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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레드 호세이니의

"연을 쫓는 아이"  "천 개의 찬란한 태양"을 완독했다.

아~~~~ 이렇게 뿌듯하고 감동적인 느낌 정말 오랜만이다. 아프가니스탄에 대해서 완전히 문외한이었는데 굴곡진 역사 속에서도 모질게 살아남은 그들을 통해 많은 것을 느꼈다. 한비야의 책에서 아프가니스탄을 접했던 느낌과는 다른 느낌이다. 두 권다 500쪽이 넘지만 이틀에 다 읽을 정도로 책장이 잘 넘어갔다. 이 작가의 명성이 괜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조국에 대한 애정이 없다면 이런 소설을 쓰지 못했을 것이다.

"천 개의 찬란한 태양"은 특히 아프간 여성들의 모진 삶을 너무나 잘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죽을 때까지 이들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몰랐을 것이다. 이 책을 읽은 것은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꼭 책장사 문구 같네. ㅋㅋㅋㅋ)

긴 글을 잘 읽어내는 아이들이 꼭 읽어보면 좋겠다.

 

 

 

 

 

 

 

 

김영하의 "검은꽃"

아, 이 책을 읽고 "뇌쇄적"이라는 단어의 뜻을 뼛속 깊이 알게 되었다. 이렇게 괴롭고 힘들구나. 어떻게 이런 일들이 지난 역사 속에 있었단 말인가? 멀리 지구 반대쪽(멕시코)까지 끌려가서 그런 엄청난 일들을 당하면서도 살아낸 그들의 삶이 너무나 애처로워 마음이 너무나 뒤숭숭했다. 산란스러웠다. 이렇게 괴로워하는 나를 바라본 남편은 이 책을 읽지 않는다. ㅋㅋㅋㅋ 하지만 읽은 것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이 책을 통해 김영하를 알게 된 것이 기쁘다. "퀴즈쇼"도 꼭 읽어볼 거다. 

 
 


 

 

 

 

 

 

 

그리고

김연수의 "밤은 노래한다"

시낭송축제 연수에서 받은 책. 아직 다 읽지는 못했다.

일제시대 '민생단 사건'을 배경으로 한다는 이 책은 그리 쉽게 읽히지는 않지만 김연수의 소설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책도 마음에 들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의 열망 때문이든 아니든, 물론 개인적인 차원에서는 아닐 확률이 높지만, 어쨌든 결국 우리는 어제와 다른 세계에서 살고 있다. 어제와 다른, 새로운 세계. 그게 중요한 것이다. 반드시 복수해야만 할 필요는 없다. 당장 내 눈앞에서 정의가 이뤄지지 않아도 좋다. 이게 어제와 다른, 새로운 세계라면."

 

작가의 말 중에 이 말이 참 마음에 든다. 그래 조금씩 변하고 있다는 게 중요하다. 할레드 호세이니의 "천 개의 찬란한 태양"을 읽으면서도 그런 느낌을 받았다. 지난 과거에, 뭔가 엄청난 대의에 너무 얽매일 필요는 없다. 우리는 점점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 그리고 조금씩 실천하고 있다는 것. 그것이 중요하다.

 

김연수의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도 꼭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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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칠고 투박하지만 순수한 그들처럼

우리 반 아이들에게 권하는 책


『안녕, 싱싱』
차오원쉬엔 지음 / 전수정 옮김 /

 
194쪽 / 8,800원 / 사계절

너희들에게 글쓰기를 시켜놓고 창가에 기대어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를 듣는 순간, 잠시 동안이지만 마음이 편안해지는구나.
새 학년 첫날부터 시작된 크고 작은 일들을 겪으면서 점점 지쳐갈 무렵, 몇몇 선생님들로부터 ‘우리 반에서 수업하기 힘들다’는 말을 들었을 때 가슴에 무거운 돌덩이가 떨어진 것처럼 답답하고 막막하기만 했단다.

작년까지 잘 자리 잡혔다고 생각했던 아침독서시간이 흐지부지되고 있는 모습은 너무나 안타까웠단다. 아무리 조용히 시켜도 떠들거나 일어나서 움직이는 너희들을 바라볼 때나, 간신히 조용히 책을 읽으려는 순간 쉬는 시간 종이 쳐버리는 상황은 나를 점점 자신 없게 만들곤 했으니까. 그러던 어느 날 과학 선생님께서 “7반 애들이 이상해요. 논술시험을 보고 시간이 남으니까 다들 책을 읽는 거예요. 그런 모습 처음이에요” 하시더라. 그 순간 내가 얼마나 기뻤는지 모를 거야. 그 뒤로 생각을 바꾸기로 했어. 너희들이 쉽게 변하지는 않지만 변하려고 노력하는 것조차 놓쳐서는 안 된다고, 너희들을 끝까지 믿어줘야 한다고 다짐했단다.

요즘 들어 학교 생활을 힘들어하는 너희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은 『안녕, 싱싱』이야. 맑고 순수한 주인공들의 열정과 집념,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잔잔히 펼쳐놓은 네 편의 이야기가 나온단다. 말라 죽어가는 새싹을 살리기 위해 물을 대주던 풍차를 무슨 일이 있어도 지키려는 ‘얼바옌즈’의 순수한 의지. 죽어가는 아이를 반드시 살려놓고야 말겠다는 집념으로 결국 자신은 죽음에 이르게 되지만 죽어가던 어린 생명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곰보 할아버지의 곧은 마음. 자신의 예술성을 인정해주었던 ‘야 누나’를 위해 새파랗게 얼어붙은 입술을 깨물며 꽁꽁 얼어서 곱은 손으로 결국 황금 잉어를 잡았던, 야성 그대로의 순수함이 가득한 ‘싱싱’. 새하얀 사슴을 찾아 나섰다가 눈 속에 파묻힌 오두막 속에서 추위와 배고픔, 두려움에 떨면서도 끝내 이겨낸 아이들. 이들은 삶의 희망을 끝까지 놓치지 않고 오로지 자신들의 힘만으로 찬란한 태양이 비치는 눈 더미 밖으로 빠져나온단다.


 
힘겨운 삶을 살고 있지만 결코 쉽게 포기하지 않고, 힘차게 헤쳐 나가는 소설 속 인물들 모습이 꽤 오랫동안 잊히지 않았단다. 책을 다 읽고 났을 때는 얼음물을 마시고 난 것처럼 시리도록 차가운 느낌이었단다. 잘 다듬어지지 않아 거칠고 어설프지만 자신들이 옳다고 믿는 것을 위해 모든 것을 걸 줄 아는, 순수한 그들의 모습을 너희들이 닮았으면 한다.

너희들도 불완전한 존재인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고, 잘하려고 몇 번씩 마음을 먹어도 잘 안 될 때도 많을 거야. 그렇다고 쉽게 포기하거나 남을 탓하지는 않기를 바란다. 소설 속 주인공들처럼 너희들이 정말로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온 열정을 다 바쳐서 한번 열심히 해보라는 말을 하고 싶구나. 수업 시간에 습관처럼 엎드려 있거나 의미 없는 게임을 하며 거친 말들을 쏟아붓는 우리 반 몇몇 아이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이란다.

너희들이 가끔씩 내 속을 왈칵 뒤집어놓을 때도 있지만 일부러 그러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 교사인 나도 항상 잘하는 것도 아니고, 잘하고 싶은데 잘 안 되는 것도 많으니까. 하지만 잘할 수 있다고 믿어보자. 너희들이 잘 못하는 것은 내가 채워주면 될 것이고 내가 못 하는 것은 너희들이 채워줄 것이라고 믿는다.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라고 믿는다.



송수진_남양주 호평중 교사, 명예기자 / 2011년 06월01일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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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1-06-06 2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 싱싱, 출판사 리뷰 이벤트 선물로 받고도 여직 안 읽었는데~
수진샘이 추천하시니 곧 읽어봐야겠네요.^^
독서신문에 실린 것 축하드리고, 좋은 글 잘 읽었어요.

수진샘 2011-06-08 2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 급하게 쓰느라 최근에 읽은 책들 중에서 못 고른 것이 못내 아쉬웠어요. 제가 좋아하는 작가 중에 한 명인 차오원쉬엔의 작품은 대체로 다 좋았어요. 빨간 기와, 검은 기와도 다 읽어 보았는데 잔잔하면서도 애뜻한 뭔가가 느껴졌던 기억이 납니다. 늘 댓글 달아주셔서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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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년 동안 먼지만 쌓여있던 오래된 책

"책만 보는 바보" (이덕무와 그의 벗들 이야기)를 읽는다.

이제 환경미화도 끝이 나고, 교실에 고요가 찾아드는 아침 시간

창밖에서 새가 지저귀는 소리도 들리고

밖에서 불어는 봄바람이 싱그럽기만 하다. ^^

이런 아침에 이 책이 딱이라는 생각이 든다.

 

국사시간에 조선후기 실학자 중에 한 명일 뿐이던 박제가의 삶이 내 가슴 속까지 촉촉히 젖어든다.

이 사람도 이렇게 답답해했구나. 세상을 향해서 그리도 손을 뻗고 싶었는데, 서자라는 이유 때문에 그 손이 닿을 곳이 없었다니... 서늘한 바람같은 사람이었구나. 안타까웠다. 그리고 왠지 자꾸 애정이 갔다.

 

 

  <오늘 마음에 남는 부분>

 

  얼버무려 말하지 않는다는 것, 그것은 세심하게 바라보고 관찰하여 구체적으로 말한다는 것이다. 무엇 하나라도 눈길을 끄는 것이 있으면 오래도록 관찰하고 연구하였기에 박제가는 결코 얼버무리는 법이 없었다. 그의 말은 단호하고 언제나 확신에 차 있었다.

  젊었을 때 박제가는 수레에 관심이 많았다. 조선에서도 널리 수레를 이용하여 백성들의 생활이 편리해져야 한다는 글을 쓴 적이 있다. 그런데 그 내용을 보면 어떻게 그리 꼼꼼하고 세심할 수 있는지 놀라웠다. 조선에 맞는 수레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수레가 다닐 길을 어떻게 닦을 것인가, 수레바퀴의 모양은 어떠해야 하는가에 이르기까지, 구체적이고도 세세한 사항들이 모두 담겨 있었다. 마음을 기울여 백성들의 생활을 들여다보았기에 그 불편함이 몹시 안타까웠을 것이고, 백성들의 생활이 더욱 나아져야 한다는 마음이 절실했기에 수레 하나도 그처럼 세세하고 알기 쉽게 구체적으로 기록해 놓은 것이리라.

  그러나 그의 글을 읽으면 어쩐지 마음이 아파 왔다. 그가 나라와 백성의 살림살이를 걱정하여 쓴 글의 내용이 세밀하면, 세밀할수록, 구체적이면 구체적일수록 나는 더욱 마음이 아팠다. 자신의 생각을 좀 더 쉽고 분명하게 전달하기 위하여, 얼버무리지 않고 자신 있게 이야기하기 위하여, 그는 얼마나 많은 밤을 책 더미 속에서 안타까워하며 괴로워했을까. 또 얼마나 많은 날들을 거리로 나아가 사람들의 생활을 들여다보았을까. 그러나 세상은 그의 세밀함을 좀처럼 알아 주지 않았다. 그의 간절한 마음을 알아주지 않았다. 그 점이 나는 오래도록 안타깝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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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찬샘 2010-05-26 2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을 그저 바라보고만 있습니다. 읽어야지~ 하면서 말이지요. 1학기 중에 꼭 읽어야겠어요.

수진샘 2010-06-20 1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행복한 아침독서"로부터 학급문고로 받아 놓은지 3~4년이 지나서야 다 읽었어요. 이 책을 읽으며 따뜻한 봄을 느끼고 아침 독서의 즐거움을 새록 새록 누렸어요. 꼭 읽어보세요. 늦게라도...
 

 늘 고향 같은 푸른숲 출판사에서 신간이 나오면 곧바로 보내주신곤 했는데, "여름이 준 선물"을 쓴 유모토 가즈미의 소설이어서 금방 읽어 보았다. "여름이 준 선물"의 느낌보다 강렬하진 않았지만, 엄마보다 다른 여자를 더욱 사랑했던, 이유를 알 수 없는 자살을 한 아빠의 존재를 어른이 되어서야 알게 해준 엄마의 배려가 따뜻하게 다가왔다.  

 

 

 

 '문장'에서 추천한 글을 보자마자 너무 읽고 싶은 책이었다. 책에 수록된 그림이 단아하고 수수하면서도 따뜻해서 책을 몇 번이고 쓰다듬어보았다. 복숭아꽃과 배꽃이 핀 따뜻한 마당에 사람들이 모여 강독사가 읽어주는 책을 듣는 모습... 계속해서 쓰다듬어 보았다.  

   주인공 장이가 목숨을 걸고 홍문관 교리를 구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천주학 책을 찾아내려고 애쓰는 정성스러운 마음과 급박함이 고스란히 나에게 전해지는 듯했다. 

  수능 감독이라는 어수선한 틈에, 수험생 1명만이 앉아있는 수험실, 그것도 그 학생이 응시하지 않은 과목이어서 정감독 선생님과 나는 온풍기가 따뜻하게 나오는 교실에서 이 책을 조용히 차분하게 읽을 수 있었다. 올해 내가 얻은 가장 큰 행운이었다. ^^ 

  

  어릴 적 사극을 무척이나 좋아했는데, '이재은'이 혜경궁 홍씨 아역을 했고, '사도세자' 역에 정보석이 열연했던 그 드라마(왜 이름이 생각 안날까?)를 아빠 몰래 봤던 기억이 난다. 들킬까봐 불을 다 꺼 놓고, 몰래몰래 보았던 그 드라마. ^^  

  그 뒤로 교실의 반도 안 되는 한 쪽 구석에 초라하게 있던 중학교 도서관에 처음 가서, 정말 재미없어 보이는 한중록 첫부분을 열심히 읽었던 기억도 난다.  

  사도세자의 그 비참한 삶 때문인지, 드라마에서도 많이도 사용되었다. 나도 어린 나이에 꽤나 관심이 많았던 걸 보면...  

   배유안 선생님을 작가 초청으로 만나 뵙게 되었는데, 아이들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서 배유안 선생님의 신작인 이 책을 5권 정도 사서 질문을 한 아이들에게 선물로 주었다. 물론 2명밖에 되지는 않았지만... ^^ 그 덕에 나도 계발활동 시간에 이 책을 다 읽게 되었다. 정후겸의 시선에 비친 정조와 사도세자... 여전히 나의 관심은 사도세자에게 많았다. '사도세자에게 저토록 따뜻한 아비의 모습이 있었던가'하는 생각도 들었고, 사도세자가 좀더 인간적으로 다가오게 되었던 계기가 되었다. 물론 소설이지만... 자신의 아들을 그토록 잔인하게 죽인 영조도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었던 것이 틀림없다. 뒤주 안에서 사람이 굶어 죽어가고 있는데 그 옆에서 술을 마시고 안주를 먹으며 농담을 건네던 군졸들...  사도세자에 대한 애뜻한 안타까움이 묻어나는 그런 동화였다.     

  책따세 추천 도서 중에서 읽고 싶었던 책이었는데, 환경미화비 20000원이 나왔길래 청소용품을 사는 건 좀 짜증나서 책 3권을 샀다. 목요일 사이프러스에서, 히틀러의 딸, 트루먼 스쿨 악플 사건.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환경미화 우수학급 2등을 해서 상품권을 또 받았다.(6반 중에서 2등이다. 뭐, 그리 내세울 것은 아니지만...) 책을 구입했다는 사실은 거의 대부분의 샘은 모르는 일이고, 아마 우리반 서재가 맘에 들으셨든가, 아님 스승의 날 받은 어떤 학부모님이 곱게 접어주신 종이 장미 꽃바구니가 너무 돋보였던가 그랬을 것 같다.  

  내 앞에서 항상 열심히 청소를 하는 너무나 예쁘고 귀여운 후배샘한테 가장 미안했지만, 기분은 좋았다.  

  나름 재미있게 읽었던 책이다. 가짜 유서를 써서 누군가의 마음을 돌리고 싶어하는 세 명의 주인공 아이들의 마음에 너무나 공감이 갔다. 매일 학교 일로 정신없이 7시가 다 되어 퇴근하는 나를 절대로 이해 못하는 같이 살고 있는 부모님. 내 자식은 팽개치고 일을 못해서 느려터져서 늘 늦는다고 타박하는 부모님 때문에 서른의 중반을 바라보는 나도 가끔은 '내가 확 죽어버려야지, 나를 구박했던 부모님이 그 때서야 후회하시겠지.' 하는 아이같은 생각을 하곤 한다. (부모로부터 혼나는 건 애나 어른이나 다 짜증나는 일인가 보다. ㅋㅋ) 그러고는 헛웃음을 웃곤 한다. 내가 뭐하는 짓인가 싶어서.  하지만 거짓 유서라도 써서 '나도 나름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는데 잘 안 된다는 것을, 아이 둘을 맡기고 직장에 나가면서 친정 엄마한테 항상 미안함을 느끼면서 살고 있다는 것'을 알리면 좋겠다는 생각이 굴뚝같이 들고는 한다. 직장맘들의 한결 같은 마음일 것이다.

  하지만 누군들 항상 인생이 즐겁겠는가? 더군다나 하루 종일 책상에 앉아서 재미없는 공부만 해야하는 중고등학생들에게는...  그들이 이 책을 읽으며 나처럼 조금이라도 위안을 받았으면 좋겠다. 그런데 뒷 부분에 선주의 언니가 죽는 부분은 잘 이해가 안 가기도 했다. 자살이 아니었다면 실족사였을까? 내가 책을 집중해서 안 읽은 건지... 계속 의문이 들었다. 누군가에게 물어보고 싶었는데...  

 

   여름방학 때 작가 초청을 준비하면서 열심히 읽었던 책. 

   '완득이' 류의 책에서 비속어가 난무하는 가운데, 청소년들에게 할 말을 정확히 전달하면서도 단정한 느낌이 나서 참 좋았다. '초정리 편지'도 그렇고 작가의 우리말(훈민정음)에 대한 애정이 느껴져서 좋았다.  

  우리 아리들의 날언어를 그대로 적어 놓은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가끔은 그들의 언어를 정화해줄 수 있는 문학작품이 더 많이 나왔음 하는 것이 현직 국어교사인 나의 꿈이자 희망사항이다. ^^ 

 

   우리반 모범생 재영이에게 권했더니, 엄청 열심히 읽고 재미있어서 2번씩 읽으면서도 그 느낌을 물어보니  

  "이거 야설이에요. ㅋㅋ" 하면서 나를 이상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듯했다. 나는 야한 거 별로 안 좋아하는데. ㅋㅋ 

  아이들은 이 책을 대부분 즐겁게 읽는다. 그런데 나는 이 책을 읽고 너무나 속상했다. 이 책의 주인공과 같은 처지에 있는 아이들이 많을 거라는 걸 생각하니...  

  아이들과 이 책을 읽으며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쉬웠다. 나중에라도 좀더 깊은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사온 날 앉은 자리에서 읽기 시작해서 2~3시간만에 완독했다. 내가 어렸을 적에 읽었다면 무척이나 충격을 받았을 것 같다.

   '문장'에서 주최한 독후감대회에 글을 쓰긴 했는데, 욕심이 너무 과해서 그런가 글이 깔끔하지 못했던 것 같다. 난잡한 느낌의 글을 올려놓고 며칠 동안 부끄러워 혼났다. 상에 대한 욕심이 너무 과하면 안 되는데... 아니, 도서상품권으로 사고 싶은 책에 대한 욕심이 과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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