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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에 대한 연민 - 혐오의 시대를 우아하게 건너는 방법
마사 C. 누스바움 지음, 임현경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9월
평점 :

맹종과 혐오, 조롱이 사회를 얼마나 혼탁하게 하는지 지켜볼 수 있었기에 미국 노철학자 저서의 가치가 빛을 발하는 시대이다. 불안을 조성하고 가짜뉴스로 분열을 야기하는 분노의 정치, 선거를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된다. 저자가 책을 집필한 이유들이 가장 또렷하게 기억된다. 맹종의 함정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설명되는데 지적 탐구의 독이 맹종이라고 엄중하게 경고한다.
저자의 동료가 보여준 비판적 조언과 도발적 통찰, 냉소적 조롱까지도 유심히 살펴보게 된다. 확고한 지지와 우정으로 동행하는 동료들의 묵직한 음성마저도 소중하였던 책이다.
오해가 아닌 이해부터가 시급해진다. 편견과 혐오로 물들어가면서 혐오와 배제의 정치학으로 쌓아올린 시대의 역사와 페미니즘과 가부장제, 권위주의, 학벌주의까지도 살펴보게 한다. 그들이 두려워하는 것이 무엇인가. 두려움이 낳은 괴물과 분노, 혐오와 배제를 집요하게 떠올리게 한다.
한쪽만 배를 채우기 위한 제국들이 무엇인지 마주보면서 그들의 성과 성벽이 되어준 것들에 희생된 것들이 무엇인지도 냉철하게 일깨워준다. 성차별과 여성 혐오는 가부장제와 권위주의에 길들여진 현상에서 여전히 잔존한 폐허가 지금도 사회, 정치, 가정에 유유히 흐르고 있음을 지적하게 된다. 정당한 권리를 되찾는 여정이 여전히 험준하다는 것을 언론, 직장여성들의 하소연을 통해서도 확인하게 된다.
시기와 질투, 분노의 차이에 대해 설명된다. 비판은 타당하지만 '시기'는 파괴적인 적개심일 뿐이라 차이점을 명시하면서 '시기'는 악순환의 시작, 비난과 뒤섞인것이라고 설명한다. '포용'은 증오보다는 더 빛나는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시기심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문학과 성경에서 많이 확인한 감정이기에 '시기'라는 감정이 얼마나 파괴적이고 적의적 감정인지 확인한 내용이다.
'희망'을 가졌던 인물들도 소개한다. 삶 전반에서 '선하고 유용한'것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감정적 자양분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고대 그리스 로마 사람들의 '사유', 그들이 사유한 '희망', 스토아학파 철학자 세네카의 말도 전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나아간다'는 목차들에 감동한 책이다. 두려움이 얼마나 사회를 혼탁하게 조성하는지 극우주의와 여성 혐오를 통해서 보여준다. 그들의 불안, 그들의 두려움이 고스란히 드러날수록 혐오와 분노는 폭력적인 양상을 보이는 것을 보여준다.
가족이지만 여성은 지워버리는 가부장제, 노동자를 혐오하는 학벌주의와 권위주의, 무엇도 허투로 무시하면 안되는 노동자이지만 그들이 가진 혐오, 무시, 차별을 정당화하는 사회와 정치에 이해가 부족하다는 것을 지적한다.
상대를 향한 이해, 상대가 두려워한 것이 무엇인지 이해하면 그들의 혐오, 분노, 시기, 두려움, 폭력, 분쟁이 보이기 시작한다. 미국사회를 넘어 한국사회까지 접목하면서 읽은 내용이다.
특히 '현실적인 희망과 게으른 희망'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면서 아름답고 선한 것들에 집중한 결과가 무엇인지도 알려준다. 희망은 중립적이며 노력하기 위해서는 희망이 필요하며, 희망은 선택이고 현실적인 습관이라고 전한다.
남성과 여성이 함께 살아가는 세상에서 더 섬세한 믿음이 필요하다고 말한다.특히 청년들이 국민의 다양성을 체험하기를 제시하면서 두려움과 피로,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품었던 이유가 사랑 때문이었다고 마무리한다.
사랑이라는 귀결점이 얼마나 험준한 것인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지 보여준 내용이다. 자신을 헤치는 감정이며 결코 사라지지 않을 여러 감정들을 이겨내도록 독자들에게 전하는 책이다.
2022년 청년 책의 해 추천도서
우리는 무엇을 두려워하는가?
자신의 미래를,
사랑하는 이들의 미래를 두려워한다. 27
두려움은 원시적일 뿐만 아니라 반사회적이기도 하다. - P59
우리는 무엇을 두려워하는가? 자신의 미래를, 사랑하는 이들의 미래를 두려워한다. - P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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