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성 : 백 년이 넘은 식당 - 2023 뉴베리 아너 수상작 오늘의 클래식
리사 이 지음, 송섬별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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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뉴베리 아너 상 수상작이자 '호랑이를 덫에 가두면'의 태 켈러 작가님이 추천사를 써주셨다는 소개글만으로 책에 대한 기대감이 하늘을 찔렀다. 꽤 두꺼운 책인데도 속도감있는 전개와 쉬운 문장은 앉은 자리에서 끝까지 다 읽게 만들었다.

100년도 더 된 과거에 살아남기 위해,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미국으로 건너와 목숨의 위협을 이겨내고 정착한 중국인의 이야기와 주인공 메이지 가족들의 이야기, 현재 황금성 주변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교차된다.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인종차별에 대한 이야기는 다소 거리감이 있는 중국인의 경우임에도 많은 부분에서 공감되었다.

중국인이 정착하는 과정에서 '종이 아들'이라는 것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종이 아들'이라는 말을 접한 순간 난 왜 '사진 신부'가 떠올랐을까? 머나먼 타국에 사진 한 장 들고 찾아가 그 곳에 뿌리 내리고 살아가야했던 우리의 조상들도 결국 비슷한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의지할 곳 없는 '종이 아들'들이 유일하게 마음 편히 지낼 수 있었던 '황금성' 같은 곳이 '사진 신부'들에게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도 잠시 해본다.

메이지의 가족을 중심으로 한 현재의 이야기도 매우 흥미롭다. 인종차별을 겪으면서도 자신의 자리에서 당당히 인정받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메이지의 엄마와 늘 그녀를 자랑스러워했던 조부모의 이야기가 따뜻함을 전한다. 할아버지의 병세로 인해 함께 지내면서 진심어린 시선으로 주변을 살피고 배려하는 메이지의 마음이 내게도 위로가 되는 느낌이다. 특히나 정성스레 쓴 포춘 쿠키 속 메세지는 마지막까지 짙은 여운을 남겼다. 조금은 억지스러웠던 '미스테리한 사건'을 제외하면 당차고 꿋꿋하면서도 유쾌하고 따뜻하며 감동적인 이야기였다. 내가 황금성을 방문한다면 메이지가 어떤 메세지를 포춘쿠키에 담아 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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