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번 꽃이 피고 꾀꼴새가 우는 날이거나 국화가 피는 중양절에 일대의 시인 . 묵객. 금우琴友 .가옹歌翁이 이곳 유괴정사에 모여 거문고를 뜯고 피리를 불거나, 시를 짓고 글씨를 썼다. "  - 『청유첩, 마성린』

나는 아무래도 저 시절에 태어났어야 하지 않았을까?
그리보니 그 시절 여자로 태어났으면, 어쩌면 말짱 헛것이지만 말이다.

어제는 찔레꽃 향기에 취해서 저도 모르게 꼬꾸라졌다는 한량의 이야기를 들으며, 찔레꽃대 가만히 끊어먹었던 기억이, 달달하고 알알한 맛이 되살아나 혼자서 벌쭉 웃었다. 누가 보면 필시 미쳤다고 할 것이고, 옳다구나! 이때다 싶어 백차를 불러, 저것을 좀 가두시오, 이 봄이 갈 때 까지, 하겠지만, 여튼, 그렇게 좋을까? 나 자신 어리석을 만큼 무엇이든 피어난다는 말이 그리 좋고, 또 알록달록하고 푸른 것들만 보면 이것 저것 뜯어 허발하고 먹어대니 참 무안한 일이다.

나는 그런 생명이 참 좋다.

언제 추웠더냐, 언제 열매 떨어졌더냐, 언제 꽃몽우리 졌더냐, 하면서 겁나게 들고 일어나는 그런 생명이 그지없이 기특하다. 참말로 새싹 돋는 화분 앞에서도 '살아줘서 참 거시기하게 고맙다.' 하며 엉엉 울었더라. 그러면서 또 내 너를 위해 시 한 수 지어주마,하고는 막상 그럴 재주가 없어 어정쩡하게 우물우물 하다가 꼭 화분이 눈 지릅뜨고 기다리는 것만 같아, 에라! 모르겠다 싶어 '봄날은 간다' 한 소절을 읊어주고 돌아섰다.

" 눈을 감으면 문득 그리운 날의 기억 아직까지도 마음이 저려오는 건
  그건 아마 사람도 피고 지는 꽃처럼 아름다워서 슬프기 때문일 거야 아마도 "


돌아서는 내 뒤통수에 대고, 뭐 저런 물건이 있어,라고 화분이 한 마디 쏘아붙였겠지만, 모른 척 또 웃는다. 봄날은 오면서 또 그리 가지만, 그래, 그렇게 뭐든 살아야지, 세상에 나왔으면 그 격에 맞춰 뭐든 살아야지,하며 마지막 말을 흘린다. 허, 참, 말은 말이지만 내가 들어도 미친년 널뛰는 소리같다. 듣는 이가 화분이라 다행이다 싶다.

그나저나 시방 한 말이 참말인가?  진심인가? 언제나 노래처럼, 꿈처럼, 주문처럼, 기필코 꽃 그늘 아래서 죽어번지리라, 아쌀하게 막 피고 번지고 날리고 하는 잘생긴 꽃나무 아래서 나는 오필리어처럼 화환 쓰고 아주 누워번지리라 했는데, 이렇게 한 입으로 두 말을 하고 있다. 뭐든, 살아달라니, 저는 기를 쓰고 죽어번지리라 말하면서, 뭐든 살아달라니. 내 마음 하나, 내 입 하나 펄럭이는 것을 단속하지 못하는 나는, 이 봄이 어김없이 겁난다.

나는 뭐랄까 항시 그랬다. 태어나는 것은 기뻐서 안쓰럽고, 죽어가는 것은 슬프지만 걱정없고.
뭣 땀시 그런 심보를 갖었냐고 묻는다면, 아이 해브 노 아이디어다.
그저 나는 세상의 모든 아름다운 것은 이미 지상의 것이 아니라고 그렇게 단디 믿었던 것 같다.
그럼 시방 네가 아름답다고 말하는 수작이야고 묻는다면, 네버다. 그렇게까지 화끈하게 미쳤겠는가. 그저 한 번이라도 아름답고 싶었다, 온전한 생명이고 싶었다, 까지다.

아! 봄이다.
책은 무신 책. 글은 무신 글. 이런 계절에는 까닭없이 걷고 내남없이 노래하면 그만인것을.
팔각 성냥통 안에 불 붙은 성냥 개비 하나를 던지 듯, 봄바람이 이 가지 저 가지 불을 놓으니, 꽃불이 따로 있을까, 꽃불에 들러붙은 혼불은 또 얼마나 많을까. 산소에 피어 있던 꽃 나무 아래서, 나는 그렇게 발목을 자르고 싶었다. 설레서 초라하고 쓸쓸한 이 마음을 주저 앉히고 싶은 봄이다.

"밤은 이미 깊었고 우리 이야기는 이게 이생에서의 영이별이라는 결론으로 밀려갔다. 금홍이는 은수저로 소반전을 딱딱 치면서 내가 한 번도 들은 적이 없는 구슬픈 창가를 불렀다.  '속아도 꿈결 속여도 꿈결 굽이굽이 뜨내기 세상 그늘진 심정에 불질러버려라 운운.' " - 『봉별기逢別記,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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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4-20 0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을 읽으면서 저는 ..
목구멍이 타올라 옆에 계셨다면 몇번이고 굿바이님의 손을 잡았을꺼예요.
'주책이구나..저 여자' .. 하셔도 어쩔 수 없이 그랬을거예요.

봄과 가을이면 삼청각과 길상사에 자주 들르곤해요.
이번 해 봄은 유독 꽃이 늦어서 삼청각 앞산의 벚꽃들도 이제야 필까 말까 하고 있습니다.

말씀하신대로 " 나는 오필리어처럼 화환 쓰고 아주 누워번지리라 했는데", "저는 기를 쓰고 죽어번지리라 말하면서",
봄이면 피는 꽃나무들에게, 길을 걷다가 지나치는 어린 아이들에게 "피워주어, 살아주어, 태어나주어" 고맙다고 말하곤 했어요.

그러면서도 이내 그들도 죽어버릴 것이, 이 생을 다하고 흙으로 돌아갈것이 기억되어 마음 한끝이 싸하고 .. 그래서 그것들을 보면 눈물이 났는지도 ..모르겠어요.

굿바이님..
굿바이님..

말씀해주신대로 "책은 무신 책.. 글을 무신 글.. .일까요.
이 봄.. 까닭없이 걷고 내남없이 노래하면 그만인것을요.. "


<이런 글을, 이런! 글을! 읽을 수 있어서 이 봄은 제게 이미 충분한지도 모르겠어요.>

굿바이 2010-04-20 12:04   좋아요 0 | URL
어쩜~ 저만 그런 마음이 아니라는 것이, 이리 좋을 수가 없습니다. 혹여라도 오다가다 만나면 어쩌면 알아 볼 수도 있으리라는 말도 안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허접한 몇 줄 감상에 마음 주셔서 감사하고, 이런 마음을, 이런! 마음을! 얻을 수 있어서 이봄은 제게 이미 충분한지도 모르겠습니다.

멜라니아 2010-04-20 2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부산에서 돌아오니 이곳 봄은 매일이고 도망가고 싶은 날의 연속입니다
보고 싶지도 그 ㄱ속으로 들어가고 싶지도 않다가
어느 날 마음 가벼이해서 나무와 꽃들 속으로 가면 봄은 흘러가고 있어요
며칠 전 피었던 꽃이 다 지고 그 자리에 푸른 잎이 돋아나고
온도계는 겨울이나 마찬가지인 것 같은데
어쩌다 온화해진 햇빛을 기어이 받고 꽃이 피고 지고 나무가 움트고
나는 봄이 없었다고 할 것 같은데, 몇 번 보여준 꽃과 나무를 빼면
봄이 있었나 반문하고 있을 때 어느덧 여름이라고 놀랄 것 같아요.

이건 누구를 만난 건가요?
카테고리에서 힌트를 찾으려 했지만 볼 수 없었어요.
혹은 자기 자신인가도 하고.

탐구하고 발견해야 할 게 많은 사람, 굿바이님

굿바이 2010-04-21 13:51   좋아요 0 | URL
저를 만난거죠 ㅋㅋㅋ

봄이 좀 그렇죠, 까탈스럽고 이유없이 투정부리는 것 같고, 상처받으려고 작정한 것 같고, 그런데 속살은 곱고, 그렇게 슥 지나가 버리고, 입 속에서만 맴돌고.....

저는 멜라니아님이 더 궁금해요, 섬에 갇힌, 섬을 품은, 바다를 떠도는, 바다에 묶인...


웽스북스 2010-04-21 0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토요일에는 남산을 걸었어요. 실수로 버스를 탔는데, 길이 너무 예뻐서,
돌아오는 길에 같은 버스를 다시 고의로 타고 그냥 내려서 무작정 걸었어요.
그래서 병이 났는지는 모르겠지만,

다시 병이 난대도,
그 오후에 마주한 하늘, 꽃, 바람, 초록잎.
언제그랬냐는 듯 피어오르던 그 광경들을 보며, 걷는 일을 선택하겠다고 결심했지요.

아무도 없던 길 (어쩜 아무도 안걷던지) 혼자 걸어서 좋았지만,
함께이고 싶은 사람들 얼굴이 하나 둘 스쳐지나가 아쉽기도 했어요.
다음 봄엔, 때론 도란도란, 때론 말없이 같이 걸어요.

제가 애들이랑 좀 미친 척 대화를 하더라도, 그냥 눈감아주세요.
서로 다 아는 처지에. ㅋㅋㅋㅋ

굿바이 2010-04-21 13:54   좋아요 0 | URL
그건 미친게 아닐거요, 암만, 우리는 멀쩡하잖니!~~

병이 나지 않으면 좋았을 것을, 그런데 마음에 방어벽이 뚫리면 몸도 뚫릴까?
나도 꼭 그렇게, 머리에 꽃이 피는 날이면, 그렇게 무작정 걷는 날이면, 아프더라. 다음엔 단디 입고, 같이 걷자, 같이...

風流男兒 2010-04-21 1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누나, 이 아찔한 봄내를 이리도 글에 실어놓으시면 어흑흑
어제 점심에 잠시 일이 있어 길을 걷는데 바람에 흐르는 꽃잎들에 정말 울컥,
할뻔했더랬지요. 아, 그보다는 멍~하며 취해있었던듯.

그러게요, 봄이네요. 정말 봄.

굿바이 2010-04-21 17:20   좋아요 0 | URL
바람에 흐르는 꽃잎이라....그대의 감성에 백만표를!!!!!

참 걷기 좋아지는 시절이야. 여름이 오기전까지 좀 많이 걷자.

메르헨 2010-04-21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굿바이님................................
저는 왜 지금에야 님의 서재에 왔을까요.......
이 봄이 가기 전에 온게 다행입니다.
제 서재에 글 주셔서 고마워 답방 왔다가 주저 앉고 맙니다.....

굿바이 2010-04-21 17:21   좋아요 0 | URL
메르헨님,

주위를 보면 참 좋은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이렇게 봄이 가기 전에 마음으로라도 인사 나눌 수 있어서 참 많이 감사합니다.
 
바람이 분다, 가라 - 제13회 동리문학상 수상작
한강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0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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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모해! 무모하다 못해 절박해!, 절박해! 절박하다 못해 사악해!  

덕분에 마무리한 소설 한 편을 말끔히 그리고 깨끗이 지워 버렸다. 

   
 

아니, 

너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는데. 

 
   
   
  더 이상은 갈 수 없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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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10-04-16 15: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이쁘게 생겨가지구. 응? 그죠?

굿바이 2010-04-18 17:54   좋아요 0 | URL
그러게 그리 이쁘게 생겨서리....미웟!

huny 2010-04-17 1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마무리한 소설 한 편을 말끔히 그리고 깨끗이 지워 버렸다.


, 자기 검열, 무서워


모르고 하는 소리지만, 그러지 말지....,

나중에 유명해지면 어떻게 하려구
습작 시절 작품도 남겨 놔야 다음에 할 일 할 사람들이 일거리가 있을텐데...
에궁, 성격하고는...,

굿바이 2010-04-18 17:56   좋아요 0 | URL
지우면서, 가슴이 쿵쿵 뛰었습니다. 그래도 잘했다,싶습니다....사실, 울고 싶어요ㅜ.ㅜ


Tomek 2010-04-18 0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에도 독했나 봐요. 저도 「몽고반점」읽고 이후로는 계속 못읽고 있는데. 신경숙 작가 『바이올렛』읽고 그 이후로 못읽는 것처럼.

개인적으론 임성한 작가의 드라마에서 한강 작가의 작품이 떠올랐었는데. <하늘이시여>였던가.. 뱀술 억지로 먹이는 장면이 「몽고반점」과 겹치더라고요. ㅡ.ㅡ;;;

굿바이 2010-04-18 17:58   좋아요 0 | URL
전작보다 독해요,그리고 잘 여물었구요. 어쩌면 이 작품이 작가에게는 9부 능선쯤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다음 작품이 참 많이 기대가 됩니다.

아, 드라마를 못봐서, 궁금하네요. 뱀술을 억지로 먹이는 장면이라니^^
 

환갑을 넘어도 소녀같을 민정양이 아니었으면 어림없는 일이었을 것이다. 그녀가 사랑을 찾아 태평양을 건너지 않았더라도 아마 이 모임(책 읽는 부족)은 없었을 것이다. 그러니 언제나 자체발광에너지를 소유한 그녀가, 태평양쯤이야, 내 사랑을 가로막을 순 없지, 뭐 이정도 배짱을 보이지 않았던들,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이만한 분들을 또 어찌 만날 수 있었겠는가.  

여튼, 그렇게 각 지에 흩어져 있는 분들과 [민음사 고전 읽기]를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얼굴을 뵙게 되었고, 그곳이 다름아닌 이천십년의 잔인한 봄 바다가 덜컹 펼쳐진 부산, 광안리였다.    

서울역에서 처음으로 만나뵙게 된 두 분, 후니마미님과 호호야님은, 상상은 했지만, 그래도 설마했는데, 사십대에 대한 나의 막연한 불안감을 한 방에 날려주시는 센스와 내공 그리고 미모를 갖추신 분들이었고, 오랜기간 알고 지내온 두 처자, 웬디양과 민정양은, 여행을 가면서도 샤방거리는 원피스를 입을 정도로 초절정 사랑스러움과 깡을 겸비한 여인네들이었다. 다시 말해, 어리버리 우중충한 사람은 나 혼자였던 셈이다. 급격히 우울했다.^^ 

부산으로 향하는 기차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눌 즈음, 대전에서 기차에 오른, 건장한 청춘, 도치님이 합석을 했고 그렇게 여섯의 민간인들은 KTX보다 빠른 속도로 웃고, 보고, 느낄 수 있었다. 역시 공통의 언어를, 그리고 같은 시절을, 그것도 정상적인 사고방식을 소유한 사람들을 만난다는 것은 행운이다. 그 시간이 주었던 묘한 안도감이 그것을 반증할 것이다.  

부산역 플랫폼에 도착함과 동시에, 부산에서 우리를 기다리신 동우님을 처음으로 뵙게 되었고, 글에서도 감지할 수 있었지만, 품격있는 인자한 미소에서 뭐랄까 부산에서의 하루가 매우 유쾌하고 유익할 것이라는 것을 예측할 수 있었다. 오랜만에 예감은 적중했고, 나는 내내 즐거웠다.  

동우님이 마음 써 주신 덕분에, 바다가 와락 보이는 숙소에서 짐을 풀고, 곧바로 선물로 가져온 책들과 이야기 보따리들을 풀었는데, 선물에서 보이는 그 마음들이, 이 어정쩡한 봄날을 단칼에 베어낼 만큼 훈훈하고 아기자기했다. 또한, 모임을 위해 민정양과 웬디양이 준비한 프로그램들은 다시 생각해도 기특하고 고마운 것들이었다. 아- 아직은, 사람이 희망일까? 마음 한 켠 세워놓은 철조망 사이로 봄꽃이 가벼이 날리고 있었다.  

흥이면 흥, 노래면 노래, 술이면 술, 어디간들 이 땅의 젊음이 뒤질 수 있겠는가. 부산의 회는 치아로 씹히기도 전에 목구멍을 넘었고, 부산의 소주는 처음 만난 사람들의 경계를 자연스레 걷어낼 만큼 달았다. 그곳에서 우리는 마음이 덥혀질 만큼 취했고, 서로를 기억할 만큼 또랑또랑했다. 자리를 옮겨 노래를 부르고, 정말이지 다들 어쩌면 그리 뭐든 잘하시는지, 참으로 알 수 없는 노릇이었다. 

봄 밤의 바다를 옆에 두고 걸으며, 파고드는 바람을 적당히 무시한 나는, 같이 걷던 분들의 이름을 다시 한 번 마음 속으로 더듬었다. 어쩌면 가늠할 수 없는 사연과 세월을 살았을, 어쩌면 감당할 수 없는 시간을 다시 살아내야 할 우리들이지만, 그렇게 각자의 삶의 무늬를 잠시 내려놓고, 이렇게 같은 바닷가를, 각기 다른 보폭으로 걸을 수 있다니, 누구도 기대하지 않았을 지언정, 내게는 혹은 서로에게는 짧은 순간 찾아든 위안이었을 것이다.  

아- 사월의 봄을, 그밤을, 더 기록할 수도 있겠지만, 이제 마음에 둔다. 잊지 못할, 봄이 어찌 없었겠는가마는, 이천십년의 봄도 여투어두기 위함이다. 나는 그렇게 마음에 묻어 묵히는 일이 즐거우니까.  

그리고, 마지막으로, 먼 길을 가볍게 나서준 후니마미님, 호호야님, 도치님, 민정, 웬디와 부산에서 뜨겁게 맞아주신 동우님에게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먼 곳 케이프타운과 미국에 있어 자리를 같이 하지 못한, 심샛별님과 쟁님에게도 아직 낯설지만 작은 마음 하나 흘립니다. 다들, 건강하고 평화롭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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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책읽는 부족 부산 모임 후기, 함께 올립니다.
    from 바느질하는 오후 2010-04-15 16:31 
    1. 동우님 http://blog.daum.net/hun0207/13291027 (책읽는 부족 그이들) 2. 도치님 http://blog.daum.net/shave4ever/17145186( 뜻밖의 만남) http://blog.daum.net/shave4ever/17145189(첫 대면) 3. 굿바이님..
 
 
후니마미 2010-04-14 15: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서로에게 위안이었을 것이라는 굿바이님의 짐작은,
하나 둘씩 올라오는 여행기에서 확인하게 됩니다
우리 오십 다 되어가는 아줌마를 두고 급격히 우울해졌다는 부분에서
크게 웃습니다. 이렇게 좋을 수가 없어요
세수를 한 달을 안 해도 깨끗하게 보일 천상의 피부와 자태를 간직해 놓고
그 사실은 저 멀리 떼어놓고, 우리들에게 질투를 느끼시다니....
저야말로 이제로부터는 그렇게 제가 질투하는 젊음과 싱싱함과 깨끗함을 지닌
처녀와 아직 젊은 삼십대들이
저를 질투한다는 사실도 기억하면서 외출도 많이 하고 뽐도 내고 다녀야겠습니다
으하하하( 사장님 웃음소리)

동우님은 노래방에서 발 올려 놓고 노래 부르신 그 부분에서 유독 더 놀라고
더 반하신 것 같은데, 그 일은 도치님만 모르고 우리 모두에게 충격적인 모델 포즈였습니다
다음에 노래방 갈 때에 그 포즈를 해 볼까 생각중이지만
새타령에도 혹은 격을 달리해 심수봉의 노래에도 그 포즈는 안 어울릴 것 같고
빅마마는 듣기는 하지만 따라 부를 수 없는 노래 레벨로 포기를 해 버렸습니다.

4월의 부산 바다, 밤과 우리의 여흥,
두고 두고 묵히며 즐거워하기
동감입니다
저는 우려먹으려고 합니다.

굿바이 2010-04-15 12:14   좋아요 0 | URL
노래방에서 새타령 듣는게 얼마만인지 모르겠습니다.ㅋㅋ 선배 언니 중에 유난히 민요를 잘 부르던 분이 있었지요. 오정혜씨라고, 고등학교 선배입니다^^
테이블에 다리 올렸던거 잊어 주세요. 제발~

그리고, 정말 급우울했습니다. 정말로... 쭉 그래왔지만, 앞으로도 예쁜 여인네는 다 저의 적입니다!!!

후니마미 2010-04-14 15: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다시 궁금해서

그 바지 말이에요
그때 그 바지

허리가 단이에요?
고무줄이에요?

그러니까 옆선에 자크가 있나 없나를 알려 주셔도 좋아요
제 방에 들르셨을 때 알려주세요!

굿바이 2010-04-15 12:14   좋아요 0 | URL
싫어욧!!!!ㅋㅋㅋㅋ 집에 가서 보니, 단추던데요.

도치 2010-04-14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제가 잠든 사이 무슨 일들이 있었던거죠?
서로에게 많이 유익했던 모임이었던것 같습니다. 아참 아까 주먹쥐신것 같던데
저 덩치만 크지 애기라서 때리면 아파서 울어요 T_ T)a

굿바이 2010-04-15 12:16   좋아요 0 | URL
당신이 잠든 사이, 무수한 일이 있었지요. 민정양에게 들으시지요~

그리고, 엄살이 과하십니다. 또 그리고, 설마 제가 패겠습니까? 그냥, 겁만 주는 거죠. 실은 겁도 안나시죠?^^

멜라니아 2010-04-15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잠을 안 자도 뒷날 눈이 초롱초롱한 비결은 뭐지요?
안약을 좋은 걸 쓰세요?
제 눈은 안약을 아무리 넣어도 흰 자위가 벌개질 때가 많아서요
비결을, 눈 맑은 비결을 묻고 싶어요.
피부에 기미 하나 없고(동안 유지 비결은 뭐지요?_)
저는 화장으로 얼굴에 있는 잡티와 기미와 황인종 피부를 가리지 않으면
외출을 못하는 피부라서요
깨끗한 피부유지 비결과 관리 요령을 알려 주세요.

제가 누군지 알아 맞추어 보세요.
이 방에 가끔 들락이던 사람인데요.

눈치가 몇 단인지 알 수 있는 절호의 기회

굿바이 2010-04-15 12:20   좋아요 0 | URL
깜짝이야~ 누군가 했습니다. 그렇지만 꼬리가 길어서 금방 알았답니다.

눈이요? 안약은 한 번도 써 본 적이 없어요. 그리고, 제 눈이 초롱초롱하다뇨?뭔가 오해가 아닐까요. 제가 좀 사람을 뚫어지게 쳐다 보는 편이라 그리 보였을까요? 여튼 안약은 쓰지 않아요~
그리고, 기미가 없다뇨? 이런..... 제가 화장을 잘 안하는 이유는, 화장을 해도 안이뻐서 욕먹느니, 그냥 안해서 눈에 안튀는게 좋겠다 싶은 전략적 선택이랍니다. 이런 맘을 고운 당신은 아실런지..ㅜ.ㅜ

風流男兒 2010-04-15 1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누나 잘 놀고 오셨군요!
깨끗한 피부유지 비결과 관리 요령은 저에게도 좀 알려주셔요

저도 좀 배우고 싶어요 ㅎㅎㅎ

굿바이 2010-04-15 12:23   좋아요 0 | URL
오호~ 한 대 맞을래? 늙은 사람 놀리면, 앞으로 삼일은 재수없느니!!!!

울 엄니는 칠순을 훨씬 넘겼건만, 모공도 잘 안보이더라. 울 엄니가 내게 하는 말, "참 이해가 안간다. 내가 너 나이때는...쯧쯧쯧...어째 그리 얼굴이 없어보이는지..." 이제 됐냐? ㅋㅋㅋ

2010-04-15 15: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굿바이님 글을 읽으니 내 목으로 소주가 한잔씩 꼴딱꼴딱 넘어가고 내 손에는 벌써 마이크와 탬버린이 박자를 맞춰 흔들어지고 있네요.

굿바이 2010-04-16 11:37   좋아요 0 | URL
쟁님도 뵙고 싶었는데, 어떻게 정 안되면, 민정이한테 날아가서 쟁님을 보러 갈까요^^ 아쉬운 마음은 다음 기회를 만드는 일에 써볼까 합니다.

멜라니아-후니마미 2010-04-15 16: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러니까 동안과 고운 피부의 비결은 유전이란 말씀..

저는 우리 어무니 닮아 가지고 기미가 많이 잘 끼고( 햇볕에서 피부를 보호하려고)
우리 아부지와 할머니와 고모의 족보를 이어 받아서
해양성 검은 피부 누런 피부인 고로
외출시는 절대적으로 분장을 해야 합니닷. 그 마음 아실런가요 맨얼굴의 여자여!
서른 넘은 여자가 맨얼굴로 다니는 건 과한 자신감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죠...

전 흰자위로 보이려고 노른자같은 눈에 자꾸 안약을 넣습니다.
올매나 노력을 하는지 아시겠지요?
오직 남에게 보이려고 말이에요.
으흐.

그리고 말을 안 듣는 쪽 맞네요,, 옷 공개를 안 해 주시겠다고요..
민정이가 자꾸 쇼핑 다니면서 이런 거 굿바이언니 바지 같은 거네거네거네
해가지고서는 바지를 만들줄까 하던 참인데 공개를 안 해 주시겠다요 ^^
민정이 똥싼 바지 없다!

굿바이 2010-04-16 11:39   좋아요 0 | URL
아이구나~ 남들이 이 글을 보면, 사실과 다른, 전혀 다른 저를 상상할까 몹시 두렵사와요. 저보다 연배가 있으신 분들 뵙니, 동안이라는 말도 듣고 완전 좋아요. 아! 바지는요, 단추로 되어 있어요. 그러니까 대충 둘러서 단추로 여밈하는 그런 구조인것 같아요.
멜라니아님 실력이라면 눈 감고도 만드실 수 있지 않을까요?
아참! 닉네임 너무 좋아요.

토깽이민정 2010-04-15 2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요, 원래 시험에서 답을 찍거나
로또 숫자찍기하는 재주는 눈을 씻고 찾을래야 찾을 수가 없는데,
그날 북꼼 모임에서 옆에 앉았던 언니를 찍는다거나,
북꼼 모임을 진행했던 우리 선아를 찍는다거나,
하고 많은 다음블로거중에 후니마미님과 호호야님 같은 분을 찍은건
아무리 다시 봐도 참 재주가 좋았단 말이죠. 호호호 (난 이런면에 타고 났나봐~ )

언니,
남들은 백날을 굶어봐야 언니가 그날 입고 온 그런 시크한 바지 '엣지있게' 소화 못하고
분을 아무리 발라봤댔자 언니의 백랍같은 피부는 안나오거든요.
맨날 제일 못생겼다는 둥, 그 자학개그 재미 없어요, 문소리씨!

요즘 TV에서 많이 나오는 영화배우 류승룡씨가 아무리 봐도 형부같애
(형부가 키는 좀 크시지만)
그렇다면.. 언니랑 형부는 영화배우 커플이란 말이죠~

굿바이 2010-04-16 11:44   좋아요 0 | URL
민정이는 타고난게 진짜 많은 사람이야!! 나 원래 그런 사람들 완전 싫어!!!!!미웟!!ㅋㅋㅋ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청바지도 안맞고 면바지고 안맞아서 똥싼바지 입는 거라고! 왜들, 내 말을 안믿냐고~~~~ 환장하겄다 이거지^^ 그리고, 백랍이라니!!! 너 맞을래? T.T
다들 나의 어째서? 나의 이 괴로움과 구차함과 초라함을 비웃는 것인지, 아흐~

류승룡이라... 음... 다른건 몰라도 참, 마음 고운 사람이지, 암만. 내 꼴을 지켜봐주고 견디는 걸 보면 말이야, 룰루루~

도치 2010-04-16 1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날 제게 했던 말이 있지 않습니까.
본인은 스스로를 자학한다고요 아무리 자학하고 본인을 낮춰도
셀지로 인증하신 부족들에게는 통하지 않습니다.

저희 엄니 표현을 빌려쓰자면 열흘 삶은 호박에 이빨 안들어가는 소리 하고 있다!!

굿바이 2010-04-18 17:59   좋아요 0 | URL
오호! 그 소리 참말로 궁금한데요! 그런데 열흘 삶은 호박을 물면, 치아가 빠지지 않을까요. 뜨거워서? ㅋㅋ

風流男兒 2010-04-16 1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후후훗

굿바이 2010-04-18 17:59   좋아요 0 | URL
뭐래!!!!!

동우 2010-04-16 1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바다가 와락 보이는, 봄바다가 덜컹 펼쳐진 부산의 굿바이님.
나도 그 바다의 굿바이님이 고맙습니다.

건강하고 평화롭기를.

굿바이 2010-04-18 18:00   좋아요 0 | URL
아~ 벌써, 봄 바다가 다시 보고싶습니다. 써놓고 보니 염치없습니다^^

2010-04-16 1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민정이네 집에서도 저희 집은 비행기로도 한참 멀기는 하답니다.오시기만 한다면야, 시애틀에서 잠 못 자도록 해드릴께요.

굿바이 2010-04-18 18:01   좋아요 0 | URL
시애틀에서 불면의 밤을 기대하며, 아무래도 무슨 적금이라도 하나 할까봐요~

멜라니아 2010-04-17 1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러니까 그 바지는 다리를 들여 넣을 때 풍덩 들여 놓는다는 말씀?
옆 선에 자크 같은 거 없구요?
단추는 앞에 하나 뒤에 하나 있는 거네요?

상상하건대, 고무줄이 아니라서 그 단추 어쩌다 풀리면(재채기 같은 거로)
완전 홀라당 난감 하겠스ㅁ니.
고무줄 바지 보다 벗기가 편하기도 하겠고. 치마 수준이네요.

굿바이 2010-04-18 18:02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 진짜 그런 일 있으면 남감하겠어요. 이제 못입을 것 같아요. 왠지, 예언처럼 들려서요^^

네, 자크도 없고 고무줄도 없어요. 그냥 단추가 있을 뿐!!!!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
데이비드 실즈 지음, 김명남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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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유머와 사유는 통쾌했다. 물론, 이 책에 언급된 과학적 지식들을 새롭다, 혹은 독창적이다,라고 평가할 수는 없지만, 기존의 지식이라 할지라도 시의 적절히 가족사 안으로 끌여들여 재배치하는 방법은 신선했고. 작가 특유의 어깃장은 충분히 유쾌했다. 또한, [죽음]이라는, 실제적이든 상념으로든, 무거울 수 밖에 없는, 덧씌워진 이미지들 때문에도 이미 과장된 주제를, 상식을 뛰어넘는 친절함으로 접근했다는 점이 나는 매우 만족스러웠다.   

책을 보면, 이 책『우리는 언젠가 죽는다』은 아버지에게 드리는 편지로 시작해 유년기와 아동기, 청년기, 중년기, 그리고 노년기와 죽음이라는, 한 생명이 출생과 동시에 부여받는 유한한 시간을 일정한 단위로 묶어 분류하고 있다. 그리고 분류된 단위에 해당되는 저자의 에피소드들과 읽을거리들이 적절하게 배치되어 있다. 물론, 어느 면에서는 책의 구성이 다소 어수선하게 느껴져 책으로의 몰입이 방해받을 수도 있지만, 조금 더 텍스트를 따라가다 보면, 어색함은 사라지고 명민한 작가의 [죽음]에 대한 사유가 무리없이 읽힌다.  

저자는 자연스러운 [죽음]의 전조라 할 수 있는 [노화]라는, 신체적.정신적 활동의 쇠퇴를 과학적으로 통찰하는 중간중간 저자의 아버지가 보여주는 끈질긴 생명 욕구 에피소드들을 배치함으로써, 희극과 비극을 넘나들고 있다. 이런 의뭉스러운 기지가 독자를 끊임없이 웃게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자연은 실로 모욕적인 방식으로 우리에게 암시하고 경고한다. 소매를 살짝 잡아당기는 게 아니라, 이빨을 뽑아놓고, 머리카락을 뭉텅뭉텅 뜯어놓고, 시력을 훔치고, 얼굴을 추악한 가면으로 바꿔놓고, 요컨데 온갖 모멸을 다 가한다. 게다가 좋은 용모를 유지하고자 하는 열망을 없애주지도 않고, 우리 주변에서 계속 눈부시고 아름다운 형상들을 빚어냄으로써 우리의 고통을 한층 격화시킨다"라는 전혀 감상적이지 않은 인용구로 모순적인 삶을 가감없이 드러내면서도 "아버지는 내 입과 내 타자기에서 흘러나오는 단어들을 사랑하라고 알려주었고, 내가 내 몸에 깃들어 있다는 사실을 사랑하라고, 다른 누구의 거죽이 아니라 내 거죽에 담겨 있는 사실을 사랑하라고 알려주었다."라는 문장을 통해, 그럼에도 살아있는 한 삶을 사랑하라는 현명한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한다.    

이렇듯 누구에게나 결코 유쾌할 수는 없는[죽음]이라는 주제를 지나치게 과학적이고 미시적인 증거들을 나열하면서까지 드러내는 저자의 속내는 추측하건데, 두렵고 우울하기 때문에 인간 생명의 유한함을 슬짝 망각하는 것 보다, 유한하기에 치열하고 뜨겁게 살아내야 함을 일깨우려는 것은 아닐까 싶다. 어느 영화의 대사처럼 "Carpe Diem"이라고.  

책의 서두에 저자 자신의 그리고 저자 아버지의 이야기,라고 밝혔지만, 몇 가지 에피소드를 내 것으로 그리고 내 어머니의 것으로 대체하면, 나와 내 어머니의 이야기라 해도 될 만큼, [죽음]을 대하는 내 사유는 저자의 사유를 닮아 있었다. 그래서 어쩌면 이 책을 칭찬하는 어떤 말 보다 저자와 내 사유의 닮음이 내가 이 책에 보내는 호의의 속내일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는 언젠가 죽기에 우리는 그 짧은 시간 소통할 수 있는 누군가를 만나면 이렇듯 반갑고 애틋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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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10-04-12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니의 사유와 비슷하다는 마지막 말 때문에라도, 읽어보고 싶어졌어요.
그리고, 귀연이의 감상도 궁금하고요.

굿바이 2010-04-13 10:51   좋아요 0 | URL
신기했어. 읽는 동안. 어찌 이리 비슷할까 싶어서 ㅋㅋ
귀연이에게는 다른 책을 권해줄까 싶어. 인용된 지식들이 좀 어렵겠다 싶기도 하고, 제목 때문에 또 놀랠까 싶기도 하고~

도치 2010-04-13 0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방명록 사용법을 몰라서 이곳에 안부인사를 겸해서 납깁니다.

병원에서 환자로 생활을 6개월간 하면서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서 가까이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의외의 병앞에서도 흔들리는 생명의 나약함을 보고 느끼고, 또 내 사랑하는 가족의 죽음을 지켜보면서 죽음이라는 단어의 무게는 결코 가볍거나 건조함과는 거리감이 아득하게 느껴집니다.

이 죽음을 대하는 자세가 일본이라는 곳에서는 좀 다르게 다루어지는 것인지 제가 읽은 일본 소설이나 일본영화에서는 엄숙함의 정도가 덜해서 늘 일본문화에 대해서 생각하는 부분이 그들이 대하는 죽음의 자세입니다. (조금 개방적일듯한 그들이 성이 아니고..) 부족민들의 서평을 읽다 보면 그 책에 대한 욕심이 생겨 읽어봐야겠다 펌프질이 TV홈쇼핑에서 '1분 남았습니다 고객님' 소리보다더 크게 울리는건 무슨 이유인가요?

이번 모임이 저나 굿바이님에게 큰 용기가 필요했지만 그 용기에 대한 기대 이상의 보상을 저는 얻고 왔습니다. 굿바이님은 어떠셨는지 궁금하네요. 그리고 반가웠습니다. 아!! 커피숍에서 날리려드린건 의도했던 바 아니었던거 아시죠? ^^;;

굿바이 2010-04-13 10:54   좋아요 0 | URL
방명록 사용법을 모른다니, 완전 좋아요!!!! 저도 그런거 잘 모르거든요^^

그렇죠? 다들 어찌나 글들이 맛갈스러운지, 거기에 비하면 저는 참..한심하죠. 그나저나, 도치님이 커피숍에서 저를 훅~ 밀었던건 그거 의도가 있다고 마구 오해할 예정입니다. 뭐, 그 오해를 빌미로 계속 괘롭힐까 생각중이구요. 저 완전 뒤끝있어요 ㅋㅋㅋㅋ

Tomek 2010-04-13 1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꽤 감성적인 책이었다고나 할까... 쉽지 않은 주제를 편하게 풀어내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

굿바이 2010-04-14 12:35   좋아요 0 | URL
그렇죠, 쉽게 술술 이야기를 풀고 나가는 것 같았어요. 저는 데이비드 쉴즈 책이 처음이라서 다른 책들은 어떨지 궁금해서 좀 찾아보려고 합니다.

동우 2010-04-16 16: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파란 글씨로 쓴 부분.
가슴을 칩니다.

"자연은 실로 모욕적인 방식으로 우리에게 암시하고 경고한다. 소매를 살짝 잡아당기는 게 아니라, 이빨을 뽑아놓고, 머리카락을 뭉텅뭉텅 뜯어놓고, 시력을 훔치고, 얼굴을 추악한 가면으로 바꿔놓고, 요컨데 온갖 모멸을 다 가한다. 게다가 좋은 용모를 유지하고자 하는 열망을 없애주지도 않고, 우리 주변에서 계속 눈부시고 아름다운 형상들을 빚어냄으로써 우리의 고통을 한층 격화시킨다"

필립 로슨도 에브리 맨에서 부르짖었지요.
아, 전투가 아니다. 대학살이다.

아, 생각컨대
종교가 아무리 치장하더라도, 우리의 실존이란.
실로 우리는 누구나 비참하게 살해 당하는 것입니다.

 
<석유종말시계>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석유 종말시계 - '포브스' 수석기자가 전격 공개하는 21세기 충격 리포트
크리스토퍼 스타이너 지음, 박산호 옮김 / 시공사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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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부터 해야지,라는 마음이 들었다. 이 책은 기획의도도 내용도 모두 흡족했다. 물론 제 깜냥으로 판단한 것이니, 기획의도나 전달하려는 메시지를 잘못 간파했을 수도 있겠지만, 그간 화석연료의 고갈과 폐해를 다룬 여느 책과 비교해도, 특히 독자를 붙드는 흡입력이 뛰어난 책이었다. 책을 읽어보면 느낄 수 있겠지만, 찬찬히, 쉽게, 심지어 유쾌하게 이 엄중한(?) 시절을 풀어냈기 때문일 것이다. 가끔 책을 읽고 있는 내내, 숨통을 죄는 책들이 과연 누구하나 바꿔 낼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들었었는데, 이 책은 그런 의문들에 약간의 팁을 제공한 책이 아니었나 싶다.  

책 『석유 종말시계』는 석유가격의 가파른 상승을 전제로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현대인, 특히 미국인들의 삶이 어떤 식으로 변화될 것인가, 그리고 변화라를 불편을 극복 또는 감당하기 위해 어떤 기술적 진보(?)와 내키지 않는 생활의 변화가 이루어 질 것인지를 예측한, 그것도 매우 긍정적으로 예측한 결과들을 담고 있다. 여기서 긍정적이라는 표현을 감히 붙인 것은, 화석연료를 대체할 만큼, 손쉽게 그리고 펑펑 쓸 수 있는 에너지라는 것이 현재 예측되는 바로는 없다고는 하지만, 사용가능한 에너지를 발굴하고 그것을 경제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면, 과거의 휘황찬란한 삶은 아니더라도 석유 종말이 지구 종말로까지 연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매우 희망적인 메시지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렇게 효율과 능률을 따지는 것이 또 다른 포드주의일 수도 있고, 그 결과는 화석연료의 고갈처럼 과정만 다를 뿐 뻔한 답으로 귀결될 수도 있지만, 어찌하겠는가, 어느 날 짜잔,하고 몽땅 끝장이다,라고 선언하는 것 보다 앞으로 세상은 이렇게 험악해질 것이니, 정신을 차리고, 하루라도 빨리 에너지 사용에 변화를 가져오자는 주장이, 다음 세대에게, 그리고 인간 아닌 생물체들에게 조금이라도 사죄하고 면피하는 행동이 아니겠는가. 그런데 과연 인류가 지구라는 별에서, 지금의 위상을 유지하며, 영겁을 산다는 것이 희망적인가, 갑자기 그건 또 잘 모르겠고. 

과연, 그렇다면, 유가가 인상되면 뭐가 그렇게 심각하게 변화하는 것이지,라는 의문이 들 수 있다. 그저 쉽게 예측하면 자동차 이용 정도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닐까, 싶겠지만, 물론, 두 말 할 것 없이 석유를 기반으로한 모든 운송 수단에 문제가 생긴다, 석유를 기반으로한 산업은 생각보다 많고, 석유를 기반으로 진화한 인류의 삶이라는 것도, 예측하는 것 보다 광범위하다. 이 책은 미국인들의 삶을 예로 들어 현실을 설명하고 있지만, 지금 우리의 상황을 대입해 봐도 별만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우리의 일과를 가능하게 하는 모든 상황과 물질과 환경에 석유 한 방울 튀지 않은 것은 찾아보기 힘들다. 의심가면 이 책을 읽어보거나, 제인 포인터가 쓴『바이오 스피어2 인간실험』이라는 책을 읽어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여튼, 대량 생산과 대량 소비, 폭발한 욕망과 자본이 가져온 결과는 매우 당연하지만, 참혹하다. 그런데 나는 참혹하다는 표현을 쓰면서 왜 이리 고소한지 모르겠다. 또한 참혹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우리가 다시 시도해야 할 삶이라는 것이, 이 책에서 언급된 원자력 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삶 또는 여타의 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삶이라기 보다는, 어떤 자본이 그리고 어떤 시스템이 조장하는 욕망으로부터 자유로워진 삶이 아닐까 싶다. 근본적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 지, 공존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현실세계를 비롯해 정신세계 마저 조작하는 힘이 무엇인지 숙고하지 않는 한, 대안은 그저 대안이고, 대안이 가져다 주는 결과물 역시 임시변통일 수 밖에 없지 않을까 싶다. 

아쉬움이 전혀 없었다면 과장이지만, 어찌하여 철도 주식을 사라,는 문구가 책띠에 있어야 했단 말이더냐, 그렇게 접근하지 않으면 정녕 안될까나,하는 아쉬움이 컸지만, 그런 사소한 아쉬움만이 거슬렸던 것을 보면 책의 내용이 나쁘지 않았다는 반증일 것이다. 어찌되었건 개인적인 취향과 무관하게 매우 재미있고 설득력 있게, 화석 연료의 고갈이 인류에게 가져다 주는 마지막 기회를 잘 설명하고 있는 책이다. 석유 1갤런당 4달러에서 시작한 상황이 1갤런당 20달러로 마감하는 이 책은 다시 한 번 칭찬하지만, 공포를 유쾌하게 풀어내고 있다. 물론 그것이 더 공포스러울 수도 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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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05 16: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4-05 21:44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