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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 쌉싸름한 초콜릿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08
라우라 에스키벨 지음, 권미선 옮김 / 민음사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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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835] 달콤쌉싸름한 초콜릿

 

  

  발렌타인 데이의 초콜릿 

어제가 바로 2월 14일, 여자가 사랑하는 남자에게 초콜릿을 준다는 발렌타인 데이였다.  부끄럽지만 사실 나는 발렌타인 데이가 여자가 남자에게 초콜릿을 주는 건지 아니면 남자가 여자에게 초콜릿을 주는건지 구분을 못했다. (본의 아니게 모태 솔로 티를 내고 마는구나 , , , -_-;; )   반대로 다음 달 14일, 화이트데이가 남자가 여자에게 사탕을 주는 것이다.  

비록 발렌타인 데이가 초콜릿을 더 팔기 위해서 만들어진 기업의 상술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좋아하는 사람에게 자신의 마음 속에 가지고 있던 사랑의 감정을 담은 초콜릿을 준다는 것은 정말 행복하고 좋은 일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여전히 고객의 지갑을 열게 하여 어떻게든 이익을 챙겨보려는 초콜릿 회사의 지나친 가격 설정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발렌타인 데이 기념 초콜릿 중에서 제일 비싼 가격이 30만원이란다.    

최근에는 수제 초콜릿이 유행이다. 차라리 비싼 돈 주고 사기보다는 내 손으로 직접 만들어서 제대로 된 사랑의 증표를 전달하겠다는 여자들의 심리가 반영되어 있다. 그런데 초콜릿 하나 만드는 것도 여간 쉽지가 않는 일이기도 하다.  초콜릿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재료와 기구들을 구매해야한다. 여기에서도 지출을 피할 수 없는 것이다. 가격 또한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도 비싼 돈 들어가면서 산 초콜릿이나 고생 끝에 정성스럽게 만든 수제 초콜릿을 평소에 좋아했던 남자한테 용기를 내서 전달했건만 그 남자로부터 퇴짜를 맞게 된다면 그동안 가졌던 희망과 정성은 한꺼번에 물거품으로 돌아가면사 실연의 아픔이 무척 클 것이다.  

 

 

  자기만의 방     

Stella09님 서재에서 발렌타인 데이에 읽어볼만한 책으로 라우라 에스키벨<달콤 쌉싸름한 초콜릿>이라고 댓글로 밝힌 적이 있었다.  책 제목의 ' 초콜릿 ' 이라는 단어 때문인지 자연스럽게 발렌타인 데이가 연상되었을뿐 그 때까지는 이 책을 아직 읽어보지 않았다. 그래서 오늘 발렌타인 데이를 기념(?)하기 위해서 책장에 박혀 있었던 라우라 에스키벨의 소설을 집어들어 읽게 되었다.  제목만 봤을 때는 단순 연애소설인줄 알았는데 막상 읽어보니 제목처럼 전체적으로 밝은 분위기의 내용은 아니었다.   

어떻게 보면 이 소설, ' 막장 ' 전개라고 불릴 수 있다.  여주인공 티타페드로를 좋아하는데 막내딸은 절대로 결혼을 하지 못하며 죽을 때까지 평생 독신으로 홀어머니인 마마 엘레나를  돌봐야한다는 대대로 전해내려오는 가풍 때문에 페드로와 결혼을 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페드로는 티타의 언니 로사우라와 결혼하면서 어떻게든 티타에 대한 연정을 포기하지 않았다.  과거에는 서로 사랑하는 연인이었으나 한 순간에 형부-처제 관계로 되어버린 이 두 사람은 언니와 어머니의 시선을 피하면서 은밀하게 사랑의 감정을 나누었다.   

이들의 은밀한 사랑은 마마 엘레나와 언니에게 들통났음에도 불구하고 페드로는 노골적으로 티타에게 추파를 던졌으며 티타는 사랑과 제도 사이에서 복잡한 심적 갈등을 겪어야했다. 가면 갈수록 거세지는 마마 엘레나의 핍박에 의해서 정신적인 고통마저 시달리기도 했다. 

소설 속 티타는 인간이라면 가질 수 있는 ' 사랑 ' 이라는 자연스럽고도 아름다운 감정을 봉건적인 제도 때문에 억압되어야만하는 힘 없는 여성으로 상징되고 있다. 페드로와의 사랑의 결실을 맺지 못함에 대한 실연의 상처 그리고 막내라는 이유만으로 마마 엘레나와 로사우라에게 문전박대당해야하는 힘겨운 시련의 시간을 달릴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은 바로 부엌이다.  소설에서는 유독 부엌에서 요리를 만들고 있는 티타에 대한 묘사가 많은 편이다. 그리고 티타는 항상 부엌에서 자주 등장하는 편이다.  

티타에게 음식이란 말로는 표현하지 못했던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고 심적 고통을 치유할 수 있는 유일한 자신만의 치료방법인 것이다. 사랑하는 페드로에게 자신의 감정을 전달할 수 있는 매개체가 바로 자신이 직접 만든 요리였다. 그리고 요리를 통해서 자신이 ' 여자 ' 라는 정체성을 망각하지 않으려고 부단히 애썼다.   결국 부엌은 티타에게는 여성으로서의 순수한 본질과 감정을 충분히 발현할 수 있으며 안정감을 제공해주는 ' 자기만의 방 ' 이다.    

 

 

  이들도 한 때 ' 여자 ' 였다 - 나차, 마마 엘레나     

그러나 소설 주인공인 티타만 불우한 것만 아니다. 티타가 요리를 잘 할 수 있었던 것은 귀머거리 요리사 나차의 영향이 컸었는데 나차 역시 현실에서 사랑을 이루어지 못하고 마는 뼈아픈 과거를 지니고 있는 여인이다.  사랑의 좌절감을 맛본 티타에게 유일하게 연민을 느꼈고 정신적 동일감을 유지하고 있는 인물이 바로 나차였다. 나차 역시 부엌이라는 공간을 통해서 자신과 같은 경험을 겪고 있는 티타를 동정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에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마마 엘레나의 반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던 것이다. 그래서 나차는 로사우라의 결혼 피로연 준비를 하며서 그동안 마음 속으로 억눌러져 있었던 헤어진 연인에 대한 감정 그리고 강렬한 그리움에 휩싸이게 된다. 결국 그녀는 갑작스런 심경 변화를 주체하지 못한 채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양손에 그리워했던 옛 애인의 사진을 쥔 채.  

소설에서 티타를 모질게 구는 악명 높은 어머니로 등장하는 마마 엘레나 역시 젊은 시절에 사랑으로 인한 깊은 상처를 가지고 있는 여인이다.  마마 엘레나도 정작 사랑하는 사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불의의 사건으로 결국에는 다른 남자와 결혼하여 한 남자의 아내가 되어야했다. 불행하게도 결혼한 남편이 엘레나의 과거사를 알게 된 순간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어떻게 보면 마마 엘레나는 평생 두 남자를 만났고 삶의 반려자로 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행복한 시간을 누리지 못한 채 과부로 살았던 것이다.   

마마 엘레나가 유독 막내 티타를 모질게 굴었던 이유는 점점 밝혀지는 엘레나의 과거사를 통해서 추측할 수 있다.  티타가 세상 밖으로 나오는 날에 남편이 불행한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엘레나에게는 티타가 옛 연인의 아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괜히 태어난 죄 밖에 없는 티타에게 삶에 대한 불평을 드러낼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혹은 티타마저도 자신처럼 지울 수 없는 사랑의 상처를 남기지 않기를 바라는 어머니 특유의 모정을 어쩔 수 없이 가풍이라는 이름 아래 매정하게 대할 수 밖에 없었고 자신의 삶을 봉건적인 제도에 스스로 속박당하는 운명을 선택했다.

그러나 마마 엘레나가 티타를 정말로 악의적인 감정을 가졌으며 정말로 싫어했는지에 대해서는 중요치가 않다.   그리고 엘레나를 단순히 신데렐라 계모를 연상케하는 악녀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마마 엘레나도 가슴 아팠지만 애틋했던 사랑의 추억을 몰래 간직하고 그리워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그녀 역시 세 딸의 어머니이기전에 한 때 사랑이라는 감정에 청춘을 불태웠던 ' 여자 ' 라는 존재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어야한다.  마마 엘레나가 죽은 뒤에 티타는 그동안 봉인되었던 호세라는 옛 연인이 그녀에게 썼던 편지 묶음을 보관한 함을 발견하게 된다.  마마 엘레나는 남 몰래 비밀 보관함 속의 편지들을 읽으면서 호세에 대한 사랑의 추억이 남기고 만 상처를 달랬거나 그리움을 눈물로 삼켰을 것이다.  

 

  

  페드로에 대한 불편한 감정  

솔직히 말자하면 나는 페드로와 티타의 재결합이 못마땅하다.  티타의 언니 로사우라와 결혼하며서까지 티타에 대한 연분의 감정을 포기하지 않았던 페드로의 모습이 정말 사랑이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페드로는 티타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집착으로 변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자신의 존재 때문에 괴로워해야하는 티타의 말 못하는 심정을 정작 이해하지 못한 채 티타를 자신의 성적 욕구을 채울 수 있는 대상으로 바라보면서 소유하려고 했다.  그리고 존이 티타를 사랑하는 모습에 질투를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어떻게 보면 소설 속 페드로의 모습은 뜨겁기만한 사랑의 감정에 쉽게 타오르고 사랑하는 여자를 소유하고 지배하려는 남성으로서 전형적인 본성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한채 자신의 감정만을 내세워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강요하고 집착하는 모습은 사랑은 아니다. 그것은 사랑이 아니라 병적인 스토커에 불과하다. 나는 티타에 대한 페드로의 사랑을 묘사하는 부분을 읽을 때 불편함을 감출 수가 없었다.  오히려 페드로를 향한 마음을 담아 만든 티타의 초콜릿은 그렇게 달콤 쌉싸릅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페드로는 정작 티타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티타가 정성들여 만든 음식을 제대로 맛보지 못했다. 아니 그는 티타가 만들어준 음식을 직접 먹어보려는 생각마저 하지 않았다. 그저 티타를 자신의 성적 욕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자신만의 기호식품으로 바라보았다.  처음에는 티타가 만든 음식에 대해서 티타 앞에서 칭찬을 하고는 있지만 그것은 사랑이 담긴 진심어린 칭찬으로 보기 어려운 그녀의 비위만 맞춰주는 사탕발림에 불과하다.     

 

 

  우리 마음 속에 존재하는 성냥갑

페드로와 진심으로 티타를 사랑했던 의 모습을 비교해가면서 읽게 되면 티타에 대한 이 두 남자들의 태도가 확연히 차이가 난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티타에 대한 페드로에 대한 태도는 이미 설명했고 존 같은 경우에는 티타의 정신적 고통과 처하고 있는 어려운 상황을 이해하였고 티타가 예전에 페드로를 좋아했다는 사실을 알고난 뒤에 그는 깨끗하게 티타에 대한 사랑을 포기하게 된다.   

" 우리 할머니는 아주 재미있는 이론을 가지고 계셨어요. 우리 모두 몸 안에 성냥갑 하나씩을 가지고 태어나지만 혼자서는 그 성냥에 불을 당길 수 없다고 하셨죠. 방금 한 실험에서처럼 산소와 촛불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거예요.  

예를 들어 산소는 사랑하는 사람의 입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촛불은 펑 하고 성냥불을 일으켜줄 수 있는 음식이나 음악, 애무, 언어, 소리가 되겠지요. 잠시 동안 우리는 그 강렬한 느낌에 현혹됩니다. 우리 몸 안에서는 따뜻한 열기가 피어오르지요. 이것은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사라지지만 나중에 다시 그 불길을 되살릴 수 있는 또 다른 폭발이 일어납니다.  

사람들은 각자 살아가기 위해 자신의 불꽃을 일으켜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야만 합니다. 그 불꽃이 일면서 생기는 연소 작용이 영혼을 살찌우지요. 다시 말해 불꽃은 영혼의 양식인 것입니다. 자신의 불씨를 지펴줄 뭔가를 제때 찾아내지 못하면 성냥갑이 축축해져서 한 개비의 불도 지필 수 없게 됩니다.  " 

-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 라우라 에스키벨, p 124 ~ 125 -  

 
티타에게 들려주는 존의 성냥갑 이야기는 무척 인상 깊다.  존은 자신의 마음 속에 있는 성냥갑에 불을 붙일 수 있는 성냥개비가 티타였을 것이다. 그러나 티타에게는 자신의 불꽃을 태워줄 수 있는 사람은 존이 아닌 페드로였다.  그런 사실을 알아차리게 된 존에게는 티타와 페드로의 재결합을 인정하기가 쉽지가 않았을 것이고 본인도 무척 괴로웠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진정으로 티타를 사랑했다. 티타를 위해서라면 그리고 티타의 의견을 존중하여 자신이 한 발 물러섰다.  그야말로 진심으로 티타를 사랑하고 그녀를 이해할 수 있는 진정한 남자였던 것이다.  

존의 말대로 우리들의 심장 어딘가에는 성냥갑 한 개가 있을 것이다. 어떤 이들은 자신의 성냥에 불을 붙일 수 있는 불꽃을 만났거나 반면 여전히 자신의 성냥에 불을 붙여줄 불꽃을 찾지 못한 채 고독의 습기에 축축해지면서 방치를 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우리 마음 속에 있는 성냥갑이 축축해지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자신의 마음을 뜨겁게 해줄 불꽃을 찾는 길이 유일한 방법이다.  그러나 불꽃을 찾는게 여간 쉽지가 않다.  나에게 맞는 불꽃인줄 알았지만 나중에 알고보면 성냥갑을 다 태워버릴 정도로 너무 센 불꽃도 있을 것이도 반대로 성냥개비에 불을 붙이게 너무 미약한 불꽃도 있기 때문이다. 즉, 너무 세지도 않고 그렇다고 약하지 않은 적당한 불꽃이 필요하다.   

결국에는 고독으로 습기가 찬 심장을 따뜻하게 해줄 수 있는 아주 적당한 불꽃이란 성냥갑의 조건을 정확히 이해하고 불을 붙일 수 있는 불꽃인 것이다.  모든 불꽃이라고 성냥개비에 불을 붙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상대방에 대한 진심과 정성을 이해하기

발렌타인 데이를 맞아서 수많은 여성들이 남성들에게 전달했을 초콜릿들은 몸 안에 흐르는 사랑의 불씨를 지펴줄 수 있는 불꽃인 것이다.  그 중에서 일부는 사랑의 불씨를 지피는데 실패한 여성들도 있을 것이며 어디선가 남몰래 실연의 아픔을 눈물로 달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실연당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에는 자신에 대한 여성의 진심어린 사랑을 이해하지 못한채 초콜릿을 거부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자신의 취향에 맞지 않다거나 혹은 연애에 관심이 없어서 거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자신을 생각해서 용기를 무릅씁고 초콜릿을 건내준 상대방 여성의 마음만큼은 이해해주자. 남성으로부터 구애를 받는 여성들도 말하고 있지만 남성들은 여성이 자신에게 구애를 하면 보편적으로 이렇게 말하면서 구애외 동시에 여성이 준 초콜릿을 거절한다. 

  " 너의 마음만은 충분히 받을께. "  

냉정하게 딱 잘라서 거절하는 것보다는 이런 말 한 마디 해주는게 상대방에 대한 예의다. 하지만 자신을 생각해서 비싼 돈을 들여가면서 준비했고 혹은 밤 새가면서 서툰 실력으로 정성스럽게 만든 초콜릿일 수도 있다. 예의상 말로만 그렇게 거절하는 것보다는 정말로 상대방이 준 정성이 담긴 초콜릿을 받는 것이야말로 상대방의 진심을 이해하고 실연의 상처를 조금이나마 받지 않게 해주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평생 이성에게 초콜릿 한 번 못 받은 것도 있어서 내 생각이 무조건 옳다고는 보지는 않았다. 굳이 발렌타이 데이 초콜릿 운운하면서까지 내가 정말로 말하고 싶은 것은 자신을 향한 상대방의 진심과 이해는 꼭 알고는 있자라는 것이다.  

티나는 핍박과 고통의 삶 속에서도 페드로에 대한 사랑의 감정을 잊지 않기 위해서 홀로 부엌에서 요리를 만드는데 전력을 다했다. 그리고 자신이 만든 음식으로써 페드로를 향한 사랑의 감정을 표현하였다.  정작 페드로는 그런 티타의 진심어린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수많은 시련 끝에 끝내 재회하게 되지만 실제로는 이성의 마음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하는 자신만의 이기적인 성격에만 사로잡힌 페드로 같은 남자는 절대로 이성에게 사랑을 받을 수 없다.  

존처럼 상대방에게 무척 예민할 수 있는 마음 속의 상처를 보듬어줄 수 있고 진심으로 이해하고 배려하는 사람만이 진짜로 사랑이라는 것을 할 줄 아는 능력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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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시스 2011-02-15 0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초콜릿 향이 날 것 같은 제목, 늘 벼렀는데 몇 년째 못 읽은 책이예요.
발렌타인데이 맞아 특별히 간택하신 거예요?,ㅋㅋㅋ
따뜻한 불꽃 하나 맘속에 지피고 싶은 추운 겨울밤이예요, 그죠?
거기도 눈이 많이 내렸어요?

cyrus 2011-02-15 00:26   좋아요 0 | URL
네, 스텔라님 서재에서 그냥 무심코 한 말 때문에 읽게 되었어요.
읽게 된 자세한 이유는 스텔라님 서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그런 연애소설인줄 알았는데 무척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꼭 읽어보세요. ^^

대구는 17년 만에 가장 많은 눈이 내려왔다고 하네요.
어제 하루종일 내내 눈 내리다가 저녁 때 드디어 그쳤어요.
내일 기상과 동시에 집 앞에 제설 작업 좀 해야겠습니다.
잘 하면 또 새벽에 눈이 온다고하네요 -_-;;

삽하나 2011-02-15 0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발렌타인 데이 따위. 나이 들면 이렇게 됩니다 ㅋㅋ
나도 이제 알라딘에서 놀까해요
슬슬 글 옮겨 오려고 구상중 +ㅅ + 즐겨찾는 서재, 꾸욱. 누르고 싶은데 여기는 어디 있나요???? ㅠㅠㅠ 버튼을 찾을 수가 없네잉;;

cyrus 2011-02-15 10:56   좋아요 0 | URL
서재 사진 밑에 보면 즐겨찾기 버튼 있어요. 삽하나님도 여기서
만나게 되어서 반갑습니다. ^^

stella.K 2011-02-15 1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결국 읽지도 않았으면서 읽은 척 하신 거로군요. 칫!
그게 막장 전개였던가요?
어쨌든 전 그 책 재밌게 읽었어요. 읽고 누구 줬지만...ㅠ
무엇보다 맥시코의 정서가 우리나라 정서와 일맥상통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흡인력이 좋았죠.
근데 쪼꼬렛 먹고 싶어졌어요. 일부러 사 먹진 않아도 누군가 먹으라고 그러면
절대 거절하는 법이 없는데. 문제는 사소한데 있다고, 사 주는 사람이 없어서
못 먹고 있슴다.ㅠㅠ

cyrus 2011-02-15 21:08   좋아요 0 | URL
그래서 댓글 달았을 때 이유를 밝히지 않았어요^^;;
인물 관계는 거시기해도 읽는데 정말 흡인력 좋았어요.
결말이 무척 궁금해 할 정도로 재미있게 읽었어요.
저는 줄 사람이 없는 것에 대해서 이제는 별다른 생각은 없는데,,
갑자기 댓글 보니 초콜릿 먹고 싶어지네요 ^^;;

마녀고양이 2011-02-16 1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이란게 워낙 어렵잖아요...
사람의 마음이란게 워낙 헤아리기 어렵고, 거기다 변덕도 심하고.
언제부터인가 사랑 이야기, 남녀 이야기, 그런 영화들을 즐기지 않게 된 것은
이렇게 저렇게 말해도, 정열적인 사랑이란 조금은 허무하다는 생각 때문인가 봐요.

초콜릿을 받으면서, 마음만 받을게 말하는 남자... 글쎄요.
또 어떤 사람은 지나친 이기주의라고 화낼걸요.. 아하하.

cyrus 2011-02-16 21:30   좋아요 0 | URL
마고님 말씀대로 사랑이란게 참으로 어려운 인간의 감정인거 같아요.
이 소설의 결말을 읽으면서 무언가 허무한 느낌도 들기도 했었어요.

starover 2011-02-17 0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작품은 페미니즘을 음식 요리법과 함께 드러내려는 방법이 참신한 작품이죠.
 
7인의 미치광이 펭귄클래식 54
로베르토 아를트 지음, 엄지영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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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326] 일곱 명의 광인

 

 

 

  용이 되지 못한 잉어, 로베르토 아를트    


 


로베르토 아를트 (1900~1942)   


' 미치광이 ' 라는 예사롭지 않은 단어가 들어가는 제목에다가 ' 로베르토 아를트(Roberto Arlt, 1900~1942) ' 라는 낯선 작가의 이름을 처음 접해본 사람들에게는 선듯 이 책을 읽으려고 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이 소설이 피터 박스올의 <죽기 전에 읽어야 할 책 1001권>에 소개된 사실을 알고 있지 못했더라면 나 역시 이 소설을 읽지 못했을 것이다.  (원래는 이번 주 주말에 있을 독서모임 때문에 읽게 된 것이지만)

(* 피터 박스올의 책에서는 ' 일곱 명의 광인(원제: The Seven Madmen)' 으로 소개되어 있다)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1899~1986) 


로베르토 아를트는 아르헨티나 출신의 소설가인데 현재로서는 내가 아는 아르헨티나 출신 작가로는 국내에서 인지도가 높은 호르헤 보르헤스마누엘 푸익뿐이다.  라틴 아메리카를 대표하는 작가들을 열거하라면 가르시아 마르케스(콜롬비아), 후안 룰포(멕시코), 이사벨 아옌데(칠레) 그리고 작년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면서 또 한번 라틴 아메리카 문학의 우수성을 입증해준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페루)까지.  ' 마술적 리얼리즘 ' 으로 대표되는 라틴 아메리카 문학은 이제 국내에서는 낯선 변방의 문학이 아니다.  

그러나 아르헨티나를 대표하는 작가가 세 명이나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독 로베르토 아를트의 문학은 보르헤스와 마누엘 푸익의 국제적인 명성에 견줄만한 세계적인 관심을 받지 못했다.  이유인 즉슨, 로베르토 아를트는 보르헤스가 추구하는 마술적 리얼리즘 문학과는 정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기 때문이다. 아를트 역시 리얼리즘 문학을 표방했지만 보르헤스처럼 현실을 초월한 환상적인 세상을 그려내기보다는 범죄와 위악으로 가득찬 아르헨티나의 실상을 그려내고 있다.

독자적인 문학을 추구했던 로베르토 아를트는 세상을 떠난지 40여년이 지나서야 고국에서 자신의 이름을 내건 전집이 발간됨으로써 재평가되었지만 이미 라틴 아메리카 문학의 상징으로 보르헤스와 마르케스을 주축으로 한 마술적 리얼리즘이 아메리카 대륙에 확고히 뿌리를 박은 탓에 아를트는 같은 출신 작가 보르헤스의 명성에 가려지게 되었고 고국에서조차 ' 아웃사이더 ' 작가로 인식되어 별다른 부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그리고 불행하게도 아를트에게는 운 역시 따라주지도 않았다.  불행한 유년 시절의 경험(어머니의 죽음)은 그의 삶에는 걸림돌이 되었으며 왕성한 집필 활동 중에 갑작스런 심장마비로 42세라는 젋은 나이에 사망하게 됨으로써 이제 막 꽃봉오리를 피려고 하는 아를트의 문학은 제대로 피지도 못한 채 그렇게 끝나고 말았다.  그나마 그의 인생 중 황금기라면 <7인의 미치광이> 한 권으로 ' 부에노스아이레스 문학상 ' 을 수상한 이력이 유일하다.  

보르헤스는 아를트보다 1년 먼저 태어났다. 그리고 그 역시 아를르 못지 않게 유난히 굴곡이 많은 생애를 살다 갔다. 불우의 사고로 목숨을 잃을뻔했으며 아르헨티나를 독재 집권한 페론 정부를 비난했다는 이유로 고초를 겪기도 했다. 게다가 인생의 황혼기에 실명이 되어 문학 인생에 또 한 번 최대 위기를 겪었지만 실명된 상태에서도 왕성한 집필 활동을 하였다. 그리고 87세의 나이로 꽤 장수를 누리다가 세상을 떠났다.  문학가들에게는 최대의 명예인 노벨문학상 만년 후보였음에도 오늘날에도 전 세계적으로 전파된 그의 문학은 여전히 힘을 잃지 않고 있다.  

호르헤 보르헤스와 마누엘 푸익이라는 아르헨티나산 잉어는 고국의 독재 정권으로부터 많은 핍박을 받으면서 문학 인생에서 수차례 위기를 겪었지만 현재는 아르헨티나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작가인 거대한 용으로 변모했다. 하지만 로베르토 아를트는 독창적인 문학을 추구한 특별한 존재의 잉어였음에도 불구하고 ' 세계 ' 로 향할 수 있는 등용을 통과하지 못하고 말았다. 단지 그의 문학적 재능이 부족해서 그런 것이 아니었는데도 말이다.

 

 

  무엇이 이들을 미쳐버리게 만든 것인가? 

소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 7인의 미치광이 ' 이는 소설 속에 등장하는 새로운 세상을 만드려는 야심찬 계획을 가지고 있는 인물들을 상징적으로 가리키고 있다.  언듯 제목만 봐서는 이 소설에는 단 일곱 명만 등장하는 걸로 알기 쉬운데 다양한 인물들이 부수적으로 등장하며 전반적으로 독자들의 눈에 자주 띄는 인물이라고는 주인공 에르도사인과 점성술사 그리고 전직 창녀인 이폴리타뿐이다. 

언급된 세 명의 등장인물들을 간략히 소개하자면 , , ,

소설 주인공인 에르도사인은 설탕 회사에 다니다가 몰래 회사 공금을 횡령한 적이 있는 범죄자이면서도 비현실적인 불안과 과대 망상이 머릿속에 넘나드는 정신이 불안정한 발명가로 그려지고 있다.    

점성술사는 ' 7인의 미치광이 ' 의 핵심 인물이다. 혁명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건설하려는 계획을 애초부터 가지고 있었으며 자신의 유토피아 건설을 위해서 에르도사인과 그 밖의 인물들(이들도 ' 미치광이 ' 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로 비정상적인 정신 상태를 하나씩 가지고 있다)을 자신의 계획에 동참하도록 끌어 모은다.       

결국 아를트의 소설에서 나오는 인물들을 대놓고 말하자면 ' 미친 놈 ' , ' 또라이 ' 들이다.  

제정신이 아닌 소위 미친 사람들이 하는 말을 정상인이 제대로 알아 듣지 못하기 마련인 것처럼 소설 첫 페이지부터 등장하는 망상과 불안에 휩싸인 인물들의 독백과 미친 사람들끼리 나누는 대화로 이루어진 소설을 읽게 되면 처음에는 이야기 읽기 몰입하기가 쉽지 않다.    

나 역시 읽는데 무척 난감했다. 독서모임 선정 도서가 아니었다면 읽다가 도중에 포기하고 집어던져 버렸을 것이다. 소설 시작부터 나오는 인물들이 무엇 때문에 미쳐버렸는지 도통 감을 잡을 수가 없을 정도로 은근히 난해한 작품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이들을 ' 미치광이 ' 로 만든 것일까? 

     

  

  세계의 모든 사상들이 넘쳐났던 근대 아르헨티나    

갑작스런 사회적 변화로 인해서 새로운 사상들이 소개되면 대중과 지식인들은 그 사상들을 무분별하게 수용하게 되는데  <7인의 미치광이>에서 그려지고 있는 근대화가 성립되고 있었던 20세기 초 아르헨티나의 모습이 그러했다.  

아르헨티나는 19세기 초에 에스파냐로부터 독립을 함으로써 공화국으로 자리잡게 되었지만 세기 말, 전 세계를 지배하기 시작한 자본주의의 영향을 벗어날 수 없었다. 유럽 대륙의 자본들만 아르헨티나에 유입된 것이 아니라 전 세계 각국에서 전파되고 있었던 다양한 사상들도 홍수의 범람하듯이 소개되기 시작했다. 

근대화가 이루고 있었던 이 시기의 아르헨티나는 화려한 번영을 누렸지만 국내 사정은 그리 좋지 못했다. 예전보다 대량적 실업과 공황으로부터 야기된 범죄는 날로 늘어만갔고 아르헨티나 대중과 지식인들은 수없이 넘쳐 흐르는 이데올로기의 홍수 속에서 허우적거려야 했다. 다양한 사상들을 지나치게 수용하게 된 지식인들 사이에서는 기존의 사상적 내용을 제멋대로 왜곡하여 받아들였으며 정치 권력자들은 이데올로기를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하였다.  이렇다보니 국내 정치마저도 조금씩 불안정한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7인의 미치광이>에 등장하는 연금술사는 근대적 사상를 무분별하게 받아들이는 아르헨티나 지식인을 상징하고 있다.  연금술사는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한 혁명에 대해서 열변을 토하는 장면에서는 20세기 초 아르헨티나에서 유행했던 당시 사상들을 확인할 수 있다.   

  

 

  # 1  미래주의 (Futurism)  

" 수많은 대중들을 이끌어나가고 그들에게 과학에 기초한 미래상을 제시해 줄 수 있는, 그런 훌륭하고 멋지고 강철 같은 의지력을 갖춘 사람을 창조해 내는 것, 생각만 해도 얼마나 가슴 설레는 일입니까?  사회혁명을 이룰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바로 이겁니다. "  

(중략) 

" 앞으로 우리는 과학 지식으로 무장한 황태자를 만들어낸 겁니다.  

혁명의 도화선에 불을 댕길 수 있는 사람은 정치인이 아니라 오히려 에디슨이나 포드 같은 인물일 겁니다. "   

- 로베르토 아를트 <7인의 미치광이> p 58 -

 
 

움베르토 보초니 <도시의 폭동> 1910~1911년 작

 

연금술사는 산업과 과학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사회를 ' 산업주의 ' 라고 표방하고 있지만 20세기 초 이탈리아의 예술가들 사이에서 유행했던 미래주의를 연상시킨다.  미래주의자들은 과거의 전통과 아카데믹한 공식에 반기를 들고 무엇보다도 ' 과학 ' 으로 대표되는 기계문명의 약동감을 찬미하였는데 연금술사는 혁명을 통해서 ' 산업의 시대 ' 를 만들려고 하고 있다.    

  

 

  # 2  파시즘 (Fascism)  

 


베니토 무솔리니 (1883~1945)

 

과거의 전통에서 벗어나 기계로 가득찬 현대문명을 예고했다는 점에서 미래주의는 주목할만 하지만 전쟁에 대한 과격한 찬양은 무솔리니의 파시즘과 결합되었다는 이유로 많은 비판을 받기도 했다. 재미있게도 연금술사는 아예 노골적으로 무솔리니의 파시즘을 찬양하고 있다.     

 

" 이 사회엔 가난하고 불행한 사람들이 도처에 널려 있소. 딴 사람들은 몰라도 적어도 그들만은 내 말을 믿을 거요.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소?  내 구상을 조금 더 소상히 밝혀 볼 테니 한번 들어봐요. 미래의 사회는 크게 두 계급으로 나누어질 거요. 두 계급은 당연히 극과 극의 성격을 지니게 되겠지. 구체적으로 말하면 두 계급의 지적 수준은 30세기 정도 차이가 나서, 대다수의 사람들은 절대적인 무지 속에서 살게 될 거요.

- p 196 -

  

" 그렇소. 우리 인간이 상상하는 건 시간이 지나면 모두 실현될 수 있소. 이탈리아에선 무솔리니가 종교교육을 의무화하지 않았소?  대중의 지지를 받는 권력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분명하게 보여 주는 실례요. 좀 더 알기 쉽게 얘기할까?  어떤 방법을 동원하든 간에 대중들이 믿게만 만들면 뭐든 못 할 일이 없다오. 결국 문제는 대중들의 마음을 완벽하게 사로잡을 수 있느냐 하는 거지. "  

- p 198~199 -   


파시즘은 인간평등을 부인하며 인간불평등의 사실을 받아들일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하나의 이상으로서 불평등을 확신하는 경향을 보인다. 소수 엘리트가 지배하는 정치는 폭력과 전쟁을 신념으로 인간생활의 전국면을 통제하는 전체주의적 성향을 보여주고 있다.  대중들을 선동하기 위해서는 국가 내 모든 매스미디어를 독점하여 여론을 조작하기에 이른다.  연금술사는 자신의 세력을 키우기 위해서 비밀조직을 결성하기로 계획을 꾸미는데 결국에는 국가를 통제할 수 있는 권력독점적인 특정 세력을 만든다는 것이다.  

   

 

  # 3  자본주의 (Capitalism) 

돈을 최고로 여기는 자본주의에서는 대중들로 하여금 소비하고 싶은 욕망과 남에게 뭔가를 과시하고 싶은 허영심을 부추기고 있는 폐해를 낳기 마련이다. 게다가 재화를 얼마나 갖고 있느냐에 따른 경제적 수준으로 부르주아와 프폴레타리아라는 양립의 계급을 형성하게 되고 빈부 격차의 문제는 물론이고 이윤 획득에 눈이 먼 비도덕적인 범죄도 발생하게 된다.   

에르도사인은 수많은 비용의 회사 공금을 비밀리에 빼돌렸음에도 자신이 저지른 범죄 행위에 대해서 일말의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하고 있으며 심지어 횡령한 돈들은 엉뚱한 곳에서 남발되어 사용하고 있다.   

그렇게 조금씩 쓴 돈이 400페소로 불어난 걸 알았을 때 그는 놀라 기절할 뻔했다. 정신이 나갔던 건지 아니면 귀신에 홀렸던 건지, 에르도사인은 마치 그 돈을 탕진하는 것이 인생 최대의 목표였던 것처럼 엉뚱한 데만 골라 돈을 써댔다.  예를 들어 별로 먹고 싶지도 않은 과자를 사거나, 또 구경 한번 못 해본게 요리나 거북이 수프, 개구리 튀김 요리를 사 먹고 다녔다.  잘 차려입은 부자들만 가는 화려한 식당에 들어가 생전 처음 보는 비싼 술과 포도주를 마시기도 했다. 이처럼 별 생각 없이 먹고 마시는데 돈을 다 쓰다 보니 정작 내의나 구두, 넥타이 같은 생필품에는 신경 쓸 틈조차 없었다.  

- p 51 -  

생각 없이 무분별하게 돈을 소비하는 에르도사인은 돈이 부족하다 싶으면 또 다시 회사 공금을 몰래 빼돌리는 범죄의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   특히 에르도사인의 부인 이폴리타는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폐해에 시달리는 심각한 증상을 보이고 있다. 

이폴리타에게도 희망적인 미래에 대한 헛된 공상과 과거 부유한 집안에서 일해야했던 하녀 시절의 경험을 토대로 꿈을 자주 꾸게 되는데 그녀는 자신이 속한 프롤레타리아 세계에 대해서 심한 질투와 좌절감을 느끼는 동시에 정반대의 세계인 부르주아 세계를 동경하고 있다.  

냄비, 화로, 깨끗한 나무 천장, 욕실의 거울, 그리고 빨간 전등가.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그 모든 것들이 그녀에겐 영원히 다가갈 수 없는 어마어마한 가치를 지닌 것처럼 보였다. (중략) 

소녀들의 예쁜 몸을 감싸고 있던 가벼운 옷감과 그 위에 수놓인 자수, 그리고 리본 ...  자신이 똑같은 돈을 주고 산다 해도 그건 저 아이들 것과는 전혀 다른 종류일 것만 같았다. 이처럼 자기와는 전혀 다른 세계에 속한 사람들과 잠시나마 함께 살아야 한다는 사실에 그녀는 기분이 언짢아졌다.  

(중략) 

정말로 평생 하녀 신세에서 벗어날 수 없는 걸까?  어떻게 그럴 수가 있단 말인가?    

이제 평생을 하녀로 살아야 할지도 모르는 자신의 운명에 맞서는 것이 삶의 유일한 목표가 되었다. 그러나 자신의 삶을 옥죄고 있는 운명의 사슬에서 벗어날 방법을 알 수가 없었다. 

- p 324 -   

     

 

  광기의 시대를 정확히 예견하다  

로베르토 아를트는 <7인의 미치광이>의 후속편격으로 1931년에는 <화염 방사기>(원제: Los Ianzallamas) 를 발표한다.  혁명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만드려는 일곱 명의 미치광이들의 밑도 끝도 없는 여정의 결과는 속편인 <화염 방사기>에서 알 수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후속편은 국내에서 번역 소개되지 않았다.  점성술사가 바라는 미래의 사회는 결국에는 현실적으로 실현이 불가능할 유토피아일뿐이다.  자신들이 꿈꾸왔던 사회가 공상에 불과하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고나서야 더 미쳐버리는건 아닌지 소설의 결말이 무척 궁금하기만 하다. 

이 한 권의 소설로 가지고 광인 이야기의 결말이 어떻게 될지 짐작할 수 없지만 로베르토 아를트는 근대 아르헨티나의 사회적 모순과 수많은 이데올로기에 의해서 생긴 병리적 현상들이 만들어낸 광기의 시대를 적나라하게 묘사했으며 거기에다가 이로 인해 겪게 될 고국의 미래상을 적확하게 예견하고 있다. 

근대 아르헨티나가 겪었던 병리적 현상이란 급격한 변화로 인한 사회적 과정에서 비롯된 정신분열증이다.  특히, 에르도사인과 점성술사는 정신분열증이라고 말할 수 있는 심각한 증상을 보여주고 있다.  

에르도사인은 수차례 공금을 횡령하는 사회적 일탈을 저질렀음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자신에게 닥치게 될 운명에 대해서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으며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는 사고능력조차 마비되어 버리고 만다. 그렇다보니 에르도사인에게는 자신이 저지른 범죄에 대해서 정서적으로 둔화되어 있으며 죄책감마저도 느끼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겪고 있는 불행한 삶을 타개할 수 있으며 자신의 존재를 구원할 수 있는 희망적인 삶을 갈구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데 유일한 방법에는 자신 스스로 자화자찬하는 발명 실력이다.  에르도사인은 자신이 발명한 ' 구리 장미 ' 가 언젠가는 자신의 삶에 성공을 보장해줄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그러나 에르도사인이 바라고 있는 ' 희망적인 삶 ' 은 현실접촉이 완전히 상실된 나머지 생기게 된 잘못된 신념에 불과하다.

자신 스스로 ' 미치광이의 매니저 ' 로 자처하는 연금술사의 정신상태 역시 심각하다. 그는 열변을 토하면서 자신이 계획한 미래의 청사진을 그럴싸하게 설명하고는 있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온갖 이데올로기가 범벅이 된 혼란스럽고 비합리적인 공상일뿐이다.  자본과 산업의 시대를 주창하면서도 때로는 파시스트, 사회주의자처럼 말하다가 간혹 군군주의자로 변신하기도 한다.  점성술사는 더 좋은 사회를 만들 수 있는 막강한 힘과 권력을 가진 초인이야말로 진정한 세계의 지배자라고 말하고 있는데 프리드리히 니체의 위버맨쉬(Übermensch) 사상마저 수용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자신을 이 세상에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하면 위대한 사람이라는 과대망상에 사로잡혀 있다. 

하지만 놀랍게도 소설 속 미친 점성술사의 예언(?)은 로베르토 아를트가 세상을 떠난 지 4년 뒤에 그의 고국에서 실현되었다.    

 

 


후안 페론 (1895~1974) 


1946년, 후안 페론은 노동자들의 지지를 등에 업고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9년 동안 독재정치를 단행하였다.  그는  언론 ·보도의 자유를 탄압하였으며 강력한 중앙집중화된 정부와 권위주의로 상징되는 ' 페론주의(Peronismo) ' 을 탄생시켰다.  그는 아르헨티나의 경제적 자립을 위해서 외국인 소유의 자본 회사들을 국유화시키고 공업화 정책을 추진했지만 오늘날에는 아르헨티나의 경제적 쇠퇴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리고 그를 지지하는 페론주의자들은 공통적으로 파시스트였으며 페론 역시 무솔리니를 동경했음을 알 수 있듯이 페론주의를 파시즘의 일종으로 정의내리기도 한다.   

여전히 아르헨티나 국민들 사이에는 후안 페론과 그의 영부인 에바 페론(에비타)아르헨티나의 영웅으로 신적인 존재로 기억하고 있다. 독재정치로 인한 반발로 군부가 일으킨 쿠데타를 피해 잠깐 망명의 시기도 있었지만 아르헨티나 국민들은 망명한 영웅을 그리워하였다. 결국 영웅은 국민들의 기대에 힙입어 망명한지 18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와 재집권할 수 있었다.  오늘날에는 후안 페론의 업적에 대해서 서로 엇갈린 평가로 나뉘어져 있지만 집권 당시 막강한 권력을 앞세워 독재정권 체제를 유지했다는 점에서는 후세의 비판을 피할 수 없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로베르토 아를트가 아르헨티나의 미래를 정확하게 예견했다고해서 그의 문학이 평가받아야한다는 것은 아니다.  

아르헨티나 특유의 파시즘인 페론주의가 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근대화로 상징되는 사상의 쓰나미을 목격한 아르헨티나 대중과 지식인들은 국민적 좌절감, 심리적 열등감이 크게 작용했다.  이런 복잡한 상황 속에서도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경제적 혼란이라는 삼중고에 시달리게 되었으며 이로 인한 계급적 불균형은 대중들의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었던 민주화의 기반을 잠식시켰으며 대신 국가를 통합할 수 있는 강력한 지배자의 등장을 열망하였다.  

로베르토 아를트는 기성 문단을 주름 잡았던 동시대 아르헨티나 작가와는 다르게 썩어 곪은채 무관심으로 방치되고 있었던 고국의 암울한 사회적 실상, 결국에는 정신분열증을 야기할 정도로 극도로 혼란스러원 광기의 시대를 초래하게 될 사회적 원인을 그가 유일하게, 그것도 정확히 포착해낸 것뿐이다. 이 점이야말로 로베르토 아를트의 문학을 오늘날 재평가해야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P.S>

국내에서 이 작가의 인증샷을 유일하게 볼 수 있는 것은 <7인의 미치광이> 이 책 한 권뿐이다. 인증샷을 찾기 위해서  내가 즐겨찾는 몇 개의 국내 포털 사이트에 들어가 작가 이름을 검색해봤는데 아를트의 인증샷 그리고 작가에 대한 세밀한 정보를 찾을 수 없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라틴 아메리카 문학의 수준과 모습은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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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고쿠도 2011-02-06 17: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오, 굉장히 읽고 싶어지는 책입니다. ^^왜 그들은 미쳐버릴수밖에 없었는가!

cyrus 2011-02-07 09:04   좋아요 0 | URL
내용은 읽어볼만한데 처음 읽어볼 땐 쉽지가 않았어요.
이 소설 후속편이 번역되지 않아서 결말이 어중간하게 끝나버려서
아쉬웠습니다.

2011-02-06 21: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2-07 09: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녀고양이 2011-02-07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떻게 하면 이런 리뷰를 쓸 수 있는겁니까, 사이러스님?
으아, 에바 페론의 이야기야 익히 알고 있었지만, 거기도 근대화의 물결에 엄청 시끄러웠군요. 하기사 사람 사는 이야기가 다 그렇죠. 그렇게 한걸음씩 나아간다고 믿고 싶습니다. ^^

아르헨티나 그 시대의 흐름까지 잘 알게 되네요. 라틴 문학이 생각보다 넓고 깊더라구요. 우리에게는 워낙 생소하긴 하지만 말이죠. 저 역시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지, 라틴권 책은 쉽게 손에 잡히지 않던데....... 여하간 멋지십니다~

cyrus 2011-02-07 19:47   좋아요 0 | URL
저는 마르케스의 <백년의 고독>도 아직 읽어보지 못했어요.
최근에 바르가스 요사의 <염소의 축제>를 읽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라틴 문학에 대해서 자연스럽게 관심이 가지게 되더라구요.
사실, 이 소설 해설에서는 마르크스의 자본 이론이 언급되고 있어서
다 읽어도 이해하는데 힘들었어요 ^^;; 그나마 생각했던걸
억지로 끄적거려는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꽃도둑 2011-02-07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이러스님,설 연휴 잘 보냈어요?
작가 로베르트 아를트 저도 처음 듣는 작가네요.
왠만한 작가는 라틴문학집으로 읽은 기억이 나는데....
혹, 지금 우물 파고 계신가요?... 깊게 파려면 넓게부터 파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듯~
정말 다양한 책읽기네요..브러워요,,ㅡ.ㅡ
덕분에 좋은 정보 많이 얻고 갑니다~~^^

cyrus 2011-02-07 19:49   좋아요 0 | URL
그런 의도는 아닌데 이상하게 요즘에는 라틴 문학에 끌리게 되네요.^^
이 책 읽고나니깐 마르케스의 <백년의 고독>이 읽고 싶어지더군요.

아이리시스 2011-02-07 15: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떻게 하면 이런 리뷰를 쓸 수 있는 겁니까, 시루스님?
한 권 읽는 시간이 얼마쯤 걸리시는 겁니까, 시루스님?
리뷰쓰는데는요?,ㅋㅋㅋ

cyrus 2011-02-07 19:51   좋아요 0 | URL
저 이 책 한 권 읽는데 1주일 걸렸어요..^^;;
이 책 이번 주 독서모임 선정도서인데 저 말고도 이 책을 읽는데
어려움을 토로하시는 분들이 많더군요.
다행히 이번 설 연휴 집에서 보내게 되어서 1주일동안
이 책 한 권 읽느라 고생했어요^^;;

비로그인 2011-02-07 2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양한 연결의 책읽기에 관한 글이어서 처음 보는 소설이지만 왠지 재미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소설에서 공간이 막 바뀌는 것처럼 정신이 나른해지지 않아서 더욱 더 관심을 갖게 하는 cyrus님 리뷰라는 생각도 들고요.

저 본문 중의 저자들은 눈에 익기도 하지만 로베르토 아를트라는 작가는 처음이거니와 님이 아니었으면 영원히 알지 못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ㅎ

리뷰 읽다보니 시간이 후딱 지나가네요 ~ ^^

cyrus 2011-02-07 22:48   좋아요 0 | URL
이번 글 좀 길었죠?? 정말 오랜만에 썼는데 길어져버렸네요 ^^;;
순전히 작품을 읽다가 느낀 생각들을 막 적다보니 원래 소설에서
가지고 있는 주제나 내용을 살짝 왜곡했지 않았나 걱정도 했었어요.
소설 해설 내용은 마르크스 자본 이론을 인용하여 설명하고 있거든요.
후속작이 국내에서 번역되지 않아서 아쉽기도 합니다.

감은빛 2011-02-08 1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 이거 굉장한 글이군요!
지금은 다 읽을 수 없으니.
일단 추천부터 눌러놓고, 밤에 돌아와서 다시 읽어야겠어요.

cyrus 2011-02-08 20:28   좋아요 0 | URL
제목만 거창할뿐 내용은 그저 그렇답니다. ^^;;
하지만 이 소설,, 읽어보시면 내용이 황당하면서도 재미있을겁니다.
이 책 덕분에 새로운 라틴 작가를 알게 되었어요.

다이조부 2011-02-08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건 뭔가요? ㅋㅋ 같은 책을 동시에 읽는 입장에서 먼저 선수쳐서 이렇게 감상문을

적으면 나랑 비교되잖아요 ㅎㅎㅎ

cyrus 2011-02-08 20:30   좋아요 0 | URL
그럴 의도는 아니었는데,, ^^;;
요즘 나름(?) 복학 준비한다고 바빠서
카페나 블로그에도 포스팅할 시간도 없을거 같아서 후닥 쓰고 올렸어요.
 
염소의 축제 1 (양장)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51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지음, 송병선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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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964] 염소의 향연

 

 

활자는 반짝거려서 하늘 아래서 

간간이 자유를 말하는데  

나의 영(靈)은 죽어 있는 것이 아니냐    

 

 - 김수영 <사령(死靈)> 중에서 -

 

 

  혼돈의 격랑 속에 빠져든 튀니지     

견고히 유지될줄 알았던 23년 간의 ' 철통 ' 독재정권은 그렇게 한순간에 무너져버렸다. 

만성적인 실업률 문제와 높은 물가에 시달려온 튀니지 국민의 억눌려 있던 불만이 한 청년 노점상의 분신으로 폭발한 것이다.  그의 분신 소식은 트위터와 페이스북, 블로그를 통해 도시 전역으로 퍼져나갔고 곳곳에서 시위가 일어났다.  

이번 시위에는 벤 알리 대통령의 장기 집권에 따른 부정부패에 대한 국민의 불만이 이번 민중 봉기의 도화선인 된 요인도 있었다. 튀니지 정부는 무장경찰을 동원해 국민의 시위를 강제 진압했고, 이 과정에서 6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하지만, 강력한 진압으로만으로도 민중들의 분노를 잠재우지 못했다.  결국, 벤 알리 대통령은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난 뒤에 23년간 쥐고 왔던 정권의 지휘봉을 놔둔 채 해외로 도피하고 말았다.   

대통령의 도피 소식을 듣은 수천 명의 시위대들은 독재의 억압에서 벗어났다는 기쁨에 일제히 환호하였다.  공석이 된 대통령직은 무하마드 간누시 총리가 임시로 맏게 되었으며 여야 통합정부 추진 및 새 대통령을 뽑는 선거를 실시할수 있도록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민주화를 향하기 위한 길은 멀고도 험난하기만 하다. 튀니지 전역에 국가 비상사태가 선포되어 있지만 약탈과 방화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직도 일부 지역에서는 옛 집권여당의 해체를 요구하는 시위가 격화되고 있다. 임시 대통령직을 맡은 간누시 총리는 벤 알리 독재정권 하에서 10여 년간 총리를 지냈기 때문이었다.   

많은 튀니지 국민들은 독재정권을 붕괴시켰음에도 불구하고, 독재정권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 다시 중용되었다는 점에서 눈엣가시였을 것이다.  퇴진 압박을 받고 있는 간누시 총리는 튀니지 최초의 민주적 대선을 치르고 난 뒤에 정계에서 물러날 것을 시사하였다.  그러나, 아직까지 대선 날짜가 확정되지 못한 상태이다.  

이번 튀니지 사태는 튀니지에서 흔한 꽃인 ' 재스민 ' 의 이름을 따서 ' 재스민 혁명 ' 이라고 불리우고 있다.   ' 민주화 ' 로 상징되는 재스민 꽃이 독재정권에 대한 상처만 남은 튀니지의 척박한 땅에 완전히 피우고 자라날 수 있을까?  현재 튀니지의 상황을 봐서는 재스민 혁명은 현재 진행형이며 미완성이다.  

 

    

 

  도미니카 독재자의 암살 = 혁명 , , , ?   

 

 


라파엘 레오니다스 트루히요 몰리나 (1891~1961)
 

그렇다면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의 장편소설 <염소의 축제>의 소재가 된 도미니카 공화국의 독재자 라파엘 레오니다스 트루히요의 암살은 과연 민주화를 위한 ' 혁명 ' 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트루히요의 오랜 독재정권의 압력에 시달려온 도미니카 국민들 입장에서는 독재자의 암살은 기존 사회를 변혁하는 하나의 ' 혁명 ' 으로 상징하며 생각할 것이다.   그러면,  소설 제목 그대로 ' 염소 혁명 ' 이라고 불러줘야 할까?   아니다,  이 소설에서 말하는 ' 염소 ' 는 도미니카 국민들이 혐오하는 트루히요를 가리키는 은어이다. 뭣도 모르고 사용하면 트루히요의 집권을 상징하는 엉뚱한 뜻이 되고 만다. 그렇다면 ' 염소 사망 혁명 ' 이라고 해야 되나?  

이 소설에서는 ' 염소 ' 트루히요를 향한 도미니카 국민들의 분노가 묻어나 있다. 한 때 독재자의 총애를 받았던 각료의 딸인 우라니아 카브랄은 이제는 이빨 빠진 호랑이나 다름 없는 늙은 아버지를 향해 그동안 품어왔던 독재자의 증오를 드러내고 있으며 트루히요를 암살하는 목적을 가진 암살자들은 트루히요 독재 정권에 의해 삶 전체가 파멸당한 아픈 과거의 상처를 하나씩 가지고 있다.  

그런데, 1권에서는 트루히요의 통치를 혐오하는 이들에게는 기존의 체제에 대한 분노 그리고 전복하고 싶은 열망은 가지고 있지만 ' 혁명 ' 이라는 실천적인 행동을 제대로 꿈 꾸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어떻게 보면, 무려 32년이라는 독재자의 군림 기간을 오랫동안 정신적인 고통에 시달려야했던 도미니카 공화국의 국민들에게 ' 혁명 ' 이라는 단어와 행동은 그림의 떡일지도 모르겠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우라니아와 트루히요의 암살을 꿈꾸는 이들의 머리 속에는 트루히요에 대한 안 좋은 기억만 있는게 아니라 트루히요가 국민들에게 선사했던 영광의 기억들도 잊지 못한 채 맴돌고 있기 때문이다.  

 

 

  우라니아 카브랄 - ' 염소 ' 에게 뺨 맞고 ' 아버지 ' 에게 가서 눈 흘긴다      

우라니아는 트루히요가 암살되기 전에 미국으로 떠났다가 35년 만에 다시 고국으로 돌아온 여인이다.  그러나, 오랜만에 재회하게 된 병상에 있는 자신의 아버지에게 매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독재자 밑에서 충성을 바쳐야만 했던 각료의 딸로 자라야했던 우라니아는 그동안 쌓아 두고 있었던 불쾌한 기억과 독재의 마력에 사로잡혔던 아버지에 대한 원망함을 뱉어내고 있다.     

" 아빠는 불쾌한 것들을 기억에서 제거했어요. 나에 대한 불쾌한 기억,  우리에 관한 불쾌한 기억도 이미 지우셨나요?   난 아니에요.  하나도 지우지 않았어요.  지난 35년 동안 단 하루도 잊지 않았어요.  아빠, 난 결고 잊지 않았고, 아빠를 용서하지 않았어요.  

 (중략) 

내가 왜 아빠를 용서할 수 없었는지 아세요?   , , ,   

너무나 오랜 세월 동안 수령님에게 봉사했던 탓에, 아빠는 양심의 가책이나 감성, 그리고 최소한의 청렴성과 최소한의 판단력도 상실했어요.  아빠 동료들처럼 말이에요. 아마 온 나라가 그랬을지도 모르죠.  그게 역겹게 죽지 않으면서 권력에 남아 있을 수 있는 필수조건이었나요?  아빠의 수령님처럼 비정하고 괴물 같은 인간이 되고, 로살리아를 강간하고서 마리온 병원 앞에 내팽개친 후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즐거워하는 인간이 되어야 했나요? "  

 -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염소의 축제 1> p 180~181 -

 

' 아버지는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 ' 고 말하고 있는 우라니아의 강경한 입장은 트루히요의 독재정권에 무참히 짓밟혀야만했던 그녀의 불우한 어린시절에 대한 기억에 의해서 발현되고 있다. 권력욕에 눈이 먼 아버지는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 어린 우라니아를 트루히요의 희생물로 바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조건 ' 아버지 ' 를 원망한다고해서 독재정권에 대한 트라우마를 완전히 지울 수 없을 것이다. 그녀는 대화할 때 항상 트루히요를 ' 수령님 ' 이라고 지칭하고 있다. 독재자에 대한 조롱을 담은 뜻에서 말한 것일수도 있지만 그녀 역시 트루히요 정권의 혜택을 입고 성장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그런 그녀의 독재자에 대한 비판과 분노는 과연 정당성이 있을까?  그것도 이미 이성 능력이 상실된 늙은 아버지에게.  분명, 그녀의 아버지도 트루히요의 통치를 묵인한 것도 그의 인생에서 커다란 과오라고 느끼고 있을 것이다.  ' 염소 ' 트루히요에게 뺨 맞은 것을 우라니아는 괜히 ' 아버지 ' 에게 가서 눈을 흘기고 있다.   이미 죽고 없는 천하의 악질 ' 염소 ' 를 탓하면 뭐하랴.  독재정권에 대한 원망을 자신의 아버지에게 표출하고 있지만, 우라니아나 그녀의 아버지나 독재자에게 상처받은 불행한 인물이다.   

    

 

  트루히요 -   정말 ' 염소 ' 같았던 독재자     

출간 당시 트루히요주의자들의 항의가 거셀 정도로 <염소의 축제>에 등장하는 트루히요는 이중적인 인물로 등장한다.  군중이나 수많은 군인과 각료들 앞에서는 ' 조국의 아버지 ' 라고 불리우는 위대한 수령님이지만 전립선 문제로 가끔식 소변이 새기도 하며 발기도 잘 되지 않은 별 볼일 없는 노인이기도 하다.   그러면서도 성적 욕구를 주체하지 못해 수많은 여자들과 거리낌없이 동침한 호색가였다.    

' 독재자 ' 로서의 트루히요의 모습뿐만 아니라 ' 인간 ' 으로서의 트루히요의 모습까지 묘사하고 있다.  비록, 작가의 묘사가 허구적이지만 잔혹한 독재자의 실상을 폭로하는듯한 효과를 낳고 있다. 바르가스 요사는 이 소설을 통해서 트루히요주의자의 분노를 사게 만든 것에 만족한다고 밝힐정도였으니 트루히요를 제대로 조롱이 담긴 비판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암살자들 사이에서 그를 가리킬 때 은밀히 사용하는 ' 염소 ' 라는 별명답게 트루히요는 은근히 자신의 권력이 전복될까봐 두려워하기도 한다.  분명, 자신은 국민들을 분노케하는 비윤리적인 정치를 펼쳤음에도 그는 ' 조국 ' 도미니카 공화국을 위해 열심히 했다고 자부심 같지 않은 자기 위안을 삼는다. 그리고 아무리 자신의 동지라도 예민하게 의심하는 모습을 보이게 된다.   

언제 마주칠지 모르는 적을 경계하면서 풀을 뜯어먹는 염소처럼 독재자 트루히요도 ' 염소 ' 처럼 마음 속에는 언젠가는 혁명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리면서도 암살당하여 죽을 때까지 독재자로서의 권력을 마음껏 누려왔다. 
  

 

 

  살바도르, 아마디토 외 트루히요의 암살자들 - ' 염소 ' 를 기다리며   

 

블라디미르:  오늘 밤에는 못 오겠다는 얘기겠지?  /  소년: 네.  

블라디미르:  하지만 내일은 온다는 거고?  /  소년: 네.  

블라디미르:  내일은 틀림없겠지?  / 소년: 네. 

   침묵.  

- 사무엘 베케트 <고도를 기다리며> 제2막중에서 , 민음사, p 153 - 

 

1961년 5월 30일. 살바도르, 아마디토, 안토니오 임베르토, 안토니오 델라 미사 등은 트루히요를 암살하기 위해서 한 자리에 모이게 된다.  그러나, 독재자 ' 염소 ' 를 암살하기가 마냥 쉽지가 않다.  예정된 시간이 다가오는데 불구하고 염소가 나타나지 않자 조금씩 초조해지기 시작한다. 몇 명은 과연 거사를 치를 수 있을지 반신반의하고 있다.  

 ' 과연 염소는 등장할 것인가? '  

염소가 등장할 때까지 이들은 지루함을 때우기 위해서 염소의 시대를 회상한다. 암살자들은 과거를 기억하기 싫어하지만 와신상담하는 심정으로 자신들의 체험담을 고백하고 있는데 이들 중에는 한 때 트루히요 밑에서 일한 적이 있는 숨길 수 없는 경력을 가지고 있다.  살바도르는 트루히요 덕분에 중위로 승진했으며 안토니오 델라 마사는 진심으로 트루히요 신봉자가 되어본 적이 없다고 말하고 있지만,  그 역시 트루히요 밑에서 군 경호원으로 활동하였다.  

안토니오 델라 마사는 진심으로 트루히요 신봉자가 되어본 적이 없었다.  (중략) 

그는 역겨움을 참지 못해 이를 악물었다. 한 번도 그를 위해 일하지 않은 때가 없었기 때문이다. 군인 신분이건 민간인 자격이건, 그는 자선가이자 새로운 조국의 아버지의 재산과 권력을 지키기 위해 20년 넘게 이바지하고 있었다. 그것은 그의 인생에서 가장 큰 오점이다. 그는 결코 트루히요가 그에게 내민 덫에서 빠져나오는 방법을 알지 못했다.  그를 증오하면서도, 심지어 타바토가 죽은 후에도 그는 계속해서 그를 위해 봉사하고 있었다.  

-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염소의 축제 1> p 146 -

 

그리고, 안토니오는 4년 전에 트루히요를 암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원수를 살해하지 못했다.  염소를 살해하고 난 뒤에 찾아오게 될 후환이 두려워서 죽이지 못한 것이 아니다.  오랜 독재 체제동안 염소를 봉사해온 탓에 자신도 모르게 ' 혁명 ' 에 대한 강렬한 열망과 이성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안토니오는 그것을 알면서도 왜 그렇게 하지 않았을까?  죽음에 대한 두려움 때문은 아니었다. 

 (중략) 

그것은 두려움보다 더 난해하고 딱히 뭐라고 정의내릴 수 없는 것이었다. 마비 상태,  즉 결단력과 이성과 자유의지가 잠들어버렸기 때문이다.   

 (중략)

날조된 연국의 유일한 관객이었던 안토니오 역시 그 순간 마비 상태가 되어 그런 뻔한 거짓말을 잠자코 듣기만 했던 것이다. 그래서 그를 죽이지 못했고, 국가의 역사가 되어버린 악마의 연회도 종지부를 찍지 못했다. 

-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염소의 축제 1> p 158 -

 

결국, 암살자들이 그토록 기다리고 기다리던 ' 염소 ' 트루히요는 1권이 끝나는 무렵에 등장한다. 그리고 암살자들은 도미니카의 운명이 달린 회심의 총알 한 발을 자신의 사냥꾼인 염소를 향해 날린다.    

1권에서 암살자들의 묘사는 트루히요를 살해하기 위해서 계속 기다리는 장면만 쭉 이어져있다.  

이들에게 ' 염소 ' 를 기다린다는 것은 조국의 미래를 위한 중대한 거사를 기다리는 것이다. 그들은 반드시 트루히요가 나타날 것이라고 확신한다.  기다리는 동안에 트루히요의 집권 시절에 대해서 대화만 나누는 장면은 트루히요 정권에 대한 기나긴 절망 그리고 트루히요 암살 이후 겪게 될 암살자 혹은 국가의 운명에 대한 기대와 불안으로 가득찬 도미니카 공화국 국민들의 심리 상태를 보여주고 있다.    

이들은 트루히요를 기다리는 지루함을 달래기 위하여 대화를 나누지만 과거의 아픈 기억들만 들춰내는, 암살자들 입장에서는 기억하기 싫은 씁쓸한 내용들이다.  결국, 1권 전체 내용을 차지하고 있는 염소를 기다리면서 나눴던 대화는 암살자들 입장에서는 무의미한 것이다.   

과거에 대해 나눈 무의미한 대화는 오히려 이들의 염소 암살 계획에 방해하는 작용이 되기도 한다. 살바도르는 자신이 원하던 암살이 수포로 돌아갈까봐 걱정하기도 한다.  

32년이나 유지된 트루히요의 독재정권 그리고 트루히요를 살해하기 위해서 오랜 시간동안 기다린 시간 때문에 도미니카 공화국의 국민들은 혁명에 대한 결단성마저 상실되었던 것이다. 제대로 된 ' 혁명 ' 을 꿈꾸지 못한 도미니카 공화국 국민들 앞에 독재자는 어리석게 ' 혁명 ' 앞에 겁을 먹고 불안에 떨고 있었다.   

 

 

  참으로 이상한 나라 

도미니카 공화국의 염소 ' 트루히요 ' 는 1961년 5월 30일, 암살자들의 총탄에 쓰러졌다. 그리고, 도미니카 공화국은 드디어 독재자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소설의 1권만 읽어도 독자들은 소설 속 중심인물인 독재자가 암살되었다는 사실을 미리 알게 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1권만 읽고 이 책을 덮어서는 안 된다.  

독재자 ' 염소 ' 가 죽었다고 해서 2권까지 읽을 필요가 없다고 섣불리 판단하는 것은 곤란하다. 독재자의 암살사건을 주제로 해서 독재자의 어두운 면모만을 고발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독재자 ' 염소 ' 밑에 32년 간 인권과 자유를 유린당한 채 살아야했던 도미니카 공화국의 국민들의 분노와 애환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아직은 도미니카 공화국에는 트루히요가 남긴 흉물스러운 역사의 상처가 곳곳에 남아있다. 그리고 정권이 바뀌고 난 지금도 도미니카 공화국은 여전히 경제난에 허덕이고 있다.   지금도 국민들 중 대부분은 트루히요 시대를 추억하고 과거의 향수에 젖고 있을 것이며 또 어떤 국민들은 트루히요를 증오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아직도 ' 트루히요 ' 라는 유령 하나 때문에 국민들 간의 단합성이 제대로 이루어져 있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이미 일어난 역사에 대해 한번씩 가정을 해보게 된다. 만약에 도미니카 공화국도 튀니지처럼 국민들이 칼과 무기를 들고 독재정권을 타도하는 혁명을 일으켰다면 나라의 운명은 어떻게 되었을까? 

그렇게 된다면, 트루히요는 튀지니 대통령처럼 해외로 도피할 수도 있을 것이며 오랜 혼란 끝에서야 민주화를 향한 과도기적 정부가 세워졌을 것이다.  그리고, 해외로 망명 간 트루히요는 살아서도 세계인들의 따가운 시선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도미니카 공화국의 포악한 독재자라는 이름으로. 

그런데, 도미니카 공화국의 정권 재정립 과정은 허무하면서도 어정쩡하게 되어 끝나버린 감이 있다.  독재자 ' 염소 ' 가 암살당함으로써 도미니카 공화국에도 일시적으로나마 평화와 안정이 찾아왔겠지만 32년 간의 독재정권 시절을 생각하면 도미니카 국민들 스스로 독재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마땅한 비판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독재정권이 자신들에게 주는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뻔히 알면서도 국민들은 ' 혁명 ' 을 꿈꾸지 않았다.   만약에 ' 염소 ' 암살자들이 트루히요를 살해하지 않았으면 또 어떻게 되었을지 궁금하다. 

' 발칸의 도살자 ' 라고 불렸던 구 유고슬라비아의 대통령 밀로셰비치는 자신이 저질렀던 반인륜적 범죄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비록 재판이 진행되는 기간 중에 복역 중에 사망하였지만)  ' 크메르루주의 수장 ' 캄보디다의 폴 포트는 공개재판에서 반역죄를 선고받았으며 오늘날에도 그가 이룩한 피 비린내 나는 살육의 역사는 잊혀지지 않고 있다.    

대부분 역사 속 독재자들은 국민들이 일으킨 혁명에 의해 무너졌으며 자신들이 저지른 죄만큼 국민들로부터 심판을 받았다.  그런데, 트루히요는 , , , ?       

지금도 도미니카 공화국에 사는 국민 아무나 한 사람 붙잡아서 묻고 싶다.  

 " 라파엘 트루히요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요? "  

과연, 그 사람은 트루히요를 찬양할 것인가, 아니면 증오할 것인가?    

정말, 도미니카 공화국이란 나라는 참으로 이상한 나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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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조부 2011-01-25 2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전에 이 작가 책 새엄마찬양 읽었는데 잘 읽히더라~

오늘 축구 어떻게 될까? ㅋ 한창 경기중이겠군 ㅎㅎ

cyrus 2011-01-26 14:07   좋아요 0 | URL
그래요. 이 책 두권짜리라서 처음엔 겁먹었는데,,
내용만 좀 길뿐 읽어볼만했어요. 형이 말한 그 소설도 읽어봐야겠어요^^
어제,, 축구 경기 생각하면,, 어휴~~~ -_-;;

blanca 2011-01-25 2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리뷰 잘 읽었어요. cyrus님, 저는 이런 사회비판적이고 저돌적으로 욕먹을 각오를 하고 쓴느 작가들이 부럽고 좋더라구요. 노벨문학상이 괜히 간 게 아니군요.

cyrus 2011-01-26 14:09   좋아요 0 | URL
그렇죠. 자세한건 모르겠는데 이 작품 덕분에 노벨상을 수상한거 같아요.
이 작가의 정치활동 때문에 비판받는 부분은 있지만,,
그래도 작가의 이력을 떠나서 문학성은 대단한거 같습니다. ^^

2011-01-26 14: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1-26 14: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1-26 15: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1-01-26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염소가 독재자를 가리키는 거였군요~ 이런 리뷰 쓰는 분, 부러워요!^^
우리도 바숫한 상황을 겪었음에도 그를 기리고 그리워하는 사람도 많다는...
더구나 대를 이어도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네요.ㅜㅜ

cyrus 2011-01-26 14:16   좋아요 0 | URL
소설 속 도미니카 공화국의 현실을 보면서 우리나라 시절을 보는거
같았어요. 소설 속 주변인물들 중에는 아직도 독재자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간간이 나오기도 하거든요.

마녀고양이 2011-01-26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으로 이상한 나라, 그거 우리도 마찬가지잖아요.
우리는 두고두고 이상한 나라잖아요.

일제 정산도 이루어지지 않고, 군사 독재 정권에 대한 정산도 이루어지지 않고,
거기다....... 지금 정부도 압도적인 투표로 뽑아준 나라잖아요. 크크.

cyrus 2011-01-26 14:17   좋아요 0 | URL
맞아요. 새벽에 2권을 읽었는데, 독재자를 암살한 인물들의
최후가,,, 이거 알려주면 스포니까, 기회가 된다면 읽어보시면
좋을거 같아요. ^^

꽃도둑 2011-01-26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저도 리뷰 응모했어요. 상품에 눈이 멀어서,,,ㅡ.ㅡ
이렇게라도 자극제가 없다면 리뷰 쓰기 정말 힘들거든요.
신간평가단 끝나면 아마도 절필에 가까운 만행을 저지르지 않을까 싶은데...
이런 리뷰 이벤트 많았음 좋겠네요...^^

cyrus 2011-01-26 14:19   좋아요 0 | URL
저는 상금에 눈이 멀어서,, ^^;;
하지만, 이런 이벤트도 좋은 점이 많은거 같아요.
꽃도둑님 말씀대로 자극제가 되니까요. 그리고 덕분에
이전에 알지 못했던 작가나 책을 읽게 되구요. ㅎㅎ
꽃도둑님에게도 좋은 결과 있기를 바라요 ^^

아이리시스 2011-01-26 2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상금에 눈멀었어요? 저도 예전에..
한동안 많이 응모했는데 이제 자신 없어요. 5만원, 10만원은 여러번 걸렸는데 이제 진짜 대단한 리뷰쓰는 분이 많아요, 무서워요.ㅠㅠ

저의 진짜 대박은 <1Q84>로 50만원 상금탔던 거예요.(갑자기 자랑질로 돌변 -_-;) 그때 1등은 100만원이었거든요. 제가 2등이었어요, 크크.

그것보단, 이 책 꼭 읽어보고 싶었는데 시루스님 리뷰보니 반가워요. 노벨상수상작을 읽을 때는요, 해당국가 역사공부부터 해야하는 게 아닐까 생각해요. 문학 대신 역사서 먼저 읽고나서 읽어야..^^

저도 이거 보고 싶었지만 어려웠어요. 어려운 책 보기 싫었어요.(공부가 가장 쉬웠어요 모드로) 시루스님은 어려운 책 많이 보시니까 거뜬하셨네요, 리뷰 보니까, 아하하. 어느 나라나 투쟁은 있었네요. 우리만 그런 건 아니었어요. 다행인지 불행인지, 시대를 담아내는 문학가들은 여전히 너무 멋있어요. 좋은 결과 기대하겠습니다.^^

다이조부 2011-01-27 15:39   좋아요 0 | URL


50만원짜리 ~ 대박 ㅋ

cyrus 2011-01-27 19:32   좋아요 0 | URL
와~~~!! 대박!! 2등 50만원도 꽤 적지 않은 액수인데,,
대단하세요. 작년에 무라카미 하루키 이벤트 했던거 기억이 나요.
전 <1Q84>을 읽어보지 못해서 참가 안 했어요.
저는 정말 자신 없어하는 이벤트는 아예 쳐다보지 않거든요,,^^;;
<1Q84> 책 자체가 1권짜리가 아닌 것도 있구요.. ㅎㅎ;;


이 책 읽기 전에 어려울줄 알았는데,, 그렇게 어렵지 않았어요.
그냥 분량이 많아서 중간에 지루한거 빼고는 괜찮았어요 ^^

노이에자이트 2011-01-28 1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튀니지와 도미니카 독재자를 연결하여 아주 좋은 정보를 제공하는 글입니다.아이티의 뒤발리에와 함께 도미니카의 트루히요는 악명이 높았지요.얼마 전 모 신문은 튀니지의 피플파워를 전하면서 북한에 어서 대북심리전을 전개해 김정일 김정은 정권을 무너뜨려야 한다는 주장으로 연결하더군요.

cyrus 2011-01-28 21:01   좋아요 0 | URL
이런게 도미노 현상이라고 하나요..?
튀니지 혁명 이후로 이집트에서도 반정부 시위가 일어났더군요.
생각보다 지구촌에는 장기집권을 누리는 권력자들이
아직도 많은거 같아요.



노이에자이트 2011-01-28 21:48   좋아요 0 | URL
무바라크 그 양반도 30년 가까이 집권하고 있지요.상상외로 시위가 크게 번지고 있더군요.

starover 2011-01-30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미니카 공화국의 독재자 트루히요....... 그 사건을 소재로 하다 보니 나름의 역사적 지식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염소' 같은 트루히요가 벌이는 '축제'....... 그러나 정작 그 축제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염소'....... 뭔가 의미심장한 제목 같습니다.

cyrus 2011-01-30 17:15   좋아요 0 | URL
직접 읽어보시면 제목의 ' 축제 ' 라는 의미에 대해서 알 수 있을거에요.
분량이 좀 많고 재미있다고 말할순 없지만,,^^;; 주제나 내용면에서는
대단한거 같습니다. ^^
 
몰타의 매 열린책들 세계문학 63
대실 해밋 지음, 고정아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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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330] 몰타의 매

 

 

" 톰, 내가 볼 때 샘 스페이드는 자기 집안 문제는 자기가 조용히 해결할 사람일세 . " 

 - 대실 해밋 <몰타의 매> p 30 -  

 

 

  매서운 한파 때 읽어서는 안 될 책   

요즘 날씨가 장난이 아니다. 전날의 한파보다 추위가 한 풀 꺾었다고 했지만 해가 물러나는 밤은 한파 못지 않게 춥다.   최근의 한파는 세상의 모든 것들을 꽁꽁 얼게 만들었다. 물, 수도, 식물들뿐만 아니라 우리들의 마음까지도.   

이번 주말에는 날씨가 잠시나마 풀린다던데 전국적으로 눈이 또 온단다.  그리고, 또 한 번 한파가 찾아 온다는데, 오스카 와일드가 쓴 단편소설 속에 있는 표현처럼 차디찬 ' 얼음 왕의 키스 ' 를 받게 되었다.   얼음 왕의 심술은 따뜻해야할 집도 피할 수는 없었다. 세탁기가 잠깐 맛이 간 것 이외에는 생활하는데 지장을 줄만한 동파 피해는 입지 않았다. 매서운 바람이 몰아치고 있는 바깥보다 춥지 않지만 충분히 마음을 시리게 만드는 한기의 여운이 감돈다.   

그런 차디찬 분위기의 텅 빈 방 한가운데서 대실 해밋의 <몰타의 매>를 읽어 보게 되면 오히려 더 추워지고 싸늘한 느낌을 받게 될 것이라는 말은 터무니 없는 과장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날카롭고 차가운 얼음 송곳니와 같은 샘 스페이드의 짧고 절제된 대사들은 ' 금발의 악마 ' 라기 보다는 금발의 ' 아이스 맨 (Ice man) ' 을 연상케 한다.  거기에다가 스페이드가 활동하고 있는 소설 속 배경 역시 더 싸늘하고 암울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1920년대의 미국 사회는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불어닥친 경제 공황의 한파 때문에 싸늘했던 것도 있었지만  ' 금주령 시대의 산물 ' 이라는 별칭답게 대중이 원하던 시대의 영웅은 경제 공황을 타파하려고 안간힘을 쓰는 대통령이 아니라, 밀주업자로 악명 높았던 ' 스카페이스 ' 알 카포네였다.  대중들이 열광했던 영웅은 아이러니하게도 암흑가의 제왕이었다.   

이런 시대 속에 과연 인간들 사이에서는 따뜻한 정(情)이란게 존재하고 있었을까? 정이라는 것이 눈꼽만치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싸늘했던 시기가 바로 알 카포네 그리고 샘 스페이드가 살았던 1920년대 미국이었다.  

  

 

  불신 시대가 만들어낸 비극적인 샘의 여자들      

이 소설에는 ' 범인이 누구인가? ' 이라는 초점이 중요하지 않다. ' 금발의 아이스 맨' 샘 스페이드가 맞닥뜨리게 되는 크고 작은 상황에 대처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그 과정을 통해서 독자는 샘 스페이드의 진면목과 그 밖의 주변 인물들의 성격을 쉽게 포착할 수 있다.    

하드보일드 장르답게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대화는 온감어린 ' 정 ' 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짧으며 특히, 상대방에 대한  ' 믿음 ' 역시 보이지 않는다.   

사건의 서막을 알리는 의뢰인 브리지도 오쇼네시는 자신 스스로도 인정하는 가식과 허위로 가득 찬 ' 나쁜 여자 ' 다.  하지만, 그녀가 ' 나쁜 여자 ' 가 되고 싶어서 나쁜 여자가 된 것이 아니다. 그녀의 마음 속에는 자신을 둘러싼 사회에 대한 알 수 없는 공포에서 비롯된 불신으로 가득 찬 나머지 자기 자신마저도 믿지 않게 되는, 어떻게 보면 ' 정' 이 없는 1920년대 사회가 낳은 불쌍한 여자이기도 하다. 

" 나는 나쁜 여자에요.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나빠요. 하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나쁘기만 한 건 아니에요. 스페이드 씨, 나를 좀 봐요. 내가 완전히 나쁘기만 하지는 않다는 걸 알죠?  

 (중략)  그러면 나를 좀 믿어 주세요. 아, 나는 너무 외롭고 두려워요. 당신이 도와주지 않으면 나는 의지할 사람이 아무도 없어요   , , ,   

나는 당신을 믿어요. 하지만 지금은 말할 수 없어요. 나중에 때가 되면 말할께요. 무서워요. 스페이드 씨. 당신을 믿는 게 두려워요. " 

 - 대실 해밋, <몰타의 매> p 49 -

(사건의 전말이 알려지기 전까지) 그녀가 유일하게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는 샘 스페이드뿐이었다.  하지만, 오쇼네시는 자기 자신을 불안과 불신의 벼랑으로 몰아세우는 극단적인 상황을 고집한다.  자신과 함께 새 조각상을 훔치는데 공모한 동료마저 믿지 않는 그녀의 태도는 사건이 일파만파 커지게 하는 도화선이 되었다.    

결국, 소설의 결말부에 이르러 그녀의 비관적인 불신이 만들어낸 비수는 그녀의 심장을 제대로 꽂히게 된다.  오쇼네시가 자신의 동료를 죽인 범인이라는 것을 알아낸 샘은 매정하게 그녀를 차버린다. 결국, 그녀는 살인죄에 대한 법의 심판을 받게 되었던 것이다. 그야말로 오쇼네시는 믿는 샘 스페이드에게 제 발등을 찍히고 말았다.  

오쇼네시 다음으로 비운의 인물은 죽은 샘의 동료의 아내인 아이바이다. (공교롭게도, 소설 속 두 여인의 공통점은 샘 스페이드를 향한 연분을 품고 있다)  그녀는 엄밀히 말하면 불륜녀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남편의 동료인 탐정 샘 스페이드를 좋아하고 있기 때문이다.   

갑작스런 남편의 죽음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그녀 역시 우유부단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거침없이 샘의 차가운 입술에 뜨거운 키스를 퍼부어도 아이바는 자신의 남편을 죽인 사람이 샘이라고 의심을 한다. 아이바의 등장은 소설 속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 않지만, 그녀의 의심은 샘의 사건해결에 방해가 되기도 한다.   

 

   

  샘 스페이드 씨, 이게 최선입니까? 

' 몰타의 매 ' 라는 값비싼 조각상을 둘러싼 샘 스페이드와 브리지도 오쇼네시 그리고 카이로, 이 세사람 간의 얽힌 관계 속에서 맞물리게 되는 길고 긴 만남의 과정을 읽은 독자들에게는 샘 스페이드의 동료를 죽인 사람이 누구이며, 몰타의 매 조각상을 찾을 수 있을지에 대한 중요한 결말 따위가 중요치 않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  

결국, 이 소설에서 부각되는 것은 소설의 주인공이자 탐정인 샘 스페이드뿐이며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사건에 휘말리게 된 오쇼네시, 카이로 그리고 샘의 동료까지, 모든 인물들은 비극적인 결말은 ' 불신' 이라는 보이지 않는 적에 의해서 희생되거나 상처를 입었다.  샘 스페이드는 그런 혼잡한 상황 속에서도 운 좋게도 살아남았다.  이 소설의 결말은 해피엔딩이라고 말하기에는 부족하지만, 무미조건한 샘 스페이드의 성격답게 결말 역시 무미건조하게 끝나버린다. 

하지만, 이 작품의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한 가지 아쉬움이 느껴졌다.    

하드보일드 소설이라서 생각보다 재미있지 않아서 아쉬운 것이 아니다. 소설의 결말이 읽기 전부터 가지고 있었던 기대감을 저버려서 작가에 대한 원망함이 살짝 담긴 아쉬움도 아니다.    

내가 느꼈던 그 아쉬움이란, 바로 샘 스페이드 역시 불신 시대의 영향을 피할 수 없는 1920년대가 만들어낸 ' 어둡고 차가운 영웅' 이라는 점 그리고 이로 인해서 오쇼네시를 두고 냉정하게 뒤돌아서버린 그의 태도였다.   

" 내가 당신을 믿어야 하나요?  

  (중략)  

나를 만난 이후 거짓 없는 시간을 30분 이상 보낸 적이 없는 당신을?  아닙니다. 믿을 수 있다고 믿지 않을 겁니다. 왜 믿어야 합니까? "  

 - p 277 - 

고질적인 불신으로 인해서 오쇼네시는 ' 인과응보 ' 의 결과를 맞게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무엇보다도 살인을 범했다는 점에서 오쇼네시는 분명히 죄에 대한 처벌을 마땅히 받아야한다.  

하지만, 동료를 죽인 살인죄에 대한 처벌이라는 명목 아래 그는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오쇼네시의 여심을 자극하고 이용을 했다.  사건을 해결하기 위한 과정이 썩 좋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나중에서야 그녀의 뒷통수를 치고 만다. 샘 스페이드는 애초부터 오쇼네시를 끝까지 믿고 있지 않았던 것이다.    

자신이 정의로운 사회를 구현하는 법의 심판자인마냥 범죄자를 응징하는 샘의 태도 역시 못마땅하고 차마 눈 뜨고 보기에는 거북스러웠다.  아무리 그가 악의 무리를 소탕하는 탐정이라고 해도 그의 삶에는 ' 정의 ' 와는 거리가 멀다. 죽은 동료 몰래 동료의 아내와 은밀히 연분의 정을 나누웠으며 사건 해결 과정 중에서 오쇼네시에게 돈을 요구하기도 한다. 사건 해결하는데 별 도움도 안 되는 비용인데도 말이다.   

샘 스페이드, 그도 불신과 허위로 치장하고 다닌 인물이었다.

대실 해밋는 이 소설 한 편 덕분에 하드보일드 추리소설의 대명사가 되었으며 샘 스페이드는 하드보일드 탐정의 대표적인 인물이 되었다.  그리고, 많은 독자들은 이 ' 까도남 ' 탐정의 이야기에 열광을 하였다.  암흑가의 제왕 알 카포네를 영웅으로 생각하는 1920년대 사회 분위기를 생각하면 독자들의 샘 스페이드 신드롬은 당연한 사회적 흐름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와 실제로 마주칠 일은 없겠지만, 정말 만약에 그를 만나게 된다면 한 번 묻고 싶다.    

 

 , , , , ,

 

 

  

 

" 샘 스페이드 씨, 죽은 동료를 신뢰하지 않았으며 애초부터 불쌍한 여인 오쇼네시마저 믿지 않았던 당신을 내가 믿어야 하나요?   그리고, 당신과 같이 어두운 사회 때문에 불신과 가식으로 치장해야만 했던 오쇼네시를 그렇게 냉담하게 내쳐버려야 했습니까?    

이게 최선입니까?   정말, 당신이라는 사람은 잔인하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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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시스 2011-01-21 2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워지고 싸늘해지는 문학이라니, 나도 킵해놔야지!^^

[그러면 나를 좀 믿어 주세요. 아, 나는 너무 외롭고 두려워요. 당신이 도와주지 않으면 나는 의지할 사람이 아무도 없어요.]
여기 꽂혔거든요. 좋아요, 이거.

cyrus 2011-01-21 23:20   좋아요 0 | URL
이 소설 읽으면서 오쇼네시가 제일 불쌍했어요. 비록 자신의 마음 속에서
비롯된 기우 때문에 죄의 대가를 받았지만,, 유일하게 기대려고 했던
샘 스페이드에게 제대로 버림 받은 결말이 인상 깊으면서 씁쓸했었습니다.

stella.K 2011-01-22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니까요. 확실히 추운 날 저런 책 읽으면 진짜 더 추워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추운 나라에서 온 스파이>나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 같은 걸
제가 못 읽고 있다는 것 아닙니까.ㅎㅎ
더구나 하드보일드는 더더욱.
'카우보이 비밥' 극장판을 봤는데 그림은 좋은데 영 땡기지를 않아 결국 보다 자고
다시 안 보고 있습니다. 그것도 하드보일드잖아요.
전에 바람구두님이 극찬을 했었는데 도무지 제가 이쪽 취향이 아니라.ㅠㅠ
근데 시루스님 리뷰가 점점 분석적이 되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것도 하드보일이라면 하드보일이랄까?ㅎ
아무튼 좋습니다.^^

cyrus 2011-01-22 14:04   좋아요 0 | URL
스텔라님이 언급하신 두 소설, 읽어보려고 했었는데, 괜히 읽다가 더 추워질거 같네요^^ 저도 카우보이 비밥 재미있게 봤어요, 그 땐 만화 속 주인공 스파이크가 멋있었는데,,^^;;

노이에자이트 2011-01-22 16: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팜므 파탈만 있냐...옴므 파탈도 있다는 것을 제대로 보여준 작품이죠.저는 아주 오래전 영화로도 봤습니다.험프리 보가트가 옴므 파탈의 진수를 보여주지요.

cyrus 2011-01-22 17:38   좋아요 0 | URL
저도 그 영화 보고 싶어요. 소설보다 영화가 뛰어나다고 하더군요.

양철나무꾼 2011-01-22 1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밋 해실의 ‘몰타의 매’ 비껴갈 수 없죠.
'까도남'정도론 부족하죠, ‘차도남’도 약해요.
추워요, 냉랭하고...근데, 좀 멋진건도 사실이예요. 철퍼덕~

cyrus 2011-01-22 21:46   좋아요 0 | URL
맞아요. 위의 노자님 말씀대로 샘 스페이드는 옴므파탈의 대명사인거 같아요 ^^
 
미다스의 노예들 바벨의 도서관 9
잭 런던 지음, 김훈 옮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기획 / 바다출판사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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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나지 않은 잔인한 게임 

 

작년 연말 무렵에 <쏘우 3D>가 개봉되었다. 직쏘가 제시한 끔찍한 살육 게임이 또 한 번 시작된 것이다. 영화 전작과 2편을 무척 재미있게 봤었지만, 그 다음 시리즈들은 보지 않았다. 아니, 보지 않았다기보다는 일부러 안 봤다.  시리즈가 계속 나오면 나올수록 선혈이 낭자한 장면들만 많아질뿐 전작의 명성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정상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잔인한 살인 장면들이 난무하는 영상을 계속 본다는 것도 고역이기는 마찬가지다.  그런데, 이번에 나온 일곱번째 쏘우 시리즈가 3D라니 , , ,  안 그래도 잔인하고 충격적인 살육 장면들이 더 실감나게 그려질 것이다. 식후경으로 극장에서 이 영화를 봐서는 정말 안 될 일이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쏘우 3D>가 국내에 개봉된지 얼마 안 되, 우리나라에도 정말 영화 속 직쏘의 게임과 유사한 사건이 일어났다.   

' 캣쏘우(Catsaw) ' 라는 네티즌이 아기고양이를 처참히 난자한 잔인한 사진과 영화 <쏘우>를 모방한 문제의 글을 최대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림으로써 많은 네티즌들이 충격과 분노에 휩싸였다.  캣쏘우가 올린 사진 속 새끼고양이는 턱이 잘려나가 출혈이 심한 상태였다.  캣쏘우는 고양이를 소홀히 대하는 자들을 위한 일종의 경고임을 암시하면서 죽어가는 고양이를 살리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욕설과 모독감을 주지 않으면서 설득만 시키면 된다고 하는 것이었다. 영화 <쏘우>의 직쏘처럼 네티즌들에게 새끼고양이의 목숨을 걸고 살인 게임을 제안한 것이다.   

유명 공포영화를 패러디한것치고는 너무 잔인하다. 아무리 말 못하는 동물에게 잔인한 행위를 한 것도 문제지만 단 하나 밖에 없는 생명의 목숨을 내걸고 게임을 한다는 것은 윤리적으로 도가 지나친 엄연한 동물학대이다.  현재까지 인터넷 포털 사이트 상에서는 캣쏘우는 게임을 빙자한 5번째 범행을 예고하였다.  이 사건을 담당한 경찰은 캣쏘우로 의심되는 용의자들을 압축하였지만 지금도 캣쏘우의 정체는 파악하지 못한 상태이다.  경찰이 지목하는 용의자 후보 중에는 동물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네티즌도 포함되어 있다.   

영화 속 직쏘 게임은 이제 끝났지만, 캣쏘우의 게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사건이 미궁으로 가면 갈수록 캣쏘우는 어둠의 활개를 치고 있다. 수많은 네티즌들은 충격과 분노 속에서 끝나지 않은 잔인한 게임을 지켜보면서 아무런 죄가 없는 또 다른 네티즌들을 향한 근거 없는 의혹과 마녀사냥도 생겨나고 있다.   

   

 

  세기말의 직쏘, 마이더스의 노예들 (M. of. M.) 

재미있게도, 잭 런던의 단편소설 <마이더스의 노예들>에서도 영화 속 직쏘의 살인 게임과 유사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황야의 이리><강철 군화>로 국내에 많이 알려진 작가이지만 이 단편소설은 국내에서 처음 소개된, 독자들에게는 생소한 작품이다. 

80, 90년대 운동권 시기 때 잭 런던의 <강철 군화>가 많이 읽혔던 독서의 유행에서 알 수 있듯이 잭 런던은 19세기 말에 불어왔던 마르크스의 사회주의 사상에 심취하였다. 이 소설에도 사회주의 사상의 영향이 물씬 풍기고 있다. 이 단편소설에서는 프롤레타리아를 착취하는 부르주아의 자본주의 사회에 혐오하는 사회단체로 빙자한 비밀집단이 등장하는데 자신들 스스로 '마이더스의 노예들 ( M. of. M .) ' 이라고 부르고 있다. 마이더스의 노예들은 기업을 운영하는 부르주아들에게 접근하여 돈을 달라고 협박을 하는데 만약에 기간 내에 돈을 지불하지 않으면 주변 사람들을 하나씩 살해한다.  
  

우리 마이더스의 노예들은 임금 노예들이 되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그 거대한 기업연합체들(거기서 선생은 선생의 지분을 갖고 있지요)은 그들의 세계에서 우리가 마땅히 차지해야 할 자리, 곧 우리의 지식인들이 우리가 차지할 권리가 있다고 규정한 자리에 올라서는 걸 가로막고 있습니다. 어째서 그럴까요?  그 이유는 우리가 자본이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천민들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여느 천민들과는 다릅니다. 우리는 가장 뛰어난 뇌를 갖고 있고, 또 어리석은 도덕관념이나 사회적 윤리관 따위를 갖고 있지 않습니다.  

(중략)  

이제 우리는 이 세상의 자본가 계급에게 도전장을 던지고 있습니다. 자본가 계급은 싸우기를 원하든 원치 않든 간에 결국은 싸울 수밖에 없을 겁니다.   

(중략) 

선생이 우리의 요구 조건을 수락하고 제 시간 내에 적절한 행동을 하신다면 그 사람의 목숨을 구할 수 있을 겁니다.

 - 잭 런던 <마이더스의 노예들>, p 113~115 -

부르주아의 자본에 착취당하는 ' 임금 노예' 로 자처하는 마이더스의 노예들은 얼핏 사회주의 사상상을 지향하는 사회단체를 보고 있는 느낌을 준다.  기존 사회체제를 부정한다는 점에서는 아나키즘(anarchism)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자신들이 지향하고자하는 사상을 널리 전파하기 위한 수단과 방법은 분명 잘못되었다.  자신의 표적인 귀족과 친분이 있으면서도 아무런 죄가 없는 선량한 사람들을 하나씩 살해하기 때문이다.  살해하고 난 뒤도 희생자들에 대한 일말의 동정심이나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 이들은 아무 일 없다듯이 계속 협박 편지를 보낸다. 연쇄살인을 자행하는 악의 무리처럼 귀족들을 대상으로 어마어마한 금액을 요구하는 것뿐만 아니라 살해 협박을 하는 이들의 어두운 본성은 결말에 이를수록 치밀하면서도 무시무시하기만 하다.  

마이더스의 노예들의 표적이 된 귀족은 결국 의문의 죽음을 맞게 되는데 이들의 손아귀에 한 번 들어가는 이상 절대로 헤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직쏘와 캣쏘우의 정체가 탄로나지 않는 이상 이들이 만든 살인 게임이 이어지듯이 이 소설 역시 마이더스의 노예들의 정체가 알려지지 않은 채 끝이 나고 만다. 
 

  

 

  M. of. M.의 살인 게임

하지만, 잔인한 범죄들을 보게 되면 마이더스의 노예들은 단순히 돈을 노리는 악의 집단도 아니며 부르주아와 기존 사회체제를 부정하는 새롭게 떠오르는 새로운 개혁사상을 지향하는 집단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이들이 저지른 첫번째 희생자는 귀족과 전혀 관련 없는 이름 모를 노동자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들의 범죄 수법은 선량한 시민들을 연쇄적으로 살해하는 범죄 집단의 수법과 비슷하다.  

10월 1일 전까지 광고를 통해서 알려주시는 게 좋을 겁니다. 만일 그렇지 하지 않을 때는 우리가 진지한 자세로 이런 요구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드리기 위해 바로 그 날짜에 이스트 39번가에서 한 사람을 죽일 겁니다. 노동자인 사람을.  선생도 모르고 우리도 모르는 사람을,  

 - p 114 - 

 
어떻게 보면 직쏘와 캣쏘우의 협박문을 보는 느낌을 준다. 아무런 죄도 없고, 자신들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시민과 고양이들을 대상으로 살인 게임을 하는 것처럼.   

우리는 잘못한 사회적 선택이 빚어낸 존재들입니다. 우리는 힘에는 힘으로 맞섭니다. 선생은 선생의 임금 노예들을 짓밟음으로써 살아남았습니다.  오로지 강한 자들만이 살아남을 겁니다. 우리는 적자생존의 원리를 믿습니다.  선생의 지시를 받은 전투 지휘관들은 수십 차례에 걸친 격렬한 파업 사태의 과정에서 선생의 피고용인들을 개처럼 쏘아 죽였습니다. 그런 수단에 의지해서 선생은 살아남았습니다. 우리는 그런 결과에 불평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선생과 마찬가지로 자연법을 인정하고 그 안에서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제 다음과 같은 의문이 일어납니다. 

현재와 같은 사회 환경 아래 선생과 우리 중에서 어느 쪽이 살아남게 될까?

 - p 130 -

 

마이더스의 노예들이 진정 말하고 싶었고, 지향하고자 했던 것은 어쩌면 다윈의 진화론일지도 모르겠다. 약한 자들은 멸종하게 되고, 오직 강한 자들만이 살아남는다는 다윈의 사상에 열렬히 신봉하고 있으면 자신이 믿고 있는 사상을 이용하여 자신만의 살인 게임을 만들어놓았던 것이다.  

마지막에 마이더스의 노예들이 제기하고 있는 의문은 세기말에 살고 있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이 이야기를 읽는 독자들을 겨냥한 질문인 셈이다. 답을 찾을 수 없는 질문을 선사해줌으로써 마이더스의 노예들은 어디선가 또 다른 표적을 찾아서 잔인한 살인을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마이더스의 노예들보다 더 무서운 것 

이 소설은 정체를 알 수 없는 광적인 비밀집단의 활동이라는 무시무시한 주제를 다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기말에 유행하던 고딕소설에서 볼 수 있는 긴장감은 찾아볼 수가 없다.  그리고, 작가 자신이 지지했던 사회주의와 다위니즘을 강력하게 옹호하려는 의도도 보이지 않는다.   

잭 런던은 이 소설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어했던 것일까?  

단순히 세기말이 낳은 무시무시한 비밀집단을 고발하려고 쓴 것은 아닐 것이다. 이 소설에서는 마이더스의 노예의 존재감에서 비롯되어 대중들을 자극하고 있는 불안과 공포 심리가 반영되어 있다.  

마이더스의 노예들의 계속된 협박편지와 연쇄 살인에 표적 대상인 귀족뿐만 아니라 이 사건의 경과를 지켜보는 시민의 입장으로 대변되는 화자의 묘사는 무서운 연쇄사건 때문에 민심이 혼란해진 시대상을 보여주고 있다.    

노동자, 노약자 심지어 경찰관까지 마이더스의 노예들에게 희생되자, 사회는 더욱 더 혼란에 빠지게 된다.  

평화를 지키는 이들이 이렇게 대로에서 무자비한 총탄의 희생자들이 되는 걸 보면 우리 사회는 참으로 불안한 사회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 p 119 - 

공포와 혼란 속에서도 경찰은 마이더스의 노예들을 소탕하기 위해서 수 천 명의 범죄자들을 감시하였고 조사를 벌였지만, 이들에 대한 작은 단서조차도 발견하지 못할 정도로 속수무책이었다. 

불안이 감도는 사회에는 상대방에 대한 믿음마저도 실종하게 된다. 보이지 않는 적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아무 죄도 없는 사람들이 의심을 받고 마녀사냥에 희생되는 것이다. 결국, 잭 런던은 이 소설을 통해서 세상을 혹세무민하는 세력과 사상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대중들의 불안 심리를 날카롭게 포착한 것이다.    

직쏘, 캣쏘우 그리고 마이더스의 노예들은 사람의 목숨을 가지고 즐거운 게임인마냥 자신들의 행위를 즐기고 있다.  그리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신이 만든 게임 앞에서 감당하지 못한채 ' Game Over ' 가 되어 불안과 공포에 떨고 있는 대중들을 즐겁게 보고 있을 것이다.    

잭 런던의 소설이 쓰여진지 수백 년이 지난 지금도 M. of. M.의 유령은 그렇게 떠돌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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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조부 2011-01-13 0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월 15일날 모임 어떻게 오냐? 오게되면 전철역에서 만나서

같이 가자고 ㅋ

cyrus 2011-01-13 13:50   좋아요 0 | URL
이번에는 무궁화호 타고 가야겠어요. 아마도 10시 출발하는 무궁화 타고
서울역에 도착하면 오후 1시 40분쯤될거 같아요. 만날 수 있으면
점심 같이 먹고 출판사로 가요.

다이조부 2011-01-13 1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날 낮에 방문할데가 있어서

점심은 힘들겠다. ㅋ 역에서 만나자고 친구 ^^

그리고~ 난 너처럼 20대가 아니잖아 ㅎㅎㅎ

미팅은 고딩 이나 잘 봐줘야 대학생이나 하는거지 ㅋㅋ 내 나이 되면

이제 슬슬 선 보라고 압박이다 캬캬캬

cyrus 2011-01-13 21:01   좋아요 0 | URL
ㅎㅎ 성공하시길 바라요 ^^

2011-01-13 15: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1-13 21: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1-01-13 16: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이 그 유명한 그 책이군여~
한번 볼까 싶다가도...고딕 소설은 좀~~~
님의 리뷰를 보니 '혹~' 호기심은 생기네요~^^

cyrus 2011-01-13 21:05   좋아요 0 | URL
보르헤스가 선정한 단편소설들을 수록한 문학전집이에요.
어떻게 보면 세계의 단편소설 전집이라고 보면 될거 같아요.
현재 10권까지 나왔는데 총 29권 완간을 목표로 하고 있다네요.
그런데 생각보다 인지도가 낮아서 도서관에서 이 전집 한권 구하는데도
어렵네요^^;;

다이조부 2011-01-15 05: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네의 닉네임 의 동명의 영화가 올해 개봉하나봐! ^^


조금 있다 얼굴 보겟네 ㅋㅋㅋㅋ

기차 타고 올라오느라고 피곤하겠네 ㅎㅎ

cyrus 2011-01-15 09:17   좋아요 0 | URL
정말요!! ^^;; 나오면 꼭 봐야겠네요ㅎㅎ
저 이제 출발하려구요. 나중에 연락할께요.

starover 2011-01-20 2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잭 런던의 소설이라서 더 관심이 갑니다.

cyrus 2011-01-20 23:38   좋아요 0 | URL
이 책뿐만 아니라 다른 바벨의 도서관 시리즈들도 좋답니다.
국내에서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세계 문학가들의 단편소설들을
만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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