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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대중의 탄생 - 흩어진 개인은 어떻게 대중이라는 권력이 되었는가
군터 게바우어.스벤 뤼커 지음, 염정용 옮김 / 21세기북스 / 2020년 2월
평점 :
아무리 개인화가 더욱 고착된 현대에 살고 있지만 대중이란 정말 없을까에 대해 깊이 있게 고민하며 읽었던 이 책은 매우 흥리모루었습니다. 책 제목부터 개인이 아닌 새로운 대중의 탄생을 논하고 있는 이 책에서 타인과 나를 넘어 '대중'이란 무엇인지에 처음부터 끝까지 알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지금까지 한번도 제대로 생각해본 적이 없는 '대중'이란 개념을 여러 기준에 근거하여 설명한 점이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대중과 보통 사람들 무리와 구분 짓기 위해 집결하기, 지향성, 변화, 즉흥성, 육체성, 사회적 융합, 정서 반응, 구별짓기와 상대적 개방성, 폭력, 양면 가치 등의 특성들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주었습니다. 또한 대중이란 용어의 기원이 "나는 대중을 경험했고, 나 자신은 반죽 같았다."란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덩어리, 반죽이라니 매우 신기했습니다. 대중에 대해서 알아보기 위헤 1966년 베를린, 1968년 파리, 1989년 동독에서 일어난 역사를 사례로 들어준 점도 대중이란 개념을 알아가기에 정말 좋은 예시였습니다. 그리고 대중을 경멸하는 것에 대한 견해를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결명적인 시각은 그 나름으로 대중과 비판적으로 거리를 두고, 그렇게 해서 자신이 '더 낫고', '더 고상하다고' 느끼기 위해서는 대중의 존재를 필요로 한다. 대중을 경멸하는 사람들에게도 대중과 대결을 벌이는 것은 개인적인 이득으로 이어진다."라는 문장을 읽었을 때 대중에 포함되어 있는 나와 그렇지 않은 나의 사이에서 과거의 나를 성찰하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또한 대중에 붙어 있는 '이중 대중'이 낯설었지만 다른 대중에 맛서는 것을 통해 대중에 속하는 우리들이 단체, 분파, 종교, 문화 공동체, 스포츠 경기 등 일상생활에서도 자주 볼 수 있던 것이어서 매우 놀라웠습니다. 그리고 대중영합주의의 포퓰리즘에 대해서, 대중 자체는 아무런 언어와 표정이 없기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높임으로써 어떤 대중을 대표하거나 국민을 대표해서 발언을 나선다는 것에서 '기분에 따라 세상은 달라 보인다'라는 격언과 함께 현 세상을 날카롭게 꼬집어 준 점이 이 책의 큰 장점이었습니다. 이 외에도 축제대중, 대중문화 비평, 내가 어느 편에 가담하는 지는 내가 어떤 인터넷 사이트를 방문하는지에 따라 알아볼 수 있다는 것, '모두가 그 자신이다'라는 새로운 대중문화의 신조 등에 대해서 깊이 있게 다루고 있으니 꼭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