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질, 연애이야기
피터 케리 지음, 정영문 옮김 / 동아일보사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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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같은 소인배는 절대 따라할 수 없는 주인공 `푸주한`과 그 동생 `휴`의 태도! 어이없어서 멋지고, 어처구니없이 짠한 둘의 이야기는 정상적인 삶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도대체 정상상태라는 것이 뭔지 계속 묻는다. 흥미롭고 거칠고 그래서인지 부코스키가 떠올랐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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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와의 싸움에서 이겨보리라 다짐한 지 어언 20년. 결론부터 말하면 백전백패다. 물론 오늘도 졌다. 책 한 권을 찾다가 결국 책장의 먼지를 닦아내는 일에 혈안이 된 나는, 책장 사이사이 집요하게 쌓인 검은 먼지들을 보며 할 수 있는 모든 욕을 다 퍼부었다. 다행히 집에는 나 혼자다. 실체를 들키지 않아 다행이다. 휴~

 

그러니까 무슨 책을 찾은 거냐면, 『일만마리 물고기가 山을 날아오르다』라는 시집인데, 여튼 찾았다. 이 시집을 찾은 이유는 작가의 시로 추정되는 어떤 시가 불쑥 생각나서였는데, 찾아서 다시 읽으니, 이 시가 아닌게라. 뭐냐. 휴~

 

제대로 기억하는 것이 거의 없다는 것을 날이면 날마다 확인하고 있지만, 참으로 이제는 자체 폐기를 해야 할 시간이 온 걸까. 나도 우리의 아놀드처럼 굿바이!하면서, 엄지 손가락 하나 치켜 들고 불구덩이 속으로 들어가야 하는 것인가. 휴~

 

그래도 이 시를 발견한 것은 기쁜 일이고!

 

자리

 

조용미

 

무엇이 있다가

사라진 자리는 적막이 가득하다

 

절이 있던 터

연못이 있던 자리

사람이 있던 자리

꽃이 머물다 간 자리

 

고요함의 현현,

무엇이 있다 사라진 자리는

바라볼 수 없는 고요로

바글거린다

 

여느 때 같으면 이 시를 읽고 나는 무엇인가 존재했던 혹은 그렇게 믿었던 것들의 자리를 기억하며, 약간은 우울하게 혹은 약간은 비장하게 뭔가 씨부렸겠지만, 지금 나는 먼지가 있었던 자리를 가만히 그리고 의미심장하게 쳐다볼 뿐이다. 휴~

 

그리고, 나는 묻는다. 이건 뭔지?????? 혹시 인터스텔라?????? 뭔가 싸인이냐??????? 그런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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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15-08-12 17: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먼지가 쌓인 자리가 싸인? ㅋㅋ 책장 먼지라니, 저는 한참동안 외면중 ㅠㅠ

굿바이 2015-08-17 13:45   좋아요 0 | URL
다 부질없다는 걸 알면서도 늘 이래ㅜㅜ
 
계속 열리는 믿음 문학동네 시인선 66
정영효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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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의 전원을 누르면, 노트북은 어김없이 내가 설정한 사용자 이름을 부르며          환영합니다,라는 인사를 건낸다.          환영합니다,라는 말이 사라질 때까지 나는          환영받는 심정으로 노트북의 바탕화면이 나타날 때 까지 기다린다. 습관에 따라 움직이는 나를 위해 그 어느 것 하나의 위치도 변경하지 않은 채 고스란히 내 기억과 의지와 마음을 붙들고 있는 노트북을 본다. 고마운 노트북. 그럼에도 고마운 마음을 전할 길이 없다. 그저 먼지를 닦고, 키보드를 살살 누르는 것으로 마음을 전할 뿐. 또한 나를 향한 저 마음이 고장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랄 뿐. 눈물겨운 노트북과 나 사이의 신뢰는 이렇게 두터워져만 간다.

 

 

짐작하는 날들

 

정영효

 

다시 물어보기 위해 계속 짐작했다

의자에 앉으면 밀려오는 졸음에 대해

반대편에서 이어지는 평화에 대해

 

주택가를 지나는 무심한 고양이의 눈빛처럼

의심을 둔 채 확실해지는 것들을 믿지 않았다

 

문 앞에서는 매일 가능성과 마주쳤다

걱정을 알면서 우연을 내밀고

우산을 준비하면서 모자를 준비하고

 

무언가 일어날 거라는 생각으로 안도했지만

바람의 끝을 구름이라 부르거나

모래에서 기억을 찾는 식으로

비슷하게 시작해 조금 다른 이유로 끝나는 건

단지 비숫한 일로 남겨두었다

 

거짓말을 구해 아무데에나 숨길 수 있었고

고개 숙이는 혹은 고개 돌리는 내게

짐작하는 동안 낮게 말했다.

 

나에 대한 확신은 반복되는가 경험적인가

그리고 무력해지는 잠으로 돌아와 차츰 잊어버렸다

조금씩 다른 생각들이 쌓인 곳에서

다시 물어보기 위해 계속 짐작할 뿐이었다

 

시인이 묻거나 웅얼거린다. 나에 대한 확신은 반복되는가 경험적인가. 그러게. 나 역시 짐작할 뿐이다. 노트북에 대한 확신은 반복되는가 경험적인가. 이것 역시 짐작할 뿐이다. 그런데 왜 짐작할 수 밖에 없는지. 어쩌면 늘 '이곳'에 있으면서 '저곳'을 관람하기 때문은 아니였을까. 그래서 노트북은 내게          환영한다,는 메세지를 보내 '저곳'에서의 부재를 알려주려는 것일까. 하나도 이상할 것이 없었던 공간이 이상해지고 있다.          歡迎과          幻影사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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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AGE Handbook of Social Marketing (Hardcover)
Gerard Hastings / Sage Pubns Ltd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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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마케팅과 관련한 사례가 풍부해서 다양한 활동들을 기획하는 사람들에게 유용할 것 같음. 특히 음주문제, 흡연문제 등은 학교에서의 교육이나, 정보제공만으로는 행동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없다는 것! 제도의 변화가 수반되어야 한다는 점이 인상적임! 그리고 마케팅에서의 비평의 역할에 대한 정보나 이론도 다양함.
그리고 어느 나라나 거의 비슷하게, 문제있는 산업과 무능한 정부는 찰떡궁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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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성 마케팅
Frank-Martin Belz.Ken Peattie 지음, 윤훈현 옮김 / 지필미디어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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눅눅한 집을 피해 카페로 피신했다.
깜짝 놀라게 번역이 엉망인 이 책을 어쩔 수 없이 읽어야 하는, 숙제노예의 삶도 비루하고 짜증스러운데! 내 앞에 앉은 청춘들은 뽀뽀만 벌써 스무 번이 넘었다.
뭐냐??? 지속가능성을 몸소 보여주는 거냐???
연애고 나발이고 이젠 기억도 나지 않고. 내가 하는 번역보다 엉망이거나 내 영어수준과 동급인 번역서를 읽으며, 귀신이 씨나락을 까먹어도 이것보다는 쉽게 알아듣겠다며 욕을 하고 있다.
그런데 저 청춘들은 아직도 뽀뽀 중이다.
까르르!! 쪽!!! 까르르!! 쪽!!!! 까르르까르르!! 쪽쪽!!!

혹여 이 책을 보실 분이 있다면, 영어를 조금이라도 읽을 수 있다면, 이 번역서는 피하고, 원서를 보시길 당부합니다. 한국어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는 사람의 번역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나저나 저 친구들은 팥빙수가 녹아도, 뽀뽀만 하는구나. 아까운 팥빙수. 아~ 돈도 많고 젊은 저 청춘들! 지속가능하게나! 뭐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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