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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의 노래
레스 벨레츠키 지음, 데이비드 너니 외 그림, 최희빈 옮김 / 영림카디널 / 2022년 1월
평점 :
책을 읽는 방식이 다양해지고 있는가 보다. 오디오북처럼 듣는 책은 이미 대중화되었지만, 이번에 또 한 번 새로운 방식의 책을 만났다. QR코드를 이용한 책 읽기다. 책은 책대로, QR코드는 QR코드대로 원래의 체계가 있는데, 이 둘이 합하니 책이 더욱 생동감 있게 읽히는 좋은 시너지 효과가 생겼다.

<새의 노래>는 특이한 책이다. 글자 그대로 새의 노랫소리가 들리는 책이다. 조류학자 겸 자연사 작가인 저자는 전 세계 여섯 개의 대륙에 분포된 새 중에서 200여 종을 추려내어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책은 북미, 남미,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오세아니아로 구분되어 있으며, 하나의 새를 다룬 한 장에는 그 새에 대한 간략한 설명과 학명, 세밀화, QR코드로 이루어져 있다.
새에 대한 설명을 읽고, QR코드를 찍으면 웹사이트로 연결되어 새소리를 듣게 되는 방식이다. 수록된 새소리는 코넬대학교 부속 조류연구소에 있는 매콜리 도서관에 보관되어 있다. 이곳에는 전 세계 새의 67%에 해당하는 새소리를 포함해 16만개 이상의 자연의 소리 음원이 보관되어 있다고 한다.
새소리는 노랫소리(song)와 신호 소리(call)로 나뉜다고 한다. 새소리를 들으면 으레 ‘노래한다’고 표현하지만 실상 새들은 자신들의 목적에 따라 다양한 신호 소리를 내기도 하고, 경쟁자나 암컷에게 노랫소리로 물리치거나 부르는 의사를 표현하기도 한다. 저자는 책의 QR코드 아래에서 그 새가 어떤 상황에, 어떤 의미로 내는 소리인지를 함께 설명하고 있다. 새에 대한 설명을 읽고, QR코드를 읽으면 새의 소리가 바로 연결되어 숲속의 새소리를 듣는 듯 생동감이 느껴진다.
책에는 수리, 올빼미, 크낙새, 딱따구리, 팔색조, 까마귀, 뻐꾸기, 직박구리, 두루미, 공작 등 익숙한 새들부터 이름조차 생소한 새들까지 두루 소개되어 있다. 다만 책에는 우리가 아는 ‘뻐꾸기, 까마귀’ 같은 흔한 이름이 아니라 더 세분화된 이름으로 등장한다. 예를 들면, 알락날개 뻐꾸기, 서부바위 동고비, 노랑부리 까마귀, 오색 찌르레기 하는 식이다. 그렇더라도 책을 읽으면서 숲길을 걸을 때 들었던 새소리, 이름을 알 수 없던 새소리의 주인을 찾아 탐색하는 과정 같아 페이지를 넘기는 일이 즐거웠다.

새들은 대륙별로 소개되어 있지만, 책 끝부분에 이름별 색인이 있어 나중에 다시 찾아보는데 도움이 된다. 책은 정말 만족스러운데 이왕이면 새소리를 들을 때 QR코드를 매번 찍기보다 한 번 연결해서 좌우 화살표로 다음의 새소리도 연이어 들을 수 있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혹은 사이트 바탕화면에 있는 세계 지도에 새의 분포 위치가 표시되는 것도 좋을 듯하다.
언젠가 동물원에 가서 공작의 울음소리를 들었을 때,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난다. 우아하고 화려한 외모와는 달리 울음소리는 투박하고 거칠어서 매우 뜻밖이었다. 그러고 보면 신은 참 공평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새에 관한 책을 읽으며, 새소리를 함께 들으니 생동감과 현장감이 더해진다. 진화하는 책의 형태를 통해 책을 읽는 즐거움과 새로움이 더욱 커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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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