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시대와 변화를 초월해 존재하는 형언할 수 없는 신의 실재그 자체의 역사가 아니다. 아브라함 시대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이 신을 어떻게 인식해 왔는가의 역사이다. 인간의 신 개념은 역사가 있다. 다양한 시점에서 그 개념을 사용한 각 집단 사람들에게 항상 조금씩 다른 의미였기 때문이다. 어느 한 시대 한 집단에 의해 형성된 신 개념은 다른 시대 다른 사람들에게는 무의미할 수 있다. "나는신을 믿는다"는 명제는 그 자체로는 아무런 객관적인 의미가 없고 다른 일반 명제들처럼 오직 특정 집단에 의해 선포될 때 그 맥락 안에서어떤 의미를 띠게 된다. 따라서 ‘신‘이라는 말에는 변하지 않는 단 하나의 개념이 담겨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모순되고 심지어 상충하기까지 하는 의미들이 총체적으로 포함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만약 이러한 유연성이 없었더라면 신이라는 관념은 결코 인간의 위대한 생각 중 하나로 살아남을 수 없었을 것이다. - P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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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는 대상과의 관계에서 몸의 표면을 형성한다. 감정이 행동(반응)을 수반한다는 점, 그리고 특정한 대상과의 관계에서 대상을 ‘향해 있음‘ 혹은 대상에서 ‘멀어짐‘과 같은 관계 맺음을 수반한다는점에서 감정은 관계적이다. 이때 곰은 두 가지 의미에서 대상이된다. 하나는 우리가 곰과 접촉한다는 점에서, 다른 하나는 우리가 곰에 대한 특정한 방향을 지닌다는 점에서 곰은 대상이 된 ㄷ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공포가 대상에 관한 것‘이라는 점은 대상과의 접촉을 해석하는 일을 수반한다. 아이는 곰과의 접촉을 위험하다고 해석했고, 이는 곰을 무서운 것으로 이해하도록 만들었다. 우리는 곰과의 접촉에 대한 ‘해석‘이 곰을 [공포라는 느낌의원인으로 인식하도록 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아이는무서워하게 되고 곰은 무서워진다. (내가 두려움을 느끼는 이유는당신이 무서운 사람이기 때문이다‘라는 말처럼) 느낌의 원인을 대상에서 찾는 일은 마주침의 효과이며, 이는 주체를 대상에서 멀어지게 한다. 이처럼 감정은 정동적인 차원에서 대상에 대한 방향을다시 설정하는 일을 수반한다. - P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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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작가가 되었습니다 - 쓰기의 기술부터 작가로 먹고사는 법까지, 누구도 말해주지 않은 글쓰기 세계의 리얼리티
정아은 지음 / 마름모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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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되건 안되건 쓰고 싶게 만드는 책이다.

그렇다. 쓰고 싶은 마음때문에 쓰는 것이다.  그것이 쓰는 사람의핵심이고, 쓰는 사람의 전부다. - P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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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말한 도약이란, 내가 무엇을 쓰고 싶어하는지 알고, 그것을 쓰는 과정을 머릿속으로 그려볼 수 있으며,
어떻게든 써내게 만드는 방법을 본능적으로 파악하고 있다는 의미다. 내가 하는 일을 스스로 장악하고 있다 는 점에서, 혹은 장악하고 있다고 스스로 확신하고  있 다는 점에서, 그것은 분명히 ‘도약‘이라고 칭할 만한 것이었다. - P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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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 구경하는 사회 - 우리는 왜 불행과 재난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가
김인정 지음 / 웨일북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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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일에 대해 매번 회의한다는 것은 일을 행하는 것보다 몇 배나 힘든 일이다. 끊임없이 본인의 직업 윤리에 대해 생각하는 사람이 패배감, 죄책감에 시달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가 고통을 보는 이유는 다른 이의 아픔에 공감하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연대를 통해 느슨한 공동체를 일시적으로나마 가동하여 비슷한  아픔을  막아내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이 일이 왜 일어났는지  살펴보고, 누가 잘못을 저지른 것인지 알아내고 구조적인 문제점을 파헤쳐 참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감시하는 게  동료시민의 역할이다. 우리의 시선이  어디에, 얼마나, 어느 정도의 섬세함으로 머물러야하는지, 어느 방향으로 옮아가야  하는지까지가  이야기 되어야 한다. 기자의, 미디어의 카메라의  윤리가  결정되는 것도 이러한 지점에서다. - P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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