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는 우리의 면역계가 약해지는 순간에 불청객으로 찾아와 괴롭힌다. 제아무리 건강한 사람도 살다 보면 피해갈 수 없는 것이 감기다. 대개 견뎌내기도 하고 시간이 흐르면 낫기도 한다. 나는 몸살 기운이 있으면 병원에 가는 대신 따뜻한 물을 마시거나 비타민 C가 함유된 과일을 섭취하면서 휴식을 취했다. 그리고 몸을 따뜻하게 해서 일찍 잠을 청했다. 그렇게 해서 하루 푹 자고 나면 몸살 기운이 사라졌다. 하지만 우습게 여겼다가 심각한 후유증과 합병증으로 고생할 수 있다. 이번 달에 감기, 아니 독감의 위력에 아주 호되게 당했다.

 

감기는 코나 목의 점막이 다양한 종류의 바이러스에 감염돼 일어나는 급성 염증성 질환이다. 따라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해 감염되는 독감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감기는 일반적으로 콧물, 기침, 발열 증상 등이 나타나다가 1주일 정도 지나고 나면 가라앉는다. 반면 독감은 몸속에 침투한 바이러스가 활발히 복제하는 잠복기가 시작되면 발생한다. 이때 고열과 두통이 동반되고, 심하면 근육통도 생긴다. 고통스러운 전신 증상이 지속하면 폐렴과 같은 합병증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나는 근육통에 가까운 증상이 오지 않았지만, 며칠 동안 식욕이 떨어졌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몸을 가누기 힘들었다. 하필 독감 증상이 목요일부터 생기는 바람에 금요일 하루 동안 직장에서 시간을 보내는 게 버거웠다. 토, 일요일 내내 집에 누워 있었다. 그날 진짜 이불 밖이 위험하다는 걸 몸으로 느꼈다.

 

독감은 매년 약간씩 다른 균주들이 지역별로 유행하나 드물게 새로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전 세계적으로 퍼질 때가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1918년부터 3년 동안 전 세계를 휩쓴 스페인 독감이다. 독감은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미군들이 바이러스를 묻혀와 미국에 퍼뜨린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도 스페인 독감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지게 된 것은 유행 초기 스페인에서 사망자가 대량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스페인 독감은 중세의 흑사병보다 더 무섭다고 했다. 8개로 이루어진 바이러스 유전자가 불안정한 구조여서 매년 변종이 나타나기 때문에 독감을 가장 효율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백신 접종이다. 예방주사의 효력이 1년밖에 지속이 안 되므로 매년 접종을 받아야 한다.

 

독감은 치료제가 있는 반면, 감기는 아직 치료제가 없어 환자들을 더욱 곤혹스럽게 한다. 환자들은 그럴 때마다 습관적으로 약물을 복용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이는 바람직스럽지 못한 습관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일반적으로 약국에서 판매되는 종합감기약에는 항히스타민제, 혈관수축제, 해열제 등 각종 약물이 들어 있는데 이는 어디까지나 증상을 완화하는 것일 뿐 근본적인 치료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약을 자주 먹게 되면 인체의 내성을 키우게 되고, 정작 필요할 때 약을 복용해도 약효가 지속되지 않은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인간은 각종 바이러스에 노출된 상태로 살아가고 있다. 과학자들은 앞으로도 바이러스를 퇴치하거나 인체의 면역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반면에 바이러스도 마찬가지다. 특히 감기 바이러스는 리노바이러스(rhinovirus), 아데노바이러스(Adenovirus), 파라인플루엔자(parainfluenza) 등 수백 가지인데다 이들은 끊임없이 변신한다. 미국의 과학 저널리스트 칼 짐머는 인류가 리노바이러스를 과소평가하기 때문에 며칠 만에 치유할 수 있는 감기를 불치병으로 인식한다고 주장했다. 비단 리노바이러스뿐이겠는가. 우린 바이러스가 어떻게 감기를 유발하는지 잘 모른다.

 

인간은 오로지 자기 복제를 위해 무차별로 인체를 공격하는 바이러스에 취약하다. 바이러스가 인체에 침투하고, 나아가 인간 사이의 전염이 가능할 정도로 변이를 일으키면 심각한 위협이 된다. 바이러스는 인류에게 해롭기만 한 존재일까. 칼 짐머는 바이러스가 없으면 인류는 존재하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바이러스는 산소의 상당 부분을 생산하며 지구의 기온을 조절하는 데에도 필요한 존재다. 바이러스는 파괴하는 자와 구원자의 모습을 동시에 가진 야누스 같은 존재다. 인류의 삶을 파괴하기도, 생명 활동을 돕기도 한다. 숙주인 사람과 우리가 병원체로 생각하는 바이러스가 공존하는 것도 하나의 자연 질서다.

 

감기 바이러스는 언제 어디서나 우리를 둘러싸여 있고, 계속 우리 몸에 침투하고 있다. 감기에 걸리고 걸리지 않음은, 바이러스가 아닌 몸의 면역력에 의해서 결정된다. 그래서 나는 감기에 걸리면 감기약을 먹지 않는 편이다. 알고 보면 감기는 단순한 질병이면서도 내 몸의 변화를 감지하여 면역력이 약해졌음을 알리는 경고 신호가 된다. 이럴 때 약을 의지하기보다는 면역력이 회복될 수 있게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야근과 주말근무를 당연하게 여기는 헬조선식 근로문화가 사라지지 않는 이상, 감기는 불치병으로 매년 우리를 괴롭힐 것이다.

 

 

 


※ 지나 콜라타의 《독감》은 1999년에 출간되었고, 2003년에 국내에 번역되었다. 지나 콜라타는 스페인 독감을 일으킨 바이러스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독감》을 집필했다. 이 책이 출간되고, 4년 뒤 국내에 소개되는 동안 스페인 독감의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그래도 독감이 인류에 미친 영향을 소개하는데 이만한 책은 없다. 2005년, 스페인 독감은 A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변형인 ‘H1N1’으로 밝혀졌다. 우린 이 바이러스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해도, 너무나도 친숙한 녀석이다. 2009년에 유행했고, 우리나라에서는 ‘신종 플루’로 알려진 그 녀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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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한엄마 2016-12-30 21: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글을 읽으니-갑자기 사일러스님께 감기 조심하라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네요.^^
올 한 해 사일러스님 덕분에 꽉 찬 즐거운 한 해 보냈습니다.
내년에도 좋은 글로 제 친구가 되어주세요.
올해만큼 내년에도 복된 한 해 되길 기원합니다.-^^

cyrus 2016-12-31 16:22   좋아요 0 | URL
독감이 내년에도 유행할 수 있다고 합니다. 백신 접종을 해야겠어요.. ㅎㅎㅎ

제가 올해 특별히 잘한 일이 없었던 것 같아요. 이웃님들을 많이 만나면서 좋은 글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내년에도 꿀꿀이님의 글을 많이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서니데이 2016-12-30 22: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감기도 유행바이러스가 다른 만큼 감기따라 많이 다른 것 같아요.
이번에는 열도 많이 나고 근육통이 심해요.
하지만 독감은 증상이 더 심하다는 거겠지, 싶어요.

cyrus님, 올해 제 서재 많이 와주시고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내년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행복한 연말, 희망가득한 새해 맞으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cyrus 2016-12-31 16:26   좋아요 1 | URL
독감 증상 이후에 생기는 합병증이 무서워요. 오래 방치하면 폐렴이 발생할 수 있다고 합니다.

올해 서니데이님에게 책, 티코스터 선물을 받았는데, 내년에는 제가 먼저 기습 선물을 드리겠습니다. ^^

구름물고기 2016-12-30 23: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글들 매번 잘 읽고 있어요 다음해에도 잘 읽을테니 많이 부탁드려요 ㅋ

cyrus 2016-12-31 16:27   좋아요 0 | URL
제 글이 길어서 북플로 읽기 힘들텐데 조금이라도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

AgalmA 2016-12-31 00: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주말엔 잘 안 나타나셔서 서재 쉬면서 책을 읽으시는 걸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프셨던 주말엔 누가 알아주는 사람도 없고 좀 서글프셨을 듯...
cyrus님 내년엔 특히 건강하시길 바라고, 도타운 대화 많이 나누길^^/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cyrus 2016-12-31 16:30   좋아요 0 | URL
주말에 쉬는 게 정상인데 가족 중 저 혼자 감기에 걸리는 바람에 따가운 눈치를 받느라 괴로웠습니다. ㅎㅎㅎ

Agalma님도 건강하시고, 내년에도 자주 뵙고 싶습니다. ^^

꼬마요정 2016-12-31 07: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cyrus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ㅎㅎ
독감은 정말 무서운 녀석이군요. 전 다행히 강제로 백신을 맞았는데 고마워하고 있습니다. 이번 독감 무섭더라구요~ cyrus님은 이제 다 나으신건지.. 건강이 젤 중요합니다~^^

cyrus 2016-12-31 16:36   좋아요 1 | URL
다 나았습니다. 기침, 콧물이 멈춰서 완전히 다 나은 줄 알았는데, 이틀 동안 가래가 생겨서 독감의 위력을 몸으로 느꼈습니다. ㅎㅎㅎ

꼬마요정님도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blanca 2016-12-31 09: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감기와 독감, 저도 아이를 키우다 보니 관심이 많이 가는 주제예요. 뉴튼지 찾아서 읽어보기도 했는데 아무래도 저는 좀 이해가 어렵더라고요. 소개해주신 독감 관련 책 찾아봐야겠어요. 몸 빨리 회복하시기를 바라요.

cyrus 2016-12-31 16:38   좋아요 0 | URL
blanca님이 쓰신《면역에 관하여》 리뷰를 보고, 책을 읽게 됐습니다. 정말 부모가 읽어봐야 할 책이었습니다.

yureka01 2016-12-31 09: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1차 세계대전때 전투로 죽은 사람보다 스페인 독감으로 죽은 사람이 더 많다고 ㄷㄷㄷ.고열.오한.심한 근육통..이게 심해지면 혼수상태가 오거든요...그래서 그냥 버티면 죽을 수 있겟구나 싶었죠...이젠 좀 회복되었는지요...

cyrus 2016-12-31 16:41   좋아요 0 | URL
이제는 괜찮습니다. 기침이 멎은 이후 이틀동안 가래가 많이 생겨서 조금 걱정했어요. 이런 상황은 처음이었거든요. 폐렴 초기 증상 중 하나가 잦은 가래라고 하더군요. ^^;;

jeje 2016-12-31 20: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감기약은 치료가 아니라 증상을 완화시키는 것이란것을 알면서도 쉴시간이 마땅치 않으면 조금이라도 편하게 (??) 아프기 위해서 먹어요 ㅠ
새해에는 면역력을 더욱 키우시고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cyrus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cyrus 2017-01-02 13:20   좋아요 0 | URL
빨리 낫고 싶은 마음이 생길수록 약에 의존하는 것 같아요. 사실 약을 먹지 않으면 감기 증상이 오래 갑니다. 그 기간이 정말 힘들어요. ^^;;

jeje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세요. ^^

나비종 2017-01-02 02: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차라리 합법적으로 쉴 수 있는 독감이길 바랬던 감기가 3주 이상 계속 되어서 저 역시 12월에는 힘들더군요.
항상 건강하시고, cyrus님과 님의 주변에 웃음 가득하고, 휴식같은 날들이 많아지길 바랍니다^^

cyrus 2017-01-02 13:30   좋아요 0 | URL
3주면 진짜 고생하셨겠어요. 저는 일주일동안 증상에 시달리니까 아무 것도 하기 싫었어요. ㅎㅎㅎ

나비종님도 건강하시고, 올해에 즐거운 일들이 많이 있길 바랍니다. ^^
 
면역에 관하여
율라 비스 지음, 김명남 옮김 / 열린책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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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은 인류의 공중보건 위생에 지대한 영향을 준 발명품이다. 제너, 파스퇴르 같은 학자들 덕분에 매년 백신으로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질병으로부터 보호받고 있다. 인류는 백신의 개발과 예방접종의 확대를 통해서 질병에 의한 사망률을 지속해서 낮추어왔다. 우리가 질병에 의한 사망률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것은 예방접종을 하기 때문이다. 물론 백신의 위험성에 대한 우려도 있다. 올해 6월 말부터 만 12세 여성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자궁경부암 무료 예방접종이 시행되자 일부 부모들은 예방접종에 사용되는 백신의 안전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예방접종 부작용을 둘러싼 논란이 일어나면 한쪽에서는 ‘백신 무용론’을 펼치고, 다른 한쪽에서는 어린이 건강과 국민보건을 위한 질병 예방 차원에서 예방접종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최근 자연주의 삶을 표방하는 부모들이 늘면서 예방접종 논란이 더욱 가열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수두에 걸린 아이를 불러 파티를 여는 ‘수두 파티’가 유행하기도 했다. 자연주의 삶을 실천하는 엄마들은 수두는 어릴 때 걸리면 증상이 가볍고 자연면역이 생기기 때문에 예방주사보다 안전하다고 주장한다. 자연주의 육아법은 영유아를 키울 때 예방접종을 맞히지 않고 자신의 면역력만으로 병을 극복해내도록 유도한다. 이 같은 사회 분위기에 따라 외국에서는 예방접종의 부작용을 지적하는 전문가들도 등장하고 있다.

 

부모들은 자녀의 건강에 매우 예민하다. 자녀가 아프지 않고 원활히 성장할 수 있도록 부모들을 노력하기 마련이다. 부모의 걱정은 끝이 없다. 예방접종이 가능한 시기가 다가오면 당연히 걱정이 커지게 된다. 자녀를 둔 어머니이자 작가인 율라 비스도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컸다. 그녀 역시 백신의 위험성에 걱정했다. 이 같은 상황을 돌파할 수 있는 그녀의 유일한 길이 바로 글쓰기이다. 누구에게도 이야기하지 못하고 가슴 속에 꼭꼭 감추어 놓은 고민이 있다. 그러한 고민을 털어내지 못하고 하나둘씩 쌓이면 병이 된다.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자신을 잃지 않는 방법은 마음을 다스리는 글쓰기다. 율라 비스의 《면역에 관하여》는 엄마로서 육아의 건강관리에 대한 자기 생각을 조건 없이 쏟아낸 솔직한 기록이다. 그녀는 글쓰기를 통해 백신이라는 단어를 생각하는 의심과 두려움을 걷어낸다.

 

몸에 해로울 수 있는 인공적인 것을 최대한 피하는 자연주의는 개인의 삶의 방식으로 존중할 수 있다. 그러나 자연주의 부모들에게 치명적인 허점이 있다. 백신 무용론을 지나치게 믿는 반응이다. 이는 면역에 대한 무지와 오해가 부른 편견이다. 인체는 태어날 때 받은 선천면역과 살아가면서 획득하는 후천면역이 서로 조화를 이뤄 자신을 위험에서 효율적으로 방어하도록 진화되어왔다. 즉 면역계는 바이러스, 박테리아 등 외부 침입자들과 반응하면서 면역력을 강화한다. 그런데 세균에 의한 독소가 인체에 지나치게 많아지면 인체 내에서 핵폭탄에 버금가는 해를 끼치게 된다. 합병증이 일어나서 사망으로 이어진다. 백신 부작용과 관련된 잘못된 정보, 면역계의 자가 능력을 지나치게 믿으면 아이를 괴롭히는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이 세상에 만병통치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세상에 나와 있는 모든 약이 그러하듯 백신 역시 부작용이 있다. 전문가들은 백신에서 발생 가능한 극히 드문 부작용보다는 백신 접종으로 인한 질병 예방 효과가 훨씬 더 크다고 주장한다. 만약에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사람 한 명이 전염병에 걸리면 집단유행으로 번질 수 있다. 그 사람 건강은 물론 주변 사람들 모두의 안전을 위해서라면 예방접종을 철저히 해야 한다. 예방접종이 의무사항이 아니라서 예방접종을 거부하는 부모들을 제재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그들이 자연주의 육아를 신봉해서 초래한 최악의 결과에 스스로 책임지고 반성해야 한다. 감염 증상 및 사망률 증가의 원인을 정부의 감염관리 체계의 문제로 떠넘기는 반응은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화풀이한 격이다. 이러한 갈등이 생기지 않으려면 방역 행정에 한 치의 소홀함도 있어서는 안 된다. 일단 백신 부작용에 대한 유언비어와 불안감이 확산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백신은 우리에게 좋은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백신은 ‘우리 편’, 바이러스 등 세균은 ‘악당’이라고 여겨온 믿음이 흔들리고 있다. 인류의 역사는 전염병을 비롯한 질병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때로는 굴복하고 때로는 극복하면서 인류는 질병과 함께 살아왔다. 몸속에 좋은 세균이 늘어나면 면역력이 향상돼 각종 질병을 막는 데 도움 된다. 율라 비스는 인류와 세균을 서로 균형을 이루어 정원 속에서 살아가는 공유 관계로 비유했다. 좋든 나쁘든 우린 평생 세균의 영향력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세균은 인류가 몸속에 지녀야 할 영원한 동반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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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6-12-30 17: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독감이 유행인 요즘이네요^^: cyrus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한 한 해 되세요. 내년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cyrus 2016-12-30 19:55   좋아요 1 | URL
고맙습니다. 내년에도 호랑이님의 좋은 글 많이 남겨주세요. 연의와 올해 마지막 주말 잘 보내세요. ^^

2016-12-30 20: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6-12-30 20:57   좋아요 0 | URL
건강에 좋은 음식 잘 먹고, 운동을 꾸준히 하면 면역력이 좋아질 겁니다. ^^

비로그인 2016-12-30 20: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독감과 함께 백신관련 서적이라 더욱 흥미롭습니다.
cyrus님 추운 겨울 건강하게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cyrus 2016-12-30 20:58   좋아요 0 | URL
알파벳님도 올해 마지막 주말 잘 보내세요. ^^

레삭매냐 2016-12-30 2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관심 가지고 있었는데 먼저
읽으셨네요.
도서관에서 빌려다 봐야겠습니다.

해피 뉴 이얼~

cyrus 2016-12-31 16:16   좋아요 0 | URL
자녀를 보살피는 부모가 읽어보면 좋은 책입니다. ^^

아무 2016-12-31 0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명남 번역가님 올해 열일하셨네요 ㅎㅎ 이 책이랑 <칼 세이건의 말> 찜해두고 있었는데..
문득 생각하니 전 군대에서 파상풍 주사를 마지막으로 백신을 맞은 기억이 없습니다^^;; 원래 1년 중 하루는 꼭 감기든 장염이든 앓는데, 올해는 그런 일도 없다보니.. 이렇게 제 건강을 맹신하면 안 될텐데요;;

cyrus 2016-12-31 16:19   좋아요 0 | URL
《면역에 관하여》 독자리뷰 중에는 번역에 이의를 제기한 내용이 있었어요. 저는 이 책 무난하게 읽었어요.

저는 마지막 백신이 2010년에 맞은 감기 주사였어요. 정말 오래됐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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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옥.한상근.엄상일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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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과학이 전문가들의 지적 관심의 대상으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았다. 현대로 오면서 급격한 발전과 함께 과학이 세분되고, 인간의 삶의 양식을 바꾸는 데 기여하는 정도가 확대되었다. 이러한 변화의 와중에서 추상적이고 사변적 성향이 강했던 수학도 이제는 일상의 한가운데에 들어와 있다. 수학은 과학기술의 발전, 더 크게는 문명의 발전에 기여하는 바가 더욱 크다. 존 폰 노이만이나 앨런 튜링 같은 수학자들이 과학기술의 진보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기 때문이다. 

튜링이 생각해낸 최초의 컴퓨터 개념인 ‘튜링 머신’은 컴퓨터의 실행과 저장에 관한 추상적인 모델이다. 이것은 알고리즘에 대한 엄밀한 수학적 정의를 위해 도입한 개념이다. 이 개념은 컴퓨터 과학 이론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데 특히 계산 복잡도 이론과 계산이론에서 아직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튜링은 최초의 컴퓨터로 공인된 에니악(ENIAC)보다 몇 년 앞서 암호를 해독하는 최초의 전자계산기를 만들었으며 오늘날 컴퓨터 프로그램 알고리즘 등의 창시자가 되는 셈이다.
 
알고리즘이란 어떤 일을 하는 방법 및 절차를 말한다. 즉 컴퓨터가 계산할 수 있도록 알고리즘이 효율적으로 지시한다. 컴퓨터는 순전히 사람의 지시(프로그램)에 의해서만 일을 하므로 어떤 알고리즘을 사용하는가는 무척 중요한 문제이다. 그래서 컴퓨터 알고리즘은 많이 연구되어있고 중요한 연구 분야이다. 기존의 알고리즘은 ‘과거에 무슨 일이 일어났나?’에 대한 답을 찾았다면, 이제는 ‘미래에 무슨 일이 일어날까?'에 대한 답을 찾아내야 한다. 알고리즘은 데이터의 홍수 속에서 옥석을 가려내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오늘날의 수학자들은 논리적 분석을 통해 미래를 예측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하기 위해 연구에 힘 쏟고 있다.
 
사회가 발전함에 따라 수학은 계속 새로운 과제를 찾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디지털 정보통신분야와 계산 수학이다. 전자상거래와 금융결제 등 인터넷 비즈니스에서 정보보안은 사활이 걸린 문제이다. 고객의 정보가 새어나가거나 걸어둔 암호가 해독되면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입기 때문이다. 물론 이 문제가 경제 영역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국가안보와 직결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암호를 만들고, 해독하는 문제는 지식정보사회의 발전과 함께 새로운 연구 분야로 주목받고 있다. 즉 암호 기술은 수학 그 자체이다. 기상학자들은 계산 수학을 동원하여 변덕스러운 날씨를 정확하게 예보하는 일에 도전한다. 이런 시도는 슈퍼컴퓨터를 이용한 ‘수치예보 모델’이 있어서 가능하다. 슈퍼컴퓨터는 복잡한 유체역학방정식(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을 이용해 과거에 축적된 대기 상태(온도, 습도, 기압)에 대한 정보를 입력해 가까운 미래의 대기 상태를 계산해낸다. 그렇지만 이런 방식이 있다고 해서 예보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날씨의 불확실성이 날로 커지면서 기상 예측 방식의 재검토가 불가피하다. 변화무쌍한 대기의 흐름을 극히 제한된 방정식으로 모두 해결할 수는 없다. 유체역학 방정식은 초기 조건에 극도로 민감한 비선형(非線型)의 특성이 있다. 따라서 나비의 날갯짓(나비 효과)과 같은 사소한 이유로 날씨가 완전히 달라질 수도 있다. 
 
요즘 세상에서 가장 예측하기 힘든 것이 세 가지가 있다. 인간의 진화와 주식시장 그리고 일기예보. 그래서 고등 수학 이론과 첨단 슈퍼컴퓨터를 동원해도 일기예보가 자주 빗나간다. 100% 정확한 예보는 현재로썬 불가능하다. 하지만 미래의 날씨를 정확히 예측해 내는 것은 인류, 아니 기상학자들의 꿈이기도 하다. 이는 어쩌면 자연을 정복하고 싶은 인간의 욕망일지도 모른다. 우리의 환경은 기술로 인해 변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렇게 엄청나게 정보가 가득 찬 환경을 항해해 성공하기 위해 우리가 필요한 능력도 변한다. 우리가 각자의 환경에서 적응하고 잘살 수 있도록 갖추어야 할 것이 바로 계산하고, 추론하는 수리적 능력이다. 결국, 수학도 인문학과 마찬가지로 학문이라는 큰 범주로 이해해야 한다. 우리는 ‘왜 수학을 공부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해야 한다. 이에 대한 명쾌한 답을 하기는 쉽지 않다. 불확실성의 시대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 즉 무지는 이러한 불편함의 중요한 예이다. 이러한 무지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노력을 수학을 공부하는 목적으로 본다면, 하나의 답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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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12-13 0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고 보니 오늘 수학의 힘이란 책을 주문했는데 리뷰가 어쩐지 공감대 형성이 딱 들어 맞았네요..ㅎㅎㅎ

cyrus 2016-12-13 13:17   좋아요 1 | URL
《수학의 힘》이라는 책을 처음 알았습니다. 수학이 실생활에 어떻게 이용되는지 이 정도쯤 알아두면 수학이 어렵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

단발머리 2016-12-13 0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상예측에 계산수학이 동원되는군요.
일기예보가 틀리는 경우가 너무 많으니깐 그러려니 하고 살았는데, 정확한 예측을 위해 기상학자들이 애쓰고 있군요. ㅎㅎ

cyrus 2016-12-13 13:19   좋아요 0 | URL
외국에서는 슈퍼컴퓨터에 의존하지 않고 날씨 및 자연재해 예측하는 방식을 발견하기 위해 연구하고 있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여전히 슈퍼컴퓨터에 의존하는 단계의 수준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올해에 일기예보가 틀리는 일이 많았죠. ^^;;

transient-guest 2016-12-15 05: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치바나 다카시가 자연과학은 과거 고전의 위치처럼 현대의 교양이라고 하죠. 수학/과학을 조금 더 재미있게 배웠더라면 어땠을까 궁금합니다. 저는 수학/과학이 너무 싫었는데, 막상 나이들어서 보니 흥미있는 학문이더라구요. 어학/역사와 함께 수학/과학은 언젠가 천천히 다시 기초부터 공부해보고 싶은 분야입니다. 글에 완전공감..ㅎ

cyrus 2016-12-15 07:47   좋아요 0 | URL
저는 문과 출신이라서 수학, 과학을 좀 어렵게 느껴졌어요. 이제는 시험의 압박이 없으니까 기초지식부터 차근차근 공부한다면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 소리 없이 인류의 문명을 위협하는 붉은 재앙
조나단 월드먼 지음, 박병철 옮김 / 반니 / 2016년 8월
평점 :
절판


 

 

 

내가 자대로 배치받은 부대는 전투 지원 중대다. 우리 중대는 4.2인치 박격포 소대와 106mm 무반동총 소대로 나누어져 있다. 나는 박격포 소대로 들어갔다. 박격포를 대대적으로 정비해서 검사받는 기간이 있다. 그 기간이 다가오면 박격포를 구성하는 모든 장비 하나하나 구리스(윤활유의 군대 용어)로 닦는다. 장비 표면에 구리스를 얇게 펴듯이 발라 솔로 문지르면 녹이 제거된다. 다만, 구리스를 너무 많이 바르면 안 된다. 장비 표면에 남은 기름기를 제거하지 못하면 말라붙어서 찌꺼기 덩어리가 생긴다. 누렇게 뜬 녹을 지우기 보통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오래된 녹은 솔로 여러 번 문질러도 지워지지 않는다. 그래서 빼빠(사포의 군대 용어)로 녹을 긁어내면 좋은데, 너무 세게 긁으면 장비 표면에 긁힌 흔적이 남는다. 반짝반짝 광택이 나는 박격포를 원하는 간부와 말년 병장 들은 빼빠 사용을 못하게 한다. 그래서 기름 냄새가 잔뜩 나는 구리스를 발라 솔로 문지르는 단순 작업을 하는 수밖에 없다. 이러니 녹이 제대로 제거될 리 없었다.

 

가장 먼저 녹의 불편함을 밝힌 사람은 고대 로마의 장군이다. 장군은 녹이 생긴 투석기에 대해 불만이 생겼고, 그 불쾌한 감정을 병영일지에 기록했다. 장군의 심정을 이해할 만하다. 녹을 제거하지 않은 무기는 성능이 떨어진다. 군인들이 거의 매일 총기 수입을 하는 이유가 있다. 2년 전에 제대 하루 앞둔 말년 병장이 총열(총탄이 발사되는 원통 모양의 금속관)을 세탁기에 넣고 돌린 죄로 법정에 선 적이 있었다. 소총 손질을 지시하는 부대에 불만을 품고, 대충 닦으려다가 그만 발각되고 만 것이다. 총열 내부는 녹이 슬기 쉽다. 한쪽 눈으로 총열 내부를 들여다보면서 녹이 있는지 없는지 살펴봐야 하는데, 일개 병사들의 눈에는 녹이 잘 보이지 않는다. 시력이 좋고, 짬밥을 많이 먹은 간부들은 녹을 귀신같이 찾아낸다.

 

녹은 인류를 불편하게 만드는 자연 현상이다. 철은 여러 가지 도구와 무기는 물론이고 건축이나 조형물에도 널리 사용된다. 문제는 애써 만들어놓은 철제 제품이 쉽게 녹이 슬어버린다는 것이다. 심하게 녹이 슬어 부식된 물건은 폐품으로 전락한다. (Rust)의 저자 조나단 월드먼도 녹의 불편함을 참지 못한 이들 중 한 사람이다. 그는 지금까지 인류를 조용하게 괴롭힌 녹의 위력들을 알려준다.

 

녹은 철이 공기 중의 산소와 반응해서 만들어진 산화물이다. 단단한 화학결합으로 연결돼있던 철 원자들이 산소 때문에 뿔뿔이 흩어지기 때문에 녹슨 철은 쉽게 부서지게 된다. 쇠가 녹이 스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러한 화학반응은 지금도 우리가 알아차릴 수 없을 정도로 천천히 발생하고 있다. 그런데 이 문제가 위험한 안전사고의 치명적인 원인이 되기도 한다. 1982년에 미국 자유의 여신상 복원사업이 진행되지 않았으면, 누런 얼룩을 여기저기에 묻히고 서 있는 여신의 모습을 봐야 했다. 백여 년을 꿋꿋하게 버틴 자유의 여신 얼굴에 세월의 주름이 생기지 않는다. 그렇지만, 매일 빗물 샤워를 하고, 새똥의 공격을 받으면 철제 구조물에 녹이 슬기 시작한다. 미국의 상징도 예외가 아니다. 녹을 가볍게 무시하고, 철저하게 관리하지 않으면 손상을 초래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녹은 생각보다 우리 일상에 악영향을 줄 정도로 심각한 문제이다. (can)은 음식을 장기간 보관할 수 있게 만들어진 최고의 발명품이다. 하지만 가끔은 제조한 지 오래된 캔 내면이 부식되는 문제점이 생기기도 한다. 과거에 비하면 현재의 통조림 제조 기술은 완벽하다. 캔 내면에 플라스틱 막을 씌워 코팅하면 부식이 더 이상 진행되는 것을 막아준다. 이 코팅 기술 도입 덕분에 톡 쏘는 코카콜라 음료를 마실 수 있다. 여기서 문제가 뭐냐면 코팅 작업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성분이다. 이는 우리 몸의 건강을 위협하는 위해 성분이다. 캔 제조업체들은 되도록 이라는 단어를 언급하지 않는다. 그들은 캔도 녹이 생길 수 있다는 사실뿐만 아니라 녹의 부식 현상을 막으려고 사용되는 화학 물질도 공개하기를 꺼린다. 오히려 캔을 제조할 때 사용되는 물질 성분들이 몸에 전혀 해롭지 않다고만 주장한다.

 

코카콜라 원액 제조법은 1886년 미국 애틀랜타의 약사 팸 버턴이 처음 개발한 뒤부터 100년 넘게 영업비밀로 지켜지고 있다. 코카콜라를 마셔본 전 세계 사람들은 코카콜라사의 영업 비밀을 궁금해한다. 그런데 이것이 뭣이 중한디? 우리는 코카콜라 캔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잘 모른다. 건강을 위해서라면 코카콜라 제조법보다는 코카콜라 캔 제조법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지는 것이 좋다. 캔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알 수 있는 책이 조나단 월드먼의 이다. 그가 캔 제조 방식을 소재로 한 논픽션 한 권 써줬으면 좋겠다. 그 책의 제목으로 침묵의 캔(Silent Can)’이 어울린다. [] 미국, 프랑스, 일본 등의 국가에서는 캔 제조 과정에 사용되는 비스페놀-A 성분이 함유된 물질 사용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거나 이미 도입했다. 그런데 최순실의 나라는?

 

녹의 무서운 위력을 알지 못했던 시절, 그러니까 자유의 여신상의 철제 구조물에 녹슨 흔적을 처음 발견했을 당시 미국 공학자들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입장을 밝혔다. 그들은 어마어마한 금액을 투입하면서까지 녹을 제거하느라 애썼고, 부식 현상의 위험성을 인지했다.

 

그런데 최순실의 나라는? 해결해야 될 문제가 너무나도 많다. 일단 청와대, 국회 사람들의 정신이 아주 썩어빠질 정도로 녹슬어 있다. 정부는 바닷물 속에서 녹슬어 사라지는 세월호 존재 자체를 잊고 싶어 한다. 그들과 어울리면서 자기 밥그릇 챙기기에 바쁜 기득권층들에게 국민은 안중에 없다. 그렇게 대한민국은 녹슬고 있다.

 

 

 

[] 레이첼 카슨의 불멸의 저서 침묵의 봄(Silent spring)제목을 패러디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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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6-11-20 1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에 병 콜라 다시 나오지 않나? 캔 안쪽에 무슨 약품을 바른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역시 안 좋을 줄 알았다. 그런데도 여전히 캔 제품 나오는 걸 보면 정신이 썩었지. 지네들은 캔 제품 먹지도 않을 거 아냐. 못 된 것들.ㅉ

cyrus 2016-11-20 20:27   좋아요 0 | URL
콜라가 산성이 강해요. 그래서 콜라를 캔에 담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어요. 《녹》을 보면서 캔 제조에 대해서 그동안 몰랐던 진실을 알게 됐어요.

겨울호랑이 2016-11-20 1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cyrus님께서는 연대 중화기 중대 출신이시군요 ^^:

cyrus 2016-11-20 20:27   좋아요 1 | URL
네, 맞습니다. 연대 지원중대 출신입니다. ^^

yureka01 2016-11-20 14: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스페놀.a 성분은 환경호르몬에 영향을 주는 걸로 는데요. 분명 낡고 삭아가는데 녹이 결정적이죠.사회적 녹이 순시리였다는.ㄷㄷㄷ

cyrus 2016-11-20 20:33   좋아요 2 | URL
맞습니다. 비스페놀 A가 환경호르몬입니다. 네이버 검색창에 ‘비스페놀 A‘를 쳐보면 전 세계적으로 비스페놀 A이 들어간 캔 사용금지를 추진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환경 관련 뉴스가 많이 알려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는 극한상황을 보여주기 위해 인간의 실제 경험치에 더욱 가까운, 그래서 더욱 실감 나는 현실 공간을 찾아가기도 한다. 영화 『그래비티』는 무중력으로 가득한 우주의 공포를 그린다. 이 영화에 아름다움과 긴장을 동시에 가져오는 것은 우주라는 공간 자체다. 무한한 우주는 경외심을 가지고 창조의 섭리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이며 인간이 중력의 한계를 벗어나 부유할 수 있는 공간이다. 그러나 무한 공간에 갇힌 조난자에게는 끝없는 공포를 가져온다. 산소는 희박하고, 중력이 없는 탓에 뜻대로 몸을 움직이지도 못한다. 끝을 알 수 없는 망망한 공간을 떠돌다 죽게 된다는 사실은 쉽게 상상하기 어려운 끔찍한 공포다.

 

우주는 수백억 년 동안 엄청난 속도로 팽창해 왔다. 지구에서 빛의 속도로 그만큼 오랜 시간을 달려야 우주의 끝에 도달할 수 있다. 우주는 작은 행성부터 수천억 개의 별로 이루어진 은하, 나아가 수천억 개의 은하들이 거미줄처럼 복잡하게 얽혀 있다. 우리가 발붙이고 사는 이곳은 우주 한구석에 자리 잡은 조그마한 행성에 불과하다. 우리에게서 가장 멀리 떨어진 은하계는 대략 130억 광년 거리에 있다. 성능 좋은 망원경으로 이 은하계를 관찰한다 해도 우리는 이미 130억 년 전의 모습을 볼 뿐이다.

 

 

 

 

 

 

 

 

 

 

 

 

 

 

 

 

 

 

 

 

 

 

 

 

 

 

 

 

 

 

 

우주의 무한한 풍경은 인간의 정신을 압도한다. 광활한 우주 앞에서 우리는 자기 몸이 보잘것없으며 그 삶도 하찮게 여기게 된다. 그러나 이 무기력은, 무시간적 우주에서 우리가 그 나름의 삶을 꾸려간다는 사실로 하여, 활력의 이유가 되기도 한다. 에드먼드 버크는 인간은 공포로 인한 감정으로부터 쾌락을 느끼는 모순적인 존재라고 말했다. 버크가 정의한 ‘숭고함’이 여기에서 나온다. 숭고는 무시무시한 대상에서 느끼는 공포와 연관된 특별한 정신적 경험이다.

 

 

 

 

 

 

 

 

 

 

 

 

 

 

 

 

 

 

우주 사진은 단순한 눈으로 보는 사진이 아니다. 그것은 우주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는 숭고한 사진이다. 그래서 우주 사진은 생동감이 느껴질 정도로 멋있어야 한다. 우주에 호기심을 가진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려는 책이라면 더욱 그렇다. 사진집 《별빛 방랑》(사이언스북스. 2015)은 지구 밖 미지의 공간들을 마주하면서 생기는 색다른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의 저자 황인준 씨는 30여 년 동안 신비하고 놀라운 우주 쇼를 카메라에 담았다. 인간의 의식으로서만 상상할 수 있는 추상적 개념의 우주의 풍경들을 사진으로 생생하게 형상화하는 것이 그의 작업이다. 사진집 속에 구름 조각 사이에 천연색으로 빛나는 별, 개기일식이 정점에 이르는 과정 그리고 혜성과 오로라까지 생경한 풍경들이 펼쳐진다.

 

 

 

 

 

사실 우주 공포증을 가진 사람은 이런 사진집에 눈을 다 뜨고 보기 힘들 수 있다. 색은 깊고, 공간은 넓고, 저기 먼 밤하늘은 아득하다. 이 지평에서 우리는 무한의 어떤 끝자락을 섬광처럼 떠올린다. 그 경험은 놀라움을 지나 전율에 가깝다. 그래서 신성하다. 참된 자연의 체험은 장엄한 종교의식과 같다. 우주와 생명, 물질의 세계를 파고들다 보면 비록 신을 믿지 않더라도 뭔가 오묘한 법칙과 원리가 존재할 것이라는 신비감에 빠지지 않을 수 없다. 다만, 누구처럼 온 우주의 기운을 모을 수 있다고 믿으면 곤란하다. 과학자가 아닌 사람이 ‘우주의 기운’ 지껄이면 사이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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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6-11-15 16: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사진 정말 웃긴다.ㅋㅋㅋㅋ

cyrus 2016-11-15 16:56   좋아요 1 | URL
이거 말고 우주의 기운 관련 패러디 사진 더 찾아보면 많이 있어요. ㅎㅎㅎ

북프리쿠키 2016-11-15 1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때 <시크릿>이란 책으로 그렇게 밀었던 자기계발서의 문구인데도 뜨지 못하다가 이번에 훅 ~떴네요 간절히 원하면 우주가 도와준다고ㅎ
이러려고 우리가 개그맨 됐나 자괴감이 들 정도로 개그맨,개그우먼들이 유행어에도 밀리고 있으니ㅎ

중간에 프랑스혁명에 관한 성찰이 눈에 띄네요. <마라의죽음>이란 그림도ㅎㅎ
책은 좀 어렵지 싶은데요ㅠ

cyrus 2016-11-15 17:56   좋아요 1 | URL
코엘료의 소설 《연금술사》에도 간절히 원하면 우주가 도와준다는 말이 있습니다. 요즘 코빅, 개콘보다 재미있는게 JTBC 뉴스입니다. ㅎㅎㅎ

버크의 책 문장이 딱딱하고 지루할 겁니다. 사실 저도 안 읽어봤어요. 에코의 《미의 역사》와 《추의 역사》에 버크의 숭고미를 쉽게 소개한 내용이 있어요. 이것만 보셔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

yureka01 2016-11-15 1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마 써주는대로 받아 읽으니 우주의 기운 이런 소리가 뭔 말인지도 몰랐을듯..ㄷㄷㄷㄷ

cyrus 2016-11-16 08:37   좋아요 1 | URL
‘우주의 기운‘이 《시크릿》 에 있는 구절이라는 사실도 몰랐을 겁니다. ^^;;

yureka01 2016-11-16 0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젠 갈라임까지 나옵니다. 망연자실..ㄷㄷㄷㄷ

cyrus 2016-11-16 11:06   좋아요 1 | URL
박근혜의 ‘주원‘은 최태민이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