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자꾸 ‘니 잘못이 아니고 시스템의 문제야‘라고 말한다. 맞는 말이지만 그러니까 어쩌라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시위뿐이다. 거대한 기업과 국가를 향해 내가 쉴 권리, 집중할 권리를 내놓으라고. 더 적게 일하고 더 많이 쉬면 여유를 갖고 생을 꾸려가겠지. 하지만 이루어지지 않을 꿈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일하는 방식은 확고해서 바꿀 수 없는 듯 보인다. 그러나 그 방식은 바뀔 수 있고, 그 때가 되면 우리는 애초에 꼭 그럴 필요가 없었음을 깨닫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좋은 삶을 살려면, 안 좋은 요소를 없애는 법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우리에겐 긍정적인 목표도 필요합니다. 그게 아니라면 계속할 이유가 어디 있겠어요?" -미하이 칙센트미하이의 말 인용 - P9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러므로 몰입상태가 되려면 단일한 목표를 택해야 하고, 그 목표가 반드시 자신에게 유의미해야 하고, 능력의 한계까지 스스로를 밀어붙여야 한다. 이 조건을 충족해서 몰입에 빠져들면 쉽게 알아차릴 수 있는데, 몰입은 특별한 정신상태이기 때문이다. 몰입한 사람은 자신이 오로지 현재에 머무는 기분을 느낀다. 자의식이 사라지는 상태를 경험한다. 자아가 소멸해 목표와 내가 하나되는 느낌과 비슷하다. 내가 기어 오르는 암벽이 곧 내가 되는 것이다. - P8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추석 연휴 전날 바닥에 단차가 있는 걸 모르고 발을 디뎠다가 발가락이 골절되었다.

뼈가 많이 벌어져서 수술을 해야한다고 했다.

당일날 수술을 하고 병원 침대에 누워 무통주사 맞으며 불편함을 견디는 시간이 이어졌고, 의사는 더 충격적인 말을 했다.

골다공증이 심해서 주사를 맞아야 한다는......

몇년째 칼슘제제를 매일 먹고 심지어 작년부터는 하루도 쉬지 않고 걷기까지 했건만, 골다공증이라니.....

이런게 늙는다는 건가.


4주에서 6주간은 발을 디디면 안된다고 한다.

하필 오른발이어서 운전을 못하게 되었다.

출근은 해야해서 매일 남편과 출퇴근을 같이하게 되었는데, 참 불편하다.

발이 다쳤으니 손은 자유로울 것이라 생각했는데 목발을 짚어야 해서 발과 함께 손도 묶였다.

발을 움직이면서 하는 일은 모두 할 수 없게 되어서 더 힘들다.

나는 원래 '무수리'과로 남에게 일을 시키는 것을 어려워하며 그 상황이 몹시 불편하다.

할 수 없어서 사무실에서는 휠체어를 타는데 그래야 손이 자유롭고 약간의 기동력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앉아서만 일을 하고, 움직일 때는 휠체어를 타니 자연스럽게 눈높이가 낮아졌다.

몸이 불편해지니 그제서야 내가 얼마나 편안한 삶을 누렸는지를 알겠다.

영구적으로 다리가 불편한 사람들은 매일 매일 이런 일들을 겪겠지.

부모님의 이해하지 못할 행동들도 이제 다 이해된다.

노인들은 손이 닿는 반경내에 물건들을 늘어놓는 경우가 많은데 지저분하게 왜 그러나 했더니 걷기가 불편해서 그런거였다.

필요한 것이 머리에 떠오를 때마다 발을 쉽게 내딛을 수 없으니 가능한 한 주변에 놓아두는 거였어.

'다른 사람의 신발을 신어보는 것'은 이래서 중요한 것인가 보다.

다리로 버틸 수 없으니 손에도 힘이 들어가질 않는다.

어쩔 수 없이 포기해야 하는 일들이 생기고, 다른 사람의 호의에 기대야 하고.

자기 통제력을 상실하고 주변의 상황에 맞춰야 하는 생활이 참 어렵다.


알라딘 '독보적'도 책만 등록할 뿐, 걷지를 못해서 스탬프도 받지 못하고 있다.

쉬는 시간이 늘면 책 읽는 시간도 늘줄 알았더니 꼭 그렇지만은 않다.

집에 안 읽은 책이 쌓여가는 것은 단순히 시간 부족이 아니었던 거였다.

반성하는 마음으로 책을 열심히 읽기로 한다. 


한겨레신문에서 보고 주문한 책은 내 취향이 아니었다.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나는 누가 추천하는 책과는 잘 안 맞는 것 같다.

좋았던 적이 거의 없다.

이제 그만 사고 가진 책 열심히 읽자.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자성지 2023-10-17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편이 발목 수술로 두 달 넘게 깁스를 하고 목발에 의지하여 지내고 있어 본인 뿐 아니라 함께 있는 사람까지 힘듦 자체입니다. 10주가 넘어 지금은 좀 익숙하게 움직이며 다니지만 아직도 자유로이 움직일 수 없어 불편함이 더합니다. 쾌차를 바라며 책과 함께 깊어가는 가을을 누리시길 바랍니다.
 

우리는 경험하지 못한 과거를 알지 못한다.
현재 알려진 바로는 우주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모른다. 여러 증거와 연구로 주장되고 있을 뿐.
결국 빅뱅, 쿼크, 원자, 분자, 암흑물질, 암흑에너지 같은 어려운 물리학 이론들과 생물학, 생소한 퀄리아(의식의 특성들, 따뜻한 공기, 빛나는 햇빛...)에 대한 내용으로 두통을 일으키는 이 책에서 내가 깨달은 것은 다음과 같다.
-우주는 ‘내‘가 의식하는 것으로 이루어져 있다.
-내가 경험하는 것이 나의 우주이고 퀄리아다. 명상이나 수행에서 강조하는 ‘알아차림‘이다.
-의식함으로서 생존하고 의식이 끊어지면 죽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 책의 제목은 저자의 의도와 딱 들어 맞는다. ‘당신이 우주다‘=내가 우주다.
저자를 봤을때 ‘알아차렸‘어야 하는건데...... 과학책인줄 알고 샀는데 의식이니, 자기인식이니, 알아차림 같은 내용일 줄이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