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의 최숙희 작가 신작 <나도 나도>.

역시 귀여운 꼬마 여자 아이가 주인공, 여러가지 동물들의 행동을 따라한다.


얼룩말이 따각따각 달려요.
나도, 나도! 다다다다
종달새가 지지지 노래해요.
나도, 나도! 랄랄라

 

그러다 마지막에 이 꼬마가 동물들에게 잘하는 것 하나를 자랑한다.


엄마, 뽀뽀!
 





 
미리보기 작업하느라 잘라진 책이 있어 집에 가져와 벽에 붙였다. (책 일부러 찢은거 아니예요~)

마침 우리 아가 뒤집기를 시작하여, 눕혔다 하면 돌아누워서 흰 벽을 쳐다보기에  
벽에 한 장씩, 나란히 나란히 나란히. 역시나 맘에 들어하는 듯.

아침에 잘 자고 일어난 아가가 고개를 치켜들고 그림을 보고 옹알옹알 떠들고 있으면, 나도 옆에서 거들어 준다. 

"숙희 언니, 안녕!!  나도, 나도 쑥쑥 이쁘게 자랄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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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9-09-01 17: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 저도 남겨진 책 부분 갖고 싶네요. 붙여주면 우리 아이 좋아할듯 싶어요

유아.좋은부모MD 2009-09-06 15:12   좋아요 0 | URL
하늘바람님의 아이도 신나게 물놀이 중이네요. 정말 귀여워요^^
 

 

  

   
아기를 낳고 첫 달은 산후조리하느라 정신없이 지나가고,온전히 혼자 아기를 돌보면서부터 고민이 함께 시작됐다. '아이는 기다려주지 않는다' VS '현명한 부모는 자신의 행복을 먼저 선택한다' 라고나 할까... (둘 다 책 제목이지만, 전업주부 혹은 워킹맘 한 편을 드는 책들은 아니다.)
 

초보 엄마가 아기 보기는 정말 너무 힘들고, 머리로는 일하는 멋진 엄마가 되어보자 하면서도, 마음은 마냥 아기와 함께 있고만 싶다.  


생후 3년이 젤 중요하다지, 애착이나 분리불안이니 말도 많구요,  
휴직을 해볼까, 아예 사표를 던질까,
아이 크는거 금방이라는데, 나중에 우울증 걸림 어떡하니, 나는 아기 돌볼 줄도 모르잖아,
그래도 애는 엄마 손에서 커야, 
딸은 엄마를 보고 자란다는데, 좀만 크면 일하는 엄마를 더 좋아한다던가,
초등학교 들어가서가 더 엄마가 필요하단다,
신랑 혼자 벌어서 잘 먹고 잘 살 수 있을까,,,

 
고민도, 걱정도 끝이 없고 어차피 정답도 없는 문제지만... 가장 걱정되는 건 물론 아이의 정서.
엄마가 키워라, 맡겨도 잘 큰다, 육아서를 아무리 파고 들어도 잘 모르겠다.
엄마가 없는 시간을 아이가 어떻게 느끼고 받아들일지...
 
그런 와중에 아기를 안고 '섬집아기'를 흥얼거리자니 조금 서글퍼지기도 하고..
 
엄마가 섬그늘에 굴따러 가면
아기가 혼자 남아 집을 보다가
바다가 불러주는 자장노래에
팔베고 스르르 잠이 듭니다
 
이 엄마는 참 무정하기도 하지..
근데, 이 노래 2절도 있다.
 
아기는 잠을 곤히 자고 있지만
갈매기 울음소리 맘이 설레어
다못찬 굴바구니 머리에 이고
엄마는 모랫길을 달려 옵니다
 
한껏 슬퍼지던 마음이 달래어지는 느낌이다.
 
 
 
이태준의 시에 김동성 작가가 그림을 그린 <엄마 마중>은 '섬집 아기'와 똑닮은 감성을 가진 그림책이다.

   
 

추워서 코가 새빨간 아가가 아장 아장 전차 정류장으로 걸어 나왔습니다.



그리고 '낑'하고 안전 지대에 올라섰습니다.  
이내 전차가 왔습니다. 아가는 갸웃하고 차장더러 물었습니다.  
"우리 엄마 안 와요?"  
"너희 엄마를 내가 아니?" 하고 차장은 '땡땡'하면서 지나갔습니다.



또 전차가 왔습니다. 아가는 또 갸웃하고 차장더러 물었습니다.  
"우리 엄마 안 와요?"



"너희 엄마를 내가 아니?" 하고 이 차장도 '땡땡'하면서 지나갔습니다.  
그 다음 전차가 또 왔습니다. 아가는 또 갸웃하고 차장더러 물었습니다.  
"우리 엄마 안 와요?"  
"오! 엄마를 기다리는 아가구나." 하고 이번 차장은 내려와서,  
"다칠라. 너희 엄마 오시도록 한 군데만 가만히 섰거라, 응?" 하고 갔습니다.
 


아가는 바람이 불어도 꼼짝 안 하고,  
전차가 와도 다시는 묻지도 않고,
 


 코만 새빨개서, 가만히 서 있습니다. 




 
 
   

 
시간을 두고 같은 듯 다른 장면이 반복되고,
전차는 계속 지나가고,
아가는 '코만 새빨개서, 가만히 서' 있는데,
눈까지 내리니 나도 코끝이 시큰거렸다.

그러다 마지막 그림에 숨어 있는,
눈이 소복소복 쌓이는 마을의 골목길을
엄마와 손잡고 오르는 아가를 발견하게 되면 마음이 설레어온다.

 



p.s. 출산휴가 끝나고 복귀했더니 한창 떠오르는 신간이 또 <아빠는 나쁜 녀석이야>. 평일엔 아침 일찍 출근하고 밤늦게 퇴근해서 놀아주지도 않고, 주말엔 같이 나들이 가고 싶었는데 잠만 쿨쿨 자는 아빠는 '나쁜 녀석'이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아빠가 이상하다. 집에서 컴퓨터만 보고 있고, 가끔 꼭 껴안고서는 미안하다고 말하는 아빠. 아빠가 다시 '나쁜 녀석'이 되었으면 좋겠단다.  아휴~ 이래저래 눈물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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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선 2009-08-21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딸 어릴때 이책을 샀다가 읽어주지 않았습니다.
엄마를 기다리는 우리딸이 더 맘이 아플까봐...
이 동화책은 아이에게 읽어줄 책이 아니고, 어른의 감성을 건드리는 것 같습니다.

육아요... 어떤 정답도 없습니다.
각자의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는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전업주부는 전업주부 나름대로, 일하는 엄마는 일하는 엄마 나름대로....
그리고 그 여백은 당연히 아이 스스로 채워나갑니다. 아이에게 믿음을 주는것도 중요한 육아라고 생각합니다.

힘내서 열심히, 그리고 당차게 하루하루를 채워나가시길 빕니다.
지칠 틈도 없는 엄마 역할이 때로 부담스러우실땐 잠깐씩이라도 쉬어주시면서요~
꼬맹이의 웃음을 보면 또 살맛이 나실겁니다...
(제가 너무 많이 진도를 나갔나요?ㅋㅋ)

유아.좋은부모MD 2009-08-24 09:10   좋아요 0 | URL
우와~ 따님이 정말 이뻐요~ 직장과 가정 둘 다 멋지게 꾸리고 계신 진이님의 좋은 말씀 들으니 더 힘이 납니다. 아이는 생각보다 강하고 환경에 잘 적응하니 걱정 말라고들 하던데 정말 맞는 것 같아요. 막상 출근하고 나니 오히려 고민은 없어지네요^^ 즐거운 하루의 시작, 감사합니다^^!!!!

2009-08-26 14: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8-31 09: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오월의바람 2009-08-28 06: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가 되셨군요. 축하드려요. 엄마로서의 역할도, 일도 잘 하실거예요.슈퍼우먼이 되실거예요. 따뜻한 마음을 가지셨잖아요.

유아.좋은부모MD 2009-08-31 09:12   좋아요 0 | URL
격려 감사드립니다 ^^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인형으로 태어난 <구름빵> 홍비

 
비 오는 날, 나뭇가지에 걸린 작은 구름을 따다가 빵을 만들어 먹고 엄마와 아이들은 둥실둥실 떠오릅니다. 아침도 못 먹고 헐레벌떡 출근한 아빠에게 구름빵을 전해주려고 날아가는 두 아기 고양이.

<구름빵>은 내용만큼이나 그림도 참 이쁩니다. 세트와 인물을 실제로 만들어 놓고 사진을 찍어 만든 이 그림책은 입체감이 살아 있고 독특하지요. 그림책을 보다 보면, 자꾸만 만져보고 싶어집니다. 아이들과 인형을 놓고 상황놀이를 해도 즐겁겠습니다.


이 <구름빵>의 주인공 홍비가 인형으로 제작되어, 그림책과 함께 한정판으로 묶여 나왔습니다. 30cm짜리 인형은 아이들이 가지고 놀기에 크기도 적당하고, 짝짝이 눈과 귀여운 얼굴 표정, 노란 비옷이 정말 귀엽습니다. 어린이날 선물로 강추!  35% 할인판매하여 가격도 적당하고, 지금 주문하시면 '2009 동화책 속 세계여행' 티켓도 받으실 수 있습니다.

앤서니 브라운과 함께 하는 그림책 놀이

 '2009 동화책 속 세계여행(http://www.sangsang2009.co.kr/)' 전시회는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6월 23일까지 열리는 세계유명일러스레이션 원화전 입니다. 앤서니 브라운, 존 버닝햄, 최숙희 등 국내외 작가 65명의 원화 440점이 전시되는, 양과 질이 모두 만족스러운 전시회지요.

원화 전시 뿐 아니라 그림책 도서관이나 각종 작가 초청 행사들이 함께 열리는데요. 주목할만한 행사 하나, 우리 어머님들이 가장 좋아하시는 작가 앤서니 브라운과 함께 하는 '창의력 워크샵' 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앤서니 브라운과 함께 하는 그림책 놀이라니, 정말 탐나는 행사지요. 앤서니 브라운을 초청한 출판사에서 인터넷서점 고객들을 위해 이벤트를 준비해 두었습니다. 원화전 티켓 증정 이벤트도 함께 진행되고 있네요.

* 웅진주니어 앤서니 브라운 초청전
http://www.aladin.co.kr/events/wevent_detail_book.aspx?pn=090401_anthony




























이 외에도, '동화책 속 세계여행' 티켓 증정 이벤트가 더 준비 중에 있습니다. 그림책 잘 고르시면 전시회 티켓이 우르르~~ 라고 할까요;; ( 1장으로는 온 가족 나들이에 부족하니까요. 앞으로 오픈할 이벤트들도 주목해 주세요~)


이번에는 실생활로 뛰쳐나오는 학습 그림책 신간입니다.

변비 걸린 아이  VS 이빨 빠지는 아이



민이는 똥이 너무 너무 마려운데, 변기에 앉아 아무리 힘을 줘도 자꾸 배만 아파요.
아앙~ 울음을 터뜨리고 마는 민이, 갑자기 화장실에서 소리가 들립니다.

민이 넌 어쩌다가 똥을 잘 못 누게 되었니?


민이가 변비에 걸린 이유, 똥이 만들어지는 과정, 똥 잘 누는 습관 등을 '황금똥'이 알려줍니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집필한 의학적인 내용이지만, 황금똥이라는 캐릭터와 그림 설명을 이용하여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건강하게 똥 누는 원리와 습관을 익히도록 구성했습니다.

이빨 빠질 때 생각이 나시나요?  28개나 되는 이빨이 정말 다 한 번씩 빠졌었나 가물가물하긴 하지만, 이빨이 흔들릴 때의 두려움은 장난이 아니었죠. 정작 많이 아프거나 하진 않았는데도요. 이 두려움 때문에 흔들림을 모른 척 한다면 평생 덧니를 갖게 되겠지만 그때야 그런 건 생각하나요.

영미권의 이빨 요정 전설은 이런 아이들이 두려움 대신 기대감으로 이빨을 '열심히' 흔들어 뺄 수 있게 도와줍니다. 타비사의 이빨이 흔들리기 시작하자 아빠가 얘기합니다.

"오늘 밤 이빨 요정을 만날 수 있겠구나! 뽑은 이를 베개 밑에 놓아두렴. 이빨 요정이 나타나 이를 가져가고 그 자리에 반짝이는 동전을 놓아둔단다."




우리 집은 영어 유치원! VS 노래와 이미지로 영어 공부









아이가 일상생활에서 영어를 친숙하게 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입니다. 모토는 '우리 집은 영어 유치원!' 이군요. 엄마가 조금 신경을 써 주시면 아이와 재미난 영어놀이, 다양한 영어 반복 학습을 하실 수 있는 책입니다.  이 책의 다양한 활용법, 함께 보실까요!

1. 플래시 카드놀이
스프링으로 제본되어 있고 중간에 가위선이 있습니다. 가위선을 따라 잘라서 플래시 카드를 만들어 엄마가 영어로 말하고 아이가 카드를 찾게 합니다. 펀치로 구멍을 뚫어 고리에 끼워서 보관하시면 되구요. 단어와 그림 부분을 다시 잘라서 매칭 카드놀이도 가능하죠.

2. 잉글리시 존
우리 집에서 단어에 알맞은 물건, 문장에 알맞은 장소를 찾아 카드를 붙여 보세요. 집 전체가 영어 유치원으로 변신!

3. 코팅 카드 & 딱지 놀이
책 후반에 있는 카드와 딱지를 오려서 언제 어디서든 아이와 카드놀이를 할 수 있습니다.

4. 맘즈토킹
플래시 카드와 분리된 스프링 부분은 또 하나의 책으로 남아 있습니다. 플래시 카드, 잉글리시 존 등으로 익힌 내용을 엄마와 대화를 통해 영어 회화로 확장합니다.



이번에는 노래로 듣고 이미지로 연상하여 영어를 배우는 책입니다. 영어 동요로 영어를 익히는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간 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CD를 들으면서 영어 단어의 발음을 익히고, 오른쪽 각 단어의 사진이나 그림 이미지를 통해 의미를 익힙니다.

동봉된 플래시 카드와 스티커를 통해 능동적으로 단어를 익히고, 문형 연습 캘린더에 카드를 끼워서 20가지 기본 문형을 다양한 단어로 변형하여 반속 연습 할 수 있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노래를 따라 부르며 영어 사전을 완성하는 재미도 있구요.  단어의 뜻을 한글과 매치하여 외우는 게 아니라 사물의 이미지를 바로 연상하며 외운다면 효과적이고 실용적인 영어 공부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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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우민네 2009-08-13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름빵 홍비 너무 귀엽죠?
우비도 벗겼다 입힐 수 있고 안에 입은 옷도 그림책이랑 똑같더라구요..^^
너무 좋은 인형이랑 구름빵 세트 마음에 드는 구성이에요..ㅎㅎ

유아.좋은부모MD 2009-08-24 0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저도 이 친구 저 친구 막 선물해 버렸답니다~~
 

 제 1회 창비 청소년 문학상 수상작은 <완득이>. 유쾌하고 가벼우면서 가슴에 묵직하게 남는, 강한 캐릭터들이 인상깊은 재미난 소설이었다. 2회 수상작 <위저드 베이커리> 또한 단숨에 읽어내리게 하는 흡인력이 있다. 완득이의 밝고 현실적인 느낌과는 정반대의, 우울하면서도 환상적이고 미스터리한 이야기와 이를 풀어내는 방식이 매력적이다.

어릴 때, 엄마에게 버려졌으나 다시 집으로 돌아온 소년은 아버지와, 새어머니 배선생, 의붓여동생 무희와 함께 산다. 함께 살고 있으나 함께 있는 것이 부담스러운 가족, 조용히 지내다 대학 진학을 기회로 집을 떠날 것을 꿈꾸는 소년. 어느 날, 여동생을 추행했다는 누명을 쓰고 집을 뛰쳐나온 소년은 '위저드 베이커리'의 오븐 속으로 들어 간다.

자, 이제 인생극장이 가능하다고 하자. 시간을 되돌려 배선생과 아버지의 결혼이 무산되었다면, 6년 뒤 이 소년은 어떤 인생을 살고 있을까?  


   
  뛰쳐나가기 직전에, 아직도 코피를 흘리며 방문 앞에 쭈뼛거리고 서 있는 무희와 눈이 살짝 마주친 것 같았다. 여유를 부릴 시간은 없었지만 적어도 네 잘못은 아니라고 살짝 고개를 끄덕여줄 수는 있었다. 그 애가 고통스러운 순간을 벗어나고 싶은 마음에 순간적으로 곁에 있는 '아무나'인 나를 지목했을 뿐이라는 사실을, 묻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그 애는 단지 타조처럼 흙 속에 머리를 파묻고 몸통이 보이지 않으리라고 착각한 것뿐이야. - 49쪽에서.  
   
   
  그러니까 이를테면 내가 인류 멸망을 각오하고 육 년 전으로 시간을 되돌린다 해도, 나는 시간을 되돌리던 순간의 기억을 깡그리 잊고(아니, 잊는다기보다는 존재하지 않은 시간이 되어버리고) 그런 상태로 아버지의 재혼에 적극 반대하여 배 선생과의 만남을 처음부터 없었던 일로 만들어버릴 수 있는지 어떤지 모르는 일이다. 오히려 배 선생과 두 번의 고통스러운 시간(실은 나는 두 번째 반복이라는 걸 전혀 모르겠지만)을 보내게 될 수도 있다. - 158쪽에서.  
   





 
<짜장면 불어요!>, <장수만세> 등의 작가 이현의 청소년 소설집. 여섯 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이 소설집은 힙합처럼 감각적이고 또 현실적이다. 소심한 여고생이 고백하지도 못하고 끝내버린 첫사랑 이야기 '어떤 실연', 나는 사랑에 의한 섹스였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지만 상대방에게는 치욕적인 성폭행으로 인식된 '빨간 신호등', 아버지의 죽음을 통해 아버지가 가족에게 남긴 것이 무엇인지 돌이켜 보는 '그가 남긴 것' 등 다양한 소재와 시선을 통해  현실을 다시 바라 보게 한다.

표제작 '영두의 우연한 현실'은 다중우주 이론 -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를 포함하여 여러 개의 우주가 존재한다는 - 가설에서 출발한다. 1991년 8월 23일에 태어난 이영두는 평범한 모범생이다. 1995년 공장에서 손가락을 잘릴 뻔한 아버지는 0.3센티미터의 차이로 위기를 모면했고, 어려운 가정형편이지만 온 식구가 노력하여 차근차근 집도 마련하고 가게도 운영하며 형편이 좋아지고  있다. 그런 어느 날, 영두는 이영두가 병원에 있다는 경찰의 전화를 받고 또 다른 '나'를 만나게 된다.


   
  "아버지의 손가락이 너와 나의 차이야. 내 아버지는... 손가락 세 개가 없었거든. 그리고 벌써 십 년 전에 돌아가셨고, 그런데 네 아버지는... 손가락 다섯 개가 다 있더라. 억세지만 튼튼한 손가락 다섯 개... 그리고 나이를 먹었고... 여전히 성미는 지랄 같고.. 이게 다 무슨 미친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네 아버지는 내 ... 아버지더라."  - <영두의 우연한  현실> 중에서.
 
   
   
  수없이 본 야동과 우리 사이를 떠도는 성교육을 돌이켜 보건대, 그건 처음으로 섹스를 할 때 여자들의 흔한 제스처일 뿐이었다. 분명 그랬다. 그러다 좀 익숙해지면 남자보다 더 밝히는 게 여자다. 분명 그렇다고 알고 있다. 그렇게 들어 왔다. 그런데 설마, 진짜 싫었다고? 싫다는 그 말이 진심이었다고? - <빨간 신호등> 증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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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 풀풀 도깨비, 먼지깨비... 혹시 만나 보셨나요?  

아직 못 만나셨다면 꼭 만나 보세요. 집 안 어딘가에 숨어서 졸고 있을지도 모르거든요. 아직 먼지깨비가 얼마나 사랑스럽고 귀여운 도깨비인지 모르지요? 한 번쯤 스쳐지나면서 만났을 것도 같은데, 모두들 기억 못하시더군요.  

그래서 먼지깨비가 누구인지, 어떻게 해서 세상에 나왔는지 소개해 보려고 해요. 괜찮지요?



 


이연실 작가가 만든 제목용 먼지깨비 글자들.. (그림과 안 어울려 탈락. ㅠㅠ)


참, 저는 먼지깨비를 세상에 소개하는 데 아주 조금 도움을 주려고 빛그림 빚은 김향수라고 합니다. 지난 두 해 동안 먼지깨비를 만들면서 얼마나 즐거웠는지 몰라요. 그 느낌을 여러 독자들한테 전하고 싶어서,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나왔으니 즐겁게 보아 주셔요.^^


이연실 작가, 먼지깨비와 만나다
 
2006년 어느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작가는 다락방에서 아주 오래전에 잃어버렸던 물건 하나를 찾아냈어요.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 자리에 놓아둔 물건이 아니었지요. 틀림없이 가방 안에 두었는데, 어째서 다락방 먼지 구덩이 속에 있었는지 그 까닭을 알 수 없었지요. 그러다 문득, 뭔가가 홱 지나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뭐지? 뭘까? 

몇날 며칠을 생각하던 이연실 작가! 





아, 맞아, 내 물건을 갖다 놓은 도깨비가 틀림없어! 

이렇게 생겼을까?
그래 먼지더미에서 살 테니,
틀림없이 이렇게 지저분할 거야.





뚝딱뚝딱 만든 먼지깨비를 다락방 창문에 놓고 예쁘게 찍어 주었지요. 

이젠 책으로 만들 차례였어요. 진짜 아이들한테 들려줄 먼지깨비 이야기지요. 어떻게 만들까? 이렇게, 저렇게 학교 가서 공부하다가도 생각하고, 자다가도 생각하고, 생각하고 또 생각했어요. 


지지고 볶고 뒤집고 다시 쓰고 다시 만들고 



글자가 잘 보이나요? 이렇게도 고민해 보고,


이런 낙서도 해 보았지요. 그런 다음,

























이야기를 만들고, 이렇게 연필로 밑그림을 그렸어요. 그러고는 생각했지요? 재미있을까? 아이들이 좋아할까? 결론은? "재미없다!" 였어요. ㅠㅠ 어쩌겠어요. 다시 시작할 수밖에요. 

작가는 이렇게 열 번도 넘게 이야기를 만들고 밑그림을 그렸어요. 그렇게 한 해가 훌쩍 지나가 버렸지요. 한 해 하고도 몇 달을 넘길 무렵, 드디어 괜찮은 이야기를 찾아냈지요. 

바로 우리가 오늘 바로 <먼지깨비>라는 책으로 만날 수 있는 그 이야기 말이에요. 


드디어 먼지마을과 먼지깨비를 빚다 

이야기를 다 만들었으니, 이제 입체를 만들고 빛그림으로 빚기만 하면 되겠다 생각했어요. 우리는(이제 작가와 제가 제대로 머리 싸매야 할 날이 왔서, '우리는' ㅎㅎ) 처음부터 마음을 아주 굳게 먹고 있었어요. 이 작업이 정말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알았거든요.  

어떻게? 흐흐. 제가 구름빵 빚을 때 엄청 고된 작업이었노라고 엄청 겁을 줬지요. 근데 이연실 작가는 겁도 안 먹던걸요? 

자, 말이 길면 엉덩이가 가벼워지는 법. 이제부터 빛그림 빚던 때를 감상해 보시죠!


이연실 작가가 먼지마을을 만들고 있어요. 스튜디오가 온통 스티로폼 먼지로 가득! 연실 작가는 날마다 기침을 콜록콜록! 저기 끝쪽에 몸보신용 운동기구가 있네요. (사실은 <토끼가 커졌어!><사자가 작아졌어!>를 지은 정성훈 작가가 사다 놓은 거죠.) 죄송합니다. 이연실 작가는 원래 이보다 훨씬 멋지게 아리따운데 이거 만드느라 몸이 망가졌을 때 찍어서 그래요. 나중에 사인회 할 때 보세요. 제 말이 거짓이 아니라는 걸 믿으실 겝니다.^^;




드디어 먼지깨비가 먼지마을에 들어오던 날. 세트를 만들 때는 세트와 캐릭터 크기가 잘 맞는지, 어디에 놓아야 빛그림을 잘 빚을 수 있을지 따져봐야지요. 저 안에 있는 먼지깨비는 진짜가 아니에요. 그냥 대충 만들어 놓은 거죠. 그래도 귀엽죠?



우리는 2008년 7월부터 입체를 만들었어요. 그러고는 8월이 되어서 조금씩 윤곽이 드러나자 한 세트 먼저 찍기로 했지요. 바로 저 앞에 보이는 세트가 먼지깨비가 아침에 일어나는 장면이에요. 요 앞에는 다 만든 먼지마을 세트가 보이지요?



이 장면을 빚을 때는 정말정말 힘들었어요. 먼지마을에 가득한 아침 안개를 만들어야 하는데, 아무리 해도 안 되었거든요. 물어물어 드라이아이스를 사서 부채로 부쳐도 보고 입으로 불어도 보았지만, 안개는 아래로 아래로만 내려갔어요. 정말 안타까웠지요. 그래서 내일 다시 해 보자고 하고 냉장고에 잘 넣어두었는데, 글쎄 다음 날 보니 드라이아이스는 온데간데없고, 빈 상자만 냉장고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거 있죠? 정말 허탈했답니다. 어찌어찌해서 멋지게 만들긴 만들었어요. 괜히 비싼 돈 주고 산 드라이아이스는 날아갔지만, 정말 여러 사람이 머리를 맞대면 못할 게 없다니까요!



이건 그 다음 장면인데요, 먼지마을에 이상한 소리가 나서 깜짝 놀라는 먼지깨비를 찍고 있어요. 여름에 반팔로 일했었는데, 벌써 옷소매가 길어졌지요? 바로 저랍니다.^^ 이 세트는 어찌나 큰지 찍을 때 아주 애를 먹었어요.

이연실 작가는 다 만들었다고 생각했는데, 제가 카메라를 보면서 여기 모자란다, 저기 모자란다 구박하는 통에 다시 만들어서 붙이느라고 눈코뜰 새 없었지요. 입술은 댓발 나와 있었고요.




이번엔 하늘 장면이에요. 먼지깨비는 이상한 소리가 난 먼지 산에 가 보기로 하지요. 구름 위 하늘 꼭대기도 가 보려고 해요. 아주 씩씩하게... 이연실 작가가 정성을 다해 먼지깨비를 만지고 있어요. 우리 <먼지깨비> 책을 보면 빛그림이 여러 장 나오지요? 한 장면 찍는데 얼마나 걸릴 것 같으세요? 삼십 분? 한 시간? 모두 땡! 바로바로 평균 6~8시간쯤 걸렸답니다. 한 장 찍는데 즉석사진도 아주 많이 뽑아서 보아야 하지요.

이제 조금 지루할 때가 됐죠? 음, 그럼 우리 이연실 작가가 된통 당한 얘기 하나 해 드릴게요. 스튜디오에는 본뜻과는 다르게 엄청난 무기들이 도사리고 있어요. 저는 언제나 조심하라고 이르죠. 그런데 그만 이연실 작가가 일을 내버렸지 뭐예요.



맨 오른쪽에 주황빛깔이 보이시나요? 이게 뭐냐면요, 조명 다리가 기울지 않게 무게 중심을 잡아주는 추예요. 강철로 되어 있지요. 크기도 작은 것이 어찌나 무거운지 몰라요. 여기에 머리를 찧으면 부딪치는 소리는 하나도 안 나면서 아프기는 정말 애 낳을 때 아픈 것 저리 가라예요. 이연실 작가가 여기에 부딪쳤다는 것 아닙니까? 그 뒤로도 두 번 더 부딪치고 나서야 이연실 작가가 저 추에다가 등받이 쿠션을 대 주었답니다.



<먼지깨비> 맨 앞쪽에는 이런 글귀가 있어요. 이연실 작가의 헌사지요. 
 

먼지깨비를 내게 처음 알려준 스트라스부르의 다락방에게. 먼지깨비를 눈여겨봐 주고 용기를 불어넣어 준 에피날 이마주 학교 선생님들에게. 먼지깨비와 즐거운 시간을 함께해 준 은강이에게. 


책 안에도 보면 아이가 하나 나오는데, 바로 이 아이가 은강이에요. 아이랑 찍는 날은 정말 스튜디오가 정신이 하나도 없어요. 이연실 작가는 안절부절 어쩔 줄 몰라했지요. 다행히 잘 따라주고 재미있어해서 아주 쉽게(?) 끝낼 수 있었어요. 
 
우리는 이렇게 해서 2009년 2월에 모든 작업을 마쳤어요. 그러고는 3월에 책을 펴냈지요. 

고생해서 나온 책이기에 정말 뿌듯했지요. 하지만 한 가지 아쉬운 게 있어요.
아직 진짜 먼지깨비한테는 책을 못 보여줬다는 거예요. 틀림없이 우리 가까이에 있을 텐데, 웬만해선 안 나타나요. 그래서 구석에다 책을 갖다놓았지요. 

저는 믿어요.
틀림없이 먼지깨비는 책을 보았을 거예요. 제가 잠든 사이에, 제가 책을 보는 사이에, 아니면 제가 우리 딸하고 신 나게 <먼지깨비>를 보고 있을 때 말이에요. 

어떻게 그렇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냐고요? 

하하하. 놓아둔 책에 살짝 내려앉은 먼지 위에 <먼지깨비> 발자국이 찍혀 있었거든요.





여러분!
우리 마음씨앗그림책 스물다섯번째 이야기
<먼지깨비> 많이 사랑해 주세요!


 

 








* <먼지깨비>의 빛그림을 만드신 김향수 작가께서 직접 써 주신 글과 제공해 주신 이미지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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