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글)
강경리, 무대에 서다
4학년 강경리
드디어 학예회다. 학예회인지 연습인지 분간이 안 갈 정도로 실감이 나지 않았다.
가방에 치마를 넣고 내가 제일 아끼는 반양말을 신은 뒤, 내가 좋아하는 까만 상의와 바지를 입었다. 학교로 향했지만 도대체 학교로 가는 기분이 아니었다. 꼭 오디션장에 가는 기분이었다.
‘이제 내일이면 사람들이 날 알아볼 것 같아. 아~ 기분 좋다.’
우리 1반이 하는 수화는 5번째로 한다. 그래서 첫 순서로 공연하는 아이들 모습을 보고 준비를 하러 갔다. 첫 순서에세는 귀여운 1학년 2명이 나와서 인사말을 했다. 예쁜 드레스를 입어서 귀여웠다. 약간 샘도 났지만 상관없다. 뮤지컬에서 내가 노래하고 춤추는게 더 멋질테니까.
이제 우리 1반 차례, 무대에 서는 순간 얼어버렸다. 사람들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이제야 지겨운 연습이 아닌 학예회를 한다는 것을 실감했다. 수화는 조금 지루했을텐데 박수를 많이 쳐 주었다. 끝나고 무지컬 하기 전에 옷 갈아 입는 것이 귀찮아서 뮤지컬 의상을 헤원이랑 같이 갈아 입었다. 내가 이옷을 입고 춤을 춘다는 것을 상상만 해도 기분 좋다
순서가 9,10번째 쯤 되자 뮤지컬을 하는 아이들이 모여 연습을 하고 입장줄을 섰다. 무대에 서니 총연습 때와는 달리 떨리지 않았다. 노래가 조금 낮아서 목소리가 작았지만 마이크에 대고 하니 크게 들렸다. 수퍼스타라는 곡에 맞춰 춤을 출 때는 다른 아이들은 다 앉고 나와 두 아이만 서서 털기춤을 췄다. 춤을 출 때 사람들이 박수를 많이 춰 주었다. 그런데 노래를 부르면서 춤을 추다보니 숨이 막힐 것 같았다. 댄스 가수들의 심정을 알 것 같았다. 춤이 다 끝나자 환호성을 지르며 박수를 치는 소리가 들렸다. 이 때까지 했던 공연 중 내가 박수를 제일 많이 받을 것 같았다.
무대가 닫히자 나는 우리 반으로 달려 갔다. 춤출 때는 몰랐는데 끝나고 나니 긴장이 풀려서 다리가 후둘거려 서 있기가 힘들었다. 교실에 들어가자 아이들이 “ 와 ~ 강경리 진짜 잘하더라”며 칭찬해 주었다. 선생님도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며 잘했다고 말씀하셨다.
풍물놀이를 마지막으로 학예회를 마쳤다 내가 처음으로 무대에 서서 춤을 춰 본 이번 학예회는 내 기억 속에 뿌듯한 추억으로 영원히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