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월 - 모든 종을 뛰어넘어 정점에 선 존재, 인간
가이아 빈스 지음, 우진하 옮김 / 쌤앤파커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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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점   ★★★   B






지렛대가 있으면 무거운 물체를 들어 올릴 수 있다. 전해 내려오는 일화에 따르면 고대 그리스의 수학자 아르키메데스(Archimedes)는 자신에게 충분히 긴 지렛대와 그 지렛대를 받쳐줄 받침만 있으면 지구도 들어 올릴 수 있다고 했다. 인간이 지렛대로 지구를 들어 올리는 일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지금의 인간은 지구 환경을 바꿀 힘을 가진 초월적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 지구 역사상 인간처럼 개체 수를 늘려온 영장류는 없었다. 인류의 시대(인류세, Anthropocene)로 들어서면서 지구는 변하기 시작했고, 이 변화의 속도는 점점 빨라졌다. 인류의 발전 속도는 돌이킬 수 없는 지구 생태계 파괴를 담보로 하고 있다.


과학 저술가 가이아 빈스(Gaia Vince)는 지구를 개척하는 인간이 호모 옴니스(Homo omnis, 전능한 인간)’로 되어가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자신의 두 번째 책 초월(Transcendence, 2019)에서 전능한 인간’의 진화를 이끈 네 가지 생활양식을 소개하면서 인류의 시대로 들어서는 역사적인 과정을 살핀다. 인간은 네 가지 생활양식의 장점을 이용하면서 지구를 바꾸는 힘을 키우게 되었다. 이 네 가지 생활양식은 호모 옴니스의 지렛대. 전능한 인간은 지렛대에 힘을 실어 지구를 바꿀 뿐만 아니라 아예 지구를 들어 올리려고 한다.


호모 옴니스의 지렛대는 우리에게 익숙한 것들이다. 그것은 바로 (fire), 언어(language), 아름다움(beauty), 시간(time)이다인간은 살아가면서 이 생활양식들을 자연스럽게 터득한다불은 문명 발전의 가장 큰 원동력이다. 인류는 자연에서 발생한 불을 보관하다가 나중에는 불을 직접 만들어 사용하게 된다. 불로 음식을 익혀 먹기 시작하면서 식생활이 변화했고, 인류의 건강 수준과 생존율이 높아졌다언어는 타인과의 상호 교류를 위해서 만들어진 다리다. 인류는 언어를 사용하면서 타인을 이해했고, 타인과의 유대감을 형성했다우리는 언어로 아름다운 것을 표현할 수 있다. 그래서 인류는 아름다운 것을 발견하거나 직접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 인간이 만들어낸 아름다움의 정의는 사람들을 결속시키는 하나의 문화가 되었고, 더 나아가 문화를 공유하는 사회가 만들어졌다시간은 측정 가능한 객관적 규범이다. 시간이라는 규범이 없으면 세상은 혼란스러워진다. 우리가 현재 어느 시점에 있는지 알 수 없으며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고, 미래를 예측하지 못한다.


인간은 타인에게서 생활양식을 배우면서 자라는 존재이다. 그리고 생활양식을 모방할 줄도 안다대대로 전해 내려온 생활양식은 한 사회에서 통용되는 문화가 되고, 계속 축적된다. 따라서 호모 옴니스의 지렛대는 집단 지성을 이용할 줄 아는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도구이다. 이것은 우리를 더 똑똑하게 만들어줄 뿐만 아니라 모든 종을 뛰어넘은 전능한 존재로 만들어주었다하지만 우리는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라는 속담을 기억해야 한다. 도끼를 잘 쓴다고 해도 방심하면 다칠 수 있다오만한 호모 옴니스가 지렛대에 힘을 너무 많이 주면 지구는 뒝싸진다(뒝싸지다뒤집어지다를 뜻하는 제주도 사투리다. ‘죽어버리다의 속어이기도 하다.). 믿는 지렛대에 지구가 뒤집어진다. 인류는 지구를 끝장낼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저자는 이미 본인의 첫 번째 책 인류세의 모험(곰출판, 2018)에서 인류의 시대 속에 시름시름 앓고 있는 지구의 현 상태를 목격하면서 지구와 인간의 미래를 고민했다그는 대안적인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노력 속에서 살기 좋은 인류의 시대로 진입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했다. 그는 초월에서도 미래를 낙관한다살기 좋은 인류의 시대’가 되려면 지구의 운명이 달린 우리의 힘을 줄일 필요가 있다.


초월은 작년에 영국 왕립학회 과학 도서상 최종 후보에 오른 책이다. 그렇지만 이 책이 어째서 영국 왕립학회 과학 도서상 최종 후보까지 오르게 되었는지 의문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천문학 용어를 잘못 썼다.






* 408


 프랑스의 라스코 동굴에서 발견된 17000년 전의 화려한 천문도는 대단히  놀라운 유물이다. 그 유물에는 29일 주기로 움직이는 달의 움직임을 둥근 점과 사각형 등으로 새겨놓은 것을 비롯해 많은 내용을 담겨 있었다. 이 둥근 점 위로는 13개의 점이 한 줄로 늘어서 있는데 겨울이 오고 플레이아데스(Pleiades) 별자리(겨울철의 대표적인 별자리. - 옮긴이)가 처음 나타났을 때부터 달의 모양이 바뀌는 것을 보고 이를 계산해 말이 망아지를 가져 쉽게 잡을 수 있을 때를 알려주는 것 같다.


[원문]


 The ambitious astronomical maps found at the Lascaux cave complex in France are remarkable, including a lunar map, dating back 17,000 years, that depicts the 29-day cycle of Earth’s satellite in groups of dots and squares. Above these dots is a row of 13 dots, representing the quarter moons counting from the first winter rising of the Pleiades constellation to 13 brings the time when the horses are pregnant and easy to hunt.



‘constellation’은 별자리, 성좌를 뜻하는 단어다. 그러나 국제천문연맹(IAU)이 공인한 총 88개의 별자리 중에 플레이아데스 별자리라는 명칭은 없다. 올바른 명칭은 플레이아데스성단(Pleiades cluster)이다. 플레이아데스성단은 일곱 개의 별이 퍼져 있는 황소자리의 산개성단(Open Cluster)이다. 황소자리가 겨울철의 대표적인 별자리다. 플레이아데스성단은 메시에 목록(Messier’s catalogue)에 포함되어 있어서 ‘M45’라고 부르기도 한다저자가 명칭을 잘못 쓰는 바람에 역자도 플레이아데스성단을 겨울철의 대표적인 별자리라고 잘못 설명했다.


저자는 또 이성의 가치를 강조하면서 중세를 문화적으로 퇴보한 암흑시대로 규정하는데(437), 객관성이 떨어지는 편협한 입장이다. 중세를 암흑시대로 보는 해석은 오래전부터 비판받아온 견해이다. 오히려 중세도 나름 역동적으로 발전했던 시대로 보는 입장이 주목받고 있다.



* 455

 

 인간은 직접 증거를 확인하고 결정하기보다 타인의 의견을 그대로 복제함으로써 지식과 믿음을 쌓아가도록 문화적으로 진화해왔기 때문에 신뢰할 수 없는 모형을 복제하는 이 같은 문제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저자가 말한 대로, 인간은 타인의 의견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은 채 그대로 복제하는 일에 익숙하다. 저자도 예외가 아니다. 우리는 ‘똑똑하고 합리적인 동물이라고 자랑할 수 없을 정도로 허점이 많고, 취약하다.






교열 보이 cyrusMini 미주알고주알

 

 

* 189





적응 사레 → 적응 사례



* 286






 

[주] 박애에 해당하는 프랑스어 원문은 ‘Fraternité’. 하지만 이 단어는 우애또는 동지애를 뜻한다박애’는 여전히 고쳐지지 않은 오래된 오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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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1-03-24 17: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박애‘가 오래된 오역이군요. 어쩐지 항상 좀 이상하다고 느꼈어요.🤔

얄라알라 2021-03-24 21:30   좋아요 2 | URL
아...이래서 꼼꼼하게 읽으시는 교열보이, 아니 교열선생님 페이퍼는 꼼꼼하게 읽고 가야해요. 저는 여태, ‘박애‘가 이상하다고 느껴본적도 없이, 좋은 뜻인가보다....요 수준이었는데, 명심해야겠습니다

미미 2021-03-24 21:41   좋아요 2 | URL
‘교열보이‘ 넘 잘 지은것 같아요ㅋㅋㅋㅋ🤭

cyrus 2021-03-25 09:30   좋아요 1 | URL
‘자유, 평등, 박애’는 프랑스어를 번역한 일본어를 우리말로 중역한 것이라고 해요. 이제는 익숙한 표현이 되다보니 고쳐지지가 않아요. ^^;;

얄라알라 2021-03-25 13: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최근에서야 언어학 책 읽다 호모 로퀜스라는 표현 알았는데, ‘호모 옴니스(Homo omnis‘까지...호모 릴리기우수스...호모 데우스....다 한번 리스트 뽑아보고 싶다는 엉뚱한 호기심이 생기네요^^

cyrus 2021-03-25 09:33   좋아요 2 | URL
요즘에 ‘호모’로 시작되는 단어가 왜 이렇게 많은지요.. ㅎㅎㅎㅎ
저도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어요. 유발 하라리의 책 때문에 이런 유의 책들이 나오고 있는데, 그런 책들을 잘 읽어보면 특별한 내용은 없어요. 이럴 때 비판적인 서평이 나와야 합니다. ^^;;

얄라알라 2021-03-24 22:0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cyrus님께서 스스로 그렇게 칭하셨기에, 제가 감히 ‘보이‘를^^;; 빠름의 시대에, 이렇게 꼼꼼히 읽어주시고 나누는 자체가 참 감사합니다. ^^ 미미님께도 따뜻한 댓글 늘 감사드려요

cyrus 2021-03-25 09:35   좋아요 2 | URL
재미없는 저의 졸문에 ‘좋아요’를 눌러주고 댓글을 남긴 분들에게 제가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어요. 북사랑님과 미미님 같은 분이 계셔서 제가 꾸준히 글을 쓸 수 있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

미미 2021-03-25 09:56   좋아요 2 | URL
책 읽는 분들과 함께 이야기 나눌 공간이 있다는 것 만으로도 참 근사한데요. 두 분 처럼 제게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시는 분들 덕분에 이곳이 더더욱 좋아요! 계속 쭉~함께 해 주세요^^♡

페넬로페 2021-03-24 23: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말 저는 지금까지도
자유, 평등, 박애로 알고 있었어요~~

cyrus 2021-03-25 09:38   좋아요 1 | URL
‘박애’가 오역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작가들도 있을 걸요. ^^;;
 
과학과 인문학의 탱고 - 창조적 파괴와 시련, 그리고 집념으로 꽃피운 과학의 역사
황진명.김유항 지음 / 사과나무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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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점   ★★   C






과학과 인문학의 탱고를 쓴 공동 저자 두 명의 이력이 화려하다황진명 인하대학교 공과대 명예교수1976년에 한국 여성 최초의 공대 교수(인하대학교)가 되었다. 한국재료학회 부회장, 한국공학 교육학회 부회장을 역임했으며 녹조근정훈장, 한국재료학회 학술상, 15회 과학기술 우수논문상 등을 수상했다. 김유항 인하대학교 화학과 명예교수는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정책연구소센터소장을 역임했고, 현재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이사,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감사로 활동하고 있다. 2009년 자랑스러운 서울인상, 2010년 황조근정훈장, 2015년 한국과학기술한림원 공로상을 받았다두 사람은 부부다. 미국 네바다 주립대학에서 함께 공부했고, 인하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했다. 정년 퇴임 이후에 부부는 과학지식 전도사가 되어 2014년에 첫 번째 책 과학과 인문학의 탱고를 선보였다.


책을 읽으면 저절로 고개가 숙어진다. 하지만 책을 쓴 저자(의 명성이나 권위) 앞에서 고개를 숙이고 싶지 않다. 이것이 내가 서평을 쓸 때 반드시 지키는 철칙이다과학지식 전도사가 된 부부는 과학과 인문학의 간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두 학문의 뜨거운 만남(?)’을 주선한다. 이 책은 학문적 융합에 대한 관심이 높았던 시기에 나왔다. 그래서 책 제목이 과학과 인문학의 탱고. 두 저자는 탱고가 남녀 댄서의 열기를 느낄 수 있는 춤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과학과 인문학의 탱고과학자들의 삶과 업적, 과학사의 뒷이야기를 소개한 책이다두 저자는 과학기술과 관련된 이론을 상세하게 설명하려고 노력했지만, 과학 비전공 독자 입장에서는 의욕이 넘치는 저자들의 설명이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과학과 인문학의 탱고를 한 줄로 평가하면 과유불급(過猶不及)’이다나중에 이유를 자세히 후술하겠지만, 두 저자의 글쓰기는 실망스러울 정도로 형편없다. 참고문헌 전부가 웹사이트이며, 그중에 위키피디아(Wikipedia)에 있는 것도 포함되어 있. 종이책으로 된 참고문헌은 단 한 권도 없다. 이러면 잘못 알려진 정보나 오류를 전달하기 쉬운데, 과학과 인문학의 탱고》에 인터넷 자료에 의존한 글쓰기의 문제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책 속에 사실과 맞지 않은 내용이 한두 개가 아니다과학과 인문학의 탱고》의 두 저자는 과학지식 전도사의 자질이 부족하다. 


책의 편집 상태도 나쁘다. 오탈자가 너무 많다. 그리고 두 저자는 과거에 사용되었던 화학 명칭을 썼다. 65쪽에 화학 원소명 요오드가 나오는데, 십여 년 전에 개정된 아이오딘(Iodine)’으로 써야 한다. 두 저자는 머리말에서 자신들이 쓴 책이 과학자를 꿈꾸는 청소년들을 위해 기획되었다고 밝혔는데, 책의 수준과 편집 상태로 봐서는 청소년들에게 추천하고 싶지 않다이 서평의 절반은 내가 확인한 잘못된 내용들이다. 오탈자가 너무 많아서 생략하겠다.



* 42


 어릴 적부터 자연에 많은 관심을 가졌던 다윈은 나중에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식물학을 공부했다



다윈의 대학 생활은 순탄하지 않았다. 다윈의 아버지는 아들이 의사가 되기를 바랐고, 다윈은 1825년 에든버러대학에 입학하여 의학을 배웠다. 하지만 적성에 맞지 않아 중퇴하였다. 1828년에 다윈은 케임브리지대학으로 전학하여 신학을 공부했다. 그러나 다윈의 관심사는 동물과 식물이었다. 다윈은 케임브리지대학의 식물학 교수 존 스티븐스 헨슬로(John Stevens Henslow)의 강의를 청강했고, 헨슬로는 다윈에게 박물학자의 길로 인도해준 은사가 되었다.




* 71


 1865년에 멘델레예프(Mendeleev)는 <물과 알코올의 결합에 대하여>(A Discourse on the combination of alcohol and water)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이 논문에서 가장 마시기에 적당한 알코올 도수를 40도로 규정하였다. 1894년 러시아 정부는 멘델레예프의 의견을 받아들여 곡물을 숯(최상의 것은 자작나무 숯)으로 만든 필터에 증류한 알코올 도수 40도의 보드카를 생산했다.



위스키 도수와 관련된 맨델례예프 이야기는 보드카 신화(Vodka myth)’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낭설이다. 1843년에 러시아 정부는 보드카의 표준 알코올 도수를 제정했다. 멘델레예프의 논문 <물과 알코올의 결합에 대하여>에 보드카의 표준 알코올 도수와 관련된 내용이 없다. 이 논문은 70도 이상 도수의 알코올을 분석한 결과에 대한 것이다. (출처: Anton Evseev, Dmitry Mendeleev and 40 degrees of Russian vodka, Pravda.ru, 2011)



* 177


 서정적 시인의 대명사, 독일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Rainer Maria Rilke)장미가시에 찔려 사망했다고 하던가? 바로 이 경찰관도 눈, 얼굴, 그리고 폐에 엄청난 농양이 생겨 목숨을 위협하는 패혈증에 걸렸다.



릴케의 사망 원인은 패혈증이 아니라 백혈병이다. 장미 가시에 찔려 죽었다는 독일 시인의 낭만적인 최후는 잘못 알려진 것이다




* 379


 조지프 리스터(Joseph Lister)최초로 외과에서의 소독법을 개발했다.



리스터보다 먼저 소독법을 개발한 의사들이 있었다. 프랑스의 외과의사 파레(Ambroise Pare)1537에 난황과 테레빈유를 혼합해 상처를 소독했다. 제멜바이스(Ignaz Philip Semmelweis)는 의사들이 손을 소독하기만 하면, 산욕열로 인한 산모의 사망률을 낮출 수 있다고 주장했다.



* 385


 1940년 파리를 점령한 독일군으로부터 파스퇴르의 지하묘실을 열라고 명령을 받은 마이스터는 요구에 응하는 대신 자살을 택함으로써 파스퇴르에 대한 은혜를 갚았다.



조지프 마이스터(Joseph Meister)는 파스퇴르가 개발한 광견병 백신을 접종받은 인물이다. 1885, 광견병에 걸린 개에 물린 마이스터는 백신을 맞은 덕분에 살아남을 수 있었다. 그는 자신을 살려준 파스퇴르에게 은혜를 갚기 위해 파스퇴르 연구소 관리인으로 일했다. 그런데 그의 죽음이 연구소 지하실에 있는 파스퇴르의 묘를 지키기 위해 자살했다는 식으로 잘못 알려졌다. 실제로 그는 나치 독일의 프랑스 침공으로 인해 가족을 잃은 슬픔을 견디지 못해 자살했다. 하지만 죽은 줄로만 알았던 마이스터의 가족들은 살아 있었다.



* 394


 에를리히는 실험임상의학의 창시자인 프레리히스(Theodor Frerichs) 밑에서 조직학, 혈액학, 염색화학을 집중적으로 연구했다. 그는 코흐가 발견한 결핵균 염색법에 대한 연구결과를 1882년에 발표했는데, 이 염색법은 오늘날도 사용되고 있는 질넬슨 염색법의 토대가 되었고, 현재 세균학자들에 의해 널리 사용되고 있는 그람 염색법그로부터 고안되었다.



그람 염색법(Gram’s stain)은 프레리히스가 아니라 덴마크의 미생물학자 한스 크리스티안 그람(Hans Christian Gram)이 고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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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한 것들의 세계 - 가장 크고, 가장 빠르고, 가장 치명적인 생물의 진화
매슈 D. 러플랜트 지음, 하윤숙 옮김 / 북트리거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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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점   ★★★★   A-





다 자란 골든 리트리버만한 고양이가 있다고 상상해보자. 전 세계 애묘인과 고양이 집사들이 새로운 종()의 등장에 열광할 것이다하지만 거대 고양이의 습성과 생태를 모른다면 그것이 미지의 생물(Cryptid)’ 또는 괴물로 보일 수 있다. 인간은 거대한 생물에 끌리는 경향이 있다. 여기까지는 괜찮다. 문제는 호기심과 막연한 두려움에 그친다는 점이다. 동물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과학이 특이한 생명체의 정체를 밝혀 주리라 믿고 있다. 하지만 과학은 특이한 생물이 존재한다는 사실만 학계에 보고할 뿐이지 그들에 대해 자세히 알려고 하지 않았다.


지구에 우리가 모르는 신비한 생물들이 살고 있다. 그들 중에 우리보다 몸집이 큰 생물이 있으며 우리의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 아주 작은 생물도 있다. 수명이 아주 긴 생물은 인간보다 더 오래 살 수 있다. 엄청 뜨겁고, 엄청 추운 곳에도 생물이 있다. 극단의 생명체들이 살아가는 방식은 대부분 사람에게 낯설다. 극단의 생명체에 대한 인간의 무지는 실례가 된다. 극단의 생명체들은 인간보다 먼저 지구에 나타난 존재이기 때문이다극단의 생명체의 입장에서 볼 때, 인간은 지구라는 좁은 행성 위에 옹기종기 모여 사는 연약한 존재다. 극단의 생명체는 온갖 열악한 환경을 개척하고 적응하는 프런티어(frontier)’ 정신을 가지고 있다. 굉장한 것들의 세계(Superlative: The Biology of Extremes)는 가혹한 환경에 적응해온 존재들의 생존기를 담고 있다.


아프리카코끼리는 몸집이 크다. 몸집이 큰 동물일수록 임신 기간이 길고, 새끼를 많이 낳지 못한다. 거대한 몸집은 아프리카코끼리에게 불리하게 작용한다. 하지만 아프리카코끼리가 진화론적 약점을 극복하여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암 억제 유전자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암 억제 유전자는 변이 분열을 일으키는 세포(암세포)가 자살하도록 유도한다. 몸집이 큰 대형 동물은 인간보다 유전자 수가 많다. 아프리카코끼리의 암 억제 유전자는 인간보다 훨씬 많이 가지고 있다.


심해에 가장 오래 사는 생명체가 있다. 유리해면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모노라피스 쿠니(Monorhaphis chuni)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온도계. 심해 연구가들은 유리해면을 관찰해서 심해의 기후를 관측한다. 영화 <짝패>강한 놈이 오래 가는 게 아니라, 오래 가는 놈이 강한 것이다라는 명대사가 나온다. ‘오래 가는 놈으로 가장 잘 어울리는 동물이 나무늘보. 사람들은 느림보의 대명사인 나무늘보가 생태계의 최약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무늘보는 느릿느릿한 습성 덕분에 다른 포유류에 비해 신체활동을 위한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지 않는 체질이다. 나무늘보는 주변에 있는 풀이나 나뭇잎을 먹으면서 생활한다. 그들은 잘 먹고, 새끼를 잘 낳는방식으로 진화했다. 먹이를 구하러 이동하지 않는 나무늘보는 자손을 퍼뜨리는 일에 집중한다.


극단의 생명체가 살아가는 방식은 인간이 보기에 소소한 이야기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의 생존기는 소소하지만 굉장하다. 극단의 생명체는 우리가 적응하지 못한 곳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극단의 생명체는 인간보다 훨씬 앞서 있다. 인류가 지구를 벗어나 다른 행성에 살려고 한다면 극단의 생명체에게 한 수 배워야 한다. 먼저 배우기 전에 그들이 누군지 알아야 한다. 인류를 구원해줄 수 있는 극단의 존재에게 미지라는 수식어를 계속 붙여줄 수 없지 않은가.






교열 보이 cyrusMini 미주알고주알



* 14

 

 중국 고대 신화에서 우주 창조자로 등장하는 뿔 달린 거대한 신 반고(盤古)에서부터 현대 미국 영화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엄청나게 큰 고릴라 킹콩에 이르기까지 무수한 사례가 있다.


[] 반고의 몸에 커다란 뿔이 달려 있지 않다. 반고가 죽으면서 남겨진 육신과 체액은 산, , 바람, 해와 달 등이 되었다고 한다. (참고문헌: 위앤커, 중국신화전설 1, 민음사, 1999)





* 244





티라노사우르스 티라노사우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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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잘라 2021-03-17 14:4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교열보이 cyrus 님! ㅎㅎ 수수하지만 굉장해!는, 드라마군요! 검색해봤더니 줄여서 ‘수수굉‘이라고, 돈가스 음식점(부산)도 3개나 나오구요. ㅎㅎ

cyrus 2021-03-17 15:24   좋아요 2 | URL
주인공을 연기한 배우는 누군지 알겠는데, 드라마는 한 번도 보지 못했어요. 제목만 아는 드라마에요. 앞으로 ‘교열 보이’라는 닉네임을 자주 써야겠어요. ^^

얄라알라 2021-03-17 16:1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Superlative
요 단어를 ˝굉장한 것들˝로 옮겼네요^^
소개해주신 굉장한 생명들과 딱 어울리는 제목입니다.
코끼리 상아가, 밀렵꾼 피해 점점 사라지는 쪽으로 간다는 글을 (사실 여부 확인 안하고) 읽었지만 암 억제 유전자라니! 이거 또 새롭네요^^

cyrus 2021-03-18 08:23   좋아요 1 | URL
코끼리가 친숙한 동물인데도 그들에 대해 잘 모르는 사실이 꽤 많아요. 코끼리가 점잖은 동물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코끼리는 초음파로 대화를 하는 동물이래요. 인간의 귀에 들리지 않아서 그렇지, 코끼리는 말 많은 동물이에요. ^^

2021-03-18 09: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프로타고라스(Protagoras)는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는 화법인 변론술을 가르친 소피스트(Sophist)였다. 그는 인간은 만물의 척도다(Man is the measure of all things)”라는 말을 남겼다. 보편적이고 절대적인 진리는 없다. 인간 개개인이 세상 모든 진리의 기준을 내릴 수 있다. 그런데 진화생물학자 에드워드 O. 윌슨(Edward Osborne Wilson)은 자신의 책 창의성의 기원(The Origins of Creativity, 2017)에서 프로타고라스의 명언을 넘어선 새로운 선언을 제시한다. 만물이 인간 이해의 척도다(All things must be measured in order to understand man원문의 ‘man’인류를 뜻하는 단어지만 대부분 사람은 ‘남성’을 가장 많이 떠오른다. ‘human’이라고 썼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게 느껴지는 문장이다).”

















* 에드워드 O. 윌슨 창의성의 기원: 인간을 인간이게 한 것(사이언스북스, 2020)





윌슨은 창의성이 인간의 가장 독특한 형질이라고 본다. 창의성은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능력이다. 새로운 것을 좋아하는 인간의 본능이 창의성을 발현시킨다. 하지만 윌슨은 창의성의 범위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고 우려한다. 그는 창의성을 좁게 만든 주범으로 만물이 나타나게끔 유도한 궁극 원인(ultimate cause)에 관심 없는 인문학을 지목한다. 윌슨의 견해에 따르면 인문학자들은 만물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 하는 사람이다. 그들의 관심사는 철학자들이 유독 좋아하는(?) 질문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철학이란 무엇인가?” 인문학자는 궁극 원인에 해당하는 질문을 흘깃 보거나 관심을 주지 않았다이와 반대로 과학자는 만물의 정의와 기원을 모두 탐구하는 사람이다.

















* 에드워드 O. 윌슨 인간 본성에 대하여(사이언스북스, 2011)





만물의 기원을 모르는 인문학자가 자신을 만물의 척도라고 주장하면서 진리의 기준을 뻔뻔하게 내세우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좁은 시야에 안주하는 인문학이 사람들로부터 존중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윌슨은 만물이 인간 이해의 척도라는 명제를 비판하고, 인간이 오랫동안 달고 다녔던 만물의 영장이라는 과장된 훈장을 떼어낸다. 만물의 기원을 알아야 인간의 기원도 알 수 있다. 이 목표를 달성하게 만드는 학문이 바로 과학이다. 진화론으로 설명 가능한 인간의 기원을 이해하면 인간이 지구상에서 가장 우월한 존재라는 믿음의 단점이 눈에 보인다인간의 우월한 지위를 인정하지 않는 윌슨의 관점은 이미 그의 대표작 사회생물학(Sociobiology: The New Synthesis, 1975)에서 비롯된 반()인간중심주의다사회생물학》 다음으로 나온 인간 본성에 대하여(On Human Nature, 1979)에서 윌슨은 고상한 체하는 자아도취적 인간중심주의보다 더 지능적인 악은 없다(42)고 말하면서 인간중심주의를 비판하는 입장을 견지했다.

















* 에드워드 O. 윌슨 통섭: 지식의 대통합(사이언스북스, 2005)

 




과학자윌슨은 궁지에 몰린 인문학에 도움(?)의 손길을 내민다. 그는 과학과 인문학이 통합, 즉 하나가 되면 새로운 계몽 운동이 일어나 인문학(철학)의 위상을 회복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과학은 사실적 지식을 중요하게 여기고, 인문학은 그런 지식이 가치가 있는지 판단하는 역할을 한다과학과 인문학의 만남은 인간을 제대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인간이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준다과학과 인문학의 통합을 바라는 윌슨의 생각 역시 낯설지 않다윌슨은 통섭(Consilience: The Unity of Knowledge, 1998)에서 인문학과 자연과학을 포함해 인간의 지식은 본질적으로 통일성을 지향한다고 주장했다통섭또한 사회생물학못지않게 인문학 계열에 속한 학자와 사회학자들의 비판을 받은 책이지만, 글의 분량을 조절하기 위해 통섭에 대한 비판적 평가는 생략하겠다.


이 글에서 내가 가장 주목하고 싶은 책은 창의성의 기원이고, 이 글의 주요 내용은 창의성의 기원에 대한 비판적 독해이다윌슨이 주장한 내용 중에 의심해야 할 것이 있다.



* 81, 82~83

 


 우리는 시각과 청각에 의지해 길을 찾는 소수의 곤충을 비롯한 무척추동물 및 조류와 더불어서 지구에서는 드문, 주로 시청각에 의지하는 극소수의 동물에 속한다. 그러나 우리 시각은 오로지 광자에만 반응한다.

 그렇다면 청각은? 청각은 우리 의사소통에 필수적이지만, 동물 세계의 청각 능력에 비하면 우리는 귀가 먼 것에 가깝다.

 냄새는 어떨까? 다른 생물들에 비하면 인간은 후각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자연 환경이든 가꾼 환경이든 간에, 모든 환경에는 같은 종의 구성원들이 의사소통할 때 쓰는 화학 물질은 페로몬(pheromone)과 잠재적인 포식자나 먹이나 공생자를 검출할 때 쓰는 알로몬(allomone)이 난무한다. 모든 생태계는 상상할 수도 없이 복잡하고 정교한 후각 경관(odorscape)’이다. (후각과 미각 환경에는 상상할 수도 없는이라는 말을 쓴다. 인류는 화학 물질 감지에 해당하는 어휘를 거의 갖추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모든 무척추동물과 미생물까지 포함하면, 생태계 하나에는 수천 종에서 수십만 종이 살고 있다. 우리는 냄새를 통해서 하나로 결합된 자연 세계에 산다.




내가 밑줄을 친 문장의 원문은 다음과 같다.

 


 What about smell? Human by comparison with the rest of life are virtually anosmic.  

 


‘anosmic’후각이 없는또는 후각 상실을 뜻하는 단어다. 과연 인간의 후각은 없다고 말할 수 있을까? 권위 있는 노학자의 말만 믿고, 우리의 후각 감각을 무시하는 독자가 없길 바란다. 냄새는 측정하기 어렵다. 그래서 후각에 관한 과학적 연구 진행이 더딘 편이다


















* A. S. 바위치 《냄새: 코가 뇌에게 전하는 말》 (세로, 2020)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인 1991년에 후각 수용체가 발견되면서 과학자들은 후각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후각 수용체가 발견되기 전까지 후각은 과학자와 철학자들 모두에게 외면받은 감각이었다. 인간의 후각 수용체는 천여 개에 달하지만, 후각 수용체에 관여하는 유전자의 수는 고작 3백여 개에 불과하다. 후각 수용체는 냄새를 감지하게 되면 뇌에 전기 신호를 전달한다. 이 신호는 후각을 자극한다. 뇌는 여러 가지 냄새 패턴을 기억하고 있어서 각각의 냄새를 감별할 수 있다후각의 복잡한 경로와 기원을 밝히기 위한 연구는 현재진행형이다. A. S. 바위치(A. S. Barwich)의 냄새는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냄새와 후각의 실체를 알려준다이 책을 보면 인간의 후각이 없다(인간의 후각이 오감 중에 가장 뒤떨어져 있다)는 오해를 풀 수 있다.


창의성의 기원에서 윌슨은 인문학의 단점을 극단적인 인간중심주의라고 말한다(77~78). 인문학은 제한된 감각 경험이라는 공기 방울 안에(exist within a bubble of sensory experience)’ 갇혀 있어서 인간의 궁극 원인을 이해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 김초엽, 김원영 사이보그가 되다(사계절, 2021)



평점

4.5점  ★★★★☆  A





윌슨을 인문학을 비판하면서 과학이 인문학의 한계를 보완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책에 과학의 단점을 언급하지 않으며 그것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 내가 생각하는 과학의 단점은 극단적인 비장애인중심주의


사이보그가 되다의 공동 저자로 만난 소설가 김초엽과 변호사 김원영장애를 치료하고 교정하려는 과학기술 담론을 비판적으로 검토한다과학을 신뢰하는 인간(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를 포함한다)은 장애를 쉽게 치료할 수 있다고 기대한다. 그들이 바라보는 장애는 비장애인의 온전한 몸’, ‘건강한 몸에 미치지 못한 신체적 약점이다. 그래서 과학기술이 나날이 향상될수록 장애인은 과학기술을 사용하는 주체가 되지 못하고, 과학기술의 도움을 받으면서 살아야 하는 수혜자로 남게 된다. 그리고 장애는 정상성을 가지기 위해(비장애인이 되기 위해) 제거해야 할 대상으로 규정된다극단적 비장애인중심주의를 인지하지 못한 과학은 정상성이라는 좁은 공기 방울 안에 갇혀 있다이런 과학에 대한 믿음이 지나치면 과학만능주의로 빠질 우려가 있다.

















* 닐 디그래스 타이슨 나의 대답은 오직 과학입니다: 천체물리학자의 우주, 종교, 철학, 삶에 대한 101개의 대답들(반니, 2020)



평점

4점  ★★★★  A-

 

 



현재의 과학은 다른 학문의 한계를 보완해주는 구원자 역할이 될만 한 수준이 아니다. 과학자들도 모두 인간이고, 인간으로서의 약점과 편견과 감정을 가지고 있다.”(나의 대답은 오직 과학입니다》 135쪽) 과학도는 천체물리학자 닐 디그래스 타이슨(Neil deGrasse Tyson)이 한 말을 꼭 기억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인간을 제대로 이해할 줄 아는 성숙한 과학도가 되려면 인문학뿐만 아니라 장애학도 공부해야 한다. 그러니 과학(자), 너나 잘하세요.






Mini 미주알고주알

 

 

* 창의성의 기원62




 

프랜시스 베이컨(Francis Bacon, 1909~1902)

 


[] 아일랜드 출신의 화가 프랜시스 베이컨의 사망연도는 1992이다.






* 창의성의 기원184

 

 스페인 화가 프란시스코 데 주바란(Francisco de Zurbarán, 1598~1664)

 

[] 프란시스코 데 수르바란. 스페인어 알파벳 ‘Z’의 발음은 ‘S’ 발음과 비슷하다.





* 사이보그가 되다241쪽 (2쇄)





과학학자 하대청

 


[] 과학자 하대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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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3-16 15: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과학 너나 잘하세요라는 제목이 너무 적당해서 웃었습니다. ^^
과학과 인문학의 결합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맞지만 현대 사회의 여러 문제를 어느 한쪽의 책임으로 몰아가는 한 결코 학문간 결합이든 통섭이든 쉽지 않겠죠.

cyrus 2021-03-17 11:07   좋아요 0 | URL
과학과 인문학, 양자의 학문을 대표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평생 배운 학문의 문제점을 잘 알아야 하고, 그것을 서로 보완하는 방향으로 만나야 해요. 인문학에 대한 윌슨의 접근 방식을 인문학자들이 좋아할 리가 없어요. ^^;;

파이버 2021-03-16 1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과학이 장애인을 돕기도 하지만 ‘장애‘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심화시키기도 하는군요.... <사이보그가 되다>가 궁금해졌어요

cyrus 2021-03-17 11:10   좋아요 1 | URL
김초엽 작가가 장애학 관련 문헌을 열심히 읽었고, 어려운 내용을 알기 쉽게 풀어 썼어요. <사이보그가 되다>는 장애학 입문 도서로 제격입니다. ^^

파이버 2021-03-17 11:11   좋아요 1 | URL
말씀들으니까 더 흥미가 가요 추천 감사합니다;-)
맛있는 점심 시간 되세요~~

cyrus 2021-03-17 11:14   좋아요 1 | URL
좋은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어제처럼 햇살이 좋군요. 파이버님, 좋은 하루 보내세요. ^^

2022-05-28 00: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22-06-01 09:25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의견 남겨주셔서 감사해요. 사실 이 글을 쓸 당시에 ‘과학학’이 오자가 아니라 학문 이름이라고 생각했어요. QT님 말씀 듣고 보니 오자가 아닐 수 있겠어요. 과학학 옆에 영문명을 같이 써줬으면 오자로 오해하지 않았을 거예요. ^^
 
창의성의 기원 -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것
에드워드 오스본 윌슨 지음, 이한음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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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문(長文)으로 된 창의성의 기원의 비판적 서평 티저(Teaser) 또는 축약문



[서평 전문]

https://blog.aladin.co.kr/haesung/12470171


 



평점


2.5점  ★★☆  B-





윌슨은 창의성이 인간의 가장 독특한 형질이라고 본다. 창의성은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능력이다. 새로운 것을 좋아하는 인간의 본능이 창의성을 발현시킨다. 하지만 윌슨은 창의성의 범위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고 우려한다. 그는 창의성을 좁게 만든 주범으로 만물이 나타나게끔 유도한 궁극 원인(ultimate cause)에 관심 없는 인문학을 지목한다.

 

그는 과학과 인문학이 통합’, 즉 하나가 되면 새로운 계몽 운동이 일어나 인문학(철학)의 위상을 회복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과학과 인문학의 만남은 인간을 제대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인간이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준다.

 

윌슨은 인문학의 단점을 극단적인 인간중심주의라고 말한다(창의성의 기원77~78). 인문학은 제한된 감각 경험이라는 공기 방울 안에(exist within a bubble of sensory experience)’ 갇혀 있어서 인간의 궁극 원인을 이해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윌슨을 인문학을 비판하면서 과학이 인문학의 한계를 보완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책에 과학의 단점을 언급하지 않으며 그것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 내가 생각하는 과학의 단점은 극단적인 비장애인중심주의.

 

오늘날의 과학은 다른 학문의 한계를 보완해주는 구원자 역할이 될만 한 수준이 아니다. 극단적 비장애인중심주의를 인지하지 못한 과학은 정상성이라는 좁은 공기 방울 안에 갇혀 있기 때문이다. 이런 과학에 대한 믿음이 지나치면 과학만능주의로 빠질 우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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