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생활자 / 황보름

단순 생활자
황보름 지음 / 열림원 / 2023년 10월

매일이 복잡하다고 여겨지는 요즘.

과연 '단순'함을 가지고 살 수 있을까?

나의 하루를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자면, 이렇게 복잡할래야 복잡할 수도 없다. 맡고 있는 역할이 많다보니 당연히 하는 일도 수십가지. 특히나 살림은 끝이라는 것을 보여주지 않고 '일이 얼마나 무한대로 확장될 수 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그런데 <단순 생활자>라니.

내가 꿈꾸던 삶이다..!

이 책 <단순 생활자>는

소설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로 인기가 높아진 저자의 에세이이다. 나는 소설은 아직 읽지 않았고, <매일 읽겠습니다>를 두 번 읽으면서 저자를 익히 알고 있었다.

하도 복잡한 삶을 살고 있어서 조금 단순해지고 싶은 마음이 들었는데, 마침 이 책이 눈이 띄었다.

'어떻게 단순하게 생활할 수 있을까?',

'단순해질 수 있다는 것이 가능할까?' 하는 궁금증을 가득 안고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완독 후 나의 느낌부터 이야기 해보자면,

이건 '갓생'이다.

이 책을 먼저 읽은 분으로부터 듣기로는 이건 '갓생이다!'라고 외치셨다던데, 왜 그랬는지 다 읽고 나니 알겠다.

단순한 생활 치고는 꽤 디테일하고, 자신의 주장이 굉장히 확고했다. 탄탄한 기분이랄까.

저자는 에필로그에서 이러한 삶을 살고 있는 사람을 봤고, 그들의 일상에는 '보이지 않는 질서'가 있는 듯하다고 했다. 그리고 그러한 삶을 살고 싶다고.

그리고 이 책을 읽는 내내 저자의 삶에서 '보이지 않는 질서'가 보였다.

성공하신 듯..!

그 질서를 삶 속에서 자연스럽게 심기 위해 어떤 과정들이 있었을까. 나는 과연 할 수 있을까 하는 의심도 들곤 했지만, 결과적으로 나도 그런 삶을 살고 싶은 마음이다.

변수는 당연히 있지만, 최대한 없었으면 좋겠다. 그냥 그 질서대로 조용히 흘러가듯 살고 싶은 마음이 깊어졌다.

지금 당장은 그런 삶을 살 수는 없지만,

꿈은 계속 꿔야지. 나도 단순한 생활, 질서 있는 생활을 살고 싶은 그 마음을.

저자는 혼자 있는 시간과 함께 있는 시간을 참 조율을 잘 한다. 그 시간에 잘 몰입해서 충전을 하고, 에너지는 쏟는다.

시간 활용을 꽤 잘하셔서 너무 부럽다. 진짜.

나는 육아와 집안일, 독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동시에 진행해야 하고, 나의 시간을 쓴다기 보다는 내 시간을 들여 아이들의 삶을 채워나가는 느낌이 들 때가 많다. 그걸 느낄때마다 회의감이 밀려오지만.. 뭐 어쩌겠나 ㅎㅎ

저자처럼 단순하게 자신을 위한 삶에 초점을 맞추어 질서있게 살아가다보면 자존감도 점점 높아질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부러운 마음이 한가득이어서 '에잇!'하기도 했지만, 나도 아이들 다 키워놓고나면 이런 '생활'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32쪽. 내가 움직이지 않으면 소리가 없는 공간. 이 공간에서 나는 소리 없이, 때로는 소리를 내며 활발히 살아가고 있다.

48쪽. 타인을 마주하는 힘은 타인에게서 완벽히 벗어난 시간을 통해 만들어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62쪽. 살림은 어려운 일이 아니라 시간이 드는 일이었다. 일시적인 일이 아니라 끊임없이 이어지는 일이었다. 살림은 공간에 질서를 부여하는 일이기도 했다.

117쪽. 나는 몸과 맘음을 편하게 놓아두는데 주력했다. 어떤 압박이 없는 상태에서 자연스럽게 하루를 보내길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