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달 그림책 수업 - 쉽게 따라하는 열두 달 학급운영 길라잡이
생각네트워크 지음 / 비비투(VIVI2)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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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단에 선지 10년이 훌쩍 지났지만 3월에 새롭게 만나는 아이들은 늘 두렵다. 설렘과 기대는 잠시... 앞으로 어떻게 1년을 지내야할지 3월 한 달 어떻게 가까워지고 어떻게 조직해나가야할지... 매년 하는 일인데도 항상 막막하다. 경력이 무색할 만큼 새로 만난 아이들과 씨름하고 지내던 그때 만난 책이 바로 '달달 그림책 수업'이다. 

 그림책을 알고 써먹게 된 지 1년도 되지 않은 그림책 초보인 나는 의욕만 앞섰지 막상 어떻게 수업에 적용할지, 학급 운영과 어떻게 접목시켜야할지 생각만 많고 고민만 쌓아둔 그런 상태였다. 그때 그때 교과 수업에 필요한 책은 어찌어찌 찾아 수업에 활용은 하는데 정작 큰 그림은 그리지 못하고 있다는 아쉬움이 마음 한 켠을 너무나 불편하게 했다. 사실 그림책을 활용한 수업 자료는 정말 많다. 비슷한 책들도 제법 많이 있지만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실제 수업에 적용한 사례가 자세히 나와 있고 시기에 맞는 주제와 관련된 그림책을 연계하여 당장이라도 적용할 수 있는 자세한 수업 안내가 나와 있다는 점이다. 맨 뒷 부분에 수록된 각종 활동지들도 감동스러웠다. 또 많이 알려진 그림책이 아닌 활동과 연계하기 좋은 다양한 그림책을 소개해 주고 있는 점도 인상깊었다. 

 몇 가지 예를 들자면, 5월의 경우 카네이션을 만들고 카드를 쓰기 바쁜 때에 '엄마자판기'를 만들어보며 가족의 사랑을 실감해보는 활동도 색다르면서 부담없이 진행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가족에 대한 내용을 학습하는 중이어서 당장 수업에 적용해보고 싶은 마음이 마구 생겨난다.  여름방을 맞이하는 7월에는 여름의 다양한 이미지를 맛으로 표현하면서 미술과 연계하여 자신의 생각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도 좋은 활동인 것 같다. 8월은 한 박자 쉬어가는 달로 학급에서 운영하는 피서체험도 기억에 오래 남을 행사가 될 것 같았다. 

 저학년과 고학년을 구분하지 않고 제시된 활동들이어서 약간의 아쉬움은 남았지만 그건 교사라면 충분히 재구성할 수 있는 전문성이 채워주리라 생각한다. 가려운 곳을 딱 긁어준 것 같은, 곁에 두고 계속 보고 싶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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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옥 한솔 마음씨앗 그림책 110
이명환 지음 / 한솔수북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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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어머니의 삶, 삶에 대한 이야기...

간단한 소개글 속 몇 개의 낱말들에 나는 이 책을 읽어야만 했다. 우연히 온라인에서 책을 접할 수 있었고 서평단까지 연이 닿았다. 지극히 개인적인 사연으로 길지 않은 이 책 한 권을 읽는데 너무 오랜 시간을 쏟아야 했다.

이름부터 나의 엄마를 떠올리게 하는 '경옥'... 한 자 한 자 되뇌는 순간 눈물부터 차오른다. 서울로 올라와 멋지게 살아보고픈 부푼 꿈을 안고 열심히 생활하던 중 좋은 짝을 만나 화목한 가정을 꾸리고 성실히 살았지만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고향으로 다시 서울로 옮겨 다니며 힘겹게 삶을 이어갔다. 그런 중에 몸에 생겨난 나쁜 것. 색시꽃에 물을 주고 있겠다는 말을 남기고 떠난 경옥. 서울에서 만난 경옥을 닮은 그녀를 보며 경옥을 떠올리는 둘째 아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는 내내 경옥의 얼굴에서 나의 엄마가 겹쳐 보였다. 넉넉치 않은 집 장녀로 상경하여 동생들 뒷바라지 하며 짬짬이 읽는 소설책이 유일한 낙이었던 청춘을 보내고 성실한 아버지와 결혼하여 힘든 시기를 열심히 이겨내고 여유와 행복을 즐길 일만 남은 듯 느껴졌을 때 찾아온 병마로 인해 20년 넘게 힘겨운 투병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나의 엄마... 그런 중에도 경옥처럼 항상 웃음을 잃지 않고 인자한 미소를 보내주는 나의 엄마.. 이 책은 그대로 나의 엄마이다.

표지부터 책 속 장면 장면마다 유난히 가득한 벚꽃이 내 마음에 깊이 들어와 박힌다. 화사한 봄날같은 경옥의 미소, 따뜻한 봄을 안겨주는 엄마의 포근함인 것처럼 느껴진다. 마지막 장을 가득 채운 경옥의 지난 사진들은 우리 엄마의 어릴 적 앨범에서 막 꺼낸 것 같았다. 묘하게 닮은 듯한 눈매와, 웃음, 옷차림, 머리 모양까지... 그 시절 우리 어머니들은 다들 그런 모습이었던 건지, 유독 경옥에 감정이입한 나의 마음 때문인 건지 이유는 잘 모르겠으나 아마 그 시절의 어머니를 가진 이들이라면 모두 비슷한 마음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책을 읽으며 이렇게 사고 회로가 멈추고 '엄마'라는 두 글자에 모든 신경이 집중되는 경험은 처음이었다. 엄마의 목소리가, 엄마의 품이 유난히 더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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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 들어 보세요 기린과 달팽이
카트린 게겐 지음, 레자 달반드 그림, 윤경희 옮김 / 창비교육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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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말할 때는 귀를 기울여 주세요. 내 이야기를 들으며 다른 일을 하지 않으면 좋겠어요.'

 

 첫 페이지에서 내 마음은 무너져 내렸다. 두 아이가 십대의 중간을 지나는 동안 늘 마음 한 구석을 무겁게 했던 나의 과제였을까... 눈을 보고 말하는 것, 눈을 보고 듣는 것, 상대에게 집중하는 것, 경청하는 것... 아이들에게는 늘 중요하다고 외쳤던 그런 가르침을 과연 나는 아이들에게 제대로 실천하고 있었을까.... 내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아이들에게는 타협없는 이해를 강요하고 있었던 건 아니었나... 컴퓨터 화면만 쳐다보며 대충 대답하던, 핸드폰 메세지창을 바라보며 뭐라고 했는지 되물었던 부끄러운 모습들이 자꾸만 떠올랐다. 물구나무 서서 아빠를 바라보는 아이를 뒤로 하고 전화통화에 열중한 아빠의 모습이 자꾸 마음을 때렸다.

 한참 힘겹던 아이들의 육아기가 어느 정도 지나고 조금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된 지금 이 책을 보니 한 마디 한 마디가 모두 공감된다.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당연히 그래야지 싶다. 그런데 그 때는 보이지 않았고 들리지 않았다. 왜 우리 아이만... 왜 나만... 다른 애들은 안 그런데.... 이런 마음들이 스스로를 너무 힘들게 했다. 그럼 마음은 내 아이들을 아프게 했다. 그 때로 돌아갈 수 있다면.... 항상 깨달음은 한 발짝 늦다...

 이 책의 내용은 너무 간단하다. 여느 육아서에, 육아 프로그램에 단골로 나오는 말들이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고, 스스로도 많이 느끼고 생각해 본 내용이다. 이 책의 차별점은 '그림'이다. 같은 말이지만 마음으로 한 뼘 더 파고드는 그림의 힘... 내 아이가 진심으로 내게 속삭이고 간청하는 듯한 무게감으로 다가오는 그림의 힘...

 한참 육아로 힘들어하는 부모들이 잠시 짬을 내서 가볍게 읽으면서 마음 깊숙하게 안고 갈 수 있는 책이 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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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해력 교과서 : 초등 국어 2학년 문해력 교과서 국어
이도영 외 지음 / 창비교육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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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이 책은 출간 당시 자문단으로 책의 일부를 먼저 만나보았던 터라 기대감이 굉장했다. 표지부터 교과서 같은(?) 느낌이다. 선명한 색과 분명한 메세지를 담고 있는 학습을 위한 교재라는 느낌을 강렬하게 풍기고 있다. 대신 책의 크기가 일반 소설책 정도의 사이즈여서 참고서라는 압박감은 덜어낸 것 같다.

 책을 펼쳐보면 우선 적당한 분량의 지문을 쭉 배치해 놓은 것이 큰 장점이다. 문해력 교과서를 선택한 이유는 사실 문해력이 다소 부족한 아이들의 보충 지도를 위해서였다. 이런 아이들은 우선 지문의 양이 많아지면 읽으려는 의욕 자체가 사라지고 거부 의사를 밝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다양한 소재와 적당한 분량의 글을 제시하는 것부터 큰 숙제가 된다. 이런 고민을 한 방에 해결해 준 것 같다. 문제를 위한 지문이라기 보다는 '읽기' 자체를 위한 지문으로 구성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설명하는 글, 주장하는 글과 같은 비문학 장르부터 동화나 시, 일기 등 문학 장르의 텍스트까지 다양하게 제시하며 아이들이 자기도 모르게 읽기 과정에 빠져들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해당 학년에서 해결해야할 성취 과제를 고려하여 제시된 문제들도 수준이 적절하다. 짧은 호흡으로 지문을 읽고 내용을 파악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일련의 과정이 다양한 형태로 변형되어 반복 제시되면서 아이들이 쉽게 문해력을 키울 수 있는 좋은 교재라는 생각이 든다.

 현재 읽기 학습에 어려움을 보이는 3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2학년 교재를 활용하여 지도 중인데 책의 사이즈나 디자인, 구성 등에 대한 만족도도 높고 지문을 읽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유기적으로 잘 연결되어 있어 군더더기가 없다. 다양한 장르로 구성되어 있어 흥미를 잃지 않으며 문제 해결 경험이 누적되어 성취감도 가질 수 있게 하는 장점을 보여주고 있어 아주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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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에 이름을 붙여 봐 파스텔 읽기책 1
이라일라 지음, 박현주 그림 / 파스텔하우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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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처음 만난 건 우리 반 아이들과 함께 감정에 대해 이야기나누는 시간이 있었기 때문이다. 아직 열 살, 감정이라 하면 고작 사랑해, 미워, 짜증나, 창피해 정도인 아이들과 감정에 대해 알아보는 데 너무나도 딱 맞는 책이었다. 단순히 감정에 이름을 붙였겠거니 생각하고 가볍게 집어 들었던 나에게 이 책은 신선한 충격과 반전(?)의 묘미를 선사해주었다. 45가지나 되는 감정의 이름은 예상했던 것보다도 훨씬 많은 숫자였다. 3학년 아이들이 하나 하나 읽어가며 마음에 담기에는 다소(?) 지루해질 만큼... 이렇게 많은 수의 감정이 헷갈리거나 억지스럽지 않게 마음에 와서 닿을 수 있었던 건 자연스러운 공감을 불러오는 찰떡같은 그림이다. 그림 속 아이의 표정이 말 한 마디 필요없을만큼 모든 감정을 그대로 다 보여주고 있으며, 예시상황도 누구나 한 번쯤 겪었을 법한 사례들로 '맞아 맞아' 하는 리액션을 저절로 내뱉게 한다. 화가 나고 짜증스러운 감정도 무조건 부정적인 것이 아니라 잠시 쉬어 갈 수 있는 마음의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는 여유를 갖게 해주며, 모든 감정에는 이유가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내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보다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따뜻하면서도 냉철한 메세지를 전해주고 있다.

책의 흐름은 가나다순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그 순서가 묘하게 마음을 건드린다. 감동으로 시작해서 희망으로 끝나는 감정의 이름이라니... 나를 힘들고 지치게 하는 감정들을 현명하게 잘 다스리고 나를 편안하게 해주는 감정들에 보다 집중하며 앞으로 다가 올 미래가 바라는 대로 이루어질 것을 나도 모르게 기대하고 있었다.

책을 읽고 우리 아이들은 평소 내가 겪었던 경험을 통해 어떤 감정을 많이 느꼈었는지 적어보았다. 무심코 지나쳤던 감정에 이름을 붙여보면서 자신의 마음이 어떤 상태인지 돌아보고 보다 편안하고 긍정적인 감정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어떻게 노력하면 좋을지 생각해 보는 계기를 마련해 준 유익한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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