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예일대학교에 가겠다고 했을 때아빠는 나더러 입학 지원서를 쓸 때 ‘흑인인 척했느냐고, 진보주의자인 척했느냐고 물었다. 백인 노동 계층의 문화적 기대가 이정도로 바닥이라는 것이다. 이런 태도가 퍼질수록 더 나은 삶을위해 기꺼이 일하려는 사람들이 점점 더 줄어들 것임은 불 보듯뻔하다.
- P318

능력이 중요하지 않다는 말을 하려는 게 아니다. 능력은 당연히 큰 도움이 된다. 그러나 노력 부족을 능력 부족으로 착각해서스스로의 가치를 떨어뜨리며 살아왔다는 사실을 깨닫는 건 굉장히 중요하다. 이것이 사람들이 내게 백인 노동 계층의 어떤 점을가장 변화시키고 싶으냐고 물을 때마다, 내가 "자신의 결정이 중요하지 않다고 느끼는 마음"이라고 대답하는 까닭이다. 
- P292

좀처럼 보기 힘든 할보의 무너지는 모습에서, 나는 힐빌리가 당연한 중요한 문제를 고민하게 됐다.

잘 풀리건 안 풀리건 간에,인생에서 개인의 탓은 어느 정도인가?세대를 거쳐 결점을 물려준,문화와 가족, 자식을 망쳐버린 부모의 탓은 어느 정도인가?엄마의인생에서 엄마의 잘못은 얼마나 되는가? 어디까지 비난을 해야하고 어디서부터 공감을 해야 하는가?
- P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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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보가 (술에 취해) 소파에 앉은 채로 의식을 잃었을 때 할모는 할보가 다음번에 소파에 앉을 때 바지 솔기가 터지도록 가위로 솔기를 잘라놓았다. 또 단지 할보의 화를 돋우려고 지갑을 훔쳐다가 오븐 안에 숨겨놓기도 했다. 할보가 퇴근하고 돌아와 뜨끈한 저녁밥을 지어달라고 하면 할모는 뜨끈한 쓰레기 한 접시를정성스레 내주곤 했다. 할보가 한소리라도 할라치면 할모는 지는법 없이 맞받아쳤다. 한마디로 할모는 할보의 술 취한 인생을 생지옥으로 만드는 데 몰두했던 것이다.
- P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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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레도노프는 이따금 카드를 집어들고 잔인한 표정을 지으며 종이 칼로 카드의 인물들의 머리를 도려냈다. 특히 여왕들의 머리를 도려냈다. 그리고 왕들의 머리를 베면서 그들이 그런 행동이 정치적인 범죄임을 알아차리지도 못할 거고 또 비난하지도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징벌들도 잠시 동안만 도움이 되었다.
손님들이 와서 새 카드를 사오면 다시 사악한 관람객들이 새로운카드를 하면서 즐겼기 때문이다.
- P3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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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보이지 않는 두려움 때문에 지쳐갔다.
그는 숭고함도 지상에서의 어떠한 위로도 찾지 못했다. 
지상의 고독 가운데에서 두려움과 애수에 지친 악마처럼 죽은 자의 눈길로 세상을 바라보았기 때문이다.

그의 감정은 무뎌졌고 그의 인식은 타락과 파멸의 수단이 되었다. 그가 인식하기 이전에 그에게 도달하는 모든 것은 비열하고 더러운 것으로 바뀌었다. 그는 사물 가운데에 있는 혼돈을 보았고 그사실에 기뻤다. 그는 깨끗하고 곧은 기둥 옆을 지나갈 때면 그 것을 구부리고 더럽히고 싶어졌다. 사람들이 그 기둥을 뭔가로 더럽힌것을 발견할 때면 기뻐서 웃음이 나왔다. 

그는 깨끗하게 씻은 중학생들을 증오했고 그들을 괴롭히고 싶어했다. 그는 그들을 ‘사랑스러운 목욕통‘이라 불렀다. 그는 더러운 것을 더 잘 이해했다. 좋아하는 사람도, 좋아하는 물건도 없었다. 그래서 감정에 한 방향으로만 작용하는 그의 천성은 그를 괴롭혔다. 사람들과의 만남 또한 그랬다. 그에게 행복하다는 것은 세상과 단절된 채 아무것도 하지않고 내면에 만족을 주는 것을 의미했다. - P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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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17 04:3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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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17 05:3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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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17 06:2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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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17 22:0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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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18 12:5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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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배움의 욕구에 굴복하는 일보다 내 존엄이 더 소중하기 때문에 배우지 않는 것이다. 게다가 나는 이미 충분한 교육을 받았으니 적당한 품위를 갖춘 지팡이를 손에 들고, 셔츠 칼라에 넥타이를 매기에 아무런 부족함이 없고, 오른손으로 스푼을 잡을줄 알고, 해당하는 질문에 대해서 이렇게 대답할 줄도 안다.
"감사합니다! 어제저녁은 정말로 즐거웠습니다!" 그것 이외에 교육이 나에게 무슨 큰 변화를 가져다주겠는가? 손을 가슴에 얹고 정직하게 말해서, 교육은 완전히 잘못된 인간을 만들 뿐이다. 나는 돈과 편안한 지위를 좇는데, 그것이 바로내 배움의 욕구다!  - P39

익살과 죄악으로 가득찬 이런
세상 위로 오늘 오후 하늘이 떨어져 내렸다. 쿵 하는 소리조차없이, 소리는 커녕 도리어 부드럽고 촉촉한 숄처럼 내려와 모든 것들 위를 베일처럼 덮었다. 흰 옷의 천사들이 맨발로 도시 여기저기를 돌아다녔고 다리 위에서 반짝이는 강의 수면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을 열심히, 하지만 품위를 잃지 않고내려다보았다. 

검은 털이 숭숭 난 악마들이 사나운 괴성을지르며 손에 든 삼지창으로 허공을 찔러대는 바람에 모여든사람들이 놀라서 흩어졌다. 악마들은 안하무인으로 행동하며 돌아다녔다. 여기에 무슨 설명을 더해야 할까? 천상과 지옥이 나란히 대로를 산책하고, 상점에서는 축복과 저주가 함께 팔려나간다. 사방이 혼돈이며 비명과 환호, 분주한 걸음과 질주, 악취만이 진동한다. 마침내 신은 이 비열한 세계가너무도 불쌍해졌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친히 내려와 자신이과거의 어느 날 아침에 만들어낸 이 지상을 통째로 집어 들어 자루에 쑤셔 넣었다.  - P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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