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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초등교사 ㅣ 초등교사 온보딩 시리즈 1
김승현, 김주희, 나자연, 박혜진, 백지완, 신다희, 이지현, 이현경, 하민영 지음 / 초등교사커뮤니티인디스쿨 / 2023년 11월
평점 :
아홉명의 랜선 선배가 들려주는 교실 이야기가 궁금해서 서평단을 신청했다. 교직사회는 어찌보면 꽤나 닫혀있는 사회이기 때문에 맨땅에 헤딩할 신규교사에게 자신의 교실을 열어 보인 선배들의 이야기가 무척 궁금했다.
일반 회사에서 신입에게 바로 큰 프로젝트를 맡기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배정된 주업무가 있기는 하지만 선배들이 함께 일을 해가며 조금씩 넘겨 받는 구조다. 그리고 일을 다루는 것이기에 서툴어도 괜찮다. 신입이 당장 자신의 목숨이 오가는 일을 맡을 일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학교는 신규 발령 후 바로 학급운영과 학교 업무를 해야한다. 그리고 사람을 마주하는 일이기에, 게다가 학생과 학부모를 마주하는 일이기에 요즘 신규 교사들은 고군분투하며 큰 고초를 겪기도 한다. 그 방증은 그 여름 우리 모두 알고 있는 그 일들이다.
내 경험을 잠시 이야기하자면 신설 6학급에 신규 6명 중 1인으로 발령을 받아서 1학년 담임으로 이 일을 시작했다. 그야말로 음.. 교사라면 대충 그 학교가 어떻게 돌아갔을 지 상상이 갈 것이다. 그나마 발령 전 기간제로 6개월 근무한 나의 경험에 의존해 겨우 꾸려나갔던 것 같다.
그런 시절을 겪었기에 "오늘부터 초등교사"라는 책이 얼마나 귀하고 감사한 책인지 감히 말할 수 있다.
교생 실습은 정말 실습일 뿐 실전이 될 수 없다. 그렇게 야생 우리 안에 던져진 신규들이 겪는 고초를 조금이나마 줄이고자 하는 노력들이 책 곳곳에 묻어났다. 다만, 여러 교사의 경험과 조언이다 보니 글의 구성은 자연스러운데 살짝 여러 사람이 동시에 이야기하는 느낌이 들긴 했다.
신규 연수에서 필수적인 내용들을 많이 배우고 전달받기는 하지만 아직 현장에 나가지 않은 신규 교사들에게 강사의 지식이 닿을 수 없는 같다. 그에 비해 그 시절을 겪은 여러 선배 교사들의 실수와 실패와 성장 이야기는 처음에는 신규 교사들에게 막연하고 낯선 이야기일 수 있지만, 막상 교실에서 그런 상황이 되면 '아, 이런 이야기였구나.'라는 것을 인지하고 되새기게 될 것 이다.
이런 시리즈가 많이 나와야 할 것 같다. 교사는 늘 힘든 일은 혼자서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기도 한다. 교사는 혼자가 아니고 담당한 학급의 문제를 혼자서 해결해야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해준 선배나 동료가 없던 교직문화는 이제 바뀌어야 한다.
우리는 지금 문제학급을 맡고 있는 당신이 '어제의 나'였거나 '오늘의 나'이거나 '내일의 나'가 될 수 있음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자신에게 맡게 적용하고 다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가 필요하다.
그 시작이 바로 이 책, "오늘부터 초등교사"일 것이다. 그 길을 터 준 것에 진심으로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