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태풍 온 날 하루
3학년 김채영
9월 5일날 밤에 텔레비전을 보았다. 내일 태풍이 온다고 했다. 그래서 미리 장화 우비도 찾아놓았다.
어제 태풍이 온다고 해서 빨리 일어나 학교에 갈려고 했다. 하지만 몸이 따라주질 않았다. 그래서 좀 늦게 일어났다. 아침을 든든하게 먹었다. 그래야 힘센 태풍을 헤쳐나갈 수 있으니까.
일단 옷을 입고 가방을 메고 그 위에 우비를 입었다. 또 장화를 신고 혹시 몰라서 우산도 챙기고 집을 나섰다. 학교 올라가는 길에 비가 오면 많이 보이던 지렁이 시체가 하나도 없었다. 대신 나뭇잎이 잔뜩 떨어져 있었다. 우산이 날아가기도 하고, 우산이 부딪혀 지나가기가 힘들자 학년이 높은 5,6학년 오빠들이 제일 먼저 화를 냈다.나는 우비를 입어 우산을 접고 사람들 사이사이로 지나갔다. 평상시에는 몸집이 작다고 내 자신에게 화를 냈지만 이럴 때는 참 편리하다. 그래서 나 자신에게 사과를 했다
‘정말 미안해. 이럴 때는 참 편하네.’
서둘러 교실에 도착하니 모두 양말을 다 벗고 있었다. 나도 양말을 벗어 가방에 넣어 두었다. 비가 한참 오다 2,3교시 쯤 되니까 좀 그쳐 창문을 열었다. 창문이 닫혀 있어 답답했는데 좀 나았다. 몇 분되니까 비바람이 몰아쳤다. 1분단은 창문 옆에 있어 제일 많이 젖었는데도 열심히 문제만 풀고 있었다. 참다 못한 우리 분단 남학생들이 소리를 질러댔다.
“ 야, 문 닫아 비들어 오잖아.”
그제서야 문을 닫고 공부를 했다. 나중에 뭐가 떨어지니 다른 애들이 막 소리를 질러댔다. 우리들이 시끄럽게 하니 선생님이 화를 내셨다. 우리는 조용히 했다. 천둥 소리가 우르르쾅쾅하고 요란스럽게 울렸다. 그때마다 여자 애들은 꺅꺅 소리를 질렀다. 나하고 남자애들만 신나했다. 내가 생각해도 난 80%는 남자 같다. 수업을 다 끝내고 다른 애들은 집으로 갔지만 나는 컴퓨터 특활 수업을 하러 갔다. 겨우 5명밖에 오지 않았다. 그 중에 내가 타자를 제일 잘 쳐서 칭찬을 받아 기분이 좋았다. 집으로 올 때 무척이나 힘이 들었다. 비가 앞을 가리고 바람 때문에 날아갈까봐 나무를 붙잡고 천천히 갔다. 집에 오니 우리 집이 천국 같았다. 태풍은 좀 무섭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