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배움의 욕구에 굴복하는 일보다 내 존엄이 더 소중하기 때문에 배우지 않는 것이다. 게다가 나는 이미 충분한 교육을 받았으니 적당한 품위를 갖춘 지팡이를 손에 들고, 셔츠 칼라에 넥타이를 매기에 아무런 부족함이 없고, 오른손으로 스푼을 잡을줄 알고, 해당하는 질문에 대해서 이렇게 대답할 줄도 안다. "감사합니다! 어제저녁은 정말로 즐거웠습니다!" 그것 이외에 교육이 나에게 무슨 큰 변화를 가져다주겠는가? 손을 가슴에 얹고 정직하게 말해서, 교육은 완전히 잘못된 인간을 만들 뿐이다. 나는 돈과 편안한 지위를 좇는데, 그것이 바로내 배움의 욕구다! - P39
익살과 죄악으로 가득찬 이런 세상 위로 오늘 오후 하늘이 떨어져 내렸다. 쿵 하는 소리조차없이, 소리는 커녕 도리어 부드럽고 촉촉한 숄처럼 내려와 모든 것들 위를 베일처럼 덮었다. 흰 옷의 천사들이 맨발로 도시 여기저기를 돌아다녔고 다리 위에서 반짝이는 강의 수면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을 열심히, 하지만 품위를 잃지 않고내려다보았다.
검은 털이 숭숭 난 악마들이 사나운 괴성을지르며 손에 든 삼지창으로 허공을 찔러대는 바람에 모여든사람들이 놀라서 흩어졌다. 악마들은 안하무인으로 행동하며 돌아다녔다. 여기에 무슨 설명을 더해야 할까? 천상과 지옥이 나란히 대로를 산책하고, 상점에서는 축복과 저주가 함께 팔려나간다. 사방이 혼돈이며 비명과 환호, 분주한 걸음과 질주, 악취만이 진동한다. 마침내 신은 이 비열한 세계가너무도 불쌍해졌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친히 내려와 자신이과거의 어느 날 아침에 만들어낸 이 지상을 통째로 집어 들어 자루에 쑤셔 넣었다. - P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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