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언제나 돌아와
아가타 투신스카 지음,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그림, 이지원 옮김 / 사계절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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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바르샤바에서 태어난 조시아. 

두 살이 채 되지 않아 전쟁의 소용돌이에 휩싸인다. 

1940년 독일이 바르샤바에 게토를 세워 수많은 유대인의 삶을 처참하게 짓밟았을 시기. 

엄마는 조시아를 살리기 위해 지하실에 꼭꼭 숨긴다. 살아남기기 위해서.




엄마는 목숨을 걸고 먹을거리를 찾으러 나가고, 

유대인 아이들을 구출하기 위해 애쓴다. 

조시아를 두고 밖으로 나갈 때마다 엄마가 하는 말,

"엄마는 언제나 돌아와." 



책 제목이기도 한 이 한 마디가 주는 아픔은 책장을 넘길수록 점점 짙어진다. 

조시아는 엄마가 돌아오지 않는 밤이면 엄마가 들려준 이야기속 

상상의 나라에서 배고픔과 두려움을 견뎌야 했다. 

주지아(인형)와 시궁쥐와 함께...


엄마마저 잃고서 이모가 사는 이스라엘로 겨우 피신했을 때, 

조시아는 자기 이야기를 할 수 없었다. 아무도 들으려 하지 않았다.


이 책의 '부치는 말'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다. 

'나는 그때 나를 유대 문화의 세계로 인도했던 아이작 바셰비스 싱어의 일생을 

증언해 줄 사람을 찾는 것은 그만둔 상태였다. 그리고 수용소의 아이들, 

고아원과 수도원, 길거리에서 자란 아이들의 일생을 추적하고 있었다. 

나는 그들의 두려움과 맞서야 했다. (...) 그 이야기들 중에서도 

조시아의 이야기는 특별했다. (...) 무엇보다도 특별한 것은 그 경험을 

이야기하는 방식이었다. 어린이 특유의 순진함과 감수성으로 이야기하는 

잔인하기 짝이 없는 경험담은 내 마음속에 깊이 남았다.'   


마음속에 꼭꼭 새겨 두었던 어린아이 조시아의 이야기는 이렇게 해서 기록되었다. 

나치 시절 살아남은 조시아의 이야기는 석탄의 빛깔을 닮았다. 

이야기를 담은 책도 빛바랜 종이와 석탄의 빛으로 담아낸 듯하다.



오로지 자신의 시간과 엄마만 의지해야만 했던 어린 조시아, 

살아남은 그녀의 손길이 담긴 자수 책띠지를 가만가만 바라본다. 

버릴 수 없는 띠지가 되었다.



* 서평단에 참여하여,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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