1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는 영화를 다룬 책들을 정말 찾아서 볼 정도
로 열정이 있었는데 이젠 영화도 그리고 영화를 다룬
책도 잘 보게 되질 않네요...

cyrus 2017-12-20 16:15   좋아요 0 | URL
예전에 ‘이달의 당선작’ 영화리뷰 부문이 있었을 때가 좋았어요. 그 시기에 깊이 있는 영화리뷰를 쓰는 분들이 많았어요. 영화리뷰 부문이 사라지고 난 뒤에 저도 영화 볼 일이 줄어들고, 영화리뷰를 쓰지 않게 되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