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상처 받지 않고 친구도 상처 받지 않는 말하기 연습
강승임 글 / 김규정 그림
교실에 있다보면 아이들 사이에 생기는 사소한 문제들을 접하게 되는 경우가 빈번하다. 아이들은 저마다 자기 이야기를 들어달라며 선생님에게 쪼르르 달려와 친구의 잘못과 나의 서운함을 토로한다. 한참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대부분 결론은 둘다 잘못이 있으며 자신의 의사를 정확히 말하고 친구의 이야기를 잘 듣는다면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조율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귀에 딱지가 앉도록 매번 비슷한 이야기들을 하지만 막상 그런 일을 겪기 전에는 사실 잘 담아두지 않는다. 그리고는 같은 일이 생겼을 때 이미 자세히 알려주고 당부한 바 있는데도 잘못된 방법으로 접근하는지를 다시 추궁하게 되는 악순환이 생긴다. 그럴 때 이 책이 있다면 명쾌한 지침서로 사용할 수 있겠다는 것이 이 책을 처음 보며 들었던 나의 첫 감상이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쉽다'는 것이다. 아이들이나 선생님, 부모님 등 그 누가 읽더라도 이해하기 쉽다.
책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만 보더라도 어렵지 않다. 이름도 생김도 너무나 유쾌하고 친근하다. 첫 만남부터 긴장하지 않아도 될 것 같은 편안함이 있다. 내 주변 어딘가 있을 법한 친구들이 나와 비슷한 고민을 나누고 있다.
갈등 상황이나 고민 상황이 매우 구체적이며 교실이나 학교에서 흔히 만나게 되는 경우인데다 만화로 제시되어 상황에 대한 몰입도가 매우 높다. 더군다나 이런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들이 너무나 명쾌하고 간단하게 제시되어 있다. 그 때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려볼 수 있는 질문이나 체크리스트는 어른인 내가 보아도 마음이 뜨끔해진다. 핵심을 너무 콕 짚고 있어 이대로 아이들을 지도해도 충분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고민 내용에 따라 유형별로 분류하여 정리한 것도 찾아 읽기에 큰 도움이 된다. 제시된 고민 상황도 상당히 구체적이어서 웬만한 것들은 이 책 속에서 해결책을 찾아내기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 같다.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은 아직 자기중심적 사고에 갇혀 있는 경우가 많고 다른 사람의 입장을 헤아리거나 배려하는 것에 대해 미처 생각하지 못할 때가 많다. 또한 자기 자신의 감정이 어떤지, 왜 그런 마음이 드는지 잘 알아채지 못하거나 설명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 그럴 때 자신의 마음 상태를 살펴보고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지도하는 건 정말 막막한 일이다. 그럴 때 참고할 수 있는 일종의 지침서로서 이 책이 매우 유용하게 쓰일 수 있겠다는 기대가 생긴다. 또한 아이들에게 슬쩍 건네주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쉽게 쓰여진 마음 지침서, 갈등 해결 지침서의 등장에 반가운 마음을 표한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고 본인의 주관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