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최고의 10경>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한국영화 최고의 10경 - 영화평론가 김소영이 발견한
김소영 지음 / 현실문화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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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교수가 쓴 <한국영화 최고의 10경>은 작품을 선택한 안목, 그 작품들을 횡단하는 사유 모두 나무랄 데 없어 보였다. 특히, 소수자로 내몰린 사람들과 소수자들이 밟고 있는 아슬아슬하고 위험천만한, 그럼에도 눈에 잘 띄지 않는 숱한 경계들에 대한 사유는 영화평론가라는 이름보다 철학가라는 이름이 더 어울릴 듯 싶었다. 나는 내심 작가의 사유에 질투를 느꼈지만, 닿을 수 없는 것들을 포기할 줄 아는 지혜를 이미 몸소 배운 지라, 이내 유순한 독자의 탈을 쓰고 즐거운 영화의 풍경속으로 빠져들었다.  

책을 좀 들여다 보자. 이 책은 경계_근대의 원초경_미묘한 감흥_근접 섹스_이만희 무드_트라우마의 지형_백 번째 경관_홍상수가 발견한 경관_김기덕의 집과 시간_섹슈얼리티의 경계라는 소제목으로 분류되어 있다. 각 소재목에 따른 영화들은 인쇄물을 통해서건 실제적인 관람을 통해서건 개인적으로 그리 낯선 영화들은 아니었다. 다행이었다. 물론, 일제 강점기에 제작된 영화들은 주로 영화와 관련된 잡지들에서 그 내용을 엿보았을 뿐이지만, 간혹 운좋게 EBS를 통해 다시 볼 수 있었던 영화들도 있었다. 여튼, 작가가 서문에 밝힌 것 처럼 한국영화를 이해하고, 조선영화와 한국영화에 바치는 헌정물이라는 작가의 포부에 적지 않게 동의하고 동감한다.  

그럼에도, 작가의 빛나고 영특한 사유가 부럽고, 작가의 안목을 높이 평가하고, 때로는 흥미롭게 때로는 진지하게 책이 읽혔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몇 번이고 책을 내려놓았다. 책에 몰입할 수 가 없었다. 좀 더 직설적으로 표현한다면 불편했다. 작가가 차용한 적확하지 않은 개념, 모호한 정의, 독자를 배려하지 않는 현학적 문장, 생경한 어휘들. 물론, 이 불편함은 온전히 개인적인 것 일 수도 있다. 그러나, 정작 이 문제를 개인적인 불편함이라고 규정한다 할 지라도, 지식 생산체계 밖에 존재하는, 수적으로는 다수자이지만, 지식을 생산할 권위도 능력도 없는 소수자 집단의 일원으로서 내 불편함을 항변하고 싶다. 왜냐하면, 이 책은 나 같은 대중, 지식 생산체계의 밖에 서 있는 소수자도 접근할 수 있는 대중 서적이기 때문이다. 작가 자신이 영화평에서 그렇게 천착한 소수자의 문제가 그저 특정한 영역에 대한 사유로만 그친다면, 정작 실천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여지가 없는 사유라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그것을 모를 리 없는 작가가 취한 글쓰기 방식은, 좋은 이야기거리를 담고 있음에도, 야박하게 표현하면 오만하고 덜떨어졌다.  

김소영이 쓴 <한국영화 최고의 10경>을 두고 봉준호 감독은 "실로 근래 보기 드문 풍경이다."라고 평했다. 나도 봉준호 감독의 흉을 내어 이 책을 평한다면 "실로 근래 보기 쉬운 낯선 풍경이다."라고 일갈하고 싶다. 내 평가가 매우 불손하다는 것을 알지만, 내 불손함은 작가에 대한 적의가 아니다. 오히려 안타까움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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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 목포로 향했다. 고속도로는, 명절만큼 막혔다. 효심이 넘치는 고속도로에서 나는 짜증이 넘쳤고, 짜증은 신록의 푸르름으로도 쉬이 가라앉지 않았다. 그렇지만 또 그렇게 엄마와 아빠를, 또 그렇게 목포의 짠내를, 또 그렇게 민어와 돔을 떠올리면서 참고 또 참고, 산 넘고, 강 건너, 못된 딸년은 툴.툴.툴. 흘러가고 있었다. 실로 이렇듯 나를 찾아올 자식이 없음에, 나는 감사했다. 

#. 에피소드 하나  

보현이와 만났다. 고모와 고모부를 향해 활짝 웃는 보현이는 너무 커버려서 안아주기도 버거웠다. 예쁜 곱슬머리는 더 풍성해졌고, 턱은 갸름해졌고, 일곱살이 보현이에게 가져다준 기적은 눈부셨다. 찡긋거리는 콧잔등에 몇 번이고 뽀뽀를 해주었는데, 먼 훗날 이 콧잔등을 사랑할 아무개 녀석을 상상하니, 내가 다 울렁거렸다.  

나 : 보현아, 유치원에서 우리 보현이를 특별히 좋아하는 친구가 있니? 

보현 : 네! 

나 : 누군데? 

보현 : 지웅이요. 

나 : 지웅이는 우리 보현이의 어떤 점이 좋대? 

보현 :  음.... 남자들은 아름다운 여자를 보면 사랑에 빠질 수 밖에 없어요. 

나 : 아.......... 

 

#. 에피소드 둘 

아빠와 나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아빠는 뭔가 궁금하실 때, 주로 이렇게 뜸을 들이시는 걸 잘 알고 있기에 나도 부러 아무 말 없이 애먼 딸기만 축내고 있었다. 

아빠 : 아픈건 좀 어떠냐? 

나 : 이제 멀쩡해요. 

아빠 : 뇌수막염이라고? 그건 아이들 걸리는 병 아니냐? 

나 : 에이~ 그냥 재수없으면...아무나 걸려요. 

아빠 : 스트레스로 머리가 더 아픈건 아니냐? 

나 : 원래 편두통이 심했잖아요. 괜찮아요.  

아빠 : 사업은? 

나 : 음.....뭐, 음......., 그러니까,....딸기 죽이게 맛있네요!

아빠 : 내 생각에 뇌수막염이 아니고, 화병같다. 

나 : 엥? 왜요? 

아빠 : 아빠도 그랬다. 

나 : 뭘요? 

아빠 : 사업 망한 걸로 치면, 너는 아직 멀었다.... 

나 : 아....예......  

 

생의 은밀한 위험도, 은밀한 기쁨도 아직 모르는 내 조카는, 눈부시게 사랑스러웠다. 그러나 나는 그 사랑스러움에 치근이 시큰거렸고, 내 치통을 눈치 챌 수 없는 조카는 곱슬거리는 머리카락 사이사이에 땀방울이 맺히도록 마당을 뛰었다.  

절망의 끝에서 고통의 무심함을 몸소 익힌 내 아버지는, 어린 손녀와 반쯤 늙어버린 딸년을 가끔 쳐다보며 마당 한 켠 텃밭에서 상추를 골랐다. 나는 상추를 고르는 늙은 아비의 등을 바라보다 이내 먹먹해진 마음을 붙들지 못해 또 그렇게 가만가만 딸기즙처럼 붉은 울음을 꾸역꾸역 삼켰다. 

라일락은 무심하게 치를 떨며, 향을 뿜고, 장미는 꽃 필 날을 잡기 위해 여투어 둔 초록으로 온 몸에 칠갑을 하느라 여념이 없는 그런 오월. 살아갈 날이 제 각기 다른 내 아비와 나와 내 조카는 그렇게 한 마당에서 서로 다른 기쁨과 서글픔과 안쓰러움을 모른 채 하고 있었다. 기겁하게 눈부신 오월의 하루가 또 그렇게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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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10-05-10 1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현이가 어느 면에서는 아빠를 많이 닮았나봐요. 보현이 얘기에 기절. 그 매력적인 곱슬머리를 저도 보고 싶어요. 귀연이와 하연이와는 또 다른 매력을 가졌나봐요.

오늘 공원을 좀 걸었는데, 온몸을 초록으로 칠갑한 것들이 죄다 반짝거려 눈이 부시더라고요. 언니는 5월보다는 4월이 어울리는 사람이지만, 5월과는 또 다른 의미로 눈부신 사람이니까요, 저는 그냥 무조건 언니편이에요. (이런 말도 안되는 논리의 결함 따위는 무시.ㅋ)

굿바이 2010-05-10 21:20   좋아요 0 | URL
이번에 보니까 많이 닮았어. 놀라워. 그리고, 보현이는 귀연이랑 하연이와 다르게 뭐랄까 멜랑꼴리와 고집도 보여. 기특하고 안쓰러웠어....
웃긴이야기 하나 더 하면,
나 : 보현이는 머리가 너무 예뻐. 묶지만 말고 가끔 풀어봐.
보현 : 알고 있어요. 그런데, 너무 예쁘면 텔레비젼에 나가야 해요.
나 :(약간 놀려주려고) 머리 스타일만 예쁘다고 연애인이 되는건 아니고, 얼굴도 예뻐야하는데?
보현 : 그러니까요!
나 : 아......

風流男兒 2010-05-10 2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조카는 너무나 많은 걸 알고있군요.
그저 놀라울 뿐. 길가에서 문득 풍기는 라일락향이 참 예쁜 요즘이에요.

그래도 날씨가 따뜻해지는 게 참 맘에 드는 요즘이랍니다 쿠쿠쿠

굿바이 2010-05-11 11:34   좋아요 0 | URL
맞아, 너무 많은 걸 알고있더라^^

라일락 향기를 놓치지 않는 진환이가 더 예뻐!!!

멜라니아 2010-05-11 0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눈부신 오월의 초록을 만나러 저는 이제 가파도로 갑니다

가기 전 읽어 보는 굿바이님과 웬디님의 글이 초록을 만날 때처럼 제 마음에서 생기를 만들어 냅니다. 좋은 사람들을 볼 때 솟아오르는 감정이지요!

보현이가 아주 영리해 뵙니다
이미 굿바이님의 글에 여러번 소개되었던 조카인 것 같구요 ㅎ

아버지와의 대화는 드라마의 대사 같습니다

아버지의 인품이 드러납니다. 좋은 아버지와 좋은 딸 사이.

그런ㄷ, 사업은? 이라는 질문은?
굿바이님 사업가세요?


굿바이 2010-05-11 11:36   좋아요 0 | URL
가파도요? 와아~ 마구 부러운데요!

저희 아버지와의 에피소드만 털어도 수필집 한 권은 나올 것 같아요 ㅋㅋㅋㅋ
아참! 사업도 하고있죠. 잘하는게 없어서 이것저것 다 하게되네요...

동우 2010-05-13 0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보현이와 고모와 할아버지.

보현 : 알고 있어요. 그런데, 너무 예쁘면 텔레비젼에 나가야 해요.
나 :(약간 놀려주려고) 머리 스타일만 예쁘다고 연애인이 되는건 아니고, 얼굴도 예뻐야하는데?
보현 : 그러니까요!
이토록 귀여운 되바라짐. (세살짜리 내 손녀도 요쯤은 되바라지기를)

아빠 : 뇌수막염이라고? 그건 아이들 걸리는 병 아니냐?
나 : 에이~ 그냥 재수없으면...아무나 걸려요.
반쯤 늙어 버린 딸의 무덤덤함. (내 딸년도 이와같이 무덤덤한데)

나 : 뭘요?
아빠 : 사업 망한 걸로 치면, 너는 아직 멀었다.... (내게는 없는 이와같이 속깊은 넌즈시함..)




굿바이 2010-05-13 14:49   좋아요 0 | URL
ㅎㅎㅎ 보현이와 고모와 할아버지로 수필이라도 써야겠어요~

동우님도 잘 지내시죠?
 
소피의 선택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97
윌리엄 스타이런 지음, 한정아 옮김 / 민음사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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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ed tantum dic verbo et sanabitur anima mea "  

 

여주인공 소피의 독백은 참혹했다. 폴란드인이었던 그녀가, 제 2차 세계대전이라는 전쟁의 광기에 휩쓸려 아우슈비츠로 흘러들어간 경위와 그곳에서 겪은 일들은 이미 세상에 드러난 일들이지만, 드러난 것들의 이면은 여전히 부패하고 있는 오물처럼 조금만 들쑤셔도 참기 힘들 만큼 역겨운 것들이었다. 그 역겨움은 소피의 선택이 부도덕했다고 느꼈기에 올라온 욕지기가 결코 아니다. 인간의 나약함과 욕망. 나약함과 욕망을 따라다니는 사악함이 가져다 주는 구토다. 어쩔 수 없음을 이해하지만 인정하기 싫기에, 동감하지만 외면하고 싶기에 치받히는 메스꺼움.  

결국 브루클린에도, 소피를 위한 마지막 비상구는 없었다. 그녀가 자리잡은 바다 건너 브루클린의 분홍방도 아우슈비츠의 기억들을 치유하지 못했고, 그녀가 기적처럼 만난 네이선은 미치광이자 약물중독자였기 때문에, 심지어 소피를 사랑하기 때문에, 아무런 거리낌 없이 그녀를 간신히 도망친 기억 속으로 개처럼 다시 끌고 들어간다. 미국이라는 땅에서 안전하게(?) 살아남은 유대인인 네이선은 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남은 소피를 향해, 네가 어떻게 생지옥에서 살아 돌아올 수 있었는지, "운트 디...에스에스 매트헨....슈프라흐트...더티 위딘슈바인!(그리고...친위대 계집년....말해....더러운 유대인 돼지!)" 라고 소리치며, 살아 남을 수 있었던 경위에 대해 끊임없이 추궁하고, 욕하고, 구타를 가한다. 소피는 홀로코스트의 희생자이자인 동시에 나치의 정책에 동조했고, 반유대자주의자임을 증명하려 애썼다는 의미에서 가해자이기도 하기에, 더군다나 네이선을 사랑한다고 믿었기에, 네이선의 오줌 세례까지도 참아내며 그의 곁을 떠나지 못한다. 그리고는 때로는 거짓을 때로는 진실을 고백한다. 과연 네이선은 소피의 살아남음을, 살아남고자 했던 욕망을, 살기위해 포기해야 했던 윤리나 정의를, 발가벗겨진 자의 나약함을 향해 발길질을 할 수 있는 무슨 권리같은 것이 주어진 사람이었을까. 인간에게 프로그래밍 된 생존의 욕구에 침 뱉을 수 있는 자가 과연 존재할 수 있을까. 나는 모를 일이다.    

1,000 페이지에 달하는 이 책은 의외로 쉽게 읽힌다. 이유를 들자면 첫째는 주인공들의 설정에 있다. 소피는 아우슈비츠에 끌려가 학살은 면했지만, 죽음과 맞바꾼 죄책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네이선은 총명하고 매력적이지만 미치광이며, 소피를 사랑하면서도 소피를 지독히 학대하는 유대인이다. 스팅고는 노예제도를 부당하게 여기지만 할아버지가 노예를 판 돈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작가 지망생이다. 작가는 이렇듯 등장 인물들의 상황을 통해 이상으로서의 삶과 실존으로서의 삶이 얼마나 다를 수 있는지 비웃고(?) 있다. 둘째는 나치의 인종 청소와 관련한 역사적 지식과 다양한 문학 작품들의 소개가 소설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내 경우 이 부분이 매우 흥미로웠지만, 다른 독자들의 평가는 어떨지 모르겠다. 셋째는 1940~50년대 미국 문화를 엿볼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넷째는 인간의 욕망을 쓸데없는 기준으로 제단하지도 평가하지도 않는 작가의 자세에 있었다. 어쩌면 마지막 대목이 이 책을, 심지어 병원에 누워서, 그것도 뇌수막염을 앓으면서도 단숨에 읽게 한 동력이었을 것이다.

책의 마지막은 가혹했지만 다행이었다. 적어도 내게는 그랬다. 불행이 돌연히 관대해져, 불행이 어둠을 인정해버리거나, 상념으로만 존재하는 세상의 찬란한 빛을 은근슬쩍 끼워주려 하면 안된다. 고통의 근원은 내 안에 있고, 그로 인해 힘을 얻는 불행도 내 안에 있다. 은폐되 있는 그것들을 형이상학적인 무엇으로 환원하려는 것 보다, 고통과 불행을 통해 나를 그리고 삶을 깨닫는 것이 살아있는 것들이 해야 할 일이다. 그렇지 않으면 이렇게 묻게 되고, 이런 대답을 들을 수 밖에 없다.  

질문 : "아우슈비츠에서, 신은 어디 있었는가?"  

대답 : "인간은 어디 있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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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소피의 선택-죽음을 부르는 선택
    from 바느질하는 오후 2010-05-07 13:10 
    책부족의 독후감 쟁님: http://blog.daum.net/zanygenie/48 도치님:http://blog.daum.net/shave4ever/17145205 약자! 여자, 엄마, 여인의 생명의 근원 동우님 :http://blog.daum.net/hun0207/13291028 http://b..
 
 
웽스북스 2010-05-07 0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칙이에요. 정굿바이씨. 저보고는 병원에서 책 읽지 말라그래놓고. 네네?
그나저나 이 시간까지 왜 안자고 있는 거에요.
어여어여 자요. 퇴원한지도 얼마 안됐는데, 떽!!!

굿바이 2010-05-07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가오때문에....

멜라니아 2010-05-07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러니까 지금은 퇴원을 하신 건가요?
뇌수막염이라고 해서 뇌병변, 뇌암, 뇌수종... 뇌씨 성을 가진 이들을 모두 떠올렸답니다
아기들이나 면역력 없다는 노인들이 걸리는 병을 삼십대 굿바이님이 걸리신 거 보고
굿바이님은 사방에 향균 커텐을 치고, 무균 옷을 입고서나 대중 속으로 나와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했어요. 봤을 때 허리며 다리며 손이 가늘가늘 하던 게 다 그렇게 약해서.. 그 이유가... 이렇게 약한 아줌마는 내 생전 처음 보는 일, 소망하오니 어서 우리 일반 아줌마의 상태로 몸을 바꾸시압. 많이 먹고 잘 자고, 책은 보지 말고 생각은 쉬고..

그리 될 일이 매우 어렵지요?
병원에서 읽어냈으니, 환자가 되어서도 책을 잡는 분이니 뭐.. 아줌마 되긴 글렀고요.
마스크 하고 다니고 외출하고 돌아오면 손발 깨끗이 씻는 아이의 생활 규칙은 지키시옵.
여기까지 잔소리.

남의 불행을 가지고 책을 만드는 이가 소설가라고 했던 작가의 말이 생각나는데요,
굿바이님이 책이 쉽게 읽힌 것은 어쨌거나 이 소설가의 이야기 방식에 있지 않았나 싶어요
자기 생각 쓰고, 소피의 독백을 얹기도 하다가, 폴란드와 독일 등 전쟁시기의 유럽에 관해서는 역사서를 읽고 있는 것 같고,
자기 집안 이야기, 자기 경험 이야기 양념으로 버무리는 이야기 방식.

게다가 섹스 이야기는 눈을 떼지 못하겠던걸요.
저는 그 부분은 일부러 남편에게 낭독을 해 주었어요
소설 책을 낭독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도. 이 소설의 재미는 그 부분도 있었음을 고백.

굿바이 2010-05-07 15:16   좋아요 0 | URL
넵!!! 쌩쌩합니다. 별것도 아닌데, 괜히 엄살입니다.

그런데, 멜라니아님! 도대체 저를 어찌 보신건가요? 어디가 가늘가늘하다는 말씀이신가요? 지나가던 날벌레도 웃습니다. 에잇! 몸무게를 공개하던지, 수영복 사진을 공개하던지, 다음에는 아주 각오하십시오!^^

타인의 불행이든, 자신의 불행이든, 상처를 먹이로 하지 않는 예술가가 있을까 싶습니다. 이 사실 또한 고통스럽지만, 예술가의 자양분은 불행이 아닐까 합니다. 쓸쓸하고 던접스러운 직업이지요. 먹잇감이 떨어지면, 다 아문 상처라도 다시 뜯어야 하니까요.

책의 성적 묘사들은, 제게는 전혀 현실감이 없어서, 이것이 문화의 차이인지, 아니면 나도 나를 속이고, 넘도 나를 속이는 세상에서 살아온 결과인지 도통 알 수가 없었습니다. 제게 있어 육신은, 장기를 둘러싼 엉성한 골조와 내구력 떨어지는 가죽에 불과한가 봅니다. 속았는지, 속인건지, 처참합니다.

멜라니아 2010-05-09 18:39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책의 성적 묘사가 현실감이 없다는 굿바이님은 묘야요?
나는 솔직히 야길 했는데
나는 이런 거 관심 없어! 하면 진짜 미운 여자라^^


제 블로그 책부족 광장에 오셔서 댓글 하나 남겨주시압!

도치 2010-05-07 1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4월에 눈내리고 그러더니만 이제는 덥네요. 이미 미쳐버린 날씨에 적응하기 힘드네요.

저는 그동안 모임에서 읽었던 책들중에서 가장 쉽게 읽혔던 책입니다. 추장님의 말씀처럼 소설의 이야기 전개방식의 멋진 기교에서 발한다 생각해요. 책을 읽을때마다 어느때는 그런 기교에 감탄할때도 있고 내용에 감탄할때도 있고 자신의 부족함이 화가나 책을... 작가를 미워할때도 있네요. ^^

소피의 선택에 대해서 시간을 두고 토론을 하라면 참 길고도 길게 토론이 이어질것 같습니다.
저는 아직도 생각이 정리가 덜 됐어요. 연민도 느껴지고... 화도 나고 그러네요.

건강은 어떠신지요?

굿바이 2010-05-10 11:38   좋아요 0 | URL
건강은 많이 좋아졌습니다.

그러게요, 언제 토론을 해도 참 좋을 것 같네요.
주말에 목포에 다녀왔는데, 남녘은 초여름같은 날씨였습니다. 왠지, 봄을 도둑맞은 것 같아 속상하기도 하고 그랬지만, 어찌되었건 추운 것 보다는 좋네요.


웽스북스 2010-05-10 20:06   좋아요 0 | URL
토론 하지 마요!!! (안읽은 자의 심통)

굿바이 2010-05-10 20:41   좋아요 0 | URL
네!(뺏어 읽은 자의 미안함)

2010-05-08 14: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작가는 이렇듯 등장 인물들의 상황을 통해 이상으로서의 삶과 실존으로서의 삶이 얼마나 다를 수 있는지 비웃고 있다. 요문장 공감 한 트럭이요. 이상과 현실간의 괴리가 나는 인간 관계들의 설정을 뭔가 정리해주는 문장이 제 머릿 속에서는 못 나오고 굿바이님 글 보니 또 무릎'탁'했네요.

이 작가가 소설배경이 되는 당시 미국을 참 잘 버무려 낸거 같아요. 과거를 배경으로 할때 사실 그냥 짚고 넘어가듯 이렇게 있지롱 해버리고 말 수도 있는데 말이에요. 전 소피가 피임약 예찬론을 펼치때가 참 인상적이더군요.
뉴욕시는 지금도 방세가 살인적이라서, 아파트에 방 몇개가 있으면 대개 당연하다는 듯이 룸메이트를 두고 살아요. 아니면 그 방값을 도저히 감당할 수가 없거든요. 그때나 지금이나 뉴욕시는 별로 다를 것이 없을꺼 같기도 하네요.

상대적 약자인 여자에게 남자의 폭력은 정당하지 않지만, 그나마 네이선의 폭력을 눈 뜨고 바라 볼 수 있게 해준 건 그 사람이 유대인이라는 거. 그리고 소피도 유대인의 탄압하던 가해자쪽에 줄이 닿아 있다는 것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분홍궁전 안에서 그 폭력에 대해서 어느 누구도 경찰에 신고하질 않아요. 인간 속의 무관심이 또 한번 드러난 것이죠.

아프셨군요. 그 와중에도 책들고 병원가셨다니, 대단하셔요. 저는 오늘 애들하고 분수대 가서 놀까 했더니 둘째는 "엄마도 수영복 가지고 갈꺼야?" 하니 큰 애가 "아니야, 엄마는 앉아서 책읽을꺼야."하네요 ㅋㅋㅋ 아직 이번달의 숙제 압박이 없는 관계로 저도 오늘 애들하고 분수대에서 같이 뛰어 놀았어요 홍홍

남편이 닉네임을 옆에서 흘깃보더니 "누가 굿바이야?"하고 물어봐요. 나도 못 본 굿바이님을 어찌 설명하라는 질문이신지..ㅡㅡ;;

멜라니아 2010-05-09 18:43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소피가 피임약 예찬론을 펼치때가 참 인상적이더군요.


소피가 피임약 예찬을 했었군요. 책을 덮은 지 며칠 지나고 나니까
점점 가물가물 해지는 것이... 이래서 이상과 현실은 다르죠
ㅎㅎ
아우슈비츠며 전쟁 반대, 폭력을 증오하는 절실하던 기분도
오늘 평화로운 오후, 김밥 말아 동치미 국물에 먹는 이 오후엔
희미한 이미지일 뿐이네요.

쟁님, 남편분은 누가 멜라니아야? 이런 말도 하시겠네요!
제 블에 사진 있어요 ㅎㅎㅎ


굿바이 2010-05-10 11:44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한국 집값에만 거품물고 욕을 해댔지, 뉴욕도 그렇군요. 어딘들 인구가 밀집된 지역의 집값이 싸겠어요. 경제적 부담이 룸메이트를 당연한 문화로 만들 수도 있겠네요.

피임약이 잦은 임신과 출산, 그리고 가사노동으로 부터 여성을 보호하기 위해 장려되었다는 이야기를 어느 책에서 본 것 같은데, 소피가 신기해하며 피임약을 설명하는 대목, 저도 인상깊었습니다.

어~ 굿바이는....뭐 그냥 저냥 잘 늙어가려도 애쓰려는 그냥 저냥 그런 한국의 중년여성이라고 설명해 주세요^^

노이에자이트 2010-05-10 16: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소설 번역본은 한때 절판되었는데 민음사에서 다시 나왔군요.미국남부를 배경으로 한 소설들은 노예문제를 다룬 내용이 나오는 게 많더군요.스타이론의 <네트 터너의 고백>도 흑백문제를 다뤘는데 역시 요즘은 절판된 것 같아요.

굿바이 2010-05-10 20:47   좋아요 0 | URL
<네트 터너의 고백>이 안그래도 궁금했었는데, 절판이군요. 노예는 표면상으로 혹은 제도적으로는 사라진 것 같지만, 노예가 아닌 자유인이 얼마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저 역시 자본가의 노예이고 말이죠.

동우 2010-05-13 0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수막염을 앓는 병실에서 읽으신 굿바이님.
인간의 나약함에 대하여, 그에 대비되는 사악함에 대하여 메스꺼움은 한결 더 하셨을듯.

네이선.
제 따위의 정신분열증의 병든 관념이 무엇이관대 소피의 저 위대한 리얼리즘에 침을 뱉는가.
굿바이님 모를일이라 하지 마시고, 나와 더불어 네이선에게 침을 뱉읍시다. 하하

이상으로서의 삶과 실존으로서의 삶.
논리도 없고 드라마도 없는 삶의 실존이라는 것.
이상과 현실, 관념과 실존, 선과 악, 행복과 불행, 정의와 부정의...
문제는, 그 배리함이 동전의 앙면처럼 늘 공존한다는 것이겠지요.
동전을 던져 올려 어느 면이 나오는가는 신도 알수 없는걸 어찌 인간으로서는 알수가 있겠는지요?

하하,
굿바이님의 독후감 내 생각과 맥락을 함께 하며 잘 읽었습니다.

굿바이 2010-05-13 14:53   좋아요 0 | URL
동우님과 더불어 침을 뱉고 나니까, 한결 시원한데요!^^

요즘 선택이라는 문제와, 운명이라는 것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운명이라는 것이 이미 존재하는 것인지, 그저 내가 순간순간 선택한 것들이 기겁할 인생의 궤적을 만들어내는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뭔가, 원망하고 싶고 핑계대고 싶은 마음이 자꾸 운명,을 기웃거리게 하는 것인지 도통 모르겠습니다. 진짜, 신을 한 번 뵙고 싶어요~
 

 

 

 

 

 

 

아낌없었다고 말했지만, 밑지는 장사가 있을까? 혹여 그런 장사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이제야 말한다. 우리는 그렇게 어디론가 굴러가는 돌맹이들이였고, 그 시절 잠시 굴러가는 일을 멈추고 실컷 키득거렸다는 걸, 그리고, 돌맹이는 굴러서 닳는 게 아니라, 그렇게 키득거릴 때 예쁘게 닳는 것이라는 걸!  

서툴렀고, 무모해서 안쓰러웠던, 우리들의 처음 연애에 박수를.

(작가에 대한 칭찬을, 책에 대한 재미를 쓰려 했는데, 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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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라니아 2010-04-30 2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 맑은 목소리를 좋아하고 이 노래도 들으며 즐거워했는데
가사를 전혀 이해하면서 듣지 않았었네요.
ㅎㅎ 그런데 들으려니까 들리지도 않네요
글자로 봐야 알듯

그래서 짐작만 해요, 처음 연애에 관한 것이라고..
굿바이님의 처음 연애는 어떤 빛깔?
어떤 느낌으로 남는지 궁금증 생김

굿바이 2010-05-07 1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의 처음 연애는 연분홍?!!!!ㅋㅋㅋㅋ
 
<김태권의 한나라 이야기> 1권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김태권의 한나라 이야기 1 - 진시황과 이사 - 고독한 권력 김태권의 한나라 이야기 1
김태권 글.그림 / 비아북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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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권 작가의 <한나라 이야기>는 책 제목과 달리 [고독한 권력, 진시황과 이사]로 책의 첫 물꼬를 텄다. 그가 머리말의 형식을 빌려, 2010년, 이 시절에 굳이 한나라 이야기를 쓰기 시작한 속내는 밝혔지만, 어찌하여 그 처음을 진시황에게 내주었는지는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부러 쓰지 않아도 될 만한 구도임은 짐작하지만, 중국 역사, 특히 너무 많은 사건과 등장 인물 그래서 방대할 수 밖에 없는 고대사에 까막눈인 나로서는 그래도 뭐라도 한 줄 써주지 싶었다. 어찌되었건 들은 풍월로 어림잡아 보면, 무소불위의 권력자, 진시황의 통치제도인 군현제를 먼저 짚고, 진나라의 흥망을 미리 보여주어 앞으로 전개될 한나라의 통치제도인 군국제와 한나라의 흥망을 비교.설명하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설명이 부족한 아쉬움은 있지만 적절한 배치임에는 틀림없다.

책을 펼치면 공감하겠지만, 큼직큼직한 삽화 덕분에 전개도 빠르고, 이해도 쉽다. 또한 중요한 사건들의 실체를 잽싸게 포획하여 담백하게 가공하는 능력은 글의 흐름에 에너지를 보태고 있다. 거기에 여기저기 포진한 작가의 날선 글과 능청이 이 재미난 책을 한 번 읽기 시작하면 끝을 보게하는 뒷심으로 작용하고 있다. 만화라는 매체가 갖는 장점들을 잘 살리면서,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의 결도 놓치지 않는 작가의 능력이 이번 시리즈에서도 잘 드러나길 바라고 또 그리 되리라 믿는다.  

진시황과 이사, 부소와 몽염, 이렇게 짝지어진 인물을 들여다 보며, 사마천도 그리 느꼈을지 모르겠지만, 독한 [고독과 공포] 그리고 [무력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 [고독과 공포]가 둔갑한 [명분]이라는 것이 전쟁을 일으키고, 산자를 땅에 묻고, 책을 불태우고, 누구도 곁에 남아있지 못하게 하는 가시로 바뀌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들. 그 [무력함]이 둔갑한 [분노]가 끝도 없는 추락을 부추기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들. 고독한 권력, 스스로를 고립시킨 권력이 취하는 과잉방어를 견뎌야 했던 사람들의 비명이 먼 나라, 아득한 시절의 이야기로 읽히지 않는 까닭은, 아마 작가가 이 시절에 이 책을 내놓는 속내와 닿아 있는지도 모르겠다. 권력이 제시하는 희망이 좀처럼 대중의 이해와 섞이지 못하는 시절에 대중의 한 명으로 사는 일도, 절대권력자가 느꼈을 고독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어째서 우리는 이렇게 부대끼면서도 외로울 수 밖에 없는 것일까. 진시황의 시니컬한 표정에서, 고독한 권력의 뜨거운 안녕을 보며, 나는 잠시 서성였다.

<사기>와 <한서>의 원전 텍스트를 접하지 못한 까닭에, 솔직히 접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피해다닌 까닭에, 매번 2차 문서와 인용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이번 독서에서도 적잖이 속상했다. 부족한 지식으로 말미암아 재미가 반감되었던 경험이 한 두 번은 아니지만, 언제나 후회는 짧고 망각은 빨랐다. 어쩌면 그렇게 똑같은 일을 반복할 수 있는지, 나는 태엽인형인지도 모르겠다. 여하튼, 이 번 시리즈의 발간 속도에 맞춰, 인용된 부분이라도 원전에서 찾아볼까 하는 마음이 생긴 것은 이 책이 선사한 또 다른 선물이 아닐까 싶다. 적어도 한 명의 무지한 독자를 구원하기 위해서라도 <한나라 이야기>는 막힘없이 완간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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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치 2010-04-24 2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책 장사해도 되겠습니다. 모임전 제가 굿바이님 블로그에 발을 끊었던일이 있었는데
서평을 읽고 있으면 장바구니에 담고 있는 제 손목을 수차례 눈으로 확인해서 였습니다.
역시나 굿바이님의 뽐뿌질 후에 찾아오시는 지름신과 그분 후에 줄어드는 통장잔고는 반비례하더군요.

봄이 가려고 합니다. 남은 봄이랑 잘 놀아주세요.

굿바이 2010-04-26 11:44   좋아요 0 | URL
정말 책 장사 할까요?^^
그런데, 아마 제가 만든 책은, 족족 망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예전부터, 누가 일러주었는지 모르겠지만, 돈은 써야 또 벌린다고 들었습니다.정말 남의 말을 이렇게 잘 듣고 실천하기도 힘들지 싶습니다^^ 저는 그냥 막 삽니다. 책값이 뭐 집값만 하겠어요? ㅋㅋㅋ

멜라니아 2010-04-30 2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독후감 올렸나 안 올렸나
감시하러 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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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씨를 키워 주실 순 없는지요?
저는 노안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