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없는 주드 2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46
토마스 하디 지음, 정종화 옮김 / 민음사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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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우선 이 책은 모두들 읽어봤으면 좋겠다는 말로 시작하고 싶다. 강력하게 추천한다. 이 책은 토머스 하디가 얼마나 대단한지 알려준다. 여성에게 가해진 사회적 압박을 그 누구보다 냉철하게 직시하고 있었음을 이 책에서 그대로 다 보여준다. 그걸 보여주기 위해 하디는 '수 브라이드헤드'를 만들었고, 물론 '아라벨라'도 만들었다.


이 책의 제목은 이름없는 '주드' 이고, 당연히 처음 시작부터 주드의 이야기가 나온다. 주드가 부모도 없는 가난한 환경에서 그렇게나 공부를 하고 싶어했지만 아무도 지원해주지 않았고, 그래서 먹고 살기 힘든 와중에 혼자 독학하면서 그 삶을 이어가는 장면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젠가는 나도 대학에 가겠지, 하고 무모한 희망을 품는 주드의 젊은 생애. 그러나 주드는 '아라벨라'를 만난다. 그녀의 얼굴과 육체에 정신을 잃고 그는 '공부를 포기해야겠다' 싶을 정도로 그녀에게 빠져들고 그녀와 결혼하면서 불행한 삶을 시작한다. 그는 사랑하는 여자와 행복할 줄 알았으나 가난은 그들을 행복한 삶으로 가는걸 방해했고, 사랑은 곧 사라져버린다. 어쩌면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착각이었을지도. 주드는 아라벨라와 헤어지고 다시 공부를 하다가, 사촌여동생인 '수'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수 브라이드헤드는 역시 혼자였지만 공부를 열심히 하는 여자였고 당당한 여자였다. 그녀 역시 주드를 사랑하지만 그건 '오빠'로서였고 처음부터 연애감정은 아니었다. 그러나 수와 주드는 몹시도 비슷한 사람이었다. 영혼의 쌍둥이라고나 할까. 한예로, 주드는 어릴 적에 이웃집 농장에서 새들이 곡식을 쪼아먹지 못하도록 감시하는 일을 했지만, '저 새들이 먹으면 얼마나 먹는다고, 먹고 가렴' 해서 쫓겨난 일이 있다. 주드는 키우던 비둘기를 처분해야 했는데, 그 비둘기를 사간 사람이 분명 그걸 식용으로 팔거란 생각에 괴로워해서 돈을 받았으면서도 구매자 몰래 비둘기의 새장 문을 열어준다. 혼자서 열심히 살아가는 주드와 수였던 것이다. 주드는 그런 수를 사랑하지만 한 때 결혼한 적이 잇었던 자신의 처지와 또 사촌간이라는 것때문에 수와 결혼할 수가 없어 괴롭다. 한편 수는 자신에게 구애하는 스무살 이상의 '필롯슨'의 청혼을 받아들여 그의 아내가 되면서 동시에 그가 인수한 학교의 선생이 된다. 만약 수가 필롯슨과 결혼생활을 이어갔다면, 먹고살 걱정 없이 오히려 사회적 명성을 얻으면서 평온한 삶을 살아갈 수 있었을 것이다. 마음 속에 주드를 품은 채로 그러나 오빠로서 다정하게 지내면서 말이다. 그러나, 수는 그런 여자가 아니었고 그런 삶을 선택하지 않는다. 


수는 필롯슨을 선생으로서는 존경했고 친구로서도 좋아했지만 도저히 남편으로서 좋아지지가 않는다. 그의 손길이 닿기만 해도 소름이 돋는다. 게다가 수는 자꾸만 주드가 그립다. 수는 이 삶을 이어갈 수가 없다. 필롯슨에게 날 보내줘, 난 너랑 못살겠어, 난 괴로워, 나는 주드에게 갈게, 만약 주드에게 가는게 싫다면 혼자여도 되니까 제발 날 보내줘, 나는 너를 친구로서 좋아하지만 너의 아내로 살 순 없어, 한다. 필롯슨은 수를 사랑했기 때문에 너무나 괴롭지만, 그러나 그게 진정으로 수가 원하는 거라면, 그것이 수가 행복한 길이라면, 그런데 내가 뭐하러 붙잡고 있어야 하는가 하고 그녀를 보내준다. 그렇게 수는 주드에게로 간다. 그러나,


당시의 사회는 이런 상황을 용납할 수가 없다. 아내를 보내줬다고? 혼자라고? 그런 남자가 학교 선생을 해도 돼? 필롯슨은 그렇게 겨우 일궈둔 자신의 학교에서 쫓겨나고 가난해진다. 아내를 보낸 남자를 받아줄 학교가 더는 없어 일자리도 구할 수 없다. 그래서 오래전에 일했던 동네로 가 간신히 작은 학교의 선생을 하며 근근이 먹고 살아야 한다. 필롯슨의 친구도 한사코 수를 잡았어야 한다고 말했지만, 그러나 필롯슨은 자신의 처지가 이렇게 비참해졌어도 자신의 생각과 결정이 옳았다는 것을 확신한다.


자, 이제 둘이 그토록 원하는 함께하는 삶을 살게된 주드와 수는 행복해졌을까? 

수는 결혼식을 거부한다. 법적으로 결혼한 부부가 되는 것을 거부한다. 주드도 수도 이미 한 번씩 결혼에 실패했었고, 그것이 법적인 제약이며 결혼과 동시에 부부가 묶인다는 것, 남편이 달라진다는 것, 구속력이 생긴다는 것 등등 굳이 그걸 해야할 이유가 무엇이냐 싶다. 그렇게 주드에게 끊임없이 설득해서 그들은 법적인 부부가 되지는 않는다. 오빠, 나는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아요, 왜 그래야 해요? 우리만 사랑하며 살면 그만이지. 수의 말은 하나도 틀림이 없다. 수는 주드와 행복했고 누가봐도 그 둘이 서로를 보는 눈에서는 애정이 흘러내렸다. 저게 가능한가 싶을 정도로 그리고 그 자리를 놓친게 샘이 날 정도로 그들은 사랑했단 말이다. 그러나, 세상은 그들을 그대로 내버려두지 않았다. 뭐야, 너는 정식 아내가 아닌거야? 그것을 사회는 받아들이지 않는다. 정식 아내가 아닌데, 그런 부부에게 일자리를 줄 수는 없지, 정식 부부가 아닌데 어떻게 방을 줄 수 있겠어? 그렇게 손가락질 당하고 일자리도 없어져서 이 동네에서 저 동네로 이동해야 하는 삶을 주드와 수 부부가 산다. 수는 혼자서 충분히 공부를 많이 했고 똑똑하고 당당하고 당찬 여성이었다. 그런 모든 것들에도 불구하고 주드의 전처로부터 보내진 아이를 사랑으로 양욱하고 또 자신들의 아이도 낳으면서 열심히 살았단 말이다. 그러나 그들에 대한 사회적 압박은 도무지 그칠줄 모른다. 그리고 그들에게 비극적 일이 일어난다. 


이 슬픔은 도저히 극복가능한 것이 아니다. 주드와 수는 한없이 무너진다. 주드는 신앙을 가진자였으나 신앙에 회의적이 된다. 그런 한편 수는 이 비극을 맞이하고 가슴아파하다가 기존의 자신의 성향을 완전히 다 버린다. 바꿔버린다. 다 내탓이다, 내가 신을 믿지 않아서다, 내가 신의 말을 듣지 않아서야, 라고 자책하는데, 무엇보다 그녀는 자신이 사회적 관습을 따르지 않았다는 것을 자책한다. 다 내 탓이야. 내가 필롯슨과 결혼을 유지해야 했어, 나는 그의 아내로 살아야했어. 그녀는 잘못된 관습을 따르지 않으려고 했고 압박으로부터 벗어나려고 그렇게나 꼿꼿했는데, 비극앞에 무릎 꿇어버린다. 나도 그렇게 살아야 했어, 나도 남들처럼 결혼하고 그렇게 살아야 했어. 누군가의 아내로서, 그리고 법적 계약을 가진 부부로서 그렇게 살아야 했던거야. 그렇게 수는 다시 필롯슨에게 간다. 너의 아내로 살아갈게. 너와 부부가 될게. 수는 필롯슨의 자기 근처에만 와도 살 떨릴 정도로 싫지만, 그에게 이제 섹스도 허락한다. 싫은데, 그래야 하는거니까. 싫어서 안했더니 자기 앞에 고통과 비극이 찾아왔으니까. 그건 자기 잘못이니까. 남들 하는대로 해야 되는거였어.



내가 살고싶은대로 살아가는 걸, 세상이 그리고 사회가, 그리고 사람들이 못견뎌한다. 너도 이렇게 해야지, 너는 왜 다르게 살려고해? 사회에서 내동댕이 치려고 한다. 그 일은 결국 커다란 비극으로 그녀에게 돌아오고. 수가 '나는 그런 계약을 하고 싶지 않아' 라고 했더니 수의 전남편이 일자리를 잃고 현남편도 일자리를 잃고 자식들에게도 비극이 찾아온다. 결혼식을 올리지 않겠다고, 결혼하지 않겠다고, 결혼하지 않고 그냥 사랑하면서 살겠다고 한게 그렇게 큰죄인가? 그렇게나 당당하고 똑똑하게 맞서왔던 수이지만, 결국 무너진다. 사회적 압박에 무릎끓는다. 그녀는 미쳐버린다. 그녀가 사회적 관습에 남들처럼 들어가게 된건, 그녀가 이제 미쳐버렸기 때문이다. 제정신으로 살아가면 세상이 똘똘 뭉쳐서 그녀를 괴롭히기 때문이다. 내가 나로 살겠다는게 그게 잘못이라고 자꾸 사람들이 숙덕거린다. 



나는 이것이 잘못됐다고 생각해, 이건 옳지 않으니 하지 않을테야, 라던 수에게도 결혼은 비극이었지만, 그러나 그 사회적 계약을 누구보다 성실히 수행하려던 아라벨라에게도 이것은 압박이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결혼하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라고, 그리고 그렇게 살아야 하는거라고 생각했던 아라벨라는 때가 되어 남편감을 찾아내고 결혼하지만, 결혼했더니 이게 영 맞지가않다. 남편이란 작자 꼴보기 싫고 하나도 행복하지 않아, 그를 내팽개치고 다른 남자랑 결혼했는데, 얼라리여 그 남자는 수틀리면 아라벨라를 팬다. 아 이 남자도 나를 행복하게 해주지 않아. 그러나 아라벨라는 능력있는 여성이었다. 놀기를 좋아하고 남자를 좋아하고 지금처럼 BAR에서 일하면서 사실 충분히 혼자 살아도 된다고 생각하지만, 그러나 그건 지금 여기에 사는 내 생각이고, 아라벨라는 남편이 죽자 다시 결혼을 생각하고 이제 혼자가 된 주드를 노린다. 그렇게 꾀를 부려서 가까스로 싫다는 주드를 다시 남편으로 삼았건만, 하, 이 남자가 결혼하자마자 시름시름 앓아눕는다. 하아, 나는 왜이렇게 재수가 없지, 병든 남편 수발이나 해야 하다니, 하면서 다음 남편감을 물색한다. 누구보다 결혼이란은 것을 받아들이고 하려고 했던 아라벨라이지만, 나는 아라벨라야말로 자신이 결혼에 맞지 않다는 것을 진작에 깨달았어야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이 당연한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살앗는데, 아 나는 자꾸 불행하네? 남들 사는것처럼 살아야 한다는 이 커다란 사회적 압박은, 수를 망치고 아라벨라를 망쳤다. 



주드도 수가 살았던, 아라벨라가 살았던 이 시대의 피해자이다. 왜냐하면 가난했으니까. 죽는날까지 자신이 이루지 못한 대학으로의 꿈을 품고 살아가야 했던 그가, 대학에서의 축제를 비 맞으면서도 구경했던 그가, 그렇다면 이 사회의 피해자이기만 햇을까? 아니, 그는 남성이라는 성별로서 사회가 여성에게 압박을 가한 그 시대의 마찬가지 가해자이기도 하다. 함께 살지만 육체적 관계는 하고 싶지 않았던 수에게, 주드는 은근한 압박을 가한다. 비가 오던 늦은밤 주드의 집을 찾아와 호텔까지 데려다달라던 전(前)아내 '아라벨라'를 늦은밤 위험하니 그걸 어떻게 거절하냐 며 가지 말라는 수에게 다녀오겠다고 말하는거다. 그러면서 '너는 어차피 나한테 네 육체를 주지도 않잖아' 라고 하는거다. 냉정하게 따지면 내 아내는 아라벨라 아니야? 라면서. 그날밤 수는 주드를 거기에 보내고 싶지 않아서, 아라벨라를 데려다주는 걸 막고 싶어서, 알았어 너랑 잘게, 잘게, 하는거다. 그랬더니 비오는 늦은 밤 위험해서 아라벨라 데려다주겠다던 주드가 갑자기 돌변해서 '그녀는 혼자 가라지' 하며 문 걸어잠그고 아라벨라가 가든 말든 신경 안쓰는거다. 이제 수랑 잘 수 있으니까! 하- 수랑 섹스할 수 있으면 밤길 갑자기 안전해지는 부분이냐..수랑 섹스를 하지 않으면 밤길은 위험해지고? 물론, 그것은 주드 개인의 문제라고만은 볼 수 없다. 가난은 여자와 남자 모두에게 불행한 삶을 가져다주었지만, 그러나 여자에게 그 불행은 더 컸다. 


그리고 하디는 이 모든 것을 보는 사람이었다.

사회적 압박이 사람을 어떻게 미치게 하는지, 사람들은 자신과 같아지라고 얼마나 다른 사람들을 압박하는지 말이다. '난 그렇게 살기 싫다니까?' 하는 사람을, 어떻게든, 기어코 그렇게 살도록 만들어버리고 마는 사회를 하디는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의 뒷표지에 보면 '로렌스'가 쓴 평을 볼 수 있다.



수는 우리 문명이 빚어낸 최상의 산물로, 그녀는 우리를 두렵게 만든다. -D.H.로렌스 



책을 읽기 전에는 왜 '주드'를 읽는데 '수' 얘기를 했을까, 생각하게 되지만, 책을 다 읽고나면 이것은 사회의 압박에 저항하려고 했던, 그러나 끝내 무릎꿇고야 말았던 수의 이야기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 


네가 이래도 버틸 수 있을 것 같아? 네가 이러고도 잘 살 수 있을 것 같아? 어디 얼마나 버티는지 보자! 끊임없는 압박속에 수는 결국 무릎 꿇는다. 무릎 꿇기까지 그녀에게 가해진 고통과 괴로움을 보노라면, 혹여라도 수처럼 생각햇던 사람들이 '아니야, 남들처럼 살아야해, 안그러면 저렇게 돼' 하지 않았겠는가. 사회적 압박이, 관습이, 그러니까 정상가족에 대한 판타지와 가부장제가 그토록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는 방법일 것이다. 끊임없이 압박하고 괴롭히기. '그녀의 말이 맞아'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역시 괴롭히기. 


하디가 이걸 보여줬다, 사회적 압박이, 특히 똑똑하고 당당한 여성에게 가해진 사회적 압박이 어떠했는지를, 그런 여성을 어떻게 무너뜨리는지를 하디가 너무나 잘 보여줬다. 감탄이 나오는 책이다. 하디가 정말 대단했구나. 


모두에게 읽기를 권한다.




 "뭔가 알 수 없는 외부적인 존재가 우리에게 말을 해요. '너희들 하지 말지어다!' 라고요. 처음에는 '너희들 배우지 말지어다! 라고 하더니 그다음에는 '너희들 일하지 말지어다!'라고 하고, 지금 와서는 '너희들 사랑하지 말지어다!'라고 해요." -P.253


언제나 그랬듯이 그녀는 주드가 질투를 느끼는 경우 금세 알아차렸다. 사실 지금처럼 두 사람의 생활과 직접 관계가 없는 대화를 나누는 경우에도 그들의 마음속에서는 밖으로는 표현되지 않은 제2의 대화가 진행되었다. 두 사람 사이의 상호교감이 그만큼 완전했기 때문이었다. - P17

내가 내 마음속의 충동에 얼마나 끌려다니는지를 오빠에게 말하면 오빠는 충격을 받을 거예요. 쓸 수도 없는 매력을 타고나지 말았어야 한다고 느끼는 내 마음을 오빠가 안다면 놀랄 거라고요. 다른 사람에게서 사랑을 받고 싶은 여인의 마음은 때로는 채울 수가 없어요. - P19

그는 편지를 부활절 전야에 띄웠다. 두 사람이 내린 결론은 그것으로 최종적인 듯했다. 그러나 세상에는 그들의 결정 외에 또 다른 힘과 법칙이 작용했다. - P25

"여자가 결혼 초기에 싫어하는 것은 오륙 년 지나면 무관심한 마음으로 편안하게 다 털어버린다고 했어요. 그러나 그 말은 시간이 지나면 나무 다리나 팔에 불편 없이 익숙해지기 때문에 사지를 절단하는게 아무 고통도 아니라고 말하는 것과 같아요." - P34

이상한 것은 그의 첫 번째 소원-학문적 숙달을 향한-이 한 여자에 의하여 제지되었는데, 그의 두 번째 염원-사도(使徒)가 되려는- 도 또한 여자에 의하여 제지됭었다는 사실이다. "이건," 그가 중얼거렸다. "여자의 잘못인가? 아니면 사물의 인위적인 체제 때문인가? 그래서 정상적인 성적 충동이 무서운 집안의 올가미로 변해서 발전을 원하는 사람들을 붙잡는 것인가?" - P43

"하지만 우린 어떻게 하지? 수, 잘 알겠지만, 사랑해요."
"그 사실은 충분히 알아요. 하지만 난 지금 살고 있는것처럼 낮에만 만나면서 연인으로 지냈으면 좋겠어요. 그러는 쪽이 훨씬 더 달콤해요, 적어도 여자에게는요. 그쪽이 남자에 대해 더 확실한 감정을 가질 수 있어요. 따라서 우린 지금처럼 남의 이목에 특별히 신경을 더 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요." - P115

"난 오빠가 생각하는 만큼 예외적인 여자는 아니에요. 결혼을 좋아하는 여자는 오빠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그 수가 적어요. 여자가 결혼을 하는 이유는 결혼이 주는 위엄 때문이고, 때때로 사회적 이점이 따르기 때문이죠. 난 위엄과 이점은 없어도 살아요." - P117

"어디로 가죠?" 시간 아범이 궁금해하면서 말했다.
"우린 가는 것을 알려서는 안 된다. 아무도 우리가 간 곳을 찾지 못하게……. 우린 알프레드스턴으로 가서는 안된다. 맬체스터도 안 되고 새스턴도 안 되며 또 그라이스트민스터도 안 되지. 이런 곳을 빼고는 우린 어디로 가도 좋단다."
"왜 그런 곳은 안 되지요, 아버지?"
"그건 우리 머리 위에 떠 있는 구름 때문이란다. 비록 ‘우리가 아무에게도 불의를 하지 않고 아무에게도 해롭게 하지 않고 아무에게도 속여 빼앗은 일이 없더라도!‘ 비록 ‘우리 소견에 옳은 대로 행했더라도.‘" - P202

"글쎄, 나는 좋아하오. 이건 어쩔 수가 없소. 난 그곳을 사랑하오. 그곳은 나 같은 사람을 모두 미워하는 줄 알고 있소. 소위 말하는 독학자를 말이오. 그곳은 우리가 노력해서 얻은 지식을 경멸해요. 그런 것에 대한 존경심을 제일 먼저 보여줘야 할 텐데 말이오. 크라이스트민스터는 우리의 라틴어에서 잘못된 음절의 장단과 발음을 비웃어요. 가엾은 친구, 도움이 필요한데요 하고 말을 해야 하는데 말이오! ……그러나 나에게 그곳은 내 어린 시절의 꿈 때문에 우주의 중심이 되었으며, 그것은 누구도 바꿔놓을 수가 없어요. 곧 크라이스트민스터는 깨어나겠지요. 그리고 관대해지겠지요. 난 그렇게 되기를 간절히 기도해요! …… 거기로 돌아가서 살고 싶소. 거기서 죽고 싶소! 이삼 주일 뒤면 나는 거기로 갈 수 있겠지요. 그땐 6월이 되는데, 어느 특정한 날 거기 가 있고 싶소." - P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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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5-10-15 1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 2025-10-15 15:51   좋아요 0 | URL
저는 ‘하디 ‘하면 테스라고 생각했었는데, 이제 아닙니다. ‘하디‘ 하면 ‘주드‘인 것입니다!!

잠자냥 2025-10-15 16:12   좋아요 0 | URL
나도 빨랑 읽어야지........=3

다락방 2025-10-15 16:32   좋아요 1 | URL
얼른 읽고 리뷰 써주세요!! 저 잠자냥 님의 리뷰도 무척이나 읽고 싶어요!!

단발머리 2025-10-15 1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디의 작품으로 이걸 딱 픽해 주시니 저도 읽어야겠네요. 아, 2권짜리라서 🙄

다락방 2025-10-16 13:38   좋아요 1 | URL
두 권짜리지만 책장 잘 넘어가고 각 권이 두껍지는 않습니다!! 가보시죠!! ㅎㅎ

독서괭 2025-10-18 1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나 강추하시니 꼭 읽어야겠군요…

다락방 2025-10-18 14:57   좋아요 1 | URL
꼭 읽어보십시오!!
 
살인 재능
피터 스완슨 지음, 신솔잎 옮김 / 푸른숲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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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스완슨은 읽을 때마다 ‘흐음 이래도 되나‘ 싶기는 하지만, 이 책 읽으면서는 이 자식 죽이는게 답이겠구나 싶었다. 그리고 우리의 주인공은 나쁜놈들 응징을 참지 않긔!!
그나저나 이 책도 원서로 읽어보면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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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5-10-15 1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피터 스완슨도 좋은 선택지가 될 거 같아요. 근데 저는 읽어본 바로는 ㅋㅋㅋㅋ 맥파든이 제일 (잘 읽히고요) 두번째는 콜린 후버 ㅋㅋㅋㅋㅋㅋㅋ샐리 루니는 좀 다른 area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5-10-15 19:49   좋아요 0 | URL
아!! 콜린 후버!! 다음은 콜린 후버로 가야겠어요. 우리가 끝이야 읽으셨어요??

단발머리 2025-10-15 19:52   좋아요 0 | URL
안 읽었는데요 ㅋㅋㅋㅋ 저는 개인적으로 콜린 후버는… 😟 항상 끝날 때 느낌이 안 좋았어요, 저는요. 그래도 정하시면ㅋㅋ 따르리!!!

다락방 2025-10-15 20:18   좋아요 0 | URL
저도 콜린 후버 원서 안어려울 것 같은데 읽으면 찜찜하단 말예요? 🤔

단발머리 2025-10-15 20:28   좋아요 0 | URL
이유가 뭔지는 아직 저도 파악을 못 했어요. 한 권 더 읽으면 알수도 있겠지만 ㅋㅋㅋㅋ암튼 콜린 후버는 저는 이제 사지 않고 있습니다😎

다락방 2025-10-15 20:37   좋아요 1 | URL
저는 나름 파악을 한게, 제 나름의 이유지만, 도덕(모럴, 윤리)이 이야기안에 없는 것 같다, 부족하다 느꼈어요. 공개적으로든 비공개적으로든 말이죠.

단발머리 2025-10-15 20:40   좋아요 0 | URL
아~~ 그럴 수 있겠네요. 흠 🧐 전 연거퍼 2-3권 읽은거 같아요. 근데 그 이후로는 안 읽게 되네요.

다락방 2025-10-15 20:41   좋아요 1 | URL
자극 > 윤리 였다고 생각해요. 팔랑팔랑 넘어가는데 찜찜해요.

다락방 2025-10-15 21:07   좋아요 0 | URL
아 저는 원서는 한권(어글리 러브)에 나머지는 번역서로 읽긴 했어요.

단발머리 2025-10-15 20:45   좋아요 0 | URL
자극적인건 확실한 거 같아요. 그냥 야하기만 한 것과는 좀 다른… 잠깐만요 ㅋㅋㅋㅋㅋㅋ 저 지금 무슨 말 하고 있는 거죠?

단발머리 2025-10-15 20:48   좋아요 0 | URL
전 읽은 것 중에는 <All your perfects>가 제일 나았는데 그것도 시작하자마자 막장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5-10-15 20:50   좋아요 0 | URL
어글리 러브 ㅋㅋㅋㅋㅋ💕💜

독서괭 2025-10-16 08: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페어부터 읽고 생각해봅시다 ㅋㅋㅋ
전 콜린 후버 안 읽어봤어요. 워낙 유명해서 들어는 봤지만..

다락방 2025-10-16 09:19   좋아요 1 | URL
네 제가 지금 번역서 로맨스 하나 읽는 중인데 이거 괜찮으면 원서 살펴볼게요. 네, 아직 어페어 안읽었지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9,10월에 친구랑 같이 읽기로 한 책은 '토머스 하디'의 [이름 없는 주드]  였다. 친구는 진작에 다 읽었는데 나는 책이 한국에 있어서 읽지 못하고 있다가 며칠전에 한국에 들어와서 읽기 시작했다. 싱가폴에 가져가지 않으려면 한국에서 다 읽고가야지, 생각하고 있었다. 그게 가능할까 싶었는데 책이 재미있어서 일단 1권은 다 읽었다. 


토마스 하디라면 그 전에 [테스]를 읽었고, [성난 군중으로부터 멀리]를 읽었다. [성난 군중으로부터 멀리]는 읽고 다소 실망했던 감상을 남겼는데, 흐음, 이게 뭐 그렇게 여성주의적이라고 상찬인거지? 햇는데 이번에 주드 읽으면서 책날개의 소개를 보니 성난 군중으로부터 멀리가 두번째 책, 그러니까 하디의 초창기 작품이었다.  테스도 재미있게 읽었지만 하디를 좋아한다고 생각하진 않았었는데, 막상 이번에 하디를 읽는다고 하니(친구가 고른 작품이다) 하디 때문에 영문학을 전공한다고 했던 '아나스타샤'가 떠올랐다. 하디는 내 생각보다 더 대단한 작가일지도 모르겠다, 고 생각했는데, 영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에서 아나스타샤가 친구 대신 대기업의 젊은 보쓰인 그레이를 인터뷰하러 갔을 때, 친구 대신 왔음을 밝히며 자신은 영문학과라고 했더랬다. 그때 그레이는 아나스타샤에게 큰 흥미를 느끼며 물어본다.

"샬롯 브론테, 제인 오스틴, 토마스 하디 중 누구죠? 당신을 문학으로 인도한게.."

그리고 아나스타샤는 이렇게 답한다.

"하디요."

당시에 저 세 명의 이름 모두 나에게 다 딱히 매력적인 작가들이 아니었기 때문에, 흐음, 영문학 전공을 선택할 때 대부분 저 세 명중에 한 명인가보구나, 라고만 생각했다. 그리고 샬롯 브론테, 제인 오스틴이 아니라 저 세 명중 유일한 남자 성별인 하디를 선택한게 인상적이어서 이 장면을 기억하고 있다. 이 영화 외에도 다른 영화에서도 하디를 좋아하는 주인공이 나왔던 것 같은데 잘 기억은 안난다. 어쨌든 그레이는 그 뒤로 참... 어처구니 없는게, 자기가 부러 아나스타샤 보러겨 아나스타샤가 아르바이트하는 가게를 찾아가놓고서는, 자기한테 흥미를 보이는 아나스타샤에게 "나를 멀리해요" 라고 한다. 웃겨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니가 갔잖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빡쳐서 집으로 간 아나스타샤한테 이번에는 [테스]의 초판본(first edition)을 보내준다. 야, 너를 멀리하라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나 내가 하려고 한 이야기는 그레이의 50가지 이야기 .. 가 아니라 이름 없는 주드에 대한 것이다.
이름 없는 주드라면 아주 오래전에 그러니까 아마도 이십년도 더 전에 영화를 먼저 보았더랬다. 그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우울했던 것과 그리고 영화의 후반부에서 너무 충격적인 아이들의 죽음 장면이 나오던 것만 기억에 남아있었다. 그래서 책으로 보니 처음에 새로웠는데, 하아, 주드.. 어릴적부터 부모도 죽고 가난해서 할머니 밑에서 자라면서 사랑을 받지 못하고 노동을 하며 지낸다. 할머니는 너도 부모랑 같이 갔어야 됐는데, 라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는 인물이다. 어린 나이에도 돈을 벌기 위해 옆 농부네 농장에 일하러 갔지만, 새들이 먹어봤자 얼마나 먹는다고 굳이 새를 쫓아야 하나, 하다가 주인에게 엉덩이를 세차게 맞고 일자리에서도 쫓겨난다. 돈도 없고 할머니는 구박하고 그런 주드는 너무나 공부를 하고 싶다. 저기, 저 먼 데, 이 마을 사람들이 잘 가지 않는 곳, 크라이스트민스터 에 가면, 공부를 할 수 있고 대학을 갈 수 있고 지식인이 될 수 있다고 해서 언젠가 그곳에 가는게 꿈이다. 인생의 목표이다. 대학에 가야지, 배울거야, 공부하고 싶다, 라는 엶망만 가지고 스스로 해내는 공부는 속도도 더디다. 그러면서 나이를 먹고 이렇게 저렇게 어렵사리 이 책 저 책 구해가며 열심히 공부를 하고, 십대 후반이 되고 스무살이 되면서, 일단 도시에 가서 공부를 하려면 일자리가 있어야 하고 제대로된 일자리를 얻으려면 수습을 거쳐야 한다, 해서 석공의 수습사원이 되어 얼마 안되는 돈으로 도시에서 하숙을 하면서 밤에는 공부를 하고 살아가며 주말이면 할머니가 계신 곳으로 온다. 아아, 주드여... 너는 그렇게 열심히 공부하는데 네 학비 마련도 네가 해야 하니 낮에는 고된 노동에 그러나 얼마 되지 않는 보수에 저녁이면 힘든 육체노동을 마치고 공부라니.. 하늘도 야속하고 주드도 불쌍해서, 만약 주드가 내 옆에 있었다면 나는 주드에게 '일단 내가 첫 학비를 대주마, 너는 공부를 열심히 해라, 네가 좋은 성적을 받는다면 계속 학비를 대주마, 대신 성적표를 보여다오, 네가 공부를 게을리해 성적이 떨어진다면 그 때는 너에게 학비를 지원하지 않겠다' 이런거 하고 싶었다. 휴..

그런데 이 젊은 주드가, 하아, 세상은 왜 이렇게 생겨먹었는제, 아니 인간이란 왜 이렇게 생겨먹었는지, 여느때처럼 주말에 집으로 가다가 언덕 위에서 자기에게 추근대는 젊은 여성을 만나게 되고 그녀를 욕망하게 된다. 매주 그녀를 만나기를 고대한다. 어느 순간에는 공부가 다 뭐야, 나는 그녀만 있으면 된다, 막 이렇게 된단 말이지. 그녀를 만나느라 공부도 등한시하게 되고 욕망에 이끌리고 키스하고 싶고.. 막 이러는데, 그를 유혹해서 결혼하고 싶었던 여성 '아라벨라'는, 혹여라도 주드가 자기와 결혼하지 않을까봐 임신했다고 거짓을 말하여 그와 결혼한다. 그러나 그를 보고 그를 유혹하는 여성이란 어떤 여성인가. 그 마을에서 저 남자랑 결혼해야지, 라고 마음먹은 여성의 처지란 것은 어차피 그와 비슷한 처지가 아니겠는가. 가난한 수습공과 돼지치며 살아가는 농장의 딸이 결혼한다면 어떤 미래가 펼쳐질까. 역시나 가난한 미래가 펼쳐진다. 불같았던 사랑-그것은 사랑이었을까-은 금세 사라지고 아라벨라는 주드가 돈을 벌어오길 바라고, 주드는 그녀가 돼지를 키우다가 그것을 팔겠다고 돼지를 죽여야 하는 상황을 견디는게 힘이 든다. 이렇게나 서로 맞지 않는 사람들이 어쩌자고 결혼을 해서 시궁창에 빠져가지고 결국 그들은 헤어지게 된다. 

오래전에 장기간 이어오던 연애를 끝냈던 내 친구가 그런 말을 했었다. '시간은 사랑을 못나게 만들어' 라고. 나는 그 때 그 말에 동의했는데, 곰곰 생각해보면 진실은 '돈은 사랑을 못나게 만들어' 인것 같다. 내 친구에게 그 사랑이 못나진 까닭은 오랜 시간이라기보다는, 그 시간 동안 공부한다고 여자친구에게 뒷바라지 시키던 돈없는 남친 때문이 아닐까. 공부하는거 힘들테니 돈 벌어 용돈도 주었는데, 전화해보면 클럽에 가서 춤을 추던 남친 때문에 내 친구는 그렇게나 마음 고생을 하고 배신감을 느꼈더랬다. 사랑을 못나게 만든건 결국 시간이 아니라 돈이 아니었을까.

정말 부질없는 가정이지만, 그러니까 이건 소설에서뿐만 아니라 현실에서도 마찬가지로 정말 부질없는 가정이지만,
만약 주드에게 돈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그러면 애초에 그 마을에 사는 할머니에게 맡겨질 일이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아라벨라를 만나지 않았을 것이다. 아니 설사 지금과 똑같은 환경으로 살았는데 아라벨라가 돈이 좀 있는 여성이었다면 이 결혼이 파국으로 끝을 맺었을까? 그녀는 돼지를 죽이지 않아도 됐을테고 주드는 그녀를 미워하는 마음을 그렇게 커지게 두지 않을 수 있지 않았을까? 그건 아라벨라에게도 마찬가지다. 아라벨라가 가난한 돼지치기의 딸이 아니였다면,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이 돼지치는 일뿐인게 아니었다면, 그랬다면 그녀는 주드와 결혼하고 싶어했을까? 만약 주드와 결혼하고 싶어서 했는데 주드가 조금이라도 돈을 잘 버는 남자였다면, 아라벨라는 주드에게 그래도 정나미가 떨어졌을까? 결국 사랑을 못나게 만든느건 돈이 아닌가, 이 말이다. 그렇게나 욕망하고 사랑하던 여남이, 주말만 기다리고 서로에게 입을 맞추던 그들이, 결국 결혼해서 서로를 등지게 된게, 그동안 흐른 시간때문인가. 아라벨라는 임신하지 않았는데 거짓말을 했다. 주드가 자신과 결혼하지 않을까봐 그랬다. 그 거짓말은 상당히 치사한 것이었고 그래서 주드를 충격에 젖게 하지만, 그런데 주드가 아라벨라와 섹스를 하지 않았다면 그 거짓말에 자신의 미래를 저당잡히지 않았을 것이다. 이것 역시 부질없는 가정이지만, 주드가 콘돔만 제대로 썼어도, 그리고 낙태가 합법이었어도 주드와 아라벨라는 이런 파국에 이르진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아직 2권을 읽지 않았지만 어떤 결말인지 이미 알고 있는 나는, -그것은 책의 뒷표지에도 나와있고 영화로도 보아서 알고 있다-, 정말로 콘돔착용이 널리 보급되고 습관적으로 착용할 수 있었다면, 그리고 낙태가 합법화 되었다면, 주드에게 그리고 아라벨라 이후에 주드의 사랑의 된 '수'에게 그런 비극은 찾아오지 않았을 것인데 말이다.

나는 이 지독한 가난이 이들을 언제까지고 불행하게 만들었다는 사실에도 힘들었지만, 콘돔만 있었어도 많은게 달라졌을 거라는 사실 때문에도 어처구니가 없었다. 나는 그래서 채경이에게 물었다.

여성혐오의 역사여, 반성하라.


토머스 하디의  테스도 그렇지만 이 책, [이름 없는 주드]도 비평가들로부터 엄청난 욕을 먹고 분서를 당하기도 했는데, 서문으르 읽어보면 아, 이래서 당시의 비평가들이 빡쳤구나 싶다.



필자는 1895년 이래로 이 나라에서 결혼 문제에 관한 현재의 낡고 때문은 조건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뒤집어쓰는(어느 유식한 작가가 얼마 전에 지적했듯일) 비난을 받아왔다. 필자의 기억이 정확하다면 지금도 변함없는 그 당시 본인의 의견은 결혼이 양쪽 파트너에게 잔인한 고통이 된다면-그래서 본질적으로 그리고 도덕적으로 결혼이 성립되지 않는다면-즉시 ㅎ해체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서문, p.11



아아, 지극히 맞는말이지 않은가. 그러나 결혼의 해체를, 결혼이 비극을 불러온다는 것을 당시의 세상은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 같다. 그러나 하디는 [이름 없는 주드]를 통해 결혼이 특히나 가난한 자들에게 얼마나 비극을 불러오는지를 잘 보여준다.  결혼생활은 비극이지만, 그러나 결혼을 하는 과정조차도 불공평하며 불합리하다. '수'는  다른 남자와 결혼을 앞두고 주드에게 보낸 편지에 이런 구절을 넣는다.



기도서에 적혀있는 결혼식에 관한 글을 읽고 있는데 신부를 인도해 주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 자체가 모욕적이에요. 거기 적힌 식대로 하면 신랑이 스스로, 그리고 기꺼이 날 선택하는 것으로 되어 있어요. 내가 선택하는 것이 아니에요. 누군가가 나를 그에게 주는 거래요. 마치 암나귀나 암염소나 또는 다른 가축을 다른 사람에게 주듯이 말이에요. 아, 독실한 신자여, 그대의 고매한 여성관에 축복이 있으라! -p.300


'수 브라이드헤드'는 당차고 똑똑한 여성이었지만 주드와 마찬가지로 혼자였다. 그녀는 절실한 크리스찬인 주드를 항상 비판한다. 그리고 이렇게 결혼식에서조차 마음에 들지 않는 기도서 역시도 불평한다. 당시에 수 브라이드헤드의 등장은 비평가와 종교인들에게 얼마나 불쾌했을까. 하디의 책을 불태운 사람은 영국 중부 지방 웨이크필드 교구의 주교였다. 이런 일을 예감이라도 한걸까. [이름 없는 주드1]의 첫 페이지에는 이런 문장이 있다.



교구 신부는 변화하는 꼴을 보지 못하는 사람이라 그날 자리를 비우고 없었다. -p.21


어쩌면 저 구절 때문에 [이름 없는 주드]를 불태운걸까?


이 가난하고 비극적인 이들의 1권에서 내가 짚고 넘어가고 싶은 또다른 하나는,

사람이 어떻게 '사진만 보고 '반하는가, '사진만 보고' 사랑에 빠지는가이다. 


첫번째 결혼이 엉망진창으로 끝나버리고 다시 수습공으로 살면서 하숙을 살게된 주드는 다시 주말마다 할머니 집에 찾아오는 상을 되찾는데, 할머니 집에서 아름다운 소녀의 사진을 본다. 이 소녀가 누구입니까 물어보니 주드의 사촌인 '수 브라이드헤드' 라고 한다. 오, 너무 아름다워! 그 때부터 주드는 이 사촌 동생에게 연정을 품는다. 이미 결혼한 몸이(물론 헤어졌지만) 심지어 사촌인 여성을 보고 사랑에 빠지는데, 아니 그게 글쎄 그러니까 사진만 보고 그런거라니까요? 그래서 수가 일한다는 곳에 가서 수의 모습을 보기도 하고 언제 말을 걸까, 아는척을 할까 고민만 내내 하다가, 수가 먼저 찾아와서 '당신이 내 사촌오빠라면서요?' 하며 말을 걸고 그들의 관계가 시작되는거다.


나는 이게 너무너무 신기했다. 사진만 보고 사랑에 빠진다는게 말이다. 이게 정말 누군가에겐 가능한 일인가? 주드가 그렇다고 하니 뭐 가능한 일이겠지. 그러나 나로서는 도무지 용납되지 않는 일인 것이다. 음, 그러니까 차은우.. 차은우가 잘생긴건 누구든지 알잖아요? 차은우가 잘생겼다는 말을 누구도 부인할 수는 없잖아? 나도 차은우가 잘생겼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차은우가 어떤 사람인지 그의 말고 행동에 대해서라면 아무것도 아는 바가 없으므로 나는 그를 사랑하지 않는다. 그와 사랑에 빠지지 않았다. 또 누가 있을까. 강동원, 그래 잘생긴거 알아, 안다고. 물론 '잘생김'이나 '예쁨' 만 복에 아니라 어쩌면 나를 끌어당기는 무언가를 사진으로부터 본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나는 그게 사진으로부터 가능한 것인가, 사실 잘 모르겠다. 나는 재이슨 스태덤을 오래 좋아하고 있지만, 그건 그가 <트랜스포터>라는 영화에서 맡았던 역할을 보고 좋아하게 된것이다. 그리고 그동안 내가 좋아했던 남자들은 잘생김과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그들을 좋아하게 된 이유는 그들과 말을 해보고 그들의 행동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물론, 그들의 말과 행동 때문에 멀어지게 되기도 했지만 말이다. 어떻게 어떤 말과 행동 없이, 그저 얼굴만, 사진만 보고 .. 연정을 품을 수가 있을까? 그런 일이 가능한데, 그런일이 대체적으로 가능한데, 그런데 나는 아직 그런 얼굴을 본 적이 없어서 그런걸까? 나도 만약 어떤 누군가의 사진을 보게 된다면, 오오 이럴 줄 몰랐는데 사랑에 빠졌다! 이렇게 되는 날이 올까? 잘 모르겠다. 


이 점에 대한 의문을 가지면서 그러나 만약 주드가, 조금 더 여자가 많은 곳에 있을 수 있었더라면, 그때도 수의 사진을 보고 반했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아라벨라 본 뒤에 수를 본거라서 그 너무나 다른 모습에 끌린 건 아닐까. 아라벨라도 아름다운 여성이었지만 수의 아름다움은 그것고 달랐으니까. 그러니까 주드가 자기가 원한바대로 대학을 다닐 수 있었다면, 그러면 더 많은 여자를 보고... 가 아니겠구나. 그 때 여자가 대학이나 다닐 수 있었겠냐. 하여간 주드에게 더 넓은 공간 그래서 더 많이 여자들에게 노출되었다면, 자기 마을에서 자기를 유혹한 여자에게 빠지고, 자기 할머니집의 사촌 여동생 사진 보고 사랑에 빠지게 됐을까? 그렇다면 결국 주드의 운명을 이렇게 이끈건, 역시 가난때문이 아니냐. 아, 가난이란 무엇인가. 



나는 이제 [이름 없는 주드 2] 읽어야겠다.










그러나 다행히 그의 앞에는 미래가 있었다. 좋은 직장을 얻을 수 있는 행운만 잡는다면 불가피한 상황은 이겨낼 수 있었다. 그는 그에게 건강과 힘을 준 하느님께 감사했으며, 용기를 내었다. 현재로서 자신은 대학을 포함해서 모든 것으로 들어가는 문 밖에 서 있었다. 언겐가는 그 안으로 들어갈 수 있겠지. 빛과 영도(領導)의 궁전들. 언젠가 자신은 그 안에서 유리창을 통해 세상을 내려다볼 수 있겠지. - P156

주드는 경치 전체를 생각에 잠긴 슬픈 눈으로 하나씩 바라보았다. 눈에 보이는 건물들과 건물의 역사와 특권은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그가 아직 한번도 들어가 본 적이 없는 대도서관의 거대한 지붕이 보이고, 형형색색의 모양을 한 첨탑과 기숙사 건물과 박공들과 거리와 교회와 정원과 그리고 사각형의 대학 안뜰이 이 도시의 원대한 파노라마 전경을 구성하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운명이 이 파노라마 안에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초라한 교외에서 자신처럼 육체 노동자들 사이에 살면서 방문객과 도시 예찬자들에 의해서는 그 도시의 일부로 인정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들 시민들 없이는 책 읽는 사람들이 책을 읽지 못하며 고고한 사고를 하는 사람들이 살지 못하는, 그런 부류의 사람 중 하나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 P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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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5-10-13 15: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주드 사놓고 아직 안 읽었는데 참 재미날 거 같기는 해요.... 근데 이걸 어떻게 읽으셨지? 전자책??? 혹시 한국??? 이랬는데 역시 종이책... 역시 한국 ㅋㅋㅋ 순대국밥은 좀 드셨슈? 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5-10-13 15:35   좋아요 1 | URL
저는 영화를 봐서 대략적 줄거리는 아는 채로 책 읽기 시작했는데요 아직 2권은 안읽었어요. 이제 읽어야해요. 재미있어서 책장 잘 넘어가요. 저도 저 영화를 볼 당시에는 왜 하필 하디람? 했는데 지금 주드 읽으면서 ‘그런데 나도 셋 중에서는 하디..‘ 이렇게 됐습니다. ㅋㅋㅋㅋㅋ

저 인청공항 도착하자마자 순대국 먹었어요. 그리고 삼겹살-소곱창-소고기-해물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난리났어요. 인천공항까지 굴러가야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5-10-13 15:40   좋아요 0 | URL
가방에 팩소주 좀 넣으셨꼬? 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5-10-13 16:06   좋아요 1 | URL
좀 넣어갈 예정입니다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5-10-13 16:41   좋아요 0 | URL
👌되도록 많이!!!!🤩🤣🤣🤣

다락방 2025-10-13 16:47   좋아요 0 | URL
술 좋아요 으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

잠자냥 2025-10-13 1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줄거리는 스킵하면서 읽었는데 토머스 하디 작품 재미나기는 해요. 저도 저 셋 중 고르라면 하디를 뽑을 거 같습니다...
그러니까 서머싯 몸이 하디를 모델 삼아 소설도 쓰고...(응?)

근데 다락방 님 친구의 구남친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쳐요. 용돈까지 줬는데 클럽 가서 춤 추고 있..... =_=

사진만 보고 나서 자기 만의 상상력을 불어넣어서 상대를 이상화했던 게 아닐까요? ㅎㅎ

다락방 2025-10-13 15:38   좋아요 0 | URL
친구는 주드 읽고나서 테스도 바로 읽더라고요. 주드 읽으면서 이 지독한 가난 때문에 너무 답답한데, 그리고 그 답답한 내용이 2권에서 더 펼쳐질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장이 잘 넘어갑니다.

그러니까요. 용돈 줬는데 그돈으로 클럽가서 놀고 있으니 이 친구가 얼마나 빡이 쳤겠어요. 결국 다른 남자랑 결혼해서 애 낳고 살고 있습니다.....

젊은 혈기에 여자를 자주 보는게 아니니 그런것인가, 뭐 그런 생각도 했습니다. 참 .. 꼰대같은 잔소리지만, 사람은 많이 만나봐야한다...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물론 주드에게 그런 여건이 허락되진 않았지만요. 돈도 벌어야 되고 공부도 해야 되는데 여자 만날 시간이 어딨어 ㅠㅠ

독서괭 2025-10-13 22:02   좋아요 1 | URL
으 진짜 그 남친 너무 싫네요 헤어져서 참 다행입니다!

다락방 2025-10-15 14:24   좋아요 1 | URL
누가 뭔가 해주면 자기가 할 일을 아예 놓아버리는 사람들이 있는것 같아요. 정말 싫어요. 저는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진 않아도 되니 다른 사람들에게 기생은 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공부하는 내내 뒷바라지에 용돈까지 줬는데.. 으..

단발머리 2025-10-13 2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난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사람에게는 기회가 있어야죠. 그게 아메리칸 드림인데, 이제 그것도 끝난 것 같고요. 공부할 수 있으면, 공부만 할 수 있으면 다른 미래가 펼쳐질 수 있는데.... 소년공이 대통령인 나라에 사는 우리의 현실이 더 기적일 수도 있고요.

한국에 오신 거에요? ㅋㅋㅋ 한국 가기 싫다!! 해서 안 오실 거 같았는데.... 추억의 음식은 많이 드셨구요? 한국 많이 춥죠? ㅎㅎ

다락방 2025-10-13 21:08   좋아요 0 | URL
공부를 하고 싶은데 공부를 할 여건이 전혀 안되는 사람은 정말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이 책 속에서 주드는 대학 교수들에게 편지도 쓰거든요. 내가 어떻게 하면 니네 대학에 입학할 수 있겠느냐 하고요. 답장이 딱 하나 오는데, 그 교수가 ‘너 하는 일이나 잘해서 그걸로 성공하는게 나을 것 같다‘ 라고 합니다. 공부는 그냥 주어지는게 아닌겁니다, 어떤 사람들에게는요. 와 정말 지원해주고 싶었어요. 마음이 아픕니다 ㅠㅠ

한국에 왔는데요 큰일났습니다. 집에 잇는 책들 다 싸가지고 가고 싶어요. 저 어떡하죠. 정신차리자, 나여..

삼겹살, 치킨, 곱창, 소고기, 피자, 생선찜, 돼지갈비.. 배터지게 먹고 있습니다. 싱가폴로 돌아가는 비행기안에서의 저는 한국으로 올 때보다 더 무거워져있을겁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국 너무 추워요, 단발머리 님. 저 얼른 싱가폴 가고 싶어요. 저는 여름이 좋아요! ㅠ

독서괭 2025-10-13 22: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전 주드 안 읽었는데, 주드의 여자이름같은 주디스가 문득 떠오르네요. 외로운 영혼 주디스..
토마스 하디 전 그 유명한 테스도 안 읽은 것 같아요 ㅠ 한번 읽어봐야겠군요. 콘돔이 있었다면? 피임을 했다면? 에 관한 채경이와의 대화 흥미롭네요 ㅎ
다락방님 한국에 얼마나 있다가 가세요? 마침 추워졌을 때 오셨네요. 맛난 거 많이 드시고, 한글책은 가져가지 마시고 ㅋㅋ 영어책 읽으세요 ㅋㅋ

단발머리 2025-10-14 09:23   좋아요 1 | URL
마침 추워졌을 때 오셨네요 2
맛난 거 많이 드시고 한글책은 가져가지 마시고 2 ㅋㅋㅋㅋㅋㅋㅋ
영어책 읽으세요 2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5-10-15 14:23   좋아요 2 | URL
저는 토마스 하디 테스, 성난군중으로부터 멀리, 그리고 주드까지 읽었는데요, 제 개인적으로는 주드가 압권이었습니다. 다 안읽어도 주드는 꼭 읽어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 책에서 비로소 하디의 진가가 발휘된달까요. 제가 아나스타샤였다면 저 역시도 하디 때문에 영문학을 전공하게 됐다고 말할것 같아요. 대단한 작품입니다. 그래서 리뷰를 써보려고 합니다.

그런데 저는 한글책을 잔뜩 챙겼어요. 그렇지만 영어책도 부지런히 읽겠습니다. 유튭에서 영어랑 한글 같이 읽는거 너무 좋았다고 성원이 대단해요. (두 명..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분들을 위해서라도 그런 컨텐츠를 또 만들어야 하니, 영어책도 열심히 읽도록 하겠습니다. 그나저나,

독서괭 님, 단발머리 님,
저 어페어 영어책 시작했는데.. 이거 처음에 좀 진입장벽 있네요. 판타곤 규모나 그런거 설명하는 것 때문에... 책 잘못 선택했다는 생각이 불쑥... 피터 스완슨 할 걸 그랬나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5-10-15 14:34   좋아요 0 | URL
리처 3쪽까지 읽었습니다. 진도가 안 나가고 있지요 ㅋㅋㅋㅋㅋ🙄

저도 주드는 함 읽어봐야겠어요. 아나스타샤 봐서 1권은 읽어야죠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5-10-15 14:44   좋아요 1 | URL
단발머리 님, 주드는 꼭 읽엊두세요. 압권입니다. 저는 이 책으로 하디를 다시 봤어요. 저는 비극적 장면까지 다 알면서 읽었는데도 감탄했습니다. 하여간 제가 리뷰 쓰던 중이었는데 계속 쓰러 가겠습니다. ㅎㅎ
 
이름 없는 주드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45
토마스 하디 지음, 정종화 옮김 / 민음사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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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진 것없이 태어난 자에게 삶에서 주어지는 거라곤 오직 절망뿐이다. 부질없지만, 주드가 조금이라도 돈이 있거나 지원해주는 양육자가 있는 환경에서 태어났다면, 그의 삶과 이야기는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진행됐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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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5-10-13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토마스 하디를 읽고 계시는군요. 저도 요즈음은 그런 생각을 가끔 해요. 젠더만큼 인종이 억압일테고, 인종만큼 계급도 그렇다.
1권이니 2권도 있겠군요. 다락방님 읽기 화이팅!!

다락방 2025-10-13 10:34   좋아요 1 | URL
친구랑 같이읽기 하는 책인데 친구는 진작 다 읽었어요. 이 책에 대해서는 조만간 페이퍼를 쓰거나 영상을.. 하여간 뭔가 해볼까 합니다. 저 영상 구독자 30명이나 되어서 영상도 만들어야 돼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언어가 세계를 감각하는 법 - 다른 언어를 쓰는 사람은 생각하는 방식도 다를까?
케일럽 에버렛 지음, 노승영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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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는 왜이렇게 재미있는걸까. 

음, 어쩌면 재미있는 건 언어가 아니라 언어에 대한 말과 글인걸까. 언어에 대한 연구인걸까. 

이 책을 읽는 일이 정말 짜릿했다. 이런 구절을 보자.


어쨌거나 해당 환경에 사는 민족이 특정한 종류의 냄새를 한 번도 접하지 않는다면 그 냄새를 일컫는 낱말을 만들어야 할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그런 낱말은 의사소통 면에서 쓸모없을 것이다. -p.174


언어들이 번역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어떤 단어들은 없을 수 있다는 걸 알지만, 그러나 번역 가능하지 않은가, 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는데, 위의 구절을 읽으면서 '한 번도 접하지 않았던 냄새'에 대한 언어가, 그 지역에 있을 리가 없지, 하는 걸 알게 되는 순간 정말 재미있는거다. 왜냐하면, '한 번도 접하지 않았던 냄새'를 가진 그 지역에서 계속 쭉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그 존재하지 않은 냄새에 대해 앞으로도 알 수 없을 것이고, 그리고 그 언어에 대해서도 알게 될 확률이 적을 것이다. 자신이 어떤 단어에 대해 모른다는 것 자체도 인지하지 못할 것이다. 계속 그곳에서 살아간다면 의사소통 면에서 아무런 지장이 없으니까. 그게 그곳의 삶이니까! 그러나 다른 지역의 사람을 만나 그 언어에 대해 새로이 알게 되면, '그게 무슨 말이야? 그게 무슨 뜻이지?' 하게될테고, 그렇다면 그 냄새를 한 번 맡아보고 싶어지지 않겠는가. 그러면 그 냄새를 찾아갈 것이고, 그 냄새를 맡으면, 아 한 번도 맡아본 적 없는 냄새다, 그것을 가리키는 언어는 이것이다, 하게될 것이다. 그동안 몰랐던 것의 냄새와 언어를 모두 습득하게 되는거다. 이게 순서는 바뀌어도 상관없다. 만약 다른 지역에 가서 한 번도 접해본 적 없는 냄새를 맡아보게 된다면, '이게 뭐야? 이게 도대체 무슨 냄새야?' 하게 될테고, 이 때 다른 사람은 그 사람에게 이건 무슨 냄새야, 라면서 그 단어를 말해주지 않겠는가. 그렇게 언어와 세계가 동시에 확장되는데, 언어의 확장은 세계의 확장을 불러오고 세계의 확장은 언어의 확장을 불러온다는 사실이 진짜 너무나 재미있지 않은가 말이다.


요가에는 '아르다 찬드라 아사나' 라는게 있다. '아사나'는 영어의 pose 로 우리말로는 '자세'라고 한다. '아르다'는 '절반'의 뜻을 가지고 있고, 그래서 '아르다 찬드라 아사나'는 'half moon pose' 이며 '반달자세'이다. 이 단어를 한 번 듣고 기억하고 나면, 그 후에 나오는 아사나들에서 일단 '아사나'를 알것이고, '아르다'가 나오면 아, 반이라는 뜻이구나 하고 응용이 가능해질것이다. 아니, 너무 재미있지 않나요?


언어가 재미있는건가? 언어에 대해 말하는 것이 재미있는것인가.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이 지구상에 누군가는 언어에 대해 연구한다는 사실이 무척 좋았다. 세상에 존재하는 언어들을 연구하고 그것을 글로 써내는 일을 누군가가 해서, 내가 지금 이곳에서 글로 읽고 있다는 사실, 그러면서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된다는 것, 이런 일이 몹시 즐겁다.


그래서 2분 약간 넘기는 영상을 또 찍어보았다. ㅋㅋ 나 이제 구독자 27명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https://youtube.com/shorts/tl11OHx4LtY?si=gv8cd8qTofB9QUPS

10여 년 전 [행동과학과 뇌과학]에 발표된 또 한 편의 저명 논문에서 심리학자 조지프 헨릭Joseph Henrich, 스티븐 하이네Steven Heine, 아라 노렌자안Ara Norenzayan은 인ㄷ간 인지에 대한 우리의 통념에서 중요한 대목을 꼬집었다. 그것은 교육 수준이 높고 산업화되고 부유하고 민주적인 서구 사회Western, educated, industrialized, rich, and democratic. WEIRD(이하 위어드‘) 구성원에 대한 연구가 거의 모든 지식의 토대라는 점이다. 이 사회들은 지금 존재하거나 지금껏 존재한 적 있는 수많은 인간 사회와 비교할 때 정말로 기이하다 weird. 헨릭과 동료들은 "아동을 비롯한 위어드 사회 구성원들은 인류를 일반화하고자 할 때 가장 대표성이 낮은 인구지반에 속한다"라고 주장했다. - P14

어쨌거나 과거, 현재, 미래는 막연한 개념이다. 몸을 둘러싼 물리적 공간을 지각하는 구체적 방식으로는 시간을 지각할 수 없다. 물리적 주변에 있는 물체는 손을 뻗어 만질 수 있지만 과거는 그런 식으로 다시 방문하거나 그 존재를 입증할 수 없다. 또한 우리는 결코 미래에 도달하지 못한다. 그런가 하면 현재는 포착되지 않는다. 우리가 인식하는 모든 찰나는 인식하는 그 순간 이미 지나가버렸기 때문이다. - P30

시제 스펙트럼의 반대쪽 끝에는 시제가 네 개 이상인 언어가 있다. 가장 극단적인 사례는 아마존 언어인 야과어Yagua로, 시제가 무려 여덟 개다. 다섯 가지 시제가 과거를 촘촘하게 나눈다. ‘먼 과거‘를 가리키는 시제가 있는가 하면, 한 달 전과 한 해 전 사이에 일어난 사건을 가리키는 시제, 일주일 전과 한 달 전 사이에 일어난 사건을 가리키는 시제, 일주일 전쯤에 일어난 사건을 가리키는 시제, 어제나 화자가 말하는 그날 일어난 사건을 가리키는 시제도 있다. 현재 시제도 있는데, 지금 막 일어날 참인 사건을 가리키는 시제와 더 먼 미래에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사건을 가리키는 시제가 따로 있다. - P37

카리티아나족도 상당수가 이중 언어 구사자로, 포르투갈어에 유창하다. 경제적 헤게모니를 쥔 주변 단일어 집단과 교류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이런 집단이 모어를 간직할 수 있는 것은 이중 언어를 구사하기 때문이다. - P40

오스트레일리아늬 언어를 연구하는 한 언어학자는 시간을 구별하는 또 다른 방법을 제시했다. 이 방법은 시간의 이동을 표현할 때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또는 오른쪽에서 왼쪽으로처럼 사람의 몸을 기준으로 삼지 않는다. 우리의 원래 방법은 ‘자기중심‘ 모형이라고 불린다. 시간 ‘이동‘의 공간 정위spatial orientation(위치와 방향을 파악하는 것-옮긴이)를 해석하는 사람이 중심에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 진행의 모형이 반드시 자기중심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지구 중심 모형도 있다. 이것은 자연의 지형지물을 근거로 삼는다. - P45

우리는 끊임없이 시간을 공간적 대상으로 지칭한다. - P49

시간을 이렇게 공강적으로 해석하는 데는 두 가지 주된 이유가 있다. 하나는 시간이 본질적으로 추상적이라는 것이다. 우리 마음은 손에 잡히지 않는 것을 손에 잡히는 것에 빗대어 파악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공간에 놓인 물체는 구체적이고 손에 잡힌다. 그러니 과거 사건과 미래 사건을 우리가 접하는 각각의 물체로 생각하는 게 유리하다. - P50

우리가 뒤로 걸으도 미래의 ‘위치‘는 달라지지 않는다. - P51

우리에게 자연스러워 보이는 많은 것들이 실은 전혀 자연스럽지 않은지도 모른다. - P65

아동은 언어를 습득하는 동안 상호작용에서 이름표가 어떻게 쓰이는지 깨달으며 그 상호작용으로부터 의미를 구성해낸다. 자라면서 낱말의 핵심 개념이 주변의 산악 지형을 가리킨다는 것을 깨닫는데, 이는 첼탈어 학습자가 ‘ta alan‘과 ‘ta ajk‘ 같은 이름표에 의해 지칭되는 개념을 점차 익혀야 하는 것과 같다. 마찬가지로 영어를 구사하는 아동은 자라면서 ‘왼쪽‘, ‘오른쪽‘, ‘산‘을 뜻하는 개념을 익히게 된다. - P99

흥미롭게도 언어들은 문화적으로 두드러지는 개념을 담을 때 서로 다른 체언뿐 아니라 서로 다른 용언을 쓸 수도 있다. 엘레드네어 동사 ‘paa‘는 ‘평평한 표면에서 걷는다‘라는 뜻이다. 이런 동사는 영어를 비롯한 대부분의(어쩌면 모든) 언어에 딱 떨어지는 번역어가 없다. - P102

당신의 언어가 언덕과 산, 또는 ‘왼쪽‘과 ‘오른쪽‘을 번번이 구분하도록 강제한다면 이 대상의 구분은 당신의 머릿속에 새겨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다 당신의 인지 습관에도 통밯될 것이다. - P106

당신이 상상하다시피 브라질 아마존 도시에 사는 원주민의 삶은 난관으로 가득하다. 전 세계 여느 소규모 인구집단과 마찬가지로 그들은 자신이 속한 포괄적 문화의 일부 사람들로부터 극심한 편견에 시달린다. 카리티아나족은 ‘인디오indios‘(인도 사람)로 불리는데, 이것은 콜럼버스가 자신이 실제로는 신대륙에 상륙했는데도 인도에 상륙한 줄 착각하고서 붙인 이름이다. 이 사람들은 그의 우연한 ‘발견‘에 앞서 2만 년 넘도록 이곳에 살고 있었는데 말이다. - P112

‘자국민‘ 대 ‘외국인‘, ‘pyeso‘ 대 ‘opok‘등 사람들을 가리키는 이 용어들은 폭넓은 효과를 발휘하며 결코 사소한 이름표가 아니다. 자신이 어떤 범주에 속하는가는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P113

카리티아나족은 브라질 문화와 일상적으로 교류해야 한다. 관광객들에게 공예품을 팔아 소득을 보충하려면 포르투갈어를 배워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교류는 그들에게 국한된 것이 아니며 아마존을 비롯하여 많은 언어가 절멸 위험을 겪고 있는 세계 곳곳에서 되풀이되고 있다. - P113

사람들은 타인을 언어적 관점에서 자기 문화(또는 외모를 근거로 삼았을 때 자신이 속하는 집단)의 구성원으로나 외국인으로 범주화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여긴다. 언어는 문화들 사이에 존재하는 막강한 사회적 구분을 일관되게 반영하고 강화한다. 우리가 사람들을 뭐라고 부르는가는 어마어마하게 중요하다. 그들을 대하는 태도에 영향을 미치며 심지어 그 사람들이 음식 범주에 속하는지도 좌우한다. - P115

어쨌거나 해당 환경에 사는 민족이 특정한 종류의 냄새를 한 번도 접하지 않는다면 그 냄새를 일컫는 낱말을 만들어야 할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그런 낱말은 의사소통 면에서 쓸모없을 것이다. - P174

세리어의 경우 수렵채집인으로서 자란 나이 든 구사자들은 특정 냄새를 묘사하라는 주문에 특정 용어를 쓸 가능성이 크다. 이에 반해 한때 세리족 일상생활에서 접하던 꽃과 식물에 덜 친숙한 젊은 구사자들은 그 냄새 용어들을 쓸 가능성이 낮다. 이 모든 관찰은 생활양식이 사람들의 냄새 경험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그 경험이 대화에서의 냄새 개념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발상에 부합한다. - P177

일반적으로 낱말은 자주 쓰일수록 짧아진다. - P201

"상관관계는 인과 관계가 아니다"라는 격언은 누구나 잘 알지만 종종 상관관계는 다른 방법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인과적 연관성의 방향을 가리킨다. 그 연관성이 간접적일 때도 있긴 하지만 말이다. (이를테면 아이스크림 판매량과 익사유른 두 현상의 증가를 유도하는 간접적 관계를 통해 상관관계를 맺는다. 그 관계란 더위다.) - - P222

가능한 무작위 행동 변이들 중에서 특정 행동이 선택되는 것은 문화가 특정한 틈새와 난관에 적응하면서 진화하는 데 필수적이다. 결정적으로 선택은 사람들이 왜 자신의 행동이 그런 식으로 진화하는지 깨닫지 못하더라도 일어난다. 내가 이 장과 그 밖의 연구에서 몇몇 현대 연구자들과 마찬가지로 주장한 것은 인간 행동에서 적응 과정이 작동하는 것을 볼 수 있는 영역에 언어도 포함된다는 점이다. 언어의 일부 특징은 인간 행동의 여느 측면처럼 특정 환경에서 조금 더 알맞다는 이유로 확률론적이고 점진적인 방식으로 선택될 수 있다. 성공적 적응은 별개지만 서로 연관된 압력으로 인해 일어날 수 있다. 이를테면 특정 유형의 소리는 특정 환경에서 발음하는데 노력이 덜 들 수 있으며 특정 유형의 낱말은 특정 환경에서 소통의 효율을 높일 수 있다. - P224

언어학자 크리스천 벤츠Christian Bentz가 이끄는 연구진은 이 주제에 대한 논문에서 언어 변화를 어떻게 모델링해야 하는지 논의하다가 같은 결론을 도출했다. "언어 다양성을 이해하려면 물리적, 생태적, 사회적 요인이 전 세계 다양한 환경에서 언어 사용자에게 가하는 압력을 모델링해야만 한다." - P225

우리의 언어 지각은 고막을 때린 뒤 달팽이관과 일련의 신경을 거쳐 뇌로 전달되는 소리 주파수로만 이루어진 게 아니다. 언어 지각은 시각 정보와 청각 정보를 대뇌피질에서 통ㅇ합하는 총체적 과정이다. 이것은 문화를 막론하고 참이며 인류가 아프리카에서만 살던 시절 이우로 언어 지각의 뚜렷한 특징이었다. 어쨌거나 대면 상호 작용은 언어의 기본 형식이므로 인간이 타인의 얼굴에 주목하는 것에는 일리가 있다. 하지만 5장에서 보았듯 입술이 만들어내는 유형의 소리에 의존하는 정도는 언어마다 천차만별이다. 이는 일부 언어의 구사자들이 타인의 입에 좀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할지도 모른다는 뜻이다. - P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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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5-10-11 23: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언어란 참 신기하죠. 그래서 모국어의 한계를 뛰어넘기도 어려운 것 같아요. 아무리 외국어를 능숙하게 해도, 사고 자체는 모국어를 기반으로 형성되니까.. 그래서 저는, 영어를 모국어로 삼을 게 아니라면 어린 시절 모국어를 더 정확히 익히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영어유치원을 안 보냈습니다 ㅋㅋ

단발머리 2025-10-13 09:03   좋아요 1 | URL
제가 할 말 여기에 다 써 두신 분 ㅋㅋㅋㅋㅋ 독서괭님!! 그래서 저도 영유 안 보냈습니다 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5-10-13 16:09   좋아요 1 | URL
저도 독서괭 님과 똑같이 생각합니다. 일단 모국어로 생각을 정리하고 말할 수 있는 것이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외국어 익히기는 그 다음이고요.
처음 모국어를 알게 되는 것도 되게 재미있는거잖아요. 글자를 읽을 줄 알게 되면 누가 읽어주지 않아도 책을 스스로 읽을 수 있잖아요. 저는 조카들 어릴 적에 책을 읽어주면서 ‘너네가 글을 읽을줄 알게 되면, 너네 스스로 이 책을 읽을 수 있어!‘ 라고 말하곤 했습니다. 지금은 ‘영어를 할 수 있게 되면 읽을 수 있는게 더 많아지겟지?‘ 라고 말하지만 조카들 귀에 닿지 않습니다. 이젠 꼰대의 잔소리.. 흠흠.

햇살과함께 2025-10-12 18: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목소리 너무 좋아요~~

다락방 2025-10-13 16:09   좋아요 1 | URL
앗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감사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5-10-13 0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그래서 아직도 영상 보다는 활자가 좋기는 한데.... 눈이 좋은 편은 아니었는데 요즘 들어 더 그러네요. 책 보면 좀 피곤해지고 ㅋㅋㅋ 어두운 곳에서는 훨씬 더 빨리 눈이 피곤해요. 언어가 정말 좋다, 인간이 언어의 동물이여서 좋다~~ 이런 말 쓰려했는데, 여기에서 노안 걱정만 잔뜩ㅋㅋㅋㅋㅋㅋㅋ

115쪽의 이야기는 노아 트레버의 <태어난 게 범죄/Born a Crime> 생각나게 해요. 아프리카 특정 부족을 만났을 때, 말을 하는 정도가 아니라 거의 완벽에 가까운 억양으로 말할 수 있었던 노아가 누렸던 삶의 즐거움, 그리고 어느 누구와도 쉽게 동화될 수 있었던 지점... 그런 것들이요^^

다락방 2025-10-13 16:11   좋아요 0 | URL
저도 눈이 점점 더 침침해져서 미치겠어요. 일전에는 칠판의 글씨가 안보여서 아주 낭패스러웠어요. 그 땐 유독 눈이 건조했던건지 인공눈물 자주 넣어주면서 좀 나아지긴 했지만, 눈이 잘 안보여서 큰일입니다. 저는 활자가 압도적으로 좋은데 이 눈이 점점 더 안좋아지니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에요. 내 눈아, 건강하자! ㅠㅠ

저도 노아책 읽었는데 왜 그부분은 잘 기억이 안나죠? ㅋㅋㅋㅋㅋ 아 언어에 대한 읽기는 정말 재미있습니다!! 그 언어로 살아가는 일에 대한 이야기도 재미있고요!! >.<