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도 놀라운 것은 요가를 하고 나면 허기가 사라진다는 것이었다. 밥을 먹고 난 뒤에도 입이 심심해 주전부리를 달고 살던 내가 요가를 하면서부터 간식이나 야식 등을 먹지 않고 소식하게 되었다. 왜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식습관 또한 자연스럽게 변화되어 갔다. 인스턴트 음식이나 육식 위주의 음식을 주로 먹던 내가 현미밥과 야채 위주의 가벼운 식사만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요가를 하고 나면 살이 빠지나요?" 라고 묻는다. 나의 경우에는 요가 그 자체가 살을 빼준다기보다는 요가를 하다 보니 자연히 식욕이 줄고 몸의 라인이 살아나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체중감량의 효과는 요가를 꼬박 삼 개월 동안 꾸준히 이어간 뒤에야 나타나기 시작했다.

요가를 시작한 지 삼 개월 만에 딱 3킬로그램의 체중이 줄어들었다. 그 다음 달에도 3킬로그램, 또 그 다음 달에도 3킬로그램씩 체중이 줄었다. 그러다 보니 요가를 시작한 지 꼭 육 개월만에 18킬로그램의 체중이 줄어들어 있었다. 나는, 168센티미터의 키에 58킬로그램의 정상 체중으로 돌아오는 데 성공한 것이었다. (p.33-34)



















읽자마자 이 부분에서 엄청 갸웃했는데, 요가를 시작하고 난 첫날, 나는 식욕이 폭발했기 때문이다. 빈야사가 나의 첫수업이었고, 그 수업을 하면서 몸이 부서지는 것 같은 고통을 느꼈으며 집에 와서는 허기짐을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 엄청 많은 양의 밥을 헐레벌떡 먹었다. 요가한지 이제 2년이 넘어가는데, 나는 그간 어쩐지 허기짐을 못느낀다거나 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고, 엊그제 토요일에도 요가 끝나고 엄마한테 전화를 걸어 '엄마, 배가 고파서 팔다리가 후달려' 라고 말했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덕분에 나는 요가한지 2년이 넘었지만 하하하하 요가를 시작하기 전과 지금까지의 몸무게가 1킬로그램의 변화도 없다. 처음 요가를 시작하게 된 계기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다이어트도 당연히 있었다. 요가를 하면, 요가를 하기 전보다는 당연히 더 날씬해지게 될 줄 알았지! 그러나 아니었다. 요가는 그런 게 아니었어. 김혜나가 이 책에서 적은 것처럼, 그건 요가가 한 게 아니라 요가 하면서 '안먹은 나'가 한 일인 것이다. 왜때문에 김혜나는 요가를 처음 시작하고 허기를 느끼지 못했는지 모르겠지만, 나의 식욕은 요가를 시작하기 전이나 후나 변함이가 없다고 한다.



김혜나는 요가를 한지 오래되었고, 저 때 저렇게 안먹고 살이 빠졌지만, 체질상 살이 잘 찌고 빠지는 타입인 것 같다. 그 뒤에 다시 요가를 하면서는 살이 좀처럼 빠지지 않고 더 찌는 것도 경험하고, 또 빠지기도 하는데, 기분이나 몸 컨디션에 따라 몸무게가 쉬이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하는 것 같았다.



김혜나는 우울증도 반복적으로 앓고 있다. 김혜나가 요가를 시작하게된 계기도 여러가지가 복합적이었지만, 요가를 하면서 정신과 상담도 받고 한의원도 다닌다. 종국에는 하타 요가를 새롭게 맞이함으로써 몸과 마음이 모두 최상의 상태에 이르게 되지만, 그전까지는 매우 몸과 마음이 고생했던 것이다. 그 시간들 속에는 문학상에 당선되어 큰 상금도 받고 데뷔작이 몇 만부나 팔리는 성공적인 일까지도 있었지만, 그 기쁨이 오래 가기 보다는 그 작품을 쓰기까지 매달렸던 시간들이 굉장히 치열했고, 그 후에도 그보다 더 나은 작품을 써야 한다며 또 치열하게 매달렸다. 최근에 '박상아'의 《아무튼, 요가》를 읽으면서도 느꼈던 건데, 지금 이 김혜나의 책까지, 나는 '요가'라는 것에 대해 더 알고 싶어 들여다보다가 작가들의 치열함을 뜻밖에 맞이하게 됐다.


나는 이렇게 치열하게 살아본 적이 있던가, 내가 인생에 있어서 이토록 치열했던 적이 있던가. 어깨가 아플 정도로 글쓰기에 치열하게 매달리고, 하루에도 몇 시간씩 요가에 매달리는 이토록 치열한 삶이, 한 순간이라도 내 것이었던 적이 있던가. 물론 나는 이토록 치열한 적도 없었고, 앞으로도 치열한 것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가겠지만, 누군가가 어디에서 이토록이나 치열한 삶을 살았다는 것을 읽으면서 자꾸 내 삶을 돌아보게 됐다. 내가 잘못살았다는 게 아니라, 우리가 저마다 누구나 삶의 자세가 다르다는 것, 누군가는 어딘가에서 치열하게 살고 있다는 것.




나는 요즘 요가가 너무 좋다. 수술과 입원 후에 다시 다니고 있는 요가는, 그전보다 더 좋아졌다. 통 음악을 듣지 않는 삶을 살고 있는데, 어쩌다 흥얼거리면 요가할 때 들었던 음악들이다. 김혜나가 나중에 흐르고 흘러 닿게된 하타요가수업에서 선생님은 고관절에 대해 말한다.



"<생로병사의 비밀>이라는 프로그램 보신 분 계신가요? 언젠가 고관절 특집이 방영됐는데요. 네, 역시 보신 분이 계시군요. 고관절은 우리 몸에서 기운이 샘솟는 곳이라고 하죠. 이 고관절이 굳어 있으면 우리 몸에 에너지가 막혀서 제대로 흐르질 못합니다. 구조적으로도 상체와 하체를 연결해주는 기관이다 보니 고관절이 굳어 있으면 전신에 순환이 안 돼요. 또 상체 바로 밑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변비와 소화불량 등이 생기고, 체지방 즉 뱃살이 쌓이겠죠." (p.167)



"고관절이 막혀 있으면 기본적으로 먹은 것들이 제대로 소화가 되질 않죠. 음식은 우리 몸에서 반드시 소화(消化)가 되어야지만 기화(氣化)가 됩니다. 그래야 기운이 생기는 건데 일단 소화가 제대로 되질 않다 보니까 늘상 기운이 없고 축 처지는 것입니다. 그렇게 소화되지 않은 음식물들은 독소와 노폐물이 되어 체내에 쌓이고, 그러다 보면 기혈의 순환이 원활해지지 못하면서 소화가 더 안 되고, 배와 손발이 차가워지고, 변비가 생기고, 피부 트러블이 생기는 등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먹은 것이 소화가 되고 체내의 순환이 원활해지려면 일단 '소화의 불'이라는 것이 일어나야 합니다." (p.168)




프로그램 중에 '골반요가'를 들으면 고관절을 많이 풀어주는데, 얼마전에는 '테라피'를 듣는데도 고관절을 좍좍 펴줬다. 너무 아팠지만 시원한 느낌이 좋아서, 게다가 평소에 사용하지 않았던 부분이라는 걸 인식했던 터라 너무 좋은 거다. 어째 요가가 점점 더 좋아진다. 그런참에 책에서 고관절 관련된 부분을 읽으니 내가 좋아하는 골반요가를 앞으로도 빠짐없이 들어야겠다는 생각도 더하고.



요가를 앞으로 내 삶에서 놓고 싶지 않다는 생각은 계속 해오고 있었지만, 그것이 어떤 중심이 될 거라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다. 그러나 이 책에서 작가가 소설가로 데뷔하고 또 요가강사로도 삶을 유지하는 걸 보면서, 어쩌면 요가 강사라는 새로운 길을 나의 미래에 가능성으로 두어도 좋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보게 됐다. 지도자교육은 너무 빡세서 수련 과정에 대한 부분만 읽어도 '역시 내 일은 아닌듯' 하지만, 미래는 예측불허, 생은 그리하여 의미를 갖는 것이 아니던가.



퇴근 후에 하는 요가는 하루의 피로를 풀어주는 것 같아 좋아하지만, 토요일 오전이나 한낮의 요가를 나는 매우 사랑한다. 빛을 받으면서 요가를 하노라면 '아 행복하다' 하는 느낌이 절로 드는 것. '이렇게만 살았으면 좋겠다, 이렇게만' 하게 되는데, 그래서 얼른 은퇴하고 오전에 매일 요가하는 삶을 살고 싶다. 그리고 그렇게 살기를 반복하다 보면 더 깊은 수련이 가능해지고, 그러다보면 내가 나도 모르게 요가 강사의 길을 걷게될 수도 있는 거 아닐까. 그리고 어느날 말하는거지. '아, 내가 이럴 줄은 몰랐어!'



요즘에는 부쩍 평안하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게다가 워낙 좋아했던 책읽기와 요가지만 요즘엔 더 좋아. 이 책을 읽으면서는 요가가 너무 좋아서 막 눈물이 나려고 했다. 요가 너무 좋아 엉엉 ㅠㅠ 이런 기분으로. 왜, 너무 좋으면 울고 싶어질 때 있지 않나.


김혜나의 《나를 숨쉬게 하는 것들》을 읽으면서, 앞으로 하타 요가 수업 시간이 생긴다면 두려워하지 말고 들어보자,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건 어쩐지 더 깊은 요가의 단계인것 같아 숙련자가 해야할 과정 같지만, 일단 한 번 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한 동작을 깊이, 깊이 머무르는 건 또 어떤 의미가 있을까. 내 몸을 어떻게 들여다보게 될까?


호흡과 명상에 대해서라면 집에서 가만가만 해봐도 좋겠구나, 싶다. 나도 여전히 호흡이 어려운데 책을 보니 비염이 있으면 호흡이 어렵다고 되어있더라. 그래도 계속 연습에 연습을 거듭하면 나도 언젠가 폐를 열어주는 호흡을 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최근에 '도로시 길먼'의 《뜻밖의 스파이 폴리팩스 부인》읽으면서는 지난 삶을 돌아보며 현재에 만족하게 되었는데, 오늘 김혜나의 이 책을 읽고서는 나의 미래에 대해 긍정적인 마음을 갖게 되었다. 이 직장생활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데, 꾸준히 하는 요가가 또 몇 년 후에는 내게 단단한 버팀목이 되어주지 않을까. 아 진짜 너무 좋다. 요가 더 열심히 해야지. 못하지만 열심히 하다보면 언젠가는 잘하게 될 수도 있겠지. 아직 라운드 숄더 너무 하지만, 점차로 벗어날 수 있겠지. 고관절, 고관절 운동에 최선을 다하자. 그리고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깊게 내뱉고. 좋아하는 요가 음악으로 리스트도 만들어 두었으니, 혹여라도 시간이 될 때면 가만가만 명상과 호흡도 해봐야지.


그나저나, 과식하지 말라고 이책에서 그랬는데, 점심에 또 과식해버렸네...


시무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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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주나여,
그러므로 그대의 의무를 수행하도록 하라.
행위를 하는 것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훨씬 더 낫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그대는
그대의 육신조차 지탱할 수 없을 것이다. -『바가바드 기타』, 3장 8절- P4

돌이켜 보면 삶에 있어 나는 단 한 번도 멈춰 있던 적이 없었구나, 라는 사실을 그제야 알 수 있었다. 앞이 전혀 보이질 않던 스무살.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며 매일 같이 술을 마시고 비틀거리며 주저앉아 있던 나였지만 그것은 결코 멈춰 있는 상태가 아니었던 것이다. 절망과 방황에 휩싸여 비틀거릴 적에도, 쓰러져 죽은 듯이 누워 있을 적에도 나는 진짜 ‘나‘를 찾기 위해 내 안에서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었던 것이다.- P28

˝제가 진짜 다른 사람들한테는 절대로 권하지 않는 직업이 요가 강사이긴 해요. 왜냐하면 사실 요가 강사만 해서는 밥 벌어먹고 살기가 무척 힘들거든요. 요가가 대중화 되어서 요가 학원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여기저기 문화센터나 헬스클럽 등에서도 요가를 가르치긴 하지만, 그와 동시에 요가 강사로 전업하는 사람도 워낙에 많은 탓에 제대로 돈벌이 하면서 살아남기는 좀 어렵죠. 하지만 혜나 씨는 작가니까, 부업으로는 요가 강사만한 직업이 없을 것 같아요. 여기저기 식당에서 시간제 아르바이트 하는 것보다는 시간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체력적으로나 훨씬 더 이득이기도 하고요.˝- P88

앞이나 옆, 내 시선이 닿는 곳에 앉은 사람들 중에 요가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되는 사람들, 혹은 선생님의 구령을 잘못 알아들어 바른 자세를 만들지 못하는 사람들을 보면 나도 모르게 그들에게 다가가 바르게 알려 주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이었다. 나라고 해서 몸이 아주 좋거나 요가 동작을 정확하게 구사하는 것은 아니지만, 조금이라도 먼저 배운 것이 있으니 자꾸만 알려 주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 그렇게 내가 배운 것을 다른 사람들과 조금이라도 나눌 수 있다면 좋겠다는 마음이 수면 위로 떠오른 뒤에야 나는 선생님에게 요가 지도자 과정에 한 번 도전해 보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P91

요가 학원에서 나와 버스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그동안 쓰지 않던 근육과 관절들을 너무 많이 사용한 모양인지 골반이 끊어질듯 아파왔다. 하지만 그 자극들이 왠지 기분 나쁘지만은 않았다. 무언가 새로운 세계를 만나게 될 것만 같은 예감. 결코 쉽거나 만만한 세계는 아니겠지만, 그래서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세계로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는 기분이 들었다.- P95

옷을 갈아입고 요가 학원을 나서는 순간, 내 몸에 둥그런 태양이 두둥실 떠올라 나를 비춰 주고 있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나누어 지는 빛으로 인해 나는 보다 따뜻해진 마음을 안고 요가 학원의 문을 나섰다.- P105

˝저는, 돈이 없어서 요가를 못하는 일은 절대로 없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런 일은…… 정말 있어서는 안 되죠. 마찬가지로 돈을 벌기 위해서 요가를 하는 것도 결코 옳은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요가붐이 일면서 요가로 장사를 하고 큰돈을 버는 사람들이 있기도 하지만, 그건 정말 잘못된 일이에요. 그러니까 돈 때문에 수련하러 못 오는 일이 없도록 하시고, 혹 다시 강사로 일하게 되더라도 돈 때문에 요가를 하지는 마세요.˝- P181

과식은 기도와 기맥을 막아 호흡기와 순환기에 물리적인 장애를 가져올 뿐만 아니라 우리의 의식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마련이다. 과식 후 무거워진 몸은 우리의 의식을 어지럽혀 불쾌하게 만들고, 음식을 조절하지 못한 것에 대한 자책과 번민, 후회 때문에 우울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몸이 무겁고 정신이 맑지 못한 상태로는 요가는커녕 몸을 움직이고 숨쉬는 것초자 하기가 힘들다. 이처럼 요가의 첫 단계인 야마(Yama, 의무계)와 니야마(Niyama, 권고계)를 지키지 못하면 그 다음 단계인 아사나 수행에 들어갈 수조차 없는 것이다. - P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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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9-07-15 1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가는 하지 않고 요가복만 사는 1인이
다락방님 요가사랑에 흐믓해 합니다 ㅎㅎㅎ

다락방 2019-07-15 15:28   좋아요 0 | URL
이 책은 단발머리님 서재에서 보고 읽게된 책인데요. 너무 치열한 삶과 우울증은 같이 오는 것인가 싶어 우울증이 또 궁금해지더라고요. 회사 동료 직원에게 죽고싶지만 떡복이는.. 책 빌려달라고 했어요.

요가 너무 좋아요, 단발머리님! 지금보다 더 좋아하게 되었으면 좋겠어요. 요즘엔 요가로부터 마음의 평안을 많이 얻어요. 후훗.

유부만두 2019-07-15 16:52   좋아요 0 | URL
전 요가도 하고 요가복도 사고
떡볶이도 좋아합니다. 가끔 우울하기도 하네요.

다락방 2019-07-15 16:57   좋아요 0 | URL
요가를 좋아하지만 오늘은 퇴근하고 와인을 마시러 갈겁니다. 으하하하

chika 2019-07-15 15: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술하고 난 후 배에 힘이 안들어가고 허리도 너무 아픈데다가 양반다리도 안되니까 요가는 꿈도 못꿨어요. 그래도 1년이 넘어가니 조금씩 다리가 펴지기는 하네요. 저도 슬슬 요가 욕심이 납니다. 서너가지 동작은 됐었는데 말이죠....

다락방 2019-07-15 15:29   좋아요 0 | URL
그렇다면 요가를 천천히 시작해보셔도 좋을것 같아요. 테라피 같은 거는 스트레칭이니까, 너무 빡센 거 말고 스트레칭으로 짜여진 요가라면 시도해보시는 게 오히려 회복에도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저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요가가 좋아져요. 여전히 못하지만요... 하하하핫.

2019-07-15 15: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7-15 15: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설해목 2019-07-15 1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역시 요가의 매력에 점점 빠져들고 있는 일인입니다.
아무 생각없이 선생님의 말씀에 따라 내 몸에 집중하면서 보내는 그 시간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네요.
몸을 움직이는 것도 좋지만 그 한 시간 동안 아무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정말 좋더라구요.~
김혜나 소설가가 요가 강사로도 일한다는 것을 들었던 것 같긴 한데....
암튼 이 리뷰 덕분에 요가에 대한 사랑이 더 커져버렸어요. ㅎㅎ


다락방 2019-07-15 16:54   좋아요 1 | URL
저는 늘 못하면서도 좋아한다는 게 쑥스럽더라고요. 그래도 계속계속 좋은 마음을 유지하고 싶어요. 이렇게 누군가 요가를 하면서 느꼈던 것들에 대한 글을 읽고나면 또 조금 더 좋아지는 것 같아요. 이 책에서는 고관절에 대해 얘기를 듣는게 좋았고, 하타 요가라는 것에 대해 궁금해졌어요. 하타 요가는 한 번도 안해봤고 또 제가 하기엔 좀 어려운 요가인 것 같지만 궁금하고 해보고 싶고 그래요.

김혜나 소설가는 지금 요가 강사로 계속 일하고 있는 것 같아요. 저는 강사 까지는 .. 어휴, 너무 먼 길인것 같지만 ㅎㅎ 매일 아침에 요가하는 삶을 살고 싶어요. 지금은 회사 다녀서 곤란하고요... 언젠가는 그렇게 살고 싶어요.

요가 사랑해요, 설해목님! 우리 같이 요가를 사랑합시다. 꺅 >.<

지나 2019-07-15 1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가 하고 일킬로도 안빠졌는데요. 오늘 하타 요가 있어서 가려고 합니다. 요가를 잘하고 싶은데 정말 못하는 저입니다.
하면 할수록 요가는 근육운동 같아요. 이번달 까마귀자세 하타요가에서 집중연습 하는데 어려워요. 참 어려워요.어떻게 두팔로 무거운 제몸을 드나요?ㅠㅠ

다락방 2019-07-15 22:13   좋아요 0 | URL
우어어엇 제가 말입니다. 까마귀 자세 2초 성공 경험이 있는 사람입니다!!!!!!!!!!!!!!!!!!!!!!!

2019-07-21 14: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7-22 08: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noomy 2019-07-27 1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번 잼있는 글 눈팅만 하다가 댓글 답니다~ 저도 요가를 좋아하고 잘하고 싶고, 앞으로도 더 좋아하고 싶은 요기입니다. 요가는 우연한 계기로 2년 넘게 하고 있는데 워낙 로보뜨 같은 몸이어서 진짜 안 늘더군요. 쌤은 저보고 첨보다 엄청나게 발전했다고 하시는데 제가 보기엔 개미 눈물만큼 는거 같기도 하고 ㅋㅋ. 매번 수련하면서 인간의 몸이 이렇게나 다양하게 움직일수도 있구나하며 늘 감탄과 행복을 동시에 느끼지만, 맨 뒷자리에서 남들 시선 신경 안쓰려고 늘 노력해도 그게 잘 안되네여. 남자회원이 저밖에 없거든요ㅜㅜ 남자한테 정말 좋은 수련인데.. 아참~ 식욕은 저도 더 커지던데요 ㅋㅋㅋ 앞으로도 열씨미 요가 합시다~ 나마스떼

다락방 2019-07-28 10:27   좋아요 0 | URL
아아 식욕 커지는 사람이 저 뿐만은 아니었군요! 가뜩이나 식욕 쩌는데 더 커져서 어쩌나 싶습니다 ㅋㅋ
저도 처음에 비하면 많이 늘긴 한 것 같은데요, 처음엔 진짜 몸이 엉망이었던지라.. 어떻게 해도 늘 수 밖에 없었던 비루한 육체.. 그렇지만 정말 너무 조금씩 늘어요 ㅜㅜ 언제 선생님들 처럼 핸드 스탠딩이 될지, 다리 일자 찢기가 될 지 모르겠어요. 처음엔 그런 게 목표였지만 아, 나는 거기까지는 바라지도 말자 싶더라고요. 그냥 몸 쭉쭉 스트레칭 해주는 걸로 내 요가는 의미를 다하는 것이다... 생각하려고요. 요가한다고 살 빠지는 것은 결코!! 아니어서 ㅋㅋㅋㅋㅋㅋㅋ 몸무게 변화 1도 없지만 ㅋㅋㅋㅋㅋㅋㅋ 그렇지만 요가는 너무 좋아요. 저도 계속계속 하고 싶어요. 누미님 하시는 요가는 프로그램이 다양한지 궁금하네요. 회사 동료는 하타 요가만 다니거든요.
그나저나 혼자 남성 분이시라니... 신경이 안 쓰일 수 없겠어요. 기운내세요!!
요가 얘기 자주 합시다. 나마스떼~
 
옥상에서 만나요
정세랑 지음 / 창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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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눈, 말하고자 하는 욕망, 문장력, 머릿속 가득한 이야기들. 소설가에게 필요한 걸 정세랑은 다 가지고 있다. 따뜻한 마음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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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장수 2019-07-15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 놓고 못 읽고 있었는데, 역시 좋은가 보네요.

다락방 2019-07-15 14:42   좋아요 0 | URL
동시대에 정세랑 작가가 있어서 참 다행이에요, 얼음장수 님.
:)
 
처음부터 잘 쓰는 사람은 없습니다 - SNS부터 에세이까지 재미있고 공감 가는 글쓰기
이다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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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당황스러웠다. 뭐랄까, 평소에 늘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이러이러한 방법이 좋다는 자기 확신이 없는 채로 쓴 글 같다고 해야하나. 이 책을 위해 만들어진 방법의 느낌이었다. 얼마전에 읽었던 '이현' 작가의 [동화 쓰는 법]이 자연스레 떠올랐는데, 이현 작가의 책에서는 작가가 분명히 알고 있고 또 확신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던 거다. 글을 쓰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깨닫고 그걸 본인이 확실히 인지하고 있다는 느낌. 그러나 이다혜의 책에서는 그런 게 없고 스스로도 자신이 말한 방법을 딱히 자신이 쓰는 것 같은 느낌도 아니라 내 경우엔 글쓰는 데 별 도움 안되는 책.


무릇 책이란 언제나 읽는 자의 몫이려니,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세상에서 가장 좋은 쓰기 방법 책이 될 수도 있을 터. 그러나 내 경우엔 글을 잘 쓰기 위해서라면 거침없이 이현 작가의 책을 추천하겠다.


이 책에서 글을 잘 쓰는 방법에 대해서는 딱히 얻은 건 없지만, 좋은 책들에 대해서는 많은 정보를 얻었다. 다이어리에 몇 권 메모해두었고, 오늘은 그중 한 권을, 다른 책들을 사면서 구매했다. 이다혜 작가는 글을 쓰는 것 보다는 책에 대해서 말하는 쪽이 더 매력적인 것 같다. 본인도 그걸 더 좋아하는 것 같고.









방법1. 장소만들기
식탁일 수도 있고 커피숍일 수도 있다. 여기 앉으면 글 쓰는거야, 라고 생각하는 작업실을 만든다. 물론 이렇게 커피숍에 가서 영원히 친구와 문자를 주고받을 수도 있지만, 안 돼! 그러면 안 된다!- P44

인간관계가 좋은 편은 아니라고 자평하지만, 그와 무관하게 좋은 것을 좋다고 말하는 데 주저하지는 않는다. 나와 가까운 사람들의 멋진 성취에 대해서라면 칭찬하는 말을 고르고 골라 전한다. 책이나 영화에 대해 쓸 때도 마찬가지다. 좋을 때는 좋다고 헌신적으로 말하도록 노력한다. 어떻게 하면 흔하지 않은 찬사를 보낼 수 있을까 진심으로 고민한다.- P109

지금의 나를 가장 고통스럽고도 기쁘게 만드는 일은, 재미있는 소설을 만나는 일이다. 손에서 책을 놓지 못해 밤늦게 새벾까지 읽어 끝을 본 뒤 어디로든 힘껏 달려가고 싶은 기분에 빠진다. 책 한 권이 나를 다른 사람으로 만든 것처럼. 지저분한 방을 싹 뒤엎고 새로운 무언가를 도모해보고 싶은 마음, 누군가의 마음을 이렇게 움직이는 글을 쓰고 싶은 마음, 지금보다 더 좋은 사람이 되어 다른 이들에게 사랑받고 싶은 마음 같은 것이 온통 뒤범벅이 된다. 있는 힘껏, 내가 무엇이 될지 한번 시험해보고 싶다는 마음. 아주 좋은 책과 아주 좋은 여행이 그런 일을 가능하게 한다. 그리고 놀랍게도, 보통의 책과 보통의 여행도, 나쁜 책과 나쁜 여행도 나를 조금씩, 하지만 영구적으로 바꾸어놓는다. 그리고 알게 되는 것이다. 좋고 나쁨을 말하는 것은 어쩌면 불가능하리라고. 나빴다고 생각한 일이 나중에 더 좋은 일로 이어지기도 한다. 소설 속 주인공들을 구경하며 깨달은 것을 내가 경험으로 배운다. - P125

학생들에게 말할 기회가 생기면 꼭 하는 당부가 있다. 악플을 쓰지 말라고. 당신이 쓴 글을 세상 누구도 안 읽을 수 있지만, 당신 자신은 읽는다. 그 말은 다른 사람에게 향하기 전에 당신 자신을 향한다. 물론 악플을 쓰지 말라는 이유는 몇 가지가 더 있다. 남에게 상처주는 말을 벼르는 재능은 없느니만 못하다. 남이 어떤 말에 아파할지 궁리하며 에너지를 쓰지 말자.
악플러를 잡고 보니 가까운 사람이더라는 경험담을 듣게 되기도 한다. 아는 사람에 대해 익명으로 악플을 단다는 말이다. 잘되는 게 배가 아파서, 하는 짓이 기분 나빠서, 혹은 그냥 날이 궂어서. 그런 이들은 사정을 잘 알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뾰족한, 아프게 하는 악플을 달기 마련이라, 고소하고 보면 아는 얼굴이라는 말이다. 로버트 그루딘은 [당신의 시간을 위한 철학]에서 ˝범죄 가운데 가장 만연하고 많이 재발하면서도 좀처럼 법으로 처벌할 수 없는 것이 근거 없는 헐뜯기, 즉 중상이라는 달콤하고 사교적인 공격이다˝라고 말했다.- P131

나는 내 글의 첫 독자다. 이것은 많은 작가들이 글을 쓰는 멋진 이유가 된다. 내가 읽고 싶은 글이 세상에 없어서 내가 쓴다. 남이 읽어주는 것은 그다음의 행복이다. 일단 쓰는 내가 느끼는 즐거움이 존재한다. 쓰고자 하는 대로 써지지 않는 고통이 있고, 그래서 퍼붓는 노력이 있고, 더디지만 더 나은 형태의 결과물을 만들어간다. 남이 알기 전에, 그 매일에 충실한 나 자신이 먼저 안다. 나는 내 글의 첫 독자다. - P133

어떤 일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다음 발걸음을 내딛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상처에 대해 쓸 수 있다는 말은 상처를 잊었다는 뜻이 아니라 상처와 함께 사는 법을 아는 사람이 되었다는 뜻이다. 당신이 도저히 글로 옮길 수 없다고 생각하는 그 일을, 언제가 되면 글로 옮길 수 있을까. 서두르지 말자. 이것은 이기고 지는 배틀이 아니다.- P157

나는 타인을 공격하는 자유를 보호하기보다는 부당하게 공격받지 않는 권리를 먼저 보호하자는 주의의 사람이다. 의도와 무관하게 ‘그러하게‘ 읽힌다면 글을 잘못 썼을 가능성이 높다. 글을 써놓고 글쓴이의 의도를 따로 구구절절 설명해야 한다면,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글을 잘못 썼다.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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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스파이 폴리팩스 부인 스토리콜렉터 34
도로시 길먼 지음, 송섬별 옮김 / 북로드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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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스파이 폴리팩스 부인이 스파이 역할을 성공적으로 할 수 있었던 건, 그동안 할머니의 삶이 켜켜이 할머니에게 쌓인 덕분이다. 다정한 마음, 친절한 태도, 이것들이 모두 모여 만들어진 할머니의 지혜. 폴리팩스 부인의 그동안의 삶이 축적해온 온전한 할머니 자신이 그렇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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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에 단발머리 님께서 작성하신 이 책에 대한 페이퍼를 보았고, 내친김에 나도 좀 읽다 자야지 하고 지난번 읽던 곳의 다음부터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놀라운(!) 이야기를 접하게 되는데, 아니 글쎄, 메리 울스턴크래프트가 《여성의 권리옹호》에서 '루소' 에게 반박한다는 거다. 쉽게 말하면 루소를 까는거다! 그러면 왜 까는가? 깔만하니까 깐다..루소, 남자여... 루소도 걍 남자로구나.



루소는 선언하기를 여자는 결코, 단 한번도, 스스로 독립적인 존재라고 느껴서는 안 되며, 자신의 천부적 교활함을 발휘하면 안 된다는 두려움을 늘 의식하면서 살아야 하고, 남자가 쉬고 싶어할 때면 언제든지 더 매혹적인 욕망의 대상, 더 달콤한 동반자가 되기 위해 스스로 애교덩어리 노예로 변해주어야 한다고 한다. 그는 이 주장들을 자연의 섭리에서 이끌어냈다고 내세우면서, 한 술 더 떠서 여성의 성격과 관련해서는 복종이라는 큰 가르침을 철두철미하게 주입시켜야 하기 때문에 모든 인간 미덕의 주춧돌인 진실과 강인함의 함양에도 어느 정도는 제한을 둘 필요가 있다는 식으로 넌지시 말하기까지 한다. (p.59)



나는 그동안 세상에서 똑똑하다고 여겨져온 남자들이, 지혜롭다고 혹은 선견지명이 있다고 여겨져온 모든 남자들이 지나치게 과대평가되었었다는 걸 깨닫는다. 그들이 서로 오구오구 우쭈쭈 해주고 천재 학자인 듯 떠받을어준 모든 남자들이, 그러나 '남자들의 세계에서만' 똑똑한 사람이었다는 것, 세상을 보는 눈이나 좀 더 깊이 사유할만한 능력은 안되는 사람이었다는 걸 깨닫는다. 남자들은 그동안, 세상이 남자들의 세상이었기 때문에, 지나치게 과대평가 되었다. 편협한 시선을 갖고 있어도 당대의 지식인으로 여겨졌었지.



나는 어디, 루소를 얼마나 가열차게 까대는가 보자, 까대는 것에 연대하리라!(응?) 하며 책장에서 오랜동안 잠자고 있던,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의 《여성의 권리옹호》를 꺼내가지고 오늘 아침 출근길에 올랐다.
















아니, 그런데 대실망인 것이, 쩝... 옮긴이가 쓴 <들어가는 말>에 보면 내가 읽기로 선택한 이 책이 전문을 번역한 건 아니라는 거다.



《여성의 권리옹호》는 전체 13장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문고본인 이 책의 성격상 다 싣지 못하고 중요도를 고려해 1,2,5,6,9,12,13 장을 선별해 번역했다. 2장과 유사한 주제를 논하는 3장과 4장, 부모와 자녀의 관계를 노함으로써 전체 주제와 비교적 거리를 두고 있는 10장과 11장을 배제하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그러나 정숙함에 대해서 논하는 7장과 좋은 평판을 유지하느라 소홀히 취급되는 도덕성의 문제를 지적한 8장을 빼는 것은 아쉬운 결정이었다. 아울러 여성을 폄하하는 여러 작가들을 비판하는 5장과 여성들이 쉽게 범하는 여러 오류를 지적하는 13장의 경우, 각각 한 명의 작가와 한 가지 오류만 선택했고, 13장에서는 결론에 해당하는 마지막 6절을 포함시켰다. (- 여성의 권리옹호, 들어가는 말, 옮긴이 문수현, p.12)



음, 이게 전체를 다 번역한 게 아니라 일부라니, 음, 난 그것도 모르고 덜컥 사버렸는데. 제대로 읽으려면 다 읽어야 하는 거 아닌가, 다시 살까..를 고민하다가 그냥 일단 읽기로 했다. 나한테 필요한 건 조금 더 과격한 책들일테니, 이건 이것대로 읽어도 충분하지 않을까. 그렇지만 여성폄하 작가들을 비판하는 5장을.. 읽고 싶다... 누구를 가열차게 까댔는지 궁금해. 자고로 사람이 친해지려면 뒷담화를 같이 해야 되는 거 아닙니까.



<제1장 인류의 권리와 연관된 의무들을 고찰함>에서 메리 울스턴크래프트는 남자들을 깐다. 루소를 언제 까려나 했더니, 걍 1장부터 까버려. 루소만 까는 게 아니라 남자는 그냥 다 깐다. 루소를 비롯해서 모든 직업군의 남자들을 그냥 죄다 멍청하다고 생각한다, 울스턴크래프트는.



하는 일이라고는 여성을 유혹하는 것뿐이고, 세련된 태도 덕분에 화사하고 장식적인 의복 밑에 추악한 부도덕성을 감춤으로써 사악함을 더욱 위험한 것으로 만들어버리는 게으르고 천박한 일군의 젊은 남성들이 간혹 시골에 체류하는 것보다 더 시골 마을 주민의 도덕성을 침해하는 것은 없다. (여성의 권리옹호, 메리 울스턴크래프트, p.27)



신분 혹은 재산을 가진 남성은 이해관계에 의지해 출세하게 되리라 확신하기 때문에, 터무니없는 변덕을 추구하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반면에, 흔히 말하듯이 자신의 재능으로 출세해야 하는 궁핍한 신사는 비굴한 식객 혹은 비열하게 남의 약점을 이용하는 사람이 된다. (여성의 권리옹호, 메리 울스턴크래프트, p.274)



선원들과 해군 장교들도 같은 범주에 해당되지만, 그들의 사악함은 경우만 다르지 더 심한 양상을 보인다. 그들은 자신의 신분에 해당하는 의식 절차들ceremonials을 이행하지 않아도 될 때는 더욱 철저하게 게으르다. 이에 비하면 육군 병사들의 하찮은 배회는 적극적인 게으름이라고 이름 붙여도 좋을 것이다. 남성들끼리의 사회에 보다 국한되어 있는 해군은 유머와 심한 장난을 선호하게 된다. 반면에 행실이 얌전한 여성들과 빈번히 어울리는 육군 병사들의 경우 감상적인 위선적 말투가 몸에 밴다. 그러나 그들이 너털웃음을 짓건 예의 바른 억지웃음을 짓건, 지성이 의심스러운 것은 마찬가지다. (여성의 권리옹호, 메리 울스턴크래프트, p.27-28)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울스턴크래프트는 한마디로 남성들의 지성을 의심했다. 이 놈이나 저 놈이나..처한 상황에서 처한 환경에 따라 지성이 의심스러워. 1장의 마지막에서 다시 한번 루소를 까주고 마치는데, 자, 까는 걸 또 얼마나 문학적으로 까댔는지!



루소가 그의 탐구에서 한층 높이 올라섰거나, 혹은 그의 눈이 그가 거의 언제나 호흡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 안개 낀 대기를 궤뚫어 보았다면, 그의 활동적인 정신은 참된 문명을 확립하고 인간의 완성을 숙고하는 데로 돌진했을 것이다. 맹렬하게 날아서 감각적인 무지의 밤으로 되돌아가는 대신에 말이다. (p.30)



정말이지, 너무 근사하지 않은가!


맹렬하게 날아서 감각적인 무지의 밤으로 되돌아간다니!! 무식하다는 표현을 이렇게나 아름답게 하다니. 울스턴크래프트 진짜 반할만한 사람인 것이야. 너무 좋은 표현이다. 어떻게 이렇게 무식하다는 걸 세련되게 표현했을까.


맹렬하게 날아서 감각적인 무지의 밤으로 되돌아가는 오, 루소여!!



그래도 루소 궁금해져서 루소도 읽고싶어졌다.




















최근에 SNS를 통해서 윤김지영 선생님의 논문을 다운받았다. 논문의 제목은 <페미니즘의 지각변동: 새로운 사유의 터, 페미니즘 대립각들> 이었다. A4 영지로 70장이 출력되던데, 앞에 몇 장만 잠깐 읽어봤다. 아니, 근데, 선생님은 초반부터 하이데거..를 데려오는 것이다. 하이데거요??



페미니즘은 섣부른 화해와 평화의 수사, 고고한 윤리적 우월성의 현시가 아니라 존재론적 폭력이라는 새로운 사유의 터를 열어젖히는 각축의 장인 것이다. 여기서 "존재론적 폭력"(Zizek, 2008: 68) 이란 마르틴 하이데거(Martin Heidegger)가 Introduction to Metaphysics(형이상학 입문)(2000)에서 도입하는 개념으로 "지금까지 들어보지도, 말해지지도, 생각되지도 않았던 것들을 드러내고 전개해나가는 쟁투"이자 "창조자들과 시인들, 사유하는 자들, 위대한 정치가들에 의해 지속되는 것"(Heidegeer, 2000: 65) 이다. 하이데거적 의미에서 존재론적 폭력을 구사하는 이들은 사유(思惟)의 시작점을 여는 이이며, 페미니스트들도 이에 속한다고 필자는 해석한다. 왜냐하면 페미니스트들은 새로운 세계의 문법을 발명하고자 하는 이들이자 기존의 남성 중심적 문법을 뒤틀어버리는 시인들이자 사유의 대전제와 공리들의 임계점을 드러내며 끝 간 데 없는 질문의 역량을 퍼 올려 철저히 사유하는 자이기 때문이다. (페미니즘의 지각변동: 새로운 사유의 터, 페미니즘 대립각들, 윤김지영, p.9)



아, 또 하이데거 궁금하잖아요, 여러분? 다행히도 나에겐 하이데거 입문서에 대한 정보가 있다. 한 달전이었나, 만화로 빌려왔다가 안읽고 반납했었지. 아하하하하. 하이데거는 이 만화로 존재한다! 꺄울 >.<
















음... 그렇지만.....음....이거 한 권 읽는다고 존재론적 폭력...에 대해 파악하기는 쉽지 않을것 같은데. 그런데 사실 용어상으로 그리고 윤김지영 선생님이 페미니스트들을 존재론적 폭력에 비유함으로써 그 의미가 뭔지 잘 알겠다.


이 논문은 <문화와 사회 2019 27권 1호>에 실린것 같은데, 이 책은 어디서 구해야하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논문은 파일로 제가 가지고 있으니 원하시는 분은 말씀하시면 이메일로 쏴드리겠습니다. 푸슝-



실비아 페데리치 덕에 마르크스 읽어야 됐고 파이어스톤 덕에 헤겔 읽어야 됐는데, 하하하하, 마리 루티 덕에 라캉 읽고 싶어졌고 메리 울스턴크래프트 덕에 루소 읽고 싶어졌고, 윤김지영 선생님 덕에 하이데거 읽고 싶어졌다. 헤겔과 하이데거 라캉이라니.. 아니, 나는 살면서 내가 이들을 만날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어. 그러나 뜻밖의 장소에서 이렇게 툭툭 마주치게 되네.



몇 번이나 언급했지만,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하는 거 진짜 너무 좋다. 지금 고정 멤버는 사실 몇 되지는 않지만, 그래도 고정 멤버가 있다는 건 완전 큰 힘이 된다. 꼬박꼬박 같이 읽고 글 써주는 분이 있는가 하면, 밀려서 시간도 못지키고 글도 못쓰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래도 계속 시간을 넘겨서라도 읽으려고 애를 쓰는 모습들을 보면 정말 큰 힘이 된다. 나로 하여금 계속 이걸 하게 만드는 동력이 된달까. 내가 '하자'고 제안한 사람이라는 것이 나에게는 퍽 다행이었다. '하자'고 한 이상, 해야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야말로 그 덕분에 꼬박꼬박 매달 해당도서를 완독하고 있다. 몇 권은 정말이지, 혼자 읽었다면 결코 다 읽을 수 없는 책들이었던 거다. 게다가 이렇게 읽다보니 되게 재미있고 즐겁다. 책 내용이 웃을 수 있는 내용인 건 아니지만, 고달픈 역사를 알게되는 것, 그것들을 표현해내는 글을 읽는게 새로운 깨달음인거다. 그 과정에서 작가들이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써줘서, 그리고 철학자들을 언급하고 그들의 책들을 인용해서 자꾸자꾸 더 재미있어진다. 어렵지만 재미있는 거. 내 능력이 딸리는 것 같아 몹시 힘들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이렇게 여성주의 책 같이 읽는 게 즐겁고 재미있다. 작년에 내가 한 일중 가장 잘한 게 이 일이었는데,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마지막으로, 윤김지영 샘과 윤지선 샘이 함께 저술한 책이 나왔다. 만세!! 이름하여, 《탈코르셋 선언》!! 아니, 엊그제가 월급날이었는데 어제 통장이 초토화 되었고..나는 7월 한 달 책 안사기..운동을 혼자 하기 시작했는데, 이렇게 윤김쌤 책이 나와버리면 내적 갈등이 오져버리는 것이여..



















이제 단팥빵 먹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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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9-07-12 0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 하이데거? 하아......

다락방 2019-07-12 09:02   좋아요 0 | URL
나 어떡해요? 😔

syo 2019-07-12 09:21   좋아요 0 | URL
🐒 : 체감상 하이데거가 제일 빡센 자식은 아니었어요(당연히 원전 아니라입문서 기준)

박찬국 선생님의 <삶은 왜 짐이 되었는가>를 일단 권하구요, 무난히 읽히면 역시 박찬국 선생님의 <들길의 사상가, 하이데거>로 복습 및 심화학습 해 주세요.

다락방 2019-07-12 09:22   좋아요 0 | URL
입문서 추천 겁나 받고 있는데 언제 다읽죠? 저 제 의욕대로 다 읽었으면 이미 대학교수... 🤪

syo 2019-07-12 09:26   좋아요 0 | URL
🙉 : 드릴 말씀이 없다. 그저 화이팅....

다락방 2019-07-12 09:31   좋아요 0 | URL
화이팅 접수합니다... (그러나 한숨)

단발머리 2019-07-12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방에서 나 혼자 혼잣말)
하이데거, 반사!!!

다락방 2019-07-12 10:15   좋아요 0 | URL
자, 우리 하이데거도 같이 파봅시다. 루소도, 라캉도....(끌어들이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부만두 2019-07-12 1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루소의 말년작은
에... 그러니까 할아버지의 징징댐이 지나칩니다
정신승리(?)같은 그 글을 읽으면
화가 나가는 커녕 쯧, 측은해 지... 아니죠, 너그러워 질 필욘 없죠! 까대야합니다. 말년작은 후져요.

다락방 2019-07-12 14:08   좋아요 0 | URL
제가 뭐 말년작까지 읽게 될것 같진 않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직 라캉도 못 건드리고 있기 땜시롱 언제가 될진 모르고 이렇게 읽을 책은 쌓여만 갑니다.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