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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의 시작, 어떤 책으로 마음을 달랠까.

 

양띠해가 시작되었다. 무슨 띠라고 해서 무슨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은 것은 아니지만 그저 올해는 메~ 하고 한 번 울고서 착한 눈을 한 양을 생각하며 착하게 살고 싶다.

설레는 마음으로 온 세상이 들썩거리는 것처럼 여겨지지 않는 것은 지난 한 해, 쑥 가라앉게 만드는 우울한 사건사고가 많았기 때문일 것이다.

경제 또한 확 피어나지 않아서이기도 하다.

 

이럴 때는 그저 책으로 마음을 달래는 수밖에.

새로 나온 에세이들을 훑어보며 무엇을 선택할지 고심한다.

 

 

 

1. 한국현대수필 100년

김우종 | 연암서가 | 2014년 12월

 

변영로, 김진섭에서 윤오영, 손광성을 거쳐 민아리, 김산옥에 이르는 한국을 대표하는 수필가들의 작품에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수필가이자 문학평론가인 김우종 교수가 평설을 붙인 <한국현대수필 100년>.

 

 

수필의 100년 역사를 재조명해보는 것도 뜻깊은 일이 될 듯 싶다.

다양한 에세이들이 넘쳐나지만 진정한 감동을 느끼기에는 좀 가벼운 것들이 가득하다. 명수필의 향취에 흠뻑 젖어 올 한 해를 진지하게 시작해보고 싶다.

 

 

 2.

우리가 사랑한 소설들 - 빨간책방에서 함께 읽고 나눈 이야기

이동진, 김중혁 (지은이) | 예담 | 2014년 12월

 

 

회당 다운로드 수 평균 15만 회를 기록하고 있는 팟캐스트 방송 [이동진의 빨간책방]. 그동안 [빨간책방]에서 메인 테마 도서로 다루었던 80여 권의 책 중 청취자들에게 가장 큰 호응을 얻었던 외국 소설 7편을 엄선하여 방송 내용을 다시 글로 옮겨 정리하고 보충한 책이다.

 

내가 읽은 소설도 있을까 궁금하며, 남들은 어떻게 읽었는지 엿보고 싶다. 소설을 읽는 다양한 방법을 배우고 싶다.

 

3.

다시, 나무를 보다 - 전 국립수목원장 신준환이 우리 시대에 던지는 화두

신준환 (지은이)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12월

 

 

신준환 전 국립수목원장이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하는 우리 시대의 독자들에게 인류의 오랜 지혜자 나무의 철학을 전하는 책이다. 저자가 단독 집필한 첫 성인단행본으로, 고은 시인은 이 책을 읽고 "저자는 실로 높은 단계의 문장력으로 독자의 심금을 울릴 것이 틀림없다."며 경의를 표한다고 했다.

 

무엇보다 눈길을 사로잡은 건, 나무의 모습을 그대로 잡아낸 표지이다.

제목 그대로 나무를 다시 보게 되었다.

나무가 전하는 철학은 무엇일까,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해답을 하나 찾아갈 수 있을까.

2015년 새해를 시작하면서 질문 하나 던지고 답을 찾는 여정을 시작하기에 적당한 책인 듯 싶다.

 

4.

뜨거운 한입 - 박찬일의 시간이 머무는 밥상

박찬일 (지은이) | 창비 | 2014년 12월

 

박찬일 산문집. 박찬일 요리사 특유의 재치와 통찰력으로 채워진 뜨끈하고 맛있는 추억의 밥상이 한상 가득히 차려져 있다. 그가 맛보고 추억하는 음식들을 통해 우리는 요리에 대한 그의 열정과 철학을 느낄 수 있고, 따뜻한 눈빛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그의 인간적인 매력에 푹 빠지게 된다.

 

 

 

뜨거운, 빨간 한입.

^^

빨간 떡볶이가 생각나는 표지다.

추억의 밥상을 한 상 가득 차려준다니 그저 고맙게 받아먹을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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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기 싫어...

벌써 끝이란 말인가...

 

저에게는 아직 읽어야 할 책이 12권 이상 남아 있사옵니다. ㅠㅠ

 

장르를 편식하며 책을 읽던 나에게 신간 평가단에 도전하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과연 에세이를 잘 읽어낼 수 있을까.

13기에 의심하며 시작했던 길,

14기까지 무사히 붙어 그럭저럭 걸어왔다.

 

내 마음 수양을 위해, 다양한 독서를 위해 시작한 길이었는데...

시간이 갈수록 뭔가가 쌓이기 시작한다.

아직 뭐라 콕 집어 말할 순 없지만 다른 사람의 속내가 고스란히 드러난 에세이라는 장르의 특성상

누군가와 교감을 이룬다는 신비스러운 경험을 하게 되는 것 같다.

꾸며 낸 이야기가 아닌, 사실을 말하는 이들에게서 느낄 수 있는 진정성이랄까.

각자 다른 스타일로 각자의 이야기를 다양하게 풀어내는 데서 오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아~

여러 책들을 만나보았는데,

내 마음에 남는 책은. 이렇다.

1. 나는 걸었고, 세상은 말했다.

2. 마술 라디오

3. 나는 어떻게 글을 쓰게 되었나

4. 나는 자꾸만 딴짓하고 싶다

5. 장서의 괴로움

 

 

 

 

 

 

 

 

 

 

 

 

 

 

 

 

 

 

 

 

 

 

 

 

 

딴짓하고 싶다는 제목처럼....책 그림이 딴짓을 하고 있다.^^

 

 

 

 

 

 

 

 

 

 

 

모두 애정이 가는 책이고 각기 색깔들도 다른 책이지만 이 중에서 하나만 고르라면

<마술 라디오>를 꼽고 싶다.

 

지직, 지직.

안테나를 세워 주파수를 맞춘 다음 이불 속으로 파고 들어가 손도, 눈도 꼼짝 않고 귀만 열어 놓았었다. 귀는 말랑말랑했으며 베개에 닿은 한쪽 귀는 따뜻하기도 했을 것이다.

세상의 모든 소리를 잡아놓은 라디오는 아름다운 노랫소리를 들려주었을 뿐만 아니라, 풍문으로 들었소, 하고 흘려보낼 수도 있었을 이야기들을 내 귀로 흘러들게 했다.

그렇게 흘러든 이야기들엔 슬픈 사연도, 기쁜 사연도 있었다.

 

눈으로 보지 않고 소리로만 접했을 때, 마음 속에서 그려지는 풍경의 화폭은 엄청나게 커진다.

눈으로 보는 풍경은 TV의 사양에 따라 흑백일 수도, 컬러일수도, 16인치일수도, 50인치일 수도 있지만, 소리로 듣는 풍경은 내 멋대로이다.

작은 프레임에 가두고 싶은 슬픈 이야기들은 작아지고, 넓고 깊은 울림을 가진 이야기들은 작게 상상해도 점점 커진다.

내성적이었던 나는 내 이야기를 밖에다 대고 하는 것에 서툴렀다.

그나마 내 속마음을 털어놓는 곳은 하얀 여백으로 들어찬 일기장 뿐.

그러면서 한없이 밑으로 밑으로, 안으로 안으로 침잠해 들어만 가려 했던 내 무거운 어깨를 쓰윽 잡아 일으켜준 것은 라디오 속 이야기들이었다.

참 신기하기도 하지.

라디오에서 들었음직한 이야기들이 가식적인 옷을 벗어던진 채 정혜윤의 책 속에서 다시 나타났을 때, 왠지 모르게 따뜻한 두 줄기 눈물이 흘러 내 귓바퀴에 고여들었다.

책을 읽고 있을 때의 내 자세 때문이기도 하지만...눈물이 두 볼을 , 턱을 적시지 않고 귓바퀴에 고여들었을 때 그 차갑고 축축한 느낌을 내가 많이도 그리워했다는 것을 나는 알아차렸다.

 

 

 

특히나 마음으로 많이 공감하며 읽었던 책이라서 기억에 남는다.

라디오라는 단어가 가지는 애잔함에 특히 가슴이 많이 떨렸던 탓인가.

노란 색 책 표지와 함께 이상야릇하게도 과거의 기억들을 떠올리게 만드는 마술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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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신간평가단 2014-10-28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희돌이님, 13기에서도 14기에서도 좋은 활동 보여주셔서 감사드려요!
마치기 싫으시면 다음 기수에도 꼭 도전해주세요 :)

고맙습니다~
 

에세이

 

9월에 나온 새 책들을 주욱 둘러보았다.

요즘 왠지 책에 대한 흥미가 줄어든 것 같다.

머릿속이 복잡해서인가...

 

해외여행을 9번이나 다녀왔다는 친구의 페이스북 새소식 때문에 더욱 마음이 심란해진다.

야,

나 같으면 그 정도 해외여행 다닌 경력이면 책을 한 권 냈겠다...

하며, 호기롭게 큰 소리 쳐보지만 실상은 그저 부러운 거다.

 

새 책들을 둘러보는 순례 행렬에서 일부러 여행 에세이들을 제외시킨다.

남들이 다녀온 거...백 날 쳐다보면 뭐하냐,

내가 직접 다녀와야지.

실상은 배가 아파 그런 거다.

친구야...부럽다.

 

 

1.

  

 

 

 

 

 

보다 - 김영하의 인사이트 아웃사이트

김영하 (지은이) | 문학동네 | 2014년 9월

 

소설가 김영하 산문집. 예술과 인간, 거시적/미시적 사회 문제를 주제로 한 스물여섯 개의 글을 개성적인 일러스트와 함께 묶은 이 산문집에서, 인간 내면과 사회 구조 안팎을 자유자재로 오가는 김영하의 문제적 시선과 지성적인 필치를 만날 수 있다.

 

 

김영하의 글은 왠지 기대가 된다. 무엇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그의 글을 어서 만나보고 싶다.

 

 

   2.

버티는 삶에 관하여

허지웅 (지은이) | 문학동네 | 2014년 9월

 

글쓰는 허지웅이 에세이집을 출간한다. 이 책에는 그의 어머니와 가족에 대한 기억, 20대 시절 그가 맨몸으로 세상에 나와 버틴 경험들과 함께, 소용돌이 가득한 이 시대에 한 사람의 평범한 사회인으로서 견디고 화내고 더 나은 세상의 가능성을 꿈꾸며 써내려왔던 글들이 오롯이 담겨 있다

 

허지웅이라는 사람.

TV에 자주 나온다.

뾰족하게 생긴 주제에 꽤 글쟁이 다운 말을 한다. 그의 책을 제대로 읽어보지도 못했으면서 함부로 그 사람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얘기할 수 없기에 그의 책을 한 권 정도는 읽어보아야지...하면서 꼽아보았다.

<개포동 김갑수씨의 사정>이라는 책이 나왔지만 이상한 선입견 때문에 읽지 않았는데...그의 책들은 제목이 참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이 책은 좀 더 개인적인 이야기가 많이 들어 있는 것 같다.

 

 

3.

 

최초의 한입

마스다 미리 (지은이), 이연희 (옮긴이) | 라미엔느 | 2014년 9월

 

 

마스다 미리가 기억하는 최초의 한입. 어릴 적 처음으로 마주한 맛부터 어른이 되어 경험한 조금은 사치스러운 먹거리까지, 그 두근두근했던 최초의 한입에 대한 마스다 미리의 솔직담백한 감상이 펼쳐진다.

 

 

요즘 <심야식당>을 읽은 지 얼마 되지 않아서인지 음식에 관한 것이라면 번쩍 눈이 뜨인다.

음식에 대한 기억을 풀어낸 이야기는 많았으되, 톡톡 튀면서 간결한 언어로 가끔 놀라움을 선사하는 마스다 미리의 이야기는 어떨지 궁금해진다.

최초의 한입이라...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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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aladin.co.kr/fineday/7145885 [도쿄기담집] 최고의 단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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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기담집] 최고의 단편은...

 

<어디가 됐든 그것이 발견될 것 같은 장소에>라는

제목도 긴...단편이다.

 

흔히 SF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과 공간을 이동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사람이, 휙 사라졌다가 전혀 생각지도 못한 다른 장소에서 나타날 수 있을까?

미래로 가거나 과거로 가는 것은 애시당초 가능한 일이기나 한 것일까?

현실이 아닌 수학적인 공간에서 이동을 시킨다면 ...

애니메이션 <호튼>에서처럼 닥터 수스가 그려내는 초미시의 세계로 뿅~ 하고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난다면...

절대로 인간이 확인할 수 없는 시간 속에서의 이동이라면...

 

평범함을 거부하는 물리학자 이기진은 자신의 에세이에서 물리학적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한 기적이 눈앞에서 벌어지는 곳이 "벼룩시장"이라고 말했다. 오래된 물건 속에 서로 다른 시간 여행의 축이 있고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공간이  벼룩시장이라고. 어떤 사람에게는 버려진 물건이나 쓰레기 정도로 치부되겠지만 그곳엔 분명 서로 다른 시간의 축이 만드는 타임캡슐 같은 공간이 있다고 말했다.

이는 그의 골동품에 대한 그의 개인적인 감정이 물리학적인 지식과 어우러져 묘한 문학적 감수성을 드러낸 말이라고 하겠다.

 

그렇다면, 하루키가 전하는 이 단편에서의 기묘한 사건은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사라진 사람을 찾는 일에 관심이 많은 나에게 한 여자가 의뢰를 해왔다. 부부는 한 맨션의 24층에 살고 있었는데 비가 꽤 많이 쏟아지는 날 26층에 사는 시어머니의 전화를 받고 남편이 돌봐드리려고 찾아갔다고 한다. 시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 비가 오는 날이면 신경증에 시달리는 시어머니는 자꾸 전화를 한다고 했다. 남편은 26층까지 계단을 이용하곤 했는데, 25분쯤 후 집에 갈 테니 아침을 준비해놓으라는 전화를 한 뒤로 그 길로 사라졌다. 24층과 26층 사이의 계단 중간에서 흔적도 없이 자취를 감춘 것이다.

여자의 남편은 기이하게도 20일 뒤 집을 나갈 때와 똑같은 모습으로 센다이 역 벤치에서 발견되었다고 한다. 20일 간의 기억은 깨끗이 사라진 채.

 

"구루미자와 씨.(...) 현실 세계에 잘 돌아오셨습니다. 불안신경증의 어머님과 아이스피크 같은 하이힐의 부인과 메릴린치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삼각형의 세계에."-120

 

단편 속 "나"는 문인지 우산인지 도넛인지 코끼리인지, 아무튼 척 보면 알게 될 "그것"을 찾고 있다. 누군가 갑자기 현실 세계에서 사라졌을 때 그 누군가의 흔적을 찾는 것은 "문 같은 것"을 찾기 위해서다.

벼룩시장에서와 같은 기묘한 시간의 축이 만드는 "타임캡슐" 같은 것을 단편 속 "나"도 찾고 있는 것일지도...

 

아니, 어쩌면 사실은 기이한 것을 찾아다니는 "나"는 그저 관찰자에 불과할 뿐.

현실세계에서 다른 공간 혹은 시간으로 사라져버린 것은

소설 속 '구루미자와 ' 본인의 의지가 아닐까.

감당하기 힘든 삼각형의 세계에서 잠시라도 벗어나 있고 싶은 간절한 욕망이 구루미자와 씨를 "순간이동"과 함께 "20일간의 기억상실"로 내몬 것은 아닐까.

 

기이한 이야기는 그저 기이한 대로 놔두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

애써 현실에서 답을 찾으려 하면 그것 때문에 못내 씁쓸함만이 밀려올 뿐.

기담집의 형식을 빌어 그저 기담으로 기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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