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아이디어가 세상을 지배한다
매튜 메이 지음, 박세연 옮김 / 살림Biz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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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아이디어가 세상을 지배한다면, 왜 내 눈에 비치는 세상은 왜 이리 천박하고 경박할까. 책을 읽자마자 한 가지 단서를 발견한다. ‘우아함이란 더하기가 아니라 빼기와 관련된 개념’이란다.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자꾸 건드리고 간섭할 때 싸움판이 벌어지는 상황을 정치권에서 워낙 많이 보다보니 수긍이 가지만 왠지 쉽게 보인다. 적어도 가만히 있으면 속담처럼 반은 간다는 말이 아닌가. 그러니까 우아함까지는 바라지 않아도 천박해지지 않으려면 말이다.  

하지만 인간이 어디 가만히 있는 존재인가. 면벽 수련이라도 할라치면 잡생각으로 가득 찬 머릿속을 어쩌지 못해 속인으로 돌아오는 이들이 십중팔구이거늘. <우아한 아이디어가 세상을 지배한다>를 쓴 매트 메이도 ‘인류는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해 여행을 떠나야 하는 운명을 등에 지고 태어난 존재’라는 걸 잘 안다. 덧붙여 내보내는 대신 알아서 호기심을 채울 수 있는 아이디어, 요약하자면 우아함이란 그렇다고 한다. 

미국 드라마 <소프라노스> 마지막 회,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잭슨 폴록의 액션 페인팅, 햄버거 가게 메뉴판, 그리고 우리에게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라는 새로운 세계를 연결해준 장본인인 아이폰에 이르기까지 작가가 세상을 지배했다고 소개한 사례들은 결코 달성할 수 없는 완벽을 추구하는 방법으로 사람들의 상상력과 호기심에 일정 역할을 내주었다. 그리고 특징으로 대칭, 여백, 생략, 지속 등 네 가지를 들고 있다.

물론 그가 든 사례에 동의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작가가 말하는 우아함을 대입할 만한 사례들을 떠올려 보면 적어도 네 가지 특징에 해당한다는 걸 알 수 있다. 마치 세상 어디에나 존재하고 적용되는 ‘자연의 지문’ 프랙털(fractal) 원리와 동일하다. 그렇다면 우아한 아이디어는 어떻게 나올 수 있을까. 혹시 몇몇 자기계발서처럼 전문가가 되라거나 죽자 살자 뭔가에 매달리라는 뻔한 얘기를 반복하는 건 아닐까. 

만약 브레인스토밍의 구성원들이 특정 분야의 지식과 경험을 가진 전문가로 이루어진 경우에는 집단적 동질성이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다. 즉, 이미 나왔던 아이디어에서 벗어나기가 더욱 힘들어진다. 253쪽

작가는 아프리카 냉장 보관 문제를 아주 간단한 아이디어로 해결한 압바의 항아리를 통해서 기본 지식은 필요하지만, ‘망치밖에 없는 사람에겐 세상이 온통 못으로만 보일 것이다’라는 비유를 들어 지식이 선입견이 되어 모든 기준에 같은 잣대를 들이대는 오류를 경계한다. 그리고 문제에 앞에 두고 가정에 기반을 두지 말고 먼저 관찰을 하라고 조언한다. 여기서 말하는 관찰이란 망치만 하루 종일 노려보라는 말이 당연히 아니다.

화가, 음악가, 작가 같은 예술가들은 여유로운 시간에 위대한 아이디어가 떠오른다는 사실을 본능적으로 잘 알고 있다. 이처럼 낭비하는 듯한 시간 역시 생산적이고 창조적인 시간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 유레카의 순간에 담긴 비밀은 당면한 문제로부터 육체적, 정신적으로 잠시 떠나 있는 시간에 있다. 최근의 다양한 연구들은 문제와 상관이 없는 일을 하고 있을 때 창조적인 아이디어가 더욱 잘 떠오른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281쪽

대한민국에서 유레카를 위해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우자, 라는 조언이 기출 문제집 카피로 전락한 지가 한참이다. 이와 관련하여 대한민국 사회가 우아할 수 없는 한 가지 이유를 주말과 함께 끼는 바람에 모든 월급쟁이들의 한 해 시작을 다소 우울하게 만든 2010년 경인년 설, 설 특집 주간지 기사에서 봤다. 

한국은 2007년 기준, OECD 국가 중에 연평균 노동시간이 유일하게 2천 시간을 넘은 나라인데, 유럽을 제외하더라도 주변 국가만 따져보더라도 이른바 긴 황금연휴가 없는 유일한 나라라는 것이다. 황금연휴와 이번 설처럼 짧은 연휴의 차이는 직장인 입장에서 보면 천양지차이다. 

그들(싱가포르 은행 직원)은 “일을 많이 하면 품질에 문제 있지 않냐”고 반문을 한다는 것이다. (…) 모두가 장기 휴가를 가면 생산성이 떨어져 경쟁력에 타격을 줄 것이란 한국의 흔한 우려에 대해 “여기선 충분한 휴식을 가지지 않고 어떻게 생산성이 오르느냐고 정반대로 말한다”고 답했다. - 2010.02.19 한겨례21 제798호 

물론 그 나라에서도 휴가를 곧이곧대로 즐길 수 없는 부류가 있을 것이다. 허나 위 기사는 일반론 차원에서, 혹은 같은 직종 종사자에서 보더라도 마찬가지다. 이 기사는 작가의 조언처럼 한숨 돌리다가 우연히 웹상에서 발견한 기사이다.

휴가를 맘껏 즐길 수 있을 위치에, 다시 말해 우아한 삶을 살만한 부와 명예를 가질만한 위치에 서면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한편으로 든다. 하지만 이런 식의 더하기 방식은 적어도 이 책에서 하고자 하는 말이 아니다. 그리고 첫 문장에 예로 들은 정치가들은 말할 것도 없고 성공 신화의 주역이라는 기업가들의 재산 다툼, 탈세, 불법 증여에 자살 소식까지 듣다 보면 적어도 내가 상상하는 우아함과는 거리가 멀다.  

성공 신화의 유혹은 곧 내 의도와 상관없이 이전부터 누군가 형성한 낡은 개념이다. 그 낡은 세계를 벗어날 만한 새 개념을 고민하지 않는 이상 평생 그 광대놀음에 휘둘리다 줄에서 떨어지게 된다. 그렇다고 게으름을 피우라는 건 절대 아니라고, 작가는 이 책 곳곳에서 반복해서 언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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