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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로소득 시대 부자들의 정체 - 우리는 왜 부자들을 감당할 수 없는가?
앤드류 세이어 지음, 전강수 옮김 / 여문책 / 2024년 5월
평점 :

부자들의 부는 정당한 것인지 질문하면서 슈퍼리치(억만장자)를 포함한 부자들이 누리는 부는 그들의 능력인지, 그들의 자질인지 거듭 질문을 아끼지 않는다. 상상할 수 없는 부를 누리는 그들이 되고자 착각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지도 짚어낸다. 영국의 사회학자 앤드류 세이어는 이러한 질문에 단호하고도 명료한 대답을 들려준다. 그들의 부는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이유들이 조목조목 설명되는 사회학 도서이다.
글로벌한 대다수의 부자는 불의의 정치를 등에 업고 어마어마한 불로소득을 통해 지금의 부를 이루었다고 전한다. 지금도 권력을 향한 불의의 정치적 움직임이 수사되는 것을 보면서 재독한 도서이다. 한치의 오차를 벗어나지 않는 불의의 정치는 누구를 의미하는지 또렷하게 드러나기 시작한다. 민주주의까지도 위험에 빠뜨리는 주범이 슈퍼리치라는 것을 한국 현대사에서도 떠올리는 사건과도 연결이 된다. 그들이 정치적 지원을 받고 국민을 외면한 사건까지도 연관 지으면서 읽게 된다. 저자는 절대로 슈퍼리치를 부러워하지 말라고 단호하게 강조하는 이유들을 책에서 만나게 된다.
세 단어가 위험한 단어라고 강조하는데 '벌이', '투자', '부'가 그러하다. 노력소득과 불로소득이 양분화되면서 지금 노력소득을 하는 이들은 누구이며 불로소득을 누리는 이들은 어느 집단인지도 떠올리게 된다. 지대는 정당한 것인지, 이자는 무엇에 대한 대가인지도 질문을 던지면서 고리대에 대해서도 언급되는 책이다.
불평등의 시작이 발생한 이유를 전문가들이 무수히 언급하지만 다수의 사람들은 인지하지 못하면서 불평등을 과소평가하는 현실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부의 불평등을 인지하지 못하고 이유를 파악조차 못하는 것이 반복될수록 불평등은 여전히 유유히 흐르고 있는 상황임을 인지하게 된다. 신자유주의와 정치적, 경제적 개념을 쉽게 설명하면서 권력의 이동이 일어나는 것을 설명한다.
사회는 사교육에 돈을 써라고 하지만 소수의 손에 부가 집중된 사회를 직시하게 된다. 민주주의와 소수에게 부가 집중되는 것을 모두 가질 수 없다는 대법관 브랜다이스의 말도 기억나는 내용이다. 우리 사회가 민주주의인지 소수의 손에 부가 집중된 사회인지는 명확해지기 시작한다. 부는 곧 권력이라고 말한 매덤 스미스의 말과 토마스 홉스의 말까지도 차분히 살펴보게 된다.
투표권은 모두에게 있지만 정치를 지배하는 것이 부자라는 사실이 뚜렷해진다. 영국과 미국 등의 나라에서 정치인들이 슈퍼리치의 불로소득 추구를 위해 얼마나 적극적으로 협조하는지도 책에서 만나게 된다. 버락 오바마 등 정치 지도자들의 민낯까지도 드러내는 내용이 전해진다. 한국의 현대사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는 일들이 즐비한 만큼 이 책 내용은 영국과 미국에 한정되지 않는 한국 사회와도 결부되는 내용으로 이어진다.
저성장, 저출산, 지방 소멸, 불평등 확대는 모두 불로소득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한다. 헨리 조지가 경제학에서 추방된 사실과 불로소득 개념도 19세기 말 신고전학파 경제학에 의해서 서서히 함께 자취를 감추었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다.
부자들의 불로소득 취득과 불평등의 확대, 기후 위기가 굵직하게 전해진다. 심각해지는 불평등 확대와 노동자가 살기 좋은 나라가 아닌 이유가 무엇에서 비롯된 것인지도 집중해서 읽고 통찰하게 하는 사회학 도서이다. 모든 가족 구성원이 노동을 하지만 그들의 삶은 제자리에서 맴도는 것을 쉽게 확인할수록 거대한 부를 가진 슈퍼리치의 극소수 집단의 놀라운 부를 취득하는 소식은 신문을 통해서도 쉽게 확인하게 된다. 지금 우리의 노동은 누구를 위한 노동인지 진중하게 질문을 던지며 해답을 찾을 시간에 읽어야 하는 추천하는 책이다.
과도한 불평등을 줄이면 모두가 혜택을 볼 수 있다... 소득 증가의 혜택은 아래로 흘러내리지 않고 위로 올라가고 있다. 526
이제는 부자들을 지원하는 정책을 멈춰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지금 이대로 경제학이 유지된다면 희망이 없다는 것을 인지하면서 대안 제시를 진중하게 살피면서 읽었던 도서이다. 부자들을 지원하는 정책에는 무감하고 호의적인 사람들이 전 국민에게 지원하는 정책에는 발끈하는 모습을 직접 들었던 민심의 현장은 모순적이었음을 떠올리면서 읽은 책이다. 땀 흘리며 일하는 노동자의 모습이었는데 역설적인 그들의 모순된 논리가 잊히지 않았다.
부자들은 왜 자꾸 더 큰 몫을 차지할까? - P39
모든 사람이 투표권을 가지고 있지만, 정치를 지배하는 것은 부자들이다. - P349
과도한 불평등을 줄이면 모두가 혜택을 볼 수 있다... 소득 증가의 혜택은 아래로 흘러내리지 않고 위로 올라가고 있다. - P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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