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로소득 시대 부자들의 정체 - 우리는 왜 부자들을 감당할 수 없는가?
앤드류 세이어 지음, 전강수 옮김 / 여문책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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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들의 부는 정당한 것인지 질문하면서 슈퍼리치(억만장자)를 포함한 부자들이 누리는 부는 그들의 능력인지, 그들의 자질인지 거듭 질문을 아끼지 않는다. 상상할 수 없는 부를 누리는 그들이 되고자 착각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지도 짚어낸다. 영국의 사회학자 앤드류 세이어는 이러한 질문에 단호하고도 명료한 대답을 들려준다. 그들의 부는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이유들이 조목조목 설명되는 사회학 도서이다.

글로벌한 대다수의 부자는 불의의 정치를 등에 업고 어마어마한 불로소득을 통해 지금의 부를 이루었다고 전한다. 지금도 권력을 향한 불의의 정치적 움직임이 수사되는 것을 보면서 재독한 도서이다. 한치의 오차를 벗어나지 않는 불의의 정치는 누구를 의미하는지 또렷하게 드러나기 시작한다. 민주주의까지도 위험에 빠뜨리는 주범이 슈퍼리치라는 것을 한국 현대사에서도 떠올리는 사건과도 연결이 된다. 그들이 정치적 지원을 받고 국민을 외면한 사건까지도 연관 지으면서 읽게 된다. 저자는 절대로 슈퍼리치를 부러워하지 말라고 단호하게 강조하는 이유들을 책에서 만나게 된다.

세 단어가 위험한 단어라고 강조하는데 '벌이', '투자', '부'가 그러하다. 노력소득과 불로소득이 양분화되면서 지금 노력소득을 하는 이들은 누구이며 불로소득을 누리는 이들은 어느 집단인지도 떠올리게 된다. 지대는 정당한 것인지, 이자는 무엇에 대한 대가인지도 질문을 던지면서 고리대에 대해서도 언급되는 책이다.

불평등의 시작이 발생한 이유를 전문가들이 무수히 언급하지만 다수의 사람들은 인지하지 못하면서 불평등을 과소평가하는 현실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부의 불평등을 인지하지 못하고 이유를 파악조차 못하는 것이 반복될수록 불평등은 여전히 유유히 흐르고 있는 상황임을 인지하게 된다. 신자유주의와 정치적, 경제적 개념을 쉽게 설명하면서 권력의 이동이 일어나는 것을 설명한다.

사회는 사교육에 돈을 써라고 하지만 소수의 손에 부가 집중된 사회를 직시하게 된다. 민주주의와 소수에게 부가 집중되는 것을 모두 가질 수 없다는 대법관 브랜다이스의 말도 기억나는 내용이다. 우리 사회가 민주주의인지 소수의 손에 부가 집중된 사회인지는 명확해지기 시작한다. 부는 곧 권력이라고 말한 매덤 스미스의 말과 토마스 홉스의 말까지도 차분히 살펴보게 된다.

투표권은 모두에게 있지만 정치를 지배하는 것이 부자라는 사실이 뚜렷해진다. 영국과 미국 등의 나라에서 정치인들이 슈퍼리치의 불로소득 추구를 위해 얼마나 적극적으로 협조하는지도 책에서 만나게 된다. 버락 오바마 등 정치 지도자들의 민낯까지도 드러내는 내용이 전해진다. 한국의 현대사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는 일들이 즐비한 만큼 이 책 내용은 영국과 미국에 한정되지 않는 한국 사회와도 결부되는 내용으로 이어진다.

저성장, 저출산, 지방 소멸, 불평등 확대는 모두 불로소득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한다. 헨리 조지가 경제학에서 추방된 사실과 불로소득 개념도 19세기 말 신고전학파 경제학에 의해서 서서히 함께 자취를 감추었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다.

부자들의 불로소득 취득과 불평등의 확대, 기후 위기가 굵직하게 전해진다. 심각해지는 불평등 확대와 노동자가 살기 좋은 나라가 아닌 이유가 무엇에서 비롯된 것인지도 집중해서 읽고 통찰하게 하는 사회학 도서이다. 모든 가족 구성원이 노동을 하지만 그들의 삶은 제자리에서 맴도는 것을 쉽게 확인할수록 거대한 부를 가진 슈퍼리치의 극소수 집단의 놀라운 부를 취득하는 소식은 신문을 통해서도 쉽게 확인하게 된다. 지금 우리의 노동은 누구를 위한 노동인지 진중하게 질문을 던지며 해답을 찾을 시간에 읽어야 하는 추천하는 책이다.

과도한 불평등을 줄이면 모두가 혜택을 볼 수 있다... 소득 증가의 혜택은 아래로 흘러내리지 않고 위로 올라가고 있다. 526

이제는 부자들을 지원하는 정책을 멈춰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지금 이대로 경제학이 유지된다면 희망이 없다는 것을 인지하면서 대안 제시를 진중하게 살피면서 읽었던 도서이다. 부자들을 지원하는 정책에는 무감하고 호의적인 사람들이 전 국민에게 지원하는 정책에는 발끈하는 모습을 직접 들었던 민심의 현장은 모순적이었음을 떠올리면서 읽은 책이다. 땀 흘리며 일하는 노동자의 모습이었는데 역설적인 그들의 모순된 논리가 잊히지 않았다.



부자들은 왜 자꾸 더 큰 몫을 차지할까? - P39

모든 사람이 투표권을 가지고 있지만, 정치를 지배하는 것은 부자들이다. - P349

사람들은 불평등을 과소평가한다 - P33

과도한 불평등을 줄이면 모두가 혜택을 볼 수 있다... 소득 증가의 혜택은 아래로 흘러내리지 않고 위로 올라가고 있다. - P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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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홍은주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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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이 없는 도시 사람들에 대해 언급된다. 도시의 형상을 궁금해하지 않는 도시 사람들을 지적한다. 도시적 삶은 분주하게 움직이는 사람들이 인생에서 중요한 것을 잃어버렸는지도 모른 채 바쁘게 살아가고 있음을 작가는 예리한 시선으로 지적하면서 지리에 대한 수평적 호기심이 없는 도시 사람들, 역사에 대한 수직적 호기심까지도 중대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여행을 다닐 때마다 도시와 사람들의 삶을 관찰하게 된다. 관광을 유도하는 문구가 아닌 진짜 그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골목길을 걷는 것을 좋아한다. 그들의 진짜 모습은 골목길에서 드러나기 때문이다. 관광지에 포장된 화려하고 수려한 풍경이 아닌 솔직한 그들의 삶을 보는 여행 코스를 즐기면서 느끼는 여행이 더 오랜 기억 속에 자리잡기 때문이다.

수직적 호기심을 역사적 관심으로 이끌어놓는 작가이다. 8.15 광복절이라 도시 대로변에는 깃발들이 나부끼면서 역사적 의미를 잊지 않도록 이끌고 있지만 도시 사람들은 얼마나 역사적 관심을 가지면서 생활하고 있을지 이 소설의 문장을 통해 의문스럽게 바라보게 된다. 호기심이 없다는 것은 치명적인 상흔을 남긴다. 무채색과 같은 삶이며 향기가 없는 인생이기 때문이다. 호기심과 관심을 가지는 삶이 이끄는 열정은 깨어있는 인생이 되기에 소설을 읽다가 이 문장에 깊은 방점을 찍게 된다.

인생에서 무엇을 추구하고 살아가는지 질문을 던지는 소설이다. 그림자의 대화에 진중해지면서 인생에서 추구한 것들과 지금도 소중하게 추구하고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 간결하게 정리되는 시간을 가지게 된다. 중심을 잃고 흐름에 휩쓸리지 않는 확고한 의지가 필요한 시대에 지금도 인생을 잘 가꾸는 사람인지, 나만의 정원을 잘 가꾸어가는 시간을 가지고 있는지 돌아보게 하는 소설이다.

딱딱한 목소리를 가지고 메마른 목소리를 지닌 채 향기가 느껴지지 않는 목소리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소설을 읽는다는 건 무엇도 허투루 무심하게 흘려보내지 않게 하는 힘을 불어넣어주는 것을 느끼게 된다. 향기를 잃지 않게 하는 힘, 건조한 목소리와 눈빛으로 살아가지 않는 따뜻하고 온기가 흐르는 사람이 되도록 이끌어주기에 두 손 가득히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일깨워 주는 작품이다. 바라보는 것, 느끼는 것, 생각하고 있는 것들이 무엇을 향하고 있는지가 중요해진다. 그러한 중대한 것들을 잃지 않게 작가는 소설을 통해서 호흡시켜주는 든든한 거목이 된다.

깨닫는 사람이 있는 반면 깨닫지 못한 채 인생을 끝내는 사람도 있다. 여자의 반쪽밖에 보지 못했다는 걸 깨닫는 인물이 등장한다. 반쪽만을 알고도 전체를 알고 있다는 착각 속에 빠져서 허우적거리는 인생들이 너무나도 많은 것이 현실이다. 인생은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중요해진다. 장수라는 의미에 매료되어 오래 사는 인생이 성공이라고 착각하지만 주어진 삶을 짧게 살든지 오래 살든지 어떻게 지금 살아가고 있느냐가 더 중요해진다. 인생의 반쪽만을 알고 생을 마감하는 부류가 되지 않도록 지금도 지독하게 소설을 부여잡는다. 그때는 보이지 않았던 깨달음을 재독하면서 새롭게 보이는 문장들이 있어서 얼마나 재독의 향연이 주는 맛에 점점 빠져들어간다. 그때는 보이지 않았던 것들을 이제는 진중하게 음미하게 된다.

본체는 추방되고 그림자가 안락하게 살아가고 있는 세상의 흐름을 차분히 작가의 소설을 통해서 둘러보게 된다. 추방된 본체는 무엇들이 있으며, 안락하게 벽 안에서 안온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도 냉철하게 일깨우게 된다. 행복해지기 위해 전자기기를 전부 차단하고 온전하게 묵상과 명상으로만 채우는 하루의 일과표를 책을 통해서 읽은 적이 있다. 직접 체험한 사람이 느끼는 행복이 무엇일지 궁금해지면서 추방된 본체의 것들을 되찾는 여정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깨닫게 된다. 소설도 그러하다. 소설을 읽다 보면 세상의 것들은 온전히 추방되고 중요한 깨달음을 소설을 통해서 읽는 사람에게만 주어지기 때문이다. 중대하고 소중한 소설을 읽는 시간은 그렇게 평화롭게 채울 수 있을 것이다. 숏폼, 소비를 주도하는 소비지향주의에 혼탁해지지 않는 힘이 소설을 읽으면서 발견하는 여정이 탐험가와 같은 시간이 된다. '오늘도 발견했다!' 외치면서 진짜 필요한 것과 이로운 것을 추방당하지 않도록 발견한 소설이다.



도서관장과 카페 여사장, 화자의 라이프스타일이 유독 눈에 들어왔던 소설로 미니멀라이프를 추구한 사람들의 사치스럽지 않게 살아가는 방식과 검소한 생활이 유유하게 흐르는 작품이다.



어느 날,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네. 내가 여자의 반쪽밖에 보지 못했다는걸. 100



본체는 불필요한 것, 해로운 것으로 치부당해 벽 바깥으로 추방돼요. 그림자들이 안락하고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도록 - P178

이곳은 높은 벽돌 벽의 안쪽일까, 아니면 바깥쪽일까. - P426

지금 여기 있는 나는 진짜 내가 아니야... 흘러가는 그림자 같은 거야. - P13

내가 생활했던 그 도시는?... 많은 말들이 오가고, 너무도 많은 의미가 만들어져 흘러넘쳤다. - P52

당신이 인생에서 무얼 추구할지는 당신 소관이죠. - P125

도시 사람들... 지리에 대한 수평적 호기심이 없는 것과... 역사에 대한 수직적 호기심도 딱히 느끼지 않는 듯했다. - P94

목소리는 딱딱하고 메마르고 잔향이 없어서 내 것처럼 들리지 않았다. - P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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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소설을 다시 읽으면서 박완서 산문집 『호미』 글들도 함께 읽기에 좋았다. 청소년 추천도서로도 손꼽히는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소설의 내용이 산문집 『호미』에서도 등장한다. 전쟁을 경험하지 않았지만 참혹함의 실상을 소설과 <아웃랜드> 넷플릭스 시리즈를 통해서 경험하게 된다. 더불어 <흔적 없는 삶> 넷플릭스 영화와 <눈먼 암살자> 세계문학전집 소설을 통해서도 충분히 뼈저리게 느끼는 실상을 보여준다. 누구도 온전하게 삶을 살아가지 못하는 전쟁의 참상을 여러 작가들의 예술성을 통해서 경각심을 가지게 된다.

70이 넘어서 쓴 글이라고 말하면서 시작하는 글에서도 여전히 박완서 작가에게는 깊은 상흔으로 남겨진 전쟁의 후폭풍이 산문집의 글들을 통해서 전해진다. '내 소설 속의 식민지 시대'제목으로 시작한 글에는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소설이 등장하면서 식민지 정책들이 있는데 언어말살, 창씨개명, 강제징용, 정신대 같은 만행은 다시는 이 지구상에 있어서는 안 되는 것이라고 강조하는 글귀에 방점을 찍었던 문장이다. 만행이라고 강한 어조로 언급한 제국주의, 식민지 시대의 참상은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소설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제국주의가 다시 세계화되는 분위기에 누가 어떤 이유로 동조하는지 적극적으로 살펴보게 된다. 이에 대한 책들도 출간되면서 관심을 가지게 되는데 지금도 극우주의가 어떤 형태로 이 시대를 위협하였고 지금도 위협하고 있는지 여실히 관찰되는 시대이다. 깨어있는 국민이 되어야 하는 이유는 명백해진다. 만행을 저지르고자 계획하고 동조한 이들의 모습에는 당당함이 거침없이 드러나고 부끄러움은 사라진지 오래된 모습이다. 그렇기에 전쟁의 참상, 폭력의 진실이 무엇인지가 더욱 중대해진다.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이유가 무엇인지 관심이 필요해지는 시대이다.

역사를 잊어서는 안되는 이유, 역사를 잊은 시대는 다시 반복되는 역사를 맞이할 수 있음을 지금 이 시대 우리는 경험하였기에 더욱 경각심을 가지면서 둘러보게 된다. 8월 15일 광복절이 다가오면서 서점가에는 추천하는 책들이 쏟아지고 있다. 박완서 오빠가 경험한 전쟁의 후폭풍에 대한 내용도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소설에 등장한다. 전쟁 희생자의 고통도 참담하지만 지켜보고 바라볼 수밖에 없는 가족들의 고통도 이루 말할 수 없는 제2의 피해자임을 70이 넘어서 쓴 글에서도 지워지지 않는 참담함을 호소하는 문장에서 마주하게 된다. "70이 넘어 쓴 글들이다... 이 나이 이거 거저먹은 나이 아니다." (4쪽)

김매듯이 살아왔음을 추억하는 작가의 글이 인상적이다. 호미자루를 내던지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김매기를 멈추지 않았던 지난날들을 기억하는 작가의 글에 매료된다. 거둔 수확물이 보잘것없어도 늘 자신의 안팎에는 김맬 터전이 있었음을 큰 복으로 알았다고 말하는 작가의 글에 감동받는다. 축복하는 기도, 복이 많은 사람이라는 것을 작가의 문장을 통해서도 공감을 나누게 된다. 김매기가 무엇인지 곰곰이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다. 반복되는 먹고살고자 일하는 일이 있다는 것이 복이라는 것을 떠올린 박완서 작가의 기나긴 70 인생과 지금 우리의 인생도 함께 숙고하게 하는 문장이다.

딸을 모범 주부로 살아가도록 가르친 것을 후회하는 글도 언급된다. 더불어 자신의 어머니가 자신에게 허용한 자유의 범주가 고작 소나 말에게 말뚝이 허용하는 자유였음을 비유하는 글도 <엄마의 말뚝>이라는 작품의 글과 함께 인용된다. 지금도 우물 안의 개구리처럼 생각하고 살아가는 삶의 둘레가 얼마나 작은 세계인지는 스스로 깨치는 사람에게만 보이는 작은 세계일 것이다. 자유는 누가 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유를 선택할 수 있는 힘이 있는 자에게 자유가 크게 작용한다. 자유가 어느 정도 허락된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둘러보는 힘을 불어넣어 준 책이다.

돌이켜보니 김매듯이 살아왔다. 때로는 호미자루 내던지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후비적후비적 김매기를 멈추지 않았다. 그 결과 거둔 게 아무리 보잘것없다고 해도 늘 내 안팎에는 김맬 터전이 있어왔다는 걸 큰 복으로 알고 있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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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보니 50살이네요 - 몸과 마음, 물건과 사람, 자신과 마주하는 법
히로세 유코 지음, 박정임 옮김 / 인디고(글담)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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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가 아니었을 때 이 책이 눈에 들어와서 읽었다. 그리고 그때의 글과 지금의 느낌들은 사뭇 다르게 펼쳐진다. 출판업에 일하였던 그녀가 직장에서 눈물이라는 것을 통제하고 절제한 이야기가 전해진다. 눈물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사회적 관습이 감정을 억누르라고 강요하였음을 그녀의 직장 생활에서도 보여준다. 통제된 눈물, 절제된 눈물은 어떤 의미였을까. 기뻐서 흘리는 눈물과 고통을 억누르면서 흐르는 눈물을 참아야 했을 이유는 무엇인가. 사회 초년생인 자녀가 처음으로 이야기를 하다가 눈물을 흘리는 것을 처음으로 보았다. 놀라움과 함께 눈물을 참지 말라고, 마음껏 울어야 한다고 말했다. 깊숙하게 억눌렀을 감정이 자신에게 너무나도 친절한 동료 직원의 따스함에 갑자기 자신도 모르게 용솟음쳤다고 말하는 직장인의 눈물을 보았다. 감동과 기쁨, 고마움이 폭발하면서 흘리는 눈물이며, 불공정한 일을 참고 견디었던 직장 일이 부당하였음을 알게 되면서 느끼는 따스함에 흘리는 눈물이었다.

매섭고 차가운 사회에서 처음으로 따뜻한 직장, 동료들을 만나면서 자녀는 매우 마음에 드는 직장에 안착하면서 안정적으로 사회생활을 지속하고 있기에 저자가 언급한 직장에서의 눈물 통제권의 의미가 특별해진다. 감정을 표현하라고 말하게 되는데 그 이유는 감정을 너무나도 통제하면서 살았던 날들이 지금의 질병의 원인이 되었음의 이유 중의 하나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많이 사랑하고 용서하면서 이해하면서 빠르게 나쁜 감정들을 정리하면서 생활하게 된다. 그것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이기 때문에 울고 싶을 때 눈물을 참지 말라고 조언한다. 기쁘면 많이 웃고 풍성한 감정을 충분히 만끽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삶이기 때문이다.

감정을 통제하라고 강요하는 사회적 관습을 의심해야 한다. 상명하복이 군대의 문화에만 존재하지 않고 직장에서도 수직적으로 고스란히 존재하면서 현대인들의 감정을 통제하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싫고 아닌 것 같은 직장에서는 빨리 정리하라고 조언한다. 그렇게 조언하는 부모가 있어서 자녀는 고마웠다고 말한다. 가보지 않은 길이지만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한다. 어쩌면 평생 헤매는 이직이 될지 모르지만 그래도 괜찮다면서 조언했던 부모의 조언이 자녀의 이직을 응원하였고 이제는 친구들의 부러움을 받는 직장에 안착하여 안정적인 사회생활을 하고 있다.

두려워하지 말라는 말을 삶의 지표로 삼으면서 살아간다. 50살이라는 나이도 숫자에 불과하다. 처음 이 책을 펼쳤을 때는 40대였고 지금은 50대를 활기차게 생활하면서 만족스럽게 열정적으로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여전히 철이 없는 모습으로 도전을 좋아하고 배우면서 살아가고 있다. 경쟁의 당위성에 길들여져서 살았던 10대와 20대가 지나가고 지금은 많은 책들을 통해서 통찰한 깨달음으로 경쟁이 얼마나 우리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었는지 알게 되면서 그러한 수직적 구조를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50대이다. 이제는 느긋하게 사는 것이 좋고, 좋아하는 일과 좋아서 하는 일을 하면서 살아간다. 좋아하는 영화, 책을 읽고, 드라마를 보고 생각한다. 가보지 않은 곳을 여행하면서 진짜 삶이 흐르는 현지인들의 골목길을 걷는 것을 좋아한다. 드러난 것의 화려함보다는 진짜 그들의 삶이 있는 골목길이 진실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도 향기가 주는 행복, 주거공간의 동선, 비우는 미니멀라이프 살림이 전해진다. 여행 가방의 의미, 순간의 가치가 언급된다. 솔직한 이야기와 진솔함이 전해진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언제로 돌아가고 싶냐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지금이 최고로 만족스럽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다시 돌아가고 지난날은 없기 때문이다. 지금이 가장 만족스럽다고, 50대가 가장 찬란하기 때문이다.




울고 싶을 때는 마음껏 울어도 좋다

타인이 아닌 나를 위한 옷

언제나 웃을 수 있는 쪽을 선택

몸의 휴식을 위해 ‘소식하는 날’

내가 먹은 음식은 나를 말해준다

몸의 자세는 마음의 상태

느긋하게 보내는 하루는 꼭 필요하다

몸은 스스로 좋아지는 쪽을 향한다

필요한 만큼만 가지기

어떤 일이든 단정부터 짓지 않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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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당시 판매금지를 당한 이유가 전해진다. 탐욕과 욕정을 다룬 미국 소설로 당시 미국 사회의 어두운 실상을 고스란히 전하는 작품이다. '누아르 소설'장르를 열어준 작가이며 영화의 원작소설로 알베르 카뮈가 이 소설에 영감을 받고 『이방인』을 썼다고 한다.



이방인 소설에서 살인한 장면과 살인한 이유로 재판을 받는 상황을 떠올리게 한다. 이 소설의 두 인물이 악마에 대해, 두 개의 자아와 무의식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신이 자신들의 이마에 키스한 것이 아니라 악마가 자신들과 함께 침실로 간다는 사실에 대해 대화를 나눈다. "치료실에 자기 형을 살해한 녀석이 있다 그는 자신이 살인한 게 아니라 자신의 무의식이 했다고 말합니다 두 개의 자아가 있는데 하나는 우리가 아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것 즉 그게 무의식이라고 말했다." (171쪽) 카뮈의 소설들을 좋아해서 카뮈에게 영감을 준 소설의 작가라 흥미롭게 읽은 해외 고전소설이다.

소설에 등장하는 두 남자의 국가는 상징성을 의미한다. 두 남자의 죽음마저도 방랑자와 다름없는 두 사람의 존재에 대한 이야기이다. 자신의 죽음을 알고 죽거나 모르고 죽거나 인생을 바라보는 시선을 확장시키는 소설 제목이 된다. 소설에는 포스트맨은 등장하지 않는다. 이 소설 제목을 정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음을 알게 되면서 작가가 작품성으로 독자와 호흡하고자 한 의도를 찾는 재미까지 주는 고전소설이다.





방랑자로 떠돌아다니는 24살 남자 프랭크가 식사를 한 식당에서 일꾼을 구한다는 사장의 제안으로 정비사로 일하게 된다. 식당과 주유소를 함께 운영하는 곳에서 사장 부인인 젊은 아내에게 반해버리면서 떠돌아다니는 프랭크는 이곳에서 부인과 밀애를 시작한다. 한곳에 정착하지 못하는 집사와 같은 삶을 살아가는 가난한 프랭크와 결혼생활에 만족하지 못한 젊은 부인이 제안한 것을 받아들이면서 빠져나오지 못할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데 살인을 계획하면서 점점 미궁 속으로 빠지게 된다. 양말조차 없는 그와 함께 하는 삶은 간이식당, 길이라고 여인은 대답하면서 다른 제안을 그에게 하게 된다.

점점 복잡하고 미묘하게 엉킨 사건을 통해 그들이 믿었던 사랑은 민낯을 드러내고 섬뜩한 긴장감이 감돌기 시작한다. "당신이 날 죽일 방법을 생각하는 동안, 프랭크, 나도 똑같은 걸 생각하고 있었어." 이름도 없는 아무개로 직장에서 일하였던 일꾼이었음을 작가는 꼬집는다. 직원이 직장을 박차고 떠난 이유보다는 떠난 노동자를 향한 불만을 토로할 뿐이다. 고용주와 노동자의 관계, 방랑자와 같은 삶을 사는 프랭크는 상징적인 인물이다. 사장의 실크 셔츠 열두어 벌과 양말조차 없는 노동자인 프랭크의 삶은 대조적이다. 두 남자의 죽음과 '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는 의미가 밀접한 상관성을 전달한다. 자신의 죽음을 알지 못한 채 죽음을 맞이하는 인물들 중의 하나가 『이방인』소설의 피해자를 통해서도 보인다. 소설 중의 두 남자의 죽음까지도 흥미롭게 연결해서 읽는 재미까지 선사한다.

탐욕으로 얼룩진 부부가 있다. 젊은 아내를 향한 욕망도 탐욕이며, 사랑이 없는 부부였기에 밀애를 하는 죄책감도 없고 살인을 제안하는 여인의 모습에서도 탐욕은 멈추지를 않는다. 악마의 속삭임은 아슬아슬하고 위태롭기만 하다. 달콤하지만 곧 그들의 탐욕과 파괴된 영혼은 거침없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술 취한 키스가 아니라 그 안에 꿈이 있는 키스를. 죽음이 아니라 생명에서 나오는 키스를." (163쪽) 어떤 키스가 진실한 것인지 소설을 통해서, 인물들을 통해서 보여주는 해외 고전소설이다.




술 취한 키스가 아니라 그 안에 꿈이 있는 키스를. 죽음이 아니라 생명에서 나오는 키스를. - P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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