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신 씨가 쓴 ‘닮고 싶은 길’이라는 칼럼을 샘터 12월호에서 읽었다.


박범신 씨는 나이 들수록 자신의 마음 속에서 고향 마을로부터 강경까지 이어져 흐르는 들판 가운데의 둑길 풍경이 더욱 선연해 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람은 그의 풍경을 닮는다. 국물은 부엌을 닮고 사람은 마을을 닮을 것이다. 바라노니, 더 나이 들수록, 나의 팔 할을 키워 준 그 들길을 내가 닮아갔으면 좋겠다. 햇빛과 바람이 자유로이 흐르고, 그리운 누군가가 자전거를 타고 부드럽게 내 가슴 속으로 들어오는 그 길의 풍경 같은.’이라고 글을 썼다.


  나이들어가면서 가끔 더 옹졸해지고 더 치졸해 지는 사람들을 본다.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도무지 이해될 것 같지 않은 일들이 이해되기도 하고, 사람에 대한 이해도 예전보다 깊어지는 것 같아서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도 괜찮네' 싶다가도 문득문득 옹졸해 지는 내 자신과 마주칠 때가 있다


  나도  햇빛과 바람이 자유로이 흐르는 길을 닮은 사람이 되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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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경신 의 '그림같은 세상'을 읽고-

이 책을 읽으면서 사는 일이 그리 녹녹치 않다는 것을 느낄만큼의 세월을 산 사람들이 쓴 책 ,아니 그 분야의 전문가가 쓴 책을 읽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던 책이다.  미술평론가 한젬마가 썼던 그림에 관한 책을 읽고는 함께 공감을 하며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으니까.

잡지책이나 신문에 이 작가가 투고하는 글을 읽고 느낌이 좋아서 나도 그림을 그릴 줄은 모르지만 보는 것을 좋아해서 샀던 책인데 실망이다. 작가처럼 그림이 내게 말을 걸지 않은 탓인지를 몰라도 아무리 감상이라지만 주관적인 감상에만 너무 치우쳐 있어 넋두리를 듣는 느낌이 든다. 다만 내가 잘 몰랐던 다양한 화가들의 아름다운 풍경화를 접할 수 있는 것이 그나마 좋았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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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푸르니에 그리고 나의 아버지


  -장 푸르니에의' 나의 아빠 닥터 프르니에'를 읽고 -


이 책은 장 푸르니에가 극단적인 양면성을 지니고 살았던 아버지를 회상하며 쓴 글이다. 짧은 에피소드들로 구성이 되어 있어 연작동화를 읽는 듯한 느낌이 든다.


  닥터 푸르니에는  가정에서는 한낱 알코올 중독자로서 끊임없이 사고를 쳐 대고, 어린 자식들이 앞에서 자해를 할 만큼 극단적인 행동으로 늘 가족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그렇지만   그가 세상을 떠났을 때 가난한 마을 사람들이 호주머니를 털어 대리석 비석을 세워 줄 정도로 가족 이외의 사람들에게는 자선가이자 훌륭한 의사선생님으로 이라고 칭송받았다.


  이런 모순투성이의 삶을 살다가신 아버지를 담담하게 떠올리기란 쉽지 않았을 텐데 작가가 산다는 것이 그리 녹녹하지 않다는 것을 알만한 나이가 되어서 이 글을 써서 그런가 문장 속에 유머가 녹아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25년 전에 돌아가신후 거의 떠올려 본 적이 없는 나의 아버지가 떠올랐다.  나의 아버지도 닥터 푸르니에 만큼은 아니어도 극단적인 양면성을 지닌 분이셨다. 가족들에게는 매섭고 무정한 분이셨지만 거지(6, 70년대 내가 자랐던 고향 시골마을에도 거지들이 참 많았다), 행인, 마을 사람들에게 그럴 수 없는 호인이셨다. 아버지께서 세상을 뜨셨을 때 마을 분들이 보름 넘게 일손을 놓고 계셨을 정도로.


   어린시절을 결코 행복하게 보내지 못한 장 푸르니에가 내린 행복에 대한 정의가 단순 명쾌하다

'행복은 아주 단순한 것이다. 아빠가 친절하고, 그래서 엄마가 행복하고. 우리 아이들이 그런 엄마 아빠와 함께 있기만 하면 되는 일'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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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일기를 쓰야 되느냐고 묻는 아이들에게

                                       -‘안네의 일기’를 읽고-


  가끔 아이들이 묻는다

  "왜 일기를 써야 되는데요?

  글쎄 왜 일기를  써야 될까?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나 파브르의 ‘곤충일기’를 보면 하루하루 자신의 생활을 진지하게 들여다보고 정성껏 기록하거나,  세상에 일어나는 일, 또는 자신이 관심을 가진 분야를 꾸준하게 관찰해서 기록을 한다면, 일기는 그 개인의 하루하루의 기록이라는 의미를 넘어 세상 사람들의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켜 주는 더없는 교과서가 되기도 한다.그런데 아이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면 시큰둥하다

  그래서 권해 준 책이 '안네의 일기'다.

  이 책의 주인공 안네의 아버지는 유태인이다. 독일에서 태어났지만 나치의 유대인 학살을 피해  네덜란드로 이주를 한다. 그런데 제2차 세계 대전 중에 독일이 네널란드까지 점령을 한다. 시시각각으로 연합군이 네덜란드로 들어온다는 보도도 있지만 언제 연합군이 들어올지 모르는 아슬아슬한 상황, 네덜란드로 들어온 독일군은 네덜란드에 살고 있는 유대인들도 보는 대로 잡아 수용소로 보낸다.  안네 가족은 다행히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한 건물에 숨어들어 2년 가가까운 은둔 생활을 하지만 연합군이 네덜란드에 들어오기 직전 체포가 된다. 안네의 일기는 여기서 끝이 난다.

  은둔 생활을 하기 전 안네는 친구들과 수다떨기를 좋아하고 호기심이 많아서 친구들과 선생님들로부터 인기가 많은 아이였다.  그런데 은둔 생활을 시작하면서 낙천적이고 똑똑한 이 아이는 어른들에게 늘 말썽이나 부리고 남의 생각은 조금도 하지 않는 제멋대로 하는 아이라고 쉬지 않고 잔소리를 듣는 아이가 되어버린다. 자유분방한 아이가 좁은 공간에 갇혀 산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일인지 어른들은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키티(일기장)와 이야기 나누기이다. 자신의 마음 속에 일어나는 수많은 생각들을 키티와 이야기를 나누며 힘든 은둔생활을 견뎌나간다. 일기는 힘든 하루하루를 살아가던 안네에게 세상에 둘도 없는 소중한 친구였다

  고학년이 되면 비밀도 많아지고 부모에게 말 못할 고민도 많아진다. 그리고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마음 속 풍랑도 거세진다. 이때야말로 진짜 일기쓰기가 필요한 시기다.안네처럼.

  일기장을 친구삼아 자기의 마음 속에 이는 풍랑도 다독이고 ,자라고 있는 생각들을 들여다보다보다 보면 몸과 마음이 모두 건강한 아이로 커 나갈 수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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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나 인것'을 읽고


 '내가 나 인 것'                                                                   


-  Who am I?  내가 나지 그럼 누구?  


히데카즈는 공부 잘하고 모범생인 형과 누나, 아이 같지 않은 영민함을 지닌 동생 사이에서 늘 어머니로부터 " 너는 형편 없는 애."라는 소리를 듣는 아이다.


 어느 날 자신이 없어져도 눈도 깜짝 안 할 것 같은 가족들을 두고 가출을 한다.  몇 시간만 가출 했다가 돌아올려고 했는데 얼떨결에 제법 먼 도시로 가게 되면서 방학을 그 곳에서 보내게 된다. 이상한 사건에 휘말려 위험한 순간을 맞기도 하지만 그 곳에서 히데카즈는 자기가 누구인지를 깨닫게 된다.  그리고 엄마가 늘 말씀 하신 거처럼 자기가 그렇게 쓸모 없는 못난 놈이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되고..  늘 자신감이 없어 쭈뼛거리고 반항을 일삼던 아이가 당당한 모습으로 돌아왔을 때 히데카즈 엄마는 아주 많이 놀란다.


  아이들이 성장해 가면서 자신의 정체성에 의문을 가질 때 . 뭐하나 내 세울 것이 없어 늘 공부 잘하는 아이와 비교를 당하는 주눅 든 아이들에게 이 책은 권하고 싶다.


  나는 누가 뭐래도 나니까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당당하게 사랑할 때 남도 나를 무시하지 않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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