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와 공작새
주드 데브루 지음, 심연희 옮김 / 북폴리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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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판 오만과 편견, 로맨스 끝판왕! [파이와 공작새]

 

 

 

주드 데브루는 [계약결혼], [말괄량이 상속녀], [영원보다 긴 사랑]을 포함해 마흔 세 권의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를 썼다고 한다. 말하자면, 할리퀸 로맨스계의 대모라 불리는 이다.

소싯적, 할리퀸 로맨스를 탐독해왔던 이로서, 그 이름을 한 번쯤 안 들어봤다면 거짓말일 터. ^^

 

할리퀸 로맨스는 불안하고 삭막했던 여고생의 수험생 시절을 밝혀준 등불이었다~~

국어 교과서 안으로 쏙 들어오던 작은 크기의 할리퀸 로맨스는  지루하기 그지없던 국어 시간에 활력을 불어넣어주었더랬다.

길고 긴 지문을 읽어내는 힘은 할리퀸로맨스를 속독하던 실력으로 가볍게 기를 수 있었지...

각 과목 선생님들의 발자국 소리를 짝사랑의 열병에 쿵덕대던 여주인공의 심장 소리와 동일시하면서 쫄깃한 긴장감을 즐겼었고...

건장하고 매력 넘치는 남주인공의 찡긋, 윙크 한 번에 하루의 피로를 날려보냈었다.

풀어놓자면 끝도 없는 할리퀸로맨스와 나의 뗄레야 뗄 수 없는 인연은 어엿한 성인이 되면서부터 점점 멀어지기 시작했는데.

이제 와 다시 그 이름, 할리퀸로맨스라는 이름을 마주하고 보니 이 나이 먹어서도 새삼 발그레해지는 건 기분 탓인가.

가끔, 아주 가끔. 연애 소설 비슷한 것을 읽으며 그 시절의 추억을 되새기곤 했는데, 본격적인, 대놓고 할리퀸 로맨스인 이 책을, 그것도 아주 두툼한 이 책을 대하고 보니 자꾸 아껴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는 하루에 7,8교시인 수업 시간을 완전히 대체해 버릴 양으로, 수업 한 시간에 얄팍한 할리퀸로맨스 한 권씩을 가볍게 독파하곤 했었는데...

그러다 보니 이 이야기, 저 이야기, 이 주인공, 저 주인공 짬뽕 되어 버려서 할리퀸로맨스의 본질을 쭉 뽑아낼 수 있을 정도였다.

신데렐라 형 로맨스, 남녀의 파워게임 속에 싹트는 로맨스, 재벌이 나오지 않으면서도 평범한 소시민의 매력적인 로맨스 등등...

 

간만에 읽는 [파이와 공작새]는 어떤 형태의 이야기인가 싶어 죽 훑어보니 [오만과 편견]이란 제인 오스틴의 고전명작이 튀어나오는 게 아닌가.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은 여고생 시절의 내게 차갑고 도도하지만 연애를 갈구하는 여자와 독선적이지만 배려할 줄 아는 전형적인 귀족 남자의 랠리식 대사로 깊은 인상을 남긴 책이다.

시간과 공간이 현재와 너무 떨어져 있고 그들의 사고방식이 지금과 너무 달라 신기해 하면서 읽었던 기억이 난다. 고전적인 러브 스토리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톡톡 튀는 매력, 주눅 들지 않으면서 할 말 다하는 여주인공에 푹 빠져서 한 번 읽고 나서 잊을 수 없었던 작품이었다.

 21세기판 [오만과 편견]은 어떤 스토리를 담고 있을까.

 

 

작은 시골 마을 서머힐에서 사건은 일어난다.

유명 레스토랑에서 일했던 요리사 케이시는 너무 바빠서 남자친구가 자신을 떠나갔다는 사실조차 늦게 깨달아 버린다. 자신을 돌아보고 재충전할 시간을 가지기 위해 서머힐에 머물며 휴식을 취하는데, 어느날 아침, 매력적인 집주인 테이트가 자신의 눈앞에서 알몸으로 샤워를 하고 있는 게 아닌가.

짜잔~ 이렇게 충격적인 장면으로 주인공들의 만남이 이루어진다.

이게 바로 할리퀸 로맨스의 매력!

실제로 일어날 수 없는 일이지만 상상하는 것이 현실로 이루 어진 듯, 생생한 장면으로 우리 눈앞에 따악 나타나 주는 것!!

 

자선모금을 위해 기획한 연극 [오만과 편견] 에 참여하기 위해 서머힐에 들렀던 배우 테이트는 집에서도, 연극 무대에서도 케이시와 마주치며 인연을 쌓아간다.

둘 사이를 끈끈하게 이어주는 매개체가 바로 '파이와 공작새' 인 것이다.

한바탕 소란을 이끌어 내기에 '공작새'가 아주 적격이란 것은 이번에 알았다. 큰 날개깃을 펼치고 부리로 콕콕 쪼는 등 가는 곳마다 시끌벅적한 장면을 연출하는 공작새란 놈이 없었다면 두 주인공 사이에 불꽃 튀는 일이 일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무대 위에서 일어나는 [오만과 편견] 외에도 실제 생활에서 이들이 만들어 내는 상황도 [오만과 편견] 속 상황과 딱딱 맞아 떨어지는 것이, [파이와 공작새]가 21세기형 [오만과 편견]이라 할 만하다.

연극을 하기 위해 [오만과 편견] 속 엘리자베스, 다아시, 빙리, 베넷 부인 등의 인물 파악을 하는 중에 실제 인물과 절묘하게 부합되는 부분이 제목에 활용되어 있다.

고전 작품 [오만과 편견] 속 대사에서도 로맨스를 느낄 수 없는 것은 아니었으나, 우아하면서도 간접적인 화법으로 넌지시 전하는 꽉 막힌 러브 스토리 덕분에 답답한 마음이 들었었다.

21세기판으로 다시 태어난 이 이야기에서는 좀 더 화끈한 러브 스토리가 펼쳐지면서 사이다 한 사발 드링킹 한 것 같은 속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

만나서 손끝을 스치는 것만으로도 전기에 감전된 듯 찌릿함을 느끼는 두 사람.

이 정도면 확실한 로맨스의 수순을 밟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주인공 외에 연극에 참여하는 인물들의 비밀, 태생의 비밀, 사기꾼의 비밀 등이 밝혀지는 장면도 소소한 재미를 더해준다.

주인공을 포함, 무려 세 커플이 이루어지는 만큼 곳곳에 숨어 있는 핑크빛 기류를 감지하고 찾아내는 것도 이 책을 읽는 또 다른 방법이 되겠다.

 

오빠의 오만함과 당신의 편견이 만난 거죠. 아주 그럴듯한 맞수예요.-423

 

 

 

#로맨스소설 #오만과편견 #주드데브루 #영미소설 #할리퀸 #할리퀸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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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견주 2 - 사모예드 솜이와 함께하는 극한 인생!
마일로 지음 / 북폴리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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솜이, 강철견으로 폭풍성장 [극한견주 2]

 

 

 

마일로 작가님의 [극한견주] 드디어 2권이 나왔네요.

작가 소개에, 부산 온천장에 살면서 매주 열심히 목욕탕을 다닌 경험으로 [여탕보고서]를 그렸다고 되어 있습니다.

부산에 살면서 자주 온천장에 목욕하러 다니기에, 지극히 반가운 마음이 일어났네요.

현재는 인천에서 반려견 '솜이'를 키우며 [극한견주]를 연재 중이시래요.

대형견 사모예드 솜이를 부산에서 볼 수 없는 건가요...ㅠㅠ

 

역시 대형견을 키우려면 환경이 따라줘야 하는 거겠지요.

작아도 너~ 무 작은 동물, 고슴도치를 키우고 있는 저로서는 대형견을 키운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감이 1도 오지 않는데요.

그렇지만 [극한견주]를 통해서 어렴풋이나마 웃음 너머에 깔려 있는 애환을 읽어낼 수 있었습니다.

1권에서는 털뭉치 땜에 고생하는 에피소드 같은 것들을 통해 솜이의 이미지를 확실히 그려낼 수 있었다면 2권에서는 질풍노도의 시기에 함께 고생하는 반려견과 집사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네요. 

 

 

서로 상극의 관계라 알려져 있는 강아지와 고양이.

솜이는 성격이 좋은 건지 고양이와 그래도 친근하게 우정을 쌓아가려고 하네요.

어릴 때에 냥냥펀치에 당한 기억도 잊고 감히 고양이에게 다가가는데,

이제는 폭풍성장해 버린 솜이는 냥이에게는 너무 큰 친구가 되어버렸네요. "고양이한테 뚜들겨 맞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이렇게 크다니"란 말이 절로 나올 법도 하네요.

그래도 사진으로 본 냥이와 솜이는 그저 다정하고 기분 좋게만 보이네요.

사진 속 솜이는 아직 폭풍 성장 전인가 봐요.

 

 

 

반려견을 키우는 일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것은

TV프로그램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습니다.

그리하여 '개통령 갓 형욱'이라 불리우는 사나이도 심심찮게 볼 수 있는데요~

진심으로 반려견과 소통하는 길만이 진짜 가족이 되는 길임을 항상 깨우쳐 줍니다.

순둥순둥했던 어린 시절을 지나

이제 바야흐로 개춘기를 맞이하려 하는 사모예드 솜이의 이야기는 2권에서 주를 이룹니다.

개그 ##트 코너에서 자주 보았던 강한 남자 이미지의 '강남' 코너에서 보았던 유행어를 차용해서

폭풍성장한 솜이의 모습을 코믹하게 그려냈네요.

조커가 아닌 '솜커'로 그려질 정도로 솜이의 성장은 무시무시했나 봐요.

미소천사가 악당이 되기까지...

직접 겪은 집사는 힘들었겠지만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꿀잼이네요.

 

 

 

아침저녁으로 산책시켜도 힘이 남아도는 솜이는...

말썽의 규모가 점점 더 커지게 되었다고 하네요.

강철주둥이로 소파나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을 물어뜯기도 하고

정원수를 파괴하는가 하면 사람의 발을 콱 물기도 했대요.

그래도 반려견을 사랑하는 집사는 화를 내지 않고~

자신의 생활을 희생해가면서 산책시키고 함께 잠들어 주고...많은 노력을 했네요.

 

오골계가 낳은 신선한 달걀을 좋아하는 솜이

오골계 병아리를 해치지 않고 혀로 핥아주다 침만 잔뜩 묻혀 버리는 솜이

겨우 조립한 울타리를 한방에 해체시키고 자유를 되찾은 솜이

맛있는 거 많이 먹고 집사를 하인으로 전락시키면서 상전으로 등극한 솜이

개껌을 숨겨놓고 다시 찾았지만 맛없는 흙맛이 나서 다시 묻어두는 솜이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서 만나본 솜이는 역시 매력만점이네요.

강철주둥이 , 풍혈주둥이, 원숭이 얼굴 등

다양한 별명만큼이나 다양한 모습을 뽐내고 있네요.

극한견주 3권도 기대 중입니다.

 

 

 

#마일로 #강아지 #반려동물 #반려견 #댕댕이 #솜이
#케이툰 #사모예드 #여탕보고서 #웹툰 #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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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보다 연애 - 더 많이 사랑하라
황진규 지음 / 인간사랑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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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빠져 본 사람은 안다 [철학보다 연애]

 

-너무 가볍지도 너무 무겁지도 않은 사랑의 기술.

 

연애를 한다, 사랑을 한다 할 때는 사실 무슨 사랑의 기술 같은 것 하나도 생각이 안 난다.

지나고 나서 하나씩 곱씹을 때에야 비로소 깨달음이 찾아오겠지.

너무도 유명한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이라는 책도 있었지만 젊었을 때, 그러니까 연애의 적기 시절에는 그 책을 읽어볼 생각조차 떠오르지 않았다.' 사랑은 준비하는 자에게 찾아오기도 하지만 무작정, 불쑥 찾아오기도 하니까.' 라는 변명을 뒤늦게 해보지만 그렇다고 그 책을 안 읽은 것을 뼈저리게 후회하거나 하진 않는다. 내 경험이 내게 안겨준 것만으로도 충분히 배울 점이 많기 때문이다.

사랑을 책으로 배우냐, 사랑이라는 감정을 글로 배우냐...

 

[철학보다 연애]는 사실 사랑의 기술에 관한 책이라기 보다는 사랑을 좀 더 철학적으로 풀어놓은 글에 가깝다.

이럴 땐 어떻게, 저럴 땐 저렇게 라는 구체적인 지시보다는 철학이 가미된 조언 정도의 어투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말이다.

작가의 개인적 연애 경험에서 우러난 '철학자의 연애 오지랖' 부분이 꽤 재미있었다.

지금은 거의 소멸되다시피 한 연애 세포(^^)가 어딘가에 숨어 있었는지 감정이입이 되는 부분도 있었고 내 옛 이야기들 속에 등장하는 '그' 들이 느닷없이 소환되어 나오기도 했다.

남편이 있는 사람으로서 '연애'를 꿈꾸는 것에 죄책감을 느낄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말로 표현하는 것도 아니고 행동으로 실행할 용기도 없으며 단지 책을 읽으면서 공감대를 느끼는 것 뿐이니까.

연애를 꿈꾼다고 누가 뭐라 할 것인가?

지나간 시절의 향수를 나혼자 꺼내어 보고 피식 웃다 말 뿐인 것을...^^

 

남편과 연애를 다시 해 보면 어떨까?라는 생각도 잠시 해보게 된다.

아이들에게 관심을 쏟으면서 남편은 그저 우리집의 큰 아들, 정도로 치부해 버리고 마는 내 행동을 반성했다. 사실, 이것저것 신경 쓸 게 많은 때에 아이들 테두리에 남편을 넣어 함께 생각하는 게 내게 편하기 때문에 연애 감정, 사랑의 감정을 구석에 몰아넣지 않았나 한다.

다시 남편에 대한 감정을, 구깃구깃 뭉쳐서 구석에 넣어둔 그 사랑의 감정을 한 번 꺼내서 탈탈 털고 옷걸이에 잘 걸어서 쳐다보기라도 해야겠다.

아직 칙칙 분무기로 물을 뿌려서 빳빳하게 다림질을 한 뒤 내 몸에 멋지게 걸칠지는 좀 더 생각을 해보아야겠지만...

아이들에 대한 관심을 조금만 끄고 나와 남편 둘만의 세계에 집중한다면 [철학보다 연애]에서 나왔던 수많은 이야기들이 바로 내 이야기가 도리 수도 있지 않을까 상상해 본다.

젊은 시절에만 연애하라는 법 있나?

'나'의 감정을 조금만 되살려서 부지런히 움직이면 그 때의 뭔가 상큼하고 애틋하고 절절한 '애정'이 되살아날 것만 같은데...(요즘 들어 축 처진 마누라 생각해 주느라 남편이 어제 칡즙을 구해와서 대령했기 때문에 이런 말 하는 건 절대 아니다!!)

 

어쨌든, 젊은이든 늙은이든,

'연애'라는 말이 뭔가 에너지를 쏟아야만 가능한 일임에는 변함이 없다.

활력이 없어진 이 때에 핑크핑크한 연애 이야기, 좀 더 찐한 성적인 이야기, 현실적인 사랑의 기술 이야기들을 읽다 보니 생기가 살아나는 것도 같다.

 

사랑이나 연애를 하는 것은 오직 두 사람만의 경험이며, 온전한 한 사람의 인격체가 이루어진 다음에야 기댈 누군가를 찾는 것이 '성숙한 연애'의 기본이라는 데에는 아주 깊이 동감한다.

대학 시절, 누구에게나 사랑받을 만한 밝고 환한 성격의 친구가 있었다. 소개팅에서 애프터를 받는 확률도 높았고, 남자친구도 또래보다 꽤 빨리 만든 친구였다. 두근두근한 경험을 직접 해 보지 못해서 그 친구의 연애 경험담을 수시로 물어보면서 대리만족, 대리경험했던 지난날.

나는 너무도 부족해서 아마 남자친구는 만들 수 없을 거야, 키스도 할 수 없을 거야...라는 자괴감에 빠져 있었다. 그래도 목석이 아닌 이상, 내게도 남자친구는 찾아왔고 설레는 연애의 경험은 시작되었다.

3개월, 3개월, 3개월... 만나는 사람마다 더 길게 이어지지 않던 연애를 해 보고서, 문제는 내게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마음을 열지 못하고 뭔가가 두려워서 더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지 못하는 것이었다.

그 문제를 해결할 정도로 마음이 단단해진 후에야 비로소, 연애를 하거나 사랑을 할 때에는 나 자신이 올바로 서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그에게 기대어서 하나가 되겠다는 건, 환상 속에서나 가능한 일인 것을.

그렇게 나 자신의 '자존감'을 찾은 뒤에야 그에게 더 많이 줄 수 있고, 그럼으로써 더 많이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철학보다 연애]에서는 내가 경험함으로써 알았던 연애에 관한 것들이 철학적이지만 철학적이거나 현학적이지 않게 잘 서술되어 있다.

 

진짜 연애를 하면 자존감이 높아진다. 왜 그런가? 우선 누군가 나를 사랑하면 그 상대는 자신이 어찌되어도 상관없다는 듯 나에게 모든 것을 주고 싶어 한다. 그 사랑만이 유아 시절 엄마의 사랑에 가장 육박한 사랑이다. 연애에 매혹되는 이유는 우리의 낮은 자존감을 끌어올릴 유일한 방법임을 직감하기 때문은 아닐까? 연애는 분명 남는 장사다. 연애 그 자체로 우리를 설레고 즐겁게 만들 뿐만 아니라 그 연애를 통해 삶을 행복하게 만들 자존감 역시 단단하게 만들 수 있으니까.-128

 

어떤 사람과 연애를 해야 하나요?

"어떤 경우에도 주관적으로 보이는, 그래서 너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게 만드는 사람과 연애하라!"-142

바람둥이가 어떻게 그 많은 연애를 성공할 수 있었을까? 바람둥이는 여자(남자)를 만나지 않는다. 유일하고 단독적인 한 사람을 만날 뿐이다. 바람둥이는 한 사람을 섬세하게 읽어낼 수 있다. -156

 

올봄, 사랑을 기다리는 청춘들이여.

주저없이 사랑하라. 연애하라.

'나는 어떻게 되어도 상관없다'는 마음으로 누군가를 사랑하고 경험을 쌓아가면 그 깊은 사랑은 반드시 우리에게 되돌아 온다. 역설적인 말 같지만 사랑을 해 보면 안다. 사랑에 빠져 본 사람은 안다.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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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동물학교 1
엘렌 심 지음 / 북폴리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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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동물들은 사람으로 환생? [환생동물학교]

 

 

 

[고양이 낸시]를 펴낸 작가가 [환생동물학교] 웹툰 원작을 책으로 펴냈다.

[고양이 낸시]에서는 쥐들이 사는 마을에 입양된 아기 고양이 이야기를 그렸다면, [환생동물학교]는 동물이 환생할 때까지 거쳐가는 환생동물학교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동물이 인간으로 환생하기 위해서는 남아 있는 짐승의 본능을 지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신발 뜯기, 발로 긁기, 물기 등등 인간이 하지 않을 행동을 하면 즉시 가르쳐 못하게 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주인공은 선생님과 동물 학생들이다.

갑작스런 전임자의 전근으로 환생 동물학교에 배정된 어리버리 선생님.

AH-27반 학생들을 맡게 된다.

얌전한 애들이 있는 쉬운 반을 맡게 되었다며 안심하고 있는 그에게 쥐 선생은 괜히 신경 쓰이게 "뭐? 쉽다고?? 푸하하!! 자신감이 넘쳐서 좋네!"라며 비꼬는 말을 건넨다.

한껏 위축된 신참 선생님은 7명의 개성 넘치는 친구들을 만난다.

 

 

 

정말 착한 동물들은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는 걸까?

사람의 환생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매체에서 다루고 있기에 어색한 일이 아니게 받아들일 수 있지만 동물들의 사후 세계에 관해서는 뭐랄까...

신경 써 본 적이 없다고 해야 할까.

반려견이나 반려묘 등 사람과 가까이 느껴지는 동물이 아닌 고슴도치를 키워본 입장에서 말하자면, 그런 조그만 생물에까지 일희일비 할 정도로 다정다감하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 정도?

모녀 고슴도치를 키우다 몇 년 전 어미 고슴도치가 죽었을 때는 잠깐 찔끔 눈물이 났다.

살이 빠지고 비실비실하다가 끝내 유명을 달리한 고슴도치의 애잔한 모습을 아이들과 함께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고이 묻어 주고는 끝.

아이들은 각자 가슴 속에 고슴도치와의 추억을 쌓아 놓고 일기장에 길고도 긴 장문의 글을 남겼지만 나는 고슴도치에게까지 쓸 신경이 없었다. 이미 정서적으로 많이 무뎌진 탓일까. 아이들을 케어하느라 그런 작은 동물의 죽음에 몇 날 며칠을 애도하는 것은 정서적 낭비라 생각했던 것도 같다.

사실 고슴도치는 사람의 말을 알아듣거나 주인을 알아보는 것이 아니어서 유대감이 덜하다.

[환생동물학교]의 학생 중에도 카마라라는 고슴도치 학생이 나오는데 참으로 까칠한 것이 이 인물을 볼 때마다 우리집 고슴도치가 떠오르기는 한다.

어디에도 정 붙이지 못하고 가시를 돋우며 경계하는 모습이 고슴도치의 성격을 그대로 빼다박았다.

물론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 다가 아니란 것을 차츰 읽어가며 알 수 있게 되지만...

 

 

 

환생동물학교의 동물 학생들은 전생의 기억, 특히 주인에 관한 기억을 떠올리며 슬퍼하기도 하고 현재에도 과거의 버릇을 버리지 못한다.

환생동물학교가 존재하는 이유가 바로 그 과도기에 있는 이들을 인간의 길로 이끌어주는 것이기에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꼬리가 없어지면 환생을 할 준비가 되었다는 증명이라고 하니, 이들의 꼬리를 계속 찾아보게도 된다.

인간과 살 때 이들은 행복한 기억만 있었는가?

인간과 애완 동물의 애착은 얼마나 강한 것인가?

동물이 인간이 되면 서로의 뒤바뀐 입장을 잘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인가?

다양한 관점에서 환생동물학교 학생들의 대사 하나하나를 곱씹어 보게 된다.

 

레이저 포인터의 빨간 점 하나를 평생 잡으러 다니며 평생을 허비한 고양이 쯔양은 마침내 이렇게 울부짖는다.

"내 세월...

주인이 나를 가지고 놀았어!!!!!

세상은 쓰레기야!!!!"

웃픈 대사에 쓰러진다~~

덫에 걸린 하이에나에게 짠하고 나타나 생명의 은인이 되어주었던 주인 덕분에 행복했던 비스콧.

사실은 하이에나를 길들이기 위해 일부러 가혹한 행위를 한 주인의 진의를 모르고 주인의 사랑이 생각난다며 한사코 입마개를 벗으려 들지 않는다.

동물과 인간의 입장에서 각각 생각해 보게 하는 대목이다.

 

 진정 동물을 사랑한다면, 애완견이나 애완묘를 쭉 기를 예정이라면

단단한 마음가짐이 우선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평생을 사각의 집 속에 갇혀 살아야 하는 우리집 고슴도치에게도 생각이 가닿는다.

저 아이는 저 안에서 얼마나 갑갑할까.

밥과 물, 그리고 가끔의 관심만으로 우리는 고슴도치에게 행복을 주고 있다고 착각하는 건 아닐까.

괜시리 안쓰러워져서 물끄러미 한참을 들여다보게 만든다.

동물들은 다음 생에도 다시 동물로 태어나길 바랄까.

아니면 인간으로 태어나길 바랄까.

말이 통한다면 꼭 물어보고 싶다.

 

#고양이 #강아지 #반려동물 #반려견 #댕댕이 #반려묘
#네이버웹툰 #엘렌심 #고양이낸시 #월요웹툰 #웹툰 #만화 #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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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여자들 - Dear 당신, 당신의 동료들
4인용 테이블 지음 / 북바이퍼블리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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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미래는 그 언니 [일하는 여자들]

 

 

 

여성들이 대학을 다니고 사회에 진출하고 각자 제 몫을 하기 시작한지도 꽤 되었건만, 아직까지 '유리천장'이니 '성차별'이니 하는 말들이 나돌아 다니고 있는 건 왜일까?

우리나라 특유의 유교문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일까.

여성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려고 움직일라 치면 곳곳에서 반발하는 글들이 쑥 올라와 '페미니즘 논쟁'으로 번지기 일쑤다.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기만 해도 조금은 변화의 움직임이 보일 텐데, 너무도 꽉 막힌 서로간의 단절이 답답하기만 한 요즘이다.

이제는 상대하기 버거워서, 또 예의 그 고리타분한 도식 속으로 빠져들어가는 논쟁이 귀찮아서 페미니즘의 'ㅍ' 자도 보기 싫어질 지경이다.

내가 나 자신으로 사는 것은 당연한 이치인데,

그 당연한 이치가 여자, 남자의 카테고리로 양분되는 순간 어렵고 혼란스럽고 입 밖에 내면 싸움이 되는 논리로 변질되어 버렸다.

 

내가 나 자신으로 살아가는 게 참 어려운 일이다. 특히 여성이거나 약자이면 더.

어릴 때 영화 <에이리언>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리플리는 엄마나 선생님 같은 내 주변의 여자들과는 달랐다. 그는 항해사였고 자신을 희생했고 심지어 우주선에서 고양이까지 구해 나왔다. 나에게 미래는 그 언니였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현명하고 기민하게 문제를 해결하고 책임감 있게 누군가를 보호하려 애쓰는 사람들. 지금도 그런 걸 꿈꾼다.-179

 

[일하는 여자들]은 '4인용 테이블'이라는 독특한 네임의 저자가 '퍼블리'라는 유료 컨텐츠 플랫폼에서 디지털 콘텐츠로 발행한 내용을 종이로 옮긴 것이다.

 

[일하는 여자들]은 또 "젊은 남성이 어떤 분야에서 성공한 선배 남성을 찾아가 이야기를 듣는 서사는 차고 넘치도록 많다. 성공한 여성의 사례를 보거나 듣는 게 같은 여성에게는 정말 중요하다. 이런 책 어디 없을까?"

황효진 에디터가 개인 SNS에 남긴 질문으로 시작된 프로젝트다.

경력 단절이 특히 심한 여성의 세계에서 '성공한' 선배를 만나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이 지금의 현실을 대변하는 듯하다.

언제까지나 사회적 약자일 수밖에 없는 입장에 서 있으면서 제대로 큰 소리 한 번 내지 못하고 결혼과 육아의 큰 고비가 닥칠 때마다 물러서야만 했던 여성들.

이제 [일하는 여자들] 속에 나오는 당당한 언니들을 보며 앞으로의 갈 길을 설계해 나갔으면 좋겠다.

 

 

 

[일하는 여자들]은 기본적으로 인터뷰 형식으로 채워져 있다.

기자로, 에디터로, 프리랜서로, 디자이너로 일하는 여자들을 인터뷰하면서 그들의 말을 담아낸다.

그들은 "이런 시대에는 프로답게 잘 해내는 것이 중요하다."

"본인 스스로 물어보고 결정했다면 그걸로 된다"

"독보적인 구성원들 사이에서 혼자 별로인 사람이고 싶지 않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 되기를 꿈꾼다"

"소리 내서 말하고 지치지 않아야 한다."

 

등등 각자의 위치에서 지치지 않고 일하며 얻어낸 깨알같은 진리를 차분한 어조로 털어놓는다.

어찌 보면 센 언니라 오해 받는 부분도 있지만 그건 '생존'하려다 보니 뒤집어 쓴 겉모습에 지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된다.

 

각각의 인터뷰 끝에는 <OBJECT STORY> 코너에서 각자의 개성 혹은 살아온 흔적을 말해주는 물건을 소개한다.

 

 

 

그가 이 부츠를 유독 즐겨 신는 건, 일반적인 부츠 형태가 아닌 일본의 전통 신발을 변형한 앞코 포인트가 마음에 들어서이기도 하고 8센티미터의 높은 굽치고는 발이 무척 편해 장시간 이동하기에 무리가 없어서이기도 하다. 신기하게도 그와 취향이 맞고 생각이 비슷한 동료들은 이 부츠를 하나씩 소장하고 있다고 한다. 일부러 평범한을 거부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그의 지난 행적을 돌이켜보면 대부분 쉬운 길, 혹은 평범한 길을 선택하지 않았고 자신의 취향이 반영되는 콘텐츠를 꾸준히 생산해왔다. 이 부츠는 그런 그의 에티튜드를 고스란히 보여준다.-223

 

스스로 지닌 애착 있는 물건조차 남과는 다른 걸 선택하는 이들이다.

평범하지 않은 길, 쉽지 않은 길을 걸어왔기에 지금까지 '일하는 여자들'로 남아있을 수 있다는 건, 바꾸어 말하면 평범한 여성들은  어지간해서는 살아남기 힘들다는 이야기가 아닐까.

그래도, 에이리언의 리플리 같은 언니가 미래라고 말하며 자신의 길을 걷는 '선배'들이 있기에 그 흔적을 더듬어 가면서 꾸준히 일할 수 있는 동력을 얻을 수 있게 된다.

번듯한 직장에 힘들게 입사해서 금방 다시 나올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결혼, 출산 외에도 사내 성추행, 성희롱 덕분이었다는 얘기가 반복해서 나오는 부분을 읽으며 새삼 자괴감에 빠지기도 하지만...

이런 고질적인 병통이 요즘의 '미투 운동'과 기조를 같이 하며 수면 위로 떠올랐을 때, 서로의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풀어놓을 수 있는 분위기가 이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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