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글부글 말 요리점 신나는 새싹 208
조시온 지음, 유지우 그림 / 씨드북(주)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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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실에서 '말'은 어쩌면 교육의 가장 핵심이다. 인간관계의 매개, 대화의 수단, 예의의 표현, 갈등의 씨앗 등등 크고 작은 일들이 모두 말로부터 시작하고 말로 해결된다. 그렇기에 교사에게 '말'에 대한 교육은 늘 고민이고 항상 중요하다. 그런 고민들을 적당한 깊이로 유쾌하면서도 명쾌하게 딱 잘 보여준 책이 바로 이 책이다.

나쁜 말들로 만들어 낸 요리들을 먹고 탈이 난 이들의 이야기를 보며 함께 읽는 아이들 모두 불쾌함과 불편함에 어쩔줄을 몰라한다. 그 속에 숨은 상처 주는 말들은 누구나 쉽게 내뱉는 말이면서 그 누구도 그렇게 쉽게 상처를 입힐 거라고 생각하지 못하는 말들이지만 그런 말들이 뭉쳐서 만들어내는 불쾌함이란 상상 그 이상으로 너무나 힘들게 한다는 것을 단 몇 컷의 그림만으로 일깨운다.

다행히 나쁜 말이 재료로 쓰인 요리가 잘못되었음을 인지한 사장님의 갖은 노력 끝에 새롭게 태어난 말 요리가 선보여지고 독자에게도 안도감을 선사한다. 무시는 인정으로, 변덕은 믿음을, 심술은 진심으로, 미움은 친절로 바뀌어 보는 순간 마음이 사르르 녹아들며 편안함을 주는 따스한 요리들이 새로운 메뉴로 등장한다. 다만 들어간 '말' 재료가 바뀌었을 뿐인데 먹는 이들과 보는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며 달래준다.

친근한 동물 캐릭터를 사용한 삽화는 아이들과 함께 읽으며 억지스럽지 않게 공감하며 읽기에 적절하며, 다양한 말들이 요리의 재료로 알맞게 변형되어 그려져 있어 음식 속에 숨겨진 메세지들을 찾아내는 데에도 효과적이다. 무엇보다 아이들과 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에 음식이라는 친근한 소재와 누구나 겪어봄직한 상황을 보여주어 자연스럽게 대화의 장을 열어갈 수 있게끔 해주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힘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실제로 이 책을 함께 읽고 아이들이 듣고 싶은 말이나 들으면 힘이 되는 말을 이용해 만든 요리들을 창작해 보았는데 진심이 가득 담긴 요리들이 이 책을 읽지 않은 아이들에게도 큰 흥미를 불러 일으키며 좋은 말이 자연스럽게 마음에 닿는 기회가 되는 것을 보았다. 잘 만들어진 그림책 한 권이 어떤 힘을 보여주는지 절실히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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