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넘쳐나는 힐링 소설류겠거니 하고 가볍게 읽기 시작했는데어린시절, 학창시절, 그리고 갓 성인이 되어 혼란스러웠던 시기를 모두 아울러 치유받는 기분이 드는 책이었습니다.과거의 내가 듣고 싶었을 말들을지금의 제가 대신 들은 기분도 들었구요.모처럼 눈에 눈물은 그렁그렁한데입가엔 미소가 피어있는 표정으로책을 덮게 되네요.
왜 사람들은 항상 죽은 이들에게서 이름을 물려받는 걸까? 이름을 꼭 어딘가에서 받아야 한다면 좀더 영원한 사물에서, 예를 들면 하늘이나 바다, 혹은 심지어 나쁜 것이라 해도 정말로 죽지는 않는 사상 같은 것에서 가져오면 안 되는 걸까? - P270
우리 중 누구도 엄마가 간직한 아빠의 기억을 이겨낼 수 없다는것을 마침내 이해했다. 엄마를 슬프게 하면서도 위안을 주는 그 기억으로 엄마는 세상을 만들어냈고, 다른 사람은 불가능해도 엄마는 그 안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알았다. - P277
서로 손을 잡는 것은 함께 있으면서 아무 말도 하지않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기억하는 방법이다. 그리고 너무 어두워 앞이 보이지 않는 밤중에는 뜻을 전하기 위해 서로의 몸에 대고 손짓을 할 필요를 느낀다. - P113
사람들이 감정을 느끼기 시작하면서 느끼고 싶은 욕망도 커졌다. 이따금 심하게 상처를 받으면서도 그들은 더 많이, 더 깊이 느끼고 싶어했다. 사람들은 감정에 중독되었다. 새로운 감정들을 발견하려고 발버둥을 쳤다. 예술은 바로 이런 식으로 탄생했을지도 모른다. 새로운 종류의 기쁨이 새로운 종류의 슬픔과함께 만들어졌다. 예컨대, 있는 그대로의 삶에 대한 영원한 실망, 예상치 못한 유예가 주는 안도감, 죽음에 대한 두려움. - P166
갑자기 우리 중 하나가 웃음을 터트렸다. 전염성이 있는 웃음이었다. 그 웃음에는 아무런 이유가 없었지만 우리는 킬킬거리기 시작했고, 어느새 의자에서 뒤치며 울부짖었는데, 웃으며 울부짖었는데, 눈물이 우리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 P16
침묵의 시대에 사람들은 의사소통을 더 적게 하기는커녕 오히려 더 많이 했다. 기본적인 생존을 위해서라도 양손이 잠시도 잠잠할 수 없었으므로, 사람들이 서로에게 무언가를 말하지 않는시간은 잠들어 있을 때뿐이었다(때로는 잠든 동안에도 말했지만), 언어의 손짓과 삶의 손짓에는 아무런 구분이 없었다. 가령,집을 짓거나 음식을 만드는 노동은 사랑해 혹은 진심이야 하는 뜻을 전하는 손짓 신호에 버금가는 의사 표현이었다. - P111
기어코 블랙쇼맨 시리즈를 완독하고야 말았습니다ㅋㅋ다만.. 마지막편은 너무 “연극적인” 부분이 반복돼서좀 아쉬웠습니다.블랙쇼맨은 더 이상의 시리즈로 이어가기엔지루한면이 좀 있는거 같네요..그래도 모처럼 흥미로운 캐릭터를 만나3권의 여행을 잘 마쳐서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