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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운동장 ㅣ 북멘토 가치동화 40
박현숙 지음, 유영주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20년 9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동화는 박현숙 작가가 쓴 수상한 시리즈의 아홉 번째 작품이라고 한다. 나는 이번 책을 통해서 수상한 시리즈를 접하게 되었다. 작가는 어떤 연유로 ‘수상한 ~~’을 아홉 번째나 제목에 걸게 되었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이 이야기는 학교에서 겪을 법한 아이들의 이야기이다. 학교의 명예를 빛낸 축구부 아이들이 운동장을 차지하고 다른 아이들 위에서 군림하게 된다. 이런 축구부에게 대항하기 위해 몇몇 친구들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운동장을 사용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러나 일이 꼬이기 시작하고 결국 축구부의 파워에 짓눌리고 말지만 댄스라는 또다른 소재를 이용해서 운동장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이야기 속의 주인공 여진이의 모습은 가히 당차지 않을 수가 없다. 동학년이지만 운동을 꽤나 잘하고 축구부에 당차게 대항하기도 하고, 지혜를 모아 자신들이 운동장을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내고자 한다. 같이 다니는 친구 미지는 좋아하는 여진이와 석찬이를 위해 힘을 보태려고 노력하고, 석찬이는 절친한 친구 동하가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용기를 낼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한다.
학교라는 공간에서 풀어가는 이 이야기는 학교에 몸담고 있는 나에게 응당 내가 겪은 아이들의 모습과 이야기 속 인물들과 비교하지 않을 수가 없다. 요즘 아이들이 과연 여진이와 같을까? 새삼 이런 생각도 들고, 석찬이처럼 자신을 희생하면서 친구를 돕는 친구가 과연 있을까? 라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거대한 존재인 축구부에 대항하면서 자신의 권리를 찾아보려는 아이들이 있을까 싶기도 하다. 그러나 어쩌면 여진이, 미지, 석찬이와 같은 아이들을 만들어내는 것이 교육의 목표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여진이처럼 다른 이에게 자신의 의견을 논리적으로 피력할 수 있고, 미지처럼 좋아하는 마음을 표현하지는 못해도 마음 깊이 간직하면서 좋아하는 친구를 위해 애써 주는 마음을 가질 수 있고, 석찬이처럼 친구를 마음 깊이 응원하면서 자신이 도울 일을 생각해서 적극 도움을 줄 수 있는 마음을 지닌 사람... 이런 사람을 교육현장에서 키워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세 사람의 노력으로 학교 운동장은 축구부의 전유물이 아니라, 모든 이들의 것이 된다. 많은 사람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힘... 나 역시 그런 사람이 되고 싶고, 아이들을 그렇게 가르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