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의 기억법>-나는 바보다. 모든 것을 내려놓으련다.

 

 

 

 

 

 

 

 

 

 

 

나는 이 책이 너무나 유명하여 읽을 의욕이 없었다. 그런데 많이도 보아온 이 놈의 책 제목이 어느 순간 뇌리에 각인이 되어 버렸나보다. 어찌 하다 정신을 차려 보니, 책이 내 앞으로 왔다. 책이 내 앞에 오고서도 한동안은 열어보기가 싫었다. 많은 사람들이 읽고서 어떤 리뷰를 남겼는지 아직 하나도 보지 않았지만, 작가의 메이킹 스토리를 죽 읽고나니 이미 진이 다 빠져버렸다고 할까. 책에 무슨 엑기스가 더 이상 남아 있을까...싶었던 것이다. “이것은 내 소설이다, 내가 써야 한다. 나밖에 쓸 수없다.” 작가의 확고한 선전포고에 주눅이 들었던 것이다. 이만큼 으름장을 놨으니 소설은 정말 어려울 거야. 읽어봐야 내가 이해나 할 수 있겠어?

늙은 살인자, 그것도 치매에 걸린 살인자의 회고담이라는데...그 세계에 들어가서 헤엄치다가 내가 정신을 차리고 빠져나올 수 있을까? 물귀신처럼 뭔가가 내 발을 죽 잡아당겨서 ,나, 다시 숨도 못쉬게 되는 거 아닌가? 하는 두려움 때문에 서둘러 읽을 생각이 나질 않았던 것이다.

 

요즘 들어 계속 그렇다. 베스트셀러 작가니, 작품들이 너무 많이 쏟아져 나오고 나는 읽을 생각도 없었는데, 책들은 마구잡이로 내 머릿속으로 걸어 들어오고야 마는 우습지도 않는 경우가 많아졌다. 책은 제목과 작가만 아는 채, 호기심 가득한 마음으로 선물상자를 여는 재미가 있어야만 기대하고 기다리면서 점점 마음의 풍선이 빵빵해질 것 아니겠는가. 미리 가스를 가득 주입해서 빵빵해진 채로 온 풍선들은 조금만 눌러도 터져버려서 화들짝 놀라기만 하고, 아니 놀라기라도 하면 다행이겠지만, 놀라는 마음이 들기도 전에 푸시시 바람이 새어 버려서 재미가 없다. 없어도 너~무 없다.

 

그렇게 한구석에 다른 책들과 함께 쌓여 있던 책. 잠들기 전에 잠깐 구성이라도 볼까? 하면서 감기던 두 눈을 살포시 열어 몇 줄 읽었는데, 과연~ 이 책은 나를 꽉 잡고 놓아줄 생각이 없었다. 1시간 남짓. 어서 어서 이리로~하는 소리에 이끌려 걸어들어간 그 세계 속에서 자유롭게 거닐었다. 생각한 것만큼 어렵지 않네? 술술 읽히잖아. 시인이자 살인자, 치매환자라는 묘한 조합 속에서 살인자는 유유히 살아 있었다. 철학자 니체와 반야심경, 금강경을 읽는 살인자.

 

 

 

좀 따라가기 힘든 캐릭터이긴 하지만 재미있네. 그러더니 소설은 어느새 끝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 좀 멍~하게 보일지도 모를 표정을 지을 무렵, 잠에 취해서인지 소설에 취해서인지 내 손에서 책이 툭~하고 떨어졌다. 아이고. 잠들 시간을 넘겨 책을 읽었더니 이런 불상사가 생긴다. 그나저나 밤새워 책을 읽게 만든 이 책의 뒤에서 나는 잠을 쫓아버릴 만한 충격적인 구절을 보게 되었다.

 

“그러나 감히 말하건대, 만약 이 소설이 잘 읽힌다면, 그 순간 당신은 이 소설을 잘못 읽고 있는 것이다. ”

누가 말했건 간에 이 구절을 보게 되자, 잠이 화들짝 깨어 저만치 달아나면서, 책이 “어이구~바보야.”하고 나를 놀리는 것 같았다.

약이 화~악 올랐다. 기껏 잠도 양보해가면서 읽었더니, 뭐가 어쩌고 어째?

 

치매에 걸린 살인자의 회고라고 정신이 오락가락 하면서 툭 툭 내뱉는 말들을 그냥 저냥 흘려보냈더니 내가 바보가 되었다.

<살인자의 기억법>은 세계가 무너져 내리는 공포체험에 관한 기록이다.-157

라고 해설자가 말했다.

소설을 치밀하게 엮으며 살인자의 정신에 거의 빙의되어서 이만큼 끌고온 작가 김영하는 진짜 대단하다. 한 번 술술 읽고 바보가 되어버린 나는 다시 맨정신으로 책을 잡아야겠다.

 

그러나 작가가 책의 앞에도, 끝에도 갖다 붙인 반야심경의 구절만은 놓지 말아야겠다.

 

 

 

허구로 쌓아올린 소설 앞에서는 어쩔 수 없는 바보가 되어버렸지만, 반야심경의 구절에 올인하는 한은 정신줄을 놓지 않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작가가 인용한 그 구절을 물고 늘어져 보련다.

그럼...뭔가 도통하게 되지 않을까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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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오려는지, 아침 저녁으로 제법 쌀쌀하다.

하늘이 높아지고 있다.

구름은 바람을 타고 유유히 떠다니고 있다.

이럴 때 책 한 권 펴서 읽는 것. 천하에 이보다 더한 즐거움이 어디 있겠는가.

오늘도 좋은 책을 찾아 떠나보자.

 

 

1. 메갈로 마니아

 

메갈로마니아
온다 리쿠 지음, 송수영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8월

 

 

온다 리쿠의 이름만 보고 얼른 넣어버렸다. 온다 리쿠의 신선한 세계에 나는 한때 푹 빠졌었다. 음식과 맥주를 사랑한다는 것은 어디에선가 한 번 읽었었는데, 비행기 타는 것을 무서워한다는 것은 몰랐다. 어쨌든, 거절해 오던 여행을 떠난 그녀가 라틴 아메리카에서 보고 듣고 느끼고, 그리고 소설 창작까지 한 것이 책으로 나왔다니, 꼭 읽어보고 싶다.

 

 

 

 

2. 진짜 여자가 되는 법

 

 

진짜 여자가 되는 법
케이틀린 모란 지음, 고유라 옮김 / 돋을새김 / 2013년 8월

 

 

여자이지만, 잘 몰랐던 여자에 관한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 시시콜콜 늘어놓는 잡담 수준이 아닌, 뭔가 제대로 알아갈 수 있는 책읽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남자들도, 여자에 대해 제대로 알고 싶어지지 않을까?

 

 

 

 

 

3. 비브르 사 비

 

비브르 사 비 Vivre Sa Vie
윤진서 지음 / 그책 / 2013년 8월

 

 

 

연예인들, 아나운서들이 낸 책들이 많은데, 그 중에서도 유독 이 책이 눈길을 끌었다. 왜인지는 모르겠다. 아나운서의 사랑 이야기, 남자 들이 좋아할 만한 장혁이야기 등은 왠지 입맛 당기지 않는다. 처연한 눈빛을 연기할 줄 아는 윤진서라서일까...그녀의 속내가 궁금하다.

 

 

 

 

 

 

 

4. 행복의 가격

 

행복의 가격
태미 스트로벨 지음, 장세현 옮김 / 북하우스 / 2013년 8월

 

더 큰 것, 더 좋은 것을 갈구하는 우리들에게 경종을 울려줄 만한 내용이 들어 있을 것 같다. 행복에 어찌 가격을 매길 수 있겠냐만은. 작은 것으로도 충분히 행복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을 말하려는 의도가 아니겠는가. 독특한 시각을 통해 나의 현재를 되돌아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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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신간평가단 담당자입니다. 


좀 더 일찍 알려드리고 싶었는데 출판사 한 군데와 소통에 문제가 생겨서 ㅠ_ㅠ 이제서야 도서를 알려드리게 됐습니다. 도서는 입고되는대로 보내드리면, 아마 빠르면 금요일, 늦으면 월요일 정도에 배송이 가능할 것 같아요! 


그럼 신간평가단 13기 첫 리뷰도서를 공개합니다. 



경제/경영/자기계발 분야





















유아/어린이/가정/실용 분야




















소설 분야






















에세이 분야 





















인문/사회/과학/예술 분야





















도서가 배송되면 다시 문자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첫 리뷰 잘 부탁드릴게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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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yes24.com/campaign/00_corp/2013/0725DreamBook.aspx?Gcode=000_078_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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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7월 마이리뷰 당선작

8점
이 순간의 풍경 - 꼼쥐
<노랑무늬영원>
특별하지 않은 일들은 그저 멀뚱히 바라보는 편이 좋다. 평소보다 눈에 힘을 반쯤 빼고 멍하니 바라보노라면 흔하디 흔한 일들도 마냥 아름답게만 보인다. 그래서 우리가 의식하지 못한 채 슬몃 놓쳐버린 일들, 무채색의 흐릿한 일상도 시간이 멀찌감치 흘렀을 때는 분명 아름답게 보인다. 그렇게 흘려버린 일들을 생각할 때면 과거에는 매우 소중하게 느꼈었던 것들과 별 것 아니라고 내팽겨쳤던 일들이 일순 자리바꿈을 하곤 한다. 후회는 그렇게 시작된다. 이렇듯 우리가 하는 대부분의 후회는 어쩌면 가치관의 혼란에서 비롯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10점
이 사랑이 비록 연애의 끝이라고 해도 - readersu
<그 남자의 연애사>
사랑은 어떤 상대의 매력에 끌려 열렬히 그리워하거나 좋아하는 마음. 연인이란 서로 열렬히 사랑하는 관계에 있는 두 사람. 연애는 연인 관계인 두 사람이 서로 그리워하고 사랑하는 것. 사랑이 발전하면 연인이 되고 연인이 되면 연애를 하게 되는 것. 여기 그런 연애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이 있다. 나, 너, 혹은 그 여자, 그 남자, 그들의 연애사! 내가 아는 사랑은 달달하다. 직접 경험하지 못하는 것은 드라마와 연애 소설로 다 보았으니 등장하는 남자는 당연 멋진 남자. 여자는 아름답거나 그렇지 못하면 귀엽기라도 한 캐릭터. 그리고 그들...

10점
똑똑하게 다이어트하기 위한 필독서 - 쾌락적독자
<다이어트 진화론>
확실히, 몸은 우리 시대의 가장 핫한 이슈임이 틀림없다. 성형에서 다이어트, 건강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설과 이론들이 난립하고 있으니 말이다. 졸업 선물로 성형 수술을 해달라고 조르는 학생, 면접을 잘 보기 위해 얼굴을 디자인하는 취업재수생, 온국민의 입방아에 올라도 살만 빠지면 그만인 다이어트 프로그램 출현자들, 아름다워지기만 하면 동굴에라도 들어갈 사람들이 즐비하다. 한편으로 나이가 들면 또다른 걱정거리가 생겨난다. 피로와 스트레스, 음주와 비만 등으로 숱한 질병에 시달린다. 이제 삼십 대에 노화의 산물인 병을 앓고 있는 사람도 ...

8점
그대도 깊고 진한 길을 가고 있어요. - 오후즈음
<서른, 나는 나에게로 돌아간다>
초등학교 때부터 쓴 일기를 아직 가지고 있다. 가끔 읽을 여유도 없지만 오래전 일기를 들춰보고 싶은 마음이 자주 들지 않는다. 이유는 오랜 일기를 읽고 나면 지금의 내 모습이 많이 우울하기 때문이다. 분명 일기에서는 지금보다 훨씬 안정적이고 대단한 사람이 될 것이라고 쓴 부분을 너무 많이 읽어 봤기 때문이다. 어떤 나이가 되면 정말로 그런 직업을 하고 있을 것 같았던 유년시절의 일기는 더욱 서글픈 현실에 서글퍼지곤 한다. 하지만 그런 일기라도 들춰보고 나면 마음을 추스를 수 있는 후끈 달아오르는 빈 공간이 생기기 때문에 가끔, 아주...

8점
괜찮다면 즉시 와 주게, 괜찮지 않더라도 마찬가지네 - 아잇
<셜록 케이스북>
셜록. 셜록. 어쩌다 우리가 홈스를 성이 아닌 이름으로 부르게 되었는가. 셜로키언들의 압사당할 정도의 주석과 멋들어진 삽화로 중무장한 고급 하드커버가 셜록 홈스의 ‘끝판 왕’이라고 생각했을 적에는, 적어도 그때는 그것이 추론의 과학을 예술로 승화시킨 모델에게 합당한 대우라고 여겼음에 다름 아니다. 환상보다 더 환상 같은 환상을 만들어낸 위대한 자를 단순히 ‘셜록’이라고만은 부를 수 없었던 것일 터다. 더욱이 밀레니엄을 지나오면서 몇 차례나 거듭된 셜록 홈스 이야기들과 더 이상은 새로울 것이 없었던 책들 또한 쏟아지기를 반복했는데, ...

10점
관심을 갖자고 말하는, 작지만 울림이 깊은 책 - 다락방
<지식 e - 시즌 8>
"새벽에 출근해서 밤늦게 퇴근하고 그랬던 시절이 있었죠." 출근 17시간 만의 휴식눈 좀 붙이려고신문지로 가린 형광등 "100만 원이라도 일정한 수입이 생기니까‥‥사실 경비의 '경'자도 몰랐어요." 아파트 경비원 대다수 60대 이상 남성 본래업무인 감시, 단속 외에분리수거주차관리택배관리환경미화‥‥ "눈이 오면 밤새 치워야 하죠.아이들 넘어지면 경비원 탓이 되니까‥‥아파트 경비원이 슈퍼맨이라니까요." 화장실 변기가 고장났다고형광등 나갔다고TV가 안 나온다고수시로 울리는 인터폰 "한국의 아파트 경비원은 낮은 임금에 고용된 하인에 가깝...

10점
마음속 기억으로 나 있는 홈, 새겨진 길을 따라서. - Nussbaum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
너무나 유명한 영화 <러브 레터> 의 한 장면.이 영화에는 후지이 이츠키가 읽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가 나온다. 영화의 얼개와 잘 맞아떨어진 느낌. 두툼한 양장본으로 되어 있던, 하얀 표지의 책. 아픈 추억, 좋은 느낌을 담은 기억의 단편의 향기를 다시 꺼내 놓으라 한다. 잊은 줄 알았던.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이별과 재회 또는 죽음과 부활의 이야기이다. (...) 작품 세계의 저변을 이루고 있는 것은, 우리가 부단히 죽어 가고 있다는 세네카식의 인식이다. 특히 망각현상이 그 극명...

8점
파국을 통해 다시 꿈꾸는 연습 - 드팀전
<파국의 지형학>
지금 누가 세계의 파국을 말하는가? 파국은 결코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오로지 대중문화의 이미지 속에서만 존재한다. 극장은 파국을 스릴로 즐기는 '재미의 성전'이 될 뿐이다. '고도'는 극이 끝나도 무대 뒤에서 발만 비비꼬고 있을 뿐이며 '유토피아'는 '달의 어두운 면'에 새겨져 있다. 그리고 달은 언제나 달아나는 달, 잡히지 않는 달이다. 현실 세계에서 파국은 부분적 공모자들이 돌리는 술 잔 속에 자기 연민과 함께 순회한다. 지긋 지긋한 세상이 확 한 번 엎어지길 바라는 소시민의 소회를 담아 숯불 위에서 몸을 재빨리도 뒤...

10점
올바른 약 복용의 예 - oldies
<컴퓨터 커넥션>
출판사 폴라북스의 "미래의 문학" 시리즈로 앨프리드 베스터의 작품이 출간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반가움보다도 걱정이 앞섰다. 베스터의 휘황찬란한 영광은 첫 두 장편 소설 이후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는 것이 그간의 통설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어떤 작가의 최고작만을 골라 읽으며 눈먼 숭배를 바치고 신성을 부여해대는 건 꼴불견이긴 하다. 그러나 솔직히 말해서 지난 10여년 동안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빼어난 두 작품을 남긴 독보적인 SF 작가'로 떠받들어 왔던 사람이, 뒤늦게 소개되는 힘 빠진 후기작 한 권 때문에 '각종 부침이 있었고...

8점
色彩を持たない多崎つくると、彼の巡礼の年 - Jeanne_Hebuterne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photo by Reuters 말문을 연 아이의 단어만큼이나 많은 수식어, 한여름의 폭염과 비만큼 상반된 생각을 여럿에게서 불러오는 작가. 이름이 브랜드 처럼 여겨지는 작가. 작품만큼이나 이름 하나로 주목받는 작가. 그의 단어, 문장, 이야기를 이제 다시 한 번 들여다 보아야 할 것 같은 작가. 평일 낮 대형매장에 독자들이 줄 서서 새로 나온 이 책을 받아들고 돌아갔다. 그보다 먼저 일본에서는 많은 이들이 발매 당일 자정에도 서점에서 직접 책을 사갔다는 소식을 들었다. 출간 전, 제목만 알려졌을 뿐 내용 포함해 모든 것은 비밀에 ...

8점
아마 우리도 그다지 다르지 않다 - 맥거핀
<적군파>
1972년 2월 28일, 각종 테러와 범죄, 파괴활동방지법 위반으로 경찰의 추적을 받던 연합적군의 최후의 생존자 5명 전원은 일본 나가노 현의 아사마 산장에서 10일 동안 산장의 여주인을 인질로 잡고 농성을 벌이다가 경찰에게 결국 체포되었다. 사건은 끝난 것처럼 보였고, 모든 진상은 드러난 듯이 보였으며, 이들에게는 긴 수형생활만이 남은 듯했다. 그런데 이들을 심문하는 과정에서 사건의 숨겨진 나머지 부분이 드러났고, 그것은 경찰은 물론 전 일본인을 깜짝 놀라게 했다. 아사마 산장에서 사건이 벌어지기 전, 경찰의 수사망을 피해 평균나...

10점
90세 한 노인의 투신을 희망이라 부르는 까닭 - Soli
<어느 아나키스트의 고백>
90세 한 노인의 투신을 희망이라 부르는 까닭[서평] 스페인 만화대상 수상작 <어느 아나키스트의 고백>ⓒ 길찾기그가 처음부터 아나키스트가 되고자 했던 것은 아니었다. 지독한 가난에 포위된 채, 폭력으로 억누르며 생존의 당위만 강조하던 아버지와 형제들, 담을 쌓아 경계를 나누며 서로를 증오하고 탐하던 이웃들 사이에서, 그는 "모름지기 사람은 인류 외에 다른 고향을 가져서는 안 된다"는 것을 배웠다. 욕망은 곧 절망이라는 사실을 깨달으며, 고향 페나블로를 떠날 결심을 한다. 그가 떠나고자 했던 것은 고향이 아니라, 온갖 야만...

10점
<가벼운 나날>, 형태에서까지 삶을 담아버리는 소설 - 고리오
<가벼운 나날>
*당신은 내면을 믿는가. 진심을 믿는가. 혹은 표면과 내면을 구분할 수 있는가. 그냥 마음과 진짜 속마음을 가려낼 수 있는가.제임스 설터의 <가벼운 나날>에 대해 말하기 전에 이러한 몇 가지 질문을 겹쳐 보고 싶었다. 누군가가 언제나 표면적이고 겉도는 말만 한다면 그 사람은 전혀 믿을 수 없는 사람일까. 내면을 알 수 없기 때문에? 그런데 우리는 과연 누군가의 내면을 알 수 있기는 한가? 한국식으로 포장마차에서 코가 삐뚤어지게 소주병을 기울이며 ‘속 얘기’를 밤새도록 하고 나면, 그를 ‘깊게’ 알 수 있게 되는 것인가?“...

10점
환멸을 딛고 다시 시작하기 위한 세밀화 - 헤르메스
<가벼운 나날>
여름은 끝났다. 날들은 온기를 잃었다. 사람들로 가득 붐비던 여름의 해변은 황량하게 버려졌다. 가을이 찾아온 것이다. 가버린 여름의 축제를 아쉬움으로 곱씹게 만드는 계절, 다가올 혹독한 겨울에 대한 예감으로 한층 더 움츠리게 되는 계절이. 75년. 제임스 설터의 '가벼운 나날'이 처음으로 세상에 나왔을 때 미국은 그런 계절이었다. 72년 닉슨의 워터게이트와 75년 베트남 전쟁 패배로 그동안 미국인들이 믿고 있었던 자신의 나라와 거기에 투영되었던 이상이나 꿈들은 광풍에 휩쓸린 낙엽처럼 우수수 떨어져 버렸다. '윙윙' 메마른 바람소리...

8점
‘소설’이라 부르고, ‘다큐’로 읽는다. 『소설 출판 24시』 - 구단씨
<소설 출판 24시>
미리 고백하건대, 유감스럽게도 내가 이 책을 순수한 의도로 구매한 것은 아니었다. ‘소설 출판 24시’라는데, 그 24시라는 기준은 누구의 입장에의 시간인지, 어떤 이야기로 변명을 포장하려 하는 것인지 싶은, 조금은 삐딱한 시선이었다. 현재 출판업계에 종사하는 이들이 참여해 쓴 소설이란 점에서 정말 솔깃했다. 철저하게 독자로, 돈을 주고 책을 사는 소비자로만 살아온 내가 요즘처럼 시끄러울 때 이 책을 펼쳐보게 된다면, 그들이 하는 말을 조금은 더 생생하게, 진실에 가까운 이야기를 들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있기는 했다. 결...

10점
늙은 크프우프크의 이야기, 그리고 우주의 영원한 팽창 - WiredHusky
<우주 만화>
네, 그렇습니다. 마침내 소설을 보고야 말았습니다. 20년간 헤매던 미로에서 드디어 출구를 만난 것 같은 기분이랄까요. 문을 나서는 순간 햇빛이 쏟아져 내려 질끈 두 눈을 감았습니다. 눈을 뜨자 내 앞에 거대한 이야기의 무덤이 있었습니다. 내가 미로를 헤매는 동안 아무도 돌봐주지 않은 이야기들이 거기 그렇게 죽어있었던 것입니다.오열하는 슬픔이라기 보다는 바위처럼 묵직한, 차가운 슬픔을 안고 나는 무덤을 올랐습니다. 무덤은 생각보다 크고 높았습니다. 나에게 이렇게 많은 이야기가 있었나 놀라울 정도였죠. 높은 곳에 올라가 바람이라도 쐬...

10점
역사의 격량에 휩쓸려 잊혀진 그 이름, 이쾌대 - cyrus
<이쾌대>
♣ '이O대'라는 글자로만 남은 화가 이쾌대 「두루마기를 입은 자화상」 1948~1949년 혹시 이쾌대라는 이름의 화가를 아는가. 올해가 이쾌대 탄생 100주년이다. 이쾌대는 이인성과 함께 우리나라 근대를 대표하는 화가로 손꼽힌다. ‘월북작가’로 낙인찍혀 이름 없는 화가로 남아 있었다. ‘쾌’(快) 자가 빠진 채 ‘이O대’로만 알려졌다. 1991년 서울 신세계미술관에서 ‘월북작가 이쾌대’전이 열리면서 그는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보기 드문 대작, 그리고 근대미술에서 찾아보기 힘든 군상으로 당시 미술계를 깜짝 놀라게 했...

10점
형태를 잃어가는 과일로부터 길어낸 60대 여성 킬러 이야기..'파과' - 흔적
<파과>
구병모 작가는 그로테스크한 작품성으로 현실을 반영하는 솜씨가 돋보인다. 그런데 그로테스크함의 현실성이 아닌 60대 여성 킬러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의 낯선 현실성이라면 어떨까? 이 생각은 킬러라는 낯선 작품 세계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란 화두를 던져주는‘파과’로 인한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 작품이 작가가 형태와 본질을 잃고 일부 흔적만이 남은 과일로부터 죽음을 떠올리고 쓴 작품이라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이 명상이나 초기 불교의 부정관(不淨觀) 같은 의식(儀式)이 아닌 죽임의 세계를 다룸으로써 죽음에 대한 사유를 현실화...

10점
노름마치-소리가 들린다. 도도도도(圖到道導) - 남희돌이
<노름마치>
<노름마치>-소리가 들린다. 도도도도(圖到道導) 진옥섭의 글을 눈으로 좇으니 진양조에서 시작한 것이 중모리를 거쳐 점점 빨라지는 심박수와 함께 자진모리, 휘모리로 몰아친다. 소리가 귀로도 들리는 듯 하여 책을 읽던 내내 눈을 들어 가끔 허공을 바라보곤 했다. 내 귀에 그네들의 발걸음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도도도도(圖到道導).종종걸음 치며 밀려온다. 점점 거세진다. 파도가 된다. 나는 거기에 휩쓸려 내 몸을 잊었다. 실현과 미실현. 이 책을 읽기 전의 나는 노름마치의 세계, 우리 전통문화의 세계에 대해 아직 잘 ...

8점
슈테판 츠바이크와 막스 갈로의 반대편에 이 책이 있다. - 가연
<오늘 만나는 프랑스 혁명>
슈테판 츠바이크의 명성에 비하면 조금 그 빛이 바래는 감이 있지만, 프랑스에서는 역사 전기 작가인 막스 갈로의 명성도 상당히 높은 편이다. 유려하면서도 짧은 호흡으로 쓰여지는 그의 역사 소설들은 쉽게 읽히기도 하고, 동시에 독자들에게 매우 흥미로운 지평을 열어준다. 이번에 출간된 프랑스 대혁명, 도 바로 이 막스 갈로의 책인데, 여간한 야심작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프랑스 혁명이라는 정말 거대한 사건을 하나의 줄기를 잡아서 그대로 써내려간 작품이니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의 작품에 고증이 부족한 것은 또 아니다. 하나의 소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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