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5월을 맞이하며 처음으로 만나게 된 책은 '우리 집에 놀러와'이다. 제목부터 '우리 집', 표지에 가득한 가족으로 추정되는 사람들, 활짝 열린 문과 반기는 표정 등으로 미루어 보아 이 책은 '가족'이나 '집'의 따뜻함과 사랑 등을 써내려간 책일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러나 막상 책 표지를 열고 한 장 한 장 넘길수록 나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겨갔다. 이 책은 너무나 따뜻하고 너무나 자연스럽게 너무나 부담없이 장애에 대해 보여주는 책이었다.
여느 가정의 모습과 전혀 다를 바 없는 일상적이고 자연스러운 모습들이 쭉 펼쳐진다. 우리를 초대하는 아이들의 유쾌한 설명이 없다면 나는 이들의 다른 점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넘어갔을 것이다. 물론 이것은 따뜻하고 정감있는 그림체와 단편적인 한 장면만을 보여주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더 중요한 건 장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주인공들과 작가의 애정어린 시선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휠체어를 타는 뇌성마비 아이, 청각장애인 엄마와 함께 살며 수화로 이야기하는 아이,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부녀, 시각장애인 엄마와 안내견이 함께 생활하는 아이, 왜소증 아빠, 지적장애를 가진 엄마, 한 팔을 잃은 아빠를 둔 아이들은 저마다 자기 집으로 놀러오라며 유쾌하게 우리를 초대한다. 그들에게 장애는 부끄러운 것도, 슬픈 것도, 단점이나 부족한 것도 아닌 그저 다른 것일 뿐이다.
책의 마지막 장에 수록된 작가님들의 이야기는 마음에 깊은 울림을 준다. '장애는 나쁜 말이 아니다. 특별하다, 불리하다, 능력이 다르다고 말하는 대신 "장애가 있다"고 말하라'는 그들의 말에 여전히 조금은 어렵고 '도움을 주어야 하는 대상'으로 여기는 내 마음이 부끄러워졌다. 이 책을 장애인식개선교육을 하는 때에 만났더라면 아이들과 조금 더 자연스러운 대화를 나눌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다행인건 다음 주에 우리 지역에서 열리는 전국장애학생체육대회와 연계한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체험 이후에 아이들과 이 책을 함께 읽으며 생각을 공유하는 시간을 꼭 가져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