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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HhH
로랑 비네 지음, 이주영 옮김 / 황금가지 / 2016년 11월
평점 :
HHhH.
역사소설.
히믈러의 두뇌는 하이드리히라 불린다.
Himmlers Hirn heibt Heydrich
로랑 비네. 이주영 옮김. 황금가지. 민음사. 2016.
히틀러. 나치. 알고는 있지만 또렷하게 알지는 못하는 역사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 목마름을 문학으로 채우게 된다.
그 과정에 만나본 HHhH. 저자는 프랑스인이며 그의 작품은 여러 상들을 수상한다.
2010년 프랑스 최대 문학상 공쿠르 상 최우수 신인상.
2012년 뉴욕 타임스 올해의 주목할 도서 선정
2014년 일본 최대 도서상인 서점대상 번역서 부문 1위
인류 역사의 비극이며 그 현장에 있었던 실존인물들의 이야기.
암살 작전명. 유인원 작전.
나치의 유대인 말살 정책의 핵심자. 프라하의 도살자. 나치 친위대(ss)의 라인하르트 하이드리히가 바로 그 대상이다.
영국 특수작전국의 도움으로 낙하산으로 침투한 두 인물. 요제프 가브치크 & 얀 쿠비시.
유인원 작전은 순조롭지는 않았다. 낙하되는 지점부터 난관에 봉착하게 되고 신분이 노출될 위기를 겪지만 도움의 손길도 받게 된다. 현지 요원들의 걱정어린 반대로 유인원 작전이 시작되기까지 또 한번 혼돈의 벽에 부딪치지만 두 요원 가브치크와 쿠비시는 비밀리에 그들은 작전을 시행하게 된다. 그들을 뒤에서 도와준 여러 조력자들은 잊혀지지 않는 이야기 중의 하나가 된다. 이 작전을 위해 비밀리에 도움주는 여러 가족들과 평범한 사람들의 도움들이 소개되기도 한다. 반면 스파이도 있고 밀고하는 배신자도 등장하게 된다. 그들의 숨막히는 순간순간들이 눈앞에 그려지는 몇 날 몇 일을 보낸 듯하다. 누가 배신자가 되는지 배신자들이 가졌던 특징도 저자는 책속에서 비교해 준다. 낙하산 병사들의 임무, 그들이 가졌던 특징은 애국심이냐, 모험심이냐로 나누어 그들의 성향도 비교해보게 된다. 그리고 배신자들이 가진 특징은 기록되어 있었지만 묵과되어 낙하산병으로 보내어졌다는 것도 저자는 짚어주기도 한다.
암살 대상자는 하이드리히다.그의 외모적 특징, 성격, 어린시절, 결혼생활 많은 것들이 소개되어진다. 하이톤의 목소리, 훤칠한 키, 금발, 잔인함, 나무랄 데 없는 충성심, 엄청난 효율성을 가졌던 인물이다. 그는 정보, 조작, 협박과 첩보전에 중독되어 가며 자신의 이니셜을 'H'라고 정한다.
공포정치와 학살을 냉철하게 해내는 능력을 가졌던 하이드리히.
유대인들을 학살하는 현장에서 정신적 고통을 호소했던 독일군들을 위해 효율적으로 유대인들을 말살하고자 고안해내는 하이드리히.
라벤스브뤼크 수용소. 헤움노 수용소. 폴란드 수용소로 끌려가 독가스에 희생당했던 많은 사람들을 떠올리며 읽어가는 소설이다.
이 소설은 인프라 소설이며 픽션과 논픽션이 공존하는 다큐멘터리 소설이기도 하다. 독특한 형식이였지만 금방 익숙해졌고 저자가 소개해주는 여러 책들도 읽어보고픈 생각들로 연장시켜주는 소설이기도 하다.
전쟁이 주는 의미들은 깊어지며 잔혹한 인간성을 가진 인물의 내면을 다 들여다보기에는 역부족이였다. 오히려 죽음까지 각오하고 도와준 평범한 가족들과 주위 인물들의 용기가 더 깊게 그려지는 소설이 된다. 배신하는 밀고자(추르다.실존인물이름)로 인해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 끌려가고 처형되고 수용소에서 죽음을 맞게 된다. 그러한 위험까지 감안하면서 낙하산병들을 도왔던 수많은 인물들을 떠올려보는 소설이 된다. 어린 외모의 낙하산병 두 인물의 가슴속을 뜨겁게 한 애국심에도 조명해보게 되는 소설이 된다. 국력이 강해야하는 이유. 정치인을 신중히 선택해야 하는 이유까지도 떠올려보는 소설이 되어간다.
예전에 읽은 < 깡통반지 > 소설이 자꾸만 떠오른다. 현장에서 생존한 인물이 적은 소설이라 흡입력이 뛰어났던 작품이기도 하다.
HHhH 이 소설도 실존인물들의 등장과 자료들을 바탕으로 역사적인 현장에 독자들을 초대하는 작품이다. 암살 대상자를 눈앞에 두고 무기가 고장나서 발사되지 못하는 그 장소에 서 있게 된다. 긴박함과 위기감이 흐르는 장면 또한 잊혀지지 않는다. 직접 그 자리에서 암살하지는 못하지만 또 다른 무기, 수류탄 영향으로 하이드리히는 몇 일 뒤 사망하게 된다. 그리고 독일은 그 죽음으로 인해 수천 명에게 보복하며 처형하게 된다.
'리디체여. 살아나라.' 라는 슬로건의 슬픈 이야기도 기억상자에 담아둘 내용이기도 하다.
성당 지하실에 숨어있었던 낙하산병들과 여러 인물들. 그들이 마지막 순간 장면 또한 잊혀지지 않을 듯하다. 그들이 죽음까지도 각오하며 작전에 투입된 이유가 더욱 더 또렷해지는 역사소설이 된다. 나라를 빼앗기는 치욕과 슬픔이 무언지 알기에 독립투사들의 마음까지도 함께 떠올려보는 시간이 된다.
히틀러에게 공기같은 존재였던 군수 장관이며 건축가였던 슈페어도 만나보게 된다.
두 이데올로기 간의 대결을 상징하는 듯한 V자에 대해서도 이 책은 전해준다.
백지장 같았던 인물, 하이드리히를 알게 되었고 수많은 희생자들을 떠올리며 생체실험까지 했던 독일의 역사와 희생당한 많은 사람들을 떠올려본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