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개의 말·프라하, 사라져 가는 시
밀란 쿤데라 지음, 김병욱 옮김 / 민음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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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란 쿤데라 소설들을 좋아한다. 아직도 작가의 작품들을 모두 읽지는 못했지만 『농담』,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무의미의 축제』를 읽었기에 신간으로 나온 작가의 두 글은 머뭇거림 없이 펼치게 된다. 특히 밀란 쿤데라를 찾아서』를 읽었기에 작가가 번역본의 해석을 흡족해하지 않았다는 사실과 대대적인 수정을 하였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자신의 언어가 제대로 번역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얼마나 작가에게 큰 상실감이었을지 충분히 짐작하면서 『89개의 말』이라는 밀란 쿤데라의 개인 사전이 탄생하게 된다. 작가가 중요시한 말, 골치 아프게 한 말, 애착하는 말들을 모은 개인 사전이다.

막연한 마음으로 펼친 89개의 말에는 작가가 전하는 분명한 고유성을 지닌 언어라는 사실을 확인시킨다. 죽음을 상기시키는 푸르스름한 어휘와 존재와 비존재를 떠올리게 하는 문장을 담는다. 이 문장은 어떤 내용 중에 등장한 언어인지 사뭇 궁금해지면서 작가 책 릴레이 독서 목록에 추가시키게 된다.



작가가 기록한 언어 사전들은 가치성이 부각되면서 작가의 작품들과 함께 호흡하도록 이끈다. 특히 소설의 의미와 함께 작품들이 전개하면서 독자들과 함께 호흡하고자 했을 작가의 고뇌까지 충분히 전달되기까지 한다. 작가의 시선 끝에서 달아나는 몇몇 정의들이 소설 작품에서 무엇이었는지 짚어보지 않을 수가 없다. 소설을 통해 깊숙하게 오랫동안 응시한 작가의 정의가 얼마나 긴 시간 이야기되었는지 재독의 시간으로 이어지게 한다.

존엄에 대한 부질없는 욕망을 가진 사람을 죽은 사람이 가지는 부질없는 욕망임을 강조하면서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소설 전체를 관통하는 중절모에 대한 설명이 소개되면서 읽었지만 다시 읽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작가의 여러 작품들과 함께 작가의 89개의 말을 곁에 펼쳐놓으면서 읽으면 또 다른 독서의 맛이 될 거라는 기대감에 부풀어 오른다. 언어가 비슷하게 보이지만 의미는 확연한 차이를 드러낸다. 어리석음을 설명하는 사전 내용에서 더욱 그 차이는 부각된다. 적절한 언어로 번역이 되어야 하는 이유, 번역본이 얼마나 부실한지 언급하는 작가의 의중이 전달된다.



밀란 쿤데라 작가의 아버지가 인간 존재 자체에 내재하는 어리석음에 대해 말하는 장면, 음악의 어리석음을 말하는 내용도 인상적이다. 피상적이지 않고 깊게 조우하게 하는 언어들의 향연이며 철학적인 사유로 이어지게 하는 내용들이라 긴 시간을 공들이고 숙고하게 하는 89개의 말을 만난 소중하고도 의미 깊은 책 한 권이다. 부조리한 것과 어리석음을 혼동하지 않도록, 본질적인 것과 중요한 것을 혼용하지 않도록, 절대적인 것을 완전히라고 번역되지 않아야 하는 이유가 설명된 작가의 사전이다.

프라하를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였는데 <프라하, 사라져 가는 시>를 통해 작가가 설명하는 각주의 글까지 빠짐없이 읽으면서 프라하와 체코를 미비하지만 이해하게 된다. 소국과 대국의 문화와 역사, 숨기고 있는 대국의 의도까지도 충분히 감지하면서 읽을수록 작가가 평생 간직한 체코와 문화적 자부심을 프란츠 카프카의 독창적인 작품성과도 접목하면서 더 조밀하게 이해한 글이다.

소설은 본질적으로 형이상학에 손을 대는 것인 만큼, 형이상학적인 말들(절대, 본질, 존재 등)은 인용될 권리가 있다. ‘절대적으로‘라고 해야 할 것을 ‘완전히‘라고 하거나, ‘본질적인‘을 ‘중요한‘이라고 하거나, ‘부조리한‘을 ‘어리석은‘이라고 해서는 안 된다.
- P19

인간 존재 자체에 내재하는 어리석음
- P23

"마치 죽은 사람이, 존엄에 대한 부질없는 욕망으로, 엄숙한 순간에 맨머리로 있고 싶지 않았던 듯이"...중절모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전체를 관통한다.
- P25

정의 / 소설은 종종, 달아나는 몇몇 정의를 오랫동안 추적하는 일과 다르지 않은 것 같다.
- P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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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녀장의 시대
이슬아 지음 / 이야기장수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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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와 얼굴』, 『가녀장의 시대』는 이슬아 작가의 작품으로 더 다가서게 한다. 이 소설은 강열한 잔상을 남겼고 쉽게 지워지지 않는 큰 획을 긋는 내용을 담는다. 가부장 시대가 절대적이라고 지금도 흔들리지 않는 확고한 신념을 고수하는 가까운 지인들을 떠올리면서 시원한 내용을 가득히 담아낸 작가의 소설이라 개운한 맛을 느끼면서 읽은 작품이다.

백화점의 약속한 사람을 기다리면서 청소 노동자들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검은 머릿수건, 검은 작업복을 입은 남녀 청소 노동자들의 움직임은 분주하고도 조용하였다. 수많은 인파가 오가는 핫플레이스에서 그들의 노동 덕분에 아주 쾌적하고 깨끗한 환경이 유지되고 있었다. 반면 식당가의 직원들은 밝고 깨끗한 옷차림으로 고객들의 눈에 띄는 복장을 하면서 서비스를 하고 있었다. 두 노동자들의 작업복은 확연한 차이를 드러내면서 암묵적인 노동의 가치를 드러내는 것을 이 소설의 어머니의 가사노동의 가치와도 연관성을 떠올리게 된다.

가부장 시대의 여성의 노동은 놀고먹는 여자로 임신과 출산, 요리, 설거지, 청소, 빨래, 육아 돌봄 등 모든 가사 노동은 무가치로 치부된다. 현대사회는 맞벌이 시대이지만 여성은 임신, 출산, 양육, 요리, 수많은 집안일을 남편과 어떤 분배를 하고 협의했는지가 궁금해진다.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가사노동의 가치와 요리라는 고유성의 가치를 조밀하게 들여다보고 들추어낸다. 같은 요리이지만 누군가의 요리 솜씨는 고유성과 절대적 가치를 내포하면서 경제적 가치를 부여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하찮은 가사노동자, 하녀와 다름없는 가치로 여성의 수많은 삶과 노동을 뒷마당으로 밀어버린 것이 누구였는지, 그들이 지금도 고수하고 있는 절대적 가부장의 시대는 지금도 고수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질타하는 유쾌하고 시원한 소설이다.

시원시원한 큰 파도가 되어 여름을 강타하는 장편소설이다. 모부라고 명명하는 작품의 의미, 가녀장의 의미는 자신의 위치를 되찾고 가치를 부가하는 소설이다. 가부장 시대의 관습에 아직도 길들여지고 의심하지 않고 답습하는 삶을 고수하고 있는 이 시대의 현대인들에게 시원한 맛을 선사하는 소설이다. 딸에게 선물하고 아들에게 선물하면서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누면 좋을 이야기이다. 평등이라는 의미가 가정에 어느 정도 흐르고 있는지 둘러보게 하는 소설이다. 요리는 누가 하는지, 요리를 누구와 함께 하는지, 살림은 모두가 하고 있는지가 중요해진다. 공평하고 평등한 사회로 나아가는 것이 지대한 목표가 되는 작품이다. 누군가는 안락하고 누군가는 지옥 같은 삶을 살아가는 사회는 불공정한 사회임을 드러내는 것이며 불공평한 가족임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우리 가족, 우리 사회는 얼마나 불공정하고 불평등한지 차분히 둘러보게 하는 소설이다.

마감이 있는 삶도 있지만 마감이 없는 삶에 대해서 작가는 직시한다. 누군가의 노동은 휴식과 자유가 존재하지만 누군가는 오늘도 계속되는 노동을 살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슬아라는 딸은 낮잠 출판사의 대표이다. 그리고 직원으로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고용한다. 월급과 상여금도 지급되며 서로 존댓말을 사용하는 회사이다. 수직적인 구조의 회사이지만 일반적인 회사와 다른 존중이 흐르는 회사라는 것을 감지하게 된다.

슬아 어머니는 대학에 합격하고도 가난해서 등록금을 납부하지 못하여 입학이 취소된다. 이어진 어머니의 사회생활, 결혼과 며느리의 삶이 조명된다. 수많은 여성들이 가난이라는 이유로 기회를 박탈당하는 시대가 있었음을 상기시킨다. 영특하지만 딸은 교육받을 기회를 잃고 아들이라는 이유만으로 교육을 받는 시대적 상황까지도 함께 떠올리게 된다. 주어진 삶에 반기를 들지 않고 슬퍼하지도 않았던 어머니는 깊은 속내를 딸은 헤아린다.

슬아 아버지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진 이유도 전해진다. 문학을 좋아했지만 떠나보낸 아버지와 대조적으로 딸인 슬아는 문학을 힘껏 붙들고 있다는 사실도 직시하게 된다. 좋아하는 것을 떠나보내는 것과 힘껏 붙들고 살아간다는 것은 확연한 차이를 드러낸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아간다는 것은 즐거움이 뒤따른다. 힘겹고 고충이 있을지라도 좋아하는 일은 나만이 즐기는 기쁨이 되기 때문이다.

노브라를 반대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등장한다. 선생님이 학생을 때리는 폭력, 선배가 후배를 향한 폭행이 등장한다. 식당 일을 하는 노동자를 향한 정확한 호칭이 없는 사회에 대해서도 직시한다. 아들에게만 집을 주는 한국 사회에 대해서도 매섭게 질타한다. 잘못된 관습들을 고수하는 사회에 시원한 파도 같은 매서움을 던진 소설이다. 갑갑하게 쌓여있던 것들을 시원하게 대신 쏟아내주는 소설이라 좋아하는 작가이다. 더불어 『날씨와 얼굴』 책 내용들까지도 오버랩하면서 작가의 진중한 목소리와 라이프 스타일을 다시 상기한 시간이다.



식당 일도 엄연한 노동인데 왜 그 직업에 대한 정확한 호칭이 없을까?
- P263

웅이가 훌훌 떠나보낸 문학을 슬아는 힘껏 붙들고 있다.
- P53

바꿀 수 없는 일에 관해서... 그게 진짜로 못 바꿀 일인가? 너무하다! 왜 아들한테만 집을 줘?
- P272

잘하는 일과 못하는 일을 가리지 않고... 할 수 있는 일이 아주 많아진 사람
- P52

부엌일하는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것에, 언제나 실패했지... 자신이 가부장의 실패를 반복했다고 느낀다.
- P234

계속해서 서로를 살리는 당신들
- P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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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5-07-25 1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좋아해요. 뭔가 좀 통쾌하달까 그러면서 유쾌한 소설이었거든요. 날씨와 얼굴은 안 읽어봤는데 구름모모님 덕분에 그것도 읽어야지 하게 됐네요.
 
동급생
프레드 울만 지음, 황보석 옮김 / 열린책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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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히틀러 시대가 배경인 중편소설로 16살 두 소년이 나누는 우정과 삶과 예술, 철학에 대한 대화들이 얼마나 진지하였는지 짐작하게 된다. 아버지가 의사이며 유대인인 소년이 즐겼던 취미와 우정이 시대적으로 급변한 위급한 상황에서 이들 두 소년이 어떠한 현실적 위기를 마주하고 어떤 상처와 실망을 하였는지 보여준다.

청소년인 두 소년이 함께 나누었던 시간에는 우정과 더불어 진지한 대화들이 이어지면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어떤 목적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살 것인지, 인류를 위한 삶을 추구할 것인지에 대한 대화들이 이어진다. 어떻게 하면 자신들이 추구하는 삶을 위해 어떻게 하는 것이 최선의 것인지도 진지한 대화로 이어지는 친구관계이다. 이들이 나누었던 대화가 교착하면서 추구한 삶은 어떤 인생으로 이어졌는지도 소설에서 만나게 된다.

두 소년에게 히틀러와 무솔리니는 어떤 존재였는지도 가감 없이 드러낸다. 시대적인 큰 획을 그었던 전체주의가 이들의 삶에도 커다란 폭풍을 남기게 된다. 유대인이었던 소년이 파시즘과 독재주의에 의해 어떠한 집단적 폭력을 경험하며 위협을 감당하였는지도 소설은 이야기한다. 가장 가까웠던 우정을 나눈 친구가 자신을 친구의 부모님에게 소개하지 않았던 모습을 경험하면서 전체주의가 휘갈기는 매서운 실상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한다.


유대인을 향한 혐오와 차별, 집단적으로 가학하는 혐오의 표출이 비인간적인 방식으로 서서히 공포로 소년의 가족들에게도 다가오게 된다. 학교에서 경험하게 되는 교사의 편협한 유대인을 향한 혐오와 파시즘, 전체주의는 학생인 유대인들에게도 가감 없는 폭력으로 전가된다. 교사란 무엇인가. 어떤 자세로 학생들에게 교육을 책임져야 하는지 질문을 하게 된다. 기우뚱한 사고로 편협한 교육을 강행한다는 것은 얼마나 위험하고 위협적인 폭력인지 학교와 교사를 통해서도 보여준다. <> 베르나르 베르베르 소설에서 등장하는 내용 중에 우리가 너무 쉽게 믿어버린 것들이 열거되는데 이 소설의 교사와 독일인 소년의 부모의 모습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숏폼이 성행하는데 잘못된 정보가 넘쳐나는 것을 목도하게 되면서 거짓 정보, 거짓 뉴스를 쉽게 믿어버리는 대중의 어리석음까지도 함께 떠올리게 된다. 종교의 의미를 잃어버리고 폭력적인 방식을 동원하면서 사회를 무력하게 만들려고 하였던 한국 사회의 사건들도 함께 떠올릴수록 파시즘, 전체주의가 얼마나 폭력적인지 소설을 통해서도 드러난다.

소년들은 히틀러와 무솔리니를 덧없고 우스꽝스러운 인물들이라고 명명하면서 훨씬 중요하고도 영원한 의의가 무엇인지 직시하는 깨어있는 모습을 보이는 명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삶을 매일 논의하고 고찰하였을 그날의 시간들을 중편소설로 전하면서 이들의 우정이 어떤 계기로 흩어지고 세월이 지나면서 어떤 만남을 가지게 되었는지도 소설은 이야기한다. 유럽 사회를 크게 흩어놓았던 전체주의, 파시즘은 현대사회에도 잔존하면서 존재를 드러내는 것을 사건들과 여러 인물들의 통해서 목도하게 된다. 평화주의자에게는 전체주의, 파시즘의 폭력성은 용납되지 않고 많은 국민들이 이들을 향해 등을 돌리는 사태도 한국 역사에서도 경험하고 있음을 보면서 히틀러와 무솔리니를 추앙하는 우스꽝스러운 집단이 누구인지도 거듭 확인하면서 읽은 소설이다.

유머스러운 인물들의 폭력성보다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 목적은 무엇인지, 누구의 이익을 위해 살아야 하는 것이 진정한 질문이며 철학이라는 것을 두 소년이 나눈 대화를 통해서 정리하게 된다. 프랑스, 이탈리아 청소년 필독서이며 일본 학교도서관협회 선정 추천도서이다. 일본과 프랑스, 이탈리아가 청소년과 학교에서 선정한 이유까지도 고찰하게 된다. 그 무엇도 우리의 우정을 방해하지 못했다는 문장과 이들이 경험한 역사성은 짙은 그림자가 분명하게 남는 소설이다. 지금 두 사람이 어떤 삶을 추구하며 살았는지가 중요해진다. 더불어 우리의 삶도 정주행을 하고 있는지 더불어 질문을 아낌없이 던지는 작품으로 남는다.

그는 1932년 2월에 내 삶으로 들어와서 다시는 떠나지 않았다. (첫문장)

그 무엇도 우리의 우정을 방해하지 못했다. 61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할까? 무슨 목적을 위해? 우리 이익만을 위해? 인류의 이익을 위해? 어떻게 해야 이 잘 안 되는 일가장 잘 할 수 있을까? 70


우리의 대화는 교착 상태로 끝났다. - P69

삶을 어떻게 ...매일같이 논의했다. - P70

어떻게 하면 삶을 가장 잘 활용할 수 있을지 배우는 것...히틀러나 무솔리니 같은 덧없고 우스꽝스러운 인물들보다 훨씬 더 중요한, 진정하고도 영원한 의의라는 문제가 있었다. - P62

모든 것에 평화로움과 현재에 대한 믿음과 미래에 대한 희망의 느낌이 배어 있었다. - P57

근원 가까이에 깃들인 것은 그곳을 떠나길 꺼려하는 법이니 - P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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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세부터는 공복이 최고의 약이다 - 소식이 병을 예방하고 건강수명을 늘린다!
이시하라 유미 지음, 오시연 옮김 / 청홍(지상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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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65세부터는 공복이 최고의 약이다』라는 책은 일본 의학박사의 책으로 스위스의 클리닉, 코카서스 지방의 장수촌, 모스크바의 단식 병원 등의 자연요법, 단식요법, 장수 식단을 연구한 이시하라 유미의 저서이다. 『하루 세 끼가 내 몸을 망친다』책의 저자로 다른 도서도 호기심을 자극하는 저자이다. 이외에도 『생강의 힘』, 『체온 혁명』, 『면역력 슈퍼 처방전』, 『노화는 세포 건조가 원인이다』 책들이 있다.

체온과 생강과 연관되는 몸을 차갑게 하는 음식과 몸을 따뜻하게 하는 음식이 도표로 설명된다. 잔멸치, 메밀국수, 파스타, 현미, 생선, 살고기, 소금에 절인 연어, 새우, 게, 오징어, 낙지, 조개, 팥, 검은콩, 검은깨, 뿌리채소, 사과, 포도, 딸, 홍차, 허브차, 다시마차, 흑초, 소금, 된장, 간장, 주류도 몸을 차갑게 하는 주류, 따뜻하게 하는 주류를 분류한다. 녹차, 보리차, 우유, 바나나, 파인애플, 망고, 귤 등은 몸을 차갑게 하는 음식으로 분류된다.

암세포는 열에 취약하다는 사실과 함께 목욕, 사우나, 운동하는 습관이 암 예방에 좋은 이유가 설명된다. 체온을 1도 올리는 습관이 왜 중요한지 확인하게 된다. 무더운 날씨에도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음식들이 무엇인지 확인하면서 암 예방할 수 있는 식습관을 가지는 것이 중요해진다.



암 예방 효과가 있는 식품들에 대해서도 이해하기 쉽도록 그림으로 설명되는데 가장 효과가 있는 식품들로는 마늘, 생강, 샐러리, 감초, 콩, 양배추, 당근, 방풍나물을 추천하면서 중요도로 나뉘어서 세분화되어 설명된다. 로즈메리, 바질, 타임, 박하, 오레가노, 베리, 감자, 보리, 멜론 등도 해당되는 식품들이다. 이외에도 현미, 통밀, 토마토, 가지, 피망, 브로콜리, 콜리플라워, 오렌지, 레몬, 양파, 강황 등도 해당된다.

폐암, 대장암, 췌장암, 유방암과 같은 암 발병이 증가하는 이유로 서구화된 식단이 지적된다. 암을 치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예방하는 것이 더 중요해진다. 과식이 암을 유발한다는 것을 인지하면서 소식이 암을 예방할 수 있는 암 예방법임을 저자는 강조하면서 소식하면서도 포만감을 누릴 수 있는 꼭꼭 씹어 먹는 식습관을 가지라고 조언한다.

주 3회 근력운동이 암 예방에 도움을 주는 신체활동으로 '마이오카인'이 암 재발을 막는다는 사실도 언급한다. 나이가 들수록 복근과 하체 근육이 얼마나 빠르게 쇠퇴하는지 그래프로 설명하면서 근육은 내 생명이라고 말하는 저자의 굳건한 의지도 읽게 된다. 골다공증, 치매, 스트레스, 비만, 당뇨병, 지방간, 대장암 예방, 우울감 개선, 심장 기능과 혈당 낮추는 효과, 면역력 증가에 대해서도 언급된다.


시니어에 해당하는 60세부터 80세 사이의 식사량에 대한 내용과 지병이 있을 때 소식이 가능한지도 설명한다. 1일 2 식을 하다가 1일 3식을 하면서 몸이 묵직해지는 것을 경험하면서 1일 2식으로 돌아오면서 저녁은 과일, 두유 위주로 가볍게 식사하고 있다.

치매여부검사표로 정상, 경증 치매 의심, 치매 가능성 매우 높은 상태를 설명하는 내용과 당뇨병, 암, 고혈압, 심장질환, 뇌혈관질환, 자율신경실조증, 불면증, 우울증, 치매 예방 개선법과 예방 대책까지도 언급된다.

체온 1도가 떨어질 때 면역력은 30% 떨어진다는 사실도 전해진다. 면역력 관리가 암 예방에 도움을 준다는 사실도 함께 살펴보게 된다. 병은 마음에서 온다는 내용도 이어지면서 친절과 행복, 친절과 심장 혈관의 관계, 친절과 노화 예방, 친절과 인간관계에 대해서도 설명된다. 김금희 소설에 등장하는 닭장집 할머니의 음식, 이장이 마을 사람들을 챙기는 마음들이 떠오른다. 자연스럽고 따뜻한 사람들과 어우러진 삶을 좋아하기에 더불어 소설에 등장한 마을 사람들을 떠올린 건강도서이다.

주 3회 근력운동. ‘마이오카인‘이 암 재발을 막고 건강 유지 - P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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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여름, 완주 듣는 소설 1
김금희 지음 / 무제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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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은 혼돈과 유실 그리고 붕괴의 시간이었다. 169

도시생활을 하다가 갑자기 찾아온 원인을 알 수 없는 병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있다. 성우가 직업인 손열매는 목소리를 내는 직업인데 목소리를 낼 수 없는 병에 걸리면서 치유받고자 노력하지만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배우가 직업이지만 영화를 볼 수 없는 병에 걸려서 회복하고자 노력하지만 치유되지 않는 예전 배우가 소설에 등장한다. 이 두 사람이 우연히 만나게 된 마을에서 서로가 서로의 병을 말하는 장면에서 이들이 놓친 것들과 그들이 인생을 어떻게 헤쳐 나아가야 하는지 이름조차 선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동네 닭장집 할머니가 알려주는 인생을 살아가는 법이 전해지는 소설이다.

너무나도 작은 존재들이라 분명하게 보이지 않지만 그들이 인생을 어떻게 이겨내고 있는지 수미 엄마의 장의사 철학, 닭장집 할머니의 철학, 어저귀의 철학이 서서히 드러나는 이야기이다. 도시생활에서는 보이지도 않는 별이지만 어느 마을에 살고 있는 수미 엄마, 닭장집 할머니, 어저귀가 보여주는 그들의 삶의 철학이 교교하게 빛나는 인물들이다.

팔이 없는 사람의 수의를 어떻게 입히는지 수미 엄마의 대화 내용이 인상적이다. 죽은 사람과 대화하면서 장의사라는 일을 묵묵히 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수미 엄마의 기나긴 삶에 수미가 가졌을 어머니의 직업을 잠시 짐작하게 된다. 수미가 집착하는 돈의 의미와 수미 엄마가 하는 장의사 일로 버는 돈의 의미는 다른 의미이다. 죽음을 정리해 주는 사람이 어떤 마음으로 보내는지는 <조명가게> 드라마에서도 등장한다. 수해로 자식을 잃은 부모가 물난리에 살아서 돌아온 수미로 인해 수미 엄마를 어떻게 평생 대면했는지 드러난다. 떠나고 싶었던 마을이었다고 닭장집 할머니를 통해서 수미 엄마의 진심이 전해진다.


혼돈과 유실, 붕괴의 시간을 여름이라고 명명하면서 여러 인물들, 여러 사건들이 저마다의 인생에 그려진다. 잃어버린 팔, 잃어버린 자식, 잃어버린 목소리, 잃어버린 돈, 잃어버린 영화 관람의 시간들이 펼쳐진다. 수미가 지인들에게 투자 목적으로 빌린 돈의 액수는 다르지만 빌려준 사람들의 이유들은 각양각색으로 전해진다. 테슬라를 위해, 혼수 마련을 위해 빌려준 돈을 돌려받지 못하게 되자 그들은 수미가 죽기를 바라는 진심까지도 거침없이 드러내는 모습에 손열매는 경악한다. 지난날 그들이 함께 나눈 시간들은 어디로 부유하면서 날려간 것인지 회의감이 감돈다.

마을 개발을 위해 폐교를 만들고자 학생들을 전학시키는 검은 돈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심지어 산불까지 내면서 마을 개발을 앞당기고자 사건이 일어나기까지 한다. 산불로 사라진 사람 어저귀를 그리워하는 손열매의 감정이 영롱하게 그려진다. 열매의 전 남자친구가 보여준 이질적인 모습과 어저귀가 보여준 모습들은 대조적이라 열매의 숨길 수 없는 감정까지도 그리움으로 깊게 남는 작품이다.



모두의 인생에 드리운 첫 여름의 사나움과 상실과 붕괴, 유실까지 이겨내기를 응원하는 소설이다. 열매의 자궁에 난 혹을 제거하는 수술을 위한 보증서 사인을 거부한 열매 오빠와 언니가 있다. 이혼하고 재혼한 엄마와 오랜만에 나누는 전화 통화에서도 엄마가 딸을 전혀 배려하지 않는 모습 때문에 열매가 수술 보증서를 위해 연락하지 않았던 이유까지도 짐작하게 된다. 열매의 목소리에 병이 난 이유는 혼자 감당하기 힘들었을 삶의 무게감이었을 것이다. 반면 어저귀의 가족은 마을이라고 말하는 이장의 말이 명대사이다. 인류애를 잃은 어저귀가 마을 일에는 아낌없이 나서는 이유가 된다. 보살피고 아껴주고 도움을 주는 것이 사랑이기에 이장의 마음과 진심이 고스란히 따뜻하게 전해져서 좋았던 작품이다. 어저귀의 정체가 무엇인지 내내 궁금해하면서 책장을 멈추기가 어려웠던 가독성이 높은 소설이다. 웃음까지도 진하게 던지는 장면들이 많아서 실실 웃으면서 만난 작품이다.

완주하라는 응원이 담긴 작가의 사인까지도 깊게 호흡하면서 마지막 장을 덮은 소설이다. 열매가 마을에서 생활하면서 호흡하면서 느끼는 놀라운 치유와 경험들이 지금 우리에게도 찾아들면서 진짜 인생을 살아가면서 즐기는 감동과 행복을 맛보는 완주하는 인생이 되기를 희망하게 된다. 『크리스마스 타일』에 이어서 읽은 작가의 소설로 듣는 소설 시리즈 첫 권이다. 『어머니 나무를 찾아서』 과학자 수잔 시마드의 책 내용이 등장하는 내용을 읽을 때 그 책을 떠올렸는데 작가의 친절한 설명에서 확인하면서 반가웠던 순간으로 기억에 남는다. 어저귀가 들려주는 자연의 섭리에서 이탈한 인간은 어떤 행동을 무차별적으로 일삼는지도 벤츠 차를 타고 나타나는 인물을 통해서 여실히 드러낸다.



당신들에게 맞는 색깔 삶의 색깔을 다시 입으세요...살아있는 진짜 노래를 여름의 노래를 불렀어 ...집으로 돌아가면서 그들은 아주 감동했어. 집으로 돌아가면서 그들은 아주 행복했어.
- P210

여름은 혼돈과 유실 그리고 붕괴의 시간이었다.
- P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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