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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꿈은 말이야! ㅣ 봄봄 아름다운 그림책 109
토네 사토에 지음, 엄혜숙 옮김 / 봄봄출판사 / 2022년 11월
평점 :
토끼해를 맞이해서인가??? 노란 바탕에 발그레한 볼이 인상적인 흰 토끼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꿈에 대한 이야기를 거창하게 '들려줄' 거라고 예상했던 나의 기대와는 전혀 다르게 이 책은 너무나 귀엽고 깜찍하게 꿈을 '보여'준다. 아이들이 평소 잘 알고 한 번쯤 꿈꿔봤을 여러 가지 직업을 너무나 귀엽고 매력적인 모습으로 한 눈에 들어오게끔 그려놓았다.
요즘 아이들에게 '꿈'에 대해 이야기할 때면 사실 많이 조심스럽다. 특정 직업으로 한정해서 가르치기엔 세상이 너무나 빨리 변하고 있으며, 우리 세대에서 꿈꿨던 이상적인 모습은 이제 더이상 매력적이거나 그만큼 가치있게 여겨지지 않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진로교육을 할 때 주로 '어떤' 어른으로 자랄 것인지, 어떤 '가치'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며 성장할 것인지에 더 초점을 맞춰왔다. 꿈에 대해 이야기하고 보여주는 책이기는 하나 교실에서 아이들과 함께 본다면 직업을 소개하는 용도로 사용하기보다는 시각적인 표현이나 창의적 표현을 더 강조해서 보여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림 하나 하나를 자세히 살펴보다보니 그림 속 주인공은 토끼와 그 앞에, 또는 그 주변에 놓인 닭(또는 병아리?)이 담긴(혹은 장식된, 혹은 그런 모양의) 컵이다. 토끼가 어떤 모습으로, 어떤 모자를 쓰고, 또는 어떤 소품을 들고, 어떤 색의 옷을 입었는지 살펴보는 것으로 관찰이나 표현 수업을 이끌어간다면 아이들의 시선을 충분히 끌 수 있을 것 같다. 여기에 더불어 컵이 어디쯤에 몇 개 있는지, 그 속에 있는 닭(혹은 병아리)이 어떤 모습인지, 무엇을 가리키고 있는지 등등 좀 더 자세히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 같다.
직업을 소개하는 것을 넘어서서 그 직업을 어떤 색깔과 모습으로 표현하고 있는지, 그림 속 사소한 디테일에 대한 관찰까지 확장할 수 있는 좋은 '교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저학년 아이들의 관찰력과 표현력을 신장시키는데 매우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많은 기대가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